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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울산교총은 지난달 25일 울산시교육청과 ‘2015년도 교섭·협의 합의서 조인식’을 가졌다. 합의서에는 △학생사고로 인한 교권침해 방지 △비교과 교사 성과급평정 개선 △교원능력개발평가 개선 △유치원 원감 배치 △플러스원 강사 확충 등 총 54개항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울산교총은 지난해 10월 ‘교원지위향상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시교육청에 교섭을 요구했다. 이후 사전실무협의회를 통해 교섭 절차와 방식에 대해 합의하고 소위원회를 거쳐 최종 합의안을 마련, 조인식을 개최했다.
강원교총(회장 정덕화)과 강원도교육청은 지난달 26일 양측 교섭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2차 본교섭위원회(조인식)를 열고 합의서에 서명했다. 주요 합의 사항은 △전문직교원단체의 활동 보장 △연수제도 개선 △교원 근무부담 경감 △교원 복리후생 증진 △교육과 학교행정 제도 개선 △교권신장 등 총 41개항이다. 이번 교섭 조인식은 지난해 10월 강원교총의 요구에 따라 실무 협의, 교섭 소위원회, 본교섭위원회 등을 거쳐 이뤄졌다.
초록우산 인재양성서비스 ‘아이리더’ 선정 어려운 형편에도 재능…전국대회서 1위도 “양학선 선수처럼 한국체조 빛내고 싶어 올림픽서 금메달 따면 어머니께 드릴 것” “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 따서 엄마랑 형이랑 같이 살 새집을 마련해드리는 게 꿈이에요.” 2일 서울 영남중 체육관에서 만난 변성원(15) 군은 촉망받는 체조 유망주다. 지난해 출전한 4개 대회에서 모두 입상하는 성적도 거뒀다. 2015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단체 은메달, 문화체육관광부 전국체조대회에서 단체 1위에 올랐고 2014년에도 같은 대회에서 각각 단체종합 1위를 차지하며 꾸준히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 기계체조 선수를 꿈꾸는 체육고교생 형을 따라다니며 초등 2학년부터 자연스럽게 운동을 시작하게 됐다는 변 군의 목표는 국가대표가 돼 한국을 빛내는 것이다. 그는 “특히 마루 종목에 자신이 있고 안마, 도마, 평행봉 등 모든 종목을 골고루 연습해 나중에는 양학선 형처럼 자신만의 기술을 갖고 싶다”며 “힘들어도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방학 중에는 오전 10시부터 저녁 8시 반까지, 학기 중에는 방과 후부터 저녁 9시까지 매일 고된 훈련의 연속이지만 변 군은 밝고 명랑한 성격으로 선‧후배 사이에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고 있다. 박준태 코치는 “항상 웃는 얼굴인 성원이는 강한 체력과 끈기를 가진 선수로 슬럼프나 부상이 거의 없다”며 “아직은 성장기이기 때문에 당장의 성적보다는 향후 균형 잡힌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안전하게 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변 군은 타고난 신체조건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해왔다. 서울대동초 체조부에서는 주장으로 활동하며 꾸준히 실력을 쌓았고 영남중 체조부에 체육특기생으로 선발됐다. 출전 대회마다 입상하며 감독과 코치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비정기적으로 통역 일을 하는 중국인 어머니 홀로 두 아들의 운동을 뒷바라지하기에는 경제적 어려움이 컸다. 그랬던 그의 꿈이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을 만난 후 날개를 달았다. 지난해부터 재단의 인재양성지원사업 ‘아이리더’에 선정돼 훈련비, 장비구입비, 대회참가비 등을 지원받게 된 것이다. ‘아이리더’는 차상위계층, 저소득가정 아동 중 학업, 예술, 체육 등 특정 분야에서 소질과 재능을 발휘하며 우수인재로 성장할 잠재력을 가진 학생들을 매년 선발해 경제적인 지원을 해주는 사업이다. 2009년부터 지금까지 재단의 도움을 받은 누적 인원은 282명이다. 변 군은 “밤늦게까지 고생하시는 어머니를 보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마음을 다잡는다”며 “하루 빨리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에 출전해 어머니 목에 금메달을 걸어드리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된 훈련으로 손바닥에 물집도 생기고 간혹 부상이 생길때도 있지만 우리나라 최고의 기계체조 선수가 되겠다는 뚜렷한 꿈이 있기 때문에 참고 견딜 수 있다”며 “올해는 전국소년체육대회 1위, 국가대표 상비군 선발을 목표로 매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양학선 형도 어린 시절 집안 형편이 어려워 후원을 받으며 꿈을 키웠다고 들었어요. 저도 형처럼 피나는 노력으로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훌륭한 사람이 되면 저처럼 어려운 친구들을 도와주며 받은 것을 되돌려주고 싶어요.” ※ 한국교육신문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학업‧예체능 인재들의 꿈을 함께 응원합니다. 후원문의:1588-1940 www.childfund.or.kr
서울혜화초는 2일 오전 특별한 입학식을 가졌다. 마치 영화제 주인공처럼 레드카펫을 밟고 입장하는 1학년 신입생들은 노랗게 맞춰 입은 가운의 화사함만큼 빛나게 웃었다. 첫 만남의 어색함은 사라지고 동심의 순수함으로 금방 친구가 되어버린 아이들은 앞으로 시작될 학교생활에 설레는 표정을 지었다.
교총은 최근 서울시의회가 친일인명사전 강제 구입에 반발하는 교장을 의회에 출석시키겠다고 한 데 대해 "즉각 철회하지 않을 경우 소송 등 총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교총은 4일 입장을 내고 "편향 논란의 친일인명사전을 학교가 관련법에 따라 학운위 심의 등을 거쳐 결정한 부분을 정치권력으로 굴복시키겠다는 행위"라고 비판하며 "학교의 자율성, 교육권을 훼손하고 교육을 정치예속화 하는 시의회의 방침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이런 정당한 요구를 무시하고 시의회가 강제소환, 징계를 강행한다면 뜻을 같이하는 모든 단체와 연대하고 교장 소송비 지원 등 법적 대응을 강력히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서울시의회 김문수 교육위원장은 친일인명사전 구입을 보류·거부한 중·고교 교장 32명(2월 29일 기준)을 의회에 출석시켜 이유를 따져 묻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교육과 학교를 위한 학부모연합(상임대표 김순희)과 자율교육학부모연대(대표 조진형)는 조희연 서울교육감, 김문수 교육위원장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2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는 등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우리 나라 저출산, 고령화의 속도는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어제는 전국의 초중고등학교가 일제히 새학기를 시작하였다. 그런데 입학식을 하지 못한 학교가 전국에서 110곳이 넘었고, 이 가운데 전남 지역은 44개교로 최고를 나타내고 있다. 신입생이 없다보니 학교에는 적막감이 흐른다. 이러한 추세로 간다면 전남의 농촌은 머지 않아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우리 나라 전체적으로 2005년에 생산 가능인구 8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였다. 그러나 통계적인 예측에 의하면 2050년에는 1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만 한다. 이는 결국 생산성과 경쟁력이 낮아져 지속적인 발전은 불가능하게 된다. 따라서 이같은 저출산, 고령화 시대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은 국민의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건강에 대한 투자와 직업능력 개발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과제이다. 지난 과거를 되돌아보면 우리 나라는 강력한 인구 억제 정책을 시행해 왔다. 이미 저출산 사회로 접어든 1984년 이후에도 약 20여년간 인구억제 정책 기조가 그대로 유지되었다. 저출산 극복을 위한 사회국가적 정책과 교육의 실천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서구나 영미의 경험에 비추어 다양한 혼인이나 외국인에 대한 거부감이 적은 나라일수록 출산율이 높았다. 따라서, 연린 사고를 위한 사회적 배려가 필요하다. 저출산 극복을 위하여 교육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교육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우리 나라 학부모들의 교육열과 자녀에 대한 책임감이 높아 사교육비 부담으로 인한 출산 중단이 저출산의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우리 나라 대학 진학률은 82%로 세계 최고 수준인데도 대학의 사회 부합도는 세계 최저 수준이다 보니 입직 연령이 높아지고 이로 인하여 청년 실업, 만혼, 저출산의 악순환이 이뤄지고 있다. 따라 입직 연령을 낮추기 위해 산업과 노동 수요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에 대한 맞춤형 직업교육이 우선되도록 정책을 추진하여야 한다. 이 중심에 대학의 역할이 중요하다. 대학은 진로 취업을 강화하기 위하여 진로취업 교육과정 이수도 병행되어야 한다. 또한, 진로 취업 정보 시스템 운영과 산업현장과의 끊임없는 소통을 통하여 해당 기업의 인재상에 맞는 진로 역량 및 취업지원 업무가 학생들의 피부에 와 닿도록 이뤄져야 할 것이다. 저출산 극복을 위한 교육의 실제로는 구체적으로 직업과 연계될 수 있는 직업 능력 개발 교육을 중심축으로 하는 대학으로 변화가 필요하다. 이는 위해 학생과 학부모들의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이같은 대학교육을 통하여 자신에 맞는 적절한 직업을 가질 수 있고 지속적인 자기 계발을 통하여 지속적으로 자기 성장을 해 나갈 수 있는 지원체제가 필요하다
◆ 파라노만(Paranorman, 2012) *장르 (국가): 애니메이션 (미국) *상영시간: 93분 *등장인물: 노만(주인공), 할머니(유령), 닐(노만의 친구), 아가사(마녀), 노만의 삼촌, 좀비 *추천 등급: 10세 이상 *공식 등급: 12세 이상 *핵심 주제: 자신의 상처를 극복하면 타인의 상처도 어루만질 수 있다. *인성요소: 용기, 우정, 노력 STEP 1. 영화 맛보기 노만은 유령을 보고 그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소년이다. 노만은 거실에서 돌아가신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누고, 등굣길에 온갖 마을의 유령들을 만나 안부를 묻는다. 가족과 학교 친구들은 그를 괴짜 취급한다. 그러던 노만은 마을에서 마녀사냥으로 죽은 마녀가 잠에서 깨어날 것이라는 말을 듣게 된다. 모두를 구할 사람은 바로 자신뿐이라는 것을 깨달은 노만은 유일한 친구 닐과 함께 마녀를 재우기 위한 계획을 세운다. 그러던 중 좀비와 마녀가 깨어나고 마을은 혼란에 빠진다. 하지만 이 모든 일이 자신처럼 유령을 보는 능력을 가진 소녀 아가사가 마녀로 몰려 죽임을 당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된 노만은 그녀를 만나기 위해 길을 나선다. 한편 미움과 증오에 사로잡힌 아가사는 그 누구의 접근도 허락하지 않고 온 세상을 부숴버릴 기세다. 과연 노만은 아가사를 만나 그녀의 억울함을 위로하고 그녀를 영원한 안식으로 인도할 수 있을까? STEP 2. 인상적인 장면 찾기 “다른 사람들도 내가 보는 걸 봐야 해, 나만 보는 건 불공평 하다고, 이렇게 태어나고 싶었던 적 없어.” 연극을 하던 중 환상을 본 노만이 이해할 수 없는 대사를 해서 연극을 망치자, 화가 난 아빠는 망신을 당했다면서 노만을 비난한다. 아무도 자신을 이해해주지 않자, 억울함에 찬 노만이 담담하게 내뱉는 말이다. “사람들은 가끔 무서울 때면 끔찍한 짓을 하기도 해. 너도 너무 무서웠기 때문에 네가 누군지 잊은 거겠지? 나는 네가 마녀라고 생각하지 않아.” 아가사에게 일어난 끔찍한 마녀사냥. 노만은 분노에 찬 아가사에게 조심스럽게 위로의 말을 건넨다. ★한줄 지도 팁 : 약간의 공포는 호기심을 자극하고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으므로 무서워하는 아이가 있으면 곁에서 함께 보면서 가끔 설명도 해주는 것이 좋다. STEP 3. 감상 후 활동하기 [파라노만]의 효과적인 토론주제 1. 나라면 아가사를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2. 정상적이란 것은 무엇인가? - 좀비들을 두려워하는 마을 사람들과 마을 사람들을 무서워하는 좀비들의 상황 3. 아가사는 왜 분노하게 되었는가? [파라노만]의 특성상 저학년은 수업하기 어렵다. 영화수업에서 공포나 무서움을 지도 할 때는 공포와 무서움을 일으켰던 장면을 아이들이 직면하게 해야 이야기를 오해하지 않는다. ※ 더 자세한 영화수업 이야기는 ‘팟캐스트 영화, 교육을 만나다–[파라노만] 편’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노후 대비와 재테크의 첫 출발점은 신혼이다. ‘지금 즐기고 나중에 해야지’하는 마음으로 목돈 마련 시기를 미루면 점점 하기 싫고 힘겹기만 하다. 신혼부터 이어진 소비패턴이나 습관들을 뒤늦게 바꾼다는 것은 재테크 이상으로 힘들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행복한 가정의 조건으로 화목, 경제적 여유, 건강 등을 꼽는다. 이혼 사유 중에서도 성격 차이를 제외하면 경제 문제가 가장 크게 작용한다. 그만큼 가정생활에서 경제적인 부분은 중요하고 큰 비중을 차지한다. 결혼 초에는 부부생활에 있어 사랑의 힘이 크게 작용한다지만 나이가 들수록 경제적인 부분이 받쳐주지 못하면 결국 갈등과 위기를 겪게 된다. 부부교사나 맞벌이 교사라면 신혼 때 경제적 마인드가 잡힌 배우자에게 월급통장을 모아 부부가 한마음으로 재테크를 하는 것이 첫째다. 월급통장을 각자 관리하거나 재테크를 따로 하다 보면 체계적인 절약과 저축이 이루어지지 않아 월급의 대부분을 생활비와 용돈으로 무분별하게 소비하게 된다. 목돈을 모으기는 고사하고 단순히 소득과 지출만 일치시킬 뿐이다. 결혼하자마자 넓은 평수의 아파트에서 생활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아무리 전세라고 하지만 아파트는 빌라나 연립주택에 비해 초기 비용이 많이 든다. 전세금뿐만 아니라 관리비도 생각보다 비싸다. 꿈의 보금자리 마련은 청약통장과 입지 분석을 통해 서서히 준비해 나가고 그 전까지는 평수가 작은 전세로 시작해보자. 필자도 결혼하자마자 10년 정도 15평 규모의 연립주택에서 전세 생활을 했다. 젊은 부부가 알뜰살뜰 검소하게 생활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며 매번 격려를 마다않는 좋은 집주인을 만난 덕분에 10년 동안 처음 전세금 그대로였다. 전세 비용도 적게 들었고 관리비도 거의 없었다. 평수가 적어 겨울철에 난방비도 적었다. 신혼부터 10여년 정도는 목돈 마련을 위해 절약과 저축에 올인 해야 한다. 티끌모아 태산이다. 에너지 절약과 생활 속 절약 노하우를 통해 절약 습관을 들이고 부부교사나 맞벌이라면 소득의 50% 이상 저축해야 한다. 부부교사로서 저축의 날 국무총리표창을 받은 필자도 최근 10년간은 70~80%정도 저축했다. 결혼 초 목돈마련을 위한 예금이나 적금은 1~2년짜리 단기 상품을 권한다. 오래 자금이 묶이면 급하게 해약할 상황이 생길 경우 이자 손실이 크다. 특히 만기 시에 이자와 함께 돈을 찾으며 누리는 성취감은 동기를 유발한다. 저축도 농사와 비슷한 부분이 있다. 절약의 씨를 뿌리고 저축으로 가꿔나가며 이자의 결실을 누릴 때의 뿌듯함과 보람은 농부의 그것 이상이다. 여기서 한 가지 팁은 만기로 목돈을 찾아 기분 낸다고 이자를 다써버리면 단리 투자가 된다. 적금이나 예금을 만기로 찾으면 이자를 반드시 포함해 다음해에 재 예치를 해야만 복리효과가 나타난다. 그리고 예금은 한 번에 큰 액수를 예치하는 것보다 계좌를 쪼개 분산 예치하는 방법을 택하자. 한 개의 계좌를 열 개로 나누어 관리하면 한 개를 중도 해약하더라도 아홉 개의 계좌는 살릴 수 있다. 재테크나 투자수익률에 있어 기간은 상당히 중요하다. 하루라도 먼저 시작한 사람이 앞서갈 수밖에 없다. 젊은 시절 허리띠를 졸라매는 근검, 절약은 칭찬이 따른다. 그러나 나이 든 후의 인색함과 궁핍은 결코 보기 좋은 모습이 아니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니 신혼 때부터 10여 년간만 종자돈 마련을 위해 노력해보자. 조금만 인내하면 풍요와 여유, 나눔과 베풂의 노년이 우리를 반갑게 맞아 줄 것이다.
최근 교육부가 소규모학교 통폐합 학생 수 기준을 크게 강화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부는 읍·면지역 60명 이하, 도시지역 200명 이하인 현행 기준을 세분화해 높인 '적정규모 학교 육성 및 분교장 개편 권고기준(안)을 각 시·도교육청에 통보했다. 이 안에 따르면 통폐합 권고 기준이 면 이하 지역은 현행 기준을 유지하되, 읍 지역은 초등 120명, 중등 180명 이하로, 도시 지역은 초등 240명, 중등 300명 이하로 높아졌다. 이와 같은 교육부의 소규모 학교 통폐합 기준 강화에 대해서 전국교육감협의회, 교원단체 등을 중심으로 적극 반발하고 있다. 특히 소규모 학교가 많은 지역의 교육청에서는 ‘지방교육 황폐화 정책’이라며 성토하고 있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통폐합하여 이제 1면1교 정도만 남았는데 이 보루마저 통폐합하라는 것은 지역사회를 고사시키는 것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물론 교육부에서는 이 권고 기준(안)이 명칭 그대로 권고사항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지만, 일선 학교에서는 강력한 소규모 학교 통폐합 재추진의 단초라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매년 지방교육재정 운영 평가에 학교 통폐합 실적을 평가 지표로 삼고 있는 데 대해서 크게 반발하고 있다. 농어촌 소규모 학교 비중이 높은 도교육청들은 정부가 경제적 효율성에만 치우쳐 소규모학교 통폐합을 사실상 강제한다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정부의 소규모 학교 통폐합 정책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1980년대부터 농산어촌 지역을 중심으로 한 영세 소규모 학교 통폐합을 인센티브라는 당근을 주면서 준강제적으로 추진해 왔다. 겉으로 내세우는 선언적 공표는 적정 규모 학교의 교육 질 개선이지만, 내재된 함의는 예산과 재정 절감 등 경제적 논리가 깔렸음을 부인할 수 없다. 사실 도시 지역 대규모 학교에 비해 농산어촌 지역의 소규모 학교와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질 높은 교육과 교육 서비스 혜택을 받지 못한다. 교육의 지역적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지속적으로 대물림되고 있는 것이 한국 교육의 현실인 것이다. 더구나 올해부터 정부가 보통교부금 교부기준을 ‘학교수’에서 ‘학급수’와 ‘학생수’ 기준으로 변경하여 소규모 학교 교육의 질은 더욱 열악해질 처지에 놓여 있다. 농산어촌 교육은 더욱 황폐화에 처할 우려가 있다. 농산어촌 소규모 학교는 대부분 지역의 중심에 소재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 학교는 단순한 ‘배움터’를 넘어 해당 지역 사회의 정신적・심리적・문화적・역사적 ‘연대의 공감터’이다. 학생들에게는 배움터이자 지역 주민들에게는 집회의 장이고 동문들에게는 추억의 장이다. 학교는 끈끈한 만남과 교감, 소통의 장이다. 지역은 학교를 통해 숨을 쉬고 활력과 기운을 얻는 것이다. 그러한 학교가 사라진다면 학생들은 물론 지역 주민들과 동문들의 상실감이 클 수 밖에 없다. 또 정부 시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귀어농・귀촌 장려 정책에도 역행된다. 소규모 학교가 통폐합되면 자녀를 둔 귀어농・귀촌 학부모들이 학교(병설유치원)에 자녀를 맡기고 편안하게 생업에 종사할 수가 없다. 현재 전국적으로 소규모 학교의 학생, 교직원, 학부모, 지역 주민, 동문 등 교육공동체 구성원들은 ‘통폐합 우려 피로감’이 극심한 상태이다. 매년 반복되는 상부의 통폐합 추진에 대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소규모 학교 통폐합 정책은 지역의 균형 발전, 도농의 상생 성장, 저출산 고령화 대책 등에 정면 배치된다. 교육 복지의 기본 정신에도 위배된다. 교육과 교육정책에는 속도보다 방향이 더 중요하다. 따라서 이제 정부는 ‘소규모 학교 통폐합 정책’을 과감히 철회하고 ‘소규모 학교 살리기 정책’으로 방향을 선회해야 한다. 교육 복지 차원에서 농산어촌의 소규모 학교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고,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근무하고 있는 교직원들의 사기 진작책을 마련해야 하며, 자녀 교육 때문에 노심초사하는 학부모들이 마음 편하게 생업에 종사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줘야 한다. 농산어촌 지역 소규모 학교 살리기 정책 추진에서는 비현실적인 법령과 규정 완화와 행・재정적 지원 확대, 지자체・동문회 등 교육공동체의 후원, 학교의 특화된 교육과정과 프로그램 운영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 농산어촌 지역 소규모 학교 살리기에 즈음하여 성공한 사례로, 충남 지역에서 도입하여 상당한 호응과 효과를 얻고 있는 ‘제한적 선택 학구제’, ‘도시 지역과 농어촌 지역의 공동 학구제’ 등을 긍정적으로 검토해봐야 한다. 제한적 선택 학구제는 교육지원청 관내 학구를 탄력적으로 풀어서 시・읍(도시)에서는 면(농촌)지역으로 입학・전학이 가능하도록 하되, 면 지역에서는 시・읍 지역으로의 취학을 제한하는 기존 학구제 규정을 준수하는 제도이다. 공동 학구제는 인근의 도시 지역과 농산어촌 지역을 공동학구로 묶어서 학부모들이 특화된 교육과정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교를 선택, 취학시키는 제도로 현재 지자체, 학부모, 학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소규모 학교 살리기의 단위학교 사례를 들면, 충남 논산 도산초와 벌곡초는 10여년 전 각각 전교생 30명 정도로 폐교 직전까지 몰렸으나 승마, 검도, 그룹사운드부 등 특화된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 운영으로 현재 각각 100여명으로 증가하였다. 또 공주 마곡초는 과거 전교생이 20여명으로 줄어 폐교 직전까지 몰렸으나 총동문회에서 버스와 운전기사를 지원하고, 충남교육청 행복나눔학교로 지정돼 각종 행・재정적 지원 확충으로 현재 전교생 50여명으로 증원되었다. 청양 수정초는 제한적 선택 학구제 도입으로 2㎞ 거리인 읍내 지역에서 버스로 학생들을 수송하고 다양한 방과후 학교, 돌봄교실 프로그램 구안・운영으로 금산 상곡초는 군청으로부터 아토피 안심학교로 지정받아 매년 수천 만원씩 지원받아 친환경 급식과 생태교육 특성화로 10여년 전 전교생 12명에서 현재 50여명으로 증원되었다. 이들 학교는 특화된 프로그램운영으로 ‘소규모 학교 살리기’를 실천해 ‘작지만 강한 학교’가 되었다. 결국 학생수를 기준으로 한 소규모 학교 통폐합은 능사가 아니다. 따라서 정부는 미래의 주역인 학생들이 지역의 소규모 학교에서 마음껏 공부하고 꿈과 끼를 기를 수 있도록 학생수 기준에 의한 인위적 통폐합보다는 ‘작은 학교 살리기’로 정책을 전환하고 각종 지원을 확충해야 할 것이다. 도시의 과밀학교 해소와 농산어촌의 적정 규모 학생 유지 등 도농 균형 발전책을 강구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학급 편성 학생수 기준을 완화하고 복식 학급을 전면 없애야 한다. 또 소규모 학교에 적합한 특화된 교육과정, 교수학습 프로그램을 구안・적용할 수 있도록 교육 예산 증액, 교육특별지원구역 선정 등으로 교육 격차 해소에 노력해야 한다. 도시의 대규모 학교에 비해 소규모 학교는 일대일 맞춤식 교육, 개별화 교육이 가능하고 인성교육 등에 아주 효과적이다. 학생, 교직원, 학부모, 지역 인사, 동문 등 교육공동체 구성원들이 가족처럼 지내기 때문에 학교폭력, 교권 침해, 학습권 침해 등은 먼 나라 이야기다. 또 사제(師弟) 간에 신뢰와 친화감(rapport)이 매우 돈독하다. 아프리카 속담에 ‘아이 하나를 올바르게 교육시키려면 마을 전체가 나서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소규모 학교 살리기’ 정책 전환도 마찬가지다. ‘소규모 학교 살리기’는 정부와 단위 학교만의 노력으로는 역부족이다. 교육 당국, 학생, 교직원, 학부모, 지역 인사, 동문 등 전 교육공동체 구성원들이 혼연일체가 돼야 한다. 2015학년도 졸업생이 없는 학교 135개교, 2016학년도 입학생이 없는 학교 110개교인 우리나라 교육 현실에서 학생수 기준 학교 통폐합 정책은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 박근혜 정부의 교육정책 기조인 교육 복지와 국민행복교육 구현도 동서남북, 남녀노소가 소외와 차별 없이 함께 가는 행복한 동행에서 출발해야 한다. 소규모 학교 살리기는 국민행복교육으로 오르는 교육 사다리인 것이다. 열악한 여건인 농산어촌의 소규모 학교를 살리고 학교와 지역의 학생, 교직원, 학부모, 지역 주민들의 사기를 앙양한 다양한 배려 정책 구안이 현실적인 정부의 교육정책 방향의 골격이어야 한다. 분명 농산어촌 교육 여건 개선은 소규모 학교 살리기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오늘은 신학기가 시작되는 날이다. 학교마다 힘찬 전진 새 출발을 하게 된다. 날씨가 좀 따뜻하면 새 출발을 하는 선생님들과 학생들의 마음이 한결 가벼워질 텐데 그렇지 못하니 조금 아쉽다. 그렇다고 움츠리면 안 된다. 어깨를 펴고 새롭게 출발을 해야 할 것 같다. 신학기를 맞이함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결심이다. 나름대로 새로운 각오를 해야 무언가를 이루어낼 수 있다. 지금까지의 굳은 사고, 낡은 행실, 악습을 가지고는 새로운 출발을 할 수가 없다. 생각도 새로워져야 하고 행동도 새로워져야 하고 내가 하고 있는 잘못된 습관들도 고쳐나가야 한다. 그래야만 새로운 출발이 될 수 있다. 내가 다짐하는 새로운 결심들을 하나하나 메모해두는 것도 좋다. 비전과 꿈을 이룰 수 있는 것부터 메모해보자. 학습면의 결심, 인성면에서의 결심, 생활면에서도 각오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자신의 결심한 것을 메모해 보자. 이 메모한 것을 하나하나 실천해 나가보면 좋을 것 같다. 실천이 힘이 있으려면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각오, 비전, 꿈을 알리는 게 좋다. 그게 큰 힘이 된다. 중간에 하다가 포기하고 낙심하고 작심삼일이 되면 안 된다. 꿈을 향해, 비전을 향해, 목표를 향해 나름대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노력없이 내가 세운 계획들이 이루어질 수는 없다. 땀이 필요하다. 잠을 줄여야 한다. 유혹도 이겨내야 하고 고난도 참아야 한다. 생각지도 않은 장애물이 나타나도 그 장애물을 가볍게 뛰어넘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자신의 목표점에 자신도 모르게 다가가 있음을 볼 수가 있다. 작은 것부터 결심해보자. 근면, 성실은 선생님이고 학생들에게는 기본이다. 게으르면 뜻을 이룰 수 없다. 정의와 정직이다. 바르게 살아보겠다는 각오가 되어 있으면 잘못 살고 있는 부분을 알게 되고 그 부분을 고쳐나갈 수가 있다. 거짓없이 바르게 사는 것을 내가 머문 곳을 향기나게 한다. 향기로운 세상이 되도록 나부터 노력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실력면이다. 내가 잘못하는 과목을 향해 계획을 세워보는 것도 좋다. 영어를 못하면 영어단어를 하루게 10개, 50개, 100개씩 외워보겠다는 등 구체적으로 내가 할 수 있는 능력의 범위 안에서 계획을 세워 추진해보자. 현실에 안주하면 아무것도 이룰 수가 없다. 편한 것 좋아하고, 노는 것 좋아하고, 자는 것 좋아하고, 먹는 것 좋아하고... 공부와 관계없는 일만 찾아서 하는 학생은 학생이라 할 수 없다. 때를 중요시하고 학생 때는 학생답게 실력을 키우는 일에 우선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신학기 새로운 각오로 힘찬 전진을 해보자.
시심은 동심과상통한다 -윤일주 시집 동화를 읽고- 윤동주의 아우 윤일주 많은 시 독자가 가장 좋아하는 시인을 꼽으라면 윤동주다. 그만큼 우리에게 친숙하고 국민의 사랑을 받는 시인이 윤동주다. 그런데 그의 친동생 윤일주가 시인이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윤동주 사후에 유고시집으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나온 것과 마찬가지로 윤일주도 사후에 시집 '동화'를 남겼다. 윤동주 시에 아우가 등장하는 시가 두 편 있는데, '아우의 인상화'와 '오줌싸개 지도'이다. 아우의 인상화 붉은 이마에 싸늘한 달이 서리여 아우의 얼굴은 슬픈 그림이다 발걸음을 멈추어 살그머니 애된 손을 잡으며 너는 자라 무엇이 되려니 사람이 되지 아우의 설운 진정코 설운 대답이다 슬며시 잡았던 손을 놓고 아우의 얼굴을 다시 들여다본다 싸늘한 달이 붉은 이마에 젖어 아우의 얼굴은 슬픈 그림이다. -윤동주, '아우의 인상화' 전문, 1938. 9. 15. 여기에 나온 동생이 바로 윤일주 초상이다. 윤일주는 1927년 요즘 '연변'이라는 지명으로 우리에게 친근한 만주 북간도 명동에서 태어났다. 윤동주는 해방 직전 일본 감옥에서 옥사했지만, 윤일주는 해방 직후 진학을 위해 서울에 왔다. 1946년 9월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건축공학과에 입학해 1953년 3월 졸업했다. 6.25전쟁때문에 학업이 늦어진 것이다. 그 후 1961년 3월 해군중령으로 예편할 때까지 해군에 복무했다.제대한 후에는 부산대학교, 동국대학교, 성균관대학교에서 건축공학과 교수로 재직하던 중 1985년 간암으로 58세의 삶을 마감했다. 윤일주는 북간도 명동에서 태어났지만 집안이 옮겨가는 바람에 용정에서 중학교를 다녔다. 거기서 우리말로 시를 쓰기 시작했다. 시집 '童畵'(童話가 아니라 童畵인 점에 유의)에는 65편의 시가 실렸는데, 31편이 동시다. 윤동주 시집에도 115편 중에서 동시가 37편인 걸 보면 이 두 형제 시인의 유사성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그만큼 그들의 시엔 유난히 동심이 많이 드러나 있는데, 시심은 동심과 상통하기 때문일 것이다. 시는 심정의 서술만으로는 현대시로 되기 어렵다. 윤일주 시가 심정의 시이면서도 진부한 서정시가 아니라 세련미를 갖추고 있는 것은 언어의 그림, 즉 시각적 이미지의 제시라는 기법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축도(縮圖) 따가운 모랫벌을 모래 투성이 된 개구리 한 마리 톡 톡 톡 뛰어가네 사막(沙漠) -'축도' 전문 위 시에서 마지막 한 행을 이루고 있는 '사막'이라는 단어가 이 소품을 감칠맛 나는 시작품으로 만들고 있다. 그 한 단어로 금세 시의 이미지가 확연히 드러난다. 윤일주는 1955년 문학예술지에 두 차례에 걸쳐 '설조(雪朝)'와 '전야(前夜)'가 추천되어 정식 시인으로 데뷔했다. 그러나 군에 몸을 담고 있을 때까지 종종 이어지던 시 창작이 대학 강단으로 옮긴 후 중단됐다. 그의 시작 기간은 20년 정도 되지만 작품 수는 65편에 불과하다. 그의 시에서 특히 두드러진 내용은 고향과 가족에 관한 회상이다. 작품을 통해 살펴보기로 한다. 들 낡은 맥고모 아래 허어연 수염 바람에 날리며 단을 묶는 할아버지는 진종일 내 반나체(半裸體)의 배경(背景). 곡식을 베고 난 들에 해는 서산에 걸리어 들은 할아버지 손바닥. -'들' 전문 봄 파아란 하늘 밑으로새로 일군 이랑들이 끝없이 끝없이 뻗어나간 밭에서 아버지와 어머니는 진종일 바쁘시다. 아버지는 괭이로 이랑을 지으며 나가면 나가는 대로 어머니는 졸졸 따르며 씨앗을 넣으니 괭잇날에 솟쳐나는 먼 할아버지들의 뼈. 소리 잃은 암탉과 조는 고양이를 데리고 집에 홀로 남은 나는 새파란 하늘에 송이송이 구름처럼 비낀 할아버지들의 뼈를 진종일 바라보는 것이다. -'봄' 전문 망향(望鄕) 푸른 하늘이 멀리 국경을 넘어가고 송이와 송이 서로 부닥치며 휘감겨 눈보래를 일으키던 먼 하늘가, 이제 종달새 울음 넘쳐흐르며 대지의 가슴으로 사래 긴 이랑들 늑골처럼 휘어져 뻗는데 어느 이랑 끝에서 아버지는 또 소를 돌려세우시는가. 하늘, 저 깊은 곳에서 아스라이 들아오는 정다운 메아리, 뒷산 어느 바위에 서서 그리운 아이들이 노래부른다. 진달래를 꺾으며 흥얼거린다. -'망향' 전문 언덕길 여름내 소를 이끈 할아버지와 꼴망태를 맨 손주가 다정스레 오르고 내리던 길. 오늘 손주는 목메어 흐느끼며 상여에 뒤따라 오르고, 하늘 비낀 눈망울을 꿈벅이며 새김질 하며 황소는 풀밭에 저만치 서 있고- -'언덕길' 전문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시 몇 편 전문을 옮겼다. 고향과 가족을 그리워하는 시들이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1947년에 쓰인 '언덕길'에는 할아버지 장례풍경이 나타나 있다. 그의 시엔 소에 대한 내용이 자주 보이는데, 소도 가족의 일원처럼 생각했기 때문이다. '망향'에 보면 대지나 밭고랑까지도 의인화해 표현되었는데,그 시절 우리 생활이 농경과 밀접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외 여러 작품에 고향과 가족을 회상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의 시 중에 기독교에 관한 시가 몇 편 있기도 한데, 윤동주 시에 '팔복'이나 '십자가'처럼 기독교 관련 시가 있는 것을 생각할 때 윤일주의 기독교 시는 시사하는 바 크다. 시골 목사관(牧使館) 시골목사 목사관은 초가 삼간, 처마 밑에 자전거가 비스듬히 놓이고 동지섣달 추운 밤을 눈이 내린다. 교회당의 불을 끄신 다음 목사관의 불을 켜시고 두터운 성경책을 펴신 목사님은 돋보기 알에 그윽한 말씀의 사래 긴 이랑을 더듬으신다. 목사관의 불을 끄시고 목사님은 엎드려 기도 하실 제 지붕엔 흰 눈이 소복소복 쌓이고 눈앞에 삼삼이는 교우의 초막들- 세찬 눈보라와 기도의 대목에서 나직이 울리는 도야지 울음에 뉘우쳐 눈을 뜨며 혀를 차신다. 미처 덮지 못한 우리의 지붕을 생각하고 돌아누우며 눈 속에 파묻혀 떨고 있을 어린 도야지를 근심하여 밤내 잠 이루지 못하시는 목사님. 목사관의 불을 끄신 다음 교회당에 불을 켜시고 목사님은 손수 새벽종을 치실 것이다. -'시골 목사관' 전문 윤일주 시인은 그 심정으로 보아 타고난 시인이다. 게다가 그에게는 타고난 시인이었던 형 윤동주가 있었다. 아버지 뒤를 이어 성균관대 건축공학고 교수로 있는 그의 장남 윤인석의 말대로 "유고집으로 시를 세상에 알리는 게 두 분의 운명"이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이 시집은 시인이 작고한 뒤 그의 장남이 김종길 시인에게 맡긴 것을 시인 서거 20주기에 맞춰 솔 출판사에서 시집으로 편찬한 것이다.
자본이 전 지구를 식민지화 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이기에 전 세계는 전쟁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는 바 인류 보편의 문제는 평화이다. 평화는 단지 전쟁이 없는 상태가 아니다. 다수의 희생위에 소수의 권력과 부를 집중시키는 세상은 평화로운 세상이 아니다. 세상은 날이 갈수록 빈부 격차가 심해지며 우리의 자녀들은 그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모든 사람들이 피부색, 신체적 장애 유무, 지역, 종교, 사상은 물론 인종, 민족, 국가, 문화를 넘어 평등하게 사람의 기본적인 권리를 누리고, 더 나은 삶과 세상에 대한 꿈을 추구하는 자유를 누림으로써, 삶의 기쁨과 신비를 맛보며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평화로운 세상, 공동선이 살아 있는 세상이다. 따라서 교육의 목적은 인류의 평화라고 생각한다. 평화를 위해 역할을 할 사람, 전 분야에 그런 기능인을 길러내는 것이 교육의 목표여야 한다. 우리가 선망하는 판검사는 권력의 시녀도 아니고 힘이 아닌 정의를 추구하는 법관이 되라는 것이다. 의사가 되지 말라는 게 아니다. 돈벌이가 아닌 사람을 고치는 의사가 되라는 것이다. 그렇게 저마다 자신이 지닌 재능으로 자기 분야의 '평화를 만드는 사람(분쟁을 종식시키려 애쓰는 중재자)'이 되는 것이다. 유럽대학협회(EUA)는 자신들이 정한 기준에 따라 ‘국제 대학 순위평가' 보고서를 발표한다. 장점보다는 단점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단다. 이런 평가에서 늘 1~2등 하는 대학이 하버드대다. 그런데 이 대학 학장을 지낸 해리 루이스는 하버드가 소비자본주의의 포로가 돼버렸다고 비판했다. 자신의 책 '혼을 잃은 최고'에서 그는 대학이 이윤 좇는 기업처럼 운영되면 학생은 소비자가 된다고 했다. 소비자인 학생은 브랜드 가치 위주로 대학을 지원하고, 대학은 브랜드 지키기에 연연한다. 그런가 하면 소비자의 창가에 브랜드만 진열되는 것처럼 서보명이 쓴 '대학의 몰락'에서는 돈 안 되는 교양·인문 과정들은 줄이고 기부금 등 돈 등 끌어들이기 경쟁에 골몰한다. 대학은 바르고 의미 있게 사는 법이 아니라 돈 벌고 출세하는 시장주의 기술을 가르치고 패거리를 만드는 곳으로 전락해 가고 있다. 이른바 명문대는 그런 것 잘하는 대학이다. 계급 증명서가 돼버린 명품 브랜드에 홀리듯 사람들은 명문대 브랜드에 줄을 선다. 대학은 계급과 브랜드를 분석하고 해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수호자가 돼 수익과 특권 관리에 매달린다. 대학 순위평가는 이런 대학과 평가기관 배만 불린다. 대학의 이런 타락에 저항한 사람들이 있다. 바로 루이스와 그 동료 교수들이다. 이들은 하버드에서 쫓겨났다. 대신 하버드를 장악한 건 재무장관 출신 신자유주의자 래리 서머스의 ‘워싱턴 사단’이었다.(리처드 브래들리 ) 1970년대 서울에 미성년 창녀 100만이 우글거렸다고 폭언한 서머스는 재무차관 시절 외환위기(아이엠에프 사태) 때 한국을 궁지로 몰아 넣은 경력이 았다. 그를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 자리에 앉힌 버락 오바마의 뜬금없는 한국 교육 예찬에 들뜰 것 없다. 한국은 대학교육마저 영혼 상실의 미국 대학 을 뒤쫓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 법인화도 결국 미국식 신자유주의 명품 만들기로 가자는 방향에 줄 서기를 하고 있다.
일찌기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은 "한 국가의 시민으로서 자기 나라의 되어가는 모습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시민에 대한 최대의 벌은 바로 그 사람보다도 못난 사람에게 정치를 맡기게 된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말은 비록 2천여년 전의 말일지라도 오늘날에도 우리가 기억하여야 할 경귀가 아닌가 생각한다. 무릇 정치란 많이 배운 사람들이나 할 일이 아니냐고 할지 모르지만 고관대작으로부터 필부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들은 모름지기 자기 국가에 대하여 늘 관심을 가져야 하며 만약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바로 자기를 지켜준 조국의 운명이 어찌 될는지도 모른다고 하는 사실을 기억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 민족은 역사 발전과정에서 정신을 잘 못차려 1905년 최악의 비운을 맛보았다. 이에 나라를 찾기 위하여 국민들이 맨손으로 전국 방방곡곡에서 독립을 외치면서 일어선 날이 바로 1919년 3월 1일이다. 우리는 우리 조상들의 독립정신을 기리기 위하여 3ㆍ1절을 국경일로 정하여 기념하고 있다. 그런데 이 독립운동을 위해 헌신한 선조들의 노력과 애국심을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할 3ㆍ1절이 시기적으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학기말 방학을 지내고 학생들은 학급의 개념도 없어지면서 그 누구도 학생들과 연결망을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하여 3ㆍ1절의 정신을 학생들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계기교육의 기회가 없는 현실이다. 필자도 교과목으로 역사를 가르친 기억이 있지만 3ㆍ1절을 전후로 학생들에게 계기교육을 한 기억은 나지 않을 정도이다. 교육청 등 교육당국은 국경일, 기념일 등을 즈음해 훈화 등의 학생 교육이 필요한 경우 학교 자체 계획에 의해 계기교육을 실시하도록 장학지도를 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이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하여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러다 보니 학생 가운데는 “삼점일절(3ㆍ1절)이 무슨 날이에요?”라고 묻는 학생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유독 학기말 방학이 끝나고 새 학기가 시작되는 시점이 맞물린 3ㆍ1절은 계기교육의 사각지대가 되고 있다. 이 시기는 각급 학교가 새학기를 맞아 교육과정 및 학사일정을 준비하는 시기인데다 개학식 직전인 점 등이 불리하게 작용하면서 계기교육을 실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일부 학생들은 3ㆍ1절을 ‘삼점일절’이라고 읽는 웃지 못할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교육과정 속에 독립운동 관련 내용이 사회교과에 속해 있긴 하지만 기념일에 맞춰 교육하는 것이 효과적이기 때문에 3ㆍ1절에 대한 계기교육 방법은 보완해야 할 것 같다.
오늘도 영하권이다. 물러날 듯하면서 물러나지 않는 게 추위다. 조금만 더 참으면 된다. 물러나지 않을 수 없다. 따뜻한 힘에 밀리지 않을 수 없다. 약한 이는 강한 힘에 밀리는 것이 원칙이다. 오늘은 3.1절이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 중의 하나가 독립운동이다. 직접경험이든 간접경험이든 혹독한 시련 속에서 견디어내어 승리를 가져오면 잊을래야 잊을 수가 없다. 우리 선조들의 애국정신은 절대 잊으면 안 된다. 나라사랑하는 마음이 있으니까 생명이 아깝지 않았다. 나보다 나라가 먼저였다. 나라없는 백성은 불쌍하다는 것을 우리 선조들은 알았다. 강자 속에 살아남는 길은 강자보다 더 강한 힘을 기르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 학생들은 매일 학교에서, 집에서, 도서관에서, 학습실에서, 연구실에서 땀흘리며 잠자는 시간까지 반납하며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다. 강한 힘은 어디에서 나오나? 실력에서 나온다. 실력이 있어야 강대국이 될 수 있다. 능력이 키우기 위해서는 밤낮없이 배우고 또 배워야 한다. 과거의 부끄러운 역사를 되돌아보면서 반복되지 않도록 연구하고 또 연구해야 한다. 어느 나라도 엿보지 못하도록 힘을 키워나가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가 자유스런 분위기 속에서 생활하고 학교에서 공부를 할 수 있는 것은 1919년의 독립운동가들의 희생 때문이다. 우리도 나라를 위해, 남을 위해 희생하는 정신, 봉사하는 정신을 길러야 하겠다. 지금 우리는 많은 이의 희생 때문에 평화를 누리고 있다. 나의 희생이 많은 사람들에게 유익을 주는 삶은 평생 보람된 일이다. 지금도 나라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밤낮 추위 속에서도 애국정신을 발휘해 가면서 애쓰는 이들이 있다. 나라를 지키는 국군장병들의 노고도 함께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할 것 중의 하나다. 지금도 우리를 위협하는 이들이 많다. 우리 모두가 하나된 마음으로 나라를 지켜야 하겠다. 분열이 아니라 단합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 마음, 한 뜻으로 지속적인 평화를 유지해 나가도록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3월 1일 10시, 2016학년도 한국방송통신대학교(이하 방송대) 신․편입생 입학식이 전국 13개 지역대학에서 일제히 열렸다. 경기지역대학(학장 이긍희)의 경우에는 6층 다산강당에서 신․편입생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부 입학식, 2부는 오리엔테이션으로 진행되었다. 1부 개회식은 개식사에 이어 국민의례, 교기에 대한 경례, 내빈소개, 학사보고, 입학 허가 선언, 입학생 선서, 학장의 환영사, 내빈 축사, 교가 제창 등의 순서로 이어졌다. 참석한 내빈으로는 이지원 경기지역 학생회장, 장창호 전국총학생회장 등 역대회장과 동문회장이 참석하여 신입생의 입학을 축하하였다. 이긍희 학장은 “2016년 대학생으로 새롭게 도전하는 여러분에게 힘찬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며 “인생 100세 시대에 누구나 자기주도적인 평생학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대학은 여러분들의 목적과 기대에 부응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박인수 경기지역 총동문회장은 “학업 정진에 마음을 단단히 동여매 함께 졸업할 수 있도록 하자”고 말했고 장창호 전국총학생회장은 “방송대를 20년째 재학 중인데 4개 학과를 거쳤다”며 “배움의 열정이 지속되어야 졸업할 수 있으니 학우간 서로 격려하며 도와주어 졸업할 수 있도록 하자”고 말했다. 2부는 총학생회 주관으로 진행되었는데 이지원 총학생회장은 “우리 함께 졸업하자”며 그 방법으로 학교 홈페이지 이용, 스터디 모임, 임원들로부터 도움받기를 제시했다. 정찬명 도서지원팀장의 ‘도서관 이용자 교육’에서 중앙도서관을 이용한 과제물 작성 방법을 설명했다. 이어 총학생회 임원 소개, 학과 회장단 소개, 총학생회 활동 안내, 동아리 소개 등이 있었다. 관광학과 신입생인 필자는 대학 신입생 입학식 주인공으로서 참석이 무려 41년만이었다. 특이한 사항으로는 신입생의 연령이 20대에서부터 60대에 이르고 학과별 선배들이 다수 참석하였으며 내빈의 다수 참석자가 학생회 주요 임원과 동문이라는 것, 교가를 악보를 보면서 처음 불러 보았다는 것 등이다.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학교측에서 나누워 준 교가와 학생회 측에서 나누어준 교가 악보가 다르다는 점이다. 가사는 같지만 조(調)가 다르고 학생회 악보는 오류가 여러 군데 발견 되었다. 악보를 그릴 줄 모르는 사람이 작업하여 그대로 인쇄에 들어가 이런 커다란 오류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것은 반드시 시정되어야 한다고 본다. 방송대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도 발견되었다. 열린대학이라 입학이 쉬운 줄 알았지만 통계 숫자를 보니 올해 경기지역대학 합격자 수가 7,407명인데 등록자수는 5,805명이다. 무려 21.6%에 해당하는 1,602명이 등록을 포기한 것이다. 물론 학생 개인사정이 있었겠지만 원인을 분석하여 학사운영에 대책을 세워야 하리라고 본다. 졸업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방송대가 졸업이 어렵다고는 들었지만 통계숫자로 처음 들었다. 백분위로 말하면 29%만 졸업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100명 중 29명만 졸업하고 71명은 졸업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개인의 학업에 대한 의지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학교로서 대책을 강구해야 하는 것이다. 필자는 방송대의 좋은 점도 보았다. 바로 선배들의 후배 사랑과 SNS 활성화다. 오리엔테이션 때 보았던 선배들의 따뜻한 후배 인도와 사랑은 극진하였다. 홈페이지와 카페 그리고 밴드 활용은 대화와 소통의 매개체로 충분히 활용되고 있었다. 모임 때마다 선배들이 알려주는 학교생활 노하우는 금과옥조가 되고 있다. 선배들이 강조하는 “혼자 가면 빨리 가고 함께 가면 멀리 간다”는 말을 오늘도 되뇌어 본다.
학생들은 호소합니다. 선배는 그저 무섭고, 어렵고, 불편한 존재로 여겨진다고. 만만한 게 후배인지라 괜히 지나가는 후배를 붙잡아 꼬투리 잡고 시비 건다고 합니다. 교내에서만이 아니라 사회에 나가서도, 동문이 아닌데도 말입니다. 상황은 아이돌 가수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서로 누가 선배인가를 따지기 위해 나이를 묻습니다. “그럼 내가 한 살 더 많네, 으흠.” 한 명이 갑자기 무게를 잡고 상대방을 하대합니다. “아, 예.” 상대방은 예의를 갖추고 머리 숙여 깍듯이 인사를 올립니다. “그런데요, 제가 일 년 먼저 데뷔했는데….” 나이로 밀리자 연륜을 따집니다. “어…. 데뷔 선배님이시군요.” 갑자기 관계가 역전되고 곧바로 존댓말이 튀어나옵니다. ‘군기’ 잡는 선배 … 무섭고, 어렵고, 불편한 존재 참으로 웃기는 모습입니다. 아니, 가수가 굳이 따진다면 누가 더 노래를 잘하는가를 따져야지 무슨 나이나 데뷔연도를 따집니까. 그런데도 나이, 학년, 입대, 입사 등 연도를 따지고, 연배를 따지고, 기수를 따집니다. 이 때문에 우습지 않은 상황도 발생합니다. “군기를 잡겠다”며 군기반장을 자처하는 선배가 등장하면서 눈꼴사나운 폭언과 폭행 사고도 발생합니다. 후배들은 선배들의 갑질을 호소합니다. 이건 연예인들만이 아니라 선후배를 따지는 우리 한국사회 전체의 문제입니다. 왜 그럴까요. 선후배를 따지지 않게 하는 법이라도 생겨야 할까요. 이유는 존칭어 구조에 있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서로 연배가 높고 낮음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대화하기가 수월해집니다. 그래서 초현대 문화를 추구하고, 글로벌하게 활동하는 아이돌 가수들마저 선후배를 따지는 관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사람들이 서로 선후배 관계를 맺고, 그에 걸맞은 존칭어를 사용하는 것을 매우 좋게 생각합니다. 존칭어는 매우 자연스러운 언어체계입니다. ‘우리가 남이가’ … 수직적 인간관계의 양면성 가족관계가 더 큰 공동체로 확대해 나가는 과정에서 비록 혈연관계가 아니더라도 서로 형, 아우, 언니, 이모란 호칭을 폭넓게 사용합니다. ‘우리가 남이가’란 말이 있듯이 한국어의 ‘우리’는 단순한 집합체를 뜻하는 ‘We’가 아닙니다. 사회 전체가 하나의 대가족처럼 인식되고 작동하는 것이지요. 이런 현상에는 양면성이 있습니다. 법적 규제 없이도 사회적 위계질서와 공동체의 안정성이 확보되는 유익함이 있습니다. 아마 이 때문에 한국사회가 산업화, 민주화, 정보화란 거대한 사회적 격변기를 거치면서도 무너지지 않고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인간관계가 수직적 관계로 정리되면서 개인의 인권이 저하되는 문제점도 있습니다. 이상한 우월감이 발동되어 후배를 무작정 군림하려는 미성숙한 행동은 정말 큰 문제입니다. 하지만 수천 년 동안 이어져 온 한국의 핵심 문화가 그리 쉽게 바뀌지는 않을 것입니다. 관계구조를 바꾸려고 하는 대신 관계방식을 개선해 나가면 좋겠습니다. 자녀가 부모에게 예를 갖추고 효를 다하는 것은 자녀에 대한 부모의 희생적 보살핌과 하늘 같은 사랑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선후배 관계도 이와 같아야 합니다. 후배가 선배에게 존대하고 예를 갖추기를 원한다면 후배에 대한 선배의 올바른 행실이 먼저입니다. 자고로 선배는 후배를 따뜻하게 배려해 주고 닮고 싶은 모범이 되어야 합니다. ‘선배가 후배들에게 어떤 모범을 보일 것인가.’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할 생활지도의 기본입니다. 그래야 선배가 차가운 눈총을 보내거나 윽박지르지 않아도 후배들이 잘 따를 것입니다. 그래야 선배가 편안하고 믿음직하고 고마운 존재로 다가올 것입니다. 그래야 아름다운 선후배 관계가 순리대로 흐를 것입니다.
작은 학교는 성공적인 학교의 필요조건 나는 학교가 작아지는 것이 위기가 아니라,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한다. 역설적으로 학교가 작아지는 것은 교육적 위기이면서 동시에 기회인 것이다. 대규모 학교는 학생 개개인의 교육적 성장과 경험보다 집단의 교육적 성과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서지오바니, 1994). 그러나 성공적인 소규모 학교에서는 교육주체인 교사, 학부모, 학생들이 비전과 철학의 공유를 통해 학교를 변화시키고,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다(김춘진, 2010). 이러한 맥락에서 ‘작은 학교’가 성공적인 학교를 만들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은 아닐지라도, 성공적인 학교의 필요조건이 될 수 있다(정일환, 2005 ; 사토 마나부, 2000 ; 달링-하몬, 2002 ; 서지오바니, 1994). 외국의 연구(코튼, 2001 ; 달링-하몬, 2002)는 소규모 학교의 효과성을 입증하는 주요한 요소들을 지목하였다. 성공적인 소규모 학교는 고도의 자율성을 지니며, 안정적인 심리적 및 물리적 환경을 조성하며, 자기선택적인 학생집단과 교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성공적인 소규모 학교는 학교계획의 융통성, 자기창조적인 비전과 미션, 투명한 학교운영, 학생에 대한 충분한 이해, 학교 구성원의 합의 형성, 교사의 자기주도적인 전문적 발달, 다양한 수업전략과 평가 등의 특징을 보인다. 최근에 한 소규모 초등학교의 좋은 점을 연구하였는데, 소규모 학교의 성공요소로는 △개별화 수업의 실현을 통한 학력 신장 △초등학생에 대한 심층적 이해와 총체적 생활지도 △친밀성에 기반을 둔 전문공동체 형성이었다. 소규모 학교에 대한 국내외 연구결과에 기초하여, 소규모 학교의 유지와 발전을 위한 정책적 아이디어를 제안하고자 한다. 도농 간 교육격차 해소 위해 반드시 필요 최근에 정부와 교육부는 학교 총량제의 당위성으로 소규모 학교의 학력저하 문제를 지목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당위성은 작은 학교의 실제적인 구성원들이 누구이며, 그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간과하고 있다. 작은 학교의 학부모들과 학생들은 사회문화적으로 다소 불리한 위치에 처해 있다. 따라서 소규모 학교 학생들의 학력저하 현상은 학교의 작은 규모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학부모의 낮은 사회경제적 지위에 일차적인 원인이 있을 수도 있다. 과연 소규모 학교들이 통폐합되어 농어촌 학생들이 대규모 학교로 전학을 간다면, 그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는 향상될 수 있을까? 이러한 이유에서 소규모 학교는 학생들의 학력저하를 유발하는 원인이기보다는, 오히려 학력저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전제조건에 가깝다. 따라서 정부와 교육부는 도농 간 교육격차 해소와 보편적 교육복지를 위하여 현행 소규모 학교 정책을 재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작은 학교’에 필요한 건 발견·개선 위한 평가 농어촌 소규모 학교를 대상으로 한 기관평가는 학생에 대한 심층적 이해와 총체적 생활지도 정도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농어촌 소규모 학교는 대도시의 대규모 학교와는 상이한 방식으로 기능한다. 따라서 농어촌의 소규모 학교를 평가할 때는 대규모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하는 평가방식과 다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즉, 학교 구성원들이 학생들의 삶과 교육을 어느 정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있으며, 어떠한 방식으로 학생들을 돌보는지 가늠해야 한다. 따라서 학생에 대한 심층적 이해와 총체적 생활지도 정도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질적 기관평가를 과감하게 도입해야 할 것이다. 또한 기관평가의 결과는 농어촌 소규모 학교들의 줄 세우기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교육적 여건이 열악한 소규모 학교를 발견하고 개선하는 데 쓰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일부 우수한 소규모 학교를 대상으로 행·재정적 지원을 하는 현행 교육정책은 재고될 필요가 있다. 즉, 농어촌 소규모 학교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학교에 대한 선별적 지원보다는 모든 농어촌 학교의 지원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친밀성에 기반 둔 전문공동체 형성해야 우리나라 소규모 학교 교사들 모두가 친밀성에 기반을 둔 전문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농어촌의 작은 학교에서 교사들 사이에 반목과 갈등이 발생할 경우, 대규모 학교에서보다 더욱 심각한 인간소외가 발생할 것이며, 반목과 불통이 가득한 작은 교육공동체는 거대한 사회보다 못한 학교조직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관리자와 교사들은 작은 학교가 자연스럽게 제공하는 물리적 이점을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즉, 학교 구성원들은 잦은 인간적 교류와 공유된 경험을 바탕으로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고, 갈등과 마찰이 발생할 경우 대화와 협력을 통해 학교의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해야 할 것이다. 결국 작은 학교는 학교 구성원들의 친밀성을 높일 수 있는 전제조건이지만, 작은 학교가 친밀성을 가져오는 것이 아님을 유념해야 한다. [PART VIEW]‘작고 좋은 학교’를 위해서는 교원 인사정책 재정비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농어촌 혹은 원도심의 작은 학교 구성원들이 친밀성을 공유한다고 해서 좋은 학교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작고 좋은 공동체’로서의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는 교사들이 친밀성을 기초로 하여 전문공동체를 형성해야 한다. 전문공동체의 일원인 교사들은 서로의 교수적 장점과 노하우를 공유하며, 작은 학교의 크고 작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집단지성을 발휘할 것이다. 그러나 현행 교원 인사정책과 연수체제는 지속가능한 전문공동체를 형성하고 지원하는 데 있어서 제한적이다. 농어촌 소규모 학교의 교사들은 자발적인 구성원이 아니며, 작은 학교와 교실에 적합한 전문적 지식과 기술을 외부기관이나 타자로부터 체계적으로 학습하기가 어렵다. 만일 작은 학교에서 근무하던 교사들이 다른 지역의 학교로 떠나고, 그들이 구축한 전문적 지식과 노하우가 새롭게 충원되는 교사들에게 공유되지 못한다면, 작고 좋은 공동체로서의 학교는 한시적으로 존재하다가 사라지게 될 것이다. 따라서 정부와 지역교육청은 지속가능한 작고 좋은 학교를 만들기 위하여 기존 교원 인사정책과 교사지원 연수프로그램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우리 지역에는 ‘공동학구제’라는 제도가 있다. 도시 인근의 소규모 학교에서 시내 학생들의 유치를 허용하는 일종의 ‘학교선택제’이다. 이 제도는 여러 측면에서 학교문화의 변화를 가져왔다. 소규모 농어촌 학교를 선호하는 학부모는 학교의 특색, 학생을 위한 프로그램 등을 먼저 살펴본 후, 입학 혹은 전학을 결정한다. 당연히 학교는 학부모와 학생의 요구와 기대를 고민하게 되었고, 학교마다 특색 있는 강점 영역의 교육과정을 찾기 위해 노력하게 되었다. 몸에 맞는 교육과정을 찾아내는 과정은 합의와 평가가 필수적이다 학교 교육과정은 학교마다 여건과 특성을 반영해야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과연 그 교육과정이 교육공동체의 비전과 목표를 담고 있는지, 학교 구성원은 이를 인식·이해하고 있는지, 교육수요자의 요구와 기대가 반영된 계획인지 등에 대한 합의와 평가가 필요하다. 물론 ‘100人 100色’의 교육공동체가 모두 행복한 교육과정을 만들어가는 일은 획일적인 관점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 그러나 우리 학교가 ‘몸에 맞는 교육과정’을 찾기 위해 노력해온 고민의 흔적을 통해 교육과정이 갖는 일반적인 기본 틀에 대한 개념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 학교는 충남의 전형적인 농어촌(농촌과 어촌이 공존)지역에 위치한 전교생 50여 명의 작은 학교이다. 학부모들은 대규모 축산, 특수 어업, 특용 농업으로 비교적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환경을 가지고 있다. 특히 면내에 위치한 3개 학교(초등학교 2, 중학교 1)가 모두 공모 교장으로 ‘새로운 교육문화로의 변화’에 긍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지역적 여건과 특성, 교육공동체의 요구와 기대를 [표-1]과 같은 교육중점과 지향점에 담아 ‘몸에 맞는 교육과정’을 완성했다. 우리 학교에 맞는 교육과정을 찾아가기 위해 노력해온 고민을 몇 가지로 정리해 본다. ● 교육과정에는 핵심 가치와 주제를 담아냈다. 크게 두 가지 핵심적인 특징을 가진 교육과정을 준비했다. 하나는 학생 역량 강화 교육과정이다. ‘DeSeCo 프로젝트’, 2015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인간상, 미래핵심역량을 갖춘 인재로 키워내기 위해 인성영역인 ‘바른 인성’과 개인 특성인 ‘창의성’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마련했다. 특히 기르고자 하는 학생상과 역량을 학생 눈높이에 맞춘 ‘같이랑(삽살개)’과 ‘따로랑(팔색조)’을 마스코트로 제시함으로써 성과를 거두고 있다. 다른 하나는 학년단위로 교육중점을 특화한 ‘6년이 전체로 연계되도록 배열한 교육과정’이다. 교육과정의 설계 단위를 1년이 아닌 6년으로 설정하는 것은 학교가 추구하는 교육중점을 6년 동안 지속해서 연계시키기 위함이다. 예를 들어 2학년과 5학년의 교육중점은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기’이다([표-2] 참조). 2학년 때는 관내 특수학교와 결연을 통해 1년간 통합학습으로 나눔의 마음을 갖고, 5학년이 되면 독거노인 결연, 사회복지시설 봉사활동으로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경험이 이루어지는 식이다. [PART VIEW]● 집단지성을 통해 교육과정의 체계, 가치, 내용을 명확히 했다. 총 4개의 섹션에 교육과정의 목표, 학습 내용, 학습 계획, 평가와 반성을 담았다. 1장에서는 ‘왜 가르치고 배우는가?’에 대한 주제로 학교가 추구하는 비전과 목표, 학생상을 명확하게 정립함으로써 교육공동체와 학교가 추구하는 지향점을 제시했다. 2장은 ‘무엇을 가르치고 배우는가?’이다. 교과와 창의적체험활동, 방과후학교를 중심으로 학습 내용이 학생에게 어떤 경험이 되도록 할 것인지를 고민했다. 3장은 ‘어떻게 가르치고 배우는가?’로 교사들 스스로 교사학습공동체로서 자신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주제중심교육과정의 재구성을 통해 배움중심학습이 이루어지도록 학습 내용을 계획했다. 4장은 ‘제대로 가르치고 배우는가?’라는 교육과정에 대한 평가와 반성이다. 학생에 대한 평가와 교육과정 평가를 통해 학생의 성장을 담은 평가, 교육공동체의 요구를 반영한 교육과정이 되도록 하였다. ● ‘채움’보다는 ‘비움’을 먼저 생각했다. 교육과정은 변화하고 발전하는 학교가 되기 위한 설계도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많은 학교가 SWOT 분석이나, 캔버스 분석 등을 통해 학교 상황을 파악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교육정책이나 학교가 가진 계획에 대한 관점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완벽함은 더 이상 보탤 것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더 이상 뺄 것이 없는 상태이다. 해가 바뀔 때마다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고민 중 하나가 새롭게 추진되는 정책을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이다. 그러나 이 고민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은 기존의 정책이나 과제?사업을 검토하여 과감하게 없애는 일이다. ‘빈틈을 만들어야 새롭고 의미 있는 일이 들어갈 자리가 생긴다’는 단순한 진리를 잊지 말자. ● 평가와 반성, 설계의 시간이 확보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정하고 그것을 지켜내는 실천적 결단력이 필요하다. 교육과정을 수립했다면, 3월부터 바로 실천해야 한다. 그것은 원칙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학교에서는 3월이 되어서도 학급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있으며, 학교 교육과정조차 마무리 짓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현상은 학교의 1년 설계가 부실하기 때문에 나타난다. 따라서 학기를 마치면 다음 학기 혹은 학년을 준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방학 기간은 다음 학기와 학년을 준비하는 매우 소중한 시간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3월과 9월 학기가 시작된 이후에도 ‘교육과정을 붙잡고 다듬는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세우고, 이를 실천하는 결단이 지켜지기를 바란다. 이 학교에 부임한 이후, 첫 번째 졸업식을 준비하고 치러냈다. 일 년 동안 학교가 추구해온 교육과정이 학생을 얼마나 성장하게 해 주었을지 궁금하다. 그러나 학교 교육은 콩나물시루에 물 주기처럼 흐르는 물에서도 학생 스스로 ‘자신의 성장에 필요한 만큼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학교가 주는 것이 아니라 학생 스스로 가져가는 것이 ‘성장’인 셈이다. ‘100人 100色’의 학생들이 자신에게 맞는 영양분을 가져갈 수 있도록, 오늘도 서로 머리를 맞대고 내년의 차림표를 풍성하게 준비하고 있다.
포퓰리즘은 시대가 불안정하고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 기회주의적 정치인과 근시안적 대중의 만남에서 나온다. 이런 포퓰리즘은 20세기 초 남미에서 정치적 편의주의, 기회주의로 발전하였다. 남미 정치인들은 정치권력을 위해 ‘무책임한 경제정책’을 남발했다. 무책임한 경제정책은 국내 수요 확대를 위해 임금을 인상하고, 정부 지출을 늘리고, 국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고관세와 환율 고평가를 선택하고, 가격을 통제하고 기간산업을 국유화하고, 사회복지를 확대하고, 민족주의를 표방한다. 한마디로 말하면 경제에 대하여 정부가 강한 개입 정책을 실시한다. 경제적 포퓰리즘에 의해 결과적으로 정부 부문의 비대화, 탈세를 포함한 부패의 만연, 재정적자의 증대, 대외 채무 증가, 해외자본 의존이 심화된다. 이런 결과를 초래한 남미의 대표적인 포퓰리즘이 바로 페론주의이다. 페론주의는 결국 경제 위기를 초래하여 아르헨티나를 파탄으로 몰고 갔다. 일반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되는 복지 포퓰리즘 비용 무엇보다도 위험한 포퓰리즘은 복지 포퓰리즘이다. 복지 포퓰리즘은 모든 국민의 복지를 향상하겠다며 무분별하게 복지를 제공하는 것이다. 교육, 의료, 주택과 같이 국민의 일상생활과 관련된 부문에 예산 확보도 없이 행해지는 보편적 복지는 국가 재정을 위태롭게 한다. 모든 부문에서 수혜자 부담의 원칙을 무시하고 선심성 정책을 쏟아내면 국가의 부채가 늘어나 장기적으로 국가 경제가 위태롭게 된다. 이런 포퓰리즘은 장기적인 전망보다는 단기적 전망에 기초하고, 넓은 공익보다는 특정 집단의 이익에 봉사한다. 게다가 포퓰리즘이 초래하는 모든 비용은 정치인이 아니라 일반 국민이 세금으로 충당한다. 직선 교육감의 과도한 복지정책이 몰고 온 참극, ‘교육재정 고갈’ 장기적인 안목에서 볼 때 포퓰리즘의 폐해가 가장 심각한 곳은 교육계다. 교육계는 선거 때마다 강화되는 ‘무상 시리즈’로 몸살을 앓고 있다. 교육계의 포퓰리즘은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첫째로 사교육비 감소를 내건 교육 포퓰리즘이다. 대부분의 정권에서 공통적으로 ‘사교육 경감 및 공교육 정상화 대책’을 내세우면서 각종 정책을 발표한다. 특히 교육부는 ‘수능 문제가 어려워지면 사교육이 늘어난다’며 쉬운 수능을 위해서는 비교육적인 대책이나 하향평준화 정책도 가리지 않는다. 수능 문제를 EBS 교재와 연계시키거나 수학 교재 문항이나 영어 교재 어휘를 줄인다. 수능에서 영어를 쉽게 출제하고 절대평가 방식으로 변경한다. 학습량을 줄여서 사교육을 억제하겠다는 정책은 전형적인 교육 포퓰리즘이다. 이런 정책은 수능을 쉽게 출제하여 하향평준화를 도모하는 정책이다. [PART VIEW]둘째로 교육에서 평등과 평준화를 표방하는 것도 교육 포퓰리즘이다. 교육은 경쟁과 수월성을 피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등과 평준화를 목적으로 설정하면 교육은 생기를 잃고 병든다. 교육평등과 평준화를 앞세운 교육 포퓰리즘은 교육감 선거에서 극에 달한다. 이러한 이념을 표방하는 후보들은 선거 때마다 학생인권조례안, 외고·자율고 규제, 고교평준화 확대를 내세운다. 학생인권조례를 통해 두발·복장자유 보장, 체벌금지, 강제 야간자율학습 금지를 도모한다. 고교평준화를 확대하여 학생 수준에 맞는 교육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한다. 수월성 교육이나 수준에 맞는 교육을 위해 필요한 외고·자사고를 규제하고 혁신학교를 확대한다. 교육청이 교육현장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내린 초·중·고등학교의 ‘전면 체벌금지’는 교실 붕괴의 가장 큰 원인 가운데 하나였다. 이것도 교육 포퓰리즘에서 나온 것이다. 학생인권조례는 교사의 폭행만 문제로 인식할 뿐 교사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폭력은 문제 삼지 않는다. 최근에 교권침해사례가 급격하게 증가하여도 이를 바로잡으려는 정치권의 노력은 없다. 학생의 언어폭력이나 물리적 폭력으로부터 교사를 보호할 대책 없는 ‘학생인권조례’는 궁극적으로 학교 교육이 멍들어 대다수 학생에게 피해가 가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인권조례가 유지되고 확산되는 이유는 선거나 정책에서 교사보다 학생·학부모의 영향력이 강하기 때문이다. 다수의 학생과 학부모가 문제 삼으면 정치권에서 반응하지만, 상대적으로 소수인 교사가 교권침해를 문제 삼으면 정치인과 정부는 무관심하다. 특히 선거철에는 더 그렇다. 셋째는 무상교육, 복지와 관련된 교육 포퓰리즘 정책이다. 교육에서 보편적 복지를 표방하여 무상보육 확대·무상급식·반값등록금을 실시한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 심각한 문제로 등장한 ‘보육 대란’도 선거 포퓰리즘의 결과이다. 무상보육은 2009년 경기도교육감 보궐선거에서 촉발된 무상급식 논쟁의 연장선에 있다. 선거철마다 무상으로 무엇을 주겠다는 공약이 난무한다. 당선된 뒤에는 구체적인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공약을 무리하게 실행하여 많은 문제가 나타나 교육에 주름이 생긴다. 무상급식에 이어 지난번 대통령 선거 때 대학 반값등록금과 누리과정이 공약으로 채택되었다. 문제가 많은 공약임에도 불구하고 여야 차이가 없었다. 무상급식과 무상보육, 대학 반값등록금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보편교육을 위해 정부가 그것을 당연히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무상급식과 무상보육, 반값등록금이 초래할 수 있는 문제점과 교육재정을 치밀하게 검토하지 않은 정부와 직선 교육감의 과도한 복지정책이 몰고 온 참극이 바로 교육재정 고갈이다. 무상급식과 같은 보편적 복지 예산의 확대로 교육재정이 고갈되어 교육환경개선 비용이나 교원연수비와 같이 교사의 교육 역량을 높이기 위한 예산은 사라졌다. 중·고등학교 교실에서 원어민교사도 사라진다. 뿐만 아니라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사용해야 할 예산도 전면적 무상급식에 쏟아 붓는다. 급식과 같은 부차적인 문제로 교육의 본질과 관련된 부분이 침식되고 있는 것이다. 연초에는 3?5세 아동의 무상보육?교육 프로그램인 누리과정 예산을 누가 부담할 것인가를 놓고 중앙정부·교육청·자치단체·지방의회 사이에 반목이 일어났다. 서로 예산을 편성하지 않아 교사 월급도 주지 못하고, 아이들 간식과 난방까지 걱정하는 상황이 도래하였다. 교육감들은 누리과정이 중앙정부의 몫이라고 생각하여 예산 편성을 하지 않고, 시의회는 예산을 배정하지 않았으며, 중앙정부는 교부금을 지급한다는 이유로 예산을 지원하지 않는다. 포퓰리즘적 교육정책이 유치원이나 초·중·고등학교의 문제만은 아니다. 대학 역시 반값등록금 시행에 따라 등록금 인상이 어렵게 되어 예산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노후된 시설을 개선하지 못할 뿐 아니라 강의가 대형화되고, 도서관 예산도 축소되어 교육 여건이 점점 악화되고 있다. 나아가 선진국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우리나라 대학진학률을 더욱 높이는 부정적인 결과도 가져왔다. 반값등록금으로 자신의 진로와 관련하여 심각한 고민 없이 대학에 진학하여 시간을 낭비하는 학생도 많다. 구체적이고 뚜렷한 목적 없이 대학에 진학하면 학업에 열정이 없어 시간과 돈만 낭비한다. 그 결과 대졸자만 양산하여 국가의 노동 인력 분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유권자가 표를 던지지 않으면 포퓰리즘은 폐기된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는 국회의원 선거와 내년에는 대통령 선거가 있어 교육 관련 포퓰리즘은 더 확산될 것이다. 포퓰리즘 때문에 민주주의를 버릴 수가 없다면 포퓰리즘의 폐해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방법을 논의하고 활성화해야 한다. 우선 검토해야 하는 것은 지속 가능한 최소한의 복지이다. 경제적 능력이 없거나 낮은 사람을 위해 복지는 필수적이다. 복지의 필요성을 인정하더라도 그것은 최소한으로 그쳐야 한다. 따라서 ‘보편적 복지’가 아닌 ‘선택적 복지’를 해야 한다. 그리고 복지 실행을 위한 원칙을 세워야 한다. 복지는 돈이다. 돈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복지는 지속가능하지 않다. 복지 공약에 앞서 우선 예산 확보 방법부터 명시해야 한다. 누리과정의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주체를 분명하게 해야 한다. 물론 예산 부담의 주체는 다수의 국민이지만 예산 확보의 주체가 분명하지 않으면 지금과 같은 혼란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선거철에 포퓰리즘 정책이 발을 못 붙이게 할 수 있는, 정치권과 시민의 성숙한 의식이다. 우리가 그동안 포퓰리즘 정책이 초래한 부작용을 잘 인식하여 교훈을 얻는다면 포퓰리즘은 잦아들 것이다. 민주주의는 경험을 통한 시민교육의 기능도 가지고 있다. 발전하는 사회는 그 사회의 건강을 좀먹는 사상과 이념, 그런 사상에 물든 사람들의 의식을 바꾼다. 우리가 보편적 복지, 무상 혜택과 같은 ‘실현 가능성과 지속가능성이 불투명한 장밋빛 정책’에 표를 던지지만 않는다면 자연스럽게 ‘포퓰리즘’이라는 말은 폐기될 것이다. 포퓰리즘을 약화시킬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가운데 하나는 교육이다. 학교에서 장차 시민이 될 학생들의 비판적 판단력을 높이고 건강한 정치의식과 자기 책임의 원칙을 키워주는 것도 장기적인 ‘포퓰리즘’ 예방책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모두 우선 교육 부분의 포퓰리즘을 경계해야 한다.
‘교단의 꿈’을 붙들고 고통의 먼 길을 걷고 또 걸어 교단에 첫발을 뗀 새내기 교사의 설렘 앞에는 늘 걱정과 불안감도 함께 던져진다. 나름대로 공부에는 도가 튼 그들이지만, 막상 교단에서 소위 ‘간’을 보는 학생들과 마주하게 되면 어떻게 가르치고 지도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선배교사에게도 쉽사리 털어놓을 수 없는 마음의 상처들…. 감정을 추스르며 까칠한 학생과 얘기도 나눠보지만 상처 회복은 커녕 서로의 이질감만 명확히 확인할 뿐이다. ‘갈 때까지 따져보자’는 학부모에 눈물짓는 신규교사들 게다가 담임교사를 찾아온 학부모는 더욱 전투적이다. 학생지도에 작은 도움이라도 얻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어렵사리 자리를 마련한 학부모상담에서는 학부모의 일방적인 공격이 쏟아진다. “그게 아니고요, 어머님….” 사실을 설명해보려고 애쓸수록 상황은 꼬여만 간다. 학부모가 떠난 자리에 억울함이 몰아치고 급기야 눈물이 흐른다. 2년 전, 교직 경력 26년 만에 난생처음 맞이한 세 명의 신규교사 중 3월 한 달 동안 울지 않은 이는 없었다. “문제학생의 학부모보다 차라리 문제학생이 더 나아요”라는 신규교사의 절망과 눈물은 두 해를 넘겨 지난 12월까지도 이어졌다. 하지만 이 절망은 동년배의 학부모를 대하는 경력교사들에게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해하려 들지 않고 ‘갈 데까지 따져보세’로 일관하는 학부모와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이 어찌 쉽겠는가? 학부모의 불편한 심정 먼저 헤아리자 내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 때, 담임교사의 상담 요청을 받았다. 어색한 인사를 나눈 담임교사의 첫 마디는 “어머님, ○○이 때문에 힘들어 죽겠어요”였다. “교실 바닥에 떨어져 있는 물건은 죄다 ○○이 것이고요, 늘 준비물도 제대로 챙겨오지 않아요.” 이어지는 담임교사의 말에 나는 연신 “그러셨군요”와 “죄송합니다”만 되뇌고 돌아섰다. 하지만 내 마음 깊은 곳에선 ‘화’가 일었다. 이제 초등학교 2학년인데 교실 바닥에 물건 떨어뜨리는 것, 준비물 좀 안 챙겨오는 정도로도 힘들어 죽겠다고 말하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더 야속하고 속상했던 것은 상담 내내 아이에 대한 단 한마디의 칭찬도 없었다는 것이었다. 학부모에게 ‘상담 좀 하시죠’라는 한 마디는 정말로 ‘심쿵’하는 소리임을, 교사의 상담 요청을 받고 학교로 오는 그 길이 얼마나 길고 어려운 길인지를 헤아려야 한다. 옥수수 알 같은 허물 속에 단 한마디만이라도 소소한 칭찬이 있었더라면 내 아이가 대학생이 된 지금까지도 마음 깊은 곳에 서운한 기억으로 남아있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학부모에게 전화할 땐 늘 이렇게 첫마디를 연다. “어머님, 제가 전화 드려서 놀라셨죠? 저도 제 아이 담임선생님한테 전화 오면 심장이 멎어요.” 상대방의 기분을 읽어주는 것, 그리고 공감해주는 것, 그것처럼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는 것은 없다. 간혹 아이들에게 이런 질문을 받는다. “샘! 나쁜 소식과 좋은 소식 중 어느 것을 먼저 들으실래요?” 난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좋은 소식을 먼저 듣겠노라고 답한다. 그래야 나쁜 소식에 스크래치가 나지 않은 채 그 기쁨을 만끽할 수 있다. 그리고 좋은 기분으로 아이들의 허물을 듣고도 용서하고 이해해줄 내 맘속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다. 논리적 상황 설명보다는 ‘두려움’에 공감을 “어머님, ○○이가 또 대형사고를 쳤어요. 늘 이러니 커서 뭐가 될는지 걱정입니다.”, “많은 선생님께서도 ○○이 때문에 수업이 힘들다고 하시고 반 아이들도 무척 힘들어해요.” ‘대형, 늘, 이러니, 많은’ 등 무의식중에 표현되는 감정적이고 주관적인 말들은 학부모와의 관계를 악화시킨다. 따라서 학부모에게 사안을 설명할 때에는 사진기처럼 사실만 나열해야 한다. 또한 잘못된 상황인식으로 화를 내는 학부모에게 ‘논리적인 상황 설명’을 시도하는 것은 오히려 학부모의 화를 증폭시키기 쉽다. 학부모가 학교로 찾아올 때는 ‘상황 이해’를 위해 오는 것이 아니라 ‘학교나 교사에 대한 서운함이나 잘못’을 따지기 위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부모가 오해하고 있는 상황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대신에 “그렇게 생각하셨으니 얼마나 속이 상하셨어요”라고 말해보자. 화난 학부모의 의식 깊은 곳에는 두려움이나 공포가 자리하는 경우가 많다. 그 두려움을 읽어내어 공감을 표현하고, 낮고 차분한 음성으로 대화하는 것이 좋다. [PART VIEW]4년 전, 학교폭력사건으로 상담을 오신 학부모가 “대체 우리 얘가 뭘 그리 잘못했냐”고 따진 적이 있었다. “뭐, 그리 대단한 잘못을 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아이가 화가 나서 어머니한테 하듯이 제게 했을 뿐입니다.” 이 한마디에 부모님의 입에서는 한숨이, 눈가엔 눈물이 핑 돌았다. 부모도 사춘기 아이를 기르는 것이 힘에 겹다. 부모의 화는 상황에 대한 것이지 교사를 향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화에 낚이지 말자. 대화 내용을 메모하는 것은 교사와 학부모 모두에게 감정의 격앙을 막는 효과적인 장치가 된다. 그리고 더 이상 대화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정중히 양해를 구하고 잠시 자리를 벗어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갈등 그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갈등을 형편없이 다룰 때가 문제이다. 어떤 상황이든 궁극적 목표는 ‘학생의 성장’임을 분명히 하자! 얼마 전, 8명의 남학생이 그 무리의 한 남학생을 오랫동안 괴롭힌 사안이 발생했다. 조용히 나와 관계가 좋은 활발한 아이를 불러 학생들의 일기검사를 하다가 상황을 알게 되었고 이것이 사실인지, 그리고 내가 모르는 상황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고 말문을 열었다. 또한 다른 아이들도 차례로 불러서 상담할 것이며, 해당 부모님도 직접 만나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이 모든 것의 궁극적인 목표는 너희가 예전보다 훨씬 더 사이좋게 잘 지내도록 돕는 것임을 명확히 해두었다. 상황파악이 끝난 후 피해학생을 불렀다. 학생은 이미 눈치를 채고 상황을 축소하려 들었다. 나는 그 학생에게 “지금 가장 힘든 것이 무엇이니?”, “누가 가장 네게 힘이 되니?”, “내가 어떻게 널 도와줬으면 좋겠니?”라는 질문으로 나의 궁극적 목표를 끊임없이 인지시켰다. 학생상담이 끝난 후 피해학생 부모님에게 전화를 드렸다. 학부모의 놀란 마음을 읽은 뒤, 아이의 학교생활에 대한 소식과 칭찬을 전하면서 요즘 집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뭐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는지 물었다. 그리고 난 뒤 아이가 상처를 회복하고 다시 친구들과 더욱 친해질 수 있도록 어른들이 함께 도와보자고 말씀드렸다. 피해학생 학부모와 상담 날짜를 잡은 뒤 가해학생 학부모들과도 연락을 취했다. 두 달에 걸쳐서 피해학생의 책가방을 쓰레기통에 넣기 5차례, 동의 없이 학용품 가져다 쓰고 돌려주지 않기 8차례, 때리고 도망가기 13차례, 여러 친구 앞에서 ‘관종’이라고 놀리기 18차례, 운동화 숨겨놓기 3차례 등이 발생했으며 그로 인해 상대 아이가 학교 오기를 두려워하고 두통과 복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설명해 드렸다. 이 모든 부적절한 행위가 ○○이가 겪는 ‘성장통’이니 이를 지혜롭게 잘 헤쳐나갈 수 있도록 교사와 학부모가 머리를 모아보자고 말씀드렸다. 학부모는 ‘아이’의 전문가이다. 함께 고민하자 앞으로 진행될 과정과 절차에 대해서 관련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에게도 상세하게 설명해야 한다. 하지만 전례를 들면서 조치결과를 예단하여 안내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피해야 한다. 어떤 조치가 나올지 불안해 하는 학부모에게 ‘학교는 법원이 아니기에 벌을 주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다만 아이가 성장통을 잘 극복하고 한 뼘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격려해주는 곳’임을 인지시켜 드리는 것이 좋다. 교내봉사나 사회봉사, 특별교육에 대한 안내와 더불어 이 아이에게 어떤 활동이 재발방지에 더 효과적일지 해당 학부모에게 자문을 구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아이에 대해서는 부모가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특별교육 하루 만에 뛰쳐나온 학생과 부모에게 특별교육기관의 다양한 특성에 대해 안내한 후 함께 교육기관을 고르게 하여 특별교육이수를 돕고, 공개사과를 거부하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스스로 역제안을 하도록 기회를 주니 생활지도부실에서 생활지도부장과 담임, 피해학생의 절친들이 보는 앞에서 공개사과를 하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피해학생의 교실에서 그것도 전체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공개사과를 함으로써 학폭사안을 모르던 학생에게까지 자식의 부끄러운 행위가 밝혀지는 것이 싫은 그 마음을 읽어주고 수용해주자. 해결의 답은 하나가 아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것을 명심하자! 학폭사안으로 전학조치를 받고 재심 끝에 전학을 간 학부모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가 새 학교에서 잘 적응은 하고 있는지, 친구는 사귀었는지, 새 담임은 어떤지를 물었다. 언제라도 도움이 필요하면 연락주십사, 꼭 돕겠다고 말했다. 전학 간 학교에서 담임이 색안경을 끼고 아이를 대하면 어쩌나 불안해 하는 학부모에게는 편지를 써서 해당 학교 선생님께 전달해 주십사 청하였다. 아이의 이전 학교생활 및 가정상황에 대한 정보와 함께 구체적 사례를 들어가며 아이의 장점에 관해 서술한 내용이었다. 내용을 읽어보신 부모님은 자신이 알고 있는 장점 사례를 말씀하시며 이 내용도 적어달라고 요청하신다. 이것이 부모의 자식 사랑 마음이다. “아이코, ○○이가 그런 기특한 짓을 했단 말이죠. 맞아요. 그러고도 남을 녀석이지요. ○○이는 틀림없이 잘 성장해서 제 몫을 톡톡히 하는 인재가 될 거예요.” 교직 10년 차 때에 담임을 맡아 처음 반 아이들을 만나러 교실 문을 열었을 때, 유독 눈에 띄는 여학생이 있었다. 가부키 화장을 하고 앉아있던 그 아이는 늘 거울과 화장품을 손에 들고 쉬는 시간엔 화장을, 수업시간엔 잠을 청했다. 학급소풍을 간 날이었다. 한 무리의 여학생들이 그 아이의 신발을 가리키며 키득키득 웃어댔다. 난 그 아이에게 다가가 말을 건넸다. “와, 패션 감각 죽이는데! 그런 신발을 어디서 구했어?” 그리고 며칠 후엔 큰 소리로 얘기했다. “너, 글 참 잘 쓰더라. 커서 훌륭한 작가가 되겠어.” 물론 그 아이는 작가가 되지 않았다. 몇 년 후, 청첩장과 함께 보내온 그 아이의 편지 속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샘은 학창시절 제게 칭찬을 해 준 유일한 사람이었어요. 저 요즘도 방송에 글을 써 보내요. 선물도 많이 받았죠. 그 선물로 신혼살림 차릴 거예요.’ 사람은 희망을 먹고 사는 동물이라 깨알 같은 허물 속에서도 별것 아닐 수 있는 칭찬 한마디가 행복을 만들어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