'초등'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24,572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경북도교육청은 콜레라 환자의 최초 발생지인 영천군 고경면 인근 고경초등교와 고경중의 학교급식을 7일부터 중단시켰다. 아울러 영천과 경주, 영덕 지역 나머지 학교에 대해서도 방역기관과 협의를 거쳐 지역별로 추가적인 급식 중단 조치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6일 영천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한 콜레라 확산 방지와 예방을 위해 지하수를 사용하는 학교는 염소 소독을 강화하고 끓인 물을 식수로 공급하는 등의 `전염병 예방관리 대책'을 마련, 일선 학교에 긴급 시달했다. 또 조리종사자와 식료품 납품업자 등에 대한 위생교육을 철저하게 시행하고 조리종사자에 대해 모두 보균 검사를 실시하도록 지시했다.
한국교총 이군현 회장은 1일 전국 교대생 7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부산교대에서 열린 `교대인 한마당' 행사에 참석 치사를 통해 초등교원양성소 설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이 회장은 "재물을 남기는 사람은 소인이고, 이름을 남기는 사람은 중인이며, 사람을 남기는 사람은 대인이고, 혼을 남기는 사람은 성인이라는 말이 있는 데 장차 국가의 동량을 키울 여러분들은 모두 대인"이라고 말하고 "이처럼 중요한 일을 하는 교육자들을 당장 급하다고 해서 졸속으로 단기간에 양성해서는 안된다"며 "교총은 초등교원양성소 설치를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대인 한마당' 행사는 지난달 31일부터 2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문예마당, 과별 토론, 대동놀이, 체육대회, 결의 대회 순으로 진행됐다. 지난달 27일 전국교대생대표자 협의회는 성명을 통해 초등교원양성소 설치 건의 철회를 촉구한 바 있다.
초빙교장 16, 교장중임 273명 인사 강원도는 퇴직교장 12명 초빙계약 9월 2학기에 전국적으로 550명(초 241, 중 309)의 초·중등교장 이 신규임용되었다. 또 교장초빙 16명(초 11, 중 5), 교장중임 273명(초215, 중 58) 이 각각 임명되었다. 퇴직한 교장을 교장으로 초빙해 계약 체용 한 경우도 12명이나 된다. 이밖에 교장에서 전문직으로 전직한 숫자가 26명이며 전문직 직 위승진(`사'에서 `관'으로)한 경우 역시 26명이다. 국립 초·중등 학교장 등 장관 발령에 의한 전보자는 25명이다. 교장 신규임용은 초등의 경우 241명으로 교감에서 승진되 경우 가 191명이고 전문직에서 전직된 경우가 45명이다. 중등 신규임 용은 309명으로 교감에서 승진 240명, 전문직 전직 69명 등이다. 초빙교장의 지역별 임용은 서울 2(중2), 부산 2(초1, 중1), 인천 1(초1), 광주 1(초1), 울산 1(초1), 경기 4(초3, 중1), 충남 2(초2), 전북 1(초1), 경북 1(중1), 제주 1(초1) 등 모두 16명이다. 교장 중임의 경우 273명(초215, 중58)의 지역별 분포는 서울 27(초17, 중10), 부산 19(초16, 중3), 대구 11(초10, 중1), 인천 12 (초8, 중4), 광주 8(초5, 중3), 대전 8(초7, 중1), 울산 7(초6, 중1), 경기 28(초24, 중4), 강원 7(초7, 중2), 충북 9(초7, 중2), 충남 25 (초21, 중4), 전북 23(초17, 중6), 전남 23(초17, 중6), 경북 23(초 18, 중5), 경남 36(초30, 중6), 제주 7(초7)명 등이다. 교장 초빙계약은 강원도에서 12명이 이뤄졌다. /박남화
경기캠퍼스 안양시에 건립 인천교대 교명이 `경인교대'로 바뀌고 경인교대 경기캠퍼스가 빠르면 2005년 경기도 안양시 석수동에 건립된다. 교육부는 4일 경기도가 제출한 경기교대 설립계획안에 대한 답 신을 통해 "신설 교대설립은 어렵지만 일정 요건을 충족했을 때, 기존 인천교대 경기캠퍼스 형식으로 설립을 허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경기도 관계자는 "현재 인천교대 신입생 정원 640명 중 430명이 `경기반'이므로 경인교대 경기캠퍼스가 생기면 이들 을 수용하고 추가로 도내 초등교원 수급을 감안해 모집 규모를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학교시설 건립이 마무리 되는 2005년부터 매년 500명씩 신입생을 설발할 계획이다. 경기도는 이를 위해 현재의 인천교대 명칭을 경인교대로 바꾸 고 도유지인 안양시 석수동 소재 9만 3000여평을 캠퍼스 부지로 제공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학교 설립비용 397억원을 내년부터 4년간 매년 100 억씩 지원키로 했다. 경기도의회도 4일 경인교대 경기캠퍼스 설립안을 동의하고 곧 설립촉구 결의안을 채택하기로 했다. 경기도내 초등교사 양성대학을 설립하자는 안은 십여년 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인제 전 도지사(현 민주당 최고위원)와 현 임창렬지사는 선거공약으로 이를 제시했었으며 도의회와 교육 위원회도 교대설립을 숙원사업으로 추진해 왔었다. 그러나 정부는 예산부족과 수도권 대학설립 불가 방침, 그리고 여타 교원양성대학의 반발 등을 고려해 지금까지 교대 신설을 반 대해 왔었다.
오는 2003년이면 2만여 명의 초등교사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국회 교육위 황우여 의원(한나라)이 10일 주장했다. 교육인적자원부가 국회 교육위 황우여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교육부는 2003년까지 9790명의 교사를 충원할 계획이지만 법정정원에 못미치는 교원현황과 학급증설 계획 등을 감안할 경우 같은 기간 총 3만154명의 교원이 충원돼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황 의원은 "교육부 발표에 따라 2003년까지 전국 초등학교에 1만2990개 학급을 증설될 경우 최소한 증설 학급수 만큼의 담임교사와 2100명의 교과 전담교사가 필요하다"며 "올해 담임교사와 교과 전담교사의 수가 법정정원에 비해 각각 6120명, 8944명 부족한 상태"라고 밝혔다. 황 의원은 이어 "결국 오는 2003년에는 2만364명의 교원이 부족하게 될 것"이라며 "부족한 교원 2만여 명을 충원하기 위해서는 교육부 계산법에 따라 1인당 연봉을 2000만원으로 계산할 경우 4072억여원의 예산이 추가 편성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첫 실시되는 교원장기 해외유학제의 내년도 파견교원 선발계획이 확정됐다. 파견교사는 유치원 4, 초등 17, 중등 28명 등 49명이며 전원 학위 과정으로 2년간 파견된다. 44명은 영어권 국가에 5명은 비영어권 국가에 파견된다. 분야별 배정인원은 교수·학습방법 37, 교육과정 2, 생활지도 4, 영재교육 3명 등이며 실업교육·유아교육·특수교육 분야는 각 1명씩이다. 시·도별 배정인원은 경기 7, 서울 6, 부산·대구·인천·전북·전남·경북·경남 각 3, 광주·대전·강원·충남 각 2, 제주 1명 등이다. 울산과 충북은 배정인원이 없다. 교원장기 해외유학에 지원할 수 있는 교원은 공통적으로 45세 이하이며 교육경력 10년 이상인 자 중에서 연수계획이나 수학능력, 교직 공헌도 등을 감안해 시·도별로 마련한 자체 세부기준에 따라 3배수 인원을 이달 28일까지 1차 선정해 교육부에 추천토록 했다. 3배수 추천된 교사들은 10월중 서울대 어학연구소에서 어학검정을 받아야 하는데 합격기준은 백점 만점에 60점 이상이면 된다. 어학검정 합격자를 대상으로 교육청이 근무경력, 연구·연수실적, 농어촌 근무경력 등 정량평가(70%)와 면접 및 연수계획 등 정성평가(30%)를 통해 연수분야별로 2배수 인원을 순위별로 추천한다. 교육부는 2배수 추천자를 대상으로 추천순위 등을 감안, 최종 인원을 선발한다. 학위과정에 최종 선발된 연수자는 유학기관이나 입학허가 등에 관한 교섭을 본인이 직접 추진하며 시·도교육감은 최종 승인업무만 맡도록 했다. 2년간의 유학기간 동안 학자금과 체제비, 의료 보험비, 이전비, 항공료 등을 포함해 1인당 1억원 내외의 경비 전액을 국고나 지방비로 지급한다. 또한 파견 형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본봉과 기본급 수당은 종전과 마찬가지로 지급되며 4명 이내의 가족을 동반할 수 있다. 해외유학을 다녀온 교원은 유학기간에 해당하는 시간을 의무 복무해야 한다. 교육부는 올 49명을 시작으로 해외유학 교원숫자를 매년 늘여 2005년까지 260명을 참여시키기로 했다. 문의=(02)720-3440 교육부 교원양성연수과
말라빠진 `죄와 벌'이 다 뭐야. 몇 백년 전에 우리나라도 아닌, 서양 어느 노인네가 쓴 소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상관이란 말이야. 제 아무리 광나게 재미있는 이야기도 책이라면 지겨운데, 러시아 고전? 세계명작? 그게 어쨌게? 인간의 진정한 가치와 품위가 무엇인지 차제에 진지하게 한 번 생각해 보라구? 웃기셔. 주인공 이름 읽는 것조차 혀가 잘 돌아가지 않는데, 그런 책을 읽고 독후감을 써서 내? 하품 나오는군. 저것 봐. 승진이네들, 저렇게 죽 쑤고 있잖아. 여태껏 동화책 한 권 제대로 읽은 적이 없는 아이들이 `죄와 벌'을 읽고 독후감을 써내? 서당개한테 그런 일을 시켰으면 또 몰라. 서당개는 폼이라도 잡는 척 했겠지. 그러나 승진이네는 아니야, 걔네들, 곰팡이 냄새 풀풀 나는 저 책을 안고 끝나는 날까지 한 페이지도 넘기지 못하고 저렇게 썩고만 있을걸. 하긴 승진이네가 저렇게 골탕 먹고 있으니 걔들한테 내리는 벌로서는 그야 말로 안성맞춤이겠구만. 책표지만 넘겨 놓고 얼굴 처박은 채로 한숨만 푹푹 내쉬고 있어. 승진이, 메주가 다 됐드라. 누렇게 떴어. 하필 메주가 뭐니. 이왕이면 털 뜯긴 공작이라 할 것이지. 승진이네가 벌받고 있는 교무실 복도에 정찰 나갔던 애들이 돌아와 제각기 한 마디씩 주고 받고 있었거든. 그런데 며칠만에 학교에 나와 핼쑥하게 한 쪽 구석에 쳐 박혀 있던 민정이가 갑자기 고함을 지르는 거야. 그만들 좀 해. 그게 그렇게 재미있는 구경거리니? 우리는 너무도 깜짝 놀라 돌아보았지. 다들 잠깐 얼이 나간 상태로 민정이년을 바라보았어. 항상 기운 없이 입을 다문 채 축 늘어져 다니던 애가 독기 오른 표정으로 우리들을 노려보고 서 있는 거야. 참으로 황당한 상황이었지. 고 계집애 얼굴에는 핏기라곤 찾아 볼 수 없었어. 어찌나 창백한 모습이었든지 금방 고꾸라져 버릴 것처럼 위태로워 보였지. 한순간 침묵이 끝나자 팔뚝 굵기로 소문난 윤정이란 애가 팔목을 걷어 부치며 민정이 앞으로 나갔어. 그래, 서방님 독후감 대신 못써줘서 안달이 난 게로구나? 내가 너한테도 `죄와 벌' 빌려다 줄까? 서방님하고 동고 동락 해야지? 여기저기서 키득키득 웃음소리가 쏟아졌어. 집어삼킬 듯이 노려보던 민정이는 울면서 교실 밖으로 뛰어 나가 버리더군. 그래, 짐작한대로야. 얼마 전에 우리학교 인기 캡 승진이가 민정이를 자기 두 똘마니들에게 하사해버린 사건이 있었어. 두 녀석들이 한꺼번에 민정이를 봐 버린거지. 그래서 지금 승진이네가 교무실 복도에서 벌을 받고 있는거란다. 도스토예프스킨가, 토스트스킨가 하는 서양 영감님이 쓴 소설, `죄와 벌'을 읽고 독후감을 써내는 거야. 승진이란 애가 누구냐구? 아까도 말했지만 갠 우리학교 킹카야. 학교 축제 때 승진이가 무대 위에서 환상적인 춤을 추면, 아, 그 황홀한 모습이라니. 글쎄 일학년 여학생 그 애숭이들도 뭐래는 줄 알아? 오빠, 정말 멋져, 만지고 싶어. 이러는 거야. 감히 만지긴 뭘 만져? 버르장머리 없이. 일학년 걔들만이 아냐. 선배, 후배 가릴 것 없이 승진이한테 침발라 놓은 계집애들이 한둘이 아니라구. 승진이는 외모도 받쳐주지만, 무엇보다도 춤 솜씨가 끝내주는 애야.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백댄서들? 승진이한테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야. 춤에 관한 한 승진이는 타고난 천재라고나 할까. 우리 학교 댄스부에 서로 들어갈려고 박터지는 이유도 전적으로 승진이 때문이지. 어중이떠중이들도 승진이 주변에서 얼씬거리다보면 그런대로 폼이 잡히기 마련이니까. 승진이만의 마력이 주위 애들까지 변화시키는 거야. 세련되게. 이웃 학교에 축제가 있으면 우리 학교 댄스부는 단골 손님으로 초대받아 공연을 한단다. 우리 고향 십대 치고 승진이의 이름을 모르는 애들이 있을까. 춤을 출 때 승진이의 모습. 이마 위에 흩어진 머리카락 사이로 얼핏얼핏 드러나는 몽롱한 눈빛. 그 홀린듯한 눈빛에 빨려들지 않는 애들은 아무도 없어. 춤추는 승진이를 한 번이라도 본 아이는 그 자리에서 반해 버리는 거지. 승진이가 춤 솜씨만으로 사람을 그렇게 죽여줄 수 있겠어? 롱다리, 승진이는 우리 학교에서 가장 키가 커. 멋대가리 없이 콩나물처럼 키만 뽑아 올려진게 아니고 제대로 균형잡힌 몸매야. 춤추는 동작이 그렇게 매혹적일 수 있는 이유는 승진이의 롱다리가 확실하게 받쳐주기 때문이지. 다리 짧은 통나무들이 제 아무리 굴러봤자 풍뎅이 버르락거리는 것과 뭐가 다르겠어. 사지육신 늘씬늘씬 하게 타고난 승진이가 폼을 잡으니까 사람 미치게 만드는 거지. 하여간 승진이 한테는 사람을 사로잡는 카리스마가 있는데 틀림없어. 승진이는 학교 공부는 젬병이거든. 수업시간에는 내내 엎드려서 잠만 자는 게 보통이야. 그런 승진이를 선생님들도 함부로 하질 못해. 다른 애들이 엎드려 있으면 불호령을 내리는 선생님들도 승진이는 내버려두는 거야. 언젠가 한 번 여우같은 가정선생이 엎드려 있는 승진이를 건드렸다가 봉변당한 적이 있었지. 승진이 이 녀석. 일어나지 못해? 엊저녁에는 뭘 했길래 수업시간에 이렇게 병 걸린 닭새끼처럼 비실비실이야. 썩 일이나. 라고 가정선생이 호통을 쳤지. 가정선생의 말이 끝나자마자 승진이는 가정선생 말대로 썩 일어났어. 벌떡 자리에 박차고 일어난 승진이는 "씨팔!"하면서 책상 위에 놓인 책을 교실 바닥에 내동댕이치고 나가버린 거야. 삽시간에 교실은 냉동창고로 변하고 말았지. 가정선생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가지고 그 자리에 못박인 듯이 서있고. 그 뿐이야. 가정선생도 더 이상 뭐라고 말을 못하더라고. 왜 있잖아. 선생들, 좀 만만하게 뵈는 애들만 가지고 닥달을 하지 승진이 같이 앞뒤를 재지 않는 애들한테는 쪽을 못쓰는 거 말야. 결국 가정선생만 못쓰게 되고 말았지뭐. 다른 애들이 승진이처럼 학교 성적이 엉망이면 어땠을까. 글쎄. 무시당하기도 했겠지. 그러나 승진이는 아니야. 오히려 그게 더 매력이라니까. 승진이는 학교만 졸업하면, 아니, 졸업 시험만 끝나면 답답한 이 촌구석을 벗어나겠다고 잔뜩 벼르고 있어. 승진이의 장래 희망이 백댄서야. 그렇게 훌륭한 외모에 빼어난 춤 솜씨를 타고났으니 우리나라에서 제일 가는 댄서가 되겠지. 승진이는 진즉에 큰 곳으로 가서 재능을 발휘했어야 했어. 우리 고장? 그저 숨막히는 곳이야. 코 흘리게 시절부터 마주 대하는 맨날 맨날 같은 얼굴. 어딜 둘러봐도 밋밋한 들판, 그리고 나날이 이마에 주름이 하나씩 늘어가는 아저씨, 아줌마들. 골목길을 어슬렁거리는 똥개 몇 마리. 이게 우리가 볼 수 있는 모든 것이야. 변화? 굳이 찾는다면 계절에 따라 더 들렸다, 덜 들렸다 하는 경운기 소리의 차이말고 다른 것이 또 있을까? 정지. 모든 것이 정지. 숨이 콱콱 막히는 곳이야. 이런 곳에서 재주를 주체하지 못하는 승진이가 머물면 머물수록 손해일 것으로 판단돼. 승진이두 역시 같은 생각이고. 단지 가정 형편이 안됐기 때문에 지금까지 쑤셔 박혀 있었던 거지. 언젠가 승진이가 그러더군. 사람 숨구멍을 턱턱 막는 이 놈의 학교를 당장에 집어 치워버리고 싶지만, 서태지 선배님도 중학교는 졸업했기 때문에 자기 역시 당분간만 나는 죽었네하고 썩기로 했다고 말아야. 승진이는 얼마 있지 않아 우리 곁을 떠날거야. 앞으로는 텔레비전 화면을 통해서나 만나게 되겠지. 승진이는 그런 애야. 민정이가 승진이를 그렇게 쫓아다닌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 우리는 믿을 수 없었어. 민정이는 말 그대로 모범생, 어느 것 하나 흠 잡을 데라곤 없는 아이였거든. 우리는 그애가 학교에서 단 한번이라도 선생님들로부터 꾸중듣는 모습을 본 적이 없어. 언제나 조용하고, 선생님들의 칭찬은 도맡는 아이, 불우한 환경도 상처 입히지 못하는 아이 ― 그래서 아이들한테 더욱 따돌림 받았지만 ― 로만 생각해 왔거든. 한 길 사람 속을 모른다더니 그런 애가 승진이로부터 헤어나지를 못했던 거야. 민정이는 의붓할아버지가 남의 집일을 해주고 벌어오는 돈으로 살고 있거든. 소문에 의하면 민정이네 엄마는 민정이를 낳자마자 핏덩이 민정이를 할머니에게 던져놓고 가버렸대. 민정이 아빠랑 결혼도 하지 않고서 민정이를 낳은 건데, 얼마 후 민정이 엄마는 다른 남자한테 시집을 갔다는 거야. 태어나자마자 웃목에 던져진 민정이를 민정이 할머니가 밥을 끓여서 키웠다고 해. 민정이 아빠? 모르겠어. 민정이 엄마가 그렇게 떠난 후 민정이 아빠한테도 연락이 없대. 다른 여자 만나서 사는 민정이 아빠를 보았다는 사람이 있었대. 민정이 할머니가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찾아가 보았지만 허사였다는 구만. 민정이 아빠, 어딘가에 살고 있긴 하는 모양이지만, 민정이한테도, 걔 할머니한테도 연락이 없다니까. 민정이 할머니는 민정이 데리고 개가했다더군. 그러니까 민정이는 의붓할아버지랑 함께 사는 거지. 민정이네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남의 집일을 해서 끼니 굶지 않고 사는 것을 다행으로 여기면서 살아가나 봐. 그런데도 민정이는 초등학교 때까지는 공부를 잘했어. 졸업식 때는 민정이가 대표로 나가서 상을 받았으니까. 민정이가 일등으로 졸업한 거지. 민정이 때문에 내가 우리 집에서 구박 당한 걸 생각하면 어휴! 그러데 걔가 중학교에 와서 변한 거야. 승진이가 오가는 길목을 지켰다가 승진이의 모습을 넋을 놓고 멍하니 바라보다가 돌아가는가 하면, 한밤중에도 승진이네 집 주위를 소리 없이 배회하다가 사라지곤 했다는 군. 승진이는 그런 민정이를 끔찍스러워 했어. 꼭 유령과도 같다는 거야. 심부름을 가려고 자기 집 문을 나서는데 대문 께에서 화다닥 몸을 숨기는 민정이 그림자를 보고 등골이 서늘해지더라는 군. 저것이 저러다가 한순간 헷가닥해서 자기 집에 불이라도 질러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공포심이 들더라는 거야. 승진이는 어떻게 하든 민정이를 쫓아버리고 싶었던 거야. 확실하게. 유령같은 애가 허구헌날 자기 주위를 흐느적거리면서 맴돌고 있다고 생각하면 골이 아프기도 했겠지. 그래서 승진이는 걔 똘마니를 동원한거구. 승진이는 민정이가 지겨웠다지만 민정이는 승진이를 정말 좋아했던게 사실이야. 우리도 승진이가 민정이를 꼭 그런 식으로 따돌려야만 했을까, 너무했구나 라고들 이야기해. 남자애들은 어떤가하면, 승진이네들을 엄청 부러워 한다구. 눈치를 보아하니 그 동안 남자애들은 승진이한테 성교육을 받아왔던가 봐. 승진이가 남자애들 사이에서도 캡인 이유는 춤 잘추고, 잘생기고 하기 때문만은 아닌 것 같애. 승진이는 남자애들이 얼뜨기 촌놈들이라고 은근히 무시하거든. 승진이는 명성에 걸맞게 여자관계도 복잡하다는 소문이야. 왜 안 그렇겠어. 하루라도 보지 않으면 못견디겠다고 아우성인 여자애들이 줄을 서는데. 승진이는 여자애들이랑 잠도 많이 자봤대. 그리고 남자애들을 따로 불러모아다 놓고 그 시시콜콜한 얘기들을 들려주는 눈치야. 점심 시간이면 남자애들이 모이는 곳이 있거든. 하루는 개들이 날마다 그곳에 모여 무얼하는지 궁금해서 살금살금 가봤었지. 우리 반 남자애들이 거의 그곳에 모여있더군. 우리 반 남자애들래야 고작 열 명 남짓이지만. 거의 모두가 담배를 피우고 있었어. 창고 뒷편인데 그곳에 가면 항상 담배꽁초들이 널려 있어. 남자애들이 그곳에서 담배를 피운다는 것은 진즉 안 사실이야. 우리 반 맹꽁이 같은 녀석조차 이마에 주름을 잔뜩 잡으면서 담배를 빨아대는 모습이 너무 우스워 우리는 그만 키득키득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지. 우리들이 웃는 소리를 듣고 남자애들이 막 화를 내더군. 지금이 막 중요한 순간인데 재수없이 계집애들이 판을 깬다고 고함을 쳤어. 그때 우리는 직감적으로 알았지. 승진이가 여자랑 잠잔 얘길하고 있구나, 하고 말야. 우리는 무안해서 얼른 돌아와 버리고 말았지. 말로만 듣던 내용을 두 똘마니 녀석이 승진이 덕택에 실습하게 되었으니 남학생들은 무지 부러운 거지. 이번 사건의 녀석들은 돈깨지고 여기저기서 얻어터지긴 했지만 어부지리 한 셈이라는 거야. 도대체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고 묻고 싶은게로군. 우리 반에는 자타가 공인하는 승진이의 심복이 있어. 걔들도 댄스부거든. 춤에 소질이 있는 애들이냐, 그게 아니야. 단지 승진이 수발 드는 영광을 위해서 기를 쓰고 댄스부에 들어간 애들이지. 그러나 아니올시다야. 걔들은 첫째 다리가 짧아. 승진이가 안무해 온 것을 연습하기 위해 아무리 공을 들여 가르쳐도 걔들은 안된다는 거야. 녀석들도 승진이가 시키는대로 땀을 뻘뻘 흘리며 얼굴이 벌개가지고 따라 하고자해도 신체조건이 받쳐 주지 않는 데는 속수무책이지. 느이들은 도대체 왜 그런다니, 탄식을 하며 승진이가 혀을 차면 그 녀석들은 더욱 당황을 해서 춤의 호흡을 망쳐놓기 일쑤이고, 그런만큼 걔들은 승진이한테 더 몸바쳐 충성하는 거지. 승진이가 실외에 나가면 실내화들고 따라다니고, 남몰래 담배 사다가 바치고, 때로는 숙제도 대신 해주고. 승진이는 민정이로 그 녀석들에게 신세갚음 한거야. 그렇게 해서 민정이의 스토커도 끝내게 되었고. 하루는 승진이가 민정이한테 만나자고 제안을 했대. 민정이는 꿈인가 생시인가 했겠지. 우리 마을에도 폐교가 있어. 옛날에는 초등학교였던 건물이지. 마을에서는 좀 떨어져있고, 뒤로는 산이 있는 곳이야. 가을에 산으로 밤따러 가는 사람들말고는 사람들의 내왕이 거의 없는 곳이지. 참, 그곳은 남몰래 볼일이 있는 사람들이 가끔씩 이용하는 장소이기도 한다더구만. 어느 일요일 오후에 승진이도 민정이를 그곳으로 불러냈다는 거야. 그런데 승진이와 민정이가 단둘이 만났느냐, 그게 아니야. 승진이 각본대로 똘마니 두 녀석과도 함께였던 거지. 그 다음날부터 학교에서 두 녀석들은 이런 이야기를 떠벌리고 다녔어. 민정이는 그때부터 결석하기 시작했고, 민정이의 빈자리를 보면서 그 녀석들은 연신 히죽히죽 웃는 거야. 우리는 이유를 몰랐지. 그런데 며칠이 지나자 남학생들한테서부터 이상한 소문이 떠도는 거야. 그 날, 폐교에서 만났던 날. 그 두 녀석들이 민정이를 봐 버렸다는 거야. 그래, 맛이 어떻든? 정말로 홍콩 간 기분이든? 남학생 녀석들은 민정이의 빈자리에 음흉한 시선을 던지면서 소리죽여 물었어. 그때까지만 해도 우리는 긴가민가했지. 설마 했던 거야. 그런데 며칠만에 퀭한 눈동자를 한 채 학교에 나온 민정이가 쓴 편지가 수업시간에 도덕 선생님한테 발각되면서 자초지종이 밝혀지게 되었어. 죽고 싶다는 하소연이었어. 그 날의 일로도 미치도록 괴로운데, 계속해서 두 녀석들이 찧고 까불어대니, 이제 제발 그만 좀 입다물게 해 달랬다는 거야. 자신의 심정이 얼마나 괴로운지, 더 이상 살고 싶은 의욕이 없다는 하소연을 구구절절이 써 내려간 만리 장성이었어.. 편지를 읽고 있던 도덕선생님의 표정, 가관이었어. 붉으락푸르락. 수업을 중단해버리더군. 편지를 강제로 빼앗긴 민정이의 얼굴도 사색이 되어버렸구. 도덕 선생님께 불려가서 민정이는 갖은 추궁을 당한 끝에 모든 것을 다 불었어. 발 없는 말이 천 리 간대잖아. 남자애들의 학부형들이 학교로 불려오고 난리가 났지. 그런데 정말 난리를 친 사람은 민정이의 의붓할아버지였어. 민정이를 평소에 눈에 가시처럼 구박한다고 소문난 민정이 할아버지가 그 사실을 알고 코를 씩씩 불며 학교 문을 열기도 전에 달려 나왔다는 거야. 그리고는 출근하는 우리 담임선생님의 멱살을 들어잡을 기세로 달려들며 어떤 놈이냐고, 그놈들을 파출소로 끌고 가 영창에 처 넣을테니 빨리 잡아오라고 길길이 뛰었다는 거야. 학교가 아수라장이 되어 버렸던 거지. 얼굴이 흙빛으로 질린 교장선생님이 뛰어나와 진정하시라며, 민정이 할아버지의 손을 잡아 이끌어 교장실로 모셔들여 놓고 손이 발되게 빌었다더군. 고소하겠다고, 파출소로 금방이라도 뛰쳐나갈 기세의 민정이 할아버지를 교장선생님이 겨우 진정시켰다는 거야. 민정이 할아버지는 그 아이들을 고소하지 않는 조건으로 백만 원씩, 그러니까 삼백만 원을 챙겼지. 우리 동네 어른들은 민정이 할아버지가 의붓손녀딸 팔아 몇 달 놀고 먹을 돈을 챙겼다고 수근거린단다. 돈주고 모든 일이 다 끝났냐구? 아니지. 그 문제아들의 처벌이 남아있지. 그 사실을 두고 선생님들은 입을 모아 천인공노할 짓이다더군. 그러면서 개과천선해야 한다는 거야. 해가 중천에 있는 백주에 한때는 학교였던 장소에서 같은 교실에서 함께 공부하는 급우를 남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꺼번에 두 명이서 번갈아가며 욕을 보이는게 인두껍을 쓰고 나온 사람이 한 짓이냐. 더욱이 머리에 피도 마르지 않는 녀석들이 하늘 무서운 줄도 모르느냐. 수업에 들어온 선생들마다 입에 침을 튀겼어. 지겹더군. 흥! 그러는 자기네들은 우리들 귀에는 그러니까 자기네 어른들처럼 폐교가 아닌, 러브호텔에서 일을 치루란 말이냐. 우리는 우리 또래들끼리 어울렸지만, 천인공노를 부르짖는 자기네들은 자기네 딸 뻘, 아니 손녀딸 뻘하고도 그 짓을 하지 않느냐. 우리는 쉬는 시간마다 입을 삐죽거렸다. 흥분하는 우리 학교 선생님들한테도 영계갖다 바치면 싫어할 사람 한 명도 없을 거라며 우리는 웃었지. 승진이와 그 일당에서 내린 벌은 일주일 근신이었어. 자신들의 행위를 참회하고, 속죄하는 의미에서 일주일 노력봉사 하라는 처분이 떨어진 거야. 초여름으로 접어들면서부터 우리 학교 운동장에는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기 시작한단다. 우리는 거의 빼지 않고 체육시간마다 풀뽑기를 해야만 해. 우리 학교도 전성기에는 학생수가 천 명에 육박한 적도 있었대. 수백 명을 위한 운동장을 지금은 백 명이 될까 말까한 학생들이 쓰고 있으니 운동장 풀뽑기도 그만큼 힘이 들 수밖에 없지. 뽑아도뽑아도 없어지지 않는 잡초와의 전쟁. 승진이네에게 주어진 소탕 명령이었어. 그런데 문제는 그 작업 명령이 승진이네에게는 벌이 아닌 축복이었다는 사실이야. 숨막히다 못해 속이 다 울렁거리는 교실에서 하루에 꼬박 여섯 시간씩, 도무지 귀에 들어오지 않는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를 들어야만 하는 고역에서 벗어난 거지. 그 지겨운 교실을 탈출할 수 있는 공식적인 허가를 얻었으니 얼마나 신났겠어. 승진이네는 휘파람을 불며 리어커를 끌며 달려다녔지. 마침 초여름의 시원한 바람도 선들선들 불어오겠다, 거기에다 심심치 않게끔 죽이 잘맞는 녀석들끼리 세트로 뭉쳤겠다, 금상첨화란 이런 때 쓰는 말이 아니겠어? 툭 트인 평야를 달려온 바람을 온 몸으로 받으며 드넓은 운동장을 종횡무진 가로지르는 일이 승진이네 한 테만 축복이 아니었지. 쉬는 시간에 창 밖을 내다보며 나무 그늘에 앉아 리어커로 장난질을 치고 있는 승진이네를 바라보며 남학생들은 다시 한번 부러워 한숨을 쉬더라구. 짜식들 복터졌네. 한 번 일이 잘되니까 가지 밭에 뒹구누만. 승진이네를 바라보는 남학생들의 표정에는 선망과 아쉬움, 그런 감정들이 짙게 배어 있었어. 수업시간에도 우리들의 관심은 운동장으로만 달음질 쳤어. 지금은 누가 수레채를 잡았을까. 구령대 아랫쪽은 다 끝났을까. 장갑이 있으면 손이 덜 아플텐데. 우리들은 창 밖을 연신 힐끔거리다가 수업중인 선생님께 꾸중들었던 것이 한 두 번이 아니었지. 느이들 도대체 뭐하는 거야. 뭘 보고 있어. 칠판이 창밖에 있냐? 주목하지 못 해? 수업시간마다 화가 난 선생님들은 우리를 다그쳤지만, 그렇지만 어쩌겠어 우리들의 마음은 가뜩이나 흥미 없는 교실을 외면한지가 오래인 것을. 참 느이들 어찌해야 될는지 속수무책이다. 도무지 약이 없구나. 차라리 호박에 침을 줘도 이보다는 낫지. 느이들 작년까지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잖아. 공부는 못했지만 그래도 순박한 모습은 지니고 있었던 말이다. 그런데 이게 뭐야. 그러나 수업시간의 선생님이란 존재는 우리에게 외계인이나 다름이 없는데, 그 어느 누구가 선생님의 탄식을 염두에나 두겠어? 화가 난 선생님과는 아랑곳없이 계속해서 창 밖을 흘끔거리는 우리들을 향해 선생님은 한숨을 내쉬었어. 도대체 승진이 저 녀석들이 어떤 짓을 저지른 것인지 제대로 알고 있기나 한 거니? 그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 선생님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어떤 애가 목청을 높여 네, 잘 알고 있습니다, 라고 대답해 넘기더군. 천인공노할 짓이요, 또 다른 애가 도덕 선생님의 말투를 흉내내며 응수했어. 그래서 저렇게 개과천선하고 있지 않습니까? 시끌벅적하게 제각기 한 마디씩 거드는 아이들을 그 선생님은 한동안 물끄러미 바라보고만 계셨어. 민정이가 왜 학교를 나오지 못하겠어. 늬들이 한 번이라도 민정이 입장을 생각해 본 적이 있어? 민정이가 입은 상처를 한 번이라도 가슴아프게 여긴 적이 있느냐구. 민정이가 앞으로 정상적인 인생을 살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해? 니들한테 더 이상 학교란 지식을 연마하고 심성을 계발하는 배움의 장소가 더 이상 아니다. 오히려 학교는 선량하고 맑은 심성을 가진 아이들까지 물들게 하는 오염원이 돼버리고 말았단 말이다... 어쩌다가 이렇게 되어버렸지? 느이들한테 학교란 무슨 의미가 있는거지? 감정을 억제하느라 떨리는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그 선생님의 상기된 표정을 보고서야 우리는 장난이 아니라는 걸 알았어. 삽시간에 교실은 쥐죽은듯이 고요해졌지. 느이들 매일처럼 학교에 나오는 이유가 뭔지, 무슨 목적으로 학교에 나오는 건지 근본적으로 생각해 보도록 해라. 그 선생님은 나머지 수업시간을 자습을 지키셨어. 우리들은 어찌됐든 수업을 하지 않는 사실이 그저 기뻤을 따름이었단다. 선생님들을 정말로 화나게 했던 것은 수업시간에 운동장을 훔쳐보는 것이 아니었어. 선생님들이 승진이한테 이번 일의 모든 죄목을 다 뒤집어씌우는 건 옳지 않다고 우리들은 생각했지. 오히려 어떤 편인가하면 승진이는 직접적인 가해자가 아니면서 일을 저지른 녀석들과 똑같이 민정이 할아버지한테 돈을 물어준데 대해 승진이야말로 이번 사건의 피해자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어. 그리고 감옥과도 같은 교실을 탈출하긴 했지만, 벌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동정했어. 리어카를 잡고, 운동장을 종횡무진으로 누비고 다니긴 하지만, 그러한 승진이를 바라보는 우리 여학생들의 가슴 한 구석에는 연민의 정이 자랐던 거야. 누군가가 쉬는 시간에 승진이한테 음료수를 준다더라구. 우리는 모두 고 여우같은 짓을 하는 계집애를 질투했지. 그리고는 뒤질세라 다투어 승진이한테 간식거리, 음료수들을 날라다 준거야. 그런데 그게 하필 가정선생님한테 들통난 거지. 후관 뒷뜰에서 전미가 승진이네한테 과자를 건네주다가 가사조리실에서 나오던 가정 선생한테 정면으로 들킨거야. 승진이가 그렇게 되자 가장 고소해한 사람이 누구겠어. 가정선생이지. 그 여자는 수업시간에 들어 올 때마다 승진이 험담을 늘어놓는 거야. 승진이는 모시 옷자락 휘날리며 백구두 신고 논두렁길에서 폼잡을 녀석이라나 뭐라나. 승진이가 그런 일을 벌일거라고 진즉에 알아봤다는 거야. 정말 승진이가 어른이 돼서 그 여자 바라는대로 돼있지 않고 승진이가 읍면 연예인으로 뜨기라도 하는 날에는 그 여자, 아마 배가 아파 자기가 논두렁에서 뒹굴고 말 것 같다니까. 그런 가정선생인데 못본 척 그냥 넘어가겠어? 그 다음은 말하지 않더래도 뻔한거지. 그 길로 두 아이들은 교무실로 끌려간거야. 교무실에서 가정선생의 집중 공격을 견디지 못한 그애들은 억울함을 호소했어. 왜 자기네만 이런 수난을 겪어야 하느냐. 우리 반 여자아이들 치고 벌받는 승진이한테 간식 가져다주지 않은 아이 한 명도 없다. 그런데 왜 자기네만 꾸중을 하느냐고 항의를 했던거지. 불기둥에 기름 끼얹은 거지. 교무실은 발칵 뒤집혔어. 모든 선생님들이 펄펄 뛰더군.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거야. 원 세상에, 해도해도 너무한다. 남학생들이 그랬다해도 용서 할 수 없을 텐데, 여학생들이 그딴 짓을 해? 아니, 승진이 그 녀석을 잡아다가 몰매를 때리지는 못할 망정 선물 공세? 기가 막혀 말이 나오지 않는군 그래. 승진이 녀석들이 무슨 짓을 하고 벌을 받는지 뻔히 알면서도 다투어서 승진이네한테 쉬는 시간마다 먹을 것을 날라다 주었단 말이지? 세상 참 요지경 속이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건 답이 나오질 않아. 승진이 그 놈이 대단한 놈일세. 사람 못할 짓하고서도 이렇게 영웅이 되는걸 보면 말아야. 모두가 세상 탓이지요. 말세말세 하지만 요즘같은 말세가 또 있었을 라구요. 세상이 미쳐 돌아가니 어린애들까지 이렇게 되어버린 거지요. 누굴 탓하겠어요. 졔들만 나무랄 일도 아니지요. 그 아이들은 교무실 복도로 끌려나와 하루종일 꿇어앉아 있는 벌을 받아야 했어. 승진이네 한테 먹을 것을 가져다 주었다는 죄목 때문에. 수업도 받지 못하고 교무실 복도에 잡혀 있는 걔들을 바라보면서 우리들은 그토록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선생이란 사람들이야말로 이상한 인종이 아닐까하고 의아하게 생각했지. 이번 사건의 최대 피해자는 바로 승진이하는 것이 우리들의 생각이라는 것은 아까 말한 대로야. 승진이는 민정이한테 손끝 하나 건드리지 않고서도 적지 않은 돈을 물어 줬고, 비록 공부에서 해방 됐다고는 하지만 처벌까지 받아야 하지 않는가 말야. 민정이? 싫다는 애를 허구 헌날 귀찮게 하다가 그렇게 된거니 일말의 책임은 져야 되는 거 아니겠어? 승진이는 그게 아니거든. 그래서 우리 여학생들이 승진이한테 더욱 동정표를 던졌던거구. 그런데 그게 목 열 개를 내놓아도 부족한 죽을죄인가 말야. 이게 바로 세대차이라는 건가봐. 수업시간에 가정선생, 볼만하더군. 끝종이 울릴 때까지 그 여자 목에 핏대를 세우며 침을 튀겼어. 지금은 느이들이 먹을 걸 서로 갖다 바치려고 경쟁이다마는, 조금 있으면 몸뚱이 못바쳐 안달을 부릴 것 아니냐. 늬들 여자애들한테서 정조관념이라는 것을 약에 쓸래야 찾아볼 수도 없는데 학교에서 아무리 그 녀석들한테 벌을주고 교육을 시켜봤자 무슨 소용이냔 말야. 느이들이 요모양으로 처신하니까 성폭력이 날로 증가하는거구. 느이같은 애들은 당해 싸지, 암 싸구말구. 당하는 게 뭐야 오히려 부러워 할테지. 승진이를 교육시켜? 그게 교육인가? 민정이 할아버지가 고소하면 일이 시끄럽게 될 것 같으니까 벌벌 떨면서 돈 걷어서 입막음하고, 승진이네들을 몇날 며칠이고 리어카 들려서 운동장에 내몰아 놓은 게 교육인가? 우리한테도 할말이 많아. 우리 학교 선생님들, 우리를 망나니 취급하거든, 공부 못하면 순진하기라도 하여 말이라도 잘듣는다거나, 심성이 착하거나 해야 할텐데도 우리 같은 애들은 처음 본다고 하나같이 머리를 흔들어. 그러는 자기네들은,우리한테는 선생들도 별 볼일이 없어, 교육자? 아니야. 그들은 월급장이일 뿐이야. 그 사람들은 우리 덕분에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거야. 우리한테 고마워 해야 한다구. 이번 일로 우리 담임 어쩌는 줄 알아? 마냥 신경질이야. 하필 문제 학급 맡아 이렇게 골탕을 먹는다고 말야. 장기 결석하는 녀석 때문에 골치 썩이다가 전학 보내 한숨 좀 돌리는가 싶은지가 언제라고 또 장기결석이냐고 민정이 자리를 볼 때마다 우리한테 신경질을 부리곤 해. 선생들이 목청 돋구는 대로 담임이 민정이의 장래를 조금이라도 염려할 것 같으면 그렇게 신경질부터 낼 수가 있겠느냐구. 뭐, 내가 이렇게 말한대서 담임한테 털끝만큼의 기대같은 것이 있었다거나 그런 건 절대 아니야. 이 세상에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은 진즉에 안 사실이니까. 누굴 믿겠어. 스승? 요즘도 그런 말이 있나? 부모? 형제? 복제인간이 탄생하는 시대에 그런 말들은 무슨 의미가 있는거지? 친구? 그래. 친군 조금 낫겠다. 속내를 어느 정도 털어놓을 수 있으니까. 그러나 내가 그러는 것처럼 친구도 언제 적이 될는지 어떻게 알겠어. 하긴 민정이만 불쌍한 애가 아니지. 우리 모두가 불쌍한 사람들이지. 하여튼, 그 일로 해서 승진이네는 운동장에서 교무실 복도로 끌려왔어. 그리고 등교해서 하교할 때까지 꼼짝없이 책상머리에만 붙어 앉아 책을 읽고 독후감을 써야 하는거야. 이름하여 `죄와 벌'이라는 소설에 대한 독후감을. 극악 무도한 죄인도 한 평 정도의 공간을 허용하는데 승진이네는 엉덩이 걸쳐 앉은 의자 놓인 면적이 허락된 장소의 전부였어. 화장실 오갈 때도 보고를 해야 했으니까. 잠시 잠깐이라도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좀이 쑤시는 아이들을 그렇게 붙들어 매놓은 것도 견디기 형벌이었겠지만 책이라면 어지럼증에 걸리는 아이들한테 먼지 켸켸묵은 구닥다리 소설을 안겨 놓았으니, 그보다 더 큰 벌을 없는 거지. 승진이네가 저렇게 죽을 쑤고 있는지가 벌써 사흘째야. 민정이 할머니가 우리학교에 오신 것은 승진이네가 교실로 돌아온 지 일주일쯤 되었을 때야. 근신기간동안 독후감은커녕 끝내 한 페이지도 넘기지 못하고 끙끙 앓다가 그 애들은 교실로 책걸상을 옮겼어. 그 애들이 다시 수업을 받기 시작한 후로도 우리 모두에게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어. 그렇게 울며 뛰쳐나갔던 민정이 자리만 여전히 비어있었던 것말고는. 민정이 할머니는 눈이 빨갛게 부은 채 손수건에다 연신 코를 팽팽 풀면서 윤지를 찾았어. 의아한 표정으로 나타난 윤지를 보자마자 민정이 할머니는 다짜고짜 윤지에게 달려들더군. 내 새끼 찾아내라 악을 쓰며. 그건 우리에게도 너무나도 뜻밖의 상황이었어. 윤지의 머리채를 휘어잡으려는 민정이 할머니로부터 윤지를 겨우 떼놓았지. 그랬더니 민정이 할머니는 교실 바닥에 주저앉아 대성통곡을 하시는 거였어. 사람 못당할 일 당하고 나서 넋이 나가버린 애를 겨우겨우 타일러서 학교에 보내놨더니 또 들을 소리 못들을 소리에 기가 막혀가 사라져 버리고는 죽었는지, 살았는지 조차를 알 수 없으니 내 새끼 찾아내라고 민정이 할머니는 교실 바닥을 내리치며 뒹굴다시피 하면서 통곡을 하시는 거였어. 아이고, 아니고! 불쌍한 내 새끼야, 에미 에비 얼굴도 모르는 것을 이태껏 섧게섧게 키워 놓았더니 어디가서 이렇게 종무소식이란 말이냐. 배곯아 죽게 생긴들 내 새끼한테 누가 따뜻한 밥한 그릇을 줄 것이며, 아파 누은들 누가 약 한 봉지 먹일 것이여, 자동차에 치어 죽은들, 몹쓸 것한테 맞아 죽은들 이렇게 흔적도 찾을 길이 없으니 늙은 할매가 어째야 쓴단 말이냐. 내 새끼야, 아이고, 이 불쌍한 것아. 실성한 사람처럼 몸을 부리고 한참을 울부짖던 민정이 할머니는 갑자기 울음을 뚝 그치더니 자리를 털고 일어서는 것이었어. 그리고는 독이오른 눈초리로 남자애들을 훑어 내려갔어. 승진이네를 찾고 계셨던거지. 그러나 민정이 할머니가 나타난 순간 그 애들은 이미 자취를 감추어 버렸지. 이 찢어 죽일 놈들, 어디로 가서 숨었냐아, 얼른 그놈들 잡아오지 못해애? 우리 새끼 신세 조지고 네놈들이 성하기를 바래? 네 이놈들, 이놈들을 내가 오늘 짝짝 찢어 죽여 놓고 말란다. 안잡아 오면 네 이것들을 모다 요다구를 내고 말 것이여. 잡아와, 얼른 잡아와, 얼른 그 놈들 잡아오란 말이다아. 민정이 할머니는 두 발로 교실 바닥 위에서 쾅쾅 구르다가 분에 못이겨 교실에 쓰러져 뒹굴어버리는 것이었어. 뒤늦게서야 교실 안의 소동을 전해들은 선생님들이 허겁지겁 쫓아 올라왔지. 민정이 할머니 왜 이러십니까. 이러신다고 민정이가 돌아오는 것은 아니잖습니까. 진정하세요. 가십시다. 가셔서 민정이를 찾을 방도를 궁리해 보십시다. 내 새끼 찾아내라고, 당신네들이 내 새끼 망쳐놨으니 찾아내라고, 끌려가다시피하는 민정이 할머니는 팔다리를 버둥거리면서 울부짖었어. 그러나 민정이의 행방을 묘연할 뿐이었어. 평소에도 워낙 말이 없었고, 친구도 없이 혼자 지내는 아이였기 때문에 수소문할 방법이 없었던거야. 민정이의 결석일수가 늘어날수록 담임의 짜증도 비례해서 늘었고, 그러는 사이에 이제 내일 모레면 졸업시험이야. 이 시험만 끝나면 입버릇처럼 말했듯이 승진이도 이곳을 떠날거야. 그리고 오래지 않아 승진이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도 제각기 갈 곳을 향해 떠나겠지. 우리보다 앞서 이곳을 떠난 민정이, 그 애는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발령을 받고 잔뜩 긴장하여 찾은 학교는 교문부터 참 아늑하고 따스했던 것 같다. 교장실로 올라가는 발걸음이 떨렸지만 관내에서 '살아계신 부처님'으로 알려져 있을 정도로 덕망이 높으신 분을 옆에서 직접 뵈니 인자한 미소와 따스한 말씀에 긴장은 어느새 사라졌다. 초등학교부터 대학졸업까지 수많은 선생님의 귀한 가르침을 받고 커왔지만.. 발령을 받은 후 직접 모법을 보이시는 교장선생님의 가르침은 무엇보다 크고 강렬하게 교사로서의 내 삶에 큰 가르침이 되어주었다. 조무래기 1학년 아이들의 인사 하나도 놓치심 없이 그 장군님 같으신 풍채를 깊숙이 숙여 대통령께 인사드리듯 공손히 인사를 받으시며 "예, 안녕하세요?" 하시는 모습, 스승의 날에 받으신 아이들의 삐뚤빼뚤 감사편지에 하나하나 진심어린 답장을 주셨던 세심함도 참 감명 했다. 월요애국조회 때는 얼마나 말씀을 맛있게(?) 잘 하시는지.. 아이들보다 교사인 내가 더 기다리고 귀기울여 듣던 생각이 난다. 또 공사의 구분에 관해서는 얼마나 철저하신지 그 인자하심 속에 보이는 단호함은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신 일이 없으셔도 선생님들에게 좋은 가르침이 되었다. 이렇다할 재능하나 없어 늘 학교에 죄송한 맘이 많던 내게 "열심히만 하면 됩니다. 최선을 다하다 보면 길이 보이지요." 격려해주셨고 " 다듬는 교육을 해야합니다" 란 말씀으로 이 세상의 보석인 아이들을 존중하며 빛을 발하도록 도와주는 교사의 역할을 깨닫게 해주셨다. 모든 것이 서툴러 낙담도 많이하는 새내기교사의 교실에 찾아오셔서... 해주셨던 말씀들, 그리고 아이들에게 주셨던 따뜻한 사랑은 나의 가슴속에 어떤 보물보다 귀하게 자리잡고있으며 교사의 역할을 잘 감당해내도록 힘들 때마다 힘이 되고있다. 교장선생님께서는 학교를 하나의 가정이라 생각하시고 학교라는 가정의 가장 역할을 충실히 담당해 내셨다. 젊은이도 마다하는 힘든 일도 학교를 위해서라면 먼저 발벗고 나서시니 자연스레 그 맘은 교사들 전체로 이어지고 다시 아이들, 학부모님까지 이어져 학교에서는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간혹 선생님과 학부모님 사이에 생긴 오해가 생기면 가장 중립적인 입장에서 서로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시키고 나중에는 오히려 서로간에 깊은 신뢰를 가질 수 있게 만드셨다. 지금도 가끔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에 힘들고 지치면 그 때 참 따스했던 추억들을 떠올리며 다시 힘을 내곤 한다. 날로 더 귀해지는 특별한 추억을 새내기교사에게 선물로 주신 조성부 교장선생님께 이 글로나마 감사한 맘을 전하고 싶다.
전국 초·중학교 종합학력올림피아드가 10월28일 열린다. 재단법인 재능문화와 재능교육이 공동 주최하는 이번 대회는 영어는 초등 3∼중3, 수학은 초등 5∼6, 한자는 초등 1∼6학년을 대상으로 국내 최대 규모로 치러진다. 과목별 학교장 추천 및 재능교육 지국장 추천으로 참가할 수 있으며 수학은 학년별 학교장 추천인원 3명으로 제한된다. 22일까지 재능교육 지국, 개최지역 접수처로 접수하면 된다. 문의=(02)3670-0216∼9 www.jei-edu.com
초등교사의 부족을 메우기 위한 방안으로 전국시도교육감회의에서 건의한 초등교원 양성소 설치 문제와 관련 교대생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전국 교육대학생 대표자 협의회(의장 김구현·광주교대 총학생회장)는 지난달 27일 성명을 통해 "교육당국의 정책 실패로 인한 교원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단기간에 교원을 양성하겠다는 발상은 초등교원의 전문성을 교육당국 스스로가 부인하는 행위"라며 "근시안적이고 반교육적인 '초등교원 양성소' 설치 건의는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대협은 성명서에서 "99년도 이미 한차례 교원 양성소라는 불명예스러운 이름이 거론되고 보수교육이 실시되었던 것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며 "이는 당국의 무리한 교원정년 단축과 계획성 없는 초등교원 수급정책으로 인해 발생한 엄청난 수의 초등교원 부족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땜질처방이었다"고 지적했다. 교대협은 또 “초등교원 양성소 설치건의가 철회되지 않을 경우 초등교육의 미래를 위해 거리로 나서겠다”고 경고하고 "현재의 초등교원 부족 해결방안을 보다 교육적이고 현실 가능하게 제시하고 아울러 장기적인 초등 교원의 수급 계획안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교육인적자원부가 발표한 교육여건 개선 사업 추진계획에 의하면 초·중등학교의 학급당 학생수를 35명으로 감축하게 되어 있다. 그리고 학생수의 감축으로 인한 학급수 증가와 최소한의 교과목 담당 교사 확보를 위해 2003년까지 초등교원 9790명, 중등교원 1만 3810명을 증원할 계획이다. 우리의 교육 여건으로 볼 때 학급당 학생수의 감축과 교원정원의 확대는 교육 발전을 위해 매우 바람직한 방향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초등교육의 경우 교원정년의 인하와 명예퇴직자의 양산으로 교원의 충원을 위한 인적자원이 부족하여 각 시·도에서는 초등교원의 충원 방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8월 16일 개최된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초등교원 충원 대책의 일환으로 교육대학에 초등교원양성소를 설치해 줄 것을 교육인적자원부에 건의하였다. 초등교원양성소는 지난 60년대 말에 고졸이상 학력자를 18주이상 교육하여 초등학교 교사 자격증을 수여하고, 초등학교에 임용하였던 제도이다. 그리하여 당시에도 이 제도는 초등교원의 질적 저하를 야기했던 가장 잘못되었던 제도로 판명되었다. 그런데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는 다시 실패했던 초등교원양성소 망령을 되살리고 있다. 물론 4년제 대졸자에게 1000여 시간의 보수교육을 시키는 것을 내용으로 하여 당시와 차별화하고 있으나 그 근본에 있어서는 초등교원의 특성과 초등교육의 전문성을 깊이 이해하지 못한 데에서 비롯된 발상이다. 초등교육은 특정교과에 대한 지식과 기능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아동의 전인적 성장 발달과 생활교육을 책임져야 하고, 교과간의 연계된 통합적 지도가 이루어져야 하며, 학습에 대한 기초적 기능과 기본적 태도를 기르는 교육이 초등교육이다. 이렇게 볼 때 초등교원 양성은 넓게 그리고 장기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특성을 가진다. 그런데 임시교원양성소는 이러한 특성을 살리기에 합당한 내용과 기간을 확보할 수 없다. 그러므로 그 질을 보장할 수 있는 교육이 아니며, 교원 확보의 문제 해결보다는 교육의 질적 저하라는 문제를 더욱 증폭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그러면 부족한 초등교원의 충원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가. 시행이 가능하다고 보는 몇가지의 방안을 제시해 본다. 첫째, 학급당 인원을 줄이는 것과 함께 소규모 학교를 통폐합하여 학급 수 증가의 폭을 줄여야 한다. 초등교육에서는 교육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학급당 인원의 적정 수를 대체로 20명 정도로 보고 있다. 특히 너무 적은 인원의 학급에서는 아동 상호작용을 통한 학습이 불가능하다. 둘째, 명예퇴직교사의 초빙·기간제 임용과 일부 기능교과에서는 교과전담 강사제 활용을 모색해야 한다. 이와 함께 교통이 열악한 농어촌 지역에는 기존의 정규교사 배정을 늘려 인적자원의 활용을 효율화해야 한다. 셋째, 신규임용대상자 선발에서 서울, 부산, 대구, 인천 등과 같은 대도시지역은 그 인원수를 최소화하고 경기도, 전라남도 등과 같이 충원이 어려운 지역에 많은 인원이 배정되도록 해야 한다. 대도시 지역은 기간제 및 강사활용이 용이한 반면 농어촌 지역은 그 활용이 힘들다. 그러므로 교육인적자원부는 신규임용 대상자 선발에서 시·도간 배치인원을 조정해야 하고, 각 시·도 교육감은 이에 협조해야 할 것이다. 넷째, 교육대학 학사편입의 확대를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4∼5년 후 초등교원의 공급이 정상화 될 경우 인원의 축소·조정이 가능한 이점이 있는 교육대학의 학사편입 인원을 정책적 차원에서 확대할 필요가 있다. 현재 교육대학은 입학정원의 20%이내에서 학사편입생을 모집하고 있는 데, 2년이라는 단기간에 정규 교육대학 교육을 받을 수 있고, 인원 조정의 신축성을 가진다는 점에서 유용한 제도이다. 초등교원의 양성과 임용은 초등교육의 특성과 전문성이 확보되는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단기적이고 임시방편적인 방법은 교육의 질적 저하만을 초래한다. 이점에서 초등교원양성소와 보수교육은 합당치 않은 제도이다. 정규적인 양성과 임용을 전제로 하되 부족인원의 충원을 위해서는 초등교원 양성의 근본이 흔들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다각적인 방안이 모색되고 실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학급당 인원 감축은 교원과 시설현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면서 순차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평소 공격적인 학생의 적절한 또는 부적절한 행동을 담은 녹화테이프를 반복해 시청시킨 결과, 공격적인 행동이 현저히 줄고 또래간 바람직한 의사소통이 활발해졌다. `학생의 일상 생활을 비디오 테이프에 녹화해 일정기간 시청하게 하는 관찰학습은 학생 스스로 부적절한 행동을 교정하고 바람직한 행위를 강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한일근 교사(강릉오성학교)의 `자기관찰학습이 정신지체 공격성 학생의 행동변화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는 바로 이러한 `자기관찰학습'의 효과를 검증한 논문이다. 평소 공격적인 초등부 6학년인 한 정신지체 학생에게 본인의 적절한 또는 부적절한 행동을 녹화·편집한 비디오 테이프를 보여줌으로써 공격적인 행동을 줄이고 또래간 바람직한 의사소통을 높이는 결과를 얻은 것이다. 그는 "자기관찰학습은 최고의 행위모델이 바로 `자신'이라는 데 근거한다"며 설명했다. 한 교사의 자기관찰학습 실험은 크게 5단계다. 비디오 시청 前 평상시의 행동을 관찰하는 `기초선 단계' → 1차 비디오 시청을 하는 `처치Ⅰ 단계' → 비디오 시청 후 1차 행동변화를 살피는 `철회Ⅰ(반전) 단계' → 재차 비디오 시청을 하는 `처치Ⅱ 단계' → 2차 시청을 마치고 행동변화를 기록하는 `철회Ⅱ(사후 측정) 단계'가 그것. 실험에 앞서 한 교사는 `공격성 행동 관찰기록표'와 `의사소통상호작용 관찰기록표'를 작성했다. 5단계별 행동변화를 면밀히 체크하기 위해서다. 공격성 관찰표는 공격성 행동을 신체적(때리기 밀기 당기기 등)·언어적(욕하기, 약올리기, 소리지르기 등)·간접적(장난감 던지기, 노려보기 등) 행동 등 3가지로 분류하고 각각 5개씩의 하위항목으로 구성했다. 또 의사소통 관찰표는 보여주기, 주기, 제시하기, 물건 요구하기, 언어적 표현, 정서적 표현, 놀이에 참여 유도, 놀이에 참여시도, 저항하기 등 9가지 행동범주로 분류했다. `기초선 단계'는 한 교사가 대상 학생을 있는 그대로 관찰해 공격적 행동의 빈도나 의사소통상호작용의 수준을 기록하는 시기다. 4일 동안 한 교사의 치료교육시간(1회 40분)을 도우미 교사가 비디오 카메라를 통해 녹화하면, 한 교사가 40분을 다시 40개의 시간 구역으로 나눈 후, 매 1분 단위로 대상 학생의 공격성 행동과 9개 범주의 의사소통 행위 여부를 체크, 40개 구역 중 몇 개 구역에서 그런 행동이 나타났는지를 관찰표에 기록한 것이다. 또 녹화된 내용을 편집해 각각 10분 분량의 `적절한 행동 테이프', `부적절한 행동 테이프'를 만들었다. `처치Ⅰ 단계'에서는 그렇게 제작한 두 가지 비디오 테이프를 방과 후 시간에 놀이치료실에서 보여준다. 먼저 10일 동안 적절한 행동 테이프를 매일 1회씩 보여주고, 이후 12일 동안 부적절한 행동 테이프를 매일 1회씩 보여주는 식이다. 이 기간에도 학생의 치료교육시간 모습을 녹화·분석해 공격성 행동, 의사소통상호작용 횟수를 기록했다. 비디오 시청이 끝나고 첫 행동변화를 측정하는 기간이 `철회Ⅰ 단계'. 비디오 시청 없이 5일간의 치료교육시간만을 녹화한 후, 역시 1분 단위로 분석해 학생이 보인 공격성 행동과 의사소통 발생 횟수를 꼼꼼히 기록했다. `처치Ⅱ 단계'에서는 `처치Ⅰ 단계'와 동일한 방식으로 두 가지 비디오 테이프를 각각 10일, 12일 동안 보여주면서 행동을 체크했다. 또 마지막 과정인 `철회Ⅱ 단계' 역시 `철회Ⅰ 단계'와 똑같은 방식으로 6일간의 치료교육시간을 녹화해 공격성 행동과 의사소통 발생 횟수를 기록했다. 이 같은 5단계의 자기관찰학습 결과, 대상학생의 공격성 행동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한 교사가 `공격성 행동 관찰기록표'와 `의사소통상호작용 관찰기록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기초선 단계에서 공격성 행동의 발생률은 78.5%에 달했다. 40개 구역 중 32개 구역에서 공격성 행동이 발견된 셈이다. 그러나 철회Ⅰ 단계에서는 57.2%의 발생률을 보였으며 사후측정 단계에서는 21.5%로 크게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격성의 유형별로는 언어적 공격행동이 기초선에서는 47%가 발생했으나 철회Ⅱ 단계에서는 15.8%로 줄었고, 신체적 공격행동도 21.5%의 발생률이 사후측정 결과 5.8%로 크게 줄었다. 이와 달리 보여주기, 놀이에 참여하기, 놀이에 참여시키기 등 바람직한 의사소통 상호작용은 크게 활발해졌다. 기초선 단계에서 9개 범주의 의사소통 행위는 평균 10.75%의 발생률을 나타냈지만 사후측정에서는 27.2%로 두 배 가량 증가했다. 특히 기초선 단계의 보여주기(11.5%), 주기(12%), 놀이 참여 유도하기(5.8%), 놀이 참여 시도하기(0.8%) 행위가 사후측정에서는 각각 43%, 28.5%, 23.7%, 13.7%로 증가하는 등 바람직한 행동변화를 가져왔다. 한 교사는 "자기관찰학습은 정신지체 학생의 공격성을 순화시키고 바람직한 의사소통을 촉진하는 데 효과가 크다"면서 "특히 장애아 보다는 판단력이 앞서는 일반 학생들에게 더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초등 여 교장·교감·전문직 모임인 한국초등교육여자행정협의회(회장 양징자·서울성자초교장)는 17∼18일 충남 논산 육해공군본부에서 '21세기 초등교육 발전을 위해 여성 지도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주제로 제32회 하계연수회를 개최했다. 이날 1180명의 회원들은 결의문을 통해 "21세기 '여성의 세기'를 맞아 여성의 역할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며 "회원들이 구심점이 돼 교육위기를 극복하고 변화하는 지식정보화 시대에 발빠르게 대응, 국가와 민족의 희망찬 미래를 만들어가자"고 다짐했다. 한국국·공립일반계고교장회(회장 김조영·서울잠실고교장)도 16∼17일 대진대 학생회관에서 열린 제22차 워크숍에서 "우리 교육이 직면한 위기와 갈등에 대해 교육자로서 무거운 책임감과 자괴감을 통감한다"며 "무너진 교단을 복원하는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날 500여명의 교장들은 7개항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다음은 초등여장행정협의회 결의문 요지. ▲우리는 여성 특유의 섬세하고 상황적이며 민주적인 리더십을 보다 많이 발휘할 수 있도록 능력 있는 여 교원의 권익향상을 위해 앞장선다 ▲우리는 학교재정의 획기적인 확충을 기대하며 스스로의 전문성을 높이는데 최선을 다한다 ▲우리는 잘못된 과거사를 축소·은폐하고 있는 일본인들을 규탄하며 왜곡 교과서의 수정을 촉구한다 ▲우리는 사이버 세계를 개척할 수 있는 정보활용 능력과 네티켓을 갖춘 유능한 인재를 기르는데 최선을 다한다 ▲우리는 교원단체와 협약시 학교장과 학부모의 의견을 수렴할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우수교원확보법을 제정하고 교원정년을 65세로 환원할 것을 요구한다. 다음은 일반계고교장회 결의문 요지. ▲우리는 7월20일 발표된 '교육여건개선추진계획'이 기필코 실현에 옮겨질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급당 학생수를 35명으로 감축, 편성함에 따라 대폭적인 교원증원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교원의 정년이 원상 회복되길 요구한다 ▲우리는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교직단체와 협약시 학부모와 학교장의 의견을 반드시 수렴할 것을 요구한다 ▲우리는 보직교사와 담임교사가 지위와 업무에 상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수당의 대폭인상을 요망한다 ▲우리는 각종 납부금의 지로 수수료를 면제해 주고 피크타임 적용에 따른 불합리한 전기요금제도를 조속히 시정해줄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교육과정이 정상운영 될 수 있도록 대입전형 방법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단위학교 중심의 책임경영이 이뤄질 수 있는 여건 마련을 촉구한다 ▲우리는 일본의 반역사적 획책을 규탄하고 민족정기를 선양하는 교육활동에 앞장설 것을 다짐한다.
전북교련(회장 유정복)과 전북도교육청(교육감 문용주)은 13일 도교육청 상황실에서 2001년도 상반기 교섭·협의를 갖고 현장교육연구대회 및 교육자료전 행·재정 지원 확대 등 6개항에 합의했다. 이날 양측이 합의한 안건은 또 ▲전주시 인근 폐교학교 임대 ▲교원단체회비 및 간행물대금 각급 학교별 일괄송금 협조 ▲소규모학교 교감, 보직교사 증원 배치 ▲유치원 교육여건 개선 ▲관리직·전문직 수당인상 등이다. 전북교련은 이외에 ▲인사예고제 실시 ▲성과급 전 교원에 조속 지급 ▲특수분야 연수기관 자율직무연수 연수경비 증액 지원 ▲7차 교육과정 수정·보완 ▲전 학교에 양호교사 배치 ▲2001년도 동계 특수분야 연수기관 지정 ▲교원 연가보상비 지급 ▲전주시 인구밀집지역 고교 설립 등 8개항을 교육청에 건의했다. 교섭·협의에는 교련에서 유 회장외에 김우상 임실오수초교감, 이부민 군산명화학교장, 김봉식 순창팔덕초교감, 윤여웅 임실관촌초교사, 이옥희 덕진초병설유치원교사, 홍윤기 임실성수중교사, 이상일 우석중교사, 김정철 고창고교감이 참석했으며 교육청에서는 문 교육감과 정동선 초등교육과장, 주동식 중등교육과장, 정효원 학교운영지원과장, 임건일 행정과장, 최만권 재무과장, 김현준 교원단체담당연구관이 참석했다.
(주)포인테크(www.4-int.com)가 일선 학교에 대한 무료 복사지 1차 공급을 시작했다. 회사측에 따르면 22일 경기일산 고봉초등학교에 A4용지 10박스를 무료로 제공했으며 2학기 개학에 맞춰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에 1차분 60만장을 배포할 계획이다. 이 회사 김희영 대표는 "광고 유치가 지연되는 관계로 예정보다 한 학기 늦게 배포를 시작하게 됐다"며 "점차 공급학교를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국 시·도교육감회의에서 논의된 후 교육부에 건의된 현안 사안들은 자립형 사립고 도입안 외에 다음과 같다. ▲개발제한 지역내 학교용지 시설결정의 업무처리 완화=학교 용지 확보의 어려움이 큰 대도시의 경우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내에 초·중등학교를 설치해야 하는데 시설결정권자인 건설교통부의 심의 결정절차를 거치기 위한 소요 기일이 너무 길다. 따라서 학교시설 결정권한을 시·도지사에게 위임하도록 관련 법규정이 개정되어야 한다. ▲초등교사 충원대책마련=교대 졸업생이 대부분 대도시를 선호해 지방의 신규 임용교사 수급이 어렵다. 학급당 학생수가 35명으로 조정되는 2003년에 초등교원 충원이 불가능하므로 교대에 초등교원양성소를 설치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교육전문직 정원 증원=7차 교육과정 도입, 교육여건 개선 등 행정수요 증가에 따른 효율적 업무추진을 위해 교육전문직의 정원 증원이 필요하다. ▲소규모학교 교육정보화 보직교사제 도입=보직교사 임명이 학교 규모별로 인원이 제한돼 있어 소규모학교의 경우 교육정보부장을 임용할 수 없다. 소규모학교에도 교육정보부장을 임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학급당 학생 수 감축에 따른 고교 교원증원=학급당 학생 수 감축에 따른 소요 교원정원을 배정해야 한다. 이와 함께 향후 학생 수 감소에 따른 사립학교 과원교사를 해소하기 위한 탄력적 교원수급을 위한 법·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교육여건 개선사업에 따른 행정·기술 지원인력 증원=교육여건 개선사업 추진을 위한 행정·기술지원 인력의 한시적 증원 및 학교 신·증설에 따른 시·도교육청 공무원 정원의 증원이 필요하다. ▲교실증축 적정 예산지원=철근콘크리트 교실 신축 단가가 교육부 지원예산 8000만원으로는 어렵다. 최소한 실당 9500만원의 예산지원이 필요하다. 또 학급 신·증설에 따른 보통교실 개조비 등 부대경비도 확보되어야 한다. ▲학교 도시가스 및 전기요금 인하=학교의 전기료와 도시가스 요금체계가 영업용보다도 높은 일반난방용으로 책정돼 교육개정을 압박하고 있다. 이를 저렴한 산업용으로 변경되도록 관련 법규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 ▲국제교류 관련 학생 편입학규정 개정=부모가 공적 임무로 해외에 파견된 경우 2년 미만의 해외 수학후 귀국시에도 해외귀국자 자녀 특례입학 기간을 조정하고 해외 교환학습 기간 역시 1년 이내의 범위에서 인정하도록 관계 법규를 개정해야 한다. ▲교육전문직 징계 감경기준 조정=장학사·연구사의 징계 감경대상 공적을 `총리표창 이상'에서 `장관표창 이상'으로 징계양정규칙을 개정하자.
한나라당 이상희 의원(전 과기처장관)은 11∼12일 한국교총 임·직원연수회에서 `디지털 시대의 변화에 따른 교육 패러다임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는 주제의 특강을 통해 자율과 창의성 개념의 중요성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정보화 사회에서는 자율과 창의성 개념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 문을 연 이 의원은 두 가지 사례를 증거로 제시했다. 그는 먼저 정보화 사회를 이끄는 도시는 깨끗하고 질서정연한 동경이 아니라 아수라장인 뉴욕임을 들었다. 또 하나의 사례로 그는 클린턴의 섹스 스캔들이 미국인과 미국 국민에 미친 긍정적 영향을 우화적으로 설명해 폭소와 함께 공감을 자아냈다. 그는 원초적 자율성과 원초적 창의성이 무엇인지를 묻고 여러분들은 매를 들고 남녀관계를 잘 하라고 족치면 잘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신생아가 창조되려면 원초적 자율성이 전제임을 강조했다. 바로 이 같은 원리를 국민들에게 교육하고 경제 부흥의 원동력으로 삼기 위해 클린턴이 원치 않는(?) 스캔들을 일으켰고 1년 이상 매스컴에 보도되도록 했다는 미국 지식인들 사이의 우스개 소리를 소개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미국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었을 이러한 클린턴의 행위도 과거의 잣대로 보면 본인의 진술대로 `부적절한 관계'라는 점이다. 이 의원은 "우리의 잣대는 보통 과거의 잣대일 수밖에 없는데 미래 예측 없이 과거의 잣대를 갖고 미래를 준비하면 실패한다"며 "특히 미래지향적 특성이 강한 교육부문에서 개혁의 방향이 미래 예측 보다 인기 위주로 흐르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국 수상 토니 블레어의 공약이 첫째 창의성을 위해 외우는 과목은 줄이고 수학과 과학 수업은 확대, 둘째 전자상거래, 전자정부 등 사회 전분야의 정보화 지원, 셋째 국가사회 전체를 교육의 장으로 한다(국민은 죽을 때까지 학생)는 것이었다며 구체적이고 미래지향적 개혁 방향으로 소개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산업사회에서 정보화사회로 눈부시게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데 이에 과거의 잣대로만 대응하고 있어 `경제 IMF' 보다 더 무서운 `교육 IMF'가 초래되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우리 사회 전체가 갈등 구조에 빠져 세계 변화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전문기관들이 예측하는 대로 미래 사회에서의 교육은 초등학교와 유치원 교육 단계에서는 여전히 수월성 교육보다 평등교육과 인성교육이 중시되지만 중등교육 이상 단계에서는 시장경제 체제로 급속히 재편될 것이라는 것이다. 이 의원은 이런 관점에서 자립형 사립고 도입은 때늦은 감이 있고 최근 이를 놓고 과거의 잣대로 이러쿵저러쿵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고 힐난했다. 그는 특히 온라인 교육이 교육의 시장경제 추세를 리드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이와 관련 한 권위 있는 컨설팅 회사는 향후 10년간 미래 산업에서 가장 유망한 분야로 교육과 오락이 혼합한 이러닝(e-learning)을 꼽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호스티스를 만나는 것 보다 더 즐거울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이 출현할 날이 멀지 않다고 내다봤다. 또 그는 미래사회에서의 전문직은 정년퇴직이 아닌 `정능퇴직'이 보편화 될 것이라며 월급의 4분의 1 정도를 자신의 능력을 업그레이드시키는 데 쓰지 않으면 도태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끝으로 이 의원은 `하나의 태양으로 낮은 밝지만 뭇별로 가득한 밤은 어둡다' `풍어 수확의 기쁨을 맛보려면 어장을 보는 혜안이 있어야지 선원들만 족친다고 되느냐' 면서 인재 양성과 미래 예측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세계적인 경쟁체제를 리드하기 위해 한국교총이 한국교육의 방향을 잘 잡아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교육에 오래 종사한 사람일수록 교육정책을 불신한다. 그 이유는 실현성 없는 정책을 남발하고 제시된 정책들이 용두사미 격으로 흐지부지되기 일쑤이며 관리들의 잦은 자리바꿈으로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교육자들의 불신은 국민의정부 들어 증폭되고 고착화되다시피 했다. 지난 7월20일 교육인적자원부는 당연히 실현돼야 할 획기적인 교육여건 개선 방안을 내놓았고 대통령도 실현 의지를 표명했다. 그러나 교육계와 사회 일반의 반응은 `장밋빛 계획'이라며 시큰둥하다. 바로 올해 지난해 발표된 교원증원 계획이 1년도 안돼 공수표로 끝난 데다 또 교육여건 개선 계획에 이어 발표된 교직발전 종합방안이 가지 수만 많지 수석교사제 등 핵심적인 내용이 빠져 사기 진작은커녕 정부 정책에 대해 이젠 더 이상 기대하고 싶지 않은 정서도 작용한 듯 하다. 교원들은 무엇보다 국민의 정부 출현 이후 무리한 교원정년 단축 조치로 인한 초등교원 부족사태와 사기 저하, 잘못 정의된 수요자중심 교육으로 야기된 교실 붕괴, 실업교육 무정책, 내실과 기준 없는 대학원 증설, 한가지만 잘하면 대학 갈 수 있다고 큰소리 쳤어도 여전히 혼란스러운 대학입시 정책 등 산재한 잘못들에 대한 엄밀한 평가와 시정을 요구하고 있다. 더욱이 이번 `7·20 교육여건 개선 계획'은 일견 획기적 내용을 담고 있으나 허술하기 짝이 없다. 정부 계획대로 학생 수 35명 이하의 초·중등학교 교실을 만들려면 2만 3600명의 교사가 당장 있어야 하는데 현재도 초등의 경우 법정 정원에서 1만여 명 이상 부족한 실정임을 감안하면 과연 무리 없이 실현 가능한 정책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억지로 머리 수를 맞추기 위해 파트타임 교사제를 본격 도입하거나 과거에 실패한 초등교원양성소 설치를 추진하고 중등교사 자격 소지자를 단기 연수를 거쳐 초등학교에 배치한 땜질충원 전례를 되풀이하려 한다면 그야말로 교직의 전문성을 경시하는 실로 위험천만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되면 양적으로는 교육여건 개선일지 몰라도 질적으로 교육여건 악화를 초래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각 분야가 초일류와 고도 전문화를 지향하는 시대에 같은 산업기사 자격증이라고 해서 전기기사를 단기간 연수해 토목기사로 양성하고 전문의 면허증 소지자라 해서 산부인과 전문의를 단기간 연수해 내과 전문의로 하고 상벌전문 변호사를 단기 연수 후 국제법 변호사로 활동하도록 하는 식의 정책을 내놓으니 한심하고 안타깝다. 정부는 교직개방이니 파트타임 교사니 하는 편법 동원을 결단코 지양하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교대 편입학생 증원 등을 통해 초등교사를 양성하고 배치하는 정도를 밟아야 한다. 정부가 무너져 내린 공교육을 빠른 시일 내 다시 일으켜 세계 선진국 수준으로 발전시키려는 의지가 진정 확고하다면 교육실정(失政) 사례로 지적되고 있는 정책 사안들에 대한 시정 노력과 함께 수요자 중심교육의 정의부터 바로 세워야 한다. 요즘은 수요자 운운이 경제 용어라며 교육계에서 거부감을 보이자 학습자 중심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 또한 전적으로 합당한 용어인지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 교육의 진정한 수요자는 학습자 개개인이라기보다 국가사회 전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국가사회야 말로 장래에 필요한 인력을 수용할 뿐만 아니라 또 이를 위해 국민들은 세금을 통해 막대한 돈을 교육에 기꺼이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학습자들의 개성과 흥미 그리고 선택을 존중하는 교육을 부정하고자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 장래의 발전모델을 세우고 그 발전모델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노력이 우선돼야 함을 지적하는 것이다. 끝으로 문민정부에서 작성된 교육개혁이라도 이제 와서 시행한다면 그것은 국민의 정부의 정책이다. 십여 년 전부터 강조된 `수요자 중심 교육' 이념이 문민정부 이래의 교육개혁 방향이었다며 전가하기 보다 보다 적절한 이념을 찾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교육의 3주체가 모두 존중되는 `학교 중심 교육'이라는 이념을 새로 설정하고 그 실천 과제로 교육여건의 획기적 개선을 추진하는 동시에 교원을 개혁 대상으로 삼아 결과적으로 공교육을 무력화시킨 정책들을 시정하는 노력을 기울이기 바란다.
흔히 인터넷 홈페이지를 평가할 때 "이 사이트는 죽었네. 이 사이트는 살아있군"이라는 표현을 쓰게 된다. 홈페이지가 살고, 죽을 수 있는 기준(?)은 무엇일까? 우선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가 주기적으로 갱신되고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흔히 제공되는 메뉴인 이 달의 학교 행사 최신 소식이 입학식 안내라면 그 홈페이지를 살았다고 할 수 있을까? 학교 홈페이지라면 주된 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해당 학교의 교사가 수시로 들락거리면서 정보를 올리고, 필요한 정보를 찾고, 의견을 나누고, 놀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 학교 홈페이지를 개발하고 관리하는 모든 역할이 어쩌면 한, 두 명의 교사에게 달려있는 현 실정에서 수시로 이뤄지는 정보의 갱신, 상호 작용 요소가 풍부하게 제공되는 메뉴 개설 및 관리가 손쉬운 일은 물론 아닐 것이다. 그러나 학교 홈페이지가 지니는 교육적 의미를 생각해 볼 때 그냥 방치하거나 시간날 때 한 번씩 들어가서 관리하는 공간이 돼서는 안될 것이다. 학교 홈페이지가 갖는 교육적 의미는 한마디로, 모든 사이버 공간의 역할을 담아낼 수 있는 또 하나의 조그만 교육 현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보의 양이나 교류의 범위는 작을 지 모르지만 아이들이 보호받고 아이들이 나름대로의 규칙과 예의를 지키면서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공간이 바로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이미 사이버공간의 무한성에 노출될 만큼 노출돼 있다. 몸은 학교의 교실과 가정의 방에 있을 지 모르지만 그들은 보호 장치 하나 없는 또 하나의 공간 속에 내버려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처럼 교육 현장이 물리적인 공간뿐 아니라 사이버 공간에까지 확장됐음을 인식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며 아이들이 스스로를 지켜낼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하는 또 하나의 교육 현장이 바로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는 뜻이다. 현재 교사들은 게시판을 통한 아이들의 비교육적인 행태가 고민이라고 설명한다. 욕설과 비방, 그리고 유해 정보의 탑재 등이다. 그렇다고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을 폐쇄하는 것이 최상의 방법일 수는 없다. 그들이 고등학생이라 할지라도 사이버 공간에서의 교육은 처음 초등학교 1학년들을 가르치는 마음으로 세심하게 인내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정보 지킴이 발족, 디지털 학급 신문 경연대회 개최, 설문 조사방 개설 등 적극적인 학교 홈페이지 운영 방안 등을 마련하는 것이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학교 홈페이지로서 반드시 갖추어야 할 설계 지침이나 기준 같은 것은 없다. 다만 학교 홈페이지에 담겨지는 정보가 학교장 인사말, 학교 연혁뿐 아니라 학생들이 1년 동안 만들어내는 학습 결과물을 중심으로 이뤄졌으면 한다. 또한 주간 뉴스, 이 달의 학교 행사 등 학생과 학부모들과의 교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주기적인 정보 게시 메뉴와 아이들이 그들만의 공간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학급 게시판, 또는 모둠 게시판, 채팅방 등을 제공해 주면 어떨까? 그리고 교사의 수업이나 아이들의 학습 활동을 지원해 주는 자료실이 제공된다면 학교 홈페이지가 적어도 우리 학교 학생, 교사 그리고 학부모가 참여하는 공간으로 손색이 없을 듯하다. 또 한가지 학교 홈페이지는 1, 2명의 교사에 의해 정보가 탑재되고 관리돼서는 안된다. 정보의 탑재는 되도록 많은 교사와 학생들에게 권한이 주어져야 하며 정보의 교류는 학생들 스스로 학교홈페이지 '지킴이', '지기'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권한 이양(?)이 돼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있어야만 학교 홈페이지를 살리고 더 중요하게는 우리 아이들이 어쩌면 일상적으로 살아가게 될 또 다른 공간에서 제 역할을 하면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초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초등교사 부족 해결위해 교원정년 65세 환원하자" 한국교총은 시·도교육감들이 "현재의 초등교사 양성체제로는 2003년까지 정부가 추진하는 학급당 35명 선으로 교육여건을 개선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초등교사 양성소' 설치를 최근 교육부에 건의한 것과 관련 22일 이를 강력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총은 이날 논평을 통해 "초등교사 양성소 설치 발상은 교원의 전문성과 교육의 질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며 "교원 부족사태가 초래된 근본 원인은 정부가 교원정년을 무리하게 단축했기 때문이므로 교원정년 환원 조치가 초등교사 부족사태를 해결하는 출발점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총은 "교원정년을 환원하고도 교사가 부족하면 초등교사 양성소와 같은 땜질식 교사 충원보다는 기존의 교대 정원 확대 등과 같은 방법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총은 "교원의 정년단축 논의가 시작된 1998년부터 정년단축 및 명예퇴직으로 초등교원만 2만 8000명이 퇴직했고 그 결과 현재 초등의 경우 교원 법정 정원이 1만 1798명이나 부족한 실정"이라고 지적하고 "시·도교육감들은 초등교사 양성소 설치를 건의하기에 앞서 교원정년 환원을 건의했어야 했다"고 유감을 나타냈다. ▶관련기사 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