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48,501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우리는 학생들이 학습상의 취약점이 있으면 어떻게든 취약점을 보완하려고 총력을 기울이게 된다. 그런데 그렇게 하는 과정에서 두 가지 문제가 생기게 된다. 첫 번째는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별도로 들이는 시간에 대한 스트레스, 회피행동 거부 반응 등이 발생할 수 있고, 이로 인해 부정적 자아존중감이 발달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자신의 타고난 강점을 개발하기 위한 시간을 갖지 못하게 될 수 있다. 자신의 타고난 강점이 무엇이든지 간에, 이것을 찾아내 경험시켜주면 자신에 대한 만족감이 생기게 되고 두뇌는 더욱 활성화된다. 즉, 강한 부분을 먼저 강화해서 긍정적 생각이 충만할 수 있도록 하면서, 그다음 취약한 부분을 강화시켜 준다면 훨씬 적은 에너지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두뇌의 특징 중에는 한쪽이 취약하게 타고나면, 그 반대쪽이 더 강하게 보상받아서 발달하는 경향이 있다. 즉, 언어적으로 취약하면 그 반대인 비언어적-시각․공간․직관적인 두뇌가 더 강하게 발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인슈타인, 레오나르도 다빈치, 갈릴레이, 파스퇴르, 찰스 다윈, 록펠러, 윌슨 대통령, 미켈란젤로 등이 바로 이런 경우인데 이들은 난독증이라는 언어적 취약성을 극복하고 오히려 비언어적인 통찰력을 강점으로 발달시켜 우리 사회에 크게 이바지한 사람들이다. 그중에서도 아인슈타인은 어린 시절에 발육이 늦은 편이었다. 특히 언어가 문제였는데 그는 언어능력이 발달하는 나이가 되어서도 말을 잘하지 못했고 청소년이 되면서도 언어구사력이 별로 좋지 않았다. 아인슈타인의 누나가 쓴 글에 따르면 당시 그의 가족 모두는 아인슈타인이 말하는 것을 배우는 일이 불가능 할 것 같아 몹시 걱정했다고 한다. 나중에 아인슈타인은 자신은 말하려고 하는 내용이 맞는다는 확신이 없을 때에는 말하지 않는 쪽을 택했다고 털어놓았다.(언어가 늦은 아이들의 공통점) 그는 마침내 마음에 드는 언어를 발견 했는데 그것은 편견 없이 진리를 말하는 언어인 수학 공식이었다. 아인슈타인은 어려서부터 조용한 몽상가였다. 다른 애들처럼 조직적인 게임을 즐기는 대신 숲 속을 산책하면서 어른들도 답변할 수 없는 의심을 놓고 사색에 잠기는 것을 좋아했다. 그는 자신의 사고 없이 남이 시킨 대로 따라 하는 사람들에 대한 강한 거부감이 있었다. 독립성이 강했고 기계적인 공부를 경멸했으며 학교생활을 매우 싫어했다. 아인슈타인은 대학에 진학해 수학 대신 물리학을 전공했는데, 그 이유는 자신이 물리학에 대한 직관이 강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산만하게 많은 팩트(Fact)들 중에서 중요한 패턴을 잘 찾아내는 능력(이것이 창의성)이 있었다. 학교를 졸업했을 때 그는 교사가 될 수가 없었다. 불행히도 그의 교수들의 대부분은 그가 지적으로 오만하다고 생각해 교사직에 추천해주지 않았다. 그는 이 당시의 절망감을 이렇게 표현했다. “결국 나는 가족에게 부담만 주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였다. 정말 나는 이 세상에서 없어지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그 후 1902년에 친구가 특허국에 일자리를 구해준 것이 아인슈타인에게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방해받지 않고 공부할 수 있는 절체절명의 기회였다. 이때가 평생에서 가장 행복했다고 아인슈타인은 말했다. 박봉에 직위도 없었지만 근무시간에도 끊임없이 떠오르는 이론에 대해 생각할 여유가 있었고, 집에 돌아온 후에도 열심히 자신의 공부를 하고 신혼가정을 즐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일하면서 그는 짬짬이 논문을 작성해 3년 후에 발표했는데 그것이 바로 상대성 이론이다. 세계는 그의 논문을 보고 그를 천재라고 부르게 됐다. 아인슈타인처럼 자신의 취약성을 강점으로 극복한 사람들 즉, 난독증을 극복하고 세상을 창조한 사람들에게는 다음과 같은 공통점이 있었다. 자신의 직관을 믿고 이를 현실화시키며 환경을 총체적이고 입체적․상호 관계적으로 인식한다. 호기심이 많고, 생생한 상상력을 가지고 있으며 단어가 아닌 그림으로 주로 생각한다. 모든 감각을 동원해서 다차원적으로 사고하며 생각을 실제 있는 것으로 경험하고 만들 수 있다. 작은 손해를 감수하고, 위험을 뛰어넘을 수 있다. 자신에 대한 믿음과 의지가 확고하며 자신의 취약점의 반대를 바라보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었다.
살다보면 아주 가끔 행운이 찾아드는 모양입니다. 작년 연말 정말 뜻하지 않게 교단수기공모전에서 금상을 수상하게 되었다는 한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가슴 속 한 구석에 늘 앙금처럼 남아있던 삼박사들의 이야기를 담담히 풀어쓴 것이었는데, 이런 큰 상을 받게 되다니···. 어떻게 아셨는지 주변 분들의 축하 전화와 문자메시지가 쏟아졌습니다. 익숙지 않은 경험이어서 매우 당황스럽고 부담스러웠습니다. 나도 모르게 감춰진 보물인 양 삼박사의 편지를 꺼내 들었습니다. 교직 생활 첫 부임지에서 삼박사들을 만난 이후 지금까지 40년 넘게 인연의 끈을 이어오고 있다는 것은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이라 생각합니다. 아마 그들과는 전생에 헤어질 수 없는 특별한 사연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삼박사들을 생각할 때마다 지나온 길을 문득 문득 되돌아보게 됩니다. 그동안 별 생각 없이 행해 온 교육방식이 과연 올곧은 길이었는지, 젊은 시절 목청을 세우며 가르쳤던 것들이 진리였는지 되묻곤 합니다. 날이 갈수록 진정한 교사의 길이 무엇이며 교사의 역할은 어떠한 것인지 고민하게 됩니다. 그 속에서 그들의 눈에 비치는 현재의 나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반성하기도 합니다. 그들의 존재는 분명 후회 없는 교사의 길을 안내하는 채찍이자 원동력이었습니다. 한편으로는 하루가 다르게 스승 존경의 풍토가 사라져 가는 오늘날, 지금까지 변치 않고 선생님이라 믿으며 따라주는 그들이 고맙기만 합니다. 사제 관계가 단지 형식적이고 기계적인 관계로 변질되어 가는 현실에서, 아직까지 순수한 마음을 지니고 스승이라 부르며 변치 않는 그들이 있어 늘 행복합니다. 이제 빙긋이 미소만 머금은 채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멀리서 묵묵히 지켜만 보겠습니다. 부족한 글을 선택해 주신 심사위원님들께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무슨 일이든 앞장서서 도와주며 수상 소식에 누구보다 내 일처럼 기뻐하셨던 행남초 선생님들께도 고마운 말씀을 올립니다. 오랜 기간 교직이라는 길을 동행하면서 이번 일에 같이 기쁨을 나눠주신 동료 분들과, 축하를 해주신 모든 주변 분들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늘 시간에 쫓겨 제대로 챙겨주지 못했던 가족들에게도 이 자리를 빌어 미안하다는 말을 전합니다. 교육 일선에서 주어진 임무를 말없이 실천하시면서 훌륭한 사연들을 단지 가슴 속에 묻어만 두고 계신 수많은 선생님들께도 미안한 마음을 전합니다. 먼 훗날 언제쯤일까요? 삼박사의 편지를 다시 꺼내 읽을 날은···.
삼박사를 만난 것이 벌써 삼십 여 년 전 일이다. 그동안 세상은 너무나 변했고 개인적인 우여곡절도 여러 번이었다. 즐거운 일보다는 힘들고 어려운 일이 많았지만, 삼박사를 생각하면 내가 이래서는 안 되지 하고 다시 일어서곤 한다. 특히 꼬깃꼬깃 구겨진 깍두기공책을 찢어서 연필로 쓴 편지 한 장을 꺼내어 읽으면, 타임머신을 타고 잊었던 과거로 여행을 떠나는 감상에 빠져든다. ‘선생님, 안녀하셔요? 이렇게 시작하는 편지는 요즘 1학년 아이들이 쓴 글자보다 훨씬 삐뚤어진데다가 받침마저 엉망이다. 더군다나 몇 줄 되지도 않아 이제는 달달 외울 정도였다. 하지만 이 편지는 평생을 지녀야 할 것 같은 믿음과, 내가 힘들 때 용기를 주는 신비한 마법의 힘을 지녔다. 짤막한 편지 속에 담긴 수많은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삼박사, 지금도 잘들 지내고 있을까? 문득 편지글과 함께 삼박사의 얼굴이 아른거렸다. 영현이와 우정이, 광윤이…. 말하자면 그들 세 명은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학교의 명물들이었다. 교대를 갓 졸업하고 처음 부임한 곳이 경기도 화성군 서신면에 있는 해운초등학교였는데, 처음 6학년을 맡은 학급에서 이들을 만난 것이다. 말을 너무 잘해서 ‘동네 이장’으로 통하는 영현이, 교통사고 후 언제나 막대기를 들고 다니던 ‘공포의 막대기’ 우정이, 너무 얌전해서 결석을 해도 잘 모르던 ‘하얀 천사’ 광윤이…. 그러나 이들의 공통점은 그때까지도 한글을 못 깨우친 것이었고, 그 덕분에 ‘삼박사’라는 그럴듯한 별명을 갖게 되었다. 교단에 처음 발을 내딛는 나에게 6학년 때까지 한글을 읽지 못한다는 것은 큰 충격이었으나, 시골 학교라 그럴 수도 있겠거니 하고 자위를 했다. 그리고 혈기가 넘치는 청년 교사였던 나는 삼박사에게 한글을 가르쳐 주기 위해 3월 초부터 알고 있는 작전을 총동원하기로 마음먹었다. 먼저, 1학년 선생님께 얻어 온 국어책을 펴고 처음부터 깍두기공책에 소리를 내며 쓰기를 시작했다. 다행히 첫 단원은 단어수도 몇 개 안 되는 데다가 쉬운 낱말들이어서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첫 단어인 ‘우리’를 수십 번 쓰게 한 후, 다음에 나오는 단어인 ‘아가’를 쓰면 이상하게도 조금 전에 배운 ‘우리’를 잊고 마는 것이었다. 콩 볶듯 돌아가는 6학급의 바쁜 일상 속에서도 틈틈이 시간을 쪼개어 개인지도를 했건만 한글 깨우치기가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 나중에는 시간 확보가 관건이라 생각되어 공부가 끝난 후 매일 날이 어둑해질 때까지 매달리다시피 했건만 성과가 없었다. 너무 무섭게 몰아붙이는 것이 아닌가 반성하면서 자상하게 설명을 해 주어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가장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말도 잘하고 수학도 어느 정도 하는 영현이가 ‘아가’를 배운 뒤 얼마 지나지 않아 ‘가아’로 쓰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방법을 바꾸어 ‘ㄱ, ㄴ, ㄷ…’을 가르치고, 이어서 ‘ㅏ, ㅑ, ㅓ…’를 익히게 했다. 내 계산으로는 ‘ㄱ’과 ‘ㅏ’가 합쳐서 ‘가’라는 글자가 된다는 것을 깨닫게 하려 했던 것이다. 그러나 삼박사에게는 ‘ㄱ, ㄴ, ㄷ…’자체를 익힐 수가 없었다. 자음의 소리와 의미 이해는 물론 그 순서를 익히기가 어려웠고, 더구나 ‘ㅏ, ㅑ, ㅓ…’까지 학습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아니다 싶어 1학년 아이들이 흔히 사용하는 낱말 카드를 사용해 보기로 하였다. 학교 그림이 있고, 그 아래에 ‘학교’라는 단어가 제시된 카드를 되풀이하여 사용하니 어느 정도 효과를 보는 듯했다. 하지만 이것도 삼박사의 망각 증세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하도 답답하여 퇴근 후에 사택에 불러 과외지도를 하기로 했다. 몸도 마음도 정신이 없는 초년병 시절이었지만, 이 아이들을 구제하는 것이 지상 최대의 과제라 생각하고 삼박사와 지속적으로 씨름했다. 분명 이 아이들에게는 한글 미해독 이전에 무엇인가 원인이 있을 것 같아 그것을 끝까지 밝혀내고자 하였다. 열정만으로는 그 이유를 밝혀낼 수 없었으나 당시 내가 터득한 것은, 세상의 모든 이치는 그것을 깨닫는 시기가 있다는 것이었다. 삼박사는 한글을 깨우쳐야 할 결정적 시기인 1학년 때 한글을 익히지 못했기에 그 후유증이 계속되었고, 그 이후 학년에서도 그들은 한글 모르는 아이들로 깊게 각인이 되었다. 이 사실을 삼박사는 그대로 받아들였고 어떻게 보면 그 현상을 즐기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나는 이들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지 않으면 영영 왜곡된 길을 갈 것 같은 조바심 속에 뒤틀린 허상을 바로 잡고자 필사적으로 매달렸고, 순진하고 착한 삼박사는 내 마음을 알았는지 나름대로 열심히들 따라 하고 있었다. 하지만 한글을 깨우친다는 것은 한글을 만드는 것만큼 힘든 일이었다. 무조건 많이 쓰고 읽히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동화를 읽어 주거나 테이프를 들려주는 등 모든 것을 쏟아 부어도 성과를 얻어내기는 불가능한 것처럼 보였다. 최후에는 내가 직접 나서는 대신 반 친구들의 도움을 얻기로 했다. 우선 삼박사의 짝을 바꾸어 영현이 옆에는 반장인 병구를, 우정이 짝은 회장인 기정이를, 광윤이 옆에는 부반장인 현숙이를 앉혔다. 그리고 시간이 날 때마다 책임지고 삼박사를 지도하도록 당부를 했더니, 친구들은 나보다도 훨씬 더 열심히 그들을 가르쳤다. 심지어 병구는 쉬는 시간도 없이 영현이에게 한글을 가르치고 받아쓰기를 시키고 있었다. 하지만 결국 그 시도 또한 용두사미로 끝나고 말았으니, 나중에는 지치고 힘들어 서로에게 미안한 감정만 가질 뿐이었다. 이렇게 삼박사와의 지루한 전쟁과 방황을 거듭하면서 시간은 흘러갔고, 어느덧 졸업을 하게 되었다. 뭔가 허전하고 당황스럽게 맞이한 졸업식 날, 나는 뜻하지 않게 이 세상에서 가장 큰 선물을 받았다. 졸업식을 마치고 사진 촬영까지 끝날 무렵, 삼박사가 주뼛주뼛 다가오더니 종이 한 장을 내미는 것이었다. 선생님게! 선생님, 안녀하셔요? 그동안 고마워요! 글자 모라 미안해어요. 선생님! 사랑해요. 그리고 안녕이 게서요. 영현, 우정, 광윤이가 써슴니다. 순간 나는 뒤로 돌아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왈칵 쏟아지는 눈물을 감출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지난 1년간의 수많은 기억과 사연들이 밤하늘 별빛처럼 머릿속에 떠올랐다. 삼박사는 이 편지를 쓰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틀리고 엉터리인 한글이지만 이것을 쓰기 위해 얼마나 고생들을 했을까? 어설프게나마 삼박사는 한글을 깨우친 것인가? 그 편지를 간직한 지가 30년이 훌쩍 넘었다. 단 몇 줄의 편지이긴 하지만 이 속에는 흑백 사진과도 같은 여러 속내가 담겨져 있다. 사진 속 과거처럼 삼박사에게는 다른 아이들에게서 발견할 수 없는 특별한 점이 있었다. 아버지를 따라 고깃배를 타면서 소라를 잡아 삶아서 내 자취방 앞에 몰래 놓고 갔던 광윤이…점심시간이면 목장갑을 끼고 아이들 도시락을 차례로 데워주던 영현이….겨울철이면 아침마다 장작을 미리 잔뜩 얻어다 쌓아두고 난로 피우던 일을 도맡았던 우정이…. 반찬 없이 자취하는 내게 겨울이면 말린 망둥어를 가져와 건네면서 부끄러워하던 영현이의 눈동자가 갑자기 눈에 선한 것은 왜일까? 지난 삼십여 년 동안 수십 번 편지를 드려다 볼 때마다 삼박사의 성장과 진로에 대해 가슴을 졸였다. 그들에게 한글을 제대로 깨우쳐 주지 못한 것이 교사로서 응당 책임져야 할 업이라 생각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나의 우려와는 달리 그들은 정말 잘 자라 주었다. 힘들었겠지만 셋이 모두 시골 고등학교를 무사히 마치더니, 영현이는 일찌감치 자동차 기술을 배워 지금은 어엿한 카센터 기술자로 일하고 있다. 사람 사귀는 수단이 뛰어난 우정이는 이것저것 장사를 하다가 지금은 청소 용역회사 팀장으로 자리를 잡았다. 사업한다고 여기저기 손을 대보다가 실패를 거듭했던 광윤이는 이제 부동산 회사에 취직해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바쁘다는 핑계로 서로들 잊고 지낼 때도 있었으나, 영현이가 꾸준히 연락을 하면서 인연의 끈을 놓지 않고 결혼식 때, 승진을 했을 때 삼박사는 누구보다 먼저 나에게 소식을 전해 주었다. 그리고 명절 때는 아내와 어린 자식들을 데리고 나를 찾아오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교감으로 승진했을 때 가장 먼저 찾아와 축하해 준 것도 삼박사였다. 어린 시절 배움의 시기를 놓쳐 성장하면서 많은 좌절을 경험한 삼박사지만, 이제는 떳떳한 사회인으로서 굳세게 살아가는 모습이 대견하기만 하다. 나는 오랜 기간 삼박사의 곁에서 아무 탈 없이 성장해 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남모르는 여러 가지를 느끼곤 한다. 그래, 이 세상 사람들이 모두 다 공부를 다 잘할 필요는 없을지도 몰라. 비록 하찮은 일을 하더라도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며 사는 것이 가장 올곧은 삶의 방식이며, 이것이 공부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인생살이가 아닌가 하고 말이다. 다음 주에는 오랜만에 삼박사와 만나 소주잔 기울이며 잘 자라주어 고맙다는 말이나 전해야겠다. 나 모르게 반찬을 해 준 덕분에 자취 생활을 잘했다는 감사의 표시도 하고, 한겨울에 개구리를 잡아와 실감 나는 실험을 한 추억도 되살려 보아야겠다. 이제 교사의 길을 걸으며 짊어졌던 업보를 조금씩 내려놓을 때가 되었나 보다. 그러나 지울 수 없는 흔적마저 운명이라 생각하는 노승의 심정으로 낡은 편지를 다시 고이 접어 넣는다.
ICT 활용교육에 자신 있던 필자는 요즘 새로운 화두인 스마트 교육을 접하고 잠시 혼란에 빠졌다. 지금까지와 무엇이 다르기에 스마트 교육을 따로 하겠다고 정책까지 만들었을까 궁금했다. 교실에 한 대의 교사용 컴퓨터가 있고 이 경우 교사가 모든 수업 자료를 제시하고 설명하는 것이 보통이다. ICT를 활용한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학생들은 수동적으로 수업할 뿐이다. 칠판의 판서가 모니터 화면으로 멋지게 넘어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로 ICT활용교육의 수동성이 지적되고 ICT를 활용한 자기 주도적 학습법인 주제와 프로젝트 학습 교수 기법이 크게 부각 되고 있다. 학생들이 수업 시간 중에 컴퓨터를 이용해 원하는 정보를 찾고 그 결과를 ICT 기술을 이용해 재가공한 후 공유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수업을 해보면 매우 좋은데 이런 형태의 수업을 하다 보면 항상 아쉬운 점이 있었다. 바로 각 교실에 한 대밖에 없는 컴퓨터이다. 학생들은 많은데 사용할 수 있는 컴퓨터가 한 대뿐이라 서로 돌려가며 사용해야 하므로 시간상으로 비효율적이고 정보가 즉시 공급되지 않으니 수업의 흐름이 매끄럽지 않다. 급한 대로 과학실에 폐기될 예정인 학교 컴퓨터를 설치해 팀별로 사용할 수 있게 해보았지만 낡은 컴퓨터는 고장 나기 일쑤라 아쉬운 점이 많았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학생들 사이에 스마트 기기들이 하나 둘 씩 늘어나면서 반별이나 팀별이 아닌 개인별 정보 탐색이 가능해졌다. 자연스럽게 스마트한 교육이 시작되고 있었던 것이다. 수업시간 중에 모르는 질문이 생기면 교사가 대답을 해주는 대신 학생들이 스마트 기기로 바로 정보를 찾아 친구들에게 대답해 줄 수 있다. 예전 같으면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장소로 이동해야만 가능한 일이었다. 덕분에 수업의 흐름이 한결 수월해지고 학생들도 스마트 기기가 학습에 사용될 수 있다는 점에 신기해한다. 얼마 전 수업 시간에 학생들이 유전송(유전에 관한 내용을 담아 재미있게 만든 노래)에 맞춰 율동과 함께 공연을 했다. 4명의 남학생들이 너무 재미있게 춤까지 추었는데 그들의 재주보다 더 놀란 것은 바로 지켜보는 학생들의 모습이었다. 박수를 쳐주는 학생보다 휴대폰을 들고 동영상을 찍는 학생들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생각한 것보다 학생들은 사진이나 영상을 찍어서 기록으로 남기고 공유하는 것이 매우 자연스러워 세대차이가 날 정도였다. 어느새 학생들은 정보를 탐색하는 수준에서 빠르게 발전해 사진이나 UCC 등의 멀티미디어를 찍어 정보와 생각을 공공에게 배포하는 능동적인 사용자가 되어 있었다. 최근에 매우 인상적인 UCC를 보게 됐는데 서울 상문고 2학년 박한울 군이 만든 학교폭력·자살 예방 동영상이 바로 그것이다. 최근 화두인 학교 폭력 문제에 대해 본인의 생각을 담은 동영상이었다. 그런데 흥미로웠던 점은 내용도 내용이지만 그 학생이 UCC를 제작하게 된 과정에 있었다. 그 학생은 청소년 미디어 교육 모임인 ‘대한민국 청소년 방송단’에서 영상 제작의 기초 소양을 쌓은 후, 방송단을 통해 알게 된 전국 각지의 친구들과 청소년 영상제작 모임 ‘MIC(Make Invent Create)’를 결성해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있었다. 앞으로 많은 학생들이 그 학생처럼 자신이 가진 정보와 생각을 쉽게 창작해 대중들에게 제공하고 스마트 기기를 통해 빠르게 확대 재생산되는 스마트 세상에 살 것이라면 이에 발맞추는 스마트교육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의미로 ‘대한민국 청소년 방송단’과 같은 스마트교육을 담당하는 공신력 있는 단체가 있다는 것에 안도감을 느낀다. 미래 사회에서 차지하는 미디어의 중요성을 생각할 때 많은 학생들에게 영상을 통해 다양하고 깊이 있는 교육적 경험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 비해 느리게 변하고 있는 줄만 알았던 우리 학습 현장도 변화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학생과 교사가 스마트 기기를 자유롭게 사용하고 광범위하게 이용하게 되는 날도 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마트 기기를 어떤 용도로 학습에 사용해야 할 지 다 함께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물론 스마트교육이 완벽할 수만은 없겠지만 스마트 기기와 함께 다가온 스마트 교육이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 같다는 느낌은 필자 혼자만의 생각이 아닐 것이다. 우선은 스마트교육을 통해 학생이 주체가 되어 배움을 이끌 수 있는 참여와 소통의 수업이 되길 기대해본다.
14일 강원도 교육청(교육감 민병희)은 강원도내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일반고의 전문계열 학과 교사들을 대상으로 직업기초능력평가 설명회를 강원교육과학정보원 대강당에서 개최하였다. 이번 설명회는 2012년부터 시범운영하여 2013년부터 정식으로 채택되는 직업기초능력평가에 대한 추진 배경 및 경과, 추진체계, 직업기초능력 개념, 기본방안, 세부추진계획 등에 대한 교육과학기술부 직업교육지원과 김진태 연구관의 설명이 있었으며 대한상공회의소 이종하 과장의 시범평가 시행 계획 및 평가계획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과 시스템 안내가 있었다. 무엇보다 직업기초능력이 직업에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한 기본적이고 다양한 범위의 능력과 단순사고 문제해결능력을 평가하는 것만큼 평가틀 개발 체제 및 절차, 영역별 문항 형태와 특성, 평가의 차별성에 대한 난이도별 예시문항에 대해 ORP연구소 노국향 부대표의 소개가 있었다.
요즘 급격히 학교를 떠나는 교사들이 많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서 골고루 교사들의 명퇴바람이 불고 있다. 그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지만 무엇보다 최근 교육환경의 변화에도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교원능력평가제와 영어교육 강화, 그리고 최근에 교육문제로 불거지고 있는 학교폭력과 일부 시도의 학생인권조례 시행으로 학생지도의 어려움 등이 교원들을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들게 한 것이다. 교직은 다른 직업과는 달리 비교적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지 않은 안정적인 직업이었으나 최근 들어 급격한 교육환경의 변화는 교원들이 감당해내기 힘들게 한 것이다. 교권추락으로 교원에 대한 존경심이 사라지고, 학생들은 교사들에게 대들고, 심지어 학부모가 교사를 구타하거나 고발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정치인이나 부모들의 여론에 흔들리는 정책들은 우리 교육을 더욱 혼란으로 내몰고, 끝내 교원들의 사기는 물론 자존심에까지 상처를 준 것이다. 비록 박봉에 시달렸어도 학부모나 학생들로부터 존경받는 스승이었다. 그래서 오직 사랑과 보람으로 학생들을 교육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모두 변한 것이다. 변하다 못해 내몰리기까지 한 것이다. 오히려 학생을 가르치기에 두려움을 느낀다는 여교사 수도 늘어나고 있다. 학생이 교사를 무서워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교사가 학생을 무서워하는 세상이 된 것이다.심지어는 나이 많은 교사를싫어하고담임을 바꾸어달라고 하는 실정이다. 교사의 학생 지도력에는 외모나 성별, 그리고 나이가 영향을 주는 요소가 아니라 교사의 학생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다. 지금까지 사명감 하나로 꿋꿋이 교단을 지켜온 교사들이 이젠 자긍심도 상실하여 무력감에 지쳐서 교단을 떠나는 것은 뭔가 단단히 잘못된 일이며 안타까운 현실인 것이다. 학생인권조례 실시로 학생체벌이 사라진 교실은아이들에게 점령당하여 아이들의 놀이장이 되어도 통제가 불가능하니 학생 생활지도는 말 뿐이다. 이러한 상황에도 학교폭력을 방관했다는 이유로 교사를 입건하는 어처구니없는 행태는 이젠교사를 범죄자로 취급받게되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지난해 말 전국의 초등·중·고등학교 교사 2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최근 명예퇴직 신청이 증가한 원인으로는 ‘학생인권조례, 교육과정 개정 등 교육환경 변화에 따른 어려움’이 93.5%로 가장 많았다. 이 중에서도 ‘학생인권조례 추진 등으로 학생지도의 어려움과 교권 추락’이 80.6%로 절대적이었다. 소위 진보교육감이 취임한 이후 일부 시도에서 학생인권조례가 추진되면서 학생의 인권은 종전보다 보장됐지만, 상대적으로 교사의 권위는 떨어진 게 명예퇴직을 신청하는 주요인으로 꼽힌 것이다. 이처럼 교육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 외에도 제반업무가 크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학생들까지 대놓고 반항하거나 말을 듣지 않는 상황에 이르자 '교사로서의 보람을 느낄 수 없다'며 서둘러 퇴직을 결심한다는 것이다. 요즘 퇴직을 신청하는 교사들이 학생지도가힘들어서 교단을 떠난다는 현실이 너무나 씁쓸하다. 교육에 무력감과 교직에 염증을 느끼고 능력 있는 교사들이 교단을떠나는 상황에서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기를 기대할 수는 없는 일이다. 명예퇴직 신청자가 봇물을 이룬 현실을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 교육당국은 올바르게 인식해야 할 것이다. 당장 교사의 신뢰와 함께 교권회복이 시급한 일이지만 교육당국은 아무 말도 대책도 없다. 교육에 많은 경험을 가진 교사들이 교단을 떠난다는 것은 우리의 우수한 교육자원이 사라지는 것이다. 이들이 세운 교육의 고귀한 공과를 아무 생각 없이 떠나보내는 우리 교육현실은 너무 가슴 아픈 일이다. 물론 교원 스스로도 노력해야 하지만 교권을 붕괴시키는 요인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되돌아봐야 한다. 그래서 잘못된 원인을 찾아 개선하여 경력교사가교단에서 교육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다시 쏟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한 정책인 것이다. 우리는 지난 IMF시절에 고경력 교사가 대거 교단을 떠나 우리 교육이 황패화한 경험을 똑똑히 알고 있다. 이번 학교폭력만 해도 그렇다. 학교에서 폭력 사태가 생기면 교원들에게만 책임을 묻겠다는 식의 정책은 한마디로 행정의 원리를 모르는 것이다. 즉, 권한없이 책임만 있는 행정은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이번 기회에 교원들도 사명감을 더 견고하게 다질 필요도 있지만 교원의 사기와 교권회복을 위한 교육정책이 뒷받침 되어야성공할 수있는 일이다. 늘어나고 있는 교원명퇴 다시 생각해 봐야 할 일이다.
김기찬 서령고등학교 교장이 명예로운 퇴임을 택하면서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 후진들에게 승진의 기회를 주고 명문 반열에 오른 서령고등학교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스스로 내린 용단이다. 김기찬 교장은 평교사 16년 4개월, 교감 4년, 교장 12년 등 총 32년 4개월을 서령고등학교를 위해 헌신해왔다. 김기찬 교장이 재임하는 동안 서령고등학교는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었다. 전국 고등학교 평가 최우수, KBS 도전골든벨에서 골든베러 탄생, 전국체전에서 카누부 10년 연속 우승, 괄목할만한 대학진학 실적, 중국 합비1중과의 교류 10주년 달성, 지역명문학교 선정, 과학중점학교 선정, 영재교육원설치운영 등 서령고를 명실상부한 명문의 반열에 올린 것이 모두 그의 공이다. 김기찬 교장은 이러한 업적들을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공을 지역 인사, 학부모, 동창생 그리고 교직원들의 열정으로 돌렸다.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 혈안이 된 현실에서 후진들에게 길을 열어주기 위해 용단을 내린 김기찬 교장의 명예로운 퇴임은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가 크다.
삶의 길을 가다보면 새로운 기차로 갈아타야 할 때가 있다. 나는 이번에 기차를 갈아타고 새로운 세계로 여행을 시작한다. 수석교사로 출발을 한다. 수석교사는 처음 만들어진 제도로 우리 사회에서 거는 기대가 크다. 하지만 누구나 새로운 세계로 가는 순간은 불안하다. 나도 마찬가지다. 제법 교직 생활을 했는데도, 떨리는 마음이 수그러들질 않는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수석교사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 것은 꽤 오래됐다. 1981년 한국교육개발원이 주관한 세미나에서 그 명칭이 처음 사용되었다. 그 후 제도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논의되었다. 그러나 제도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정치적 상황과 교육계의 입장 차이로 현장에 정착하지 못했다. 다행이 2008년 3월부터 시범 운영이 실시되고, 2011년 6월 29일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법제화에 이르렀다. 초․중등교육법 제20조는 교직원의 임무를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에는 교장, 교감, 교사에 대한 임무를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 수석교사의 임무 ‘교사의 교수・연구 활동을 지원하며, 학생을 교육한다.’가 추가되었다. 법 조항에 보듯 수석교사는 가르치는 업무 외에 동료 교사의 교수・연구 지원 활동을 한다. 이는 전문성에 상응하는 역할 부여로 수업 전문성을 가진 교사가 우대 받는 교직 풍토를 조성하기 위한 것이다. 그동안 학교 조직은 행정 관리 체제로 교장, 교감에 의한 관리 업무가 중심이었다. 교사는 관리 행정의 하급 구조에 있었다. 이러한 구성은 학교가 행정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조직이다. 자연히 교사들에게는 수업보다 행정 업무 처리가 큰 비중을 차지해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 만들어진다. 교장과 교감 중심의 수직적 학교 조직은 학습의 효율성을 신장시키는데 어려움이 있다. 관리자는 행정 업무도 하고 수업 장학을 하기 때문에 학교 경영에도 어려움을 느낀다. 교사들 업무 처리 부담은 결국 수업 전념을 어렵게 하면서 아이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입는다. 이러한 조직은 지식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사회 추세에도 맞지 않는다. 수석교사의 출발은 학교장의 교수-학습과 관련된 학교 경영을 나누어 가질 수 있다. 수석교사가 학교에서 동료 교사들의 수업 지원을 하면 수업도 살아난다. 수업이 살아나면 학교에 새로운 학습 조직 문화가 정착한다. 이런 현실을 앞에 놓고 일부에서는 엉뚱한 걱정을 한다. 학교에 가면 관리자와 수석교사 간에 갈등이 있을 것이라고 한다. 수석교사 자격 연수 기간에도 현장에 가면 이런 갈등이 예상되니 슬기롭게 대처하라는 조언을 들었다. 이는 수석교사의 역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수석교사는 학교 조직을 수업 중심으로 바꾸기 위한 제도이다. 학생들에게 좋은 수업을 하기 위한 것이다. 관리자와 수석교사 모두가 학생을 향한 따뜻한 마음을 열고 있다면 갈등이 있을 이유가 없다. 오히려 수석교사 제도는 존경과 사랑이 넘치는 문화가 만들어져 우리 학교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길을 열 것이다. 연수 기간에 내 마음을 불편하게 한 것은 정작 이 문제가 아니었다. 연수 내내 강사들은 수석교사의 전문성과 리더십을 강조했다. 동료 교사를 지원하는 수석교사는 그에 걸맞은 역량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역량과 함께 인간적으로 동료 교사들이 닮고 싶어 하는 리더십도 중요하다고 했다. 내가 이런 역량이 있을까에 대한 의문 때문에 마음이 불편했다. 과연 내가 동료 교사의 어려움을 읽고 따뜻하게 도닥거려 줄 수 있을까. 그들이 인간적으로 닮고 싶어 하는 인품의 향기를 낼 수 있을까. 밝고 맑은 교실 풍경을 꽃 피울 수 있을까. 모두가 쉽지 않은 일이어서 걱정이 앞섰다. 다행히 답을 얻었다. 나는 교직에 들어서면서 비교적 큰 과오 없이 순탄하게 걸어왔다. 가르치는 일에 신념을 보인 결과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교사로서 사랑의 눈빛을 잃지 않으려고 한다. 학생들의 마음속에 잠들어 있던 꿈을 깨우는 일에 매진하고 싶다. 그리고 아이들이 배움의 교실에서 행복하게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 뛰어난 능력을 타고난 사람도 있지만, 열정을 통해 재능을 꽃피우는 경우도 많다. 나는 후자의 길을 가고자 한다. 교사로서 학생과 배우고 익히는 길을 흔들림 없이 가고자 한다. 동료 교사들이 닮고 싶어 하는 리더십도 생각해 보았다. 훌륭하고 좋은 사상, 그리고 뛰어난 역량이 리더의 그릇임은 말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넓고 원대한 사상과 남보다 우월한 역량만 있으면 무슨 소용인가. 고매한 생각을 생활에 알맞은 사고방식으로 다듬어 가면서 그것을 실천에 옮기는 사람이 남에게 감화를 줄 수 있다. 중심에 있는 화려한 꽃보다 들에 주변과 어울려 핀 이름 없는 꽃이 더 아름다울 때가 있다. 선생님들에게도 가르치기 보다는 사명을 다함으로써, 그들이 나를 닮고자 하는 길을 가고자 한다. 지금 당장 그들의 눈앞에서 화려하기 보다는 그들의 먼 훗날에 기억의 눈부심으로 남고 싶다. 내가 수석교사가 되었다고 하니 주변에서 높은 자리(?)로 올랐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 말은 어떤 의도로 던졌는지 모르지만, 내 마음은 아니다. 나는 동료 선생님들과 학생들에게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수석교사라는 낮은 자리로 왔다. 그들에게 소중한 사람이 되고자 한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내 마음은 떨림뿐이다. 긴장돼서 떨리기도 하지만, 새 길에 대한 설렘 때문이다. 새로운 시작은 변화와 창조적인 기능을 동반하게 된다. 그 기능이 가져올 보람과 성취가 나를 떨리게 하는 것이다. 올 겨울은 유독 추웠다. 집을 떠나 6주 동안 하는 연수는 체력적인 부담도 있었다. 그런데도 합숙 연수가 금세 지났다. 겨울나무가 소생의 봄빛을 맞이하는 것처럼 견뎠기 때문이다. 새 학기에 소중한 사람을 만나러 갈 생각에 마음은 내내 따뜻했다.
15일 오전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이상의를 고쳐입고 단호한 표정으로 서울남부지검 정문에 들어서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정문에서 대기하고 있던취재진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는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
임용시험 개선안 발표…객관식 폐지, 한국사3급 포함 교총 “인․적성 어떻게 평가하나, 포트폴리오 등 필요” 교원양성발전위 “소위 구성, 시대 맞는 체제 만들 것” 앞으로 인‧적성 검사를 통과한 사람만이 교사가 될 수 있도록 교원임용시험이 바뀐다. 한국사 능력 검정 인증(3급)도 기본 자격에 포함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4일 암기 위주라는 비판을 받아 온 교원임용시험에서 객관식을 폐지하고 서술형으로 바꾸는 등의 내용을 포함한 ‘교사신규채용제도 개선 방안’을 확정‧발표했다. 이번 개선안은 임용시험 형식은 물론 교‧사대 등의 학생 선발부터 교육까지 교사양성과정을 전반적으로 손질했다. 교과부 교원정책과 강순나 연구관은 “생활지도에 대한 요구 등 변화하는 교육 환경에 맞춰 인‧적성 요소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사례중심, 서술형시험으로 ‘세대교체’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강 연구관은 “교사라는 직업이 안정적이라는 생각에 그냥 성적에 맞춰 응시하는 사람이 많았다”며 “개선방안이 적용되면 정말 교사가 적성에 맞고 학생을 사랑하는 인성을 갖춘 사람이 임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표 참조 먼저 선발과정부터 교사가 될 만한 인‧적성을 갖췄는지를 평가한다. 교대나 사대 등 교원양성기관에서는 학생을 뽑을 때 입학사정관제도를 확대해 인‧적성 요소를 적극 반영하도록 했다. 또 학생의 재학기간 중에도 2회 이상 인‧적성 검사를 의무적으로 실시하고 그 결과를 교사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한 무시험검정에 반영한다. 만약 검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교원임용시험에 지원하는 데 꼭 필요한 교사자격증을 취득할 수 없다. 이 밖에도 이론 중심에서 사례위주 수업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교직과목 이수기준을 졸업평점 환산점수 100분의75점 이상에서 80점 이상으로 높였다. 교원임용시험의 변화도 크다. 초‧중등 임용시험에서 방대한 범위에서 지엽적인 문제를 내 학생에게 부담을 주던 1차 객관식시험은 사라진다. 전형이 3단계에서 2단계로 축소되면서 종전 3~4개월 걸리던 시험 기간이 1개월 정도로 짧아졌다. 대신 초등임용은 1차 시험에서 ‘교직’과 ‘교육과정’ 과목을 각각 논술형과 서술형으로 평가한다. 중등교사 임용의 경우 교육학 논술을 신설하고 논술형 전공과목도 서술형으로 출제방식을 개선하기로 했다. 2차에서는 수업실연ㆍ심층면접 등을 본다. 초등은 올해부터, 중등은 내년부터 개정안이 적용된다. 교총은 개선안에 대해 보도자료를 내고 “교육과정도 서답형이 아닌 논술 형태로 바꿔야 한다”며 “객관식 폐지 등 방향은 옳지만 각론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광주교대에서 시범 실시 중인 대학생활전체기록부 ‘포트폴리오(GNUE-EPP)’ 활용 등 인성테스트가 아니라 평소 교과외 활동 등을 통해 인‧적성이 드러나도록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상용 교대총장협의회장(교원양성대학발전추진위원장)도 “양성과정의 교육과정과 임용시험까지 대대적인 변화에 맞춰 교원양성대학발전추진위에서 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일 열린 2차 발전위에서 소위원회를 구성, 교육과정 및 임용제도 개선 세부사항을 위원회별로 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시‧도교육청이 출제를 맡는 부분(본지 13일자 보도)에 대해서도, 김 회장은 “전국시도교육감들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최선의 방법을 찾을 것”이라며 “학생들이 걱정하는 혼란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수험생들은 새롭게 바뀔 시험을 앞두고 초조해하는 분위기다. 임용시험을 준비하는 카페에는 “중등은 올해 무조건 붙어야 한다” “나는 올해 무조건 붙을 거다” 등의 글들이 줄을 이어 올라오고 있다. 4년간 중등임용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한 수험생(33)은 “객관식 문제가 지엽적이라는 것은 문제 자체의 오류지 문제 형식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라면서 “주관식은 오히려 평가기준도 모호하고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할지 가이드라인도 없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또 다른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웅희 고려대 영어교육학과(4학년) 학생은 “신입생 선발에서 입학사정관제를 확대하는 것은 좋지만, 실제 운영이 어떻게 될지가 관건”이라며 “교직과목이 상대평가가 되면 실력이 있어도 순위가 밀리면 낙오할 수 있기 때문에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사에 대한 수사는 원칙과 기준에 따라 학교 측과 협조해 교사가 동요하거나 교원의 사기저하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 15일 교육개혁협의회에 참석한 김황식 국무총리와 서울남부지검을 방문한 안양옥 교총회장이 토씨하나 다르지 않은 같은 말을 당부했다. 조현오 경찰청장이 13일 기자간담회에서 학교폭력을 4월까지 근절수준으로 만들겠다고 밝히는 등 무리하게 수사를 추진, 학교․교사와 마찰과 갈등을 빚는 등 현장이 크게 동요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경찰청도 같은 날 전국 지방경찰청 수사·형사·생활안전과장 화상회의를 소집해 전국 일선 경찰서의 학교폭력 담당 부서에 ‘너무 무리하게 접근하지 말라’는 지침을 일선에 내려 보냈다. 학교폭력을 최대 현안으로 정한 경찰이 이런 자제성 지침을 공식 하달한 것은 처음이다. 경찰청은 학교폭력 근절대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교권을 침해하거나 연루된 학생들을 강압적으로 대하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강조했다. 또 학교에서 일진회 명단을 파악할 때도 학교와 먼저 충분히 상의해 협조를 이끌어내고, 교사들이 명단을 넘겨주지 않으면 주변 첩보수집 등 간접적인 방법을 택하라는 지침도 전했다. 조직적인 학교폭력 사건을 적발했더라도 '일진회' 등 낙인효과가 생길 수 있는 표현을 되도록 사용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가해·피해 학생이 2차 피해를 입지 않도록 익명성도 철저히 보장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경찰청은 13일 교과부로부터 넘겨받은 학교폭력 전수설문조사 중 4339건에 대해 조사에 착수하면서 일단 ‘해당 교사의 직무유기 혐의가 얼마나 뚜렷한가’에 따라 수사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학교폭력 사건과 관련된 교사의 진정·고소·고발에 대한 경찰 내부 지침에 따르면 직무유기 혐의가 뚜렷하지 않는 교사의 경우 소환 없이 각하 처리키로 한다는 것이다. 진정 사건의 경우에는 1차 조사를 진행한 뒤 교사에 대한 소환조사 없이 사건을 종결할지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이 같은 결정의 근거는 학교폭력 사건 대처 과정에서 교사의 직무유기 혐의가 뚜렷하지 않고 진정 내용이 불합리한 경우에만 해당된다. 고소·고발의 경우도 유사한 상황이라면 조사를 최소화한다. 이후 ‘무혐의’ 의견으로 검찰에 이첩하기로 했다. 명백한 직무유기 혐의가 포착되지 않으면 복잡한 조사 과정을 거치지 않겠다는 의미다. 교사가 피해학생과 부모 등으로부터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를 수차례 요구받았지만 아무런 조치 취하지 않은 경우도 경찰의 수사대상이다. 경찰은 이 같은 행동을 한 교사를 사실상 직무유기로 보고 수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입건 여부는 조사를 실시한 뒤 신중하게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교사에 대한 무분별한 진정과 고소사건에 대한 교권침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직무유기 혐의가 뚜렷한 교사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사법처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놓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폭력 설문조사 집계 29일까지 ▷ 전수조사 어디까지 진행 됐나=전국 초중고생 558만 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학교폭력 전수조사 자료는 당초 12일 마감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접수 중이다. 중앙우체국 소인이 29일까지로 되어 있으며, 최근 우편물 감소로 인해 한꺼번에 수십만통의 우편물을 관리를 해본 적이 없는 우체국의 분류 작업이 늦어지고 있어 실질적 마감은 3월초는 되어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접수된 자료는 서울교대 연구강의동에서 수백 명의 학생 및 아르바이트생이 사례를 일일이 집계하고 서술 형태로 적은 내용을 옮기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경찰에 일부 넘어간 자료는 접수 과정에서 복사해 교과부에서 넘긴 자료로 최종 집계된 것은 아니다.
고 김수환 추기경이 남긴 사진 한 장이 있다. 승용차에 ‘내 탓이오’라는 스티커를 직접 붙이던 모습이다. 요즘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지만 한때는 승용차마다 달고 거리를 누볐던 낯익은 스티커다. 내 탓이오 스티커는 천주교평신도협의회가 1989년에 벌였던 사회참여캠페인으로 당시 남 탓을 많이 하는 우리 사회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왔었다. 그랬던 ‘내 탓이오’ 운동에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이 다시 불을 지폈다. 13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학교폭력 근절 기자회견에서 안 회장은 ‘내 탓이오’ 운동을 벌이겠다고 강조했다. 안 회장은 현 시국을 비상시국이라고 전제하면서, 교원들에게 힘들어도 담임을 맡아줄 것을 호소하며가정‧사회‧정부‧경찰 등 모두에게 이번만은 남의 탓하지 말고 ‘소통’과 ‘화합’해 줄 것을 당부했다. 교총이 이렇게까지 나서게 된 데는 학교폭력을 둘러싼 책임론이 불거지며 다양한 형태의 다툼이 일어나고 있는 것에 있다. 온통 ‘네 탓 공방’만 하다 결국 그 ‘공방’이 형사, 민사소송으로까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학생 자살 사건이 그렇고, 서울S중 사건이 그렇다. 어디 이뿐이랴. 하루에도 수없는 다툼이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다. 믿음과 신뢰를 바탕이 되어야 할 학교에선 고성(高聲)이 오가고 교사들은 그럴수록 움츠려만 든다. ‘모두가 나서야 한다’고 한 지가 겨우 일주일인데 아무도 손해를 보겠다는 이가 없다. 공립 대안학교가 전국에 세 곳뿐이라고, 제대로 치유할 곳이 없다고 하면서도 내가 사는 곳에 학교를 설립하는 것은 안 된단다. 대전 용문동 주민들은 13일 ‘공립대안학교설립반대추진위원회’를 구성, 14일 교육청을 항의 방문하는 등 대안학교 설립 반대운동을 펼치기로 했다고 한다. 학교마저 혐오시설로 분류해 반대하는, 자기중심적 공공정신 결핍증상인 ‘님비’(Not In My Back Yard) 현상이 사태를 여기까지 끌고 왔음에도 여전히 우리는 ‘내 탓’이 아닌 내 것은 하나도 앙보하지 않겠다며 ‘남 탓’만 하고 있지 않은가. 지금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책임을 둘러싼 ‘네 탓이오, 네 탓이오’가 아니라 미래를 짊어질 학생들을 제대로 지도하지 못한 모든 어른들이 가슴을 치며 ‘내 탓이오, 내 탓이오’ 하는 통렬한 반성이다. “나는 지금 누구도 탓하지 않고/ 내 직장이 내 가정이/ 내가 쌓아온 모든 것들이/ 발밑에서 허물어지는 것을 보고 있다/ 이건 분명히 내 탓이다/ 나의 불찰이고 나의 무능이다”라고 읊었던 박노해 시인의 ‘내가 나선 이유’라는 시 한 구절을 우리 모두 가슴에 새겨야 한다. 안 회장이 김 추기경 선종 3주기와 맞물려 제2의 ‘내 탓이오’ 캠페인을 펼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이 정부에 교장·교감 등 학생생활지도에 책임을 맡은 교원에게 학교폭력 조사권 등 준사법권을 부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안 회장은 1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학교폭력 근절, 교원 선도 선언 및 여건 마련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교원이 선도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하는 한편 교원들에게 실질적인 권한을 주자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학교폭력 해결의 열쇠는 일선 교원들에게 달려 있는데도 학교폭력예방대책에관한법률에 교원은 신고의무만 강조되어 있지 실제로 해당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한 권한 부여가 미약하다”며 “경찰·검찰 같은 수사권과 전문화된 수사부서도 없는 상황에서 교사들이 객관적 사실에 접근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안 회장은 이에 따라 “형사소송법 특별사법경찰관리 및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할 자와 그 직무범위에 관한 법률 등을 개정해 청소년보호업무를 교장·교감·학생생활부장 등이 수행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학교폭력 해결 과정에서 경찰력과 사법적 판단이 우선될 경우 학교 내 교원의 노력과 실천의지는 약화되고 경찰력과 사법적 판단에 전적으로 의지하는 등 부작용이 심각하다”며 “학교폭력 사건이 사법적 판단 이전에 반드시 교육행정 당국에 의해 점검되고 확인되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최근 학교폭력을 방치한 혐의로 담임교사가 처음 입건된 서울 S중 교장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 밖에도 정영규 전국시·도교총회장협의회장, 심은석 한국초·중·고등학교교장총연합회장, 김동수 전국시·도교총사무국장협의회장, 이준순 서울교총 회장, 진만성·이재완 서울교총 회장단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
대구교총 조원진 의원 초청 간담회 ○…대구교총(회장 신경식)은 최근 대구교총 회의실에서 한나라당 조원진 의원을 초청해 정책간담회를 갖고 학교폭력 해결방안 등 교육현안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나눴다. 신경식 대구교총 회장은 이날 ▲행정사무감사 전면 재고 ▲교원 사기진작 방안 ▲균등한 교육환경 조성 ▲교원 양성 평등제 도입 등을 건의하며 국회 차원의 협조와 지원을 요청했다. 신 회장은 “대구에서 촉발된 폭력에 의한 학생자살로 학교폭력의 심각성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학교현장의 의견을 반영한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며 간담회 취지를 말했다. 조원진 의원은 “현장의 생생한 소리를 듣고 지역교육의 상황도 점검할 수 있는 유익한 자리”였다며 “건의 사항을 반영해 교사, 학생 모두가 행복한 학교문화를 만들기 위해 좋은 정책으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대구교총 임원, 대의원, 학교장 등 50여명의 교육자가 참석했다. 대구교총 제니스안과와 MOU ○…대구교총(회장 신경식)은 최근 제니스 안과의원(대표 장덕희)과 업무협약을 맺고 교총 회원에게 할인혜택을 부여한다. 자세한 내용은 대구교총 사무국(053-655-2680)이나 제니스 안과(053-743-1828)로 문의하면 된다. 경기교총 단국대 죽전치과병원과 업무협약 ○…경기교총(회장 정영규)은 1일 단국대 죽전치과병원(병원장 김은석)과 회원의 복지증진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교총 회원과 직계가족은 죽전치과병원을 이용할 경우 외래 진료 및 입원 시 할인혜택을 받는다. 자세한 내용은 경기교총 사무국(031-269-2983)과 죽전치과병원(031-8005-2875)으로 문의하면 된다.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 발표 이후 교육현장에서 학교폭력의 수위 판단과 대응 요령 등에 대한 혼란이 계속되자 교육과학기술부가 매뉴얼을 만들어 배포하기로 했다. 아울러 교과부는 혼란을 줄이기 위해 법령 정비도 서두르고 있다. 교과부는 12일 학생용ㆍ학부모용ㆍ교사용ㆍ관리자(교장ㆍ장학관)용 등 사용자별로 4종으로 구분된 매뉴얼을 3월 새학기 시작 전에 각급 학교에 배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학생ㆍ학부모ㆍ교사용이 먼저 보급된다. 매뉴얼에는 학교폭력의 발생 흐름에 따라 징후 파악, 신고 접수, 초기 대응, 조사 및 면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심의, 사법처리 진행시 대처, 예방교육 등의 내용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대응 요령이 담긴다. 과거에도 교과부는 2008년 `학교폭력 사안처리 가이드북', 2009년 법무부와 공동 제작한 `학교폭력ㆍ성폭력 예방 및 대처 가이드북'을 만들었다. 그러나 당시 가이드북은 이해관계자별로 세분화되지 않은 `백과사전'식이었고 원론적 내용도 많아 현장 매뉴얼로 보기에는 부족했다. 이번 매뉴얼은 얇고 보기 쉽게 만든다. 교과부는 사용자별 구분에 이어 초등 저학년용ㆍ초등 고학년용ㆍ중학생용ㆍ고교생용 등 학교급별 4종으로 구분된 매뉴얼 제작도 추진한다. 이주호 교육, 학교폭력근절 SNS 대담(자료사진)이렇게 되면 예컨대 초등 저학년이 학생용ㆍ학부모용ㆍ교사용ㆍ관리자용 등 4가지로 구분되는 등 학교급별ㆍ사용자별로 총 16종의 매뉴얼이 지원된다. 아울러 교과부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등 가해자 제재ㆍ피해자 보호에 관한 법령ㆍ규정을 대폭 정비해 다음달부터 시행한다. 또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법과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법 개정안이 오는 16일 교과위를 거쳐 국회를 통과하는대로 5월부터 피해학생 치료비 지원 및 가해자에 대한 구상권 청구에 나선다. 한편 교과부가 지난해 말 외부용역을 통해 교원의 직무와 업무량을 분석한 결과, 교사의 업무 구성은 학습지도 55.9%, 교무행정 21.7%, 학급경영ㆍ생활지도 19.1%, 기타인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는 작년 8∼9월 초ㆍ중ㆍ고 6곳, 교육청 2곳, 교육지원청 2곳 등 총 10곳에서 이뤄졌다. 현재 학교조직은 교사가 교육활동과 교무행정 업무를 동시에 수행하며 본연의 교육보다 행정 업무 처리에 효율적인 체계여서 개선해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또 교사의 개인별 연간 평균 업무량은 부담될 만큼 많은 양은 아니지만 일부 교사와 교무ㆍ연구부장에게 쏠림 현상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과부는 연구결과를 향후 교원 정책과 업무경감 방안 등에 반영할 계획이다.
진보 성향의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이 시국선언 교사에 대한 징계를 미뤘다는 이유로 10일 불구속 기소됐다. 2010년 7월 취임한 이후 1년7개월여 만에 세 번째 고발 끝에 법정에 서게 된 것이다. 지역 교육계의 수장인 교육감이 잇따라 사법당국에 불려다니는 수모를 겪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시민·사회단체는 진보교육감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보수진영의 분풀이식 공세를 주요 배경으로 지목하고 있다. 김 교육감은 '법과 원칙에 따라 내 갈 길을 가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아 그의 '수난'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김 교육감이 처음으로 경찰에 출석한 것은 취임 두 달여 후인 2010년 9월이다. 익산의 한 유권자가 '김 교육감이 선거 과정에서 출생지인 전남 장흥을 익산으로 속였다'며 고발한 사건 때문이었다. 장흥에서 태어난 뒤 6개월 후에 익산으로 이사해 초등학교까지 마쳤기 때문에 출신지를 익산으로 표기했으나 이를 문제 삼은 것이다. 경찰이 불구속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자 전북교육청은 "진보교육감을 퇴출하고자 하는 일부 세력들의 불순한 의도가 얼마나 어처구니없는지 소상히 들춰내겠다"며 공개재판을 받도록 해달라고 요구하는 등 강력히 반발했다. 김 교육감은 검찰에까지 가서 조사를 받았고, 결국 무혐의로 처리됐다. 두 번째 출석은 2010년 10월 보수 성향의 '반국가교육척결국민연합'이 학업성취도 평가(일제고사) 시행을 방해했다며 역시 진보 성향인 민병희 강원도 교육감과 함께 고발한 사건 때문이었다. 이 단체는 "일제고사 거부는 학생의 학습권과 학부모의 교육권을 짓밟는 행위이며 국가공권력에 대한 도전행위"라며 고발장을 접수했으나, 조사 결과 무혐의 처리됐다. 검찰 조사와 별개로 김 교육감은 교과부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시정명령과 직무이행명령을 받는 수난을 겪기도 했다. 전북교육청과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이번 기소가 불합리하다고 주장하며 정부에 대한 불편함을 감추지 않고 있다. 도교육청 김지성 대변인은 "교과부와 생각의 궤를 같이 한 검찰의 편협한 판단"이라며 "결과가 매우 실망스럽고 재판에 성실히 임해 무죄를 입증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강제·의무·일회적인 교원평가를 대신한 전북교육청 교원평가를 바로잡지 않은 혐의에 대해선 무혐의가 됐다"면서 "이에 대해 교육과학기술부는 교육가족에게 사과하고 현 교원평가를 재검토하라"고 주장했다. 전교조 전북지부도 "정부의 행태는 교육감의 자율성과 교육 자치를 인정하지 않는 군사독재 시절의 행태를 떠올리게 한다"며 "교과부는 진보교육감을 어떻게든 물고 늘어져 보겠다는 아집과 속 좁은 분풀이에서 벗어나라"고 비난했다.
전북지역 학생들은 신체적 폭력보다 집단따돌림과 협박·욕설 같은 폭행을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도교육청이 최근 초·중·고교생 2천명을 대상으로 학교폭력 실태를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들은 신체적 폭력(16.6%)보다 집단따돌림(34.8%), 협박·욕설(20.6%) 같은 폭행이 더 문제라고 생각했다. 학생들의 46%는 학교폭력이 1개월 이상 계속된다고 응답했고, 2∼3회 이상 반복된다는 대답도 62.1%였다. 2명 이상이 집단폭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많다는 의견도 72.5%였다. 42.5%의 학생들은 폭력수단이 흉포화하고 있다고 답했다. 폭력이 발생하는 장소는 교실이나 화장실이 69.2%로 가장 많았다. 시간대별로는 쉬는 시간(41%)과 점심시간(17%)에 주로 발생했다. 학교폭력을 당한 학생은 대부분 부모와 교사에게 알린다(63.4%)고 답했지만 친구와 의논하는 등 혼자 참아내는 학생(33.6%)도 상당수였다. 피해 발생시 학교 신고에 대해서는 만족스럽다(27%), 불만족스럽다(32.2%), 경찰 신고시 만족스럽다(26.5%), 불만족스럽다(31.2%)로 나타나 만족도는 떨어졌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16일부터 27일까지 초등학교 5∼6학년 400명, 중학교 1∼3학년 800명, 고등학교 1∼2학년 800명을 상대로 직접설문과 설문지 발송 후 취합 방식으로 이뤄졌다. 도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경찰청 등 관계기관과 협조해 생활지도, 학교 주변 순찰활동 강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입생이 교육지원청에서 학교배정을 받을때, 가장 먼저 묻는말이 '근처에서 제일 좋은 학교가 어디냐'라고 묻는 것이다. 고등학교라면 대학진학을 많이 하거나 이른바 명문대학 진학률이 어떤가에 관심을 갖게 된다. 실제로 학교배정을 받은 후 대학진학률이 높은 학교로 전학을 가기위해 2~3회의 전학도 불사하는 경우들이 많다. 그러나 중학교의 경우는 특별히 비교할 대상이 없음에도 학부모나 학생들은 좋은 학교가 어디냐고 묻게 된다. 다 같은 수준의 학교라고 해도 결국은 좋다는 소문이 난 학교에 전입신청을 하게 된다. 이런 사정 때문에 학생수가 많은 학교는 계속해서 많아지고, 적은 학교는 계속해서 적은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중학교에 배정받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인근에서 소문이 좋은 학교에 배정받기 위해 위장전입도 불사한다. 가거주 조사에서 적발되지만 않으면 되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좋다는 학교를 찾기위해 우수한 학생들이 여러가지 계산을 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모든 학생들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이런 현상들이 학교배정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들이다. 고등학교도 같은 사정이다. 보통 공동배정을 하기 때문에 해당지역에 있는 어떤 학교에 배정을 해도 문제는 없다. 그러나 실제로는 지역주민들의 민원때문에 이런 원칙대로 배정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한다. 학급수를 선호학교에 많이 배정하고 비선호학교에 다소 적게 배정하기도 한다고 한다. 학부모들의 민원으로 인한 업무마비 사태를 미리 막기 위함일 것이다. 서울의 경우는 각 지역교육지원청별로 선호학교가 지정되어 있다. 학부모와 학생, 교사들이 선호하는 학교라는 뜻이다. 선호학교에는 학생들이 많이 몰리고, 교사들도 근무하길 원한다는 이야기이다. 그런 학교에 배정되면 뭔가 성공한 느낌을 받게 된다. 전체적인 지역에 차이가 있음은 물론, 같은 지역에서도 선호도가 뚜렷하다는 이야기이다. 이런 사정이 일반화 되어 있는데, 학교별 성과급을 확대 한다는 것은 교사들에게 선호학교를 지원하도록 하여 교육격차가 더 커질 우려가 상당히 높다. 혁신학교를 지정하여 운영하고 있지만 혁신학교를 선호하지 않는다. 필자가 근무하는 지역에도 혁신학교가 있지만 그 학교를 가고자 하는 교사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전교조 교사들이 일부 지원하여 간다는 이야기는 들었다. 학교별로 선호도 문제는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그대로 나타난다.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미도달 학생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차이가 크다. 당연히 선호도가 높으면서 좋은학교로 소문난 학교들의 미도달 비율은 현저히 낮다. 교사들의노력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기본적으로 학생들이 수준이 높기 때문에 미도달 비율이 낮게 나타나는 것이다. 역으로 이야기하면 기본적으로 해당학교의 학생수준이 높으면서 사교육을 많이 받고 있다는 이야기도 되는 것이다. 단적인 예로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들었지만 다른 여건에서도 차이가 크게 나타난다. 결국 이런 선호학교들이 성과급에서 우수한 등급을 받게 되는 것이다. 평가의 기준이 이런 학교들에게 유리하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성취도 평가에서 미도달 비율이 어느정도 감소했느냐로 평가를 한다고 하지만, 비슷한 학생들이 모여있는 비선호 학교들의 성취도평가결과를기대하기 어렵다. 도리어 미도달 비율이 낮은 학교들에서는 단 0.1%라도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평가지표가 공평하지 않다는 이야기이다. 학생들의 체력향상도도 쉽게 생각할 문제가 결코 아니다. 체력향상이 1-2년 사이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없다는 것쯤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학교폭력 발생빈도나 중도탈락학생들의 비율도 결국은 학교의 선호도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선호도가 낮은 학교에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 역시 교사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지난해에 있었던 학교장경영능력평가에서는 학교수준을 세등급으로 나누었었다고 한다. 상,중,하로 분류하여 평가를 했다고 한다.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상,중,하로 분류한 기준은 또 무엇 이었는지 궁금하다. 학교를 상,중,하로 분류하는 것도 학교장경영능력평가를 하는 것 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어떻게 분류했었고 어떤 기준으로 학교장경영능력을 평가했는지 정말 궁금하다. 학교별 성과급에서도 이런 논리가 나오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학교장경영능력평가나 학교별 성과급은 기본적으로 평가에서 공정을 기하기 어렵다. 평가지표에 따른 공정성은 확보가 될수 있지만 형평에는 어긋난다. 학교별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일관된 지표로 평가를 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인 것이다. 돈 문제이니 예민하게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학교까지 등급을 매겨서 성과급을 지급한다는 것은 전혀 현실성이 없다. 교원 개인별 성과급 문제도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 즉 평가의 기준을 명확히 하지 못하고 있어, 학교별로 계속해서 갈등이 일어나고 있다. 정황만 가지고 평가를 할 수 밖에 없도록 한 것이 현재의 성과상여금이다. 평가의 기준을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마련해야 성과급 지급이 가능하다. 교사들이 갈등을 겪는 것도 학교교육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는지 알수 없지만 이는 전혀 아니다. 도리어 교육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기본적으로 학교교육활동의 결과로 학교별 평가를 하여 성과급에 적용한다는 것에는 찬성을 한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에서는 시기상조이다. 모든 평가가 보편 타당해야 결과를 신뢰할 수 있는 것이다. 학생들의 성적평가가 대표적인 예이다. 기준이 명확하기 때문에 문제를 삼거나 불복하는 일이 없는 것이다. 최소한 이런 단계까지는 발전을 해야 학교별 성과급 지급이 가능한 것이다. 무조건 비율만 올린다고 학교교육력이 높아지고 공교육이 발전한다는 생각을 가졌다면 하루빨리 버려야 한다. 학교별 성과급 비율 확대는 더 기다리고 발전시킨 후에 시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시 김훈의 소설을 만났다. 김훈의 소설은 비슷한 면이 있다. 역사소설도 소재만 달라질 뿐 민중의 삶을 이야기 한다는 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소설 ‘흑산’도 마찬가지다. 민초들의 삶을 그리고 있다. 서캐처럼 천한 사람들의 모습이 전개된다. 문장이 짧은 것도 여전하다. 짧아서 서술자의 감정도 없다. 인물에 대한 연민이나 동정도 없다. 오직 사실만 냉정하고 날카롭게 전달한다. 이는 ‘남한산성’도 마찬가지였다. 그렇다고 김훈의 소설에서 서사가 왜소한 것은 아니다. 그가 전개하는 역사적 서사는 역사가 아니라 현실이다. 인간의 내면까지 담담하게 전하는 다큐멘터리 느낌이 있다. 당시 조선은 무기력했다. 세상도 무기력하게 썩어가고 있었다. 왕과 조정은 권력을 잃었다. 외세가 밀려오고 있었지만 조선의 왕권은 대응할 능력도 사상도 없었다. 왕권을 추스르는 일만이 대왕대비 정순왕후의 최대 관심사였다. 부실한 왕권의 틈을 이용해 관리들은 수탈과 부정부패를 일삼았다. 부패한 왕권과 비루한 세도가들의 위세에 눌린 민심은 새로운 사상을 만났다. 천주교였다. 그러나 대왕대비는 천주교를 역적의 무리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왕조를 뒤엎으려는 ‘사학(邪學)’의 뿌리를 잘라버리라는 자교를 내렸다. 천주교에 대한 탄압은 가혹했다. 온갖 고문과 형벌로 피비린내가 풍겼다. 부모와 임금을 부정하고 외세를 끌어 드린다는 명분에 많은 사람은 곤장을 맞고 죽어갔다. 당시 백성은 사람도 아니었다. 그래서 왕권은 종교를 믿었다는 이유로 그들의 목숨을 짓이겼다. 이 소설은 1801년 신유박해 때 천주를 신봉한 죄로 유배당한 조선후기의 문인 정약전과 그의 조카사위 황사영 이야기다. 여기에 포도청 관원 박차돌, 그의 누이동생 박한녀, 마포나루의 새우젓 가게 강사녀, 상전의 집을 도망쳐 나온 아리, 남대문 밖 옹기장수 최가람 노인, 궁녀 출신 길갈녀, 북경에서 주교를 만나고 오다 체포된 역참 마부 마노리, 정약현과 황사영의 노비에서 면천된 김개동과 육손이 등 민초들의 삶이 씨줄과 날줄로 얽혀가면서 흘러간다. 그들은 신분의 차별 없이 누구나 평등하고, 이웃이 서로 사랑하며, 현세의 고통스런 삶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간절한 희망을 가졌다. 그러나 그들은 줄줄이 잡혀갔고 형틀에 묶인 채 추궁 받으며 곤장을 맞고, 때로는 능지처참을 당하며 죽었다. 김훈이 주목한 것도 여기에 있다. 나는 말이나 글로써 정의를 다투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지 않다. 나는 다만 인간의 고통과 슬픔과 소망에 대하여 말하려 한다. 나는, 겨우, 조금밖에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말이나 글로써 설명할 수 없는 그 멀고도 확실한 세계를 향해 피 흘리며 나아간 사람들을 두려워하고 또 괴로워한다. 나는 여기에서 산다(p. 387. 후기). 김훈은 당시 슬픔을 정 씨 가문과 황 씨의 이야기로 집약해서 기록했다. 마재(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능내리)의 정 씨 가문에는 네 형제가 있었다. 약현, 약전, 약종, 약용이다. 이곳은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가 가까운 곳이었다. 마재 물가의 세거지에서 정약현은 장성한 남동생 약전, 약종, 약용과 그 권솔들을 거느리며 가부장의 위엄을 문중에 드리웠다. 그의 위엄은 조용했고 평화로워서 이슬비처럼 사람과 마을에 스몄다. 정약현의 울타리 안에서는 닭들이 맨 마당을 쪼아 모이를 다투지 않았고 개들도 사람을 공경해서 흙발로 뛰어오르거나 행인을 보고 짖어대지 않았다. 제삿날 여러 집안의 조카들이 모여서 놀아도 촌수가 분명하면서도 두루 스스럼없어서 모두 다 한집 아들딸처럼 보였다고 마을 사람들은 말했다. 노복을 고함쳐 부르거나 꾸짖는 소리가 정약현의 집 울타리를 넘어온 적은 없었다(p. 63~64.). 당시 조선은 권력자들의 횡포가 세상을 비루하게 덮고 있었다. 그러나 정 씨 집안은 부패한 공기의 냄새가 나지 않았다. 밤톨 같은 백성에게도 공경의 예를 잃지 않는 깨끗한 집안이었다. 김훈은 이 집안의 내력을 맏형 정약현의 인품으로 설명을 더했다. 소설 속에서 묘사된 정약현은 ‘풍속이나 범절에 구애되지 않았으며 풍속과 범절을 해치지 않았다. 젊은 시절부터 그의 심신에는 노성(老成)한 사려와 처신이 배어 있었다. 정 씨 문중의 노인들은 젊은 정약현을 오히려 어렵게 여겨서, 장자(長子)의 핏줄은 따로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p. 63.). 정약현은 책을 읽는 모습을 남에게 보이지 않았고, 붓을 들어서 글을 쓰는 일을 되도록 삼갔다. 정약현은 말을 많이 해서 남을 가르치지 않았고, 스스로 알게 되는 자득의 길을 인도했고, 인도에 따라오지 못하는 후학들은 거두지 않았다(p. 68.). 정 씨 집안의 형제들은 조선 후기 소용돌이 역사의 주인공들이었다. 이들은 천주교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었다. 그 중에 셋째 정약종은 골수 천주교인이었다. 정약종은 죽음으로 맞서면서 끝까지 천주교를 버리지 않았다. 약종이 사학의 죄를 끌어안고 먼저 죽으면서 나머지 형제가 무사했다. 이 소설에서 비중 있게 다루는 황사영도 정 씨 집안의 사람이다. 그는 16세에 진사에 급제했다. 정조는 그를 만나는 순간 20세에 다시 부르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하지만 정조는 소식도 없이 세상을 떴다. 그는 정약현의 딸 명련과 인연을 맺으며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뜬다. 강물 위에서 황사영은 숨을 깊이 들이쉬어 강의 기운을 몸 안으로 끌어넣었다. 강은 황사영의 몸속 깊이 흘러들어왔다. 그것은 잇닿아 흐르면서 낡은 시간과 헤어지고, 헤어지면서 또 다가오는 시간을 맞아들이는 새로움이었다(pp. 67~68.). 황사영은 처숙부가 말하는 신이란 강물과 같아서 현재를 모두 거느리고 흘러서 미래의 시간으로 생성되는 지속성으로 여겼다. 그때 황사영은 글이나 말을 통하지 않고 사물을 자신의 마음으로 직접 이해했고, 몸으로 받았다(p. 70.). 황사영은 촉망받는 젊은 지식인으로 마음만 먹으면 벼슬길에 올라 입신출세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황사영은 순탄대로를 거부하고 세상의 부조리함에 맞서는 쪽에 선다. 닫힌 세계에서 열린 세상으로 나가는 길이 박해와 시련의 길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중국인 신부 주문모에게 세례를 받으며 순교자의 길에 오른다. 그는 배론의 토굴 속에서 일만 삼천삼백여 자에 이르는 ‘황사영백서’를 남긴다. 주베아 신부에게 조선 천주교의 박해 실상을 알리고 도와줄 것을 요청하는 내용이었지만 그의 체포와 함께 좌절되고 만다. 소설은 정약전에 집중한다. 세상의 저쪽으로 더 가까이 가고자 했던 정약종과 달리 세상의 이쪽에서 있었던 정약전은 유배지 흑산에서 일생을 마감했다. 그는 삶과 죽음의 경계가 아득히 펼쳐진 수평선 너머에서 뭍을 향한 그리움을 담고 살았다. 정약전은 암흑의 유배지 섬에서 살았지만, 마지막까지 희망을 놓지 않은 듯 보인다. 소설의 말미에 창대에게, 나는 흑산(黑山)을 자산(玆山)으로 바꾸어 살려 한다.(중략) 같은 뜻일 터인데…….(중략) 같지 않다.(중략) 흑은 무섭다. 흑산은 여기가 유배지라는 걸 끊임없이 깨우친다. 자 속에는 희미하지만 빛이 있다. 여기를 향해서 다가오는 빛이다. 그렇게 느껴진다. 이 바다의 물고기는 모두 자산의 물고기다. 나는 그렇게 여긴다(pp. 337~338). ‘흑산’은 ‘검은 섬’이다. 삶도 희망도 없다. 정약전이 흑산을 자산으로 바꾸어 부르겠다는 말 속에는 희망을 기다리는 뜻이 있다. 그것은 유배에서 풀려나기를 바라는 염원이라고 느껴진다. 그곳에서 물고기의 생태를 관찰한 정약전의 ‘자산어보’를 집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흔히 오늘날 역사에서 정 씨 가문의 네 형제를 이야기할 때 가장 앞서는 사람은 언제나 막내 정약용이었다. 정약용은 18년 동안 유배생활을 하면서 현실에 대한 분노와 이상 사회에 대한 희망을 책으로 엮어낸 대학자이다. 하지만 김훈은 ‘흑산’으로 간 정약전의 일생에 초점을 맞췄다. 이유는 간단하다. 약전이 어둠의 땅 흑산에서 희망을 일궜다는 것이다. 민중들도 마찬가지였다. 비록 배반의 땅에서 태어났지만, 구원의 삶을 얻기 위해 무릎 꿇지 않고 꼿꼿하게 생명력을 이어갔다. 그들은 갖은 고초를 겪으며 천주교를 버리지 않았다. 순교와 피맺힌 삶이 죽어간다. 김훈은 무거운 역사의 성찰을 통해 오늘을 사는 민중의 화법을 전하고 싶었던 것이다.
2월이면 먼저 떠오르는 행사 중의 하나가 졸업일 것이다. 살아오면서 누구에게나 졸업은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있으리라 본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이 아름다운 졸업식 문화가 조금씩 변질되어 가는 것 같다. 연일 불거져 나오는 졸업식 뒤풀이 뉴스에 졸업을 앞둔 아이들이나 학부모의 마음은 불안하기만 하다. 아마도 그건, 문란한 졸업식 뒤풀이 때문일 것이다. 갈수록 도가 지나친 아이들의 작태를 그냥 간과하기에 그 수위가 이제 한계에 이르렀다. 매년 졸업식 뒤풀이로 아이들은 계란과 밀가루 투척, 교복을 찢거나 벗겨 알몸으로 엎드려뻗쳐 시키기, 가혹행위(졸업빵) 등을 주저하지 않고 자행한다. 또한 술을 먹고 거리를 배회하며 주위 사람들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행동하는 아이들로 피해를 보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중요한 것은 이와 같은 행동을 하고 난 뒤 아이들의 태도이다. 아이들은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기는커녕 관례적인 뒤풀이라며 오히려 의기양양 했다. 이에 전국 시․도 경찰서는 졸업식 뒤풀이로 인한 사건을 최소화시키고 예방차원에서 학교에 경찰을 배치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마치 졸업식장이 시위하는 장소로 착각을 일으킬 때가 있다. 이런 분위기에 익숙하지 않은 일부 기성세대는 예년과 많이 달라진 졸업식 문화에 씁쓸한 표정을 짓기도 한다. 그리고 부작용만 불러일으키는 졸업식을 차라리 없애는 것이 낫다는 의견도 있다. 이렇듯 졸업식 문화가 퇴폐해짐에 따라 최근 일부 학교에서는 기존 틀에 박힌 졸업식을 교사와 학생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하나의 축제의 장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아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공감할 수 있는 졸업식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식장(式場) 분위기 또한 엄숙하지 않아 식이 거행되는 내내 어수선하기까지 하다. 특히 학생들의 마음을 읽지 못하는 졸업식에서의 식사(式辭)는 결국 안하는 것만 못할 때가 있다. 식사 내용이 길어짐에 따라 아이들은 더 웅성거리고 식사(式辭)가 끝나기도 전에 박수를 치며 빨리 끝낼 것을 종용한다. 그리고 자리에 앉아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수다 떨기에 더 집중하며 식사(式辭) 내용은 안중에 없다. 그러므로 식사(式辭) 내용은 짧고 감동을 줄 수 있어야만 한다. 다시 말해, 틀에 박힌 이야기보다 아이들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이야기 몇 가지를 준비해 연설하는 것이 오히려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요즘 대세인 아이돌 가수 누군가의 성공담을 들려줌으로써 아이들의 주의를 집중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졸업식을 끝내고 식장을 빠져나오는 아이들 몇 명에게 식사(式辭) 내용 중 가장 인상 깊게 남는 말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아이들 대부분은 식사(式辭) 내용을 기억하고 있지 않았으며 단지 졸업식 내내 지루했다고 하였다. 심지어 어떤 학생들은 이런 졸업식을 꼭 해야만 하는지를 반문하기도 하였다. 그러다 보니, 학생과 교사 나아가 학부모 모두에게 졸업식은 무의미한 학사 일정의 하나로 남아 있으리라 본다. 최소한 아이들에게 졸업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주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졸업에 즈음하여 그동안 가르쳐주고 보살펴 준 선생님의 가르침과 부모님의 사랑에 대해 한 번쯤은 되새겨 보아야 할 시간을 가져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