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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노무현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표준수업시수 법제화가 당초 정부의 계획과는 달리 차일피일미뤄지자, 이를 요구하는 교원단체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교총은 4일 전교조·한교조와 더불어 표준수업시수 법제화를 촉구하는 유인물을 전국 초·중·고교에 배포한 데 이어, 17일 예정된 교육부와의 제8차 교섭소위원회를 통해 이를 재차 촉구할 계획이다. 정동섭 교총 정책교섭국장은 13일 "교육부가 3월 25일 제5차 교섭소위에서 한국교총과 협의를 거쳐 6월말까지 교육부안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며 "정부는 지금부터 교총과 내용협의에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12일 "법제화추진팀의 보고서가 6월 작성되면 이를 근거로 교육부안을 만들겠다"면서도 "표준수업시수법제화가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교육부는 표준수업시수를 법제화할 경우, 기준수업시수에 미달하는 교원 문제와 교원증원에 대한 행자부와 기획예산처의 반대를 우려하고 있다. 정수원 교총교원수업시수법제화추진팀장(서울 잠동초 교사)은 "학급수 증설만큼 교원이 충원되지 않고 교과전담교사를 담임으로 전환하는 바람에 초등교원들의 주당수업시수는 지난해 보다 1시간 정도 늘어났다"며 "교육부는 법제화를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행자부와 기획예산처가 수업시수법제화를 계속 반대할 경우, 교원3단체는 이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IQ가 높으면 학교에서 공부 잘하고, 직장에서 출세하고, 인생에서도 성공하는 것일까? 굳이 유명한 학자의 논거를 들지 않더라도 우리 주변에서 IQ와 성공 지수가 일치하지 않는 사례를 무수히 접할 수 있다. 이제 IQ가 가진 문제점을 정리해 보자. 첫째, IQ 검사는 인간의 정신 능력 중에서 극히 일부분의 지적 능력만을 측정하고 있다. IQ는 기본 정신 능력이라고 하는 7가지 지적 능력을 측정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즉, 아무리 좋은 IQ 검사라고 할지라도 7가지 능력만 측정할 뿐이다. 제임스 길포드(James Guilford)는 이미 1950년대 후반부터 인간의 지적 능력이 최소한 120여 가지 능력의 조합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그에 의하면 기억력에도 24가지의 서로 다른 기억 능력이 존재하며, 사고 능력 자체에도 5가지 이상의 다른 능력이 존재한다고 한다. 길포드의 이론에 따르면 지금의 IQ 검사는 결국 120가지 능력 중에서 겨우 7개를 측정해 놓고, 그 사람의 지적 능력을 모두 파악했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IQ는 한 사람의 삶의 능력을 종합적으로 측정하는 검사라 할 수 없다. 삶의 전반적인 적응 능력 속에는 남들과 잘 어울리고 타인을 수용하는 사회적 능력(social skill)이 포함되고, 자신의 감정과 정서를 조절하고 관리하며 통제하는 능력 또한 포함된다. 그런데 IQ는 이런 능력을 전혀 측정하지 못한다. 둘째, IQ 자체가 부정확하다. 보통 대다수의 IQ 검사는 평균이 100, 표준 편차가 16이 되게끔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한 개인의 점수는 어떤 범위 내에 있다고 말할 수는 있어도 정확히 몇 점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1997년의 한 연구가 한 학생의 IQ가 검사 종류와 시기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고 있는 것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준 적이있다. 초등학생 A군에 대한 IQ 검사 결과가 133(KIRBS), 124(KPAI), 119(KEDI-I), 91(KEDI-G) 등 검사 종류별로 큰 편차를 보인 것이다. 세째, IQ 검사는 학교 공부와 성적 및 향후의 출세와 성공을 예측해 주는 유용한 지표가 되지 못한다. IQ와 사회적 성공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자료에 따르면 IQ가 높은 사람 중 20%만이 사회적으로 성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즉, IQ 말고도 사회적 성공을 결정하는 다른 요인들이 더 있다는 이야기이다. 성공하고 출세하는 사람들이 꼭 IQ가 높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인내심, 지구력, 주의 집중력, 좋은 성격, 대인 관계 등이 출세와 성공 보장에 더 결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네째, IQ 검사는 교육적으로 큰 도움이 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이 크다. "IQ 점수가 낮으면 모든 능력이 뒤진다"는 선입관은 사람들에게 나쁜 영향을 준다. 이른바 자성 예언 효과를 일으켜 자신이 일이나 공부를 못하리라고 생각하게 만들며, 일이나 공부를 못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태도를 갖게 만든다. 이런 점에서 IQ 검사는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부정적인 효과가 더 크다.
대구시교육청의 난치병 학생 돕기 운동에 각급 학교의 성금이 이어지는 가운데 수년간의 용돈을 털어 큰사랑을 실천한 학생들이 있어 화제다. 11일 오전 9시 30분 교육청을 방문한 오성고 신동윤(3학년) 군의 어머니는 아들이 맡긴 100만원의 성금과 편지를 신상철 교육감에게 전달했다. 신 군은 편지에서 한센병(나병) 환자촌 의사로 3년간 근무 경력이 있는 아버지의 권유로 소록도에서 봉사활동을 한 적이 있다고 적었다. 그는 "한센병 환자들을 보며 세상에는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이 참 많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됐고 종합병원 소아병동에는 수많은 종류의 난치병을 앓는 아이들도 많다는 걸 깨닫게 됐다"며 "초등교 때부터 모아 둔 용돈, 세뱃돈이 얼마 되지는 않지만 친구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기쁘겠다"고 전달했다. 같은 날 오후 4시에는 대구범물초 6학년 김지훈 군도 1학년 때부터 용돈을 모아온 통장(100여만원)을 기탁했다. 함께 전달한 편지에서 김 군은 "오래 모아온 용돈을 전달한 형, 누나의 소식을 듣고 일학년부터 용돈과 세뱃돈을 저축해 온 것을 드리려 한다"며 "이 돈으로 난치병을 앓는 친구들을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한편 지난 7일에는 정화여고 1학년 서민지 양이 역시 9년 동안 모아 온 용돈 119만 6000여원을 성금으로 맡겼다. 서 양은 "할아버지께서 오래 전 난치병으로 돌아가신 기억이 있다"며 "동생과 친구들이 병을 꼭 이겨낼 수 있도록 기도하겠다"며 마음을 전했다. 학생들과 시민들의 동참이 이어지면서 현재 모인 성금만도 4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올바른 교육자치 실현을 위한 전남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고진형 전남교육위 의장)'가 11일 광주 YMCA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교육계가 중심이 돼 올바른 교육자치가 정착되도록 본격적인 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약속했다. 비대위는 기자회견에서 "지방교육자치제도를 바꾸는 것은 교육원리와 철학을 바탕으로 이뤄져야 하므로 일반행정 전공자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보다는 교육혁신위 원회를 포함한 전체 교육계와 시민단체들이 함께 참여하는 공식 기구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육자치제도의 개선은 중앙집권적 교육행정을 탈피하고학교와 교사의 자율성과 학생의 학습권이 존중되며 국가와 지자체가 공교육에 대한 책임과 지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뤄져 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앞으로 교육자치제도 개선 방안 모색을 위한 전문가 공청회를 개최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펴기로 했다. 비대위는 전남교총 등 교직 3단체와 전남교육위, 전남교육공동체시민연합, 전남초등교장회 등 10여개 단체로 구성됐다.
노무현 대통령의 대선공약이며 정부가 교원단체와 9차례나 제정을 합의한 표준수업시수법제화 추진이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로 제자리걸음하자, 4일 교총 전교조 한교조 등 3교원단체가 법 제정을 촉구하는 유인물을 전국 초·중·고교에 배포했다. 교원단체들은 유인물을 통해 교원 단체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는 교육부와, 추가 교원증원에 따른 예산 부담을 이유로 법 제정을 반대하는 행자부와 기획예산처, 중앙인사위원회를 비판했다. 3교원단체는 2월 20일에도 정부종합청사 후문에서 수업시수 법제화를 촉구하며 농성했다. 정수원 교총교원수업시수법제화추진팀장(서울 잠동초 교사)은 "교사가 최대한 역량을 발휘해 수업하기 위해서는 수업시수 법제화가 선행돼야 한다"며 "이는 공교육 정상화의 기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학교육의 질을 보장하기 위해서 고등교육법시행령에 교수시간을 주당 9시간으로 규정했듯이, 초·중등교원의 수업시수 법제화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교육부는 3교원단체, 교육행정가, 교장협의회등과 함께 '학교수업의 질 향상을 위한 교원의 직무수행 기준 설정 및 수업시수 법제화 추진팀(이하 추진팀)'을 구성했고, 추진팀은 17번의 오랜 협의 끝에 초등 20, 중학 18, 고교 16시간의 주당 수업시수에 최종 합의했다. 이어서 교원단체와 교장협의회는 법률안까지 만들에 제시했지만, 교육부는 "기준수업시수에 미달하는 교원의 법 적용이 곤란하다"며 법제화 추진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내주에는 한국 최대의 교원단체를 이끌 교총 회장 출마자들이 누구인지 드러난다. 사실상의 공식 출마 의사 표명이랄 수 있는 구비 서류 교부일(5월17∼21일)을 일주일 앞두고 교총 회장 입후보자들이 수면 하에서 동반 출마할 부회장 5명을 찾기에 분주하다. 이번 교총 회장 선거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시도되는 것이 세 가지가 있다. 전회원 직선, 인터넷 투표 그리고 부회장 5명 동반 출마제가 바로 그것이다. 이 가운데 교총 회장 입후보자 입장에서는 부회장 동반 출마제가 첫 관문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후보자별 부회장 5명의 인선 내용이 당락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어서 입후보자들 사이에 자신의 강점을 부각하고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부회장 인선에 정성을 쏟는 모습이 감지되고 있다. 후보자 중에는 자신이 직접 내정해 접촉하는 경우도 있고 권역별로 부회장 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위임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부회장 5명 동반선출제는 지난해 연말 교총 회장 선거제를 전회원 직선제로 변경하면서 직선제의 부작용이랄 수 있는 조직의 분열상을 경계하기 위해 도입됐다. 교총 회원의 구성 자체가 직위별, 학교급별, 설립별, 지역별로 다양해 자칫 선거를 전후해 분파주의에 휩싸일 개연성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에 교총은 초등·중등·대학으로 조직이 분열되는 이른바 3원제 파동이라는 홍역을 겪은 아픈 기억이 있다. 교총 회장 출마자가 갖추어야 할 구비서류는 후보수락서, 시·도교총 회장이 발행한 회원 확인서, 이력서, 추천서, 입후보자가 지명한 부회장 입후보자 5명의 회원 확인서와 이력서 등이다. 교총 회장 선거는 철저한 선거 공영제로 치러진다. 6월1일 후보 등록에 이은 한달 여에 걸친 후보자 공보(한국교육신문 2회, 교총 홈페이지 동영상, 후보자 공보물 우송)를 거쳐 7월8∼14일 인터넷 투표로 선출된다.
지난 3월 25일 헌법재판소의 현행 사범계 가산점제도 위헌 판결이후 정부는 아직 뚜렷한 방침을 내놓지 않아 억측과 혼란을 부르고 있다. 전국 56개 교·사대생들은 지난달 29∼30일 목적형 교원양성 임용 제도 실현과 교직이수 및 임용고사 철폐를 주장하며 이틀간의 경고 동맹휴업과 대규모 연합집회를 갖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교원양성·임용제도의 쟁점과 교총 입장을 알아본다. ◇쟁점1=법률적 근거마련으로 형식적 요건을 갖춘다면 사범계 가산점을 유지할 수 있나? 헌법재판소는 사범계 가산점제도가 비사범계 출신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하고, 기본권을 제한하는 형식적 요건으로서 법률적 근거가 미비하다는 이유로 위헌결정을 내렸다. 그렇다면 사범계 가산점제도의 법률적 근거를 교육공무원법 등 상위의 법에 마련하여 동 제도를 유지할 수 있는지의 문제가 제기된다. 헌법재판소 판결문의 보충의견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사범계 가산점제도가 실체적 위헌성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법률적인 근거를 갖추더라도 위헌 시비의 요소는 여전히 존재할 수 있다. 특히 보충의견을 밝힌 3인의 재판관들은 사범계나 비사범계 모두 동일한 자격을 부여하였으나 임용에 있어서 사범계 가산점제도로 차별하는 것은 사범계 출신자의 교사로서의 자질이 더 우수하다는 것을 입증하기가 곤란하고, 비사범계 출신의 교직 진출에 대한 정당한 기대이익에 반하는 처사로 실체적으로도 위헌이라고 판시했다. 위헌판결의 내용으로 보아 사범계 가산점제도는 근거법률을 마련하여 이를 존속시킬 수 있는 법리를 찾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그러나 이를 교육공무원법 개정이나 교육공무원임용에 관한 일반법을 제정하여 실현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위헌판결에서 보여지듯이 비사범계와 사범계의 차별에 대한 합리성을 도출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입법자의 입법형성권을 보다 존중할 수 있도록 헌법상 교육의 전문성 조항에 근거한 사범대보호에관한특별법(가칭)을 제정하여 가산점 제도를 신설하는 방법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근거법률을 제정하기 이전이라도 현재 사범계 대학에 재학중인 학생들과 졸업생들의 신뢰이익 보호 차원에서 경과조치나 유예기간을 두어 사범계 가산점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할 것이다. ◇쟁점2=현행 교원양성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은? 현행 교원양성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은 수급의 불균형으로 결론지을 수 있다. 초등의 경우 교사부족으로 중등의 경우 과잉공급의 현상이 심각하다. 때문에 초등의 경우 초등학교 학생의 입학생수와 교사의 수업시수와 학급당 적정 인원수 등에 대한 면밀한 조사와 산정을 토대로 적절한 교원양성을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중등의 교원양성은 사범대를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사범대를 목적형으로 육성하고 일반대학 교직과정 이수를 통한 교원자격 발급은 사범대에 설치돼 있지 않은 특별한 교과에 대해 제한적으로 허용해야 한다. 교육대학원은 설립 목적에 맞게 현직교사의 재교육 기관으로 기능해야 한다. ◇쟁점3=교원 선발을 위한 임용시험제도의 개선점은? 교원의 선발은 임용후보자선정시험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선발의 원칙과 방식은 그대로 양성기관의 교육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선발 행위는 양성기관의 교육 정상화를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기능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선발도구는 평가의 객관성이 담보되어야 함은 물론 측정도구로서의 적합성을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의 임용시험은 양성과정과 괴리되어 있어 대다수의 학생들은 수업에 충실하기보다는 사설학원으로 몰리고 있다. 따라서 임용시험이 교과과정을 적절히 반영함으로써 사범대 운영을 정상화시키고 선발방법의 다양화를 통해 우수한 인재를 선발해 낼 수 있는 적정도구로 본연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개선돼야 한다. 사립교원의 선발·임용 역시 공개전형으로 통일해 사립교원 선발·임용과 관련된 불신을 불식시켜야 한다.
2004 스승의 날을 맞아 오는 15일 교총 대강당에서 열리는 제52회 교육공로자 표창식에서는 네 가족이 교육가족상을 받는다. 본인과 자녀 셋, 두 사위가 모두 특수교사인 양종의 교장(58·성남혜은학교) 가족을 비롯해 정두회(62·서울 선정고) 교사, 조규작(61·충북 삼양초) 교사, 하현천(60·경남 월영초) 교장 가족이 그 주인공. 가족(직계 존·비속 및 배우자) 중에 교원이 6명 이상이다 보 니 모두들 "학교를 하나 세워도 될 정도"라고 말한다. *특수학교 '진짜' 세울 계획 △양종의 교장 가족=자녀 세 명과 사위 모두가 '특수교사'로 교육가족상을 받은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양 교장은 "장애학생들에게 사랑과 희망을 주는 교육활동에 최선을 다하라는 주문 으로 여기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장녀 양수현(28·경기 명현학교) 교사, 차녀 양유선(27·수원 서광학교) 교사, 그리고 막내아들인 양동욱(23·경기 성심학교) 교사가 모두 아버지에 대한 감명 깊은 기억을 더듬다 같은 길을 가게 됐다. 올 3월 새내기 교사가 된 양동욱 교사는 "초등학교 때 따라간 혜은학교에서 창 너머로 아버지의 수업을 많이 봤다"며 "그 위대한 추억에 지금껏 최면에 걸려 결국 특수교사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매달 한 두 번은 모여 학교며 학생 얘기를 나누는데 그 자체가 살아있는 연수"라며 장점을 꼽았다. 수현·유선 씨와 대학원에서 만나 결혼한 맏사위 이관선(30·한국경진학교) 교사, 둘째 사위 성치영(33·한국우진학교) 교사까지 합세하면 작은 특수학교 하나를 운영할 만하다. 실제로 양 교장은 장학사 시절부터 키워 온 특수학교 설립의 꿈을 언젠가는 꼭 이룰 요량이다. 가족들도 그의 뜻에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 그는 "이미 부지도 마련했고 '경기푸른학교'라는 이름도 지어 놨다"며 "가족이 주축이 되는 정신지체 특수학교 설립을 꼭 이룰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36년간 초등교육과 특수교육에 헌신해 온 양 교장은 특수교육 교수-학습자료와 도서 개발로 수 차례 표창을 받았고 성남혜은학교, 분당 성은학교, 안양 해솔학교 교가에도 작사자로 이름을 올렸다. *수학교사만 넷 '상부상조' △정두회 교사 가족=아들 삼형제와 며느리 모두가 교사다. 정두회 교사와 장남 정재호(36·서울 숙명여고)·염설화(31·경기 신능초) 교사부부, 차남 정명직(35·경기 문산제일고)·박선혜(32·경기 봉일천중) 교사부부, 삼남 정동승(32·서울 중앙여중)·남경란(28·경기 화수초) 교사부부 등 7명의 총 교육경력만도 86년. 학교급도 초등교사 둘, 중학교사 둘에 고교 교사 셋으로 골고루다. 남경란 교사는 "결혼식 때 하객 대부분이 교사였고 살면서 만나는 사람도 선생님들이 많다"고 말한다. 정두회 교사는 "아들에게 무슨 압력을 행사했냐는 우스개 농담도 듣는데 결단코 그런 일은 없다"며 웃는다. 인근에 모여 살기 때문에 거의 매주 모인다는 정 교사 가족. 다들 교사다 보니 대화 주제가 자연스레 학교 얘기로 옮겨간다. 유일하게 교사가 아닌 시어머니께서 소외될까봐 며느리들은 화제를 돌려보기도 하지만 정 교사는 그럴 필요 없다고 말한다. "처 위아래 동서나 조카 중에는 교장, 교수가 여럿 있어 아내도 사실상 半교사"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매주 교무실로 변하는 정 교사의 집. 교과지도며 생활지도 등 해결 못할 일이 없다. 수학을 가르치는 박선혜 교사는 "남편과 형제들이 모두 수학교사여서 시험문제 출제까지 뭐든 딴 데 물어볼 필요가 없다"며 "결혼만큼은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자랑한다. *방학 때마다 가족여행 △조규작 교사 가족="사위들도 이왕이면 같은 일 하는 게 좋죠. 아무래도 서로를 누구보다 잘 이해할 테니까요." 35년을 평교사로 아이들 곁을 지킨 조 교사는 교직에 있는 세 딸과 두 사위에게 늘 찰떡궁합이라고 말한다. 그는 "명절이나 생일 때 모여서는 특별한 제자 얘기를 꺼내놓고 생활지도나 학습지도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기도 하고 학교생활에 대한 정보도 나눈다"며 "특히 방학 등 비슷한 시기에 쉬기 때문에 일년에 한 두 번씩 동해안, 서해안으로 가족여행을 다니는 게 무엇보다 장점"이라고 자랑한다. 서로를 북돋우며 훌륭한 동반자로 커 가는 자녀들 덕에 내년 2월 퇴직을 앞두고도 아쉬움이 덜하다. 5녀 1남 중 교사인 세 딸 말고도 집에는 예비교사가 두 명 더 있다. 올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진주교대에 입학한 삼녀 혜영(28) 씨와 충북대 사대에 복학한 막내 상현(22) 씨가 교직입문에 땀흘리고 있기 때문이다. 방송일을 하는 오녀 혜선 씨가 밖에서는 미운오리로 보여질 정도다. 둘째 사위 송용호 교사는 "욕심은 버리고 아이들을 사랑하는 초심을 지킨다면 교사로서 소망하는 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장인어른의 말씀을 다들 마음에 새기고 있다"고 말한다. 장녀 조혜란(33) 교사는 대전 충남고, 차녀 조혜정(31) 교사는 대전 샘머리초, 사녀 조혜용(28) 교사는 대전 가장초, 둘째 사위 송용호(28) 교사는 대전 탄방중, 넷째 사위 장신(29) 교사는 충북 부강초에서 근무중이다. *아버지 보며 교사의 꿈 키워 △하현천 교장 가족=하 교장은 64년 부산교대를 졸업해 서포초를 시작으로 40년간 학생 독서지도와 국어사랑 교육에 힘쓰고 자연체험 교재 개발 및 학교 숲 시범학교 경영에 특히 힘써왔다. 그런 보람에 더해 4녀 1남의 자녀들이 장성해 세 딸과 두 사위가 후배교사로 뛰어주는 사실이 더없이 뿌듯하다. 장녀 하영리(32) 교사는 경기 한수초, 삼녀 하나리(28) 교사는 부산 봉삼초, 사녀 하달리(26) 교사는 경남 평산초, 셋째 사위 김대영(30) 교사는 부산 사상초, 넷째 사위 금원배(30) 교사는 경남 웅상초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 막내 달준(20) 씨도 교대를 목표로 공부중이다. 하 교장은 "형은 중등교원으로 퇴직했고 동생은 마산교육청 장학사인데다 숙모, 제수, 조카딸 등이 교사"라며 "모두 13명이 교원으로 웬만한 소규모 학교 수준"이라고 말했다.
할머니와 단 둘이 사는 정은(가명·K초 4학년)이는 오늘 처음 와보는 서울랜드에서 맘껏 놀이기구를 탈 생각에 벌써 들떠있다. 레크레이션 시간. 통기타를 맨 여 선생님의 노래와 율동을 신나게 따라해 보지만 맘은 바이킹에 오른 지 오래다. 당뇨로 몇 년째 입원 중인 아버지 때문에 형과 둘만 사는 지민(가명·N초 6년)이도 교육감 할아버지가 주신 가방이며 선물은 뒷전이다. "범퍼카부터 타고 그 담에 청룡열차 그리고 바이킹…." 3일 오전 10시. 서울 관내 초등생 소년소녀가장 120명은 어린이날을 맞아 서울시교육청의 특별한 초대를 받고 서울랜드 소풍길에 나섰다. 비록 부모님은 아니지만 오늘 하루 엄마, 아빠가 된 20여명의 장학사, 교감 선생님들이 손을 잡았다. 이 자리에서 유인종 교육감은 "어떤 어려움도 이겨내는 용기를 갖고 자신의 꿈과 미래를 개척하는 어린이가 돼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S초 오주은(가명·6학년) 양은 "저희를 사랑해 주시는 많은 분들과 선생님께 걱정 끼치지 않도록 바르고 씩씩하게 오뚝이처럼 살아가겠다"며 감사의 마음을 대신했다. 점심 후, 제법 굵어진 봄비 때문에 우비를 입으면서도 아이들은 왠지 더 신나는 눈치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할머니와 산다는 이동주(가명·N초 4년) 군은 "비가 오면 타는 사람이 적을 테니까 다 타볼 수 있잖아요"라며 너스레를 떤다. 정은이는 막상 바이킹 앞에서 비명소리를 듣더니 겁을 먹고 발길을 돌렸다. 손녀딸이 걱정돼 따라 나왔다는 양정분(가명·62) 씨는 "엄마 아빠 모두 병으로 뜨고 2살 때부터 내가 키웠어. 어려서 제대로 걷어 먹이질 못해 다른 아이들보다 몸이 약한 게 늘 안쓰럽다"고 말했다. 정은이 네는 매달 동사무소에서 주는 30만원으로 살고 있다. 오늘 하루 회전목마를 탄 소년소녀가장들은 여느 아이들이 부모님께 하는 것처럼 지켜보는 선생님께 손도 힘껏 흔들었다. 레크리에이션을 진행했던 삼양초 박온화 교감은 "하루행사가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말하지만 이 아이들에게는 웃고 즐기는 단 하루도 용기를 준다"며 "소년소녀가장으로도 등록이 안돼 이 자리에도 못 온 더 많은 아이들을 생각하면 안타깝다"고 말한다. 잠전초 안헌종 교감은 "가정이 깨진 아이들에게 제일 필요한 것은 역시 가족"이라며 "소년소녀가장들에게 새 가정을 만들어주는 복지재단이 활성화되고 국가가 이들 가정에 세금공제나 경제적 지원을 늘려 힘을 주는 복지정책이 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남규 초등교육과 장학사도 "지원이 절실한 소년소녀가장이 서울시내 학교에만 약 300여명에 달하지만 학교가 해 줄 수 있는 게 중식, 특기적성비 지원 정도"라며 "가정에서의 경제적인 궁핍과 불안한 주거 문제, 정서적 결핍 등 국가가 손을 잡아줘야 할 부분이 너무나 많다"고 지적했다. "탤런트가 되고 싶어요. 제가 노래도 잘하고 연기도 되거든요. " 우는 연기를 잠깐 해 보이며 쑥스러워하는 N초 6학년 박지은(가명·조모와 동거) 양. 꿈을 향해 달리려는 이 아이가 최소한 보통 아이들과 출발선에서라도 함께 설 수 있도록 해 주는 게 어른들의 책임이라고 참석 교감들은 입을 모았다.
'나무와 풀꽃이 어우러진 길'이라는 문을 통과하면 학교 운동장이 바로 서촌공원과 맞닿아 있는 학교. 시흥시 정왕동에 위치한 서촌초등교(교장 남택윤)는 삭막한 콘크리트 속 다른 도심 학교들과는 달리 탁트인 시야와 함께 운동장을 둘러싼 소나무들이 먼저 눈에 띈다. 지난 2003년 경기도의 '학교 숲 가꾸기'의 대상학교로 선정된 서촌초는 1억여 원의 예산을 투입해 학교를 둘러싸고 있던 담을 허물고 서촌공원을 조성, 학생 학부모는 물론 인근 주민에게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공원내 원형광장으로 조성된 '놀이마당'은 학생들이 인라인 스케이트, 자전거 등을 타기에 좋고 다양한 이벤트 무대로 이용되며, 5∼6명이 들어가 계절마다 별을 관찰 할 수 있는 소규모 '별관측대', 통나무를 이용한 놀이학습장인 '다목적 광장', 생태연못 등이 갖춰져 학생들의 놀이터이자, 쉼터, 학습공간이 됐다. 공원 또한 자연스레 인근 지역 주민들의 발길이 잦아져 도심 속 편안한 쉼터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 1일 운동회가 열린 서촌초에는 철쭉까지 활짝 펴 학부모들의 점심식사 겸 봄나들이 장소로 제 몫을 톡톡히 했다. 6학년 전예원(12)양은 "전에는 운동장 건너에 언덕하고 흙밖에 없는데 공원이 생기니 매일 나무도 보고 친구들과 놀기에도 너무 좋다"고 말했다. 남택윤 교장은 "학교에서 매일 숲을 보고 뛰어 놀다 보니 시멘트 건물 속에서 자란 아이들과 정서 자체가 다르다"라며 "앞으로 신도시를 건설하면 제도적으로 이런 공원조성을 장려했으면 하는 바램"이라고 말했다. 초등학교와 공원을 접목한 '서촌초 늘푸른 학교 가꾸기 사업'은 학생, 학부모단체, 교사, 환경운동가, 주민과 시흥시가 힘을 모아 조성한 성공적인 참여형 사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경기도는 이 사업을 연차적으로 확대, 2006년까지 250개교에 학교 숲을 조성할 예정이며, 시흥시 또한 학교 숲 조성 사업을 관내 24개교로 확대할 계획이다.
동학농민혁명은 시대별로 교과서에서 어떻게 불렸을까. 우윤 전주역사박물관장은 갑오농민혁명 110주년을 맞아 1895년부터 최근까지 발행된 국사교과서에서 '동학농민전쟁' 관련 부분을 분석, 발표했다. 우관장은 교과서의 기술 형식을 시기별로 ▲1895년 이후 1960년대 ▲1970년대 ▲1980년대 이후 등의 세 부분으로 나눴다. 그는 1895년 최초로 발간된 초등 국사교과서인 '조선역사'에서부터 1960년대 문광부 검정 교과서는 "'동학란'으로 표기하던 시대"라며 갑오농민전쟁을 "왕조질서에 반기를 들거나 기존의 체제 질서를 어지럽힌 비적의 소요쯤으로 인식, 근대 사회로의 원동력이라는 특성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던 시기"라고 지적했다. 1970년 판 인문계 고교 교과서 '국사'를 시작으로 한 1970년대 교과서에서는 '동학란'에서 '동학혁명'으로 표기가 격상됐다. 그러나 우 관장은 "'동학란'이란 표기가 보수적 학계의 입김이 작용, 학문 내적 요인으로 역사용어가 정해진 시기"라면 70년대는 "학문적 성과가 '혁명'으로 인정할 만큼 성숙하지 않았음에도 학문 외적 요인으로 역사 용어가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1979년 판 고등학교 국사교과서를 제외하고는 '농민'이라는 용어가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는 사실에서 증명된다. 우 관장은 "갑오농민전쟁의 주체 세력으로서 '농민'을 밝히기를 거부하고 동학교단 중심으로 역사를 서술했다는 것은 동학의 사상과 활동을 과도하게 평가하려는 국가주의와 민족주의를 결합한 '국적 있는 교육'의 일환이었다"고 주장했다. 1980년대 이후는 "''반란'도 아니고 '혁명'도 아닌 중간적 용어인 '동학운동'이라는 용어를 취한 시기"라고 평했다. 그는 5공화국의 출범과 더불어 사용되기 시작한 "'운동'이라는 용어는 모든 인간 활동에 쓰일 수 있는 것으로 역사의 엄밀하고 포괄적인 의미를 담아낼 수 없다"며 "이는 갑오농민전쟁을 무력화시키고 그에 대한 열정을 박제화 시키는 표백제와 같은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우 관장은 또 "1990년대에 이르러서는 '농민'이라는 용어가 강조됐다"며 "학문적 성과가 축적됨에 따라 '동학란'이 '동학농민혁명운동'으로 불리는 등 지배층 중심의 역사에서 민중의 역사로 전환돼 갔다"고 평했다.
한국 여학생의 수학·과학 성취도가 남학생에 비해 낮을 뿐 아니라 남녀 학생의 학력 차가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과학 성취도의 성별 차이는 전혀 좁혀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이화여대가 지난달 29일 '남·여학생의 학력 차이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연 세미나에서 밝힌 학력 차 실태는 지난 1995년과 1999년 38~41개국의 초등4년 및 중2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된 '수학·과학 성취도 국제비교'(TIMSS)와 2000년 32개국의 고1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행된 'OECD 학업성취도 국제비교 연구'(PISA) 결과를 토대로 나온 것. 수학의 경우, 남녀 학생의 점수는 95년 588-571점(17점 차), 99년 590-585점(5점 차), 2000년 559-532점(27점 차)이었다. 조사 대상 국가 중 한국 학생의 수학 전체순위 및 남녀 차이 순위는 95년 3위와 2위, 99년 2위와 17위, 2000년엔 둘 다 2위였다. 과학의 경우, 남녀 학생의 점수는 95년 576-551점(25점 차), 99년 495-480점(15점 차), 2000년 561-541점(20점 차)이었다. 한국 학생의 과학 전체 순위 및 남녀 차이 순위는 95년 4위와 6위, 99년 5위와 9위, 2000년 1위와 2위였다. 한국 학생들이 전체적으로 수학과 과학을 잘하지만, 남녀 점수 차이도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최석진 교육과정평가원 교육평가연구본부장은 "수학·과학 같은 학문은 남학생이 잘해야 한다는 우리 사회의 문화 등도 약간의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본다"고 말한다. 수학 과학에서의 남녀 실력 차를 좁힐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 지 알아본다. # 교사와 부모의 편견이 성취도 떨어뜨려 인천교대 이대식 교수의 '초등학교 고학년 여학생의 수학성취도 제고를 위한 학습프로그램 개발 연구'(인천시와 경기도 초등 6학년 학생 2000명과 교사 대상 조사)는 흥미 있는 결과를 도출해 냈다. 부모와 교사들의 관심이 학생들의 학습 성취도에 직접적으로 연결된다는 것. 이 교수는 "남자 교사들은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수학에 덜 관심을 갖는다고 생각하고 있고, 이 것이 여학생들의 성취도를 떨어뜨리는 또 하나의 원인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부모도 아들만큼 딸의 수학 성적에는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사실도 이 연구에서 드러났다. 이공계열에 재능이 있는 우수한 여학생들과 이들의 역할 모델이 되는 여성 과학자들을 1 대 1로 연결해 지원하는 프로그램인 WISE(Women Into Science & Engineering)거점 센터장을 맡고있는 이혜숙 이화여대 수학과 교수도“여학생의 경우 과학학습을 실제 생활과 연결시킬 때 성취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여학생에게 맞는 과학교육프로그램을 적극 개발해 가르친다면 수학, 과학의 학력 차는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여학생 친화적인 수학-과학프로그램 대통령 직속 여성특별위원회가 2001년 펴낸 ‘여학생에 친화적인 과학 프로그램 방향 설정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과학적 성취도에 있어 남녀간의 선천적 차이는 크지 않다. 문제는 사회문화적 요인. 보고서는 "여학생에게 친숙하지 않은 소재나 경쟁적인 수업 방식 때문에 여학생이 과학 수업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여학생들이 쉽게 경험하고 관심이 있는 분야를 과학 학습에 도입할 것을 건의했다. 즉 머리카락 물들이기, 화장비누 만들기 등을 통해 화학을 가르치고 음식의 열량 계산, 주방에서 사용하는 열효율 등을 통해 물리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라는 것. 교육부는 이를 받아들여 작년부터 '여학생을 겨냥한 수학-과학교육'을 대폭 강화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시범학교 연구를 거쳐 발표된 여학생 친화적 과학 프로그램은 우주, 에너지, 물, 통신, 미(美) 등 5개 분야 27개 실험 활동으로 꾸며져 있다. 실험방법에 대한 자료는 중고교 과학교사 단체이자 이 프로그램을 개발한 '신나는 과학을 만드는 사람들'(신과람)의 홈페이지(www.tes.or.kr)와 여성부 정책개발평가담당관실에서 구할 수 있다.
나혜영 l 서울 환일중 교사 이재훈 l 인천 구월서초 교장 장철순 l 충남 공주 봉황초 교사 조동섭 l 경인교대 교수 진동섭 l 서울대 교수 강병구 출판2국장 김민정 기자 ▷진행자 = 먼저 요즈음 교육계의 현안에 대해 얘기해 보겠습니다. 일부 전문가나 학부모들은 벼랑 끝에 서 있는 학교위기의 책임이 상당 부분 교사들에게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재훈 = 학교위기라고 구태여 거론하면서 그 책임의 상당 부분이 교사들에게 있다고 지적한다면 받아들일 수밖에 없겠죠. 그것은 학부모나 학생들이 학교교육 외에 개인과외를 한다거나 학원을 찾는 등 사교육에 눈을 돌리는 상황이 지속되는 한 우리 선생님들에겐 원죄처럼 다가올 테니까요. 그러나 과일나무가 튼실하게 자라 열매를 맺게 하려면 농부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고 알맞은 햇볕과 토양 등과 같은 자연조건도 따라주어야 하는 것처럼 학교교육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학부모나 전문가들은 간과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조동섭 = 어느 정도 일리가 있고, 저도 교사들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사로서 올바른 교육의 소명을 맡은 이상 학생들을 훌륭하게 교육해야 하는 것은 교사의 당연한 의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교육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고 하면 그것은 상당 부분 교사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그러한 책임 강요를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과연 그 책임을 물을 만한 정도로 합당한 권리와 대우와 조건들을 제공하고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지금 교사들은 많은 어려움을 감내하며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교실에서는 교사들이 1주일에 28시간 가까이 매 시간 다른 과목과 내용들을 40명이 넘는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습니다.[PAGE BREAK]중등학교에서는 학력 편차가 극심한 다인수 이질 집단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매일 매일을 씨름하다시피 하며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런 책임론을 제기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현장의 어려운 점들을 십분 고려하여 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혜영 = 전 그 학교위기라는 말부터 좀 짚고 넘어갔으면 좋겠습니다. 학교위기가 무엇입니까? 입시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못한다는 것입니까? 인성교육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것입니까? 마치 전쟁을 시작한 정부에서 왜 그렇게 사람을 많이 죽이냐고 성실하게 싸우고 있는 사병에게 책임을 돌리려고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우울합니다. 입시 교육 제대로 시키면 학교 위기 상황이 없어질까요? 인성교육 중심으로 공교육을 서구처럼 운영하면 학교교육에, 교사들에 대해 만족할까요? 저는 교사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정책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경쟁력 없는 교사들에 대한 논의도 필요합니다. 인정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그것은 정책 이후의 문제이지 이전의 문제는 아닙니다. “교육 투자 소홀이 교육위기 불러” ▷진행자 = 그러면 벼랑 끝에 서 있는 현재의 학교교육 위기상황의 근본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요? ▶장철순 = 학교교육의 위기를 어느 학부모가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학교는 있어도 진정한 교육은 없고, 선생은 있어도 가르치고자 하는 의욕이 없으며, 학생은 있어도 배우고자 하는 열의가 없다.” 저는 학교교육의 위기와 붕괴의 원인을 여러 곳에서 찾을 수 있지만 교육공동체 상호간의 불신이 그 첫째 원인이라 생각합니다. 말 그대로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는 것이지요. 교육이라는 것은 학교공동체 구성원들간의 신뢰와 공동체의식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것인데 정상적인 수업활동을 방해하는 학생을 체벌할 경우에도 학생이 교사를 경찰에 고발하고 경찰은 학교현장에서 교사를 체포하는 현상마저 발생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집단 괴롭힘과 학생폭력마저 성행하고 있으니 학교는 수업이 진행될 수 있는 최소한의 여건마저 잃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교원, 학생, 학부모 상호간의 신뢰수준이 50%를 밑도는 현실에서 교육이 바로 설 수 있는가 자문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조동섭 = 최근의 학교교육의 위기는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증폭되고 있습니다. 대체로 그 원인은 획일적 교육에 따른 결과, 사교육에 대한 학교교육의 경쟁력 약화, 교사들의 자질 부족, 교육여건의 미흡, 교육투자의 미흡 등 다양하게 설명됩니다. 저는 그 중에서도 교육투자의 미흡이 매우 중요한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교육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통해 다양한 교육을 실현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학급당 학생수와 교사의 수업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지금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는 첩경이라고 생각합니다. ▶진동섭 = 위기의 원인은 너무나 복잡합니다만, 그래도 가장 근원적인 것은 국민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는 수단적인 교육관이 아닌가 생각합니다.[PAGE BREAK]학부모들을 위시해서 교육은 출세의 수단이라는 생각이 너무나 확고부동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교육관이 일관성이 있으면 좋겠는데, 그렇지 않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더 큽니다. 국민들은 또 한편으로는 전인교육을 요구하는 겁니다. 이러한 국민들의 이중적인 교육관이 학교교육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진행자 = 교사평가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습니다. 평가의 필요성, 평가방법(동료평가, 학부모·학생 참여 등) 등에 대한 생각은? ▶이재훈 = 교사평가를 들고 나온 교육부의 입장은 무사안일에 빠진 교원들을 자극하여 교사문화를 바꾸면 공교육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그러나 과연 교사평가제가 공교육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만큼 효과가 있을까요? 교육여건이나 교원들의 처우가 충분치 못한 상황에서 교사평가라는 채찍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외형적으로는 평가를 잘 받아야 하기 때문에 교원들이 그 방향으로 움직이기는 하겠지요. 그러나 이는 교원들의 특성과 학교문화를 너무 모르는 것입니다. 교육은 열과 성의가 깃들어 있어야 효과가 있는 법이거든요. 평가가 만병통치약처럼 받아들여서는 안됩니다. 그러나 교사평가가 굳이 필요하다면 장기간 충분히 연구하고 다양한 논의도 거쳐 평가제도가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충분한 연구와 사전 준비도 없이 어느날 갑자기 학부모나 학생들까지 참여시키는 평가제도가 도입될 경우 교직의 안정성은 무너질 것이고, 교사들의 사기 또한 저하될 것이 분명한 만큼 이 문제에 대하여는 충분하면서도 진지하게 논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직사회 특성 고려한 평가 필요” ▶나혜영=먼저 교사평가를 해서 그 결과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합니다. 단순한 평가로만 그친다면 그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평가를 하기 위해서는 객관성을 확보해야 하며, 평가 내용이 적절해야 합니다. 사실 교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수업임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의 평가는 수업보다는 근무 태도나 행정적 업무 처리 성과 등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부분을 학부모와 학생의 평가가 보완해 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학생의 입장에서 수업 시간 선생님의 수업 방식이나 자신의 이해도 등은 평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자칫 인기투표로 전락할 위험은 방지해야 합니다. 교사간의 평가는 저는 조금 위험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교사간의 평가는 교사의 능력 평가보다는 인성 평가에 머무를 수 있으며, 이는 전문성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조동섭 = 교사평가의 문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교직사회는 이익사회보다는 공동 사회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매우 인간적이고 정의적인 요소들이 조직풍토와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특징을 나타내고 있습니다.[PAGE BREAK]따라서 단순히 다른 조직의 다면평가를 그대로 교직에 적용하거나 학교급에 관계없이 교원평가에 학생과 학부모를 참여시키는 일은 신중하게 검토하고 계획한 후 이루어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장철순 = 교원평가의 궁극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향후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무엇보다 교원의 직무 분석을 통하여 교원의 전문성, 책무성, 자율성에 맞는 교사의 능력별·직무별에 따라 그 목표가 명백하게 진술되어야 하며 평가 내용의 요소와 기준이 교원들의 전문적인 역할을 내용으로 구성되어야 합니다. 그 요소와 기준에 의한 평가는 곧 교원들의 전문성 신장과 자기 연찬과 개발에 밑거름이 될 수 있는 공정한 평가가 되어야 합니다. 또한 평가자의 주관이 개입되지 않는 객관성·공정성 있는 평가를 확보하기 위해 평가 담당자의 ‘교원 평가’에 대한 훈련·연수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하며, 교원들이 자기평가를 할 수 있도록 도구를 개발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또한 동료평가, 부장평가 등의 다양한 평가가 반영되어야 합니다. 앞으로도 교원의 전문성·책무성을 제고하는 교원 평가에 대한 논의와 노력들이 필요하다 할 것입니다. 즉, 교원의 전문성과 책무성이 포함된 교원 평가가 상호 연계성을 갖고 실시된다면 교원의 전문성에 더욱 발전적인 시발점이 될 것입니다. ▶진동섭 = 현재에도 교사평가는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교사와 교감에 한정되어 있을 뿐입니다. 문제는 그러한 교사평가가 원칙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교사평가는 새로 실시하는 것이 아니라 개선되어야 하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다면 평가를 실시하되, 학생의 참여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평가 결과는 반드시 교원에게 피드백이 되어, 전문성 향상을 위한 노력의 자료로 활용되어야 합니다. ▷진행자 = 요즈음 각종 직업선호도 조사에 의하면 교원은 항상 상위에 랭크되고 여교사의 경우 부동의 1순위에 올라 있습니다. 사회 일각에서는 이를 놓고 교원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그만큼 향상되었기 때문이 아니냐고 합니다. ▶나혜영 = 저는 여교사가 인기 직종 1위라는 것은 아직도 성차별이 남아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치 남학생이 교사 한다고 하면 ‘남자가 더 큰 일을 해야지’ 그러면서 여학생에게는 ‘교사나 해라’ 뭐 이런 분위기인 거 같습니다. 그런 분위기가 알게 모르게 많이 남아 있고요, 남성들이 여교사를 선호하는 이유도 살림도 하면서 직장 생활도 할 수 있는 직종이라고 생각하는 듯 한데요, 요즘엔 남성들에게도 인기 직종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하니 경제가 정말 어렵긴 어려운가보다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정말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졌다면 경기와 상관없이 인기 직종이 되어야 합니다. 최고의 경제적 대우만 해 줘도 아마 우리 나라 최고의 인재들이 앞다투어 교직으로 진출하려고 할 겁니다. 경기로 인해 일시적으로 교직이 부상되고 있다고 해서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졌다고 보는 것은 왜곡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PAGE BREAK]▶진동섭 = 직업 선호도와 그 직업의 사회적 지위 그리고 경제적 지위는 분명히 무관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요즈음 교직의 선호도가 높은 것이 교원의 사회적·경제적 지위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청년 실업이 9%를 넘고 있고, 경제 사정이 아주 안 좋은 현실을 결코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경제 전망이 불투명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안정성 있는 직업을 선호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지요. 직업에 대한 선호도는 직업의 주는 사회적·경제적 지위와 같은 외재적 요인에 의해서 결정되기도 하지만, 그 직업 자체의 특징과 같은 내재적 요인에 의해서 결정됩니다. 가르치는 일 그 자체가 좋아서 교직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교직이 삽니다. 외재적 요인에 이끌려 교직에 들어온 사람들은 그것이 열악해지면, 교직을 떠날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교직은 전문직, 끊임없는 자기 개발을” ▷진행자 = 교직은 아직도 전문직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재훈 = 당연히 그렇게 생각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교직도 다른 일반 직업과 다를 바 없다고 주장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교육은 아무나 할 수 있는 허드렛일이 아니고 이 나라의 동량지재를 길러내는 체계적이고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중요한 일입니다. 따라서 교직은 지금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전문직으로 인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조동섭 = 교직은 명백하게 전문직이라고 생각합니다. 과업의 특성이 전문적 지식과 기술을 요구하고, 장기간의 준비교육과 자격증이 필요하고, 사회적 봉사와 책임을 강조하고, 활동의 자율성과 윤리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전문직으로서의 요건을 충족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최근 교원 노조가 합법화되면서 그 전문성에 대한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만, 그것이 교직의 전문직적 특성을 크게 훼손시키는 것이라고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최근 교수 노조 등의 등장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고용된 전문가들은 그 근무여건과 복리 향상을 위해 집단적인 요구를 나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집단적 요구는 노조를 통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또 유리하기 때문에 단체를 결성하는 것이라고 보면 그것이 전문직적 특성을 훼손하기보다는 오히려 자치단체의 결성이라는 전문직적 특성에 부합하는 측면도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장철순 = 우선 교직은 다른 전문직과는 다른 특수성이 있는데 그것은 인간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사회 봉사직으로 국가와 민족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또한 교육은 고도의 지적 능력을 필요로 하며 장기간의 교육을 받아야 교원이 될 수 있습니다. 고도의 지식과 전문적 식견으로 그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교원으로서의 자율성이 있으며, 고도의 윤리성이 요구되기 때문에 전문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전문성 신장을 위해서는 각종 연수나 교육을 통해 교원의 전문성을 더욱 강화해야 하며 부단한 자기 연찬과 장학활동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PAGE BREAK] ▶진동섭 = 직업은 범속직과 전문직으로 구분이 되는 데, 분명히 교직은 전문직입니다. 전통적인 전문직으로는 의사, 법률가, 종교인, 건축가, 교사직을 꼽을 수 있습니다. 직업의 종류가 수십 만을 넘어서고 있는데, 이들의 위상과 권위는 사회가 변함에 따라 변합니다. 인간들이 선호하는 새로운 직업들이 창출되고 이들이 높은 위상을 차지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어, 교사직이 기존의 위상을 유지하고 높이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을 해야 합니다. ▷진행자 = 현재의 사회 인식이나 제반 구조가 교직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이재훈 = 교직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교육에 관한 한 누구나 다 전문가처럼 말하는 것을 보면 그렇습니다. 그 사람들은 각종 언론 매체에도 제가끔 글을 올려 논쟁거리를 만들어 냅니다. 그러나 교육현장에 있는 우리가 보기에는 그런 말들이 대부분 논란의 주제는 될지언정 정말로 우리 교육의 발전을 위한 대안은 아니더군요. 우리 교육정책이 끝없이 표류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이런 연유에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되기도 합니다. 병원에서 평생 일했기 때문에 초보 의사보다 오히려 의료행위를 잘 하는 사람도 의사면허증이 없이 의료행위를 하면 법에 의해 엄한 처벌을 받지요. 그런데 비교가 될 지는 모르지만 교원 자격이 없는 사람이 아이들을 모아놓고 가르쳐도 전혀 처벌을 하지 않습니다. 이처럼 교육은 교원자격이 없이 누구나 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초등교원이 부족하니까 중등교원 자격을 가진 사람을 단기 연수 후 초등교원으로 임용한 예처럼 정부에서조차 교원의 전문성을 무시한 단적인 예도 있지요. “자율성·다양성, 교직 전문성의 전제조건” ▶장철순 = 교직은 일반적으로 직업분류상 전문직으로 분류되고는 있으나 실제로 다른 전문직에 비하여 그 전문성의 정도가 낮게 평가되어 왔습니다. 특히, 초등교육은 국민의 기본교육이며 바람직한 인간형성의 과정으로 기초적인 교육이므로 초등교사의 자질, 태도 동기 등은 초등보통교육의 성패를 좌우하게 되는 중요한 요인입니다. 또한, 성장기의 학생들에게 교사의 영향력은 막중하기 때문에 이들을 가르치는 초등교사의 위치와 임무가 중대함에도 불구하고 사회현실은 초등교직을 다른 전문직이나 중·고등 교직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일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은 초등교사의 사기 및 역할수행에 대한 충실감이나 직무에 대한 만족감을 저하시키고 교직에 필요한 전문적 소양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회 발전에 효율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교육적 성과는 교사가 교직에 만족하여 투철한 사명감으로 교육에 헌신하고 충실히 임할 때 기대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교사는 확고한 전문직으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교직에 대한 보다 높은 만족감과 사명의식을 필요하다고 할 것입니다. [PAGE BREAK]▶진동섭 = 직업의 전문직성은 첫째, 오랜 기간의 교육 기간, 둘째, 직무 수행에 필요한 고도의 전문적 지식과 기술, 셋째, 직무 수행의 자율성과 책무성, 넷째, 높은 윤리 의식, 그리고 전문직 단체의 조직 등을 요건으로 합니다. 이런 것들은 누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고, 가꾸고, 유지하고, 발전시켜야 하는 것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정치적으로 노력을 해서 얻어내야 합니다. ▶나혜영 = 교사의 전문성을 인정한다면 자율성과 다양성을 인정해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실현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이 따라줘야 합니다. 선택의 폭을 넓게 열어 줘야 합니다. 그런데 아직도 획일화된 입시중심교육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고등학교는 입시교육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실업계 학교들은 거의 존폐 위기를 맞을 정도로 황폐화되고 있습니다. 중학교는 이제 좋은 고등학교에 가기 위한 준비 과정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그 안에서 교사가 전문성을 발휘하는 것은 그저 얼마나 잘 가르쳐서 시험을 잘 보게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것도 전문성이 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이는 교육의 전문성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늘 보고해야 할 서류들이 쌓여 있으며 단순 작업해야 하는 잡무들이 학교에 가면 늘 산재해 있습니다. 이런 일들을 하면서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을까요? 교사의 전문성은 학생과의 상호 작용에 있어야 합니다. 그것도 입시 맞춤 교육이 아니라 학생 맞춤 교육에 있어야 합니다. ▶조동섭 = 사회 일반에서는 교직의 전문성을 잘 인정하지 않는 인식이 많다고 봅니다. 그것은 교육이라는 활동 자체가 일상적인 생활사태에서 일어나고 교육을 맡은 교사들의 전문적 활동과 식견이 미흡해진 데 따른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앞으로 교육계에서는 교직의 전문성을 사회적으로 공인받기 위해 교육전문성을 향상시키고 그것이 특별한 활동임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각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 나가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 교원들의 전문성 향상을 위한 현직연수(교사재교육) 시스템은 바람직한 수준입니까? ▶이재훈 =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학교현장에서는 나름대로 전문성 향상을 위한 자체연수를 하고 있습니다만 한계가 있습니다. 평소 선생님들에게는 학생들을 가르쳐야 하는 일뿐만 아니라 처리해야 할 잡다한 일들이 수없이 많아서 주로 방학을 이용하여 교육청에서 마련하는 연수를 받고 있지만 연수기회가 잘 돌아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학교에서 별도로 연수예산을 책정하여 연수를 받게 하고는 있지만 전체의 25%에 해당하는 교원에게만 연수비의 50% 정도를 지급할 수 있을 뿐입니다. 나머지 교원들은 자비를 들여 연수를 받아야 할 형편입니다. 이것은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교원들의 연찬은 교원 스스로를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학생교육을 더 잘 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정책의 일환이므로 그 연수경비는 당연히 국가에서 지급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더욱 다양한 교육연수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모든 교원들이 무료로 언제나 편리하게 연수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PAGE BREAK]정부나 교육청에서 모두 수용하기 어려우면 한국교총과 같은 단체에서 개설하고 있는 연수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도 있겠지요. ▶조동섭 = 교원의 현직연수는 크게 자격연수, 직무연수, 특별연수로 구분되어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재교육 체제를 구축하고 있고, 그것이 매우 효과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교직에 입문하기 전에 실시하는 연수도 이전과 비교하여 그 양과 질에서 크게 개선되었고, 교직 입문 후에도 교육청이나 학교 주도의 직무연수와 자체연수들을 체계적으로 실시하여 직무 향상과 소양 계발을 도모하고 있는 등 제도적 차원에서 현직연수는 매우 잘 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내용과 지원 문제와 관련해서는 개선할 부분이 많다고 생각됩니다. 우선 교사들이 필요한 연수를 수시로 받을 수 있는 체제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가령 교사들이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연수교육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경우 충분한 행·재정적 지원을 해주는 체제를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대학원에 등록하거나 사회교육 프로그램 등에 참여하여 능력계발을 도모하는 경우 일체의 경비를 지원하여 그 의지와 노력을 지원해 준다면 보다 바람직한 연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형식적 연수 아닌 실질적 연수 필요” ▶나혜영 = 내용에 따라 다릅니다. 간혹 저희들도 이런저런 연수들을 받지만, ‘정말 좋았다’하는 연수가 있는가 하면 ‘도대체 이런 연수 왜 시간 내서 받게 하는 거야’하는 것들도 있습니다. 연수는 필요합니다. 하지만 형식적인 연수가 아니라 교과목과 관련된 실질적인 연수, 필요로 하는 연수가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의무적으로 몇 년에 한 번씩 혹은 교과 과정이 바뀔 때마다 연수를 받게 하는 것도 좋습니다. 단, 실질적으로 교수-학습 방법 등에 도움이 되는 것이어야 합니다. ▶진동섭 = 현직 연수는 자격연수, 일반연수, 직무연수, 특별연수 등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볼 때, 연수의 내용, 연수의 여건, 연수의 운영 등의 측면에서 당사자들인 교원들의 반응과 평가가 그렇게 좋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러한 모든 면에서 획기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장철순 = 현직 연수 시스템 자체가 많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연수시간과 연수과정을 다양하게 마련하여 교원 개인별 요구를 고려함으로써 가능한 학교수업 결손을 최소화하면서 연수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본 여건을 만들어야 합니다. 전일제, 오후제, 야간제, 주말제 등 연수시간을 다양하게 운영하고, 자기 부담 연수 확대 및 부전공 자격연수도 확대 운영해야 합니다. 교원들이 원하는 분야의 연수를 시간적·공간적·방법적 제약에서 벗어나 탄력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첨단 정보 통신에 의한 원격연수 방안을 확대 실시하여 가정에도, 학교에서도 원하는 연수를 선택하여 수강할 수 있도록 연수 시스템을 개발·확대해야 합니다.[PAGE BREAK]또한 연수기관을 확충하여, 연수내용과 장소, 연수시간의 폭을 넓혀 수요자가 원하는 연수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진행자 = 교원들은 자신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얼마나 노력한다고 보십니까? 교원들이 자성할 부분은 없다고 생각하십니까? ▶조동섭 = 사실 교원의 현직연수에 대해서는 말들이 많습니다. 현직연수 기회가 확대되고 실제로 많은 교사들이 현직연수에 참여하고 있지만, 많은 경우 승진을 위한 점수 따기 방편으로 연수를 받기 때문에 큰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저는 승진이 계기가 되었든 다른 무엇이 계기가 되었든 교사들이 현직연수에 많이 참여한다는 사실은 우리 교육의 발전을 담보하는 매우 의미 있는 증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큰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지금 학교에서는 많은 교사들이 너무 많다고 할 정도로 각종 연수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제 경험으로 보면 그들은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매우 열심히 경청하고 진지하게 참여합니다. 따라서 저는 많은 교사들이 현직연수에 의미있게 참여하고 그를 통해 자신의 전문성을 향상시켜 나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그러한 연수에 잘 참여하지 않은 교사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와 학생들은 끊임없이 변화되고 있습니다. 그 변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그 변화의 추세를 따라가지 못하는 교사들은 도태될 수밖에 없습니다. 어떤 계기를 통해서든 연수에 참여를 하면 우리 사회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변화되고 있고 또 사람들이 얼마나 열심히 노력하며 사는지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보다 많은 교사들이 현직연수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고 그 기회를 통해 자신의 전문성을 계발할 수 있도록 하는 체계적인 노력을 학교와 교육당국에서는 적극적으로 계획·실천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재훈=저 스스로도 자성할 부분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정말 열과 성의를 다하여 노력해 왔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많은 선생님들도 이 부분에서는 매우 공감하실 것입니다. 나는 매일매일 학생교육을 위해서 충분히 연구하고 준비하고 있는가? 전문성을 십분 발휘하면서 사랑하는 마음으로 학생지도에 임하고는 있는가? 틈만 나면 연수를 받고 교육서적을 탐독하고 토론을 하면서 자기 연찬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가? 자신있게 ‘그렇다’고 답변할 수 있는 선생님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우리 교원들의 사회·경제적 지위는 결코 다른 사람들이 올려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나혜영 = 교사처럼 편하자고 작정하면 편한 직업도 없고, 일하자고 덤비면 해야 할 일이 그처럼 많은 직업도 없다고 합니다. 정말 그 말을 절실히 느낍니다. 어느 집단이나 그렇듯이 교사 집단에서도 적절하지 않은 사람들이 없다고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많은 교사들은 순박하고 성실합니다. 학생들과 몸을 부대끼며 정말 뭔가를 해 보려고 노력하는 교사들 참 많습니다. 입시 제도가 바뀌면 그에 맞춰 대학 보내주려고 노력하고, 수행평가 하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합니다.[PAGE BREAK]그런데 저는 이처럼 소극적인 대응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좀 더 적극적으로 교육부에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며 전문성을 실현시키는 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노력하는 교사에게 그에 맞는 대가가 주어지도록 하는 것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 노력이 단지 행정적인 업무 처리 능력이 아니라 그야말로 학생과의 상호 작용인 교육 활동이 되어야겠지요. ▶장철순 = 어느 정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원들의 전문성은 무엇일까요? 바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에서 찾을 수 있는 것 아닙니까? 자신의 수업방법 개선과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향상시키기 위한 자발적 노력은 얼마나 하는지 제 자신부터 반성해 봅니다. ‘일 잘하는 교사’보다는 ‘수업 잘하는 교사’가 대접받는 교육현장, 승진과 담당 업무 추진을 위해 밤잠을 설치기보다는 내일의 수업을 준비하며 교수-학습 방법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교원들의 모습을 하루빨리 볼 수 있도록 기대해 봅니다. ▶진동섭=전문성 향상을 위한 노력은 교원 개인적인 노력, 교원들 집단적인 노력이 있을 수 있습니다. 교원들은 개인별로 보면, 전문성 향상을 위한 노력을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집단적 차원에서는 이러한 노력이 다소간 약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교원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교실이라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혼자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보내고 있습니다. 따라서 어려운 문제가 있으면, 주로 혼자서 해결하는 경향이 큽니다. 따라서 집단적으로 어려운 일을 해결하기 위해 연구도 하고, 토론도 하고, 실험도 하는 그러한 노력이 좀더 체계적으로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교사의 자율성 확보 시급” ▷진행자 = 교사의 자율성은 많다고 보십니까? 적다면 어떤 부분이 보완돼야 한다고 보십니까? ▶이재훈 = 이 문제는 입장이나 시각에 따라 생각이 다를 것입니다. 제가 판단하기에는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의 자율성은 많이 달라졌다고 봅니다. 국가수준 교육과정이 있고 시·도 교육과정 운영 지침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에 바탕을 두고 학교 교육과정을 스스로 만들고 의견을 모아 자율적으로 교재를 선택하는 등 예전과는 사뭇 다른 자율성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각 부별로 예산안을 수립하고 집행에 참여하는 등 학교경영에도 자율적으로 참여하고 각종 학교 행사 역시 교사들 중심으로 협의하여 추진하고 있지요. 그러나 교사 입장에서는 아직도 충분하지 못하다고 봅니다. 그 중 한 예가 연구기회의 자율성이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위해서는 필요할 경우 수업에 지장이 없는 한 근무시간이라도 자율 연수를 위해 연수 장소로 갈 수 있게 하고 연구기관을 방문할 수 있게 하는 등 공무원의 복무규정이라는 틀을 너무 엄격하게 적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PAGE BREAK]물론 교육공무원법 제41조에 연수기관 및 근무장소 이외에서의 연수를 할 수 있는 근거가 있기는 하지만 방학을 제외하고 평상시에 활용하는 경우는 드문 것이 현실입니다. 따라서 평상시에도 이 규정이 활성화되어 교원들이 자율적으로 연수활동에 나설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조동섭 = 현재 학교가 자율성을 거의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교사들이 자율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사실 교사의 교육적 자율성은 교육과정 운영과 관련하여 교육내용의 결정권, 교재 선택권, 교육방법의 결정권, 교육평가권, 학생징계권 등에 한정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권한들을 교사가 스스로 판단하여 결정하거나 선택하기는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교과과정의 경우 국가와 지방 수준의 지침과 방침에, 학생지도의 경우는 학교의 형편과 풍토에 의해 제약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그러한 영역에서 교사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것이 반드시 바람직하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적어도 교사가 교육전문가로서 독자적인 판단과 권능 아래 책임지고 결정할 수 있는 영역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런 점에서 교사의 본래적 역할들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해주는 교육과정 운영이나 평가, 학생지도의 권한들은 교사들에게 충분한 재량권을 최대한 부여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나혜영 = 전 우리 사회에서 자율이란 말이 특히, 학교에서 자율이란 말이 이처럼 왜곡되어서 인식되는 곳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자율학습이 타율학습을 포장하는 말이 된 지 오래인데, 학교에서도 마찬가집니다. 자율성이란 위계 서열화된 관료제적 운영방식에서는 확보되기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개별학교의 자율성이 어려운데, 어떻게 그 안에 있는 교사가 자율성을 가질 수 있겠습니까? 학교에서는 교과서의 선택이나 학습 방법 등에서 자율성을 가질 수 있지 않느냐고 하지만, 그게 전부입니다. 그조차도 사실 완전히 자율성을 갖고 있다고 보긴 어렵지요. 책임을 지게 하고 대신 좀 더 폭넓은 자율성을 줄 수 있도록 위로부터 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장철순 = 어느 정도는 보장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의 개선과 발전을 위해서는 외부로부터 가해지는 타율적 개혁이 아니라, 교사들의 자기 반성과 함께 자기 혁신을 위한 자발적인 노력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그러한 전문성에 근거하여 교사의 자율성이 보장되고 재량권이 강화되어야 합니다. 예컨대 교사가 개별 학생의 소질이나 능력에 따라 그에 적절한 교육 내용이나 방법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자율성이 보장되어야 하며, 성적처리와 생활 및 진로지도를 위한 재량권이 강화되어야 합니다. ▷진행자 = 지식-정보화 사회화의 흐름 속에 학교교육(체제, 기능 등)이 변해야 한다고 합니다. 변해야 한다면 학교교육의 새로운 지향점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PAGE BREAK]▶이재훈 = 학교교육이 끝없이 변화되고 개선되어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합니다. 그러나 교육현장의 폭넓은 공감대나 이해를 얻지도 않은 갑작스러운 교육정책으로 학교교육의 변화를 끌어내려고 해서는 안 되고 그 효과 또한 크지 못할 것이라고 봅니다. 개혁이나 변화는 뒤집어서 확 바꾸는 것이 아니고 제자리를 바르게 찾아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학교교육의 새로운 지향점은 선생님들이 다른 걱정 없이 학생교육을 잘 하도록 하는 데 두어야 합니다. ▶나혜영 = 학교 교육의 지향점은 다양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보화 사회에서 부가가치의 원천은 창의력이며 학교교육 역시 개인의 창의력을 극대화하는데 초점이 맞춰야 한다고 얘기하는데 그것도 다양성을 기초로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양성이란 개개인의 다양성, 학교간의 다양성이 실현되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현실에선 불가능합니다. 획일화된 교과 과정 속에서 대학 가기 위한 고등학교, 일류대학, 이렇게 ‘한 줄 서기’가 중심이 되어 있는 교육 체계가 변해야 합니다. 물론 이는 우리 사회의 학벌주의 등의 복잡한 문화와 얽혀 있어 하루아침에 변화되진 않겠지만, 적어도 교육정책이 지향해야 할 방향으로 다양한 중학교, 다양한 고등학교, 다양한 대학교를 특화시키며 양성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식전달자’ 아닌 ‘지식연구자’ 되자” ▶조동섭 = 21세기 사회는 지식기반사회라는 특징을 가진 사회입니다. 이러한 사회에서는 지식과 정보가 힘이고 절대 자원이 되기 때문에 사람들은 끊임없는 학습을 통해 지식과 정보를 축적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받아야 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사회 속에서 국가와 사회는 ‘누구든지 언제 어디서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교육체제를 마련하고 다양한 평생학습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개인들의 능력 계발을 도와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학교도 많은 점에서 변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로 하여금 평생에 걸친 생애교육을 체계적으로 이수할 수 있도록 그 기초와 기본을 충실히 제공하는 체제로 바뀌어야 하며, 자신의 잠재력을 다양하게 개발할 수 있도록 다원화되고 개별화된 교육을 체계적으로 제공해 주는 체제로 변화되어야 합니다. ▶장철순 = 컴퓨터를 비롯한 첨단 정보통신 기술을 통해 창출한 지식에 의해 움직이는 지식 정보화 사회에서 학교의 존재는 어떤 가치를 지니며 어떤 위상으로 서 있어야 하는지를 냉철하게 생각해 봐야 합니다. 과거 산업사회에서 존재했던 지식과 위계를 지닌 학교의 모습이 아니라 하루에도 수없이 넘쳐나는 정보를 처리하고 활용하며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개방적이고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내장돼 있는 열린교육 체제를 갖추어야 합니다. 또한 학생 개개인이 타고난 각각의 소질과 능력을 발굴하고 이것을 더욱 크게 계발하고 육성하는 것에 중점을 두는 체제로 변해야 할 것입니다. [PAGE BREAK]▶진동섭 = 사회가 변한다고 해서 교육의 기본적인 목표와 방향이 바뀐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교육의 궁극적인 목표는 인간의 삶의 질 향상입니다. 학교교육은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입니다. 이러한 학교교육은 인간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끊임없이 자기와 사회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당당한 인간을 양성하는 데 목적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 교사의 역할도 필연적으로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변해야 한다면 교사의 새로운 역할은 어떤 것이라고 보십니까? ▶나혜영 = 아마 원튼 원하지 않든 교사의 역할도 변화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교사는 단순한 지식 전달자가 아니라 지식을 학생 개개인에게 맞춰주는 교육을 해야 하며 그것이 새로운 교사의 역할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의 교육이 효율적인 지식 전달 체계였다면, 이제는 그 학생에게 맞는 지식을 찾아주는 일을 해야 하는 것이지요. 이제는 학생들이 집에서 인터넷을 통해 필요한 과목을 맘에 드는 강사를 찾아서 수업을 듣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학교에서, 교실에서 선생님에게만 의존하던 시대에선 벗어났다는 것이지요. 저는 이제 교사의 역할이 지식 전달만으로는 부족하며, 학생의 능력을 파악하고 평가하고, 적절한 지식을 찾을 수 있도록 안내해 주는 일, 진로를 모색해 주는 일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사회적인 신뢰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재훈 = 교육의 중심에 서 있는 교원들의 역할도 당연히 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부모와 학생, 그리고 동료교사까지 참여하는 교사평가제가 거론되고 있고 학부모 감사청구제도 도입할 것이라는 소식이 있습니다. 학교 사회에 조만간 바람이 일어날 것 같은 조짐도 느껴집니다. 이런 상황임에도 우리 교원들이 예전처럼 수동적이고 미온적인 자세로 안주해서는 안되겠지요. 학생 교육을 위해서는 지금보다도 더 열과 성의를 다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바른 교육을 위한다면 당당하게 우리 주장도 펴고 적극적으로 대 학부모 교육이나 대 국민 홍보에도 뜻을 모아 나섰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교육의 전문성 확보를 위해서 끊임없는 자기 연찬과 수업방법에 대한 연구, 그리고 학생 지도에 관한 노하우를 배우고 익혀 진정한 학생 교육의 프로가 되도록 한층 더 노력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장철순=“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능가할 수 없다”고 합니다. 결국 교육개혁의 가장 기초적이고 핵심적인 상태는 학교 교육개혁을 통해서 이루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학교의 개혁은 교사개혁으로부터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교사는 변해야 합니다. 권위주의 사고방식에서 자율 참여의 사고 방식으로, 닫힌 마음에서 열린 마음으로 학생들을 대하며, 학생에 대한 지시·통제를 하기보다 자율·능동의 상태를 만들어주는 조절자 역할을 기대합니다. 또한 비판적이고 수동적인 보수주의적 의식구조에서 벗어나 진보 합리적인 의식구조로의 대전환이 필요합니다. [PAGE BREAK]▶진동섭 = 새로운 사회의 학교는 폐쇄적인 체제가 아니라 개방적 체제가 되어야 합니다. 학교는 단순히 ‘학교’가 아니라 ‘학교공동체’로 성격이 달라지는 겁니다. 이러한 개방적 체제로서의 학교공동체에서도 교육의 주도적 역할은 교사들이 담당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교육의 질이 교사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지식 정보화 사회에서는 학생들이 어떻게 보면 무제한적으로 정보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교과서에 담긴 한정된 정보를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에 안주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교사는 학생의 학습 욕구를 정확히 파악해서 이것을 학생 스스로 해결하도록 학습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학습 과정을 모니터하고, 학습의 과정과 결과에 대해 평가해서 피드백을 해주는 역할을 담당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은 곧 교육 컨설턴트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동섭 = 지식기반사회를 위해 학교교육을 변혁해야 한다고 할 때, 그것은 다양한 차원의 변혁을 의미합니다. 우선 교육체제를 바꾸는 것이 그러한 일이라고 할 수 있고, 교육의 내용과 방법, 교육환경과 지원체제 등을 변화시키는 일도 그러한 일들의 일부입니다. 그렇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체제를 운영하고 교육의 내용과 방법, 그리고 그 여건과 환경들을 변혁시키는 것 모두 사람의 의식과 노력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학교교육이 변화되어야 한다고 하면 그 변화 중에서 교사의 변화가 핵심적인 요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식기반사회에서 교사는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그것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차원을 넘어 지식을 찾고 지식을 가공하고 잘 활용하는 능력을 계발하는 역할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그를 위해서는 스스로 우수한 지식정보 탐색사가 되어야 하고 그 정보를 효과적으로 처리·활용하는 전문가가 되어야 합니다. 교사가 지금까지의 ‘지식전달자’로서의 역할로부터 지식을 탐색·가공·생산·활용하는 ‘지식연구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지식전문가로 그 영역과 역량을 확장시켜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곽병선 | 경인교대 초빙교수·전 한국교육개발원장 1. 다시금 각광받는 교사의 직 한국에서 교사들은 전형적으로 사범학교라는 교원양성기관을 통해서 양성되어 왔다. 구한국말(舊韓國末)에서 일제(日帝)를 거쳐 현대식 학교제도가 이식되는 과정에서 사범학교는 우수한 인재들을 교원으로 흡인하는 나름대로의 역할을 학교제도 형성 초창기에 해 왔다. 해방을 전후해서 1970∼1980년대 산업 근대화가 이루어지기 전까지 청년들의 사회적 진출기회가 다양하지 못했던 과거에 교원 임용이 보장되었던 국·공립 사범학교(과거의 고교과정 사범학교를 포함한 사범대학 전반을 일컫는 말로 사용)로 우수한 청년들이 진학했었다. 사범학교 출신 대부분은 교육계에서 종사하였지만, 일부는 교육계 밖에서도 지도력을 발휘하였다. 이것은 그만큼 사범 교육이 교육계만이 아니라 타 분야에서도 일할 수 있는 인물들을 길러내는 사회 진출 통로 역할을 나름대로 해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건국 이후 적어도 산업화가 전면적으로 일어나기 전 1980년대까지만 해도 교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는 다소 낭만적인 전통을 떠올리곤 했었다. 그러나 한국 사회가 산업사회로 변모하면서 득세한 물질주의 여파로 봉급직인 교직은 그렇게 매력적인 직종이 되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이러한 정황은 다시 1997∼1998년의 IMF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급전되었다. 구조조정이란 교육외적 요인으로 교원의 정년이 단축되는 시련을 겪었으나, 청년 실업이 사회적 문제로 부상하고 있는 오늘날 비교적 직업의 안정성을 보장하고 있는 교직은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직종으로 다시 변모하고 있다. 이러한 전반적인 정황에서 초등교사 양성기관인 교육대학교가 오늘날까지 사범교육의 전통을 굳건히 지키고 비교적 안정되게 수급을 조절하여 잘 훈련된 교사들을 배출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중등교사의 양성과 임용의 경우는 다소 곡절이 있었다. 교원 수급을 엄밀히 고려함이 없이 중등교원 양성기관을 방만하게 허용함으로써 수요를 초과하는 대학 졸업자들에게 교원자격증을 남발하여 왔고, 결과적으로 교사 자격증에 대한 가치를 상대적으로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다. 그리고 교원임용에 있어 국·공립 사범대학 출신에 대한 우선적 혜택이 거부된 이후 중등교사는 사범대학 과정 또는 일반 대학에서 교직과정을 거쳐 교사 자격증을 획득한 이후에 경쟁적인 선발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 여하튼 초·중등 학교 어느 수준이든 한국 사회에서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소정의 양성과정을 이수해야 하고, 아울러 임용시험을 거쳐 선발되지 않으면 안 되는 특수 전문 직종임에는 큰 변함이 없다.[PAGE BREAK]그러한 면에서 교사 한 사람 한 사람이 어떠한 과정을 거쳤든 오늘날 교단에 선 전국의 40만 교사들은 책임이 막중한 직업인들이다. 그리고 한국 교육의 질과 장래는 여지없이 이 교사들 손에 달려 있다. 2. 변모하는 교직환경 그러면 과연 오늘날 한국에서 교사로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 물론 교사의 자리는 현대 사회를 움직이는 여러 종류의 일 중 하나이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일의 세계에서 중요하지 않은 일은 없다. 특별히 교직이 다른 것보다 중요하다고 내세울 필요는 없을 것이다. 교직은 교직으로서 중요한 것이고, 교직이 중요한 이유를 대야 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오늘날 교사들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은 복잡하다. 아마도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안심하고 그들의 자녀를 맡길 수 있도록 교사들이 믿음직스럽게 성심성의껏 교사의 역할을 잘 감당하여 주기를 바랄 것이다. 많은 교사들이 학생 지도에 헌신하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 교육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는 학부모들은 그들의 자녀를 사설 과외학원에 보내거나 심지어 이산가족의 고통을 감수하면서까지 조기 유학으로 해외에 보내기도 한다. 또한 대안학교 또는 재택 학습으로 그들 나름대로의 특수한 교육적 욕구를 해소하기 위한 시도를 벌이는 경우도 있다. 교사들은 국가 또는 학교 재단에 의하여 임용된 신분을 가지고 있고, 그들의 업무는 국·공·사립 구분 없이 인간교육이라는 공적 가치 실현을 위해서 종사한다. 그래서 그들의 업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떠한 처지에 있든 학생을 존엄한 인간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일이며, 이를 위해서 각자의 최선을 다하되, 그들의 업무처리는 공정하고 신뢰로와야 되는 조건을 가지고 있다. 이 점에 있어서 오늘날 한국 교사들은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특별히 고등학교 단계에서 교사들이 작성한 학생생활기록이 공신력을 확보하고 있지 못한 것이다. 가급적 자신들이 가르친 학생들이 불리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교사들의 선의(善意)가 학교 기록에 대한 왜곡과 불신을 가져오고 있고, 이것은 대입 수학능력시험과 같은 학교외적 평가제도를 강화시켜 다시 학교 교육을 시험 준비기관으로 전락시키는 악순환의 고리로 작용하고 있다. 이처럼 질 높은 교육, 공정한 업무처리를 바라는 사회적 기대에 교사들은 부응해야 된다는 것은 교직의 중요한 한 기본 전제이다. 그러나 교사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상이한 입장과 주장을 가지고 있다. 정부 정책이나 학부모의 요구를 추종하기만 하는 입장에 서 있기를 원하지 않는다. 무엇이 교사의 직무인가에 나름대로의 안목과 기준을 가지고 그들에게 부과되는 과제를 스스로 판단하고 조율할 수 있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보다 적극적으로 그들의 직무를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기를 바랄 뿐만 아니라, 그들의 전문적 직무 수행에 대하여 그들의 기대에 부합하는 보상을 정책당국과 직접적 이해당사자들에게 요구, 협상할 수 있는 권익단체를 결성하고 있다. 오늘 우리 교직사회는 이러한 면에서 상호 노선을 달리하는 권익단체들이 교사들에게 선호될 수 있기 위한 단체의 정강정책과 행동 양태를 통해 상호 경쟁을 벌이고 있다.[PAGE BREAK]이러한 상황에서 교사들은 그들의 직무 수행과 관련한 크고 작은 여러 문제를 개별 교사의 독자적인 차원에서 해결하려 하기보다, 그들의 입장을 옹호해 줄 수 있는 조직과의 연대를 통해서 해결하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는 국면으로 바뀌었다. 교사를 둘러싸고 있는 이러한 직무환경은 불과 지난 몇 년 사이에 급격히 조성된 것이다. 교사들이 하고 있는 일과 그 질에 대해서 사회일반은 보다 납득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구가 증대되고 있고, 교원 사회 또한 서로 연대함으로써 이에 대응할 수 있는 기제를 형성하고 있다. 이것은 오늘날 교사의 직무를 중심으로 한 업무구조가 다층으로 둘러싸여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학생들의 학습을 돕는데 최선을 다해야 하고, 오로지 그 일에 전념하여야 한다는 것은 여전히 의심할 여지없는 교사의 일차적 책무이다. 그렇다고 해서 교사는 오로지 수업활동에만 종사하고, 그 이외의 업무에 대해서는 기피하거나 소극적으로 임한다고 하면, 오늘날 다층화·다면화되고 있는 교사의 역할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오늘날 교사는 다차원의 입장에서 그들의 직무를 유기적으로 수행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 3. 답보하는 교육본질 문제 이처럼 교직 환경이 다층·다면적 역할 구조로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것은 지식·정보화, 세계화와 같이 전 지구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사회 전반의 변화와 관계가 깊다. 전대미문의 급격한 변화가 더욱 가속될 앞으로의 세계에 있어서 국가 단위 공동체가 자주적 생존을 유지할 수 있는가의 문제는, 그 공동체가 어떠한 변화상황에서도 주변으로 밀리지 않고 원하는 대안을 선택할 수 있을 만큼의 상황주도력을 얼마나 갖추었느냐에 달렸다. 상황주도력을 갖춘 공동체는 안으로 구성원들이 다양할 수 있는 가치관과 입장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분열하지 않고 상호 높은 신뢰를 가지고 공동체의 건재(健在)를 위한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고 추진하는 과제에 대해서 높은 결집력을 발휘하는 사회이고, 이질적 요소를 확대하기보다 타협과 절충으로 상생(相生)과 조화를 위한 통합을 꾸준히 시도하는 사회이다. 그리고 공동체의 생산성을 올리고, 대외적 영향력을 가질 수 있는 과학, 기술, 예술 등의 각종 분야에서 핵심역량을 선도적으로 추구하는 사회이다. 다시 말해서 창의성, 상상력, 자기 주도적 문제해결력을 앞서서 갖추는 사회일 수밖에 없다. 우리는 불과 지난 30∼40년의 짧은 기간에 만성적 가난을 탈출하여 오늘날 국민 소득 1만 불 대를 나름대로 구가하면서 살고 있다. 이것은 하나의 기적과 같은 일이다. 이만한 성취에 우리는 자족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상황주도력을 발휘할 만큼 내실을 갖추지 못한다면, 과거 우리의 조상들이 외부 세계와의 조우(遭遇) 과정에서 겼었던 역사적 고난을 또 다시 당하지 않으리라고 장담할 수 없다. 우리는 지금 남북 분단이라는 민족내부 문제하나를 스스로 해결하고 있지 못한 처지에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오늘날 세계는 여전히 상황주도력을 갖추지 못한 나라들은 얼마든지 예측불허의 난폭한 상황에 여지없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PAGE BREAK]이 국가 공동체의 건재를 위해서 국가 차원에서 할 일이 많이 있지만, 그 근간은 사회 구성원을 길러내는 교육의 질에 달렸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국가 정책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인간교육의 본령을 살리는 교육을 어떻게 마련하느냐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 나라의 국정을 담당한 관료들이나 정치세력들은 무엇이 교육의 근본이고 무엇이 지엽적 문제인지를 구분하지 못하고 있고, 학교 교육을 담당한 교사 사회는 상황주도력을 길러내는 교육을 위해서는 오래 전에 버렸어야 할 정답주의 교육체질을 온존시키고 있다. 지금 사교육 대책의 하나로 공영 교육방송에서 수능시험 프로그램을 대대적으로 확충하고 있고, 이것이 사교육의 불을 끄는데 매우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정책당국은 기대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사교육 열을 식히는 데는 효과가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 우리가 지향해야 할 창의성 교육, 학습자 주도 교육, 갖가지 문제를 보다 학생들 체험의 과정으로 차원 높게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문제해결학습은 우리 교육에서 실종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우리 교육의 근본문제는 학력 자격에 대한 명확한 기준 설정 없이 수능시험제도와 같이 수험생에게 중요한 고부담 학력평가를 국가 관리 학교외적 평가로 시행함으로써 안정적 기준 없는 임의평가가 학교 내외 평가를 막론한 모든 평가에서 만연하고, 학교를 시험 준비기관으로 종속시키고, 교사의 직무를 피동화할 뿐만 아니라, 정답암기 교육의 폐단을 낳도록 하는데 있다. 이 정답암기교육의 가장 큰 폐단은 학생들에게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허용할 수 없는 데 있다. 학생들이 그들의 학습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스스로 문제를 제기하고 그것을 자기 방식으로 해결해 보는 그런 과정에 충실할 수 있는 학습의 과정이 아니라, 출제자의 의도를 살펴 출제자가 기대하는 정답을 될수록 많이 암기하는 것이다. 잘해야 기존 지식 습득 교육이고, 암기력을 훈련하는데 효과를 볼 수 있는 정도의 교육이다. 변화무쌍한 미래 사회에서 상황을 주도할 수 있으려면, 정답주의 교육을 넘어서 자기주도 학습을 조장하는 교육으로 우리는 가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가 진정 학생들에게 갖춰 주어야 할 실력은 이미 결론이 난 정답이 아니라, 새롭게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의미 있고 중요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능력이다. 4. 한국 교사의 역사적 책무 건국 반세기를 넘어 21세기로 진입한 지금의 상황에서 남달리 선택받은 직업에 종사하는 우리 교사들은 다음과 같은 점에 주목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선 상황주도력의 개발을 모든 교사들이 유념해야 할 중요한 의제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황주도력의 핵심은 교육으로 길러진 인성과 사고방식들이 기존의 지식, 기술, 사상을 답습하는 정도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상황을 주도할 수 있을 만큼 핵심 역량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데 있다. 새로운 지식의 생성, 핵심 기술의 개발, 영혼을 적실 수 있는 예술의 창조, 감동과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영감(靈感)을 자극하고 촉진하는데 교사들이 헌신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황주도력을 길러내는 교육은 세계 수준을 달리는 교사들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이 말은 이제 우리 교사도 세계 수준의 교육을 목표로 실천하고자 하는 교육에 대한 기대치, 다시 말해 교육에 대한 교사의 눈높이를 한껏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PAGE BREAK]세계 초일류의 교육을 향해 나가는 것을 교직의 지향점으로 삼고, 실제로 그렇게 할 수 있는 교직 역량을 축적해 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교사들이 다음과 같은 사항을 중요하게 의식하고, 그러한 사항들이 실현되도록 공동 노력을 펼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사항은 학교가 평가권을 행사할 수 있을 만큼 교사들이 필요한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다. 교육이 정답암기 교육의 굴레에서 벗어나, 토론, 실험, 관찰, 봉사체험 등 과정에 충실한 학습 경험을 학생들이 갖도록 하려면, 학교가 평가권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경우 학교는 평가 기록에 대한 공신력을 세워야 한다. 종국적으로는 수능과 같은 학교외적 평가가 필요 없게 만드는 것이다. 이것은 교육의 본질을 살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망국적 사교육의 폐해를 해소하는 첩경이 될 수 있다. 다행히 향후 입시제도는 학교 평가권을 살리는 쪽으로 개선된다고 들린다. 이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학교가 평가권을 제대로 행사하려면, 다음과 같은 선행조건이 갖추어져야 하고 이것은 대부분 교사들의 역량과 직결된다. 무엇보다 교과별 학력 평정에 대한 기준이 설정되어 있어야 한다. 즉 교과별 학력자격 기준을 설정하는 일이다. 이 학력 자격기준은 학생들이 성취하여야 할 학업의 수준을 체계화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중요한 비중은 학생들이 어떠한 학습경험을 쌓아야 되는가에 대한 기준, 즉 학습과정에 대한 기준을 중요하게 포함하여야 될 것이다. 아마도 개별 교사수준에서 할 수 있는 작업은 아니다. 그렇다고 당국이 알아서 기준을 설정하여 교사들에게 안겨 줄 때까지 마냥 기다리고 있을 일이 아니다. 교사들은 두 가지 방법으로 이 과제를 해결할 수 있다. 하나는 동일 교과 교사들이 연대하여 스스로 학력자격 기준을 만드는 것이다. 교과별 전문 연구회, 교직단체 내 교과연구회 등에서 주도력을 발휘할 수 있다. 다른 방법은 교사들이 교육부에 연대하여 학력자격기준을 개발하도록 압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 방법을 어떻게 사용하던지에 관계없이 교사들에게 기본적으로 중요한 과제는 교과별로 학력자격기준에 대한 지침과 이해를 상호 공유하는 것이다. 고립적 근무환경에서 일하던 과거에 이러한 요구를 교사들에게 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을 요구하는 것이나 다름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인터넷 환경은 이것을 가능하게 한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교사들은 이제 관심을 같이하는 동료 교사들과 얼마든지 연대해서 공동 작업을 벌릴 수 있다. 우선 교사들은 소속 학교 동료교사들과 학력자격기준을 공유하는 노력을 펼쳐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이웃 학교들과 공동보조를 취할 수 있는 그 연대의 범위를 넓혀 지역 내 동일 학군, 시·도 교육청 범위로 확대하여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는 이웃 학교 교사들과 협의할 수 있고, 동일 지역 내 교사들과 협의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 차원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는 중앙 교육부에 대하여 해당 문제에 대한 지침을 마련하도록 요청할 수 있을 것이다. 교사들로부터의 이러한 상향식 접근은 시·도 교육청과 교육부 조직에 교과별 전문가를 배치하도록 하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학교의 학력관리 기록에 대한 공신력을 확보하는 데 있어 관건적 요소가 된다. 학교 평가권을 실현함에 있어 학교 성적 기록에 대한 공신력을 확보하는 과제는 바로 교사들이 주도적으로 연대하여 대외적으로 공정성 있는 학력관리 정보를 생성하는데 달렸다.[PAGE BREAK]이 공정성 있는 학력관리정보를 학교가 마련하게 되는 때, 우리 나라 교육의 질은 국제 수준에 도달해 있다고 자부해도 좋을 것이다. 5. 교육개혁, 교사가 움직여야만 성공할 수 있다 1918년 오스만 터키 제국의 치하에 있던 팔레스타인 내 이스라엘 정착촌의 유대인 학교에서 교사들의 쟁의가 발생하였다. 이 교사들의 쟁의는 이스라엘 교육은 이스라엘 언어로 하자는 것이었다. 당시 이스라엘 정착촌에 이주해 온 이스라엘 인들은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주로 유럽에서 온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그들이 살았던 나라의 언어로 아동들을 가르쳤다. 이스라엘 언어는 세계에 각지에 흩어져 사는 이스라엘 인들이 주로 예배의식에만 사용하였을 뿐, 일상적 언어로는 사용되지 못하였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정착촌에 들어온 교사들은 이스라엘 교육은 그들의 민족 언어로 해야 되겠다는 의식으로 무장되었다. 종교의식 외에 언어, 역사, 문학 과목 등은 이스라엘 언어로 가르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학교 당국은 과학이나 수학은 유럽 언어로 가르치도록 방침을 정했다. 이스라엘 언어에는 그러한 과목의 전문용어가 발달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교사들은 학교 당국의 방침을 정면으로 거부하고 나섰다. 결국 학교 당국은 교사들의 쟁의에 굴복하여 모든 교과를 이스라엘 언어로 교육하도록 허용하였다. 이렇게 해서 이스라엘 교사들은 1800년 동안 죽었던 그들의 언어를 살려내는 단초를 만들었다. 오늘날 이스라엘 교사들은 그들의 교육사에서 첫 번째로 벌인 이 교원 쟁의를 매우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 교사들의 결집된 의지가 교육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교육에서 세계 수준을 확보하지 못하면, 다른 모든 분야에서 핵심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구성원을 길러내기 어렵다. 아직 우리의 교육은 정답암기 교육의 구습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이의 주범은 학교를 한낱 시험 준비기관으로 만들고 있는 학교외적 평가제도에 있다. 이를 극복하는 길은 공정성과 공신력을 담보할 수 있는 학교 평가권을 확립하는데 있다. 이 학교 평가권의 확립은 교사들이 적극적으로 주도함으로써만 해결할 수 있는 과제이다. 물론 정책당국의 상응하는 정책 개발, 관련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 중심은 교사에게 있다. 이 작업의 성패는 미래 한국의 장래와 직결된다. 상황주도력 있는 국가 공동체를 형성해 가는 데 있어 교육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느냐에 관한 중차대한 과제이다. 이 중차대한 과제가 21세기적 삶을 살고 있는 우리 한국 교사들의 양 어깨에 걸머져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한국의 교사들은 단순한 임금 노동자가 아니다. 변화의 주변이 아닌 주역으로 역할할 수 있는 공동체 구성원을 길러내야 할 역사적 과업을 안은 이 사회의 주도적 세력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 바로 이 점에서 교원 단체들은 크고 작은 정책 사안을 불문하고 사사건건 정책당국이나 이해 당사자들과 대결적으로 접근하지 말고, 공동체의 존망이 걸린 사활적 과제, 즉 학교 평가권을 확립하는 과제에 대해서 결집된 노력을 펼쳐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황연옥 | 부천 상일초 교사 설렘 속에서 시작한 바쁜 새 학기 3월이 지나고 어느새 푸르름 가득한 5월을 맞이하게 되었다. 제 몸보다 더 큰 책가방을 메고 머리칼을 바람에 날리며 신바람 나게 뛰어가는 초등학교 신입생에서 대학에 입학한 새내기들에게 이르기까지 가슴에 소망의 무지개가 가득하다. 5월은 가정의 달이라고도 하고 청소년의 달이라 부르기도 한다. 겨우내 추위 속에서 꽃망울을 도톰히 키워 올린 꽃나무가 눈부신 꽃송이를 피워 올리고 훈풍에 밀려 멀리까지 풍겨오는 꽃향기를 맡으며 가족의 소중함과 미래를 가꾸어갈 청소년들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일들은 매우 바람직한 것이다. 모두가 거리로 나가고 싶어하는 이 계절에 들뜨기 쉬운 마음을 가라앉히고 차분하게 생각해 보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사회생활을 해 나가며 필요한 것 중에서 우선 순위를 정하여 말하라고 하면 ‘질서’와 ‘책임’을 꼽고 싶다. ‘질서’와 ‘책임’은 자신보다는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기반으로 하기에 더 소중해진다. 자연과 우주도 그 나름대로의 질서가 있듯이 서로 더불어 살며 가치를 창출해 가는 인간은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기 위해서는 타인을 인정해야 한다. 타인을 인정하는 중심에는 나보다 상대의 입장을 배려하는 마음과 맡은 일을 끝까지 해내는 책임의식이 필요하다. 요즘 우리 사회를 어지럽게 하는 집단 이기주의는 자신의 이익만 먼저 생각하는 사소한 개인 이기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5월은 산과 들을 찾아 나서는 사람들이 많은 계절이다. 공중도덕을 지키고 자신이 머물다 간 자리에 흔적을 남기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안 된다. 자신이 지켜야 할 일들을 생각하며 모든 일을 남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깊은 마음을 길러야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더 밝아지게 될 것이다.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고 한다. 아무리 어렵고 힘든 일이라도 긍적적인 생각으로 즐겁게 일을 해나가다 보면 알찬 결실을 얻게 됨을 주위에서 종종 보게 된다. 불평과 불만이 가득하여 마지못해 하는 일에는 좋은 결실이 있을 리 없다. 어떠한 일이든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 하되 신바람 나는 활동이 되게 하는 것이 좋다. 교사들은 학습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교수-학습활동을 학생들의 수준에 맞춰 흥미 있게 재구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며, 학생들도 즐겁게 학습활동에 임해야 하고, 학부모들은 지나친 과잉기대로 자녀들을 지레 피곤하게 해서는 안될 것이다. 서로 신뢰하며 면밀한 계획과 준비 속에서 즐겁게 교육활동에 임할 때 좋은 결실을 맺는 기쁨을 얻게 될 것이 분명하다. 지난 3·1절에 필자가 사는 마을에서 흐뭇한 일이 있었다. 3·1절을 이삼일 앞두고 아파트 부녀회에서 관리실 방송망을 이용하여 태극기를 게양하도록 수 차례 홍보했다. 그 결과 90% 이상의 가구가 태극기를 게양하여 지난 3·1절날은 우리 아파트 단지가 태극기 휘날리는 마을이 되었다. 심지어 연휴라 지방에 내려가야 될 어느 가정에서는 가깝게 지내는 이웃집에게 부탁하여 태극기를 달아 달라고 하였다고 한다. [PAGE BREAK]작다고 보면 작은 일일 수도 있지만 얼마나 가슴 뿌듯했는지 모른다. 필자가 초등학교를 다닐 때만 하여도 학교에서 4대 국경일에는 꼭 기념식을 치르며 그 날에 얽힌 의미 있는 이야기들을 선생님께 들었었다. 심지어는 여름방학 동안에도 8·15 광복절 기념행사를 학교에 가서 하였다. 작은 활동이지만 이 같은 계기교육을 통하여 우리는 나보다도 남을 생각하고 개인보다는 나라를 먼저 생각하는 소중한 마음들을 어릴 적부터 배우고 익혔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 같은 교육 활동들이 6·25 전쟁 직후 폐허 속의 이 나라를 이렇게 성장시킨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 싶다. 우리는 흔히 부존자원이 빈약한 현실을 딛고 오늘날 이 만큼 살게 된 것이 교육의 덕택이라고 한다. 우리 후손들도 번영된 조국에 살면서 늘 교육의 덕택을 감사하게 느끼도록 해야 할 책무가 지금 우리에게 있다. 국가가 건강해야 사회도 건강하고 국민들도 건강하다는 초등학교 시절 선생님의 말씀이 지금까지도 귓가에 쟁쟁하게 들려오는 것 같다. 새 학기, 새봄이 지나고 있다. 우리 모두 차분하게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고 모두 자신의 자리에서 친구와 이웃과 자신이 소속된 단체와 나라를 생각하며 성실하게 살아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학부모들은 지나친 과잉기대로 자신의 자녀들 능력보다 큰 가방을 준비하지 말아야 한다. 그 과잉기대가 자신과 자녀를 묶는 올무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마음껏 뛰어 놀며 건강한 몸과 건강한 마음을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교사들 또한 최선을 다해 연구하고 연찬 활동을 통하여 교원의 전문성을 키우며 책임의식을 갖고 즐겁게 교육활동에 임해야 할 것이다. 온 국민 모두 정직하고 부지런하며 자신보다 타인의 존재를 인식하고 질서와 책임을 다하는 성숙한 국민성을 보일 때 이 나라의 장래는 봄볕보다 더 밝아지게 될 것이다.
김영화 | 서울 영중초 교사 예로부터 ‘선생 똥은 개도 안 먹는다’라는 말이 있다. 나는 어려서부터 어린아이들을 좋아했고, 또한 나의 가장 큰 꿈이 교사가 되는 일이었기 때문에 내가 교사가 되기 전에는 이런 말이 이해가 정말 되지 않았다. 남을 가르친다는 일은 누가 보아도 좋고 쉬운 일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내가 초등교사의 꿈을 이루고 나서 기쁜 일도 많았지만 마음 아픈 여러 순간들을 경험했었다. 5월이 되면 ‘가정의 달’이라고 해서 행복한 가정, 사랑이 싹트는 가정을 흔히 이야기 하지만 내가 본 아이들 중에는 이러한 행복과는 거리가 먼 학생들이 많았다. 오히려 이런 학생들에게는 해맑게 웃는 아이의 모습과 이를 흐뭇하게 바라보는 부모님의 모습이 이루어 질 수 없는 꿈처럼 느껴질 것이다. 부모님이 계시지 않는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슬픈 일일 것이다. 그 중에서도 초등학생들은 너무도 어려서 부모님께 의존하고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지 못하는 아이들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나 자신을 탓하며 속상해 한 적이 많다. 내가 교육대학교 3학년 때 서울의 어느 초등학교로 실습을 간 적이 있다. 대학시절 4차례의 실습이 있었는데, 그 당시 학교까지의 거리가 너무도 멀어 새벽 5시 30분쯤 일어나 준비를 해야 했던 나에게는 꽤나 스트레스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또한 내가 갔던 실습학교는 프로그램이 매우 빡빡하여 동기들이 지원을 꺼려하던 학교였다. 나는 교생으로서 학급 전체의 학생들에게 사랑을 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시간도 짧고 실습 중에는 매우 바쁜 일정이라 쉽지 않았다. 그래서 첫날 교실에 가면 학급의 학생 중에서 가장 어려워 보이는 학생이나 그 동안 담임교사에게 인정을 받지 못한 아동을 찾아 2주 동안 남다른 관심을 보여주며 사랑을 주려고 노력했다. 이는 사랑을 받는 학생에게도 기쁨이겠지만 나의 사랑을 받고 밝은 표정으로 변화되어 가는 학생을 바라보는 나에게도 큰 보람이 아닐 수 없었다. ‘이번 실습에서는 어떤 아이를 만날까?’하는 기대를 가지고 들어간 교실에서 처음 만난 학생들의 표정에는 기대가 비쳤고, 이를 바라보는 나의 마음도 설레기 시작했다. 이번 실습에서 만난 나의 사랑을 받을 아이는 바로 ‘영혜’라는 남자아이였다. 영혜는 표정이 밝지 못하고 남들 앞에 나서는 것도 매우 쑥스러워 하는 아이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며칠동안 영혜를 지켜보며, 참 너무 예쁜 아이인데 준비물도 제대로 챙겨오지 못하고 숙제 또한 잘 챙기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영혜에게 관심을 보여주었고 이를 아는지 영혜도 나에게 조금은 마음을 여는 것 같았다. 영혜는 내가 교생선생님이라 편해서 그랬는지 가끔은 “선생님, 피아노도 못 쳐”라든지 “선생님이 글씨도 못써”라는 식의 반말을 하곤 해 나를 당황하게 했다. 실습이 끝날 쯤 알게 된 사실인데, 영혜네 가정은 어머니가 얼마 전에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고, 아버지는 그 교통사고의 보상 문제로 바쁘게 지내셨고, 영혜와 어린 동생들은 제대로 보살펴 줄 사람이 없다는 것이었다.[PAGE BREAK]실습이 끝나기 3일전 아침이었다. 나는 영혜에게 “선생님 좀 도와달라”며 음악실에 단둘이 학습자료를 챙기러 간 적이 있다. 평소 아침도 먹지 못하고 오는 영혜가 너무 안쓰러워 집에서 챙겨온 작은 초코파이를 영혜의 손에 쥐어주었다. 그리곤 다른 아이보다 덩치가 작은 영혜를 무릎에 앉히고 영혜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그 때 영혜가 늘 기가 죽어 있는 모습이 안타까워 “영혜는 너무도 씩씩하더라. 영혜 같은 아들이 있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했었다. 교생실습이 끝날 쯤 영혜는 나에게 편지 2통을 주었다. 한 통에는 나에게 했던 이야기를 기억하는지 ‘선생님께 반말을 해서 미안하다’는 말과 ‘나중에 아들을 낳으면 자기처럼 씩씩하게 꼭 키우라’는 부탁(?)의 말들이 들어 있었다. 실습을 마치고 눈물을 흘리며 학교를 떠나오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영혜에 대한 걱정과 미안함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차라리 영혜에게 정을 주지 않았으면 하고 후회를 하기도 했다. 더 오랫동안 같이 있어주질 못하면서 정만 들인 것 같아서 너무도 마음이 아팠다. 나중에 실습이 끝난 후 다시 한번 교실을 찾을 기회가 있었다. 그런데 그토록 보고싶던 영혜는 교실에 없었다. 영혜 아버지가 아이들을 돌보기 힘들어 큰집에 아이들만 보냈다는 것이었다. 아마 지금쯤 영혜는 씩씩하게 자라서 중학생이 되어 있을 것이다. 사실 요즘도 가정이 어려운 학생을 만나면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이 너무도 없다는 사실에 속상할 때가 많다. 그런 학생일수록 학습상태가 좋지 못하여 학교에서도 인정을 받지 못하고 가정에서 또한 돌봐 줄 사람이 없다. 그런 학생에게 교사가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올해 교사로서 4년차에 접어든 나는 5학년을 담임하게 되었다. 학기초가 시작되면 학생들의 가정환경을 알아보기 위해 학생들에게 자신의 가족이야기를 적도록 한다. 물론 여기에는 가족의 직업, 나이, 이런 것들이 주가 되는 것이 아니라 ‘나와 놀아주는 사람은?’, ‘우리가정의 고민거리는?’, ‘밥먹는 시간은?’과 같이 아주 평범한 내용을 적는다. 5학년쯤 되면 어려운 가정의 아이들과 면담을 통해 가정 환경을 파악하는 것 자체가 학생에게 상처가 될 수 있어서 가급적 이런 내용은 묻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또한 교사가 학생들의 환경을 알려고 해도 학생들이 이미 마음을 닫아버린 경우가 많아 이러한 사실을 알기가 어렵다. 올해는 가정 환경이 어려운 학생이 많아 더욱더 마음이 쓰였다. 우리 반에는 현철이라는 아이가 있다. 현철이는 엄마가 집을 나가 어려서부터 아빠와 할머니에 의해 길러졌다. 다행히 현철이 아버지는 현철이에게 다정다감한 분이신 듯하다. 하지만 현철이에게는 항상 현철이 아버지가 피우시는 지독한 담배 냄새가 배어 있다. 현철이는 유치원 때 엄마가 딱 한번 자기를 보러 왔었다고 한다. 그 때 엄마의 얼굴을 처음 보았고 그 얼굴을 평생 잊을 수가 없다고 했다. 현철이는 자신의 생각을 글로 잘 표현하여 우리 반에서 글을 제일 잘 쓰는 학생이다. 하루 일과중 내가 우리 반 아이들 일기검사를 하는 동안 ‘오늘은 우리 현철이가 무엇을 적어왔을까?’ 하는 기대로 나에게 큰 즐거움을 주고 있다. 준영이는 자폐와 우울증이 겹쳐 4세 수준의 사고력을 가진 아이인데, 교사로서 나에게 여러 가지 고민들을 안겨 주었다. 하지만 준영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학급에 잘 적응하고 있고, 우리 반 학급 친구들은 준영이를 평범한 친구로 대해주는 것을 목표로 삼아 학급 활동에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급식을 먹고 자기가 스스로 치우는 일, 친구들과 청소를 함께 하는 일, 체육시간에 줄을 맞춰 서는 일 등 남들에게는 너무도 평범한 일을 준영이가 잘 해내고 있는 것이다.[PAGE BREAK]우리 반 아이들의 이런 상황은 나에게 무언가 열심히 해야 할 의지를 안겨주었다. 오랜 고민 끝에 교사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 아이들에게 현재보다는 나은 미래에 대한 꿈을 꾸도록 만들어 주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현재 학급에서 마음 편하게 생활하며 학습 능력이 향상되도록 도와줄 수만 있다면 더욱 좋겠다. 하지만 이런 것은 정말 한계가 있다. 가정에 돌아가면 제자리이고, 또한 1년이 지나 나와 헤어지면 가끔 만나 안부를 묻고 애정을 표현하는 일뿐이니 말이다. 이러한 아이들을 위해 올해에는 유네스코에서 운영하는 CCAP라는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되었다. 학기초라 너무도 바빠 제대로 계획서를 작성하지 못해 포기한 나에게 행운처럼 기회가 찾아 온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우리 나라에 있는 여러 외국인 자원봉사자가 수업을 해주는 것으로 캐나다인, 영국인, 일본인 등 총 6명의 선생님이 오셔서 더 넓은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게 될 것이다. 우리 아이들은 외국인 선생님을 만날 생각을 하며 환호성을 지른다. 벌써부터 캐나다에 관한 책들을 읽고 다음에 오실 선생님을 정하는 등 모두 너무도 즐거운 고민에 빠져 살고 있다. 1년이 지나 우리 아이들에 어떤 생각의 변화를 겪을지 기대된다. 이러한 경험들이 쌓여 미래에 대해 긍정적이고, 더 넓은 세상에 대해 알게 되기를 기대한다. 훌륭한 교사는 따로 있지 않다고 본다. 학생들의 마음을 헤아리며 학생들을 위해 최선을 다할 때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 학년 동안 교사로서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은 ‘또 다른 부모’로 남는 것이다. 사실 학년이 끝나면 내가 옛날 제자들의 부모가 되는 것 같다. 우리 아이들의 새 선생님은 더 좋은 분이시기를 간절히 기대하며 또한 새 담임 선생님께 내가 학부모가 된 것처럼 부탁의 말들도 잊지 않는다. 학생들에게 헤어질 때마다 이런 말들을 해주곤 한다. 아마 부모님 다음으로 너희를 사랑하고 잘 되기를 바라는 사람은 선생님일 거라고.
박만춘 | 충남 보령 한내초 교사 “성현아, 그렇게 하고 싶어하던 배구를 왜 그만 두었니?” “엄마가 공부 못 한다고 하지 말래요.” 성현이는 중증도 비만이다. 서른 여섯 명 친구들 중 유일한 비만 친구이다. 다행이 키도 커서 비만이 지나치게 부담스러워 보이지는 않는다. 우리 학교 특색은 초등배구여서 담당선생님의 눈에 성현이가 뽑혔다. 성현이는 싱글벙글 좋아하며 방과후에 다른 선배들과 동료들이 함께 모여 배구를 하게 되었다. 공 다루기를 무척 좋아하는 성현이는 형들의 멋진 경기를 눈여겨보고, 즐겁게 따라 하면서 잘 적응해 나갔다. 그 모습이 담임인 내가 보기에도 무척 예뻤다. 그런데 열흘쯤 지난 뒤 돌연 연습을 빠지는 것이 아닌가? 이유인즉슨 엄마가 공부 못 할까봐 하지 말라고 말리기 때문에 하고 싶은 배구를 할 수 없다는 성현이의 처지가 안쓰러웠다. 배구는 성현이의 큰 몸매에 걸맞고 본인도 좋아하건만 운동하는 아이는 공부를 못할 것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그 뚱뚱한 몸이 교실의 딱딱한 의자에만 붙잡혀 있게 된 것이다. 요즘 운동만이 건강의 지름길이라는 붐이 일어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아침저녁으로 뛰는 운동을 하는 인구가 많아졌다. 꼭 달리기가 아니더라도 배구를 하면 성현이의 비만 관리에도 도움이 되고 동료들과 정도 들어 학교 다니는 즐거움을 하나 더 느낄 수 있을 것이고 거기다 오랜 훈련 끝에 대외 경기에서 우승이라도 하면 성취감에 기쁘기도 하련만 부모님의 뜻에 따라 아이의 욕망이 좌절되어 아쉬움을 금할 수 없었다. 아이는 부모님으로부터 독립된 또 다른 인격체라고 말하면서도 흔히 부모님들은 아이들에게 자신이 못다 이룬 꿈을 강요하여 부담을 주는 경우가 많다. 아이의 소질이나 특성을 바르게 파악하여 그에 합당한 취미를 기르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초등학교 4학년부터는 반 편성을 할 때 아이의 특성을 고려하여 문예반, 수학반, 과학반, 미술반, 서예반, 기타반, 만화그리기반, 축구반, 발명반 등으로 분반하기를 권한다. 다소 인기 있는 반에 지원자가 몰리는 경우에는 적절히 두 번째의 취미 반으로 들어가도록 하여 조절하면 된다. 현재 주 1회 정도 특별활동 시간에 취미반을 찾아가는 수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이는 시간이 너무 적어 효과가 적다. 선생님의 숨은 재주를 마음껏 활용하기에도 적절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서예를 잘 하시는 선생님과 또 서예를 지속적으로 배우고 싶어하는 친구들이 한 반을 이룬다면 학생과 교사가 한마음 한뜻이 되어 서로 정열을 기울여 배우고 익히며 학습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매일 한 시간씩 시간을 배정하면 실력이 늘고 친구들의 모습을 거울삼아 자기발전에도 큰 도움이 되며 친화감을 조성하게 될 것이다. 담임교사는 정해진 한 시간 외에도 적절히 아침자습 시간이나 방과후의 시간을 이용하기도 수월할 것이다. [PAGE BREAK]어떤 직업이든지 남모르는 고충이 있기 마련이다. 36명 내외의 어린이들이 한 반으로 생활하면 갖가지 태도가 다 나오는데 이때 모두의 태도를 다 좋다고 인정할 수는 없다. 말로 좋게 타이르고 잘 따라주면 전혀 문제될 것이 없지만 자아가 형성되어 가는 성장기 어린이는 신체 발달의 겉모습만큼이나 마음의 키도 다양하다. 칭찬을 받을 때도 있고 꾸지람을 받아 마땅할 때도 있다. 어린이와 학부모 입장에서는 자기 아이가 칭찬만 받기를 원하는데 문제가 생긴다. 되도록 칭찬만 받을 정도로 학교생활이 즐거우려면 어린이가 좋아하는 과목을 많이 배우는 취미반 편성이 매우 필요하다. 공통의 정서를 가진 교사와 학생들 간에는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는 바가 더 깊고 융화도 잘 될 것이다.
교총과 교육부는 지난달 27일 교육부 소회의실에서 제7차 교섭소위를 가졌다. 양측은 지방자치단체의 교육비 부담인 시·도세 총액 3.6% 전입금을 상향토록 하고, 학급당 학생수 감축 및 과대 학교 축소를 지속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또 유아교육법시행령 조속 제정과 공립유치원 차량운영비 지원 및 유치원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예산 확보, 사립유치원에 대한 국가재정지원 확대 등에 합의했다. 특수교육의 환경 개선을 위해 시·군·구 교육청에 특수교육 전담 인력 증원, 특수학교 및 특수학급 증설, 특수학급 학생수 기준 하향 조정, 유아특수교육기관 증설, 통합교육을 통한 유아교육기회 확대 등에도 의견일치를 봤다. 저소득층과 농어촌 도서벽지 학생의 급식비 지원과 고교 1학년 수준의 신체검사를 초등1·4학년, 중학교 1학년 학생에게도 실시토록 제도를 개선키로 했다. 교총은 아울러 교육자치의 일반자치로의 통합 추진을 금지하고 교육위원회에 실질적인 의결권 부여, 교육감 주민직선제, 유·초·중등 교원의 교육위원 진출 시 휴직 허용 등을 위한 법개정을 요구했다.
우리나라 여학생의 수학.과학 학업성취도가 남학생보다 낮을 뿐 아니라 그 격차가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커 대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물론 남.여학생 모두 국제 평균보다는 훨씬 높은 성취도를 나타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이화여대는 최근 몇년간 실시된 수학.과학과목의 국제 성취도 조사 결과를 근거로 '남학생과 여학생의 학력차이,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의 세미나를 29일 이화여대에서 안재헌 여성부 차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었다. 세미나에서는 1995년과 1999년 실시된 수학.과학 성취도 국제비교연구(TIMSS)와 2000년 실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연구(PISA)를 토대로 우리나라 학생들의 성취도와 남.여학생의 학력 차이를 분석한 결과가 발표됐다. 발표 자료에 따르면 1995년 TIMSS 검사에서 우리나라 중2년생의 수학 성취도 평균은 남학생 588점(이하 표준점수), 여학생 571점으로 남학생이 17점 높았다. 따라서 같은 검사의 국제 평균은 남학생 522점, 여학생 516점으로 남학생이 6점 높았던 것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 여학생 학업성취도가 다른 나라 여학생보다는 훨씬 높지만 우리나라 남학생에 비해서는 너무 떨어진다는 것. 1999년 TIMSS 검사에서는 남학생 590점, 여학생 585점으로 차이가 5점으로 줄었고 국제 평균은 남학생 524점, 여학생 520점으로 그 차이가 4점이었다. 연구진은 41개국 가운데 전체 성취도가 3위였던 1995년 검사에서는 남.여 차이가 2위였으나 38개국이 참가한 1999년 평가에서는 전체 성취도는 2위로 뛰어오른 반면 남녀 차이는 17위로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고1 대상 PISA 2000 연구에서는 다시 우리나라 남학생 평균은 559점, 여학생은 532점으로 27점이나 차이가 났고 국제 평균은 남학생 504점, 여학생 493점으로 11점 차이가 났으며 우리나라는 성취도도 2위, 남녀 격차도 2위였다. 우리나라의 TIMSS 1995 과학 평균도 남학생 576점, 여학생 551점 등 25점 차이로 성취도는 4위, 남녀 격차는 6위였으며 TIMSS 1999 평가에서는 9위, PISA 2000 연구에서는 2위로 격차가 상당히 심각한 편에 속했다. 특히 PISA 2000 연구에서는 우리나라는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19점 높은 반면 격차가 가장 컸던 라트비아는 여학생이 23점 높은 것을 비롯해 미국, 일본, 이탈리아, 뉴질랜드, 러시아 등은 여학생 점수가 오히려 높았다. 연구진은 단순 지식이나 전형적인 문제보다 추론과 문제해결 등 종합적 사고력을 요하는 내용에서 남학생들이 높은 성취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또 매우 높은 성취도에도 불구하고 남.여학생 모두 이들 과목에 대한 태도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 매우 부정적이며, 특히 여학생의 흥미나 자신감이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교육과정평가원이 2002년 초등6년과 중3 및 고1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내 학업성취도 평가에서는 여학생의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평균 점수가 고1년 수학을 제외하고 모든 과목, 모든 학년에서 높아 이번 결과와 대조를 보였다. 또 고1년 수학도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0.02점 높은 데 그쳐 전반적인 학교수업은 여학생이 충실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