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79,108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최근 우리 교육 현장은 그 어느 때보다 깊은 위기에 직면해 있다.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와 악성 민원이 일상이 되었고, 그리고 교실 내 몰래 녹음과 학교안전사고의 책임 논란 등 교원의 기본권과 수업권을 위협하는 이슈들이 학교 안으로 밀려들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교원 개인이 홀로 자신을 지키며 교육 본질을 유지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교권이 무너지면 교실이 무너지고, 교실이 무너지면 대한민국의 미래도 없다. ‘선생님을 지켜야 학교가 산다’는 외침이 구호로 끝나지 않으려면, 모든 교원이 함께 움직일 수 있는 집단적 대응 체계가 필요하다. 바로 이러한 현실이 “교원단체가 왜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대한 가장 분명한 답이다. 교원은 정부 교육정책의 대상이면서 동시에 그 정책을 학교 현장에서 실현하는 집행의 주체이다. 그러므로 교원의 목소리가 배제된 채 추진되는 정책은 필연적으로 현장의 피로와 혼란을 키우고 동시에 정책 실패의 책임은 학교와 교원에게로 전가되기 쉽다. 정책은 문서로 완성되지 않는다. 수업과 생활지도, 학생 안전과 학부모와의 소통이 맞물리는 학교에서 비로소 구체화 된다. 정책 기획·입안 단계부터 학교 현실과 요구가 조직적·체계적으로 반영돼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 통로를 제도적으로 열어두고, 학교 현장의 문제를 사회적 의제로 끌어올리는 핵심 창구가 바로 교원단체다. 교원단체 현장 의견 모으는 주체 적극적 참여 통해 영향력 키워야 교원단체가 수행하는 역할은 단순히 교원의 권익 보호에만 머물지 않는다.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교권 침해가 발생했을 때 교원이 홀로 감당하지 않도록 법·제도적 보호 장치를 요구하며, 학교안전사고 책임 구조와 같은 쟁점에서도 현장이 감당 가능한 기준과 절차 마련을 요구한다. 교육정책이 책상 위 논리로 설계될 때, 교원단체는 학교 현장의 관점에서 문제를 다시 정의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맡는다. 교원단체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학교 현장의 의견 수렴과 공론화 과정 등은 교육을 갈등의 대상으로 방치하지 않고 정상화의 방향으로 이끄는 최소한의 장치다. 이러한 교원단체의 영향력은 결국 참여와 결집에서 나온다.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 단체가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회원들의 전문성과 권익을 지켜내는 배경에는 높은 가입률과 일치된 목소리가 있다. 반면 교직 사회는 그 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참여가 부족해 절박한 요구가 정책 당국에 전달되는 과정에서 힘을 잃거나 흩어지기 일쑤다. 목소리가 약하면 현실은 바뀌지 않고, 결국 부담은 학교로 되돌아온다. 교원들의 요구가 공허한 외침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려면 교원이 하나로 뭉쳐 강력한 영향력을 이뤄내야 한다. 교원단체에 힘을 더하는 것은 단순히 개인의 권익을 지키기 위한 차원이 아니다. 안심하고 가르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토대를 세우는 일이다. 이제 고립된 교실에서 나와 연대의 장으로 모여야 한다. 정부와 사회 또한 교원단체를 단순한 이익집단이 아닌 교육 정상화를 위한 핵심 파트너로 인정하고, 책임 있게 응답해야 한다. 교육은 교실에서 완성된다. 교실을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힘은 결국 교육자라는 이름 아래 교원단체를 중심으로 하나로 뭉치는 조직된 연대다. 모든 교원의 결집된 목소리가 정책이 되고 행동이 될 때, 비로소 교단에 다시 희망이 싹틀 수 있을 것이다.
어느 날 중학생 손녀가 길을 걷다가 물었다. “시장 애인 복지관도 있느냐”고. 무슨 뜻인지 몰라 의아한 표정으로 쳐다보니 지나가는 버스를 가리켰다. 자세히 보니 ’○○시 장애인 복지관 버스‘라고 쓴 것인데 ’○○시장애인복지관버스‘로 띄어쓰기가 안돼 있었다. 손녀의 엉뚱함에 한참 웃었다. 문해력 저하 심각한 사례 광고나 상점 간판에는 공간 제약을 고려해서인지 단어를 붙여 쓴 경우가 많아 얼핏 보면 헷갈리기도 한다. 손녀도 띄어쓰기를 하지 않은 홍보문구를 잘못 읽은 탓이겠지만 장애인 복지관이라는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단어를 엉뚱하게 해석하는 것은 문해력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교사들의 말에 따르면, ‘고지식하다’를 칭찬인 줄 알고 “우리 선생님은 고지식해”라는노래 가사를 쓴 초등학생도 있으며, ‘수지가 맞다’는 글을 읽다가 “누가 수지를 때렸느냐”고 물어본 중학생이 있다고 한다. 심지어 ‘그릇된 행동’이란 표현을 보고 “왜 갑자기 밥그릇 얘기가 나오느냐”고 묻는 고등학생도 있었다. 교사들은 학생 문해력이 과거보다 저하돼 긴 글을 대하면 집중력을 잃고 내용을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잦다고 지적한다. 성인도 예외가 아니다. 문해력 부족으로 업무 소통이 안 된다며 직원들을 대상으로 별도 교육을 하는 회사도 있다. 국립국어원의 ‘2024 국민 국어 능력 실태 조사’에 따르면, 전국 성인 5000명 가운데 한 달간 책을 한 페이지도 읽지 않은 경우가 59%에 달했다. 이는 문해력 저하로 직결된다. OECD의 2024년 조사에 의하면, 대학 교육을 받은 우리나라 성인 비율은 OECD 1위인데 비해 문해력은 세계 평균에 미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해력의 기초가 되는 어휘력 부족의 구체적인 예로는 금일을 금요일로, 우천시 장소 변경을 도시를 변경하는 것으로, 사흘을 4일로, 수학여행에서 중식 제공을 중국 음식 제공으로 오해하는 것을 들 수 있다. 사고력 퇴화 방지 위한 노력 필요 문해력 저하의 주범으로는 디지털 기기의 지나친 사용과 AI 의존도 증가, 독서 부족이 지목되고 있다. 전자기기 애용으로 짧은 단어나 약어를 사용하고, 인쇄매체보다 영상, 특히 숏폼(짧은 영상)을 선호하여 전반적인 문맥에 대한 이해력 약화와 더불어 독서 부족으로 문해력이 감소된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인터넷 기사의 손쉬운 복사 편집으로 스스로 생각하는 사고력도 떨어지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를 사용해 작업을 하면 이해나 적용, 분석 같은 사고 활동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 비판적 능력과 독립적 문제 해결력의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문해력은 단순히 글자를 읽는 능력이 아니라 정보를 해석해 자기만의 논리로 재구성하는 사고 과정이다. 사고력의 퇴화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기기 사용을 줄이고 독서 활동을 통하여 스스로 생각하며 글을 쓰는 연습이 선행돼야 한다.
“세계 최고의 사진가 100명을 초청해 사진 경연대회를 열었다. 주제는 나무 테이블 위에 놓인 돌멩이 하나를 찍는 것. 모두에게 똑같은 카메라가 지급됐고, 조명 등 모든 세부 사항도 조건을 같이했다. 이때 모두의 이견이 없을 만큼 명작이 선정됐다. 과연 그 사진은 어떤 모습을 담고 있을까?” 공부는 실패 통해 발견하는 과정 최근 학교 수업 녹음파일이 학원 강사들에게 전해져 내신 대비 자료로 쓰인다는 소식을 들었다. 녹음 내용을 AI가 녹취록으로 풀고, 수업을 요약하고, 또 시험 문제를 예측한다. 학생들은 노트북을 켜둔 채 딴청을 한다. 공부는 AI가 하고, 시험 준비는 학원 강사가 한다. 시험에서 100점을 맞지만, 실력은 없다. 공부는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구분해 모르는 것을 채워가는 과정인데, 그 본질을 모르는 것이다. 교육을 한다면서 이렇게 무지를 가르치고 있다. 그래서 위에 시험 문제를 하나 만들어 보았다. 교육 현장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은 21세기 창의적 인재 양성과 문제해결능력 함양이다. 그런데 대체 어떻게 해야 창의적 인재를 키우고, 문제해결능력을 함양할 수 있을까. 답이 없지만 답을 찾으려 노력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경험과 성찰이 공부다. 실패할수록, 모르는 것을 발견할수록, 공부가 더 잘돼 가고 있다는 증거다. 교육에서는 정답이 없다는 전제가 가장 중요하다. 그러면 학생들이 두려움 없이 도전할 수 있고, 또 자기만의 방식으로 기꺼이 세상을 정의할 수도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생긴 실패 경험이 자산이 된다. 정답이 없으면 아이들은 스스럼없이 상상력을 발동한다. 돌멩이 주름을 통해 세월의 흔적을 찾으려 하고, 돌멩이를 찍는 대신 그 그림자를 통해 보이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 것을 가늠하려 한다. 돌멩이와 책상이 만나 생긴 접촉선을 과장되게 찍으며, 피사체가 없으면 존재하지 않았을, 그 기묘한 선에 주목하며 관계를 재정의한다. 책상과 돌멩이 그리고 분주히 이 장면을 담으려는 사진가들, 그날의 풍경이 한 사진가의 눈망울에 맺혀 온전히 빛나는 그림, 참가자들은 이 사진을 장원으로 결정한다. 그런데 이 아이디어를 낸 사람의 작품으로 해야 할지, 아니면 부탁을 받고 이 장면을 찍어준 사람의 작품으로 해야 할지 새로운 논쟁거리가 생긴다. 상상력 발휘토록 만들어줘야 이렇듯 마음껏 상상력을 발휘하고, 또 뭐라고 쉽게 정의할 수 없는 것들을 발견해 서로 의견을 내고 토론하고 합의하며 생각을 확장해 나가는 것, 이것이 바로 ‘교육’이다. AI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시대에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혼란스럽다. 그러나 좋은 답안이란 스스로 사유한 흔적을 보여주는 것이다. AI가 모든 것을 하기에 무의미해지는 것이 아니라, 인간만이 할 일을 찾지 못할 때 스스로 무의미해지는 것이다. 어떤 녹취록도, 어떤 대비 자료와 예상 문제도 필요 없는 수업, 온전히 학생 개인의 경험이 확장되고 존중받는 수업, AI시대 우리 교육의 실천 과제다.
“선생님, 저 세중입니다. 합격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선생님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축하한다는 짧은 메시지 한 통에도 가슴이 떨려 한참을 울었습니다. 제가 오늘 입은 이 의대 합격이라는 영광의 옷은 사실 선생님께서 당신의 삶을 깎아 짜주신 헌신과 눈물겨운 인내의 결과물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중략) 이제 저는 선생님의 곁을 떠나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의학의 길로 들어섭니다. 공부하다 지치고 오만한 마음이 들 때마다, 선생님의 그 낡은 노트북과 저를 위해 비워두셨던 간식 봉지를 떠올리겠습니다. 병만 고치는 기술자가 아니라 선생님처럼 누군가의 무너진 삶을 다시 세워주는 온기 있는 의사가 되겠습니다.” 얼마 전 본지에 도착한 편지의 일부분이다. 올해 동국대 WISE캠퍼스 의과대에 입학한 진세중 씨는 “집안 사정으로 학업을 포기하려고 했을 때 손을 잡아준 담임선생님께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했다. 감사 편지 속 주인공은 곽동호 전 경북 대동고교사. 그는 지난달 30년간의 교직 생활을 마치고 정년퇴직했다. 곽 전 교사와 진 씨의 인연은 2023년부터다. 1학년 담임을 맡았던 곽 전 교사는 급식비와 당장의 생활비 걱정으로 공부 대신 아르바이트를 하려던 제자의 손을 잡았다. 그는 학업 중단을 고민하던 제자를 설득하면서 교·내외 장학금을 연결해 도움을 줬다. 3학년 때 다시 담임을 맡게 되면서는 진학 걱정을 하는 진 씨를 위해 다시 발벗고 나섰다. 그는 청암재단, 초록우산 어린이 재단 등 도움을 줄 수 있는 곳의 문을 두드렸다. 그 결과 초록우산에서는 진 씨가 의대를 졸업할 때까지 6년 동안 매년 장학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그는 “세중이에게 ‘돈 걱정은 선생님이 할 테니 너는 공부만 해라. 네 재능이 꺾이는 걸 절대 못 본다’고 설득했다”며 “본인의 노력으로 의사로서의 꿈을 펼치게 돼 오히려 감사하다”고 전했다. 곽 전 교사는 정년을 앞둔 마지막 해에도 고3 담임을 맡았을 정도로 교육에 최선을 다하는 선생님으로 지역 내에 알려졌다. 이른 아침 가장 먼저 출근해 각 교실 불을 켜고, 주말과 공휴일을 반납한 채 학생 지도에 매달렸다. 그 이유를 묻자 “가족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자, 제자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는 교사가 되고 싶었을 뿐”이라고 답했다. 진 씨의 모친인 김향숙 씨도 “곽 선생님은 막막했던 현실 속에서 한 줄기 빛이 돼주신 분”이라며 “많은 교육자와 소외된 이웃들에게 선생님이 희망의 메시지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소개했다. 새 출발을 하는 제자를 위해 곽 전 교사는 “세상엔 고마움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고마운 마음을 가져야밝은 세상이 된다. 받은 은혜를 사회에 반드시 환원할 수 있길 바란다”는 말을 남겼다.
경기교육청이 개발한 다문화학생 대상 학습 지원 교재가 전국 학교로 확산된다. 단순한 한국어 학습을 넘어 교과 개념 이해를 돕는 교재로, 정규 교육과정에서 운영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도 마련됐다. 경기교육청은 5일 다문화 고등학생의 교과 학습 이해를 돕기 위해 개발한 ‘교과 개념 한국어 교과서’를 한국교육개발원(KEDI)을 통해 전국 학교에 보급한다고 밝혔다. 이 교과서는 국어·수학·사회·과학 등 주요 교과에서 사용되는 고등학교 1학년 핵심 성취수준과 개념을 선별해 쉬운 한국어로 설명한 학습 교재다. 일상 회화 중심의 한국어 교재와 달리 교과 수업에서 사용되는 ‘학문 한국어’를 바탕으로 교과 개념을 함께 이해하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다문화학생이 수업에서 마주하는 언어 장벽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현장 활용을 위한 제도적 장치도 마련됐다. 이 교과서는 교육부 승인을 거쳐 나이스(NEIS) 과목 코드에 등재돼 학교에서 정규 교양과목으로 편성·운영할 수 있다. 수업과 평가가 가능하며 이수하면 학점도 인정된다. 다문화학생을 위한 별도 프로그램이 아니라 정규 교육과정 안에서 운영되는 지원 체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고교학점제 운영과의 연계 가능성도 주목된다. 학교에서는 이 교재를 ‘최소성취수준 보장’ 지도를 위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다문화학생뿐 아니라 교과 개념 이해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의 학습을 지원하는 자료로도 활용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경기도 내 두 개 고등학교에서 해당 교과서를 교육과정에 편성해 시범 운영 중이다. 학교 현장에서는 이를 통해 다문화학생의 수업 이해도와 참여도가 높아지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경기교육청은 교과서 보급과 함께 활용 연구학교 운영, 교원 연수 확대, 수업 자료 보급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학습 자료 제공도 병행해 교과 수업에서의 언어 장벽을 줄이고 다문화학생의 학습 참여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인공지능(AI)이 산업과 노동 구조를 빠르게 바꾸는 가운데, 정답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 ‘질문하는 인간’을 길러야 한다는 교육 전환 요구가 제기됐다. 특히 선행학습과 입시 중심 구조가 여전히 교육을 지배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교과 운영 방식과 대학 교육까지 포함한 구조적 재설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가교육위원회는 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AI 전환 시대 국가교육 비전 포럼’을 열고 AI 시대 교육의 역할과 국가교육 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포럼에는 학계 전문가와 교육 관계자 등 70여명이 참석했으며, 논의 결과는 향후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 수립 과정에 참고될 예정이다. 이날 기조 발제에 나선 박태웅 녹서포럼 의장(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공공AX 분과장)은 AI 확산 속도를 언급하며 교육의 대응이 지나치게 느리다고 진단했다. 그는 “인터넷이 약 8억 명의 사용자를 확보하는 데 13년이 걸렸지만 챗GPT는 약 2년 만에 같은 규모에 도달했다”며 “기술 변화의 가속도가 새로운 일상이 된 상황에서 교육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근본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AI 시대 교육의 핵심 역량으로 ‘질문하는 능력’을 강조했다. 그는 “좋은 질문을 할 수 있는 사람은 AI를 활용해 훨씬 높은 효율을 낼 수 있다”며 “자기주도적으로 탐색하고 학습하며 자신만의 지식 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 교육의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풍부한 교양이 없다면 AI가 제시한 답을 이해하기 어렵고, 결국 후속 질문도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현행 교육의 문제점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박 의장은 선행학습 중심 교육과 경청·토론 교육의 부족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며 “한국 교육은 여전히 정답을 찾는 방식에 치우쳐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경청하고 논리적으로 토론하는 능력을 가르치지 않는 교육은 집단지성의 토대를 약화시킨다”고 말했다. 학교 교육과 실생활의 괴리도 문제로 언급됐다. 그는 전세사기나 임금체불과 같은 사회문제를 예로 들며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기 전에 규칙과 제도를 이해할 기회를 충분히 얻지 못한다”며 “교육은 독립된 성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역량을 길러주는 방향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체육활동 부족 역시 학생 발달 측면에서 우려되는 지점으로 제기됐다. 박 의장은 “뇌 발달 단계에 맞지 않는 선행학습이 확대되는 반면 체육활동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며 “학생 발달을 고려한 교육 환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입시 중심 교육 구조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그는 “대학이 입시에서 무엇을 요구하느냐에 따라 고등학교 교육이 달라진다”며 “한국 교육의 약한 고리는 입시가 아니라 대학”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등교육이 제대로 자리 잡아야 초·중등 교육도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AI 시대에 맞는 교육체계 개편 필요성도 논의됐다. 김현철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교육TF 분과장은 “교육체계를 한 번 바꾸면 오랜 기간 유지하는 방식으로는 기술 변화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다”며 “교육과정과 교과서 체계도 보다 유연한 모듈형 구조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AI 활용 역량은 특정 교과에 국한하기보다 여러 교과에서 함께 다루는 방식도 연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토론 과정에서는 AI 기반 개별화 교육 가능성도 언급됐다. 다만 성격 유형 등 단순한 기준에 따라 학생을 구분하는 방식의 개별화 교육은 위험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국가교육위원회는 이번 포럼에서 제시된 다양한 의견을 검토해 향후 국가교육발전계획 수립 과정에 반영할 계획이다. 국교위 관계자는 “AI가 학습 방식과 노동 구조를 동시에 변화시키는 상황에서 교육의 역할을 다시 정의하는 논의가 필요하다”며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중장기 국가교육 비전 마련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 정서·행동 문제 예방과 상담·치유 지원을 국가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학생 마음건강 증진 정책을 종합적으로 추진하고 학교 현장의 상담·치유 지원체계를 제도적으로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고민정 의원(더불어민주당·사진)은 학생 마음건강 증진 정책의 체계적 추진을 위한 ‘학생 마음건강증진 및 정서행동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이번 제정안은 학생 마음건강 증진 정책을 국가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교육부 장관이 관계 중앙행정기관 및 교육감과 협의해 학생 마음건강 증진을 위한 5년 단위 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교육감은 이에 따른 연도별 시행계획을 마련하도록 했다. 또 학생 마음건강 정책을 심의하기 위해 교육감 소속 학생마음건강지원위원회를 설치하고 정책 수립과 지원을 위한 실태조사를 실시할 수 있도록 했다. 학생 상담 지원을 위해 학생상담정보시스템을 구축·운영할 수 있는 근거도 담았다. 학교 차원의 예방과 지원 기능도 강화했다. 학교장은 학생과 보호자를 대상으로 사회정서역량 함양 교육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하고 교원은 학생의 정서·행동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도록 노력하도록 했다. 학교 상담실에서 학생과 보호자를 대상으로 상담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와 함께 중앙학생마음건강진흥원과 지역학생마음건강진흥원 설립 근거를 마련하고 교육지원청에는 학생마음건강지원센터를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정서·행동 문제를 겪는 학생을 지원하기 위한 학생회복지원기관과 학교지원 정신건강전문기관 지정 근거도 담았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학생 마음건강 증진 정책이 국가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추진되고 학교와 지역사회가 연계된 상담·치유 지원체계가 구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해당 법안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하도록 했다. 고 의원은 제안이유에 대해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학생이 증가하고 있지만 학생 마음건강 지원 정책은 분산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학생 마음건강 증진 정책을 국가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서·행동 문제를 겪는 학생에 대한 상담과 치유 지원체계를 제도적으로 마련하고 학교와 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지원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며 “학생 마음건강을 종합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글씨가 뇌 기능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를 통해 검증됐다. 디지털 만능 시대에도 학생들에게 펜과 종이를 건네는 이유다. 네오랩컨버전스(대표 이상규)의 ‘아이글’은 아이들에게 손 글씨를 놓지 않게 할 AI 서·논술 평가 서비스다. 학생들이 종이에 쓴 글을 실시간으로 디지털화하고 평가 초안까지 만들어 내는 기술을 담았다. 현재 초등 5학년부터 고등 3학년 국어, 수학을 지원하며, 추후 영어, 사회, 과학까지 넓힐 계획이다. 서비스의 핵심은 네오랩컨버전스의 본업인 스마트 펜. 펜 내부에 저장된 광학센서로 용지에 미세하게 인쇄된 패턴을 읽어 필기를 디지털 데이터로 기록하는 기능을 갖췄다. 글씨 모양뿐 아니라 글 쓰는 속도, 획순, 필압 등 모든 과정을 그대로 저장하고, 텍스트로 변환해 분석에 활용할 수 있게 한다. 모든 과정이 쓰는 즉시 스마트펜 내부에 디지털로 저장돼 별도로 스캔할 필요가 없다. 손으로 쓴 글을 스캔해 디지털로 변환하는 광학 문자 인식(OCR)보다 번거로움을 한 단계 줄인 셈이다. 필기감은 고급 볼펜에 가까워 이질감이 없고, 원하는 펜촉으로 변경도 가능하다. 손 글씨를 디지털화하려면 배경에 패턴이 깔린 용지가 필요하지만, 무료 파일을 제공해 프린터로 인쇄해 쓰면 된다. 충전 방식은 C타입이며, 10개까지 동시 충전이 가능한 크래들이 있다. 완충 시 이용 가능 시간은 8시간 이상이다. 아이글 플랫폼에 데이터가 저장되면 2022 개정교육과정이 제시한 기준에 따라 AI가 평가 초안을 작성한다. 자동으로 제시되는 평가 기준이 교실 상황에 맞지 않는다면 부분 수정하거나, 아예 새롭게 평가 기준을 다시 짤 수 있다. 교사가 작성한 서·논술 문제는 저장해 두었다가 언제든 다시 사용할 수 있으며, 파일로 추출해 다른 교사와 공유도 할 수 있다. 네오랩컨버전스는 평가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충남교육청과 협력해 현장 교사 검증을 받았다. 그 결과 평가 기준과의 일치도가 96% 이상으로 나왔고, 오류율은 10% 이내로 줄여 평가 초안을 잡는 데는 충분하다는 평가다. 또한 AI 채점 결과만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평가 과정을 단계별로 공개해 교사 판단으로 자유롭게 수정할 수 있다. 내용 전반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AI에게 재채점을 요청하면 된다. 또한 학생들 필기 과정 전체를 돌려볼 수 있는 기능이 있다. 이를 통해 사고의 흐름과 글쓰기 습관, 그리고 고심의 흔적을 살피며 과정 중심 평가에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용료는 규모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학급당 연간 150만 원, 학교당 연간 500만 원 선이다. 스마트펜은 별도로 개당 8만9000원, 충전크래들은 10만 원 정도인데, 학교 예산 상황 등에 따라 조율이 가능하다. 김지민(사진) 국내사업팀장은 “아이글은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장점을 경합한 서비스로, 이미 충남 지역 37개교에서 활용 중”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이 분야의 원천 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품질은 자신 있게 보증한다”며 “학교의 관리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해 폭넓은 AS도 제공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교육활동 침해 상황이 발생했을 때 교실을 즉각 지원하는 전문 인력 제도가 확대된다. 교사가 위기 상황을 혼자 감당하지 않도록 현장 대응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서울교육청은 교육활동 침해 위기 상황 발생 시 교실에 전문 인력을 긴급 지원하는 ‘긴급교실안심SEM’ 사업을 2026학년도에 대폭 확대해 운영한다고 4일 밝혔다. 이 사업은 반복적인 문제행동, 수업 방해, 교원을 향한 폭언·폭행 등 교육활동 침해 상황이 발생했을 때 교실에 전문 인력을 투입해 교사의 초기 대응과 학급 운영을 지원하는 제도다. 교사가 수업과 학생 지도에 집중할 수 있도록 현장을 직접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서울교육청은 교육활동 침해 사례가 늘면서 학교 현장에서 즉각적인 지원 인력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고 보고 지난해 8월 해당 사업을 신설해 운영해 왔다. 사업 시행 이후 현장 반응은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총 393건의 지원이 이뤄졌으며 만족도 조사에서는 ‘만족 이상’ 응답이 98.6%를 기록했다. 교사들은 “담임이 혼자 감당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안도감을 느꼈다”, “전문 인력 지원 덕분에 수업과 학급 운영에 다시 집중할 수 있었다”는 의견을 보였다고 서울교육청은 설명했다. 신청 절차가 비교적 간단하고 인력 배정이 빠르게 이뤄진 점 역시 현장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이 같은 현장 평가를 바탕으로 서울교육청은 2026학년도 사업 규모를 크게 확대하기로 했다. 관련 예산은 지난해 3억1500만 원에서 8억3160만 원으로 늘리고, 지원 규모도 약 2.6배 확대한다. 운영 인력도 확대된다. 2026학년도에는 전직 교원, 상담사, 청소년복지사 등으로 구성된 전문 인력 180명이 참여한다. 이들은 학교에서 발생하는 교육활동 침해 상황에 대응해 교실 운영을 지원하고 학생 상담 및 행동 중재 등을 돕게 된다. 학교 지원 기간도 늘어난다. 기존에는 기본 지원 기간이 2주였지만 앞으로는 4주까지 지원하도록 확대했다. 주 15시간 이내 지원을 원칙으로 하되 사안의 긴급성과 학교 상황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지원 절차도 비교적 간단하다. 도움이 필요한 학교는 교육지원청 ‘서울SEM119(교육활동보호 긴급지원팀)’에 사전 상담을 요청한 뒤 신청하면 된다. 접수 이후 최대 2일 이내 인력 배정을 원칙으로 신속히 지원이 이뤄진다. 서울교육청은 이러한 긴급 지원 체계가 교실 안정과 학생 학습권 보호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교사가 교육활동 침해 상황에 홀로 대응해야 하는 부담을 줄이고, 전문 인력이 함께 대응함으로써 교실 운영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대구서부교육지원청이 5일 대구 달서구 대구교육연수원 대강당에서 ‘2026학년도 영재교육원 개강식’(사진)을 열고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본격적인 학사 운영에 들어갔다. 이번 행사에는 위탁교 교장 4명을 비롯해 영재 교육 대상자로 선정된 학생 199명과 학부모 150여 명, 지도 강사 46명 등 총 4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개강식은 영재교육원 운영 전반에 대한 안내와 함께 학생 및 학부모와의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교육 과정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중점을 뒀다. 행사는 영재교육원 입학 허가 선언을 시작으로 연간 수업 운영 계획 및 과정 중심 평가 안내, 학생 주도형 RE(과제연구) 프로그램 설명 순으로 진행됐다. 대구서부교육지원청 영재교육원은 북구와 서구 지역의 초등학교 5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며, 선발 과정을 거쳐 총 12개 학급을 편성했다. 교육 프로그램은 융합적 사고력과 실질적인 문제 해결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수학·과학 중심의 심화 탐구 프로그램과 리더십 교육, 학생 주도 프로젝트 등으로 구성됐다. 올해 학생들이 수행할 주요 탐구 주제는 실제 삶과 밀접한 현상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학생들은 ‘망월지 생태계의 생물 다양성을 유지하는 방법’을 통해 환경 보전의 가치를 분석하고, ‘복권을 통해 보는 축제 상품과 확률’로 수학적 원리를 탐구하며, ‘환경재난 속 살아남기’ 프로젝트를 통해 위기 대응 역량을 학습하게 된다. 또한 지원청은 학생들이 탐구 과정에서 사고를 확장하고 자기 주도 학습 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핵심 강사 협의체를 상시 운영할 방침이다.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는 평가 시스템을 적용해 학생 개별의 성장 단계에 맞춘 맞춤형 지원 체계도 마련했다. 김규은 서부교육지원청 교육장은 “학생 한 명 한 명이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해답을 찾아가는 탐구 과정을 통해 미래 사회를 이끌 핵심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영재교육원이 창의융합형 인재로 도약하는 기반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3월이 두려워요.” 3월은 교사들에게 긴장과 불안, 걱정의 달이다. 새로 만날 아이들이 어떤 성향을 갖고 있을지, 또 그런 아이들이 모인 교실은 어떤 분위기가 만들어질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경력이 쌓여도 모두 초임 교사의 마음으로 긴장하게 된다. 학급운영과 생활지도는 마치 마라톤을 완주하는 과정과도 같다. 단거리 달리기처럼 잠깐의 집중력이나 스피드로 끝나는 일이 아니라, 출발선부터 결승점까지 꾸준히 인내심을 가지고 아이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성장과 발전을 위해 나아가야 한다. 학급운영과 생활지도의 궁극적인 목적은 단순히 규칙을 지키고 일탈 행동을 하지 않도록 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바람직하고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돕는 데 있다. 따라서 규칙이나 상벌 중심이 아니라 ‘관계’라는 렌즈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성공적인 관계 구축이야말로 한 해 동안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활동과 상호작용의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 수많은 책에서 학급을 잘 운영하기 위한 규칙 만들기나 훈련하기 등 다양한 사례와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매년 3월을 두려워하지 않는 교사가 되려면 기술이나 방법에 집중하기 전에 교사 스스로 ‘긍정 마인드셋’을 갖추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교사는 슈퍼맨이 아냐 주변의 교사들을 살펴보면 완벽주의 성향을 가진 사람이 적지 않다. 많은 교사가 3월 신학기를 맞아 만반의 준비를 하지만, 막상 아이들이 기대만큼 따라오지 않아 속상해하곤 한다. 모든 아이를 변화시키고 구원하겠다는 마음으로 힘차게 시작했지만, 학기 중반쯤 되면 지치고 소진되거나 때로는 좌절하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다. 학생들 앞에서는 늘 완벽한 모습이어야 하고, 만약 실수하는 모습을 보이면 교사의 권위가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교사도 결국 사람이다. 아이들뿐 아니라 교사 역시 언제든 실수할 수 있고, 그 실수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운다. 만능 해결사나 슈퍼맨이 되겠다고 자신을 몰아세울 필요는 없다. 오히려 자신에게 조금 더 너그러워지고 허용적인 태도를 지니는 것이 필요하다. 교사의 완벽한 모습이 아니라 인간적인 모습, 성장하려는 태도에서 아이들은 더 큰 배움과 용기를 얻을 수 있다. 교실 속 갈등과 충돌은 당연 교사들은 자신이 맡은 학급이 갈등 없이 평화롭기를 바란다. 그래서 학생들 간의 작은 다툼이 일어나도 큰일이 난 것처럼 당황하거나 걱정에 휩싸이곤 한다. 하지만 어떤 사회든 갈등과 충돌이 존재하기 마련이고, 교실도 예외는 아니다. 오히려 갈등이 전혀 없는 교실이라면, 그것은 학생들 사이에 진정한 상호작용과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신호다. 교사는 아이들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교실이라는 안전한 울타리 안에서 학생들이 건강한 갈등과 때때로 경험하는 좌절을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시행착오와 도전의 장을 마련해 주는 것이 교사의 중요한 역할이다. 갈등이 생기면 어쩌나 두려워하기보다는, 학생들이 갈등을 건강하게 해결하며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법을 배울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결국 교사가 만들어야 할 교실은 갈등이 없는 공간이 아니라, 갈등을 건강하게 다루고 성장의 기회로 삼는 공간이다. 교사가 긍정적인 마음으로 바로 서야 학생도, 교실도 바로 설 수 있다. 3월을 맞이한 자신에게 이렇게 말해보자. ‘나의 실수는 교사로서 더 성장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나는 아이들이 건강한 갈등을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김경애 서울신월초 교사 현 서울교육청 학폭예방 컨설팅단
본지는 대한의사협회와 함께 선생님들의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될 다양한 정보를 '라이프건강'을 통해 소개합니다. 건강하고 활기찬 교직생활을 위해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계절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환절기, 특히 겨울의 끝자락에서 봄의 기운이 피어 오르는 이 시기가 되면 많은 사람이 고민에 빠집니다. 탈모 증상이 쉽게 생기는 시기기 때문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베개 위를 확인하거나 저녁에 머리를 감고 난 뒤 배수구에 수북한 머리카락이 보이면 서늘한 불안감이 듭니다. 실제로 이때쯤 진료실을 찾는 환자 중 탈모를 걱정하며 찾아오는 비율이 평소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납니다. 하지만 미리 너무 큰 걱정을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환절기 탈모의 상당 부분은 우리 몸이 변화하는 외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겪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생리적 반응이자 몸의 컨디션을 점검하라는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환경과 신체리듬 변화로 탈모 증가 우리 머리카락은 끊임없이 자라고 빠지는 과정을 반복하는 ‘모발 주기’를 갖고 있습니다. 건강한 상태에서도 하루에 50~100개 사이의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은 지극히 정상입니다. 하지만 환절기에는 이 주기가 일시적으로 흔들립니다. 겨울철 차갑고 건조한 공기에 익숙해졌던 두피가 봄철의 급격한 일교차와 미세먼지 그리고 변화무쌍한 습도에 노출되면서 유수분 균형이 무너지는 것이 첫 번째 이유입니다. 피부 장벽이 약해지면 두피는 예민해지고, 모낭 주변에 미세한 염증이 생기기 쉬운 환경이 조성됩니다. 이때 모발은 원래 빠져야 할 시기보다 조금 더 일찍 탈락하게 되는데, 이것이 환절기에 머리카락이 유독 많이 빠진다고 느끼게 되는 주된 원인입니다. 교단 스트레스가 탈모에 영향 줘 특히 교사라는 직업을 가진 분들에게 봄은 신학기가 시작되는 격동의 시기입니다. 새로운 학생들과 첫 만남을 갖고 학급의 기틀을 잡으며, 산더미 같은 행정 업무와 수업 준비를 병행하다 보면 긴장이 높아지고 스트레스에 쉽게 노출됩니다. 심리적 스트레스는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혈관을 수축시킵니다. 혈관이 수축되면 두피로 가는 혈류량을 줄이고, 결국 모낭은 성장에 필요한 충분한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받지 못해 일시적으로 위축됩니다. 말하자면 뿌리가 단단히 박히지 못한 채 흙이 말라가는 나무와 같은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신학기의 피로감이 단순히 기분 탓이 아니라 실제 선생님의 두피 건강을 위협하는 물리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이 관리의 시작입니다. 그렇다면 바쁜 일상에서 어떻게 해야 소중한 머리카락을 지켜낼 수 있을까? 거창한 치료보다 당장 내일부터 교실과 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네 가지 핵심 수칙을 실천하면 됩니다. 첫째, 샴푸는 한 번, 미지근한 물로 간혹 머리카락이 빠지는게 두려워 머리 감는 횟수를 줄이는 분들이 계신데, 이는 오히려 탈모를 가속화하는 지름길입니다. 교실에는 종이 먼지, 아이들이 활동하며 일으키는 미세먼지, 지금은 많지 않지만 분필 가루 등이 가득한 공간입니다. 이러한 노폐물이 두피의 모공을 막으면 밤사이 염증이 발생하기 쉬우므로, 가급적 아침보다는 퇴근 후 귀가하여 하루의 오염을 씻어내는 것이 두피에 훨씬 유리합니다. 이때 물의 온도는 체온과 비슷한 미지근한 상태(약 37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뜨거운 물은 두피의 필수 지방분까지 씻어내어 건조증을 유발하고 모근을 약하게 만드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샴푸 시에는 손톱이 아닌 손가락 지문 부분으로 두피 전체를 부드럽게 마사지하며 3분 정도 공들여 씻어내시길 권합니다. 샴푸는 완전히 헹궈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둘째, 드라이기는 피하고 꼼꼼히 말려야 머리를 감은 뒤 젖은 상태가 길어지면 두피 환경이 습해져 세균이나 곰팡이가 번식하기 가장 좋은 장소가 됩니다. 하지만 바쁜 시간에 쫓겨 고온의 바람을 두피에 직접 쐬는 것은 두피 단백질에 변성을 일으키고 수분을 강제로 앗아가는 행위입니다. 시간이 부족하다면 모발 끝부분은 자연 건조하되, 두피와 모근은 찬바람이나 미지근한 바람을 이용해 말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두피 속까지 잘 말리는 습관 하나만으로도 환절기 각질과 미세 염증의 상당 부분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셋째, 숙면과 목과 어깨 긴장 풀어야 모발 재생의 골든타임은 성장호르몬이 왕성하게 나오는 10시에서 새벽 2시 사이의 밤 시간입니다. 모낭 세포는 숙면 중에 가장 활발하게 세포를 재생하므로, 바쁜 학기 중이라도 규칙적인 수면 시간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또 잠들기 전 5분만 목과 어깨 스트레칭을 합니다. 온종일 긴장 속에 수업을 하고 판서를 하다 보면 승모근과 목 주변 근육이 딱딱하게 굳기 마련입니다. 이 부위는 심장에서 출발한 혈액이 두피로 올라가는 유일한 혈길입니다. 목 주위 근육만 부드럽게 이완시켜 주어도 두피로 가는 혈류가 개선돼 모낭에 영양 공급이 비약적으로 원활해집니다. 넷째, 필수 영양소와 수분 보충 머리카락은 단백질 덩어리이지만, 머리카락을 튼튼하게 만드는 과정에는 비타민과 미네랄이라는 도우미들이 필요합니다. 특히 실내 활동이 많은 선생님들에게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D는 모낭 재생에 필수적이며, 아연은 세포 분열을 도와 모발을 굵게 만듭니다. 또한 철분은 두피에 산소를 공급하는 역할을 합니다. 굴, 조개류, 붉은 살코기, 견과류, 해조류 등이 메뉴에 있으면 의식적으로 먹어야 합니다. 더불어 수업 중간중간 마시는 물 한 컵은 단순히 목을 축이는 것을 넘어 두피의 열을 내리고 수분을 보충하는 가장 확실한 보약이 됩니다. 대부분의 환절기 탈모는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적절한 관리와 충분한 휴식이 동반된다면 2~3개월 안에 자연스럽게 정상 궤도로 돌아옵니다. 다만 머리카락이 빠지는 양이 하루 100개 이상으로 지속되거나 특정 부위의 두피가 훤히 보일 정도로 밀도가 급격히 낮아진다면, 그때는 주저하지 말고 전문가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봐야 합니다. 조기에 상태를 확인하고 적절한 처방을 받는 것이 탈모 진행을 예방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선생님들은 매일 교단에서 아이들에게 세상을 보는 눈을 길러주고 꿈을 심어주기 위해 온 힘을 다합니다. 하지만 그 헌신적인 과정에서 정작 본인의 몸이 보내는 작은 SOS 신호들을 “바쁘니까”, “나중에”라며 뒤로 미루고 계시지는 않나요? 두피와 모발은 지금 선생님의 몸이 얼마나 지쳐 있는지, 얼마나 세심한 돌봄이 필요한지를 보여주는 가장 정직한 거울입니다. 올봄에는 거창한 관리법을 찾기보다, 오늘 하루 내 몸을 위해 따뜻한 물 한 잔을 마시고 잠들기 전 굳은 어깨를 다독여주는 작은 여유를 가져보셨으면 합니다. 잠도 많이 자고. 선생님의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 비로소 교실 안의 아이들도 그 밝은 에너지를 전달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자신의 건강을 돌보는 일 또한 교육의 연장선임을 기억하고, 이번 환절기를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김진오 원장 뉴헤어성형외과
청소년 스마트폰, SNS 과의존 문제를 개인 규제 중심이 아닌 플랫폼 구조와 사회적 환경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청소년 미디어 이용 문제를 단순한 금지나 사용 제한으로 해결하기보다 가정과 학교에서 근거 기반 교육과 지도를 강화하고, 플랫폼 설계 책임까지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경숙 의원(조국혁신당)은 같은 당 황운하·백선희 의원과 함께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청소년 SNS·스마트폰 과의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청소년 스마트폰 이용 실태와 해외 정책 사례를 중심으로 문제점을 짚고 대응 방향을 모색했다. 발제를 맡은 이혜선 국립암센터 박사후연구원은 ‘어린이·청소년의 스마트폰 이용 현황’을 주제로 발표하며 일률적인 사용 제한 정책의 한계를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스마트폰 사용을 일괄적으로 제한하거나 물리적으로 분리하는 방식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청소년 스스로 사용 규칙을 정하고 지키는 구체적인 조절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청소년 스마트폰 이용 문제는 단순한 통제 대상이 아니라 교육과 소통의 영역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가정과 학교에서 근거 기반 소통과 교육이 함께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발제한 진민정 한국언론진흥재단 책임연구위원은 해외 주요국의 대응 사례를 소개하며 정책 접근 방식의 변화를 설명했다. 진 연구위원은 “미국·프랑스·영국·호주 등 주요국에서는 청소년 미디어 과의존을 개인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환경적 위험 요인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가정이 올바르게 스마트폰 사용을 지도할 수 있도록 정책적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부모는 규제의 집행자가 아니라 이용 환경이 일상 속에서 지속될 수 있도록 조정하는 핵심 행위자”라고 설명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청소년 미디어 이용 문제를 개인 책임 중심으로 접근하는 데 대한 한계를 지적하며 환경적·구조적 대응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숙정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미디어 이용을 단일 현상이 아니라 다층적 현상으로 분석해야 한다”며 “일반 청소년과 고위험군에 맞는 차별화된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주현 법무법인 슈가스퀘어 변호사는 최근 발의된 정보통신망법 일부개정안을 검토하며 “해외 입법례를 고려할 때 제재 수준의 현실화가 법 실효성 확보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황운하 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청소년의 SNS 이용은 이미 생활환경의 일부가 됐다”며 “플랫폼을 단순히 금지하는 방식의 정책은 현실적인 해법이 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청소년이 안전하게 디지털 환경을 이용할 수 있도록 사회적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AI) 디지털교육자료 등 학습지원 소프트웨어(SW)를 교육자료로 도입하는 과정에서 학교 현장의 행정 부담과 절차 혼란이 커지자 이를 완화하기 위한 법 개정이 추진된다. 학교 현장에서 제기된 학습지원 소프트웨어 심의 절차의 경직성을 완화해 교육자료 활용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취지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민전 의원(국민의힘)은 4일 학습지원 소프트웨어 가운데 일정 요건을 충족한 경우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면제할 수 있도록 하는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현행 ‘초·중등교육법’은 학교에서 교육과정 운영을 위해 지능정보기술을 활용한 학습지원 소프트웨어를 교육자료로 선정할 경우 교육부장관이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협의해 정한 기준을 따르도록 하고,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학습지원 소프트웨어 교육자료 선정 학운위 심의 가이드(안)’을 통해 학생 개인정보를 수집·이용·제공하거나 교과 성취기준과 관련된 학습콘텐츠를 포함한 소프트웨어 등은 학교 교육과정 운영 지원 목적 여부와 관계없이 학운위 심의를 받도록 했다. 그러나 최근 인공지능 기반 교육자료와 다양한 디지털 학습 도구 활용이 확대되면서 이런 일률적 심의 절차가 오히려 학교 현장의 부담을 키운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국가나 공공기관이 보급한 검증된 소프트웨어나 소액의 학습 도구 활용에도 동일한 절차가 적용되면서 교육자료 활용 시점이 지연되고 교사 행정 업무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개정안은 교육적 활용도가 높고 개인정보 보호 및 안전성이 확보된 경우 교육부령으로 정하는 기준을 충족한 학습지원 소프트웨어에 대해서는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면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심의 면제의 세부 범위와 기준은 교육부장관이 고시로 정하도록 했다. 김민전 의원은 “안전성이 검증된 소프트웨어까지 일률적으로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치도록 하는 것은 교육자료의 적시 활용을 어렵게 하고 교사의 행정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며 “법 개정을 통해 학교 현장의 행정 부담을 줄이고 수업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한국교총은 지난해 12월 입장을 내고 교사에게 소프트웨어 검증 책임을 사실상 떠넘기는 학교 소프트웨어 도입 절차를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교총은 당시 “교육부의 ‘학습지원 소프트웨어 선정 기준 및 가이드라인’이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교사가 개별 소프트웨어의 개인정보 처리방침과 보안 조치 등을 직접 확인하도록 하는 구조”라며 “수업과 생활지도에 집중해야 할 교사에게 과도한 행정 부담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학운위 심의 절차가 복잡하게 운영될 경우 에듀테크 활용 수업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며, 교육부 차원의 검증된 소프트웨어 목록 제공과 학교 단위 심의 절차 간소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주호 교총 회장은 “학교는 소프트웨어의 보안성을 검증하는 기관이 아니라 학생 교육에 집중하는 공간”이라며 “교육부가 책임 있게 검증 체계를 마련하고 교사가 수업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전국에서 올해 입학생이 한 명도 없는 초등학교가 210곳으로 집계됐다. 5년 전과 비교해 80% 이상 늘어난 수치다. 4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26학년도 입학예정자 0명 초등학교 현황’에 따르면, 올해 신입생이 배정되지 않은 초등학교는 210곳이다. 2021학년도 116곳에서 5년 사이 81% 증가했다. 증가 속도도 가파르다. 2024학년도 168곳, 2025학년도 188곳에 이어 올해 200곳을 넘어섰다. 3년 연속 증가세다. 올해 수치는 1월 예비소집 이후 추가 변동이 반영된 최종 집계로, 학기 시작 직전까지 학생 이동이 이어졌음을 보여준다. 지역별로는 전남이 45곳으로 가장 많았고, 경북 38곳, 전북 23곳, 충북 21곳, 강원·충남 각 20곳 순이었다. 세종을 제외한 16개 시·도에서 입학생이 없는 학교가 발생했다. 수도권에서도 인천 5곳, 경기 4곳, 서울 1곳이 포함됐다. 초등학교 전체 신입생 규모도 처음으로 3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초등학교 입학생은 29만8178명으로 추산됐다. 2021년 42만7000명과 비교하면 약 12만9000명 줄어든 수치다. ‘신입생 0명’과 함께 ‘나홀로 입학’도 동시에 늘고 있다. 올해 신입생이 1명뿐인 초등학교는 209곳으로 집계됐다. 2021년 119곳에서 5년 사이 75% 이상 증가했다. 입학생이 전혀 없는 학교와 1명뿐인 학교를 합하면 400곳을 넘는다. 초등 저학년 학급 운영의 구조 변화가 이미 전국 단위로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다. 중·고등학교로도 현상이 확산됐다. 올해 중학교 12곳, 고등학교 7곳이 신입생을 받지 못했다. 초·중·고를 합하면 입학 예정자가 없는 학교는 총 229곳이다. 2024학년도 191곳, 2025학년도 212곳에 이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초·중·고 모든 학교급에서 ‘입학생 0명’ 사례가 동시에 나타났다. 특히 올해는 대도시에서도 정상 운영 학교 가운데 입학생이 배정되지 않은 사례가 확인됐다. 그간 대도시의 ‘입학생 0명’ 학교는 개축이나 통폐합 등 특수 사유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올해는 일반 운영 학교에서도 발생했다는 점에서 변화 양상이 읽힌다. 지역 간 격차뿐 아니라 같은 도시 안에서도 학교 간 규모 차이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특징으로 꼽힌다. 학령인구 감소와 함께 특정 지역으로 학생이 집중되는 현상이 맞물리면서, 일부 학교는 과밀을 겪는 반면 다른 학교는 급격한 소규모화가 진행되는 양상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진선미 의원은 “신입생이 없는 초등학교가 대도시까지 확대되는 점을 우려한다”며 “학생 수가 적은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교육 현장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교육환경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처는 자유인의 삶을 말한다’는 40년 동안 교육 현장을 지켜온 국어학자 서재철 전 강원교총 회장이 불교 경전을 통해 자유의 본질을 탐구한 인문 에세이다. 저자는 부처를 신화적 성인이 아닌, 실존적 질문에 치열하게 응답했던 사유자로 그려낸다. 이 책에서 말하는 자유는 세상을 등지는 초연함이 아니라 삶의 한가운데서 관계를 맺고 살아가되 집착하지 않는 용기다. 비움과 공의 지혜를 포기가 아닌 더 넓은 삶으로 나아가기 위한 인식의 혁신으로 풀어내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특히 국어학자로서의 시선을 더해 언어와 실재의 간극을 짚어내며,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때 비로소 마음의 공간이 열린다고 강조한다. 지식 전달에 그치지 않고 현대 사회의 소유 중심적 사고를 통과해 부처의 가르침을 일상의 문장으로 끌어온 점이 특징이다. 21세기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소유가 아닌 존재에 대한 성찰이 자유로 가는 유일한 길임을 역설한다. 저자는 홍콩한국국제학교 교장을 역임하는 등 평생 교육에 헌신해 왔다. 이번 저술은 보살의 길을 사회적 책임과 소명으로 연결해 교육자와 생활인이 지녀야 할 태도를 함께 고민하게 한다. 독자들은 책을 통해 과거의 문장이 자신의 일상과 맞닿는 경험을 하며 마음 챙김의 진정한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서재철 지음, 북랩 펴냄.
제26대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이하 사총협) 회장에 전민현(사진) 인제대 총장이 취임했다. 사총협은 4일 오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서울에서 임시총회 및 이·취임식을 열고 전 총장이 신임 회장으로서 사립대학의 위기 극복과 구조적 전환을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전 회장은 취임사에서 향후 10년을 대학의 생존을 결정할 '골든타임'으로 규정하며 3대 핵심 과제를 제시했다. 먼저 사립대 학생들도 국공립대 학생들과 차별 없는 교육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공정한 평가와 지원을 이끌어내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와 함께 대학 자체적인 재정 운영의 투명성과 건전성 제고를 위한 자정 노력도 병행할 방침이다. 안정적인 재정 기반 마련을 위한 입법 활동에도 역량을 집중한다. 전 회장은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을 통해 공교육비를 OECD 평균 수준으로 확대하고,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의 일몰 조항 폐지를 위해 국회 및 정부와 긴밀히 소통할 계획이다. 특히 유학생들이 지역에 정주할 수 있도록 지자체와 산업계가 참여하는 ‘원팀 협력체계’ 구축을 제안했다. 전 회장은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현장형 회장’으로서 사립대학이 인공지능 전환 시대에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히는 지성의 요람으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총회에서는 사립대학 자율화와 관련한 헌법 소원 추진 계획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심의도 함께 진행했다.
경인교대가 국내외 유망 에듀테크 기업들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며 미래 교육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디지털 교육 혁신에 속도를 낸다. 경인교대는 지난달 27일 주식회사 오늘배움, 테바소프트 등 국내외 에듀테크 기업 5개사와 교원 전문성 강화 및 에듀테크 기반 교육 혁신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협약에는 국내 기업뿐 아니라 미국의 스노클(Snorkl)과 퀴지지(Quizizz), 헝가리의 레드멘타(Redmenta) 등 글로벌 에듀테크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들이 대거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각 기관은 AI 기술을 활용한 교원 연수 프로그램 운영, 에듀테크 도구 기반의 교육 콘텐츠 공동 개발, 예비 및 현직 교원의 디지털 역량 강화 등을 위해 다각도로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특히 주식회사 오늘배움과는 글로벌 교육 트렌드를 반영한 교원 역량 강화 모델을 구축하고 실무 중심의 플랫폼 활용 연수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테바소프트와는 AI 기반 마음일기 서비스를 활용해 학생들의 사회정서학습(SEL) 지원 교수법을 공동 개발한다. 이는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학교 현장에서 즉시 활용 가능한 정서·심리 지원 모델을 확산한다는 방침의 일환이다. 김왕준 총장은 “이번 협약은 대학과 산업체 간의 유기적 협력을 통해 교사들의 에듀테크 활용 능력을 체계적으로 높이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AI와 디지털 기반의 교육 혁신 모델을 지속적으로 확산해 미래 교육 환경을 선도하는 거점 대학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경인교대는 이번 협약을 기점으로 에듀테크 연계 특강과 실습형 연수, 공동 연구 및 시범 사업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이를 통해 지역 사회와 연계된 에듀테크 교육 혁신의 허브로 도약하며 미래 교원 양성 체계를 한층 강화해 나갈 전망이다.
현장 교사들에게 던져진 과제 지난 1월 교육부가 ‘모든 학교에서의 사회정서교육 확대를 위한 맞춤형 현장 지원 강화’를 발표했다. 사회정서교육의 효과를 인정하여, 이를 학교교육과정 전반으로 활성화한다는 것이다. 지난 1년은 교육 당국이 사회정서교육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위해 고군분투한 한 해였다. 사회정서교육 교사연구회와 중점학급 운영은 교육부의 지난한 노력을 보여준다. 그러나 ‘사회정서교육이란 무엇이고, 이를 수업에서 어떻게 구현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은 현장에 여전히 남아있다. 교과수업·창의적체험활동·생활지도 전반에 걸쳐 사회정서교육을 실천하라는 지침과 달리 현장의 교사들은 당장 매일의 수업과 업무를 소화하기에도 하루가 벅차다. 정책 입안자는 지침이 가져올 변화를, 현장은 지침이 불러올 현실적 부담을 먼저 고민하기 마련이다. 사회정서교육의 활성화는 이 둘의 괴리를 좁혀나갈 때 비로소 가능해질 것이다. 이 괴리가 좁혀지기를 희망하며, 사회정서교육 수업 구현을 위해 필요한 몇 가지 실천적 단서를 제시하고자 한다. 사회정서교육 수업 구현의 세 가지 키워드 ● 첫 번째 키워드 _ 기술의 체화 사회정서교육의 첫 번째 키워드는 기술의 체화(體化)이다. 사회정서교육은 사회정서역량이 요구되는 영역과 각 영역별 세부 기술을 제시한다. 사회정서교육이 기술을 강조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지식·이해, 과정·기능, 가치·태도의 총체로서의 기술 체화를 궁극적 목표로 삼기 때문이다. 즉 학습자는 학교에서 배운 사회정서기술을 실생활에서 능동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사회정서교육 수업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명확한 가이드라인 제시’와 ‘충분한 연습 기회 및 피드백 제공’이다. 이 두 가지가 충족되지 않는다면 사회정서교육 수업은 그 특색을 잃고 만다. 따라서 교수자는 학생들에게 ‘사회정서기술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는지’와 ‘기술을 연습할 시간적·공간적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고 있는지’를 점검해 보아야 한다. 사회정서교육 수업은 일상 수업과 분리된 거창한 기획을 의미하지 않는다. 한 차시의 수업 속에서 한 가지 사회정서기술을 반복적으로 연습하고 피드백 받는 구조를 만드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수업 초반에 활동 목적과 흐름을 소개하고, 활동 과정에서 교사와 또래의 짧은 피드백을 반복적으로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학생들의 사회정서기술은 점진적으로 정교화될 수 있다. ● 두 번째 키워드 _ 친(親)사회정서교육적 수업 만들기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고 할지라도, 한정된 학교 일정 속에서 학생들에게 충분한 연습 기회를 제공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현장 교사들에게 사회정서교육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는 ‘별도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 해치워야 하는 숙제’처럼 다가오기 때문이다. 이미 가르쳐야 할 내용이 산적한 상황에서 사회정서교육은 또 하나의 낯선 과제로 인식되기 쉽다. 이를 위해 필자는 ‘친(親)사회정서교육적 수업 만들기’라는 다소 완화된 시선을 제시하고 싶다. 사회정서교육을 학교교육과정 전반으로 확장하기 위해서는 교사의 심리적·물리적 부담을 덜어 적극적인 수업 구현 시도를 격려해야 한다. 다음은 교과수업 속에 사회정서기술 연습을 자연스럽게 배치한 하루의 예이다. - 6학년 담임인 교사 A는 아침 활동으로 ‘수직선 위에 기분과 강도 표시하기’를 한다. 이는 학생들의 심리 상태를 파악하고 ‘감정 인식 기술’을 연습시키기 위함이다. - 국어 발표하기 단원에서는 발표하기에 앞서 다 함께 경청 구호를 외치고, 한 학생의 발표가 끝나면 다른 학생이 발표 내용을 자신의 말로 바꾸어 다시 말하게 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지식을 선언적으로 외치는 데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활동을 통해 ‘타인의 관점 이해하기 기술’을 실습하게 된다. - 표와 그래프를 배우는 수학 시간에는 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언어 사용 실태조사를 한 뒤 그 결과를 표와 그래프로 나타내게 한다. 그리고 동일한 소재로 바람직한 디지털 시민의 자세에 관해 이야기해 봄으로써 ‘바람직한 의사결정하기 기술’을 연마한다. 위 이야기는 교과수업의 짧은 활동 또는 소재를 활용해사회정서교육을 수업에 녹여낸 구체적인 예시이다. 핵심은 다양한 교과수업 속에서 ‘충분한 연습을 통한 사회정서기술의 체화’라는 사회정서교육의 지향점을 녹여내는 것이다. 이처럼 사회정서교육은 기존 수업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이루어지고 있는 수업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고 정밀하게 다듬는 데서 시작될 수 있다. 더 나아가 국어·체육·도덕 등 여러 교과수업과 연계한 주제 중심 수업이나 프로젝트 형태로 설계한다면 교사의 부담은 줄이면서도 교육적 효과는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교육 당국 역시 이러한 현장의 맥락을 충분히 고려하고 존중하는 방향으로 교사들을 지원해야 한다. 단순히 별도의 사회정서학습 프로그램을 제시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프로그램의 성공적인 활용 및 내실화 사례를 적극적으로 발굴해야 한다. 학교마다 사회정서교육을 앞서 시도하는 교사가 있기 마련이다. 이들의 경험과 후기에 귀 기울여 작은 성공 사례들을 찾아내고, 앞선 프로그램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정비하는 방향으로 사회정서교육의 현주소를 업데이트해 나가는 후속 작업이 필요하다. ● 세 번째 키워드 _ SAFE 원리와 수업설계의 나침반 적극적으로 사회정서교육 수업을 실천하더라도 ‘내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나?’라는 물음이 들기 마련이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SAFE 원리이다. SAFE란 효과적인 사회정서교육의 기준으로 계열성(Sequenced)·활동성(Active)·초점화(Focused)·명시성(Explicit)을 의미한다. 이는 사회정서기술이 학생의 발달 수준에 맞게, 학생의 실제 활동 속에서,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지도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사회정서교육 수업 구현 활성화를 위해 교육 당국에 제언하고 싶은 점은 SAFE 원리처럼 현장 교사들이 나침반으로 삼을 수 있는 실질적인 틀을 마련해 달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서울형 사회정서교육은 수업 흐름을 ‘배우기 - 익히기 - 나아가기’ 3단계로 제시하고 있다. 이는 사회정서기술을 인지적으로 이해(배우기)하고, 반복적으로 연습(익히기)하며, 실제 삶과 수업 속 적용(나아가기)하여 숙련해 나가는 수업 흐름이다. 교사들에게 필요한 나침반은 수업 흐름이 될 수도, 수업모형이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현장이 스스로 점검하고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을 갖는 것이다. 이러한 기준이 현장에 공유될 때, 사회정서교육 수업은 개인의 열정에 의존하는 시도를 넘어 학교교육과정 속에서 지속 가능한 실천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정서교육 수업을 위한 앞으로의 과제 정리하자면 사회정서교육 수업 구현의 단초는 기존 수업에 사회정서교육의 키워드를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친사회정서교육적 수업’으로부터 출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중요한 것은 완성도 높은 하나의 수업이 아니라, 교실의 맥락에 맞는 작은 시도를 꾸준히 지속하는 것이다. 현장 교사들은 사회정서교육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떨치고 적극적으로 시도해 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나아가 교사의 손이 닿지 않는 영역은 교육 당국이 지원해야 한다. 특히 사회정서교육의 성공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은 가정 연계이다. 사회정서교육의 성패는 결국 교실 안과 교실 밖이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결되는가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사회정서교육 연수에서 많이 들은 피드백 중 하나도 ‘이렇게 좋은 교육을 학교에서 실천하고 있다고 한들 가정의 협조 없이는 교육의 선순환이 불가능하다’라는 것이었다. 가정 연계는 단순한 홍보를 넘어, 사회정서교육의 성패가 학교 못지않게 가정의 태도와 실천에 달려 있음을 공유하고, 그 책임을 함께 나누는 단계까지 나아가야 한다. 홍보에만 머무르다 보면 자칫 ‘학생의 마음건강에 대한 책임이 오롯이 교사 개인이나 학교에만 있다’는 오해를 야기하기 쉽다. 나아가 적극적인 수업 재구성 및 생활지도가 가능하도록 교사의 수업권과 생활지도 권리를 보호하는 방안 또한 제도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 이는 사회정서교육을 개별 교사의 헌신이 아닌, 공교육의 책임 있는 실천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다. 현장 교사들의 노력과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적 인프라가 차근차근 갖추어질 때, 사회정서교육은 일시적 유행이 아닌 학교교육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거리의 상가들을 바라보다 보면 문득 기괴하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1층을 제외하면, 2층부터는 학원과 병원이 빼곡하다. 아이들에게 하루 종일 공부하라면서도, 동시에 마음 건강을 위해 사회정서교육을 받으라고 하는 요즘 학교의 풍경과 닮았다. 이런 생각이 들 때마다 ‘사회정서학습은 마음을 치료하라는 교육이 아닌데’라는 생각에 안타까워진다. 사회정서학습과의 만남 중학교 도덕교사로 9년을 보낼 즈음, 나는 매너리즘에 빠져 있었다. 아이들과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나눠보면 정말로 ‘악한’ 아이는 거의 없었다. 다만 아이들은 잘못된 선택과 행동을 하면서도 무엇이 문제인지 잘 알지 못했다. 그런 아이들을 붙잡고 어떻게든 개도(開導)해 보겠다고 교무실에서 긴 이야기를 나누던 날들의 반복이었다. 그 무렵, 대학원 지도교수님의 권유로 사회정서학습을 알게 되었다. 사회정서학습은 그동안 내가 목말라했던 것, 즉 아이들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그것이 내가 사회정서학습을 공부하게 된 계기였다. 그 후 사회정서학습을 주제로 논문을 써 박사학위를 받고, 이를 교실에 적용해 보며 동료교사들을 설득해 연구학교를 운영하기도 했다. 교사를 하면서 가장 힘들었지만, 동시에 아이들의 변화를 보며 가르치는 일이 가장 재미있었고 설레었던 시기였다. 물론 모든 동료교사가 이런 시도를 반갑게 받아들인 것은 아니었다. 매일 쏟아지는 업무로 숨 돌릴 틈 없는 학교에서 새로운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결코 반가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요즘 사회정서학습이 여러 시도교육청에서 주요 교육정책으로 추진되는 모습을 보면, 그 필요성을 느낀 사람이 나만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렇다고 사회정서학습과 관련한 정책이 마냥 반가운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건 아닌데”라고 속으로 되뇌는 일이 많아졌다. 마음이 아픈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치료’인가, ‘지혜인가 두 가지 질문을 던져 보고 싶다. 첫 번째 질문이다. 교사 앞에서 자신이 맞다고 우기며 대드는 학생이 있다. 보통의 학생이라면 교사에게 보이기 어려운 불손한 태도다. 걸핏하면 분노를 터뜨리고, 욕설을 하며, 늦잠으로 인한 지각도 잦다. 이 학생은 마음이 아픈 것일까, 아니면 태도가 불량한 것일까? 두 번째 질문이다. 학부 시절 교직 선택 과목으로 생활지도와 관련한 과목을 한두 개 들은 것이 전부인 교사에게, 어느 날 갑자기 사회정서교육을 하라고 한다면 어떨까. 정서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에는 공감하지만,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는 막막할 것이다. 이왕 하는 것이라면 제대로 하고 싶어 자료도 찾아보고 연수에도 참여했지만, 인성교육이나 학폭예방교육과 무엇이 다른지 잘 모르겠다. 원래 하던 것과 비슷하다면 왜 새로운 정책으로 부과되어 업무를 늘리는가? 이 두 질문은 서로 맞닿은 부분이 있다. 아이들의 행동을 마음이 ‘아픈’ 문제로 규정하는 순간, 우리는 그동안 가르치지 않았던 무엇을 새롭게 가르쳐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즉 아픈 마음을 치료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은 정말 마음이 아픈가. 답부터 말한다면 어떻게 아프지 않을 수 있겠는가. 또래와 어울리며 내가 무엇을 잘하고 좋아하는지를 찾고 꿈을 키워야 할 시기에, 책상 앞에 앉아 성적을 올려야 한다는 중압감에 시달려야 한다면 누구라도 아플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조심해야 할 점이 있다. ‘아프다’는 말은 병리적 상태를 가리키기도 하지만, 삶이 버거워 힘들다는 의미도 있다. 그리고 삶은 원래 고단하고 아프다. 교사에게 대드는 아이도, 성적 때문에 불안한 아이도, 학교 일에 지친 교사도 우리 모두 어느 순간에는 마음이 아프다. 물론 그중에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낫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모두 치료가 필요한 상태는 아니다. 많은 경우 필요한 것은 치료가 아니라, 삶의 어려움 앞에서 방향을 잡을 수 있도록 돕는 ‘지혜’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사회정서학습이 필요한 지점이다. 사회정서학습이 ‘교육’이 아닌 ‘학습’인 이유 화가 났을 때 마음을 가라앉히는 법, 친구관계를 맺는 법, 갈등을 해결하는 법, 책임 있는 결정을 내리는 법, 다른 사람과 협력하는 법…. 사회정서학습은 이런 삶의 지혜들을 가르치는 것이다. 그러나 교사들은 사범대 과정에서 이런 내용을 체계적으로 배운 경험이 거의 없다. 그래서 교사들은 어떻게 하면 이러한 삶의 방법들을 제대로 가르칠 수 있을지 알고 싶어 한다. 그래서 연수도 듣고 자료도 찾아봤지만 원래 하던 교육들과 무엇이 다른지 명확하지 않으니 교사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사회정서학습이 ‘학습’인 이유는, 그 대상이 학생만이 아니라 교사도 포함하기 때문이다. 교사 자신이 삶의 어려움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모른다면, 학생에게 그것을 가르칠 수 없다. 실제로 CASEL은 사회정서학습을 아동과 ‘성인’이 삶을 잘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기술을 배우는 과정으로 정의하며, 이는 단발성 수업이 아니라 학교와 가정, 일상 전반에서 반복적으로 연습되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한국형 사회정서교육은 의학계를 중심으로 개발되었고, ‘학습’이 아닌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도입되었다. 그 결과 삶의 지혜를 함께 배운다는 의미는 희미해지고, 이미 지쳐 있는 교사들이 자신의 마음을 돌볼 여유도 없이 학생들의 마음 건강까지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여기서 ‘공조’라는 개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공조(co-regulation)는 한 개인이 자신의 정서·행동·사고를 조절하는 과정에서, 자기보다 숙련된 타인과 함께 상호적으로 조절해 가는 과정을 의미한다. 공조와 관련한 연구에 따르면, 자기조절을 잘하던 아이도 자기조절이 어려운 어른과 함께 생활하면 자기조절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마음이 지친 교사가 아이들에게 삶을 잘 살아가는 법을 가르치기는 어렵다. 교사가 먼저 자신의 마음을 추스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불합리한 업무 환경의 개선, 교사로서의 최소한의 자존감을 지킬 수 있는 교권 보장, 그리고 개인적 어려움을 다루고 삶을 지속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알 수 있는 지원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교사들은 아이들을 위해 필요하다면 배우는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문제는 지금, 중요한 요소들이 정책에서 빠져 있다는 점이다. 사회정서학습 정책의 성패는 지도안 개발이나 선도교사 양성, 연수의 투입에 달려 있지 않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왜곡된 교육 환경 속에서도 아이들을 헌신적으로 지도하며 사회정서학습의 의미를 고민하는 교사들이 보람을 느끼고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이다. 한국형 사회정서교육 모델, 교사의 헌신이 아닌 연구와 시스템으로 한국형 사회정서교육 모델에 대한 개발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는 미국과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마음 건강과 공동체 영역이 추가됐다고 설명되어 있다(서완석 외, 2024). 그러나 내가 보기에 CASEL의 사회정서학습과 한국형 사회정서교육 모델의 가장 큰 차이는 내용보다는 실행 방식에 있다. 미국에서는 교육 관련 집단들이 연구기관과 협력해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교육부나 교육청이 모집한 교사들이 프로그램 개발을 맡는다. 많은 교사가 헌신적으로 지도안을 개발하지만, 낮에는 수업과 행정에 시달리고 밤을 새워 단기간에 만든 프로그램에는 근거에 기반한 최선의 방법을 충분히 담아내기 어렵다. 결국 실험 연구보다는 교사의 개인적 공부와 경험에 의존해 지도안을 만들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그 결과 예전에도 해 오던 내용들이 ‘사회정서학습’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제시되고, 교사들은 이것이 무엇이 다른지 여전히 막막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교사는 어떤 정책이든 가장 먼저 손을 뻗어 일을 맡길 수 있는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미 교사의 하루는 충분히 벅차다. 우리 아이들의 사회정서적 문제가 정말로 심각하다면, 대학과 교과교육 연구자들이 효과적으로 사회정서학습을 실시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연구해 프로그램을 개발하도록 해야 한다. 교사들은 그다음 단계에서 현장 적용성을 검토할 때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오히려 교사들과 먼저 소통해야 할 것은 이 정책을 실행할 수 있는 학교의 여건이 과연 마련되어 있는지, 그 환경이 얼마나 위태로운지에 대한 것이다. 이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없다면 결국 이 정책도 허울만 남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