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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5일, 청주아름다운산행에서 전라남도 여수시 화정면에 딸린 개도로 섬 산행을 다녀왔다. 개도는 여수시에서 돌산도와 금오도에 이어 세 번째 큰 섬으로 여수항에서 정남쪽으로 20여km, 뱃길로 50여분 거리에 위치한다. 개도(蓋島)의 덮을 개(蓋)는 주위의 섬을 거느린다는 의미이고, 서남쪽의 봉화산과 천제봉의 모습이 개의 두 귀가 쫑긋하게 서있는 것처럼 보여 개섬으로 불렸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개도 주변의 바다는 낭도, 사도, 상화도, 하화도, 제도, 월오도, 금오도, 돌산도 등의 섬들이 징검다리처럼 떠 있어 바다라기보다 호수에 가깝다. 예정대로 백야도에서 돌산도까지 연륙교가 연결되면 최고의 힐링 여행지가 된다. 청주종합운동장 앞에서 7시에 출발한 관광버스가 중간에 탑승하는 회원들로 자리를 꽉 채운 후 남쪽으로 향한다. 호남고속도로 여산휴게소와 순천완주고속도로 황전휴게소에 들르며 부지런히 달리는 차안에서 굴비 회장님의 굵고 짧은 인사말과 성신님의 일정 안내가 이어진다. 교통이 발달했지만 청주에서 백야도까지는 가까운 거리가 아니다. 동순천IC를 빠져나온 관광버스가 22번 지방도로 백야대교를 건너 11시가 넘어 백야선착장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려 주변 풍경을 카메라에 담다 11시 30분에 출항하는 대형카훼리3호에 올랐다. 갑판에서 바라보니 백야도의 고즈넉한 마을 풍경, 화양면 안포리와 화정면 백야리를 연결하는 백야대교가 한눈에 들어온다. 섬 산행은 날씨가 좋아야 하는데 아침부터 잔뜩 흐리더니 구름사이로 해가 나타나 선글라스를 끼게 한다. 물살을 헤치며 천천히 남쪽으로 향한 배가 1928년에 세워진 백야등대를 S자로 돌아서면 제도와 하화도가 가깝다. 백야도의 백야선착장에서 개도의 여석여객선선착장까지는 배로 20여분 거리라 갑판 위에서 올망졸망 떠있는 섬들을 바라보며 자유를 누리다보면 여석여객선선착장이 눈앞에 와있다. 개도는 청정 해역에 낚시가 잘 되는 황금 바다를 가지고 있어 갯바위 낚시나 배낚시를 하기 위한 여행객들이 많다. 배에서 내려 화정면소재지 방향으로 도로를 따라 걸으면 오른쪽 길가에 이정표가 서있다. 발길이 많지 않아 풀숲에 숨어있는 계단을 오르면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첫 번째 만나는 봉우리에 정자가 서있는데 잡목이 가려 조망이 좋지 않다. 정자를 지나면 가까운 곳에 화정면소재지와 봉화산이 한눈에 바라보이는 바위 쉼터가 있다. 개화도의 지형은 높이 330여m의 봉화산과 천제산이 남쪽으로 뾰족하게 솟아있고, 드나듦이 심한 해안선을 따라 기암절벽이 절경을 이룬다. 안부에서 풀을 뜯고 있는 소들을 만나니 섬이 더 정감 있게 다가온다. 조망이 좋은 천제봉 정상에서 서쪽 바다를 바라보면 모전마을에서 시작해 남쪽으로 반도처럼 기다랗게 연결되어 있는 생금이 새로운 풍경을 만든다. 하화도, 제도, 자봉도 등 인근의 섬들도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인다. 천제봉 정상을 넘어서는데 갑자기 비를 동반한 먹구름이 몰려왔다. 멧돼지들이 등산로를 마구 파헤쳐놔 숲속의 산책로가 사라졌다. 미끄러운 빗길에 길을 잃고 아래편 바다쪽을 향해 천천히 내려간다. 혼자서 고생한 덕분에 길에서 염소도 만나고 예전에는 개도 사람 전체가 모여 마을별로 화전놀이를 했다는 청석포와 안쪽 깊숙한 곳에 위치해 있는 신흥리를 구경했다. 개도에는 육지에서 보기 어려운 게 많다. 그중 하나가 파도를 다스리는 섬처럼 때 묻지 않은 섬사람들의 순박한 인심이다. 일행들과 떨어져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기다가 신흥리에 사는 임기열씨를 만났다. 목적지를 말하자 선뜻 차량을 운행해주고는 당연한 일이라며 신원마저 밝히지 않는다. 개도에 가면 누구나 막걸리 한 잔 마시고 와야 한다. 개도막걸리는 조선시대부터 수백 년간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개도의 명물로 입안을 부드럽게 자극하는 청량감과 단맛이 일품이다. 한려페리선착장에서 가까운 화산횟집(061-665-0586)에서 싱싱한 회를 안주로 개도막걸리를 마시며 산행의 피로를 풀고 고개 너머에 있는 여석선착장으로 갔다. 5시 20분 여석선착장을 출항한 배가 백야선착장에 도착할 때까지 갑판에서 자유를 누렸다. 왔던 뱃길을 되짚어 가는데 왠지 오전에 봤던 풍경과 느낌이 다르다. 아직 해가 길지만 가야할 길이 멀다. 순천완주고속도로 황전휴게소와 호남고속도로 벌곡휴게소에 들르며 부지런히 달려온 관광버스가 10시 15분경 청주종합운동장 앞에 도착하며 아름다운산행 회원들과 함께 했던 개도 섬 산행을 마무리했다.
드라마를 중간부터 보는 일은 거의 없다. 비평을 전제로 한 ‘맞춤 시청’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심지어 100부작 대하드라마여도 첫 회부터 시청하고, 단 한 회도 거르는 법이 없는 게 방송평론가인 나의 TV 보기 수칙이다. 그런데도 중간부터 시청한 드라마가 있다. 2009년작 SBS TV ‘아내의 유혹’이다. ‘아내의 유혹’ 평에서 이미 말했듯 장안의 화제가 중간 시청의 계기였다. 대박난 시청률이 장안의 화제로 부상한 요인이었는데, 5년 만에 그렇지 못한 드라마를 중간부터 보게 되었다. “정치권 비판 ‘어셈블리’… KBS라서 의미있는 이유”(한국일보, 2015.8.5)라는 ‘강은영기자의 TV 다시 보기’를 읽고나서였다. 7월 15일 전파를 타기 시작한 KBS 수목드라마 ‘어셈블리’는 전국 시청률 5.2%로 출발했다. 9월 17일 종영한 20회 시청률은 전국 기준 4.9%였다. ‘어셈블리’는, 이를테면 시작에서 끝날 때까지 4~5%대 시청률의 쪽박찬 드라마였던 셈이다. 그러나 언론(신문)의 관심은 남달랐다. 저조한 시청률인데도 ‘정치만 있고 드라마는 없다’(서울신문, 2015.8.10), “현직 국회의원 보좌관이 본 드라마 ‘어셈블리’의 허와 실”(동아일보, 2015.8.21), ‘진상필을 닮은 당신은 누구입니까?’(한겨레, 2015.9.3) 등을 연이어 볼 수 있어서다. 특히 한겨레는 국회 전⋅현직 보좌관, 정치평론가, 정치부기자 등 10명에게 설문조사한 답변을 기초로 거의 전면에 가까운 와이드 기사를 내보냈다. 글쎄, 수십 년 지켜보았지만, 어느 신문이든 저조한 시청률의 드라마에 관한 기사를 그렇듯 크게 다룬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일반 시청자의 대중적 인기는 못누렸어도 언론의 관심을 끈 이유는 무엇일까? 오랜만에 선보인 정치드라마라는 것이 그 답이 될 성싶다. 사실 이 땅은 정치드라마 사각지대라 할 수 있다. 2010년 ‘프레지던트’(SBS TV) 이후 5년 만에 ‘어셈블리’가 올 수 있었으니까 물론 이전에도 MBC TV ‘제3공화국’(1993)과 ‘제4공화국’(1995), SBS TV의 ‘3김시대’(1998) 등 정치드라마가 방송되었다. 사극의 대하드라마들까지 합치면 정치가 다루어진 드라마는 꾸준히 있어온 셈이라 말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특히 2000년대 들어 이렇다할 정치드라마가 없었던 건 일종의 미스터리다. 그 점만으로도 ‘어셈블리’의 의미와 가치는 충분하다. 게다가 과거가 아닌 현재의 국회 등 정치권을 배경으로 하니 그 현실감이 쏠쏠하다. 지난 해 ‘정도전’으로 인기를 끈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 작가 정현민의 극본 덕분이지 싶다. 그렇지 않아도 일반 국민들로부터 지탄받는 국회의원들의 그 이면 들여다보기이니 오죽할까. 그 중심에 주인공 진상필(정재영)이 있다. 좋은 말로 돈키호테형 인물인 진상필이 보여주는 제대로 된 국회의원, 참 정치가 무엇인지는 백도현(장현성)⋅박춘섭(박영규)⋅홍찬미(김서형) 들과 어우러져 빛을 발한다. 가령 13회(8.26방송)에서 “모든 사람 살펴야 하는 위치의 사람이 국회의원”이라며 3천만 원 피해당한 아내더러 미안해하는 진상필이 뭔가 콧등 시큰함을 안겨주는 식이다. 문제는 너무 판타지적이란 점이다. 판타지는 동화 같은 맑고 파란 세상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그 비현실성 때문 정치드라마로선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예컨대 보좌관 최인경(송윤아)과의 티격태격하기는 마치 연인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킬만하다. 홍찬미와 백도현의 개과천선도 현실정치에선 쉽게 볼 수 없어 너무 드라마틱해 보인다. 한편 정재영은 드라마가 방송되는 동안 스위스의 제68회로카르노국제영화제(9월 15일 폐막)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홍상수 감독이 연출한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에서의 열연을 인정받은 것. 영화의 대상 수상과 함께 이룬 쾌거지만, 정작 정재영은 ‘어셈블리’ 촬영으로 레드카펫을 밟지 못했다. 저조한 시청률과 함께 아쉬운 점이다.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시대는 마우스를 클릭하거나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온라인상에서 엄청난 정보를 언제나 얻을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스마트폰 하나, 아니면 인터넷이 연결되는 컴퓨터 한 대만 있으면 우리는 전 세계인과 서로 교류하며 세상 돌아가는 상황에 대한 정보를 손가락 클릭 터치 하나로 얻을 수 있다. 그리고 멀리 떨어져 있는 친구, 해외에 있는 가족과 쉽게 연결이 된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이럴 때마다 참 좋은 세상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처럼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방식이 급격하게 다시 설정되고 있다. 그런데 이런 편리함에서 벗어나 보다 원론적인 질문을 해보자. 모든 정보를 온라인 검색으로 바로 바로 얻을 수 있다면 학교에서 지식을 얻기 위해 학습하고 외우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어쩌면 미래에는 어린 학생들이 읽고 쓰기에 대한 기본학습만 마치게 되면 그들이 무엇인가를 알고 싶을 때 구글과 같은 검색엔진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하여 모든 교육을 스스로 진행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몇몇 교육학자들은 단순하게 학생들이 자신들의 컴퓨터 등을 이용해서 특정한 주제에 대한 정보를 온라인으로 검색 및 활용하게 함으로써 교사, 교실, 교재 및 강의를 대체할 수 있을 거라고 주장해 오고 있다. 이러한 이론들은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전통적 교육시스템의 가치에 대한 의문을 제기해오고 있다. 물론 다른 교육학자들은 이러한 종류의 생각이 가지는 위험에 대해 경고하며 학습에 있어 교사의 중요성과 교사와 학생간의 인적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기도 하다. 학습과 평가는 매우 중요한 관계를 이룬다. 이같은 학습 및 평가에 있어 온라인 검색의 지위와 목적에 대한 논의가 새로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학생들이 그들의 평가 과제물에서 남의 것을 무단으로 베끼거나 속임수를 쓰지 못하게 하는 방안을 연구하기 보다는 그들의 과제물의 "거짓 없는 진정성" 또는 평가방법에 대해 너무 집중함으로써 우리는 또 하나의 중요한 교육적 가치를 놓치고 있다. 학생들이 과제물을 작성하는 방법을 분석한 최근 연구에서 학생들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거짓 없이 자신의 생각을 담은” 과제물을 항상 작성하지 않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가르치는 사람들의 일반적인 지적이다. 그러나 이 문제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그리 중요하지 않다. 대신에 인터넷을 왕성하게 활용하면서 학생들은 이미 존재하는 정보들을 검색하고 걸러내고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종합해서 다시 표현하는 일련의 복잡하고 정교한 많은 과정에 집중하면 길이 보인다. 학생들이 과제물을 작성하는 방식을 세부적인 단계별로 자세히 분석해 보면 학생들이 생산한 모든 과제물들에 다른 그 무엇이 들어있다. 우리는 학생들의 이러한 과제물 작성방식을 좀 더 잘 이해해야 할 거이며 이것을 새로운 학습 및 평가기법에 반영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온라인 정보를 활용한 과제 작성 사례들은 구글과 같은 검색엔진을 포함한 다수의 정보 원천으로부터 얻은 많은 정보를 "디지털 정보의 종합 및 재구성"이라는 과정을 통해 정교하게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서 정보의 종합 및 재구성, 즉, 큐레이션은 학습자가 이미 존재하는 정보(콘텐츠)를 사용해서 문제해결, 지적인 탐구를 수행해서 그 결과를 읽어보는 사람에게 새로운 것을 경험하게 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컨텐츠를 만들어 내는 것을 의미한다. 이 과정 중 일부는 쏟아지는 가용정보의 홍수를 헤쳐 나가며 온라인상에서 검색되어 있는 내용 또는 “저급한 검색내용”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개발하는 것이다. 학습자들이 자료 검색을 할 때 자신이 보유한 기억용량을 확장하기 위해 인터넷을 점점 더 많이 활용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비판적 시각의 개발은 정보의 큐레이션이 갖는 교육적 의의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학생들은 우선 모든 온라인 컨텐츠에 페이지 순위를 결정하는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구글 및 기타 지표를 사용하는 검색 엔진들에 의해 이미 큐레이션(통합 및 정리)되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따라서 큐레이션은 다른 사람들이 작성한 글들을 관리하는 행위가 되었으며 컨텐츠를 작성한 사람들과의 소통을 요구하고 있다. 즉 큐레이션은 일종의 중요한 “디지털시대의 문자해독능력”인 것이다. 큐레이션은 이미 수많은 상호 접속과정을 통해 교육환경에 들어와 있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온라인 검색과 큐레이션이라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컨텐츠를 학생평가 방법에 어떻게 제대로 반영할지를 찾는 것이다. 학생들에 대한 평가 결과를 작성할 때 우리는 학생 스스로 작성한 "그들의 속임 없는" 생산물인지에 관심을 집중하면서도 학생들이 활용한 큐레이션 방법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디지털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과제를 예를 들어보자. 이 과제에서 학생들은 특정 주제에 대한 정보가 어디에 위치하는 지를 찾아서 웹에서 추출한 이미 존재하는 내용들을 이해하기 쉽고 말이 되는 식으로 재구성한 후 모든 정보의 출처를 밝히고 자신의 주장이나 주제를 제시하도록 지도를 해야한다. 대량의 정보를, 때로는 공동 작업을 통해, 통합 및 정리해서 문제를 해결하거나 (단순히 사건과 데이터를 암기하기 보다는) 탐구적 자세로 문제해결을 추구하는 것이 21세기 정보화 시대의 필수적인 스킬이다. 이미 런던 상공회의소가 강조하고 있듯이 우리는 젊은 세대와 졸업생들이 이러한 스킬을 갖춘 상태로 직장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젊은 세대는 이미 그들의 일상적인 인터넷 경험 및 부정한 과제물 작성 경험 등을 통해 이미 전문 큐레이터가 되었다. 교사와 강사들은 이러한 사례들을 잘 살펴보고 이에 대한 이해를 증진해서 다소 "평가하기 어려운" 이러한 스킬과 관련해서 학습기회를 발굴하고 학업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과제들을 만들어 내야한다.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교육의 최종 결과물 즉 시험이나 과정수료와 같은 것은 자기가 속임수 없이 작성한 과제를 작성하는 학생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마우스를 클릭하면 얻을 수 있는 정보의 세계가 주는 지혜를 갈고 닦을 수 있는 디지털 문자해독 능력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이를 받아들인다면 어떤 개념에 대하여 충부한 토론을 통한 이해 과정을 통하여 평가하는 시간이 필요하게 된다. 따라서 자료를 찾고 익히는 자기 주도학습은 더욱 그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다.
9월 18(금) 서산 서령고(교장 김동민)는 재일교포 출신 김홍선(오사카 전기통신대학 한국어과 교수) 씨를 초청 1,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실시했다. 송파수련관에서 4시부터 5시까지 약 한 시간 동안 실시된 이날 강연에서 김홍선 씨는 지나온 자신의 삶을 이야기했다. 김홍선 씨는 재일교포 출신으로 열두 살 때 양손이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불굴의 투지와 신념으로 노력하여 마침내 대학교수까지 된 입지적인 인물이다. 현재 일본어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는 김씨는 일제강점기 때 일본에서의 삶과 꿈을 이야기하며 장애는 단지 불편할 뿐이지 불행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서산문학회는 9월 19일(토) 오전 10시 호수공원 일원에서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 백일장대회를 개최했다. 서산지역의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실시된 이날 대회에는 모두 800여명의 학생들이 참가해 각자의 문재(文才)를 겨뤘다. 글제는 ‘서산에 대하여’였다. 글제를 확인한 학생들은 주최측에서 나눠주는 원고지와 빵, 음료수 등 간식거리를 받아들고 좋은 자리를 잡아 글쓰기를 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4시간 동안 실시된 이날 행사에는 때마침 불어오는 선선한 가을바람과 맑은 날씨로 인해 좋은 작품들이 많이 생산되었다. 심사를 통해 선별된 당선작은 다음 달에 발표될 예정이며 서산문학지에도 실릴 예정이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2학년 박찬호 군은 “모처럼 자연에 나와 좋은 글도 쓰고 호연지기를 기르니 무척 좋다.”며 앞으로도 이런 대회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능실중학교는 ‘마을 공동체와 학교 구성원을 위한 능실중 열린음악회’를 9월 19일, 오후 학교 강당에서 개최하였다. 이 음악회에는 재학생, 교직원과 그 가족, 학부모, 마을 주민, 수원시 관내 교장 등 2백여 명이 참석하여 성황을 이루었다. 능실중 열린음악회는 제1회로서 개교 이후 첫 대외행사였다. 이번 음악회의 프로그램은 총 14개로 구성되었는데 개막전 행사로는 박도희와 김가은 학생이 중학생들이 좋아하는 가요를 메들리로 불렀다. 본 행사에서는 독창으로 박준영(능실중 2학년) 군이 토스티의 ‘세레나데’를 불렀고, 보컬은 싱어 이찬우 군과 기타 3명, 드럼 1명, 키보드 1명, 5명이 ‘차우차우’ 와 'Don't look back in anger' 를 연주하며 노래를 불렀다. 댄스 동아리 이 봄 외 18명의 학생은 발랄하고 역동적인 춤으로 화려한 무대가 되었다. 능실중학교의 밴드부는 20여 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올해 4월부터 활동을 시작하여 짧은 기간이었지만 꾸준히 그리고 열심히 연습하여 연습 기간에 비해 상당한 수준의 연주 실력을 보여주어 관객들을 놀라게 하였다. 그 외 일반인과 다른 학교 교사와 학생, 일반인 등 30여 명이 모두 재능 기부로 출연하였다. 주로 직업을 가지고 취미활동으로 음악을 익혀 재능을 기부하거나 봉사활동으로 음악을 공연하는 사람들이었다. 피아노, 오카리나와 우크렐라, 하모니카, 기타와 드럼, 키보드와 색소폰 등 여러 악기의 연주나 합주, 노래 등을 선물하였다. 노래와 연주 중간에 학생들의 방송 댄스와 어른들의 탱고 춤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은 출연자와 관객을 즐겁고 흥겹게 하여 2시간 30분 동안 기대와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특히 관객과 함께하는 시간인 ‘다함께 노래 부르기’ 시간에는 누구나 부를 수 있는 최고의 인기 가요 3곡(만남, 남행열차, 아파트)을 불러 한 마음이 되었다. 참석자들은 한 곡을 여러사람이 돌아가며 노래를 불렀는데 학부모, 학교운영위원, 주민, 교직원의 가족들도 마이크를 붙들고 노래부르기에 참여하여 즐거운 음악회가 되었다. 이 학교 채찬석 교장은 밴드부 학생들에게 발표 기회를 줌으로써 연주에 열중하게 하였고, 다른 학생들에게는 음악의 즐거움을 느끼도록 기획했다. 또한 학생과 교직원, 학부모 등 학교구성원은 물론 마을 주민들과 함께하는 열린 음악회를 열어 교육공동체의 화합과 유대를 강화하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이번 음악회는 수원시의 새로운 개발지이며, 아파트 단지로 구성되는 신도시 호매실의 능실마을에 뜻 깊은 행사가 되었다. 이 음악회를 통하여 능실중학교는 새로 지은 최신식 건물, 쾌적한 교육 환경, 잘 꾸며진 각종 특별실 등 학교의 자랑과 홍보의 계기가 되었다. 맑고 푸른 가을 날, 노란 국화꽃, 풍선아트, 등으로 아름다운 분위기를 만들어 음악회가 성황리에 마무리 되었다. 학교에서는 참석자와 출연자들에게 차와 음료, 김밥, 빵, 토마토, 포도 등을 제공하고 참석자와 출연자들이 함께 대화를 나누는 장소와 기회를 만들어 주어 끝마무리도 아름다웠다. 능실중학교는 2013년 3월 1일 3개 학년에 총 4학급, 90명으로 개교하여, 올해 3년차로서 지금도 9학급에 학생 263명, 교직원 25명인 소규모의 학교다. 2년 전 개교할 때보다는 조금 늘었지만 아직도 학생수와 교직원이 매우 적은 학교다. 이번 능실중학교의 열린음악회는 개교 이래 처음으로 개최하는 대외 행사였는데 수원시청에서 중학교의 방과후 활동을 지원해주어 개최할 수 있었다. 수원시에서 배정해 준 예산으로 기타와 드럼의 지도 강사를 구해 학생들이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지난 4월에 악기를 구입하여 밴드부를 만들었다. 기타와 드럼의 지도 강사를 선발했다. 키보드 지도가 가능한 강사를 구하여 키보드와 함께 주 1회 3시간씩 지도를 해왔다. 개교 3년차인 능실중학교는 수원의 호매실IC 입구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은 4년 전부터 택지를 개발하여 호매실 지역에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어 앞으로 이 학교는 몇 년 이내 지금의 3배 규모인 30여 학급 규모로 성장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얼마 전 서울의 한 대학교에서 쌀 배달을 하던 트럭이 학생식당 옆 경사로에서 미끄러져 비탈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3명이 다쳤다는 뉴스를 보았다. 돌 난간이 부서져 있고 소방관들이 쓰러진 학생을 들것으로 구조하는 모습이 보이면서 그 뒤에 비탈로 추락한 트럭이 보였다. 이 트럭은 학생식당에 배달할 쌀 120포대를 싣고 있었는데, 주차 과정에서 미끄러져 뒤에서 걸어가던 학생 24살 신모 씨와 서 있던 오토바이를 잇따라 치고 5미터 아래 비탈로 떨어졌다. 차에 치인 신 씨와 트럭에 타고 있던 두 사람이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신 씨는 휴대전화를 보며 걷다가 다가오는 트럭을 피하지 못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경사진 데 가면 차가 약간 뒤로 밀리기 쉽다. 그런데 이제 그 위에 이제 짐이 실려있으니까 굴러갈 수 밖에 없다. 트럭 운전기사는 운전이 미숙해서 밀리는 트럭을 세우지 못했다고 말했다.그러나 이미 사고는 일어나고 말았다. 이같은 불의의 사고에 의하여 귀한 목숨을 잃었으니 당사자는 물론이거니와 주위 사람들까지도 안타깝다. 우리는 이런 사건을 통하여 교훈을 얻어야 한다. 최근에는 여기저기에서 스마트폰에 열중하면서 걸어가는 학생들이나 어른들을 보면 저러다 차라도 달라들면 사고를 피할 수 없겠다는 생각을 자주 했었다. 학교 주변 좁은 길에서 학생들이 걸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안전에 주의할 것을 지도하지만 자기가 직접 당하지 않으니 상관이 없는 것처럼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사고는 확률적으로 일어난다. 피하기 어렵다. 우리 주변에는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들이 널려 있다. 그러나 평상시 우리는 완전히 내가 안전할 것이라는 믿음 속에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이 믿음은 언제든지 깨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단지 지금 나에게 당장 일어나지 않을 뿐이다. 항상 내 주변을 살피면서 위험물에 노출되어 있지는 않은지 관찰할 일이다. 이같은 습관을 몸에 익히기 위해서는 평상시 사물과의 대화가 필요하다. 자동차, 자전거, 가스레인지, 등 우리 주변에서 항상 접하기 쉬운 사물들이다.
서산 서령고(교장 김동민) 9월 17일(목) 19시부터 20시 30분까지 체육관 내 세미나실에서 학부모 100여 분들을 대상으로 교육 컨설팅을 실시했다. 이날 특강에는 코칭심리전문가 이기화 강사를 초청, “청소년 자녀와의 스마트한 소통 전략”이란 주제로 한 시간 반 동안 진행됐다. 청소년과 부모의 모습 이해하기, 청소년기 주요 과제인 학습과 스마트폰 관리에 대한 대처전략, 자녀와 감정으로 소통하기 등의 주제로 진행된 이번 강의는 특히 청소년기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특강에 참여한 학부모는 “다양한 주제로 부모교육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좋았고 특히 청소년기 자녀와의 갈등을 해소하는 방법을 사례별로 교육하여 자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 말했다. 상담이 끝난 후에는 담임교사와의 상담이 있었다.
9월 17일 아침 7시 에코그라드 호텔에서 최병수 작가를 만났다. 최근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순천시에서는 매월 한 차례 인문학 강의를 한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강사는 번듯한 학력과 배움을 앞세우는 강사로 채워졌지만 오늘 강사님은 중학교 1학년을 마치고 가출(?)이 아닌 출가를 한 사람이다. 그의 흐르는 삶에서 절절히 흐르는 그를 움직인 힘은 진정한 영혼의 자유로움을 찾아가는 과정이며 그의 작품에서 호기심을 느끼게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면을 발견하게 된다. 그는 어느 곳에 정착하지도 않으며,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일지를 신경쓰지 않으며, 돈이나 기타의 물질에도 연연하지 않는다. 그저 한 몸뚱이 건강하게 살 수 있다면, 동시에 자신이 원하는, 또한 자신이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세계 어디든 가리지 않고 발벗고 나선 사람이다.그는 알고 있다. 자신이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그가 누구인지를. 그리고 그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그는 목수이다. 그는 화가이다. 그는 철학자다. ‘목수, 화가에게 말걸다’는 화가의 인생으로 시작해 목수의 인생을 맞이한 최병수라는 사람에 대한 탐색이다. 김진송은 묻는다. 그와 반대의 인생을 살아온 최병수라는 사람에게. 풍요로운 가정에서 자라 서울의 명문를 나왔고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의 삶을 살아온 사람이지만 언제부턴가 그것을 버린 김진송이, 처음부터 가난했고 학교를 다닐 수 없었으며 생계를 위해 안 해본 직업이 없을 만큼 치열하게 삶을 살아온 그러나 언젠가부터 환경운동가 겸 행동주의 화가로 변신한 그리고 또 목수가 된 최병수를 만나 대화를 나눈다. 하지만 대담집 형식으로 기획되었던 이 책은, 최병수가 김진송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의 형식으로 바뀌었다. ‘목수, 화가에게 말걸다’는 그렇게 탄생했다. 제목은 두 가지를 의미한다. 하나는 앞서 이야기한 목수 김진송이 화가 최병수에게 말을 거는 것이요, 또 하나는 애초 목수였던 최병수가 화가가 된 최병수 자신에게 말을 거는 것이다. 김진송은 두 최병수를 매개해주는 역할을 한다. 김진송은 그(최병수)의 “말이 그의 행동에 미치지 못한다.(p194)”고 말한다. 필부나 대개의 정치인들처럼 말만 앞선다는 뜻이 아니라, 말로 자신의 행위를 포장하고 정당화하는 대신 몸으로 부닥치고 현장에 뛰어든다는 것이다. 그는 “그 스스로 그가 던지는 말의 골간을 따라 행동할 뿐이다.(p194)” 김진송의 말마따나 최병수의 솔직함은 그의 삶의 바탕이 되었으며, 행동의 실천으로 옮겨졌고, 사람들로부터 미움과 사랑을 동시에 받는 근본이었다.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해서 그의 말이 '잘못되었다, 틀렸다'라고 할 수는 없다. 그가 거침없이 내뱉는 말들은 논리를 벗어나 삶에 천착하고 있고, 그것은 그 어떤 논리보다 '현실적이고, 옳음을 지향'한다. 요즘 중요성이 부각되는 것은 상상력이다. 그의 상상력은 현재와 미래를 융합시키는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 어떤 사물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한 집요한 관찰과 생각은 세상이 단순하게 알려주는 지식을 넘어선다. 담배 하나늘 보아도 담배값, 구멍가게, 공장, 정부 등 관계 된 것들 속에서 존재한다. 그는 끝없이 생각이 무엇인가를 질문하였으며, 그 접점을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그는 융합의 본질을 이미 알고 실천하고 있다. 마음을 비우고 그를 접하면 기이한 삶이 보인다. 이 책을 읽기 전, 그리고 강의를 듣기 전에는 최병수가 누구인지 나는 전혀 몰랐다. 소개글을 보면 '아, 화가이구나'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그는 행동하는 지식인으로 살아간다. 환경문제 전문가로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전 세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 중에서 인류 공통의 가치를 추구하는 행동주의 미술가이자 실천적인 화가의 한 사람이 최병수다. 난 오늘 인간 최병수를 만났다. 괴짜 인생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가 너무나 존경스럽다. 그리고 내가 너무나 부끄럽게 느껴진다.
제자가 스승의 마음을 알아줄까? 그렇다면 제자와 스승과의 관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본다. 반대로 제자가 스승의 마음을 알아주지 못한다면 이건 스승과 제자 사이가 아니다. 그냥 선생님과 학생으로 맺어진 관계에 불과하다. 웬 스승과 제자 타령인가? 교직경력이 38년이 넘지만 남에게 감추고 싶은 부끄러운 사실 하나. 바로 제자의 결혼 주례를 서지 못했다는 것이다. 제자들에게 인생의 멘토가 되었다면 그럴 기회가 왔겠지만 스승의 반열에 끼지 못하였기에 그냥 쓸쓸히 교직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이 마음을 초임지 초교에서 가르쳤던 제자가 눈치를 채었다. 1970년대 후반, 그들을 3학년부터 3년간 가르쳤지만 주례를 부탁한 사람은 없었다. 이제 그들이 40대 후반이니 시기적으로 지났다. 초교에서 6학년 가르친 것은 수원에서 딱 2회다. 중등에서는 오산에 있는 모 여중에서 3학년 담임 1회 한 것이 전부다. 작년 이 맘 때. 초임지 제자로부터 전화가 왔다. “선생님, 저랑 같이 졸업한 ○○이 아시죠? 46세인데 결혼 한답니다. 제가 선생님께 주례 부탁하라고 했으니까 아마 연락이 올 거예요. 주례 허락 부탁드립니다.” 역시 다르다. 초교 시절 줄곧 반장을 하며 모범적인 제자가 스승의 부끄러움을 메워 주려한 것이다. 마음이 통한 것이었다. 얼마 후 정말 ○○로부터 연락이 왔다. 결혼식날을 잡았다며 찾아 뵈올 터이니 주례를 부탁한다고 하였다. 허락을 하고 그 대신 숙제를 내어 줄 터이니 해결해야 한다고 부탁했다. 결혼식을 뜻깊게 할 ‘신랑과 신부의 약속’을 스스로 작성하고 낭독하라는 숙제다. 다행히 과제를 하겠다고 하여 주례가 성사되었다. 주례는 축의금을 얼마를 내야할까? 요즘 돈 가치로 보면 10만원 정도면 되지 않을까? 스승이 제자의 주례를 본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영광이다. 그래 기꺼이 축하해 주고 주례를 서자. 주례비로 받은 30만원을 축의금으로 냈다. 반장이었던 제자는 친구에게 신혼여행 후 꼭 주례를 찾아뵈라고 당부하였지만 무슨 일이 있는 지 아직까지 연락이 없다. 이게 바로 스승과 제자의 마음이다. 똑 같이 3년을 가르쳤지만 마음이 통하는 제자가 있는가 하면 그냥 스쳐지나가고 마는 인연도 있다. 그냥 과거에 가르쳤던 선생님과 학생으로서 머무는 것이다. 초등학교에서 3년간 담임을 했다고 다 제자라고 할 수 없다. 서로의 마음이 통할 경우라야 비로소 인간관계가 형성되는 것이다. 올해엔 1980년대 초반, 두 번째 근무지였던 수원의 ○○초교 6학년 6반 담임을 했던 제자들과 연결이 되었다. 현충일에 제자들이 여러 명 나왔다. 점심 식사를 잘 대접받고 출퇴근 신사용 가방까지 선물로 받았다. 필자는 답례로 졸저 교육칼럼집을 저자 사인하여 선물하였다. 식사 대접 받고 선물까지 받아 기분이 좋기는 하지만 스승으로서 체면이 바로 서지 않는다. 얼마 전 모임을 주관한 제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답례로 점심을 사고자 하니 모임을 주선해 달라고 하였다. 이왕이면 제자가 하는 음식점에서 하면 일석이조라 장소도 제자 음식점으로 하였다. 제자 4명이 나와 함께 식사를 하였다. 갈비집이어서 갈비를 뜯었다. 주인 제자가 종업원에게 음식량을 넉넉히 주문한다. 이제 성인이 된 40대 제자이기에 반주로 소주와 맥주를 함께 하였다. 서로가 과음은 할 수 없고 해서 적당량을 들었다. 이제 음식값을 계산할 때다. 술값은 빼고 갈비찜값만 내라고 한다. 아마도 스승에게 술값을 내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 싶었나 보다. 학교에서 선생님이 학생에게 지식을 가르쳤다고 스승이 아니다. 지식만을 배운 학생은 제자가 아니다. 스승이 되려면 제자에게 인격적 감화를 주어야 한다. 학생을 사랑으로 가르쳐야 한다. 때론 제자가 잘못했을 경우, 사랑이 들어간 질책은 제자도 그 마음을 안다. 삶에 있어서 인생의 멘토가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이번 두 가지 일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헤아려 주는 행복한 스승과 제자의관계를 생각해 보았다.
국가도 기업도 어떤 조직도 생존하지 못하면 그 가치가 없어진다. 생존이 어려운 시대에 경영은 중요한 과제이다. 이나모리 가즈오씨는 네가 잘 아는 교세라 그룹을 창업한 일본의 벤처 1세대이면서 걸출한 기업인이다. 또한 이분은 자신이 쌓은 많은 경험을 본인의 사적 이익을 위해서 쓰지 않고 최근에는 '세이와주쿠'라는 경영 아카데미를 만들어서 젊은 경영인들에게 자기의 경영노하우와 지혜를 전수하기 위해서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공병호 박사가 컨설팅과 관련된 '이나모리 가즈오에게 경영을 묻다'라는 책을 출간했다. 기존의 책과 다른 큰 특징 가운데 하나는 본문이 4개의 큰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실질적으로 경영을 하는 현장에서 젊은 경영인들이 갖고 있는 고민을 토로하면 그 고민에 대해서 이나모리 전 회장이 개인적인 해답, 컨설팅을 해주는 내용을 묶은 것이 특징 가운데 하나이다. "‘조직에 어떻게 활력을 불어 넣을 것인가?' '직원들에게 어떻게 동기를 부여할 것인가?’ '회사를 이끌 간부를 우리가 어떻게 키워 낼 것인가?’‘경영자의 능력을 어떻게 강화해 나갈 것인가?’" 총 4개의 큰 주제를 갖고 있는 이 책은 아마도 경영 일선에 있는 모든 분들이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고 또 경영자뿐만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모든 직업인들이 갖고 있는 고민일 것이다. 모두 4개의 장에 걸쳐 16가지 정도의 질문과 그에 대한 답이 차근차근 정리가 되어 있다. 그 가운데 아주 인상적인 대목인데 아버지에게 사업을 물려받은 2세 경영자의 고민이다. “저는 정말 잘 하려고 노력하는데 사람들이 잘 따라오지 않습니다. 이것을 어떻게 했으면 좋겠습니까?”이나무리 회장은 이 고민을 듣고서 “아마 당신 회사 대다수의 직원들은 전임회장, 즉 아버지 세대와 호흡을 맞춰 왔기 때문에 당신의 어린 시절을 지켜보던 원로들도 꽤 많을 것이다. 그 사람들은 말은 내놓고 하지 않지만 잘난 것도 없는 아들 녀석이란 무의식 적인 편견이 분명히 들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창업자가 아닌 사업을 물려받은 사람들은 그와 같은 마음의 벽을 어떻게 깨드릴 것이냐? 라는 문제가 대단히 중요하고, 또 그와 같은 마음의 벽을 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일 이나모리 회장이 같은 상황이라면 그는 ‘선교사를 양성하겠다.’고 이야기를 한다. 그 선교사라는 것은 모든 사람을 동시에 다 변화시킬 수 없기 때문에, 즉 회사를 물려받은 아들과 충분하게 의사를, 또 목표를 공유 할 수 있는 사람을 몇 사람이나 확보해 낼 수 있겠느냐?‘ 이와 같은 부분들이 회사를 변화시키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 라는 생각이다.그러면 그 선교사와 같은 사람들을 만들어 내는 데에 어떤 부분들이 반드시 필요한 것인가? 이 부분에 대해서 이나모리 전 회장은 이렇게 이야기 한다. “사장이 저렇게까지 간절히 원한다면 자신이 그 임무에 적합할지 모르겠지만 한번 해보겠다. 이 정도로 타인을 감동시킬 수 있을 때만이 선교사가 양성이 되고 그 사람들과 함께 회사를 변화시키는 프로젝트에 성공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영에 동참하지 않는 원로들에 대해서는 결별하는 수순을 밟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제안을 하고 있다.또 “실적 평가를 어떻게 해야 됩니까?” 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보통의 상식과 조금은 다른, 서구식의 경영방법과는 다른 이이야기를 이나모리 회장은 답한다. “실적이 좋다고 무조건 보너스를 지급하지 말고, 또 대신 성적이 좋지 않을 때는 이를 악물고 직원들의 생활을 배려하고 보살피는 자세가 사장에게는 반드시 필요하다. 직원들이 나름의 생활이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이런 부분은 동양적인 경영과 서양적인 경영의 큰 차이가 날 수 있음을 이야기 해 주는 부분이다. 만일 자신이 움직이는 조직이 기업이든 학교든, 공공기관이든 변화가 어렵다면 이책을 통하여 이나모리 가즈오씨의 컨설팅을 받은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경영의 중요성을 깨닫는 시점이다.
교사, 인간 길러내는 삶의 스승 가르치는 보람보다 값진 건 없어 “우리나라 교원 수준 세계 최고 교육으로 국제사회 공헌 가능해” “대한민국이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건 바로 교육을 중시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길 또한 교육이라고 봅니다. 우리 교사들의 수준은 세계 최고예요. 빈곤국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교육자로서 자부심과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파독 광부로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고 독일에서 교육학 박사 학위를 받은 교육학자, 자카르타 한국국제학교 교장을 거쳐 세계시민교육과 글로벌리더 양성에 힘 쏟는 현직 학교장, 지난 20년간 아프리카, 아시아 빈곤 지역 어린이들에게 교육 지원 활동을 펼친 국제구호활동가. ‘교육’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세 사람이 ‘나눔교육과 봉사가 인생을 바꾼다’를 펴냈다. 최근 교육 현장에서 나눔과 봉사의 가치에 집중하는 데 착안했다. 그동안 직접 경험하고 체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국내외에서 적용 가능한 프로그램을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권이종 한국교원대 명예교수, 선종복 서울 여의도중 교장, 이두수 국제구호활동가가 그 주인공이다. 선 교장은 “우리 세 사람은 아프리카, 아시아의 빈곤 지역 어린이들을 후원하는 단체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눔교육과 교육 봉사는 교육자라면 관심 가질 법한 화두이지요. 교육은 가르치는 것이 중심이지만, 일방적인 정보 전달만으로는 인간을 길러낼 수 없다고 봅니다. 내가 가진 것을 공유하고 서로 배우려고 노력할 때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죠. 나눔에도 여러 종류가 있지만, 교육 나눔이야 말로 가장 아름답지 않나요?” ‘나눔교육과 봉사가…’는 △나눔교육과 교육 봉사의 필요성 △글로벌 리더·다문화 사회를 위한 나눔교육과 교육 봉사 △나눔교육과 교육 봉사의 위대한 인물 등 이론적 배경과 함께 △다른 나라 사례 △실천 사례 등으로 구성됐다. 해외 봉사를 계획 중인 학생은 물론 자유학기제, 진로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일선 학교 교원들이 가이드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들은 아프리카 아시아 난민교육후원회(ADRF)를 이끌고 있다. 아프리카 아시아 난민교육후원회(ADRF)는 1994년 아프리카 라이베리아에서 내전으로 고통 받는 난민들을 위한 구호활동을 시작으로 만들어진 비영리민간단체(NPO)다. ‘HOPE=EDUCATION'을 슬로건으로 내세워 라이베리아, 세네갈, 케냐, 에티오피아, 몽골, 네팔 등 지구촌에서 교육 혜택을 받지 못하는 빈곤 아동들을 지원한다. 선 교장은 “인도네시아에서 국제학교 교장으로 근무하며 나눔에 눈을 떴다”면서 “학생들과 함께 봉사하면서 인성교육의 기본은 나눔과 베풂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지난여름, 몽골에 갔을 때 큰 감동을 느꼈습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희망교실’에 나와 수업을 듣던 학생이 어느새 대학생이 돼 후배들을 가르치는 걸 봤거든요. ‘어른이 되면 자신이 누린 교육 혜택을 다른 사람에게 되돌려주고 싶다’던 꿈을 실현한 거예요. 돈이 없어 학교에 가지 못했던 아이는 마을에 희망교실이 생기면서 매일 밤늦게까지 학교에서 놀았다더군요. 교육은 희망이라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죠.” 그는 “교사는 학생들에게 공부의 기술을 가르치는 기술자가 아니라 인간을 길러내는 삶의 스승”이라면서 “가르치는 보람만큼 큰 기쁨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한국 학생들을 글로벌리더로 키워내다 정년이 되면 교육 혜택을 받지 못하는 다른 나라 아이들을 가르치는 업을 계속하고 싶다”고 전했다.
연말정산 시즌이 되면 환급을 많이 받아 실 수령액이 늘어난 월급명세서를 보고 흐뭇해하며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선생님이 있다. 그런가하면, 오히려 세금을 많이 내게 되었다며 원망 섞인 아쉬움을 토로하는 선생님이 있다. 말 그대로 희비가 교차하는 순간이다. 그러나 여기서 생각해볼 것이 하나있다. 환급을 많이 받았다는 것은 그만큼 돈을 많이 써서 세금을 사전에 많이 냈다는 이야기이고 환급이 적어 정산 시에 세금 액이 높다는 것은 거의 돈을 안 썼다는 것이다. 즉 200만원 환급 받고 2000만원 썼다면 50만원을 추가로 납부했으나 500만원밖에 지출하지 않은 경우보다 좋을 게 하나도 없다. 결과적으로 후자가 훨씬 이득인 것이다. 병원에 많이 다니며 의료비 지출 과다로 그에 따른 환급을 많이 받는 것보다 병원에 가지 않고 세금을 더 내는 것이 건강과 재테크를 위해서 더 감사한 것이다. 그렇다고 지출을 최대한 줄여 소비를 안 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쓰고 싶어 쓰는 경우보다 어쩔 수 없이 쓰는 경우가 더 많다. 병원에 가고 싶어 가는 것이 아니라 아파서 가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는 세테크와 마찬가지로 재테크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 저금리시대에 세액공제나 소득공제는 수익률에 있어 예금 금리 못지않게 큰 혜택이다. 연말정산 혜택으로 60만원의 이득을 보는 상품이 있다면 이는 금리 2% 예금에 3000만원을 넣어 얻은 수익률과 같다. 연말정산은 국가시책으로, 직장인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진다. 이런 특혜를 굳이 마다할 필요가 없다. 이왕 가입하는 상품이라면 연말정산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는 것으로 선택하자. 먼저 노후대비를 위해 장기적으로 가입하는 상품 중에 ‘연금보험’과 ‘연금저축’이 있다. 이름이 비슷하다고 특징까지 같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연금보험은 10년 이상 납입 시 15.4%의 이자소득면제 비과세 상품이다. 이에 반해 연금저축은 5년 이상 연 1800만원까지 납부 가능한 상품으로 1년에 400만원까지 세액공제가 이뤄진다. 연봉 5500만원 이하는 15%인 60만원, 그 이상 고소득은 12%인 48만원의 세금을 공제 받을 수 있다. 소득공제는 개인의 소득 구간별 과세표준에 따라 공제액수에 있어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세액공제는 개인차에 관계없이 공제율이 동일하다. 다음으로 ‘소득공제장기펀드’가 있다. 투자 차원에서 펀드를 생각하고 있다면 일반펀드보다 연말정산 혜택이 있는 소득공제장기펀드에 관심을 가져보자. 연간 소득액 5000만 원 이하의 근로소득자가 자산총액 40% 이상을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장기펀드에 가입할 경우 소득공제 혜택을 주는 금융상품이다. 연간 600만원까지 납입 가능하고 납입액의 40%인 최대 24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신규 가입 이후 연봉이 올라 5000만원을 넘어도 최대 8000만원까지는 소득공제가 가능하나 5년 내 해지 시 납입 누계 액의 6%를 추징당할 수 있고 예금자 보호 대상이 아니라서 주가가 급락 할 경우 원금 손실 발생 위험이 있다는 것은 감수해야 한다. 만능통장으로 불리는 ‘주택종합청약저축’ 또한 연말정산에서 빠질 수 없는 상품이다. 시중 적금상품보다 높은 금리를 보장받으며 내 집 마련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통장이다. 중요한 것은 연소득 7000만원 이하 무주택 세대주가 납입한 최대 연 240만원의 40%인 96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이 더해진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체크카드와 신용카드 정산이다. 어떤 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유리한지 고민할 때가 많다. 맞벌이 부부는 한쪽으로 합산해서 공제를 받을 수 없다보니 물건을 구입할 때 공제받는 쪽의 카드로 몰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불어 연봉의 25%를 초과한 분에 대해 신용카드는 15%, 체크카드는 30%의 소득공제가 주어진다. 체크카드 활성화를 위해 곧 50%로 확대된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렇다면 체크카드만 사용하는 것이 유리할까? 정답은 ‘No’다. 총 급여의 25%까지는 신용카드를 쓰고 초과분에 대해 체크카드를 사용하는 방법이 가장 이상적이다. 신용카드는 체크카드에 비해 많은 부가서비스와 혜택이 주어진다. 카드 사용액이 총 급여의 25% 이하거나 25%까지는 신용카드 그 이상은 체크카드다. 꼭 명심하자.
수행평가 비중 40~80% 차지 교사가 수시로 특이사항 기록 여러 번 평가…학생 부담 덜고 수업 중 딴 짓 하는 학생 줄어 2일 영통중 과학교실. 1학년 학생들이 ‘열’ 단원 중 단열과 폐열의 정의를 알아볼 수 있는 과학실험에 한창이다. 여느 학교와 다를 바 없는 수업시간이지만 교사의 손은 더욱 바빠 보였다. 교사는 진행 상황을 수시로 확인하고 질문하면서도 한 손으로는 아이들의 특징적인 대답이나 상황 등을 명렬표에 빠르게 기록하고 있었다. 바로 ‘수업밀착형 평가’ 모습이다. 그동안 학교 현장에서 수업과 평가는 별개의 것이었다. 수업은 수업대로하고 시험을 위한 공부는 따로 했다. 오직 평가 결과만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사교육이 기승을 부리고 공교육도 힘을 잃게 됐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수업밀착형 평가다. 수업과 평가를 따로 할 것이 아니라 수업 중에 자연스럽게 하자는 개념이다. 영통중이 수행평가 비중을 크게 늘린 것은 몇 년 전이었지만 ‘수업밀착형 평가’로 용어를 굳히고 본격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정세훈 교장은 “수업밀착형평가는 사교육을 잠재우고 공교육을 살릴 수 있는 제도”라고 자부했다. 수행평가 한 번에 모든 점수가 결정 나는 것이 아니라 수업시간에 수시로 이뤄지기 때문에 학생들이 수업에 집중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평가도 10여 차례 가까이 여러 번에 걸쳐 진행되니 학생들의 부담도 줄어든다. 정 교장은 “학생들이 이번에 한 번 실패했다고 해서 좌절하지 않고 다음 번 평가 때 만회하려는 생각으로 더 열심히 하게 된다”며 “단순 결과 뿐 아니라 과정까지 평가하기 때문에 확실히 참여도가 높다”고 말했다. 영통중의 경우 수행평가 비중이 적게는 40%에서 많게는 80%까지 반영된다. 특히 국어의 경우에는 수행평가 비중만 60%, 과학은 50%를 차지한다. 주지과목 수행평가 비중으로는 상당히 높은 수치다. 박명옥 수석교사는 “학기 초 교사들은 수십 차례 협의를 통해 모든 수업과 평가 계획을 미리 세운다”며 “어떻게 수업하고 무엇을 평가해야 할지에 대한 기준이 서서 체계적으로 한 학기를 운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행평가 비중이 높은 만큼 방법도 매우 다양하게 시도하고 있다. 수학의 경우 문제풀이 구술평가를 실시하기도 했다. 국어는 논술 평가를 2회 실시하는데 논술문을 작성하기 전 토론시간 20분을 부여하고 이 과정도 평가 항목에 포함시켰다. 또 전 과목에서 교과독서 및 교과체험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과목과 관련 있는 도서를 읽고 발표하거나 교과와 관련된 체험학습을 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이다. 최은영 교무부장은 “매 수업시간 아이디어를 구상해야 하고 수시로 평가가 이뤄지기 때문에 동료 교사들과 하루에도 몇 번씩 협의 한다”며 “쉬는 시간도 부족할 정도로 굉장히 바쁘지만 교사로서도 평가 결과에 대한 부담은 줄었다”고 말했다. 단 한 번의 기회로 끝나면 학생들 이의도 많고 교사도 실수하지 않기 위해 긴장해야 하지만 여러 번 평가하니 아이들을 보다 여유롭게 관찰할 수 있고 기회가 늘어난 만큼 기록도 풍부해진다는 얘기다. 그는 “보고서의 양이 많아서 학생들이 부담된다고 하면 적절히 중재해 주는 등 교사의 융통성이 필요한 것 같다”며 “대체로 학생들은 힘들다는 말 보다는 도장을 많이 달라는 성취욕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서현진(3학년) 군은 “모듬 활동이 많아서 방과 후에도 팀원들을 만나 과제를 한 경우가 많았는데, 생각해보면 좋은 추억이 된 것 같다”며 “하루에 평가가 여러 개 겹치면 힘들기는 하지만 자주 있는 만큼 학교 수업에 소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임다혜(3학년) 양은 “평가 항목이 자기평가, 동료평가 등으로 다양한데, 친분이 있다고 해서 더 좋은 점수를 주면 다른 친구에게 불이익이 있기 때문에 최대한 객관적으로 하려고 노력한다”고 밝혔다. 박명옥 수석교사는 “수업이 곧 평가인 수업밀착형 평가는 입시위주, 암기위주의 교육을 극복할 대안 중 하나로 다른 학교들도 도입해보면 변화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교사는 학생의 특징을 파악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 역할을 해야 진정한 의미에서의 학생중심 교육이 가능해 진다”고 덧붙였다.
최근 교육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거꾸로 학습법(flipped learning·플립 러닝)’의 창시자인 존 버그만이 한국을 찾았다. 대교문화재단과 한국교총, 세계청소년문화재단은 17일 서울 대교타워에서 2015글로벌 교육포럼을 개최, ICT융합교육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기조연설을 맡은 존 버그만은 “미래의 수업은 정보통신기술을 통해 학생이 수업의 주도권을 갖고 교사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방향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며 “교사가 지식을 전달하고 학생들은 이해, 암기에만 그치는 방식에서 벗어나 미리 공부한 정보를 바탕으로 교실에선 토론하며 분석, 평가, 창조하는 활동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블룸의 교육목표 분류에 따라 상위 단계에 있는 적용, 분석, 평가, 창조 등의 활동을 수업시간에 진행하면서 보다 깊이 있는 배움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가 고안한 거꾸로 학습법은 수업 전에 교사가 동영상으로 공부할 내용을 녹화해 제공하면 학생들이 동영상을 통해 기본 지식을 습득하고 교실에서는 토론이나 심화 학습을 하는 방식이다. 국내에선 2012년 카이스트와 울산과학기술대를 중심으로 도입해 현재 250여개 학교에서 이를 도입한 수업을 하고 있다. 그는 “꼭 기억해야 하는 것은 암기해야 한다”며 “주입식 교육과 플립러닝을 절충하는 것이 교사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교실을 뒤집어라: 매일 모든 학급의 모든 학생에게 다가가기’라는 저서로 세계적인 관심을 모은 그는 현재 국어, 사회, 과학 등 과목별로 거꾸로 학습법을 적용한 수업을 주제로 책을 집필하고 있다.
스위스에서는 직업학교와 기업의 실습을 병행하는 고교과정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14일 한국교총을 방문한 한스 유르크 켈러 취리히 교원대 교수는 직업교육을 중시하는 스위스의 교육 제도에 대해 소개했다. 취리히 교원대학교 대표단은 한국의 교원양성제도, 과학기술 교육 등을 살펴보기 위해 14~18일 한국을 방문, 그 첫 번째 일정으로 교총을 찾았다. 켈러 교수는 “직업학교와 기업실습을 병행하는 스위스의 듀얼 시스템을 토대로 한국에서도 일·학습 병행제를 운영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언급했다. 스위스에서는 초·중학교 의무교육 9년을 마치면 학생 3분의 2정도가 이 듀얼 시스템이 적용된 직업 훈련을 받는다. 목수, 제빵, 미용부터 비서 업무 등 사무직까지 200여 직종의 훈련이 가능하다. 2~4년의 과정을 마치고 취직을 하거나 상급학교인 기술전문대학에 진학해 학업을 이어갈 수도 있다. 나머지 3분의 1의 학생만이 대학진학을 목표로 고교(김나지움)로 진학한다. 김나지움도 가르치는 과목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학교로 구성돼 있다. 의사나 성직자 등을 목표로 하면 초등 6년 과정을 마친 뒤 바로 6년반 과정의 고교로 진학한다. 이곳에서는 라틴어를 포함해 최소 3개국어, 수학이나 과학 등을 학습한다. 그 외에 4년 반 과정으로 언어나 수학·과학, 경제학을 중점으로 하는 고교 등이 있다. 대학보다는 직업 교육의 가치를 중요시 여기는 사회적 풍토로 인해 이곳에서는 국민의 20%정도만 대졸이다. 50%는 직업학교, 그 나머지는 고졸 학력을 갖고 있다. 켈러 교수는 “의무교육 외에 고등교육은 중요시되지 않는다”며 “직업 훈련만으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고 직업 실습을 통해 실질적인 지식을 배운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보니 고등학교 졸업장인 마투라만 있으면 스위스의 약대를 제외한 모든 대학에 입학할 권리가 주어진다. 우리나라의 수능과 같은 전국적인 대입 시험이 없다. 스위스의 종합대학교는 총 12개로서 연방정부가 직접 운영하는 2곳과 칸톤(주)에서 운영하는 일반대학 10곳이 있다. 대학에서도 인문·사회보다 과학이나 기술 전공을 더 중시한다. 대학 자체적으로도 정원을 정하지 않다보니, 학생들은 경쟁을 거치지 않고 원하는 대학, 전공을 선택하게 된다. 그래서 취리히 교원대의 경우, 한해에는 300명의 입학생이 있다가도 다음 해에는 600명이 되기도 해서 학생 수급을 예측하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다. 대학 수업료도 실비의 약 5% 수준인 연간 1300프랑(157만원 정도) 정도만 학생에게 부담시키고 있다. 직업 훈련을 마친 학생들이 가는 기술전문대학은 스위스의 7개 권역별로 1개씩 운영되고 최근에 사립대 1곳이 정부 인가를 받아 총 8곳이다. 3년 과정의 대학으로 이곳에서도 실험 이나 현장 실습을 위주로 하고 있다. 그 외에 예술 교육으로 특화된 7개 고등교육기관, 교사 양성을 위한 21개 사범대학 기관 등이 있다. 켈러 교수는 스위스에서 직업교육을 홍보하는 포스터를 보여줬다. 모발과 타조의 얼굴이 나와 있는 사진에는 ‘실습생을 이발사로 만들어라, 그러면 그가 생물학자가 될 것이다-전문직의 미래는 밝다’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그는 “이발사로 실습을 하다가 직업학교에서 높은 수준의 자격증을 따거나 대학으로 가서 생물학자가 될 수도 있다는 스위스 교육의 장점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스위스에서는 이렇게 진로를 변경하는 학생들이 매우 많고 그에 따른 다양한 통로가 열려 있어 실패의 길로 빠지는 경우가 매우 극소수”라고 밝혔다. 스위스가 세계 행복지수에서 꾸준히 1위를 차지하는 비결은 이같은 교육 체계가 큰 몫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저쟝성(浙江省) 융캉시(永康市)의 한 중학교 영어교사 쩌우리(周莉, 44세)는 2009년부터 중학교 고급교사 직급 승진을 위해 노력해왔지만 해마다 결과는 실망적이었다. 워낙 승진 정원이 제한적인데다 교사평가에서 번번이 젊은 교사들에게 밀려왔기 때문이다. 쩌우 교사가 소속된 학교는 저쟝시 교육청으로부터 해마다 고급교사 정원을 많아야 한 두명, 어떤 때는 단 한명도 못해 승진까지 몇 년을 더 기다려야 할지 모른다. 하지만 도시학교 교사인 그는 나은 편이다. 허난성 (河南省) 위저우시(禹州市) 우량진(无梁镇) 용문(龍門)중학교의 교장은 평생을 이 학교에서 근무했다. 사십대에 초등학교 고급교사 직급에 승진한 후 지금까지 상위 직급 승진은 꿈도 꾸지 못한다. 승진을 위해서는 중학교, 혹은 고교로 전근해 관련 규정대로 연구논문을 발표하고 지방교육청 주최 현장수업 경합에서 수상하거나 연구프로젝트에 참가해야 한다. 하지만 인터넷조차 없는 시골학교에서 이는 하늘에 별따기다. 1986년부터 시작된 중국의 교사 직급제도는 지금도 여러 문제로 논란을 겪고 있다. 우선 제기되는 것이 학교급에 따라 차별적인 직급제도다. 중국의 초중등학교 교사 직급은 각각 3급교사, 2급교사, 1급 교사, 고급교사, 특급교사로 나뉜다. 특급교사는 전국적으로도 극소수여서 보통 교사들에게 가장 높은 직급은 고급교사다. 하지만 같은 고급교사라도 초중등학교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초등 교사의 직급은 동급 중학교 교사보다 한 급 낮게 간주된다. 즉 초등교 고급교사는 중등학교 1급교사에 해당하고 중등학교 고급교사는 대학 부교수 급에 상당하다. 초등교 고급교사가 승진을 하려면 중학교나 고교로 전근함과 동시에 규정에 따라 승진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다음 문제는 승진정원 배정제다. 중국은 각 지방교육청에서 관할 지역 초중등학교의 직급별 인원비율에 맞춰 학교에 승진정원을 배정한다. 이러다보니 도시지역에서는 해당 조건을 갖춘 교사들이 배정 승진 정원보다 많아 승진이 어려운가 하면 농촌지역에서는 조건 미달로 정원이 배정됐음에도 승진 추천자가 없는 경우가 허다. 특히 교사이동제가 실시되지 않는 중국에서는 수십 년간 한 학교에 근무하면서 승진 차례를 기다리는 교사가 많다. 승진 평가제도도 문제다. 정원이 제한돼 경쟁 선발에 따른 부담이 크다. 끊임없이 연수에 참여해야 하고 각종 수업경시, 자격증 등을 따야 한다. 시대가 바뀌고 다양한 교수법이 요구되면서 현대적 기술에 익숙한 도시지역 젊은 교사들에게 유리해 중견 교사들의 정체성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 교육부와 인사부는 올 8월25일, ‘초중등학교 교사 직급제도 개혁에 관한 지도적 의견’을 공동 발표했다. 초등교와 중등학교를 차별한 직급제도를 통일해 초중등을 막론하고 3급교사, 2급교사, 1급교사, 고급교사, 정고급교사로 나눈 것이다. 정고급교사는 대학교수와 직급이 같다. 이는 초중등 교사들의 열정을 불러일으키려는 중국 정부의 대안이다. 하지만 승진 기준은 여전히 높다. 예를 들어 고급교사가 되려면 담임교사 경력이 2년 이상이어야 하고 특색있는 교수법을 갖춰야 하며 성(省)급 이상 연구과제에 참가해야 한다. 정고급교사로 승진하려면 박사학위를 소지하고 논문발표, 프로젝트 연구 외에도 교사평가 심사위원회에서 주최하는 수업분석, 수업평가, 면접, 논술평가 등 수많은 절차를 거친다. 교육부는 각 지방교육청에 올 12월까지 교사평가와 직급제도 개혁 방안을 제출해 인사부, 교육부 심사를 거치고, 내년에는 새 제도에 의한 첫 교사평가 실시를 주문했다. 하지만 교사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고 단행된 제도여서 어떤 문제가 새로 야기될이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의 한 중학교 3학년 담임인 A교사. 학교폭력, 생활지도로 교원컨설팅까지 할 정도로 경륜이 쌓여있지만 갈수록 담임 맡기가 힘들어진다. 그는 “과거에는 문제 있는 학생들이 전교에 1~2명이었다면 이젠 한 학급에 7~8명씩이나 된다”며 “교사에게 대들고 심지어 폭행까지 한다는 요즘 아이들과 부대끼면서 겪는 정신적 스트레스가 말도 못한다”고 토로했다. 최근에는 강제전학 등으로 6번이나 학교를 옮긴 학생을 맡으면서 신경 쓸 일이 더 늘었다. 학교폭력에 연루되면 피해·가해 학생은 물론 목격자 진술부터 학부모 상담, 학폭위 관련 서류 준비 등 담임이 처리해야 할 업무가 끝이 없다. 여기에 학부모들의 악성민원으로 교직에 대한 회의까지 들기도 한다. A교사는 “가정 내 갈등으로 학교생활에 불성실해진 아이 문제를 학교에만 책임을 요구하며 교육청까지 찾아가 행패를 부리는 어머니도 있었는데 무조건 학교에서 감내해야 했다”고 말했다. 학생들끼리 다퉈도, 학생 혼자 다쳐도 무조건 담임교사한테 ‘무한 책임’을 떠넘기는 분위기 속에서 담임은 피할 수만 있다면 피해야 할 자리가 됐다. 이번 국감에서도 담임의 고충과 열악한 처우 문제가 지적됐다. 오죽하면 기간제 교사들이 담임을 맡는 일이 비일비재한 현상이 됐냐는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안민석 의원은 “전국의 담임 중 기간제 교사가 9.1%에 이른다”며 “특히 경기도 중학교에선 30.4%나 됐다”고 밝혔다. 전국의 초중고 교사 37만6000여명 중 4만638명(10.8%)이 기간제 교사. 이 중 담임을 맡은 교사는 2만1000여명(53%)에 이른다. 새누리당 이종훈 의원은 “정교사 중에서 최근 5년간 담임을 한 번도 맡지 않은 교사가 대전·충남 지역에서 1480명인데, 기간제 담임 숫자인 1142명보다 많은 숫자”라며 “비단 인력부족으로 기간제 교사가 담임을 맡는 것이 아니다. 담임에 대한 적절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교사들이 담임을 기피하다보니 젊은 기간제 교사들에게 담임 업무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12년째 제자리인 담임 수당 11만원, 차라리 안받고 안하겠다는 것이 교직사회의 분위기다. 서울 중학교 1학년 담임인 B교사는 “교사들 사이에선 담임을 맡으면 주어진 수업시수 외에도 조·종례, 청소지도 등으로 매일 2시간, 일주일이면 10시간씩 일을 더 한다고 본다”며 “여기에 상담이나 학교폭력 등 사건이 터지면 방과 후나 쉬는 시간까지 반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장 업무도 힘들긴 하지만 담임을 맡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에 8만원 수당 받는 부장을 맡은 경우도 있다”며 “아이도 어리고 여건이 안된다며 30대 후반에 부장을 단 선생님도 있다”고 밝혔다. 고3 담임을 맡은 교원들은 사실상 개인적인 시간을 갖기도 어려울 정도다. 경기 지역 고3 담임인 C교사는 “최근에 수시접수를 하면서 36명 학생과 일일이 상담하며 대여섯 군데씩 지원할 학교를 정하다보니 10시 전에 퇴근할 수 없었다”며 “추석 연휴 때도 면접이나 논술 준비를 위해 학교에 나와야 한다”고 전했다. 요즘 대입에선 자소서나 추천서가 추가돼 벌써 11개의 추천서를 써야 했고, 학교생활기록부 비중도 높아 이를 마무리하려다보니 업무가 산더미다. 고3담임에겐 성과급 우대 조건까지 내걸었지만 차라리 안 받고 말자는 분위기다. 여교원이 늘면서 출산이나 육아로 담임을 기피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는 “자기 아이를 늦게까지 맡길 곳도 없는 상황에서 담임 업무까지 맡기 어렵다보니 여교원들은 배제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학생 교육과 다소 무관한 각종 공문들이 일을 보탠다. 경기도 지역 D교사는 “사회에서 이슈가 되면 관련된 통계자료를 국회에서 하루 안에 해달라고 공문이 온다. 그것도 최근 5년치를 달라고 하는데 당시 담당자도 아니라 일일이 자료를 찾아야 하고 이미 학교정보공시 홈페이지에 나온 것을 자기네 입맛에 맞게 재가공해달라고 한다. 그러면 수업도 제대로 못한 채 서류에 매달려야 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행정실무사를 학교에 두곤 있지만, 행정실 소속이라 일을 맡기기도 애매하고` 일일이 설명하느니 직접 하는 게 더 낫겠다는 것이 대다수 담임들의 정서다. 담임에 대한 존경·존중은 내팽개처진 지 오랜 상황에서 사명감만 요구하는 외부 시선은 상처만 준다. 이에 따라 교총은 교권보호법 제정과 담임 수당 인상에 진력하고 있다. 지난 7월부터 가동된 ‘교원 및 공무원의 인사정책 협의기구’ 논의는 물론 청와대, 국회 요로를 통해 지속적인 정책활동을 펴고 있다.
2013년 햇살 따뜻한 어느 봄날. “교감 선생님! 전화 받아보세요. 제자라고 하는 분이 바꿔 달라는데요?”라며 옆자리의 행정 실무사가 전화를 돌려줬다. “저, 혹시 이우창 선생님 아니신가요? 저 영국(가명)인데 기억나세요?” 수화기 저편에서 굵직한 남자 목소리가 들려 왔다. 잠시 멍했다. ‘영국이의 소식을 영국이 목소리로 직접 듣다니….’ “기억하다마다, 내가 너를 어떻게 잊을 수 있겠니?” 순간 나는 27년 전의 기억을 더듬고 있었다. 그리고 퇴근하자마자 중요한 일들을 교육 일기처럼 써 놓은 옛날 자료들을 들추기 시작했다. 교직에 발을 들여놓은 후 두 번째 학교에서 4학년을 담임했던 1986년 3월 어느 날, 세련돼 보이는 어머니와 함께 눈이 반짝반짝 빛나고, 입을 야무지게 꽉 다문 영국이라는 이름을 가진 의젓한 사내 녀석이 우리 반에 전학 왔다. 영국이의 모습은 내가 느낀 첫 인상처럼 자신감이 넘쳤으며, 기존 학생들보다 발표나 행동이 훨씬 활발했다. 그때부터 5월까지, 영국이는 결석은 물론 지각 한 번 없이 성실하게 학교생활을 하며, 우리 반에서 1등을 도맡아 할 정도로 성적도 우수한 학생이었다. 그러던 영국이가 6월 초순부터 하루, 이틀 결석을 하는 일이 잦아졌다. 이유를 물으니 그 때마다 감기가 심해서 그렇다고 했다. 매일 매일 검사하는 일기에서도 별다른 징후를 발견할 수 없었기에 “날씨가 따뜻한데 웬 감기니? 건강해야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런데 6월 말 쯤, 영국이 종아리가 시퍼렇게 멍이 들어 있는 것을 봤다. 방과 후 교실에 남겨 자초지종을 물었더니, 엄마 말씀에 대들어 엄마한테 맞은 것이라고 했다. 엄마가 젊고 세련돼 보이던데 애한테 왜 이렇게 심하게 매를 드는지 묻고 싶었다. 하지만 구체적인 얘기를 꺼리는 것 같아 꼬치꼬치 캐묻는 대신 “우리 앞으로는 일기장으로 대화하자”는 약속을 하고 상담을 마쳤다. 그 날 이후 대화 일기장을 통해서나마 영국이에게 힘과 용기를 주려고 영국이가 써 놓은 일기보다 더 많은 양의 내용을 매일매일 기록해줬다. 나의 관심 덕분인지 영국이는 학교도 빠지지 않았고 아주 재미있게 학교생활을 하면서 여름 방학을 맞이했다. 방학 중에는 영국이도 잘 지내겠거니 생각하고, 나 역시 방학을 보람 있게 보내고 개학을 맞이했다. 그런데 개학날, 영국이 자리는 텅 비어 있었다. 또 무슨 일이 있나? 걱정하면서 하루 이틀을 보낸 후에 안 되겠다 싶어 동네 아이들을 시켜 알아봤더니, 영국이 어머니께서 문은 열어주지도 않은 채 ‘영국이가 아파서 학교에 못 간다’는 말만 하셨다고 했다. 삼일 째 결석이 계속되자 걱정스런 마음에 나는 영국이 집을 방문했다. 영국이 어머님은 영국이가 친척집에 갔다고 했다. 무슨 일이냐고 물으니 영국이를 외국에 이민 보내려고 준비 중이라고 했다. 이민을 보내더라도 결정되기 전에는 학교에 보내달라는 부탁을 하고 집을 나왔다. 영국이집을 나오다가 옆집에 사는 작년 제자 희선이 어머니와 눈이 마주쳤다. 음료수라도 한잔 하고 가시라며 붙잡는 바람에 집에 들어가게 됐다. 자연스럽게 가정방문 일을 얘기하다가 영국이네 집 사정얘기를 간접적으로 듣게 됐다. 가정은 부유한 편이나 영국이 아버지는 전 부인과 이혼했으며, 지금의 부인은 영국이의 새어머니이고, 새어머니가 본인 핏줄인 아들을 낳고나서 전처 자식들인 영국이와 영국이 누나 에게 체벌과 욕설을 하며 심하게 대한다는 것이었다. 그나마 누나는 집안 청소도 하고, 갓난아이도 돌봐주고 하니 좀 나은데, 영국이한테는 유독 심하게 한다는 것이었고, 그래서 집을 나가 버렸다는 것이다. 아마 자기 친자식에게 유산이 상속되게 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짐작된다고 했다. 한참 동안 멍하니 듣고 있으려니, 그동안 아이들을 사랑하는 교사라고 자부했던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영국이가 결석 할 때, 아니 종아리에 멍이 들었을 때만이라도 주의를 조금만 더 기울였더라면 어린 마음에 이런 상처와 아픔이 덜 했을텐데’라는 생각이 들면서 내 자신이 밉고, 영국이에게 미안하기까지 했다. 시간이 지체되면 안 되겠다 싶어 퇴근시간까지 기다려 영국이 아버지를 만났다. 같이 있을 땐 엄마가 애들한테 잘 대해 줘서 이런 일을 잘 몰랐다가 최근에야 대강 알게 됐다고 했다. 새로 낳은 아이도 있고 그렇다고 또 이혼을 하기는 힘들고 해서 할 수 없이 영국이를 외국에 입양시키는 일을 알아보고 다닌다고 했다. 영국이 어머니가 이민이라고 한 얘기도 아마 입양이었던 것 같다. 영국이 아버님께 “영국이를 찾으면 우리 집에서 당분간 데리고 있겠다” 했더니 고개를 숙이시며 고마워했다. 그날 이후로 나는 선생님들과 학생들의 도움, 인근 파출소 경찰들의 협조를 얻어 4일 만에 영국이를 찾을 수 있었다. 영국이의 모습은 눈만 반짝일 뿐 얼굴도 수척해있고, 옷도 얼굴도 엉망으로 더러워진 모습이 그야말로 거지 그 자체였다. 생활도 마찬가지였다. 친구들 집에서 얻어먹고, 헛간에서 몰래 자고, 다른 동네 교회에서 잠도 자면서 생활했다고 했다. 나는 영국이를 자취집에 데리고 가서 목욕도 시키고, 밥도 해서 먹였다. 학교에서는 페스탈로치가 나타났다고 선의의 놀림을 받았지만, 그 무엇보다도 보람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기에 뿌듯했다. 더불어 마음 한 쪽에서는 ‘저 녀석을 어떻게 키워야 하나?’ 라는 걱정이 늘 자리 잡고 있었다. 오후와 저녁시간에는 결석으로 뒤쳐졌던 학업을 보충했고, 아침에는 규칙적으로 동산에 올라가 산책하면서 장래 희망에 대한 이야기, 가족은 소중한 것이라며 부모님을 이해시키는 이야기, 영국이의 훌륭한 장점들을 이야기하는 등 하루하루를 즐겁게 지냈다. 또, 영국이에게 꾸밈없는 내 생활이나 솔직함을 보여주고 사랑의 의미를 가르쳐 주려고 여자 친구를 만나러 갈 때에도 데리고 다녔다. 멀리 공원에 가서 놀이기구도 타고, 솜사탕도 사먹고, 라면도 같이 끓여 먹었다. 처음에는 마지못해 따라왔던 영국이는 어느새 우리집에서의 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었으며, 성적도 1등을 되찾고 친구들과도 잘 어울려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 영국이 아버지가 본인이 신경 쓰겠다며 이제 집으로 데려 가겠다고 했다. 아버지와 철저히 약속을 한 후 영국이는 집으로 돌아갔고, 그 이후로 나는 영국이 아버지와 영국이의 생활에 대해 수시로 연락했다. 물론 등교 후 영국이는 나의 차지였으며, 2학기 동안 나의 관심은 온통 영국이에게 쏠려 있었다. 그 해 하얀 눈이 내리던 12월 초순이었다. 옆 도시에서 살고 있던 영국이의 고모가 찾아오셨다. 가족회의 결과에 따라 영국이를 본인 집으로 데려가겠다고 했다. 고모에게 세심하게 살펴봐 줄 것을 부탁드리면서 영국이가 고모 집에서 안정적으로 지내길 진심으로 기원했다. 5학년 진급 후에도 고모 집에서 아주 건강하게 잘 생활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고, 새 담임선생님도 영국이가 훨씬 밝아졌다는 얘기를 해 주셔서 안도감을 느꼈다. 그러던 5월의 어느 날, 영국이가 학교에 갑자기 나오지 않더니, 그 소식마저도 알 길이 없었다. 어떻게 된 건지 고모 집과 영국이 집에 들러 봤더니 두 군데 다 이사를 가고 없었다. 흘러 들리는 얘기로 영국이가 외국으로 갔다는 소문만 들을 수 있었다. 아마, 결국은 입양이었나 보다. 연락도 않고 가버린 영국이나 그 주위 사람들에게 느끼는 서운함보다 ‘그 어린 녀석이 새로운 환경에서 어떻게 생활할까?’하는 안쓰러움과 걱정으로 마음이 아려왔다. 그렇게 영국이는 나에게서 점점 멀어져갔다. 그런데 그런 영국이에게서 전화가 온 것이다. 자신의 어릴 때 기억을 더듬어 나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다는 것이었다. 만나자고 약속한 날 예쁜 꽃이 활짝 핀 화분을 들고 건장한 남자가 학교로 찾아왔다. 그간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걱정했던 입양이 아니어서 다행이었다. 집과 고모 집을 왔다 갔다 하면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삼성에 입사했다가 다시 공부해 교육대학을 졸업하고 지금은 대도시 초등학교에서 부장교사로 근무하는 멋진 선생님이 돼 있었다. 누나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결혼해 행복하게 잘 살고 있고 했다. ‘그 시골에서는 잘 사는 집이었고, 공부도 잘하는 아이였는데 중학교 졸업이라니….’ 마음이 아팠다. 그 날 우리는 밥을 먹으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앞으로 자주 연락하자고 약속하며 헤어졌다. 그리고 몇 달 후 전화가 왔다. 자신의 결혼식에 주례를 부탁한다며, 우리 집 근처로 여자 친구와 찾아뵙겠다고 했다. 처음엔 “사회적 유명인사도 많고, 같은 학교에 교장선생님도 계시는데 왜 보잘 것 없는 나에게 그 중요한 주례를 부탁하니?” 했더니 “선생님이 아니었으면 오늘 이런 자리는 꿈도 꾸지 못했을 거예요”라면서, 포기하고 싶을 때 마다 항상 선생님을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고 바르게 생활하려고 노력해 왔다고 했다. 또, 선생님처럼 아이들에게 사랑을 전해 주고 싶어 회사도 퇴사하고 선생님의 꿈을 이루게 됐다며, 이 38세 노총각의 주례는 꼭 선생님이 해주셔야 한다며 간청을 하기에 결국 승낙했다. 2013년 12월 1일, 나는 난생 처음으로 주례석에 섰다.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영국이의 앞날을 진심을 다해 축복하는 마음으로. 그리고 2014년 9월 16일 아침 출근길에 전화를 받았다. “선생님 제 색시 닮은 예쁜 딸을 낳았어요. 제일 먼저 선생님께 기쁜 소식을 전해드리고 싶어 전화 드렸어요” 라는 영국이의 상기된 목소리를 들었다. 가슴이 벅차올랐다. 눈물이 핑 돌았다. 그리고 생각했다. ‘이게 바로 교사로서 느낄 수 있는 보람이 아닐까?’ 그리고 마음 속 기도를 올렸다. 영국이의 힘들었던 어린 시절의 기억들이 이제는 행복으로 가득 찰 수 있기를….
◇중학부문=중학교 부문 첫 번째 순서를 맡은 ‘태극기 휘날리며’ 팀은 ‘세계 최초는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는가?’를 탐구 주제로 발표했다. 이들은 파워포인트 자료를 펴놓고 “여러분, 이게 무엇인지 아십니까? 사람의 체온을 통해 전기를 발생시키는 조병진 카이스트 연구팀의 웨어러블 발전소자로 올해 유네스코 세계 10대 기술에서 그랑프리를 받았습니다. 국력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건 무엇일까요?”라며 서두를 열었다. 네 명의 학생들은 발표 순서를 번갈아가며 우리의 전통 기술인 한옥의 온돌, 거북선의 우수성과 이를 발전시켜 현재 보일러 산업, 조선 산업이 세계적 수준을 선보인 사례를 소개했다. 또 세계최초의 금속활자인 직지와 로켓무기인 신기전은 그 우수성을 이어가지 못한 전통 기술로 꼽았다. 이 같은 역사적 교훈과 경고를 통해 우리의 과학 기술을 발전시키자는 내용의 연구 발표를 마쳤다. 발표가 끝나자 다른 팀들의 질문 공격이 쏟아졌다. ‘너나들이’팀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을 다시 연구한 이유가 있느냐, 이 연구를 통해 구체적으로 얻을 수 있는 성과는 무엇이냐?”며 연구의 기본 취지부터 의문스럽다는 뾰족한 질문으로 발표팀을 당황케 했다. 또 ‘멘사플러스알파’팀은 “거북선에 대해 철갑선이 아니라 송판으로 돼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는데 어떻게 보시나요?”라는 질문을, ‘나우누리’팀은 “온돌의 특허권이 외국에 있는 것으로 아는데 어떻게 생각하나요?”라며 사실관계를 요구하는 질문을 하기도 했다. 학생들의 탐구발표인 만큼 신선한 아이디어들도 나와 눈길을 끌었다. ‘챌린저스’팀은 남북통일을 통해 국가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다는 내용을 발표하면서, 통일에 대한 청소년들의 인식 개선을 위해서는 ‘무한도전’이나 ‘런닝맨’ 등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통일을 소재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소개했다. 또 교육부가 청소년들의 체험위주 통일 교육을 위해 DMZ탐방이나 금강산 수학여행을 진행하고, 매달 통일 인물을 선정해 백두산이나 한라산에서 청소년 캠프를 여는 방법도 있다고 발표했다. ◇고교부문=고교부문에서는 한층 심도 있고 구체적인 탐구발표가 이뤄졌다. ‘통일 인재 육성을 위한 청소년 참여 통일교육 방안’에 대해 발표한 ‘한라에서백두까지’ 팀은 탈북청소년과의 교류 경험과 ‘통일 축전’, ‘통일의 거리 조성’ 등을 통해 학교 안팎에서 실천할 수 있는 통일교육과 통일교육 시범학교 운영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이에 ‘온새미로’ 팀은 “탈북청소년과의 교류는 기본적으로 탈북학생들이 프로그램에 참여의사를 밝혀야만 실현 가능하다”며 “그들의 참여를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가”라고 질문해 허를 찔렀다. 또 ‘나비효과’ 팀은 “통일교육 중점학교는 극소수의 학생들에게만 치중된 교육을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며 “일반 학생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 통일교육 대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광복 70주년 미래세대의 길, 우리 안에서 답을 찾다’로 발표한 ‘청사초롱’ 팀은 뉴스진행 방식을 택해 발표자가 직접 아나운서와 기자, 전문가의 입장이 돼 발표를 진행했다. 이들은 ‘체‧탐‧토 융합역사교육’, ‘8월 빛 오름달 제정사업’을 바탕으로 한 ‘역사 강국 프로젝트’, ‘새선비정신 확립‧보급’과 ‘우리길 사업’의 추진을 통한 장기적 문화콘텐츠 개발을 제안했다. 고교 부문에서는 이밖에도 ‘동북아시아 평화를 위한 청소년 국제기구 설립 제안’, ‘청소년의 통일의식과 통일교육의 실태’, ‘관광산업의 활성화를 통해 글로벌 코리아를 이룩하기 위한 모든 세대의 노력’ 등 다양한 분야의 탐구발표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