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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지난 2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는 교육부의 업무보고를 받았다. 각 언론에는 인수위 보고내용과 지적 사항이 보도되면서 이에 대한 다양한 반응들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며칠 동안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보고 들으면서 적지 않은 기대도 해 보지만 그에 못지않게 많은 걱정이 되기도 한다. 우리 국민 모두가 걱정하고 있는 교육문제로는 공교육 불신, 사교육의 심화, 열악한 교육환경, 지역간 계층간 교육 격차 등을 들 수 있다. 그런데 최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보고된 내용들은 이와 같은 당면 현안을 극복하는 데에는 여전히 거리가 있는 것 같다. 물론 교육인적자원부를 축소하거나 폐지하는 등 기구 개편을 통해 그 동안 누적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구상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본질에 대한 접근 방식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시장 중심의 논리로만 접근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자율’과 ‘경쟁’은 무한경쟁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최선의 선택임에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교육은 “자율과 경쟁”에 따른 수월성을 추구하여 이를 국가발전의전략으로 삼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이와 병행하여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 복지를 구현하는 폭넓은 시각도 가져야 한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보고된 내용들을 검토해 보면 장밋빛 희망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대학입시를 대학교육협의회에 일임한다고 하는데 참으로 걱정이다. 지금까지 교육부에서 어느 정도 통제를 하는 가운데도 줄곧 초·중·고등학교가 대학의 시녀 역할을 하느라고 정신이 없었는데대학교육협의회가 초·중·고등학교의 공교육 정상화에 관심이나 있을지 걱정이 된다. 오로지 대학중심의 사고에 매몰되어 전국의 학교교육을 한 방향으로 몰아갈 것이다.이렇게 함으로써 대학교육은 어느 정도의 자율화를 확보할지 모르지만 초중등교육은 또 다시 대학교육협의회의 강력한 통제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대학에게 전권을 위임하기보다는 우리나라 교육전반을 두루 살펴 상생의 정책을 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사실 우리나라 초중등교육은 세계적 수준이지만, 대학교육은 국제적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대학에게는대학 자체의 자생력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개혁과 노력이 더 필요한 것이지 초중등교육을 통제해서 세계적 수준에 도달하겠다는 생각은 처음부터 잘못 설정된 것이다. 또한 초중등업무를 지방교육청에 이관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물론 교육부의 지시와 통제 위주의 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러나 국가의 백년대계인 교육을 지방의 재정자립도가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지방에 이양하는 것은 국가책임의 공교육의 근간을 뿌리째 흔들 수 있는 위험이 내재되어 있다. 전북교총에서는 “국가가 헌법에 정한 공교육에 대한 책임까지 모두 지방에 이양하려는 것은 교육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서울 부산 등 대도시를 제외하고는 지방 재정이 열악한 지역의 교육저하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실재로 어느 지자체에서는 현안 사업에 밀려 예년에 지원해 왔던 ‘학교급식 운영지원비“를 대폭 삭감한 사례만 보아도 우리 교육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는 뻔하지 않은가. 초중등교육은 공교육으로서 최소한 교육의 기회 균등과 보장적 평등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격차를 심화시킬 수 있는 정책이 논의되고 있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교원정책 또한 마찬가지이다. 지역별 양성기관의 차이에 따른 교원 수급의 불안정성이 우려되며, 지역의 재정여건상 채용 규모가 여건이 달라질 수 있어 그야말로 지역별로 차별화가 심화될 것이다. 최근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에 잔뜩 기대를 걸고 있는 집단도 있다고 한다. 사설 학원에서는 “자율과 경쟁” 체제에 따라 사교육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강사 채용을 늘리고 있고 강의실 확장에 앞장서고 있다고 한다. 이는 “공교육 두 배, 사교육 감소”라는 이명박 정부의 교육 슬로건에도 맞지 않은 것 같다. 공교육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은 교육부의 획기적 개편에 있는 것이 아니라 열악한 교육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교사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모아져야 한다. 집 근처의 학원보다 훨씬 열악한 교육환경에서는 절대로 공교육이 살아날 수 없다. 학원 맛에 익숙한 우리 아이들을 교실로 불러들일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일본에서는 유토리 교육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하여 강력한 정책을 구현하고 있지 않은가. 학교의 교육과정을 보다 튼실하게 재구성하고 있고, 교사의 지도 역량을 강화하기 위하여 자격 및 연수체제를 재편하였고, 기업을 포함하여 범사회적으로 학교 교육의 위상 강화 및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우리나라 교육부는 정부 예산의 1/4이 넘는 30조원을 다루고 있으며, 1000만 명의 학생들을 책임지고 있으며 2만 여개의 공교육기관을 담당해 왔다. 국가의 인적 자원의 역량을 개발하고 이를 효율적 배분해야 하는 국가의 핵심적 전략적 부서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새 정부의 출범과 함께 축소 내지 해체의 운명에 처해 있는 것을 보면서 착잡하고 불안한 것은 나만의 속 좁은 생각일까. 정권의 부침에 아랑곳하지 아니하고 백년대계로서 국민의 꿈을 만들어내는 교육부는 없을까.
새 해들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정부 34개 부처에 대한 업무 보고가 예정된 가운데 교육부가 가장 먼저 부름을 받았다. 차기 정부가 추진할 정책 과제 가운데 교육이 차지하는 비중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명박 정부의 교육 마인드는 자율과 경쟁에 있다. 국가가 인위적으로 관여하기보다는 자율에 맡기되 철저하게 성과를 검증함으로써 경쟁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교육부의 행정 업무는 지방 교육청과 자치단체에, 입시 업무는 대학교육협의회 등으로 대폭 이양될 전망이다.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차기 정부의 위상에 비춰볼 때 바람직한 선택이라 할 수 있다. 인수위원회가 구상하고 있는 교육 정책 가운데 국민들의 시선은 단연 대입 전형에 쏠려있다. 이명박 당선자의 3단계 공약이 완성되면 대입 전형의 결정권은 완전히 대학으로 넘어간다. 이 과정에서 각 대학이 학생부 및 수능 반영비율을 자율적으로 조정하는데 구체적인 실행은 2011학년도 대학입시부터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수능 과목도 학생 및 대학 특성에 따라 현재 평균 7과목에서 4~6개로 축소될 전망이다. 공교육 정상화의 명분인 내신과 대학 자율성의 상징인 대학별 고사는 현재와 같이 유지되거나 확대될 전망이다. 물론 현재까지 나타난 정황으로 보면 수능도 획기적인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 해,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원성이 높았던 수능등급제에 대한 보완은 어느 정도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렇게 되면 외견상으로는 자율적인 요소가 더 강조된 듯 하지만 실은 기존의 입시 정책과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 특히 학생들은 죽음의 트라이앵글(내신, 수능, 대학별 고사) 속에 여전히 갇혀 있게 된다. 특목고가 신설되고 자립형 사립고가 확대되면 내신의 비중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렇다고 소홀히 할 수 없다. 게다가 내신의 비중이 줄어들면 상대적으로 논술과 면접의 비중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그에 따른 준비도 부담스럽다. 내신은 일선 고교의 교육 과정과 목표를, 논술을 포함한 대학별 고사는 대학이 필요로 하는 인재상을 구현한다는 점에서 자율이라는 명분을 갖추고 있으나 수능은 여전히 국가 단위의 획일적 시험이라는 점에서 타율적인 요소가 더 강하다. 특히 수 십만명이 동시에 치르는 시험이라는 점에서 오답 시비, 출제 난이도 조절, 시험 관리 등 해마다 부작용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같은 문제는 논외로 치더라도 수능이 갖고 있는 본질적인 문제는 고교 교육의 파행에 있다. 즉 객관식 문제의 특성상, 암기식․주입식․결과 중심 교육에 치중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고3이 되면 멀쩡한 교과서를 제쳐놓고 문제풀이 위주로 수업을 진행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처럼 문제가 많은 수능을 특성화와 수월성 교육을 중시하는 이명박 정부가 굳이 밀고 나갈 이유가 없다. 차라리 수능을 폐지하고 대학별 고사의 평가 요소인 쓰기(논술)와 말하기(면접) 활동을 강화하는 것이 창의적 인재 양성이라는 국가적 과제에 더 합치된다. 게다가 엄청난 사교육비 절감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수능을 등급제로 하건 아니면 상대평가 형식의 표준점수와 백분율을 제공하는 방식이건 현재의 교육문제를 푸는 데는 하등의 도움이 안된다. 이 당선자가 자율과 경쟁을 교육 마인드로 삼았다면 더 이상 수능에 집착할 이유가 없다. 문제가 있다면 안고 가기 보다는 과감히 떨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학교에서 매년 실시되는 정규고사(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끝나고 각 학생들의 성적을 본인은 물론 학생들 전체에게 공개하면 어떻게 될까. 지금 40대 중반 이상인 국민들은 예전 학창시절을 돌이켜 보면 끔찍한 기억이 떠오를 것이다. 모의고사를 실시하고나면 1등부터 꼴등까지의 성적이 학교 게시판 여기저기에 붙어 있었던 기억을.... 물론 학교에 따라서는 그렇게 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학교, 특히 고등학교에서는 흔하게 있었던 일이다. 그런데 그 성적이 공개된 것을 보고 그 다음에 피나는 노력을 하여 성적을 눈부시게 향상시켰던 기억은 그리 흔하게 찾기 어렵다. 도리어 그에대한 반감만 더 키운 경우가 많았다. 그것이 역효과가 컸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시대적 변화를 따라간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은 그런 고전적인 공개수법은 통하지 않고 있다. 도리어 누가 사교육의 힘을 조금 더 받았는지에 따라 성적이 결정된다고 굳게 믿는 시대가 된 것이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는 전국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학력평가를 치르고 그 결과를 학교별로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현행 교육청별로 공개하도록 하고 있는 시행령을 수정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당연히 학교별로 공개하여 어느학교가 학생들의 학력이 높은지를 가려내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만이 학력신장을 꾀할 수 있다는것이다.최종적으로는 학교의 서열화를 통해 서로 경쟁을 시키겠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특단의 대책을 내놓았다고 볼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학교간의 서열화가 최소한 학력이라는 부분에서는 명확하게 드러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학력이 높게 나타난 학교가 학력이 낮게 나타난 학교보다 학생들의 선호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인수위원회에서 기대하는 효과일 것이다. 또한 그렇게 되면 학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일선학교에서는 피나는 노력을 할 것이고 결국은 많은 학생들의 학력신장효과를 얻게 될 것이라는 것도 인수위의 기대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일시적인 효과를 얻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지만 절대적인 학력향상은 기대하기 어렵다. 이미 수년전에 서울시내에서 고등학교 선발고사를 실시하고 있을때, 중3학생은 매년 3-4회의 모의고사를 실시했었다. 모의고사가 실시될 즈음이면 일선학교의 3학년 교실은 교과진도를 멈추고 모의고사 대비에만 올인했었다. 그 이유는 다른학교에 비해 성적이 낮게 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결국 모의고사 준비를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 학생들의 성적이 결정되었지만 그것이 학교의 좋고 나쁨을 결정짓는 것은 아니었다. 더우기 교과진도를 정상적으로 나간 학교의 경우와 오로지 모의고사만을 위해 준비한 학교의 차이는 나타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일시적인 효과일 뿐이었다. 전국의 모든학교를 대상으로 학력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학교별로 공개하도록 한다는 방안이 궁극적으로 학력신장에 목표가 있다면 이 방안은 무조건 시행해서는 안된다. 예전의 모의고사와 마찬가지로 학교에서는 오로지 학력평가대비만을 위해 올인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다른 그 어떤 교육활동도 접어둔 채로 모든 교과와 모든 교사들이 학력평가만을 위해 매달리게 된다면 우리가 그렇게 원하던 교육정상화는 도리어 더 멀어게 되는 것이다. 그것도 궁극적인 학력신장이 아니고, 일시적인 학력신장을 위해서인 것이다. 무조건 공개해서 우열을 가린다고 학생들의 학력신장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더우기 현재의 각급학교 교육여건이 서로 같지 않은 상황에서 학력평가만 일률적으로 실시하여 우,열을 가린다는 것은 불공평하다. 가령 냉,난방시설이나 특별교실 시설, 학생들의 편의시설, 교실의 멀티미디어 시설등이 학교마다 다른 현실에서 오로지 학력평가만을 가지고 학교를 서열화하는 것은 결코 옳은 방법은 아닐 것이다. 도리어 전국의 모든 학교가 똑같은 여건에서 교육을 실시할 수 있도록 여건개선을 한 후에 실시되어야 할 문제이다. 따라서 학교간의 경쟁을 유도하고 학력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학력평가를 일률적으로 실시하여 학교들이 무조건 학력평가의 결과만 잘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갖도록 할 것이 아니고, 이정도 투자에 이정도 여건에서 학생들을 더 열심히 가르쳐야 한다는 사명감을 스스로 느끼도록 교육여건을 개선하는 것이 더 급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경쟁만 시킨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만일 각급학교에서 실시되는 정규고사의 성적을 모든 학생들에게 개인별로 공개하면 그 학생의 학력이 눈부시게 향상될 것으로 보는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무조건의 경쟁에서는 포기하는 학생들이 일정비율 나타나는 것이다. 학력평가에서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여건을 가진 학교는 포기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여건개선을 우선시 해야 하는 이유이다. 좀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여명의 눈동자’가 바다위에서 달려오는 곳 존 르 카레, 애드가 앨런 포우, 애거서 크리스티, 그리고 김성종.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007 spy house의 중요한 멤버라는 것이다. 무슨 말이냐고? 해운대 달맞이 고개에 가면 세계 유일의 추리소설 전문도서관을 하나 만날 수 있다. 고급 빌라가 들어선 동네 가운데쯤에 가면, 전면 통유리에 흰잿빛의 화강석으로 곱게 단장한 5층짜리 건물이 하나 보인다. 이 건물이 여명의 눈동자로 유명한 추리소설가 김성종씨가 사재를 털어서 설립한 ‘추리 문학관’이다. 그리고 이 추리 문학관의 인터넷 주소가 바로 007 spy house인 것이다. ‘김성종 추리문학관’에 가면 위에서 말한 유명 소설가들을 맘껏 만날 수 있다. 그것도 포도빛 바다를 한 눈에 쳐다보면서 말이다. 추리문학관은 당시에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획기적인 문화적 사건이었다. 그것은 시대를 앞서 가는 행위였고, 그래서 고독하고 어려운 일이었다. 달맞이 고개의 아름다움에 반해 부산에 정착하게 된 김성종씨는, 오래전부터 세계 유수의 추리 소설가들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공간을 꿈꾸었다. 그것은 그분의 꿈이었고, 희망이자, 깊은 소망이었다. 마침내 김성종씨는 사재를 털어서라도 그런 공간을 만들기로 결심하였고, 마침내 지난 1992년 3월에 추리문학관을 개관하게 된 것이다. 올해로 개관 17년째를 맞는 추리문학관은 부산의 관광명소를 소개하는 책자나 안내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어김없이 등장한다. 그래서 부산보다는 오히려 타지에서 더 성가를 올리고 있다. 정작 부산 시민들은 추리문학관이 무엇인지, 또 어디에 있는지 조차 잘 모른다. 부산에 사는 사람으로서 참 부끄러움을 느낀다. 지하 1층, 지상 5층으로 이루어진 추리문학관은 추리소설 6천권을 포함해 모두 3만 여권의 장서를 갖추고 있다. 외국의 도서관 전문교수들이 연구 도서관으로써 다녀갈 정도로 국외에서도 특이한 장소로 이름이 널리 알려진 곳이다. 추리문학관 입구로 들어서면, 방문객은 너무나 익숙한 한 추리소설가의 방으로 초대된다. 이름 하여 셜록 홈즈의 방이다. 그 생각지도 못한 환대를 받으며 1층에 들어서면 진한 커피향과 서향이 넘쳐나는 여유와 낭만의 카페가 나타난다. 원탁형과 사각형의 테이블이 살근거리듯이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벽면의 벽돌 틈에는 책들이 소담스럽게 꽂혀 있다. 또한 한쪽에는 일반 문학도서와 신문, 각종 문학잡지들이 비치되어 있다. 이곳에서 소정의 요금을 내면 차를 한 잔 마실 수 있으며, 또한 하루 종일 추리문학관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진다. 1층이 셜록 홈즈의 방이라면 2층은 여명의 눈동자 방이라고 불리워진다. 1층이 다소 아지자기하게 꾸며져 도서관보다는 카페의 분위기가 넘친다면, 2층부터는 본격적인 도서관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그리고 이곳에선 대형 유리창을 통해 청사포의 넓고 푸른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물론 3층이나 4층에 가면 이 조망은 훨씬 좋아진다. 2층에 올라간 방문객들은 문학사나 단편적인 소설을 통해 어렴풋이 알던 세계 추리문학계의 거장들을 생생한 사진으로 만날 수 있다. 거장들은 때론 엄격한 얼굴로, 때론 이웃집 아저씨 같은 푸근한 인상으로 도서관 이곳저곳을 배회하고 있다. 독자들은 푸른 바다를 앞에 놓고 그들과 인생과 철학을 이야기할 수도 있으며, 가슴절절한 사랑의 아픔을 하소연할 수도 있다. 추리문학관에는 가슴을 흥분시키는 아득한 감동이 굽이굽이 서려 있다. 추리문학관을 세운 장본인인 김성종씨는 지난 196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후, 1970년 현대문학 추천 완료로 문단에 데뷔하였다. 1986년 한국추리문학 대상을 수상한 그는 우리나라 추리문학계에 거대한 족적을 남기고 있는 소설가이다. 그의 작품 중에 가장 많이 알려진 작품은 ‘여명의 눈동자’, '최후의 증인' '제5열' 등인데, 특히 ‘최후의 증인’은 최불암 씨가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근래에 이미연과 안성기, 이정재가 출연한 흑수선으로 리메이크되기도 했던 최후의 증인은 당시로선 아주 시대를 앞선 작품이었다. 남과 북의 이데올로기를 인간에 대한 신뢰의 문제와 맞물려 날카롭게 풀어헤친 이 작품은 명작중의 명작이다. 그런데 영화의 완성도나 배우들의 연기력을 봤을 때, ‘흑수선’은 최불암씨가 출연한 원작 영화보다는 좀 못한 감이 있다. 추리 문학관은 단순히 전문도서관으로서의 역할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부산지역 문화예술인들이 수시로 모여 문학과 예술을 논하는 '문화 사랑방'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또한 문화인들이 부산지역의 여러 문제를 놓고 갑론을박하는 일종의 발언대이기도 하다. ‘추리문학의 밤' '금요일의 시인들',’지식강좌' 등은 추리문학관이 수시로 개최하는 문화행사이며, 매년 여름에는 여러 단체와 함께 ‘달맞이 문학축제’를 개최하기도 한다. 그러나 누적되는 적자로 인해 이런 행사들을 순조롭게 진행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기도 하다. 추리 문학관은 부산이, 아니 한국이 세계에 내놓고 자랑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다. 이 독보적이고 귀중한 문화공간을 정부나 지자체가 앞장서서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만 다른 사설 문화도서관이 많이 생겨 부산지역의 척박한 문화적 풍토를 개선할 수 있다고 본다. 청포도빛 바다가 바라보이는 추리문학관에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추리소설의 묘미에 한 번 푹 빠져보자.
초·중등교육 업무를 시·도교육청으로 이양하겠다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방침에 대해 서울시교육청(교육감 공정택)이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 눈길을 끌고 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을 겸하고 있는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은 "지자체나 학교의 자율성 확대는 세계적인 추세"라면서 "대부분의 시·도교육청이 이번 방침에 대해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특히 자율형 사립고와 특수목적고 설립 권한 이관에 대해서도 "당연한 조치이며 우리나라 교육 수준을 크게 높일 수 있는 미래지향적인 방향"이라고 평가했다. 공 교육감은 새 정부의 교육개혁 방안이 사교육비 경감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교육계에서 제기되고 있는지역 격차 심화 우려에 대해서는"각 시·도교육청이 지역 특성을 살린 교육정책을 수립 추진함으로써 이런 문제점을 불식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우리나라는 고령화사회에 직면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7%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이상이면 고령사회, 20%이상이면 초 고령사회로 보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미 2000년에 7%에 도달했고, 2003년에 8.3%에 도달했으며, 2019년에는 14%에 도달하는가 하면, 2026년에는 20%이상 된다는 통계수치를 그냥 흥미롭게 보고 넘길 때가 아니다. 또 인구 대체율을 보더라도 1984년에 2.1명에서 2007년에는 1.17명이라는 사실을 정책당국자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알고 있는가? 이번 제17대 대통령 선거 때 출마한 후보들이 어느 때 보다 많이 난립했지만 가장 중요한 국가의 장래에 관계된 저 출산으로 인한 고령화사회를 대비한 정책공약으로 정년연장을 한 후보는 젊은이들의 표를 의식해서인지 아니면 국가적 위기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건지 아무튼 한심하기 짝이 없다. 그동안 일부 지식층들이 국가의 장래를 걱정하는 의미에서 저출산으로 인한 고령화사회 대비한 여러 가지 정책제안을 했고, 보잘 것 없는 본인도 2007년 6월부터 지금까지 인터넷 뉴스를 비롯해 지면에 몇 차례에 걸쳐 정년연장의 필요성을 발표했지만 어느 누구도 맞장구 치며 그 정당성을 지상에 발표하거나 여론화하려는 분위기를 감지 할 수 없었다. 특히 정년에 묶여있는 모든 근로자와 공무원단체에 노동조합을 포함해서 교원단체들도 정부보다 한발 앞서서 동참하기를 은근히 기대해 보기도 했다. 이러한 고령화사회 위기적 상황을 대처하기 위한 해법으로 정부는 노인인력운영센터를 통해 2007년 말까지 노인들에게 3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주고, 2019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14%를 넘어 고령화 사회에 진입할 것에 대비해 노인 일자리 창출에 올해보다 무려 569.2%나 증가한 174억 원을 투입한다는 막연한 장밋빛 장기계획으로 일관했고, 또 근로자의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주에 대해서 2007년 12월부터 연장기간의 절반 동안 근로자 1인당 매월 30만원씩 지급한다는 정책을 발표한바 있는데 여기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국가예산을 기업에 필요이상 지원할 것이 아니라 법적으로 정년을 연장해 주면 기업이 알아서 근로자들의 임금을 주기 때문이다. 정부정책이 필요에 따라 정년을 시키고 그 사람들을 다시 고용시키는 댓가로 일정금액을 지원해 주는 일은 국가 예산을 이중으로 낭비시키는 결과인데, 참여정부 2개월을 남겨두고 국민의정부 실패작을 다시 답습하려는 마인드가 한심스럽다. 국민의 정부시절 대다수의 국민들과 40만 교육자의 절대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고 경력자 2명 퇴출시키면 젊은 교사들을 3명 채용한다는 개도 옷을 경제논리를 앞서워 독선적으로 밀어 부친 교원정년(2년) 단축으로 교실에는 담임교사조차 없어 명퇴한 교사들을 다시 기간제 교사로 채용하여 국고를 낭비시킨 사례를 잊었는가? 그러므로 이제부터 정부가 할 일은 노인들에게 일자리 창출과 그들의 생계를 지원하는 일시적인 정책을 지양하고, 그들이 지금 속해 있는 직장에서 좀더 일 할 수 있는 정책 즉 정년을 연장하는 정책을 강력히 추진해야 된다고 본다. 천만 다행으로 12월14일 정부와 공무원 노동조합은 현재 6급이하 57세로 되어 있는 공무원의 정년을 늘리기로 합의했고, 이어서 12월18일에는 노무현 대통령도 공무원의 정년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는데, 반드시 급수에 상관없이 모든 공무원이 대상이 되어야 하고, 특히 교원들의 단축된 정년 환원과 정년연장에 대해서는 언급한 사실이 없는데, 이럴 때 교원을 대표하는 교육인적자원부와 교원단체들의 분명한 입장 표명이 없으니 차라리 없는 것 보다 못하다는 생각이 앞선다. 그런데 왜 정년연장이 하필이면 공무원에게만 국한시키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그렇지 않아도 일반 국민들은 철밥통을 고수한다고 하는데 가능하다면 현재 업종별로 55세부터 60세까지 되어 있는 일반 근로자의 정년도 모두 포함하는 정년을 연장하는 제도개혁이 필요하다. 시작이자 마지막인 참여정부의 올바른 정년연장 정책이 결실을 맺게 해 주기 위해서는 정년에 묶여 있는 모든 공무원과 근로자들이 모두 힘을 모아 사회적인 분위기 조성에 힘쓰며, 특히 단축된 교원정년 연장이 어렵다면 환원이라도 할 수 있게 이 기회에 교원단체들은 제 역할을 하기 바란다. 아울러 제17대 대통령에 당선된 이명박 당선자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그리고 초기 국무위원이 될 모든 분들은 지혜를 모아 저출산으로 인한 고령화사회를 대비한 정년연장의 인프라 구축을 위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촉구하며 실천의지를 정년에 묶인 일반근로자들과 공무원 및 교원들은 기대 해 본다.
2009학년도 서울지역 외고 입시에서는 내신 실질반영비율이 40%로 확대되고 토플ㆍ토익ㆍ텝스 등 영어 인증시험이 전형에서 제외된다. 또한 특목고 준비 때문에 학교 면학 분위기가 흐트러진다는 지적에 따라 중학교 3학년 2학기까지 성적을 반영하려던 계획은 일부 비평준화 지역의 여건 때문에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서울시교육청에서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외고입시 변경안을 1월초에 확정 공고할 계획이다. 이번의 입시변경안의 주요내용 중내신실질반영비율을 높인다고 했지만 이미 잘 알려진 것처럼 내신반영이 학생들의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등급별 차이가 비교적 크지 않기 때문이다. 반영비율을 높여도 그 차이를 크게 둘지 알수 없는 상황이다. 특별전형을 약간 축소하기로 하였는데, 특별전형의 의미가 크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문제는 3학년 2학기 내신성적반영을 하지 않기로 한 부분이다. 지난해에는 재학생의 경우 3학년 1학기말 성적까지 내신성적에 반영하였고 재수생의 경우에만 3학년 2학기 까지의 성적을 반영했었다. 이번 발표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고가 되어야 정확히 알 수 있겠지만 3학년 2학기 성적을 반영하지 않는 것은 외고 지원생들에게 3학년 2학기때는 학원에 가서 공부하라고 등을 떠밀고 있다는 생각이다. 3학년 2학기 성적을 반영하지 않기로 한 것은 일부 비평준화 지역의 경우 우수 학교 진학을 준비하면서 동시에 3학년 2학기 성적까지 감안하는 특목고를 대비하기 힘들어 사실상 특목고 지원을 포기하는 문제가 발생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 그 이유라고 한다. 그렇다면 역으로 외고등의 특목고 지원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에게만 특혜를 주는 것이다. 일반계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학생들은 그대로 두고 특목고 진학생들은 3학년 2학기까지 성적을 반영하면 어렵기 때문에 3학년 1학기 까지만 내신성적을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특목고 대비가 학교를 정상적으로 다니면서 준비하기 어렵다는 것을 시교육청에서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학교공부만으로는 어려우니 학원에 다니라고 시교육청에서 등을 떠밀고 있는 것이다. 공교육을 책임져야 할 시교육청에서 이렇게 해도 되는 것인지 의구심이 강하게 생긴다. 이렇게 내신반영시기를 3학년 1학기까지만 해놓고 일선학교에는 계속해서 공문을 내려보낸다. 특목고 지원생들의 출결을 철저히 관리하라는 것이다. 시교육청에서는 특목고 지원생들에게 학원에 가야만 공부가 된다는 암시를 주면서 일선학교에는 출결관리를 철저히 하라는 것은 앞뒤가 안맞는 것이다. 차라리 학교에 특목고 대비를 위한 방과후 교육을 시키라고 하는 것이 어떨까. 실제로 특목고에 진학한 학생들의 학부모 중에는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아무것도 해주지 않았다. 어떻게 학교가 학생들을 가르친다고 할 수 있는가. 학교에서 우리아이를 위해 무엇을 해 주었는가. 그러면서 학교에 결석하지 말라고 하는데, 학교가 이해가 안간다'는 이야기를 한다고 한다. 3학년 2학기 까지의 성적을 반영하지 않아서,비단 면학분위기만 흐트러지는 것이 아니다. 특목고 지원생들이 학교에 잘 안나오기도 하고, 나온다고 해도 지각을 밥먹듯이 하고 있다. 그들에게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학교보다 학원이 우선이기 때문에 학교에 나올 필요가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한다. 학부모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일부 비평준화 지역의 학생들을 위해 3학년 2학기 성적반영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일선학교의 사정을 전혀 모르고 하는 이야기이다. 생각보다 특목고 지원생들 때문에 학교는 훨씬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때문에 서울시내 전체 중학교가 어려움을 겪어도 된다는 것이 시교육청의 생각인지 알고 싶다.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서도 3학년 2학기 까지의 성적반영은 필수이다. 그러지 않아도 학부모들이 공교육을 불신하고 있는 정도가 높아지고 있는데, 공교육을 활성화 시킬 책임을 지고 있는 시교육청에서 이렇게 무책임한 방안을 세우는 것에 공감할 수 없다. 아직 공고하는데 까지는 시간여유가 있다. 외국어고 등의 특목고에 훌륭한 인재들이 진학해야 하는 것에 공감은 하지만 중학교 교육의 정상화를 무너뜨리면서 까지 특목고의 손을 들어주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중학교 교육의 정상화가 있어야 특목고도 살 수 있는 것이다. 시교육청의 신중한 재검토를 촉구한다.
2일 오후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대한 교육부 업무보고가 삼청동 경남대 극동문제 연구소에서 열렸다. 이날 업무보고는 효율적 진행을 위해 장.차관 대신 김경희 정책홍보실장. 심은석 교육과정정책관 등 실무자들 위주로 참석했다. 정부부처중 교육부로부터 처음 업무보고를 받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2일 오후 5시경 서울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에서 이동관 인수위 대변인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 대변인은 "교육부의 학생선발과 학사운영 기능이 폐지되고 대학입시 관련 업무가 대학협의체로 이양된다", "초.중등 교육분야에서 자율학교 설립과 특수목적고 지정은 시.도 교육청으로 넘어갈 전망이다"고 밝히고 있다..
2일 오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대한 교육부 업무보고가 시작된 삼청동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2층 국제회의실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48개 정부부처 중 첫 업무보고인데다 인수위가 사전에 7개 보고항목을 따로 만들어 각 부처에 보낼 만큼 깐깐한 업무보고가 될 것임을 천명해온 터였기 때문이다. 특히 10년만의 정권교체가 이뤄짐에 따라 정책의 일대 변화가 예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시절부터 교육개혁을 주요공약으로 내세우는 등 교육부가 개혁의 타깃으로 분류돼 왔다는 점에서 긴장의 정도는 더한 듯했다. 인수위 안팎에서는 앞으로 줄줄이 이어질 정부 업무보고를 앞두고 확실한 군기잡기 차원에서 `시범케이스'로 교육부를 첫 타깃으로 삼은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왔다. 이날 업무보고에는 효율적 진행을 위해 장.차관 대신 핵심 실.국장 위주로 참석해달라는 인수위측 주문에 따라 김경희 정책홍보관리실장, 심은석 교육과정정책관 등 실무자들이 참석했다. 인수위에서는 사회문화여성분과 이주호 김대식 이봉화 위원이 모두 참석했고, 기획조정분과 박형준, 법무행정분과 이달곤 위원까지 나와 첫 업무보고에 쏠린 높은 관심도를 반영했다. 교육부 관계자들은 보고가 시작되기 전부터 일찌감치 회의장에 나와 업무보고 과정에서 만전을 기하기 위해 서류를 챙기며 준비에 열중하는 모습이었다. 인수위원들이 하나둘 도착할 때마다 책상 위에 보고문건이 놓였고, 인수위원들도 굳은 표정으로 말없이 문건을 넘겨보면서 첫 보고에 임하는 자세를 가다듬었다. 당초 이경숙 위원장이 나와 첫 업무보고의 의미를 설명하고 업무보고에 임하는 태도를 다잡으려 했으나 같은 시각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민간경제연구원 토론회와 시간이 겹쳐 정시에 모습을 나타내지 못했다. 분과위 간사인 이주호 의원은 이 위원장의 참석이 늦어지자 교육부와 인수위 양측 인사를 한명씩 소개하면서 박수를 유도했지만 경직된 분위기는 쉽게 풀리지 않았다. 이주호 의원은 "중앙정부 중 처음으로 교육부 업무보고를 받게 됐다"며 "교육이 국가의 미래인 만큼 교육부 업무보고의 중요성이 막중하고 그런 차원에서 처음 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의원은 "처음이기 때문에 다른 정부 업무보고의 모델이 된다는 점에서 주목을 많이 하는 것 같다"며 "모범적인 업무보고가 됐으면 좋겠다"고 짧은 모두발언을 한 뒤 회의를 비공개로 돌렸다. 인수위는 회의자료가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철저히 차단하기 위해 보안에도 상당히 신경을 쏟는 표정이었다. 사전에 회의자료를 책상 위에 올려놓던 통상 회의와 달리 위원들이 착석한 이후에야 자료가 배포됐다. 또 문건 위에 숫자를 표시해둬 자료가 없어질 경우 유출자 색출이 용이토록 했고, 그나마 배포된 자료도 보고가 끝난 후 회수하는 등 확실한 기밀단속에 나서려는 의지를 감추지 않았다.
새 정부에 바란다. 왠지 낯설다. 새 대통령 당선자에게 바란다. 이게 더 어울린다.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그동안 대통령의 의중대로 밀어붙이거나 오락가락 하는 정책을 많이 봐왔다. 대통령이라는 권력이 얼마나 대단하면 당선자 주변을 기웃거리는 사람들이 많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먹고살기 힘들다, 일자리가 없다’는 게 국민들의 고충이다. 도덕적으로 흠집 하나 없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 흠집은 눈감아 줄 테니 ‘어떻게든 경제를 살려 달라’는 국민들의 바람이 표심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대통령 당선자가 다른 것은 제쳐두고 경제에 올인 할 확률이 높다. 경제만큼이나 중요한 게 나라의 미래를 결정하는 교육이다. 백년지대계인 교육을 경제와 하나의 선상에 놓고 보면 어울리지도 않는다. 교육은 과정이 중요해 눈에 보이는 결과를 잣대로 평가하거나 경제적인 가치를 환산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교육은 경제적인 논리로 풀어갈 수 없다. 2007년 한 해를 정리하며 교수신문이 선정한 사자성어가 ‘자신을 속이고 남을 속인다’는 자기기인(自欺欺人)이다. 분수를 모르는 탐욕과 도덕 불감증을 비꼰 말이다. 자승자박이라고 대통령 주변의 정치인들이 제 새끼줄로 제 목을 매며 정부의 정책을 불신하게 했고 거짓과 위선으로 포장한 지식인들이 사람들을 혼란 속으로 몰아넣었다. 갈 길은 먼데 난제가 가득해 길이 보이지 않는 형국인 산중수복(山重水複)도 후보로 뽑혔다. 현재 교육계가 처한 상황과 닮아 가슴에 와 닿는 말이다. 무너진 공교육을 바로 세우고 추락한 교권을 추스르는 일이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상대후보와 경쟁을 해야 하기에 선거과정에 내건 공약은 그럴듯하게 포장할 수밖에 없다. 공약(空約)으로 만들지 않으려면 대통령이 되기 전 백지상태에서 선거기간에 내건 공약(公約)들을 냉철히 분석해야 한다. 상대 후보의 공약도 검증해 좋은 것은 받아들여야 한다. 교육정책은 학생, 학부모, 교직원이 삼위일체가 되어야 효과가 나타난다. 몇몇 입안자들의 말만 믿고 무작정 밀어붙이는 정책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 권력이나 여론을 앞세우는 정책도 혼란만 가중시킨다. 이것저것 일을 벌려놓기보다는 하나라도 제대로 해야 한다. 교육발전에 디딤돌이 될 수 있는 정책을 찾아내고 분석해당사자들이 가슴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일도 중요하다. 작심삼일이 되는 게 문제지만 해마다 새해 아침을 맞으면 각오를 새롭게 한다. 국가의 정책을 책임져야 하니 대통령 당선자의 각오는 남다를 것이다. 압도적으로 지지를 했으니 대통령 당선자에게 바라는 국민들의 기대나 바람도 클 수밖에 없다. 어떤 일이든 ‘처음처럼’하면 된다. 처음 마음먹은 대로 하면 크게 잘못될 것도 없다. 그런데 떠받드는 사람들 때문에 생각이 바뀌고 그 틈새로 오만과 독선, 아집과 편견이 자리 잡는 게 문제다. 훗날 권력의 무상함을 느낄 때가 되어서야 잘못을 통감하고 후회하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세월은 흘러가는 물과 같다. 대통령 당선자도 5년 후에는 누구에겐가 자리를 물려줘야 한다.국민들로부터 잘잘못을 냉정하게 평가받아야 하는 것도 당연하다. 자리를 떠나는 날 손가락질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철저히 준비를 해야 한다. 공교육이 제자리를 찾게 하고 박수 받으며 떠나는 대통령을 보고 싶은 바람이 이뤄지길 고대한다.
12월 말이 되면서 일선학교의 대부분이 방학에 들어가고 있다. 방학에 들어가기전 교사들은 마무리 작업과 새학기 준비작업으로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게 된다. 그래도 방학이 시작되면 학교가 차분해지고 새학기 준비를 위한 다양한 연구를 하게 된다. 어쩌면 이런 과정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가 창출되어 새학기에는 더욱더 발전되고 창의적인 학교교육활동이 이어지는 것일 수 도 있다. 그러나 올해의 겨울방항은 다른 때보다 어수선한 가운데 시작되었다. 이미 학생지도가 통제불능이 되어가고 있는 상태이고,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하여 중학생들까지도 교사를 폭행하고 두발단속에 반기를 들어 수업을 거부하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 이제는 심각하게 '인권'과 '학생지도'라는 두 가지중 하나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인권과 학생지도 모두가 중요한 만큼 모두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면 그것이 가장 좋은 방안이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데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새학기가 되면 어떤 상황으로 발전해갈지 염려스럽다. 방학을 맞이하고 있지만 결코 편하지 않은 이유이다. 외고의 입시문제유출, 수능등급제의 문제점 제기, 수능 복수정답인정 등이 연말이 다가오면서 터져나온 교육계의 문제들이다. 이런 문제가 터질때마다 재발방지라는 대책없는 대책을 내놓지만 일시적인 효과일뿐 제2, 제3의 문제가 터질 개연성은 충분히 잠재하고 있다. 특히 수능등급제 도입으로 일선고등학교에서는 진학지도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지금이 한창 대학입시철인데, 방학에 들어가고 있지만 역시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새정부의 탄생에 앞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활동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이명박 당선자가 교원의 방학중 급여를 지급하지 않고, 경쟁체제를 도입하여 전면 계약직으로 할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교원들의 불안감은 더해만 가고 있다. 물론 정확한 근거제시는 되지 않고 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마음이 편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더우기 인수위원회에서 교육분야 간사를 이주호의원이 맡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불안감은 더해가고 있다. 그동안 이주호의원이 내놓은 각종 교육정책들이 현실과 상당한 차이가 있는 내용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미 언론에 보도되었지만 교육부를 해체 수준으로 개편한다고 한다. 지방교육자치를 위해서는 어느정도 개편방향이 맞는 것이 사실이지만 한꺼번에 많은 것을 각 시,도교육청으로 권한을 넘기게 되면 국가차원의 교육은 이루어지기 어렵게 된다. 또한 권한이양을 교육부의 해체수준까지 몰고 가는 것은 우리나라의 최대 교육행정기관이 교육부임을 감안한다면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교육부에서 해야 할 일과 각 시,도교육청에서 해야할 일의 구분을 명확히 한 후에 이루어져야 할 문제들이다. 교육부의 직제개편을 정부의 작은정부실현에 묶어서 대폭 축소하는 것은 옳지 않다. 또한 아무런 사전연구없이 일방적으로 이루어지는 것도 옳지 않은 방향이다. 이런전런 여러가지 이유로 일선학교는 방학에 들어가고는 있지만 그 어느해보다 어수선하다. 특히 교원의 신분을 위협할 수 있는 소문까기 합세하면서 더욱더 어수선한 상태이다. 현실적인 대안없이 이루어지는 교육정책의 개선방향은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 교사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킨 후에 개혁을 하거나 그래도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 아무런 여건조성없이 행동의 제약만 증폭시키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현명하고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의 추진을 기대해 본다.
갈매기의 꿈(Jonathan Livingstone Seagull) 1970년대 중후반, 서울 거리 곳곳에는 책을 파는 노점상들이 적지 않게 있었다. 노점상? 이렇게 말하면 제법 좌판을 갖추고 리어카라도 미는 형편의 책판매상으로 오해할 수도 있으리라. 그러니 급히 정정한다. 널따란 비닐이나 신문지 조각들을 대강 펼쳐서 그 위에 책을 얹어놓고 파는, 그저 꾀죄죄한 행색의 보따리 책장수였다고…. 하지만 필자는 거기서 종종 근사한 세계명작들을 만나곤 했다. 톨스토이의 부활과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 입센의 인형의 집, 헷세의 데미안, 여기에 모파상의 목걸이, 오 헨리의 마지막 잎새, 솔제니친의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까지, 세계 명작들이 카바이드 불빛에 일렁거리던 길바닥은 보통 사람들의 어엿한 서점이요, 도서관이었다. 조악한 종이에 엉터리 활자들로 어지러운 싸구려 책들이었지만 그들은 늘 이름만으로도 가슴을 뛰게 만들던 세계 명작들이었고, 바로 거기서 필자는 리처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을 발견했다. 조나단 리빙스톤 시걸의 비상(飛上) 갈매기의 꿈의 원제는 조나단 리빙스톤 시걸(Jonathan Livingston Seagull). 번역 제목이 원래 제목보다 더 좋은 경우다. 어느 특별한 갈매기의 이름을 ‘내세우는 단순함’보다는 ‘꿈’이라는 작품 주제를 ‘드러내는 함축성’이 더 근사하게 다가오니까. 맨 처음 우리말로 옮긴이의 작품 해석이 돋보인다. 저자는 리처드 바크(Richard Bach, 이 경우는 바흐라 부르지 않고 바크라 하는지 궁금하다). 당시 마흔 정도에 불과한 나이에 갈매기의 꿈을 썼다니 놀랍다. 더구나 무려 열여덟 군데의 출판사에서 출간을 거절당한 작품이 1970년에 나온 지 불과 몇 년 만에 한국의 길바닥 세계 명작 Top 10에 끼어들다니! 당시에는 세계화의 물결도 없었는데 조나단 리빙스톤 시걸은 어떻게 날아 왔으며, 어떻게 갈매기의 꿈으로 금세 우리나라에 자리 잡을 수 있었을까? 갈매기의 꿈은 ‘조나단 리빙스톤 시걸’이라는 갈매기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진정한 삶의 의미와 세상 현실에 대해 깊이 파고든 명저이다. 간명하게 시작하면서도 심오하게 마무리되며 삶과 죽음, 인생의 의미와 가치, 개인과 공동체, 인습과 혁신 등의 주제를 찾아낼 수 있는 작품이다. 중간 중간에 갈매기의 다양한 사진들을 넣어 대단히 사실적이면서도 상징적으로 다가오는 얇은 책인 것이다. 갈매기의 꿈은 갈매기를 의인화한 알레고리의 세계가 기본 배경이다. 바로 여기서 주인공은 그 자신, 기존의 인습에 적응하며 생존하는 갈매기들, 나아가 현실의 한계를 극복한 갈매기들을 만나면서 본격적으로 삶의 의미를 깨달아가는 과정을 그려낸다. 인간 세상의 구체적인 쟁점이나 현안들을 직접 다루지는 않지만, 가장 근본적인 갈등의 단짝들인 안주와 변혁, 개인과 사회, 현실과 초월 등의 주제를 잘 보여주는 것이다.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 리처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을 대표하는 문장은 단 하나다.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 이는 햄릿의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노인과 바다의 “죽을 수는 있어도 패배할 수는 없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 러브 스토리의 “사랑은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는 거야”에 맞먹는 정도다. 이렇게 작품 전체를 관통하여 독자들의 머릿속에 남는 궁극의 문장, 이런 문장을 남길 수 있다면…. 모든 작가들이 작품을 내놓을 때 늘 품는 소망이 틀림없다. 물론 여기서 ‘새’는 불가(佛家)의 오랜 화두인 “병 속의 새를 어떻게 꺼내지?”나 데미안의 빛나는 대목, 즉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새의 세계이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다”와 다르다. 물론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 식의 어쭙잖은 ‘신자유주의에 중독된 새’와도 분명 격이 다르다. 해변으로부터 1킬로미터쯤 떨어진 곳에서 고기잡이 배 한 척이 먹이를 가득 던져 주며 물고기들을 유인하고 있었다. 아침먹이를 찾고 있던 갈매기 떼에게도 그 소식이 바로 전해졌고, 그러자 수천 마리의 갈매기들이 몸을 던져 한 조각의 먹이를 얻기 위해 싸움을 벌였다. 그렇게 또 하루의 분주한 날이 시작되고 있었다.(9쪽) 갈매기의 꿈의 첫머리는 늘 일용한 양식을 위하여 생존 다툼을 반복하는 지루한 현실에서 시작한다. 스스로 먹이를 찾아내지 못하고 그저 외부의 손길에 기생하여 근근하게 연명하는 불확실한 세계. 그렇다고 ‘지금 여기’에 충실하면 근사하게 살 수 있나? 그것도 아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현실과 세계는 요즘 식의 표현대로라면 ‘블루 오션’이 아니라 ‘레드 오션’(red ocean), 즉 무한 경쟁이 벌어지지만 결코 모든 구성원들이 만족할 수 없는 차원의 한계 상황 그 자체다. 하지만 갈매기 조나단은 자신들의 또래 집단과 전혀 다르다. 다르기에 그는 손가락질 받지만, 동시에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의 존재다. 그는 ‘저 너머’의 세상에서 ‘혼자서 나는 연습’을 끊임없이 시도한다. 존재의 진정한 독립을 원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곳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채, 고기잡이배와 해변 저 너머에서, 조나단 리빙스턴 시걸은 혼자서 나는 연습을 하고 있었다. 30미터 상공에서 물갈퀴 달린 두 발을 구부려 몸에 바짝 붙이고, 부리를 쳐든 채, 두 날개를 가지고 고통스럽고 힘든 선회를 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그 선회는 곧 속도를 줄여 천천히 나는 것을 의미했다. 그리하여 이제 그는 바람이 그의 얼굴에서 속삭이며 불어올 때까지, 바다가 그의 아래에서 고요히 누워 있을 때까지 천천히 날았다. 그는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느라 두 눈을 가늘게 뜨고 호흡을 멈추고 한 번, 또 한 번, 조금이라도 더 선회하려고 애를 썼다.(9쪽) 갈매기의 꿈의 첫대목은 이렇듯 갈매기 조나단이 다른 갈매기들과 달리 자신만의 존재 이유를 찾고자 열심히 비행하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그에게 비행이란 삶의 존재 이유다. 이는 대부분의 갈매기들과는 확연히 다른 삶의 자세이다. 대부분의 갈매기들은 비상의 가장 단순한 사실, 곧 먹이를 찾아 해변으로부터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는 방법 이상의 것을 배우는 것에는 신경 쓰지 않았다. 대부분의 갈매기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나는 것이 아니라 먹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갈매기에게는 먹는 것이 아니라 나는 것이 더 중요했다. 그 무엇보다도 조나단 리빙스턴 시걸은 나는 것을 사랑했다.(10쪽) 갈매기의 꿈은 현실의 완벽한 알레고리다. 존재와 현실의 허무와 무의미를 극복하며 진정한 자신의 본질을 찾고자 노력하는 주인공의 노력이 돋보이는 수작이다. 알레고리를 읽으며 세상을 떠올릴 수 있도록 저자는 의인화를 기본 전략으로 삼는다. 갈매기 조나단이 스스로의 존재 이유를 자기 극복과 해방, 실현에 두면서 남들과 다른 비행(飛行)에 몰두하는 대목은 갈매기 이야기가 아니라 결국 인간 이야기임을 누구라도 쉽게 짐작할 수 있도록 말이다. 포기의 순간 내면의 소리를 듣다 그 결과 이 책의 초반부는 끊임없이 기존의 갈매기 집단과 이제 막 비행에 몰두하기 시작하는 갈매기 조나단 사이의 갈등을 보여준다. 이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그러나’라는 부사가 자주 끼어든다. 이는 집단의 안주에 저항하는 개인의 노력을 보여주는 대목에서 특히 잘 드러난다. 실제로 작품 후반부로 갈수록 ‘그러나’와 같은 역접의 부사는 잘 나오지 않는다. 이미 어휘 차원이 아니라 존재, 즉 갈매기 조나단 차원으로 변모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신에 단락 전체가 갈매기 조나단의 생각과 행동을 보여주는 식으로 비중이 현격하게 강화된다는 말이다. 하지만 갈매기 조나단의 노력은 여느 갈매기들에게서 동의와 호응을 받지 못한다. 심지어 부모에게서조차 공감과 지원을 받지 못한다. 조나단의 아버지가 하는 말은 요즘의 평범한 부모들과 다를 바 없다. 그의 아버지가 타이르듯 말했다. “겨울이 멀지 않았다. 고기잡이하는 배들도 거의 없어질 것이고, 수면에서 놀던 물고기들도 깊은 데서 헤엄칠 것이다. 만일 네가 꼭 배우고자 한다면, 먼저 먹이를 구하는 법부터 배우거라. 물론 네가 원하는 비행 기술도 다 좋지만, 나는 것만으론 먹고 살 수가 없다는 걸 너도 알 것이다. 네가 나는 이유는 어디까지나 먹기 위해서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11~12쪽) 조나단은 부모와 기성의 요구에 순응하고자 나름대로 애쓴다. 그 역시 자신의 현실과 미래에 대해 확고한 신념을 가질 수 없는 존재로 운명이나 신 앞에서 한없이 무력해지는 보통 사람들을 뜻한다. ‘어쩔 도리가 없다. 난 한 마리의 갈매기일 뿐이다. 난 나의 본성에 의해 한계를 지니고 있다.’ 이렇게 고민하는 모습은 평범한 갈매기, 아니 보통 사람의 인간적인 몸부림을 잘 보여준다. 조나단은 반항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정말로 그 후 며칠 동안 다른 갈매기들처럼 행동하려고 노력했다. 갈매기 떼와 더불어 선창가와 고기잡이 배 주위에서 꽥꽥거리고 다투면서 물고기와 빵조각들 위로 재빨리 몸을 날렸다. 그는 진정으로 마음을 다해 그렇게 하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그는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이건 정말 무의미한 짓이야.’ 그렇게 생각하면서 그는 힘들게 획득한 멸치를 자기를 추격하는 굶주린 늙은 갈매기에게 일부러 떨어뜨려 주었다. “이런 시간을 모두 나는 연습을 하는 데 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배울 것이 너무도 많은데!”(12쪽) 다행히 갈매기 조나단은 마지막 안주의 순간에 자신의 내면 깊숙이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듣게 된다. 자신의 본능과 욕망에 안주하는 대신에 스스로의 한계를 벗고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 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는 끊임없이 다양하게 시도를 거듭하고, 다시 그 이상으로 거듭거듭 태어나며 성장한다. 우리 교사들이 아이들에게 이러한 경험을 줄 수 있다면 아이들은 스스로 거듭 나는 모습들로 우리에게 보답할 것이다. ‘아이들 스스로 한계를 극복하고 스스로 거듭 나게 돕기’는 모든 교사들이 늘 마음에 두어야 할 소명이 아닐까. “이제 삶에는 얼마나 많은 의미가 있게 되었는가! 하찮은 먹이를 얻기 위해 끝없이 고기잡이배와 해변 사이를 단조롭게 오가는 대신, 삶의 이유를 갖게 된 것이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 무지에서 벗어날 수가 있다. 우리 자신이 탁월하고 지성적이며 뛰어난 재능을 지닌 존재임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는 자유로워질 수가 있다! 나는 법을 배울 수가 있다!”(32쪽) 마침내 갈매기 조나단은 스스로의 벽을 깬다. 하지만 조나단은 여기서 만족하는 대신에 다른 갈매기들에게 자신이 발견하고 깨달은 것들을 나눠주고자 한다. 배우고 발견하고 자유로워지는 것! 갈매기 조나단이 우리에게 삶의 의미를 전해 주려 애쓰는 덕목들이다. 늘 그렇듯이, 기성의 집단은 그러한 조나단에게 격리와 추방을 싸늘하게 선사한다. 그의 노력과 성과는 모든 갈매기들의 따뜻한 안주를 방해하는 위험한 도전으로 취급 받는다. 새로운 시도를 통한 노력의 빛나는 성취를 이해하지 못하는 기성 사회, 주변 사람들의 세태를 잘 보여준다. 이제 조나단은 ‘육체뿐만 아니라 똑같은 내적 통제력을 갖고서’, 짙은 바다 안개 너머의 ‘눈부시게 맑은 하늘로’, ‘해안에서 멀리 들어간 내륙까지 날아갈 줄도 알게 되었으며, 그곳에서 맛있는 곤충들을 잡아먹는 법도 터득했다.’ 그는 나는 법을 배웠고, 그것을 위해 자신이 치러야 했던 대가를 조금도 후회하지 않았다. 조나단 시걸은 지루함과 두려움과 분노가 갈매기의 삶을 그토록 짧게 만드는 원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하여 그것들을 자신의 생각에서 사라지게 함으로써 참으로 길고 훌륭한 삶을 살았다.(44쪽) 현실의 한계와 초월의 방법 모색 조나단의 성취는 완벽하다. 하지만 또한 조나단의 성취는 결코 완벽하지 않다.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물론 가장 완벽한 삶을 누리고 있지만, 처음부터 조나단이 바라던 바는 아니었다는 점이 문제다. 그는 갈매기 전체를 위해 소망했을 뿐 자신만을 위해서 노력한 것은 아니었다. 어느 날 조나단을 찾아온 두 마리의 갈매기들은 조나단과 함께 완벽하게 비행함으로써 그들이 조나단과 같은 형제들임을 보여준다. 그리고 힘 있고 부드럽게 말한다. “우리는 너를 더 높은 곳으로 데려가려고 왔어. 너를 집으로 데려가려고.” 바로 이 순간부터 갈매기의 꿈은 새로운 차원으로 접어든다. 그전까지의 작품 공간이 단지 알레고리를 배경으로 인간 사회를 그려내었다면 이제 작가는 알레고리의 한계를 극복하려고 시도하는 것이다. 알다시피 알레고리는 현실을 대단히 그럴듯하게 그려낸다. 이솝 우화를 읽으면서 인간 세상의 요지경과 인물 군상들을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것은 바로 알레고리의 힘이다. ‘신포도’를 놓고 중얼거리는 여우를 그리면서 곧바로 얄팍한 욕망에 사로잡히고 다시 어쩔 수 없이 버리는 인간을 근사하게 제시하는 것이다. 이렇듯 알레고리는 현실을 간단하면서도 인상적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알레고리의 한계 또한 바로 여기에 있다. 알레고리로 그려진 세계가 아무리 근사해도 구체적인 현실 그 자체와는 본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즉, ‘여우와 신포도’는 실제가 아니라 만들어진 실재, 가상의 인물에 불과하다. 따라서 현실에 실존할 수 있지만 실제로 실존하지는 못한다. 다시 말해, 훌륭한 알레고리는 현실을 매우 그럴듯하게 보여주지만 현실 그 자체는 아니라는 것이다. 갈매기 조나단의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그럴듯해도 그것은 작가의 상상력이 피워 올린 허구의 꽃에 불과하다. 따라서 모든 알레고리는 현실을 적극 지향하지만 동시에 현실 그 자체가 아니라는 근본적인 한계를 지닌다. 작가 리처드 바크는 이러한 알레고리의 한계를 풀어내고자 애쓴다. 작품의 현실이 기존의 인간 세상과 근본적으로 일치할 수 없는 한계를 관념과 영혼의 초월적 차원으로 바꿔 해결하려는 것이다. 이는 작품 속에서 ‘천국’과 ‘관념’, ‘영혼’ 등의 어휘로 나타난다. 현실의 구속을 풀어내고자 종교를 꿈꾸는 사람들처럼 작가 역시 알레고리에 갇힌 갈매기 조나단에게 천국과 관념, 영혼의 세계를 부여하는 것이다. 조나단에게서 발견한 교사의 모습 이는 종교적 시도와 같은 맥락으로서 찬반의 격렬한 논쟁을 낳을 수 있는 지점이다. 갈매기의 꿈이 발표되자 성직자들이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오만의 죄로 가득한 작품’이다”라고 비난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성서가 아닌 다른 작품이 천국과 종교를 추구하면 이단인가 보다. 독자들이 이 작품에 뜨겁게 반응한 것은 작가와 같은 종교적 구원의 시도였는데…. 지상의 행복과 달리 천상의 행복은 비할 나위 없는 ‘너머’의 차원이다. 천국의 삶은 어떠한가? 갈매기 조나단의 삶은 어떠한가? 천국은 과연 천국인가? 이곳의 갈매기들은 그가 생각하는 것과 같은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들 각자에게 삶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가장 사랑하는 일을 추구하는 것이고, 그 일에 있어서 완전한 경지에 이르는 것이었다.(51~52쪽) “그럼 이곳 다음엔 무엇이 기다리나요?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나요? 천국과 같은 장소는 어디에도 없는 것인가요?” “그렇다. 조나단. 그런 곳은 존재하지 않는다. 천국은 하나의 장소가 아니다. 그것은 시간도 아니지. 천국은 완전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관념과 영혼, 초월의 사고는 갈매기 조나단이 추구해온 속도의 세계 역시 관념과 영혼, 초월의 세계에 녹아들어야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맺게 한다. ‘속도’를 통하여 시작한 현실 극복의 노력 또한 현실에 대한 집착 차원을 벗어날 수 없으며, 완벽한 극복은 현실의 세계에서 완전히 벗어날 때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렇듯 관념과 영혼, 초월의 힘은 현실의 문제와 한계 속에서 언제나 영원하다. 그런데 갈매기 조나단에서 바로 우리 교사들의 모습을 발견한다면 지나칠까?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이 문득 떠오르는 것은 단지 우연일까. 갈매기의 꿈은 바로 인간의 꿈, 바로 우리 교사의 꿈이 아닐까. “만일 그곳으로 돌아가면, 혹시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노력하는 갈매기가 하나라도 있지 않을까? 고기잡이배로부터 빵부스러기를 얻으려고 날아다니는 것 이상의, 나는 것의 진정한 의미를 알기 위해 고독하게 싸우고 있는 갈매기가 있지 않을까? 어쩌면 그곳엔 갈매기 무리의 면전에서 자신의 진실을 말했기 때문에 추방당한 갈매기가 있을지도 모른다. 자비에 대해 더 많이 배워나갈수록, 그리고 사랑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 더 많은 수업을 받을수록 조나단은 더욱더 지상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다. 왜냐하면 그의 고독했던 과거에도 불구하고 조나단 시걸은 교사가 되기 위해 태어났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사랑을 실천하는 그 자신의 방법은 자신이 깨달은 진리의 어떤 것을 스스로 진리를 깨달을 기회를 얻고자 원하는 다른 갈매기에게 주는 것이었다.”(63쪽)
학생들의 인성교육이 날로 중요해지고 있는 이때 남다른 인성 교육법으로 주목받는 학교가 있다. 전교생이 76명인 작은 학교, 인천 영화초가 바로 그곳. 이 학교에 지난 9월 부임한 오인숙 교장(55)의 독특한 교육법이 화제가 되고 있다. 학부모의 감성은 아이들과 직결 오 교장의 차별화된 교육법은 ‘학부모의 감성 끌어안기’. 다양한 방법으로 아이들의 가정을 다독이고 자극하는 것이다. 그는 “가정교육이 중요한데도 요즘은 잘 안 되고 있어요. 하지만 사회·문화적인 여건들을 살펴보면 가정만을 탓할 수 없는 문제지요. 영화초에서 부모와의 교감이나 부모 교육에 공을 들이는 것은 아이들의 정서와 학습 능력에 부모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에요”라고 말했다. 오 교장은 ‘사랑 가득한 영화가족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학부모들이 자녀들에게 관심을 쏟을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자극하고 있다. 화목한 가정을 위해 ‘엄마, 아빠와 뽀뽀하기’, ‘부모님과 산책하기’, ‘가족과 함께 책 읽기’ 등의 숙제가 적힌 ‘사랑의 달력’을 만들었고, 가정에서 소외되기 쉬운 아빠들을 위해서는 아이들이 거꾸로 아빠를 칭찬하는 ‘거꾸로 감사편지 쓰기’도 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학부모들의 호응이 높은 것은 ‘엄마의 공책’이다. 이 공책은 오 교장이 교사시절의 경험을 떠올려 적용한 것. 매주 금요일 담임교사가 감동적인 짧은 글을 공책에 붙여 각 가정으로 보내면, 학부모들이 읽은 후의 느낌이나 하고 싶은 이야기, 그림 등으로 자유롭게 공책을 채워 학교에 돌려보내는 것이다. 학교에 대한 신뢰 다져주는 엄마의 공책 처음에는 교사도 학부모도 일기를 주고받는 것을 부담스러워했지만 이제는 “일기를 주고받는 날이 되면 설렌다”고 할 정도로 정착됐다. 오 교장은 “요즘 ‘살기 힘들다’고 하는데 부모의 마음이 가난해지면 아이들을 위해 좋은 환경을 줄 수 없어요. 그래서 엄마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죠. 학교와 감성적인 교감이 이루어지면 아이들도 자극을 받고 학부모들이 학교를 믿고 신뢰하게 됩니다”라고 했다. 학생들의 반응도 좋았다. 부모와의 관계가 돈독해지고 엄마와 선생님 사이의 전달자가 된다는 것에 아이들은 기뻐한다. 한미란 교사는 “귀찮은 숙제가 하나 생겼다고 생각했는데 학부모님들의 반응이 너무 좋았어요. 짧은 글귀에 힘을 얻었다는 글도 있었고, 집안의 소소한 이야기, 일상에 대한 이야기, 그림까지 정성스럽게 그려 보내주시기도 해서 뜻밖이었죠. 기대하지 않았는데 사연을 접하고 보니 아이들을 더 잘 이해하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오 교장은 한발 더 나아가 ‘내 자녀 바로 알기’, ‘자녀와의 상담기법’ 등 부모 자질 함양을 위한 다양한 강좌도 열고 있다. “아이들의 인성을 좌우하는 곳은 가정입니다. 좋은 가정을 이루고 훌륭한 자녀를 기르기 위해서는 특히 부모에게도 교육이 필요합니다.” 인성교육에도 과학적인 방법 필요해 영화초에서는 전교생이 성격검사인 에니어그램(enneagram), 적성검사인 다중지능이론 검사, 선호도 검사인 NLP 선호검사 등 총 5개 이상의 심리검사를 받고, 교사는 그 결과에 따라 ‘맞춤형 개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전인교육을 외치는 학교교육에서 가장 근본이라 할 수 있는 심리 문제나 상처를 다루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인성교육이 어려운 이유 가운데 하나는 과학적인 인성 검증이나 성격 맞춤 프로그램이 없기 때문인데, 다양한 심리검사를 활용한다면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수 있어요.” 남달리 특성화된 인성교육을 강조한 오 교장은 심리학, 교육학 관련 저서와 감성 교재를 40권 넘게 집필한 교육심리 전문가. 서울 우촌초에서 25년간 교사 생활을 하다가 교장까지 지내고 영화초에 부임했다. 영화초에 부임할 당시 서울의 큰 학교에서 교장직을 제의받았지만 작지만 유서 깊은 학교를 살리고 싶어 영화초를 선택했다. 영화초는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사학으로 하상훈, 이길용, 김활란 씨 등 역사적인 인물을 배출한 학교다. 앞으로 오 교장의 목표는 학부모 심리상담센터를 만드는 것. “아이들의 교육이 잘되려면 ‘행복한 가정’이 바탕이 되어야 해요. 부모의 감성이나 내적 경험이 아이들에게 그대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죠. 부모들이 다양한 심리검사를 받고 아이와 함께 상담도 받을 수 있는 곳을 마련하고 싶습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학계와 연예계 등 사회전반에 만연해있는 학력위조 문제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바 있다. 학력위조는 당사자들이 학력위조를 자신의 신분 상승에 이용함으로써 정직하게 학위를 취득한 사람들의 공정한 경쟁 기회를 빼앗는 것으로, 이 같은 행위는 도덕적으로 옳지 못한 일이라는 것이 사회적 비난의 핵심이었다. 이처럼 학력위조와 이로 인해 파생되는 사회문제는 중국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사실 중국에서는 가짜가 진짜보다 더 낫다고 할 정도로 진짜 같은 가짜가 판치고 있다. 무수한 외국 유명 브랜드의 모방 제품과 더불어 최근 사람들을 경악시킨 바 있는 가짜 분유, 가짜 술 심지어는 가짜 달걀에 이르기까지 중국은 그야말로 가짜의 천국이다. 이러한 중국의 상황에서 가짜가 가장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곳은 바로 정부기관이다. 최근 중국에서는 정부 관료들이 자신의 학위 위조를 통하여 승진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이른바 공무원들의 가짜 학위문제가 사회문제로 떠오르면서 사회 일각에서는 부정부패 척결의 차원에서 국가가 의지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이를 해결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가짜가 가장 위력을 발휘하는 곳, 정부 현재 중국 공산당 및 정부기관의 관료들 중에는 고학력자들이 많다. 특히 이들 기관의 고위 간부들은 대부분이 석사 이상의 학력을 가지고 있으며, 박사학위를 가진 자들도 상당히 많이 있다. 물론 정부기관의 간부들이 자신의 업무와 학업을 병행하여 석사나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것을 나무랄 수는 없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현실적으로 공무원들이 업무를 수행하면서 학업을 병행할 수 없기 때문에 이들 관료들이 직업을 병행하면서 취득한 학위는 실질적인 노력을 통해 얻어진 것이 아니라 대부분 불법으로 취득하는 것이기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정부 고위관료들의 학력위조 문제가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몇 년 전 중국 정부에서는 학위와 관련하여 위법을 저지른 관료들에 대한 조사를 이미 수행한 바 있다. 2004년 10월 중국 정부는 2년간에 걸친 조사결과를 발표하였는데, 이에 따르면 당시 67만 명의 간부 가운데 40명당 1명꼴로 신고한 학력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중국의 관료들이 자신들의 학력을 속이는 가장 큰 이유는 학력이 관료들의 승진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즉, 중국에서 관료들이 승진을 하기 위해 필요한 여러 가지 갖춰야할 조건들이 있으나 그 가운데 학력의 비중이 상당히 크다. 때문에 관료들은 자신의 승진을 위해 필요한 학위취득에 열을 올리게 되고, 이로 인해 많은 부작용들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공공연한 서류위조에 엉터리 학위 취득 중국 관료들이 학력을 위조하는 방법은 학위 증서를 위조하는 것과 엉터리로 학교를 다니면서 부정한 방법으로 학위를 취득하는 것 등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우선 가짜 학위증을 만들어 이를 활용하는 것으로 이는 그동안 중국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이용돼온 학력위조의 방법이다. 다소 위험은 있지만 값싸고 쉽게 구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그동안 지방의 관료들은 가짜 학위증을 많이 구입하여 사용하였으며, 대도시에는 현재까지 이러한 가짜 증서를 판매하는 업자들이 아직도 존재한다. 중국에 오래 거주해본 사람들은 중국에서 증명서를 위조하기가 얼마나 쉬운지를 직접 경험할 수 있다. 베이징의 경우 주요 도심에서 쉽게 마주칠 수 있는 사람들은 이른바 위조된 증명서를 사겠는가 묻는 호객꾼들이며, 시내 건물 곳곳에 부착되어 있는 전단지의 내용 대부분이 이른바 ‘빤쩡[辦證]’이라 불리는 증명서 위조와 관련된 것일 정도로 중국에서는 공문서 위조가 공공연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때문에 학위증서가 필요한 관료들은 이들을 통해서 위조된 학위증서를 구입하고 이를 승진에 이용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합법적으로 엉터리 학위를 취득하는 방법이 있다. 이는 위조된 학위증서 구입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정식으로 대학에 등록하여 학생으로서의 정식 절차를 마친 후 부정한 방법으로 학위를 취득하는 것을 말한다. 겉으로는 별 문제가 없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이들이 학위를 취득하기까지의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학위증서를 위조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많은 고위관료들은 입학시험부터 학교생활, 논문작성, 과제제출, 논문답변, 학위취득에 이르는 전 과정을 남들과는 다른 부정한 방법으로 마치게 된다. 즉, 이들은 입학시험 부정을 통해 학위과정에 입학한 후 본인은 전혀 수업에 참석하지 않은 채 대리출석, 대리시험, 논문대필 등을 통해 학위를 취득하는 것으로 이는 돈을 주고 학위 증서를 사는 것과 다름이 없다. ‘학위증서 관련 부패 억제 제안서’ 큰 호응 과거에는 위조된 학위 증서를 구매하여 학력을 위조하는 일이 많았으나 이러한 가짜 증서에 대한 정부의 감독이 강화되자 이제는 두 번째 방법인 엉터리로 학위를 취득하는 방법을 통해 학력을 높이고 있다. 이는 이들 고위 관료들과 학교 간의 이익이 서로 통하는 데서 오는 것으로 대학 측으로서는 자신의 대학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관료들의 부정입학을 거절하기 어렵고, 이들이 자신들 학교의 학적을 보유하게 되면 그 학교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강화되는 등의 이점이 있기 때문에 학교 측으로서는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이러한 중국 관료들의 학력위조 문제와 관련하여 최근 ‘정치협상회의(政協)’ 위원이자 칭화대학[淸華大學] 교수인 차이지밍[蔡繼明]이 5년 전 정부에 제안한 ‘당정간부의 학위증서 관련 부패억제’와 관련한 제안서가 인터넷 상에서 네티즌들의 큰 호응을 얻으면서 사회적으로 관료들의 학력위조 문제에 대한 담론이 형성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중국 정부에서도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관료들의 학력위조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중국 사회에 만연한 부정부패가 워낙 심하기 때문에 정부의 이러한 노력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동안 일본 전국을 뜨겁게 달구었던 이지메 문제는 지금도 여전히 일본 교육분야 뉴스의 단골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학교 내·외에서 직접적으로 발생한 이지메로 인한 피해 보도 말고도, 이제는 기존의 이지메 유형에서 벗어난 새로운 형태의 이지메 출현까지 일본의 교육현장은 새로운 대책 마련으로 고심하고 있다. 2006년에만 5천건 적발 신종 이지메는 이른바 ‘네트(NET) 이지메’(인터넷·휴대전화를 통한 이지메)로 불린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2007년 11월 15일에 발표한 이지메에 관한 2006년도 전국조사결과에서 전국 초·중학교, 고교의 이지메 인지 건수가 12만 5000건에 이르렀으며, 이 가운데서 전자 메일과 인터넷 게시판을 이용한 이지메가 5000건 가까이 있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혔다. 이번 문부과학성에 보고된 인터넷에 의한 이지메 가운데는 학생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끼친 경우가 많다. 일본 센다이시내의 중학교 3학년 남학생은 2006년 가을, 인터넷 게시판에서 ‘죽어라’, ‘이 세상에서 꺼져버려’ 등의 말을 보게 되었다. 경찰이 수사에 적극 나서 비방과 중상의 말을 기재한 학생 2명이 가정재판에 송치되었으나 피해 남학생은 등교 거부를 하게 되었고 결국 전학을 하고 말았다. 또한 아키다시내의 중학교 3학년 남학생은 인터넷 포르노 소설 투고 사이트에서 주인공으로 둔갑되어 실명이 게시된 이후 일시적으로 학교를 다닐 수 없게 되었다. 물론 경찰이 명예훼손 혐의로 수사하였으나 누가 기재하였는지는 찾아내지 못했다. 조사 대상의 시기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2007년 7월에 자살한 고베시의 고교 3학년 남학생은 동급생으로부터 휴대전화와 메일로 여러 차례 돈을 요구당한 것 외에, 인터넷 사이트에서 나체 사진과 험담이 투고되었던 일이 뒤에 판명되었다. ‘전국웹상담협의회’(사무국 동경)의 야스가와 이사장은 “네트를 이용한 이지메는 최근 1년 사이에 아주 빠른 속도로 악질화 되었다”라고 말한다. 최근 1년간 빠른 속도로 확산 이 협의회에는 연일 아이들로부터 자신의 얼굴이 언제 촬영되었는지도 모르게 메일로 사진이 전송되기도 하고, 개인 소개용 홈페이지에 마음대로 사진이 올려져 원조교제를 하고 싶다고 기록되는 등의 내용의 상담이 밀려들고 있는 상황이다. 비방과 중상의 메일이 순차적으로 동급생들 사이에 전송되는 ‘연쇄 메일’이나 이름과 메일 주소를 속이고 메일을 보내는 ‘위장 메일’ 등 수단도 그야말로 다양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교사와 보호자가 모르는 사이에 학교 이름을 내건 게시판이 인터넷 상에 개설되어 학생들을 비방하는 글들이 올라오는 사례도 끊이질 않고 있다. 일명 ‘학교 비공식 사이트’로 불리는데 개설자는 거의 해당 학교의 학생이라고 한다. 주로 정보 교환이나 교류를 위해 사용되지만 이 가운데는 익명으로 친구의 험담을 하거나 악소문을 퍼뜨리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서버 관리자에게 삭제를 의뢰하지만 입력한 사람이 누구인지 모르기 때문에 등한시되어 삭제되지 않고 있는 게시판도 더러 있다는 것. 게시판을 학교가 관리할 수 없는 이상 학생들에게 개인을 비방하지 않도록 차분하게 호소하는 방법 밖에 없다는 것이 학교 측의 이야기이다. 학교는 모르는 ‘학교 비공식 사이트’ 개설도 며칠 전 TV 뉴스에서 본 내용이 기억난다. 역시 인터넷을 이용하여 범죄 행각을 벌인 경우인데, 한 젊은 남자가 인터넷에서 고교생을 비롯한 젊은 여성들의 신상 정보를 입수하여 무려 500여 통의 휴대 전화와 메일을 동시에 발송하였다. 그 가운데 사기 행각에 걸려 든 여성은 9명.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당신은 야쿠자(폭력조직)로부터 표적이 되고 있다’라는 메일을 받는다면 누가 쓸데없는 장난을 한 것이라고 치부하고 무시하면 되는데, 그 가운데는 두렵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하여 반응을 보이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는 것이다. 그렇게 한 번이라도 반응을 보이게 된 여성들은 그 남자의 계획대로 말려들고 마는 수순이다. ‘익명성’ 때문에 대응책 찾기 어려워 네트에 의한 이지메는 익명인 탓으로 학교는 효과적인 대응책을 찾아내기가 힘들다는 것이 문제이다. 후쿠시마현 내의 공립 중학교 학생 지도교사는 메일이나 인터넷 게시판은 다른 친구들의 험담을 하는 한 가지 수단이 되고 있으며, 그만 두게 하고 싶어도 누구를 지도해야 할 지 모르겠다며 최근의 고충을 털어 놓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교 비공식 사이트’를 감시해 학교에 통보하거나 사이트 관리자에게 삭제를 의뢰하기도 하는 IT업자도 등장했다. 2007년 7월부터 유료 서비스로서 시작되었는데 벌써 지역 교육위원회나 사립 고교 등으로부터 10건 정도의 의뢰가 들어오고 있다고 한다. 어떤 사건이든지 실제로 발생한 건수와 매스컴을 통해 보도되는 건수는 실제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일본 군마대학의 정보미디어론 교수는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의 숫자를 생각하면 5000건은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아이들은 반쯤은 놀이처럼 비방과 중상의 말을 기재하고 있으며, 피해를 당하는 쪽의 상처를 이해시키는 교육을 교사나 보호자가 시급하게 행할 필요가 있다는 말도 더불어 강조한다. ‘네트에 의한 이지메’를 각종 언론 보도를 통해 접하면서 단순히 다른 세상 이야기로 덮어 버리기에는 그 양상이 위험 수위에 이른 것이 아닌가 싶다. 우리나라에서도 간혹 연예인들과 관련하여 일부 네티즌들이 정도가 지나친 악플을 달아 결국 사이버수사대에 검거되는 이야기를 보기도 한다. 흔히 있는 악플의 경우라면 연예인이니 어느 정도 감수한다고 하겠지만 당사자의 명예에 치명적이거나 악의성이 농후할 때에는 그대로 방치할 수 없는 노릇이다. 자신이야 단순한 생각으로 글을 올렸다 하더라도 그 피해를 입게 되는 사람에게는 결코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되는 것이다. 네티즌들의 상식 없는 무분별한 악플 기재 또한 익명을 내세워 네트를 이용한 전형적인 유형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문부과학성의 이번 조사에서는 학교에서 파악한 이지메의 80%가 연도 내에 해결되었다고 보고되고 있으며 조사를 통해 이지메에 대한 학교의 인식이 심화되어 대응이 진전되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결국은 학교는 어떤 유형의 이지메이건 아동·학생으로부터 이지메에 관한 모든 정보를 얻어내어 조속히 대처할 수 있는 체제 구축이 무엇보다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2008년의 새 아침은 어김없이 희망에 찬 꿈을 잉태하고 밝아왔다. 세상이 어지럽고 시끄러워도 자연은 자신이 갈 길을 묵묵히 걸어가고 있으며, 시간은 엄숙하게 자신의 본분을 다하면서 지나간다. 시간의 흐름과 자연은 하루도 쉬지 않고 자신의 본분을 다하면서 늘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는다. 겨울을 지나 봄이 오고 또 그 봄날은 가지만 봄날이 다시 올 것이라는 희망의 끈이 있기에 힘들고 어려움이 있더라도 결코 포기하지 않고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위해 다시 매진할 수 있는 것이다. 새해에는 한국교육에도 부푼 꿈과 희망으로 가득하기를 기대해보면서 평소 생각하는 한국교육에 대한 작은 소망을 몇 가지로 정리해본다. 첫째, 새해에는 ‘머리’보다 ‘손’을 쓰는 교육에 중점을 두었으면 한다. 물론 머리를 안 쓰고 손만 쓰기는 불가능하다. 체험적 깨달음보다 논리적 이성을 지나치게 강조할 경우 나타날 수 있는 역기능에 주목하기 위해서 ‘머리’보다 ‘손’을 강조한 것이다. 아무리 좋은 논리와 사상이라고 할지라도 실천의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면 관념의 파편으로 머무를 수 있다. 손발이 움직이고 가슴으로 느끼면서 자연스럽게 머리로 정리되는 지식이야말로 그 지식을 창조한 개인은 물론 그 개인이 몸담고 있는 현장을 바꿀 수 있는 살아 숨 쉬는 지식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은 머리 좋은 사람보다 우직한 사람이 바꾸어 나간다고 한다. 우공이산(愚公移山)이라는 사자성어는 어리석은 노인이 산을 움직인다는 말이다. 거창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지도 않으면서 이리저리 머리만 쓰는 사람보다 비록 어리석어 보이지만 작은 실천의 진지한 반복을 통해서 처음에는 불가능했던 일도 묵묵히 변화시키는 사람을 이 시대는 요구하고 있다. 둘째, ‘직선’의 촉급함에 매몰되는 교육보다 ‘곡선’의 아름다움을 칭송하는 교육을 보다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회변화가 빠르게 이루어지고, 패스트 푸드(Fast Food)가 성행하면서 빠른 것만이 미덕으로 치부되는 세상에서 교육도 빠르게 변화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교육목표가 사전에 결정되고 학습자는 결정된 목표를 향해 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질주하는 방법에 매몰된다면 누구를 위한 속도이며, 그 속도와 효율 속에서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을지를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도로’는 빨리 목적지에 도달하는 결과에 의의를 두고 있지만 ‘길’은 길을 가면서 보고 느끼는 여정을 중시한다. 창조적 상상력은 직선의 촉급함과 효율담론에서 나오지 않고 곡선의 여유로움과 대화 속에서 나온다. 우리 교육은 일 년 내내 동일한 레일을 달리는 기차보다 멋진 바깥 풍광을 감상하면서 자연과의 대화를 하면서 걸어가는 여행의 여유로움에서 희망을 찾을 필요가 있다. 셋째, ‘마침표(.)’를 강요하기보다는 ‘물음표(?)’를 강조하는 문제제기식 교육에 보다 많은 비중을 둘 필요가 있다. 질문하고 학생들이 대답하기 전에 미리 준비한 정답(正答)을 제시하거나 학생들로 하여금 하나뿐인 답을 찾도록 하는 교육보다 학생들 스스로 질문하는 교육, 작고 보잘 것 없는 일상에도 보다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자신이 직면한 문제 상황을 극복해나가는 현답(賢答) 찾기식 교육에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물음이 죽으면 호기심이 죽고 호기심이 죽으면 창조적 상상력이 발동되지 않는다. 내가 묻지 않으면 평생 동안 남의 물음에 답을 찾는 수동적인 인생을 살 수밖에 없다. 공부는 물음의 바다에 그물을 던지면서 시작된다. 어른이 될수록 질문이 줄어든다고 한다. 질문보다 지시를 받고 자라면 생각의 감옥에 갇혀서 ‘생각놀이’를 할 수 없는 절름발이 사고를 할 수밖에 없다. 일상에 대한 작은 관심과 천진난만한 물음이 창조적 상상력을 키우는 교육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나’와 ‘너’를 독립적 개체로 생각하는 이기적인 ‘개인’보다는 더불어 살아가는 관계 속의 ‘우리’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교육에 보다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너’의 개성이 ‘우리’의 아름다움으로 승화될 수 있는 교육, ‘다름’과 ‘차이’를 ‘틀림’으로 간주하지 않고 오히려 다양성 속에서 시너지와 하모니를 창출할 수 있는 교육에서 한국교육의 미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 다양한 개성을 획일화시키는 ‘용광로’보다는 각자의 개성을 존중해주면서도 전체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모자이크’에서 우리 교육의 희망을 찾았으면 한다. 인간(人間)도 사람(人)과 사람 사이(間)를 지칭하며, 인간은 결국 인간관계(人間關係)의 약자라면 모든 것이 다 ‘사이’ 속에 존재하는 ‘관계’ 속에서 피는 꽃이라고 볼 수 있다. 관계의 질이 개선되지 않고 관계 이전의 개체로서의 개인만을 강조할 경우 지나친 경쟁을 유발하게 되며, 그 경쟁은 다시 상생과 공생보다 상쟁을 통해 공멸에 이르는 길로 치달을 수 있음에 경종을 울리는 교육이 되었으면 한다. 모든 문제에 대한 답은 안에 있다고 한다. 안으로 들어가는 문이 좁기 때문에 우선 밖으로 나가보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우리 교육의 문제와 과제에 대한 열쇠도 선진국의 교육이론과 방법에 있지 않고 우리 교육현실과 현장에서 찾아보는 노력이 중요하다. 우리 교육에 대한 문제의식과 우리 교육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대안도 선진국의 교육이론과 방법, 사례를 참고할 수 있다. 하지만 결국 궁극적인 해결의 실마리는 지금 우리가 발을 딛고 서 있는 우리 교육현장에서 찾아보는 데 배전의 노력을 경주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해본다.
오늘 정오 노컷뉴스에는 ‘여고생이 교실서 남자교사에 욕하고 뺨 때려’라는 황당한 사건이 보도되었다. 신문 내용에 의하면 지난 24일 자율학습 시간에 떠들고 있는 학생에게 담임교사가 주의를 주자 이 여학생이 욕설을 하면서 담임교사의 뺨을 때리고 머리채를 잡아당겼다는 것이다. 이는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사건이며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우리들 학창시절과 비교해 보면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학생에게 두들겨 맞는 오늘의 교실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난감하다. 혹자는 선생에게 혹여 있을 흠결을 상상하면서 ‘선생이 오죽했으면 학생에게 두들겨 맞을까. 아마 선생이 맞을 짓을 했으니까 그랬겠지’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보도 내용에 의하면 이 학생은 1학년 때부터 품행이 바르지 않아 선생님들로부터 여러 차례 지적을 받아왔고 한다. 그때마다 학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선생님에 모욕적인 언행을 해왔다고 한다. 이는 어느 고등학교의 특별한(?) 학생의 괘씸한 소행으로만 받아들일 수는 없을 것 같다. 왜냐하면 이와 같은 학생에 의한 교사 폭행이 너무 자주 여러 곳에서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중학교에서는 비일비재하고 심지어는 초등학교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난다고 한다.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할 때 혹시 학교에서 조금이라도 엄하게 처벌하면 학부모나 사회 일반인들은 철없는 아이들의 잘못을 선생들이 속 좁게 다루고 있다고 야단이다. 학생, 학부모는 물론이고 교원과 국민 모두는 이 문제를 냉철한 이성으로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학생들을 바르게 지도하고 이끌어 야할 할 교사가 학생들에 의해서 폭행을 당하고 있는 이 현실은 매우 우려할 만한 상황이다. 이런 환경에서는 아마도 제대로 된 교육이 펼쳐질 수 없을 것이다. 교사가 아이들 앞에 당당하게 설 수 없음은 물론이고, 이를 바라보는 학생들 또한 교사를 사표로 삼을지 걱정이다. 이는 우리 사회에 만연된 철저한 자기중심성에서 비롯된 패덕의 하나이다. 자신의 자존심이 상하고 기분이 나쁜 일에는 기를 쓰면서도, 자신의 잘못으로 힘들어하거나 괴로워할 타인에 대해서는 조금도 배려하지 않은 데에 문제가 있다. 학생들의 이런 행위는 순간의 분노나 감정을 해소하는 그치지 않는다. 이는 반드시 나쁜 습관으로 고착되어 우리 사회의 따뜻한 동반자가 될 수 없게 만들고 말 것이다. 상상해 보라. 우리의 자식이, 우리가 가르치는 학생이 성인이 되어 기분에 맞지 않는다고 회식 자리에서 친구를 두들겨 패거나 회사나 관공서에서 상급자에게 행패를 부린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차제에 우리 모두 이 문제에 대하여 함께 생각해 보고 교육적 대안을 마련할 때가 되었다. ‘인권중심 교육’을 논하면서 인권이 유린되는 현실을 보면 너무나 씁쓸하다. 교사의 잘못에 대해서 엄중한 책임을 묻는 것처럼 학생의 패행에 대해서도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못된 놈은 몽둥이로 패서라도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한다. 물론 문자 그대로 몽둥이로 패서 가르치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자신의 행위에 대해 엄격하게 책임을 묻는 교육을 실시하자는 것이다. 학교에서부터 사회의 원칙이 지켜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학교에서는 무슨 짓을 하더라도 용서하고 이해하는 아량은 우리 국민의 미래를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지금 새 정부에서는 제대로 된 교육실현을 위해서 지혜를 모으고 있는 것 같다. 교사의 권위가 바닥에 상태로는 공교육을 살려낼 수가 없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멋대로 행동하는 학생을 규제할 수 있는 강력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래야만 교사가 권위와 책임을 가지고 엄정한 교육을 실시할 수 있다. 부모의 일방적 편애로 가정에서 할 수 없는 교육을 학교에서만이라도 엄정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사회적 여건을 형성해 주어야 한다.
교장공모제에 대한 찬반 논쟁으로 교육계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교직에 몸담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이 시점에서 이번 일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장공모제란 무엇인가. 그것은 경력25년 이상 된 교원 중에서 평가나 연수를 통해 요건을 갖춘 사람에게 교장자격증을 주는 현행제도를 폐지하고, 15년 이상의 교직 경력자(교육혁신위 안)나 교사자격증이 없는 외부 인사(교육부 안)도 공모를 통해 교장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말한다. 교육부는 2014년까지 50%의 학교에 공모제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교총은 교장 자격증이 없는 사람이 교장이 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고, 전교조는 교장 자격증이 없어도 가능하지만 공모 교장은 기존의 교장과 마찬가지로 학교 경영을 독점한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것이며 또한더 큰 이유는 교장 공모의 과정에서 교사의 의견이 배제될 수 밖에 없는 현재의 학교운영위원회 구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전교조는 “교장 임용은 교원이나(고등학교) 학생의 의견을 수렴해 일차적으로 결정해야 하고 학부모는 최종 승인권을 갖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혁신위 안은 공모 주체를 학운위로 설정하고 있다. 학운위가 학교 운영의 투명성에 어느정도 기여한 것은 사실이지만 학교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됐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특히 10여명 안팎의 학운위 구성원들 중 5,6명이 학부모와 지역위원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에서, 교사와 학생의 목소리가 반영될 여지는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교사들 중에서 선발해 교장직을 수행하다가 임기가 끝나면 다시 교사로 돌아가는 행태의 교장공모제는 학교경영의 전문성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잘못된 가정이라고 본다. 그리고 이 안에 대한 학부모들의 평가 또한 좋지만은 않다. 학부모들이 원하는 것은 교원들이 학교운영의 권한을 차지하기 위해 쟁탈전을 벌이는 것이 결코 아니다. 교원들이 전문성을 향상시켜 자녀들을 더 잘 가르쳐 주기를 바라며, 나아가 학교가 갖는 사회적 책무를 더 잘 수행해 주기를 바란다. 또한 교장이 철저한 책임감으로 좋은 학교를 만들어 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도 교장은 학교 교육력을 제고 시키는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하지만 그 책임에 있어 ‘전문성’이 전제돼야 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어야 한다. 교장의 자격이 교육적 전문성을 중시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 들어 기획력과 리더십을 두루 갖춘 ‘경영자적 자질’을 함께 요구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교장 진입 문호를 개방해 나간다는 혁신위의 취지를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교장의 자격요건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문성’이고 그런 의미에서 교장자격증은 전문성의 상징이자 가장 확실한 능력검증 장치가 아닐 수 없다. 교장으로서 지도적 자질과 능력을 보다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현행 승진제를 완전히 바꿀 필요는 없다고 본다. 혁신위의 교장공모제안은 교장의 전문성을 무시하고 시범운영계획도 마련하지 않는 등 문제가 많다. 또한 교장공모제가 도입되면 ‘줄을 잘 선 사람’과 그렇지않은 사람 사이의 눈치와 갈등, 경계심이 교차해 자연스레 교육계는 대혼란에 빠질 것이 분명하다. 10여명 안팎의 학운위에서 5명 정도만 담합하면 미리 내정한 후보를 교장으로 앉히는 것은 시간 문제다. 학운위원들 간에 은밀한 거래도 쉽게 벌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17대 마지막 정기국회 회기 종료가얼마 남지 않았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의하면 국회에 계류 중인 법률안은 3775건으로 이 중 이번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해야 할 법안으로 분류한 법안은 153건이다. 그리고 그 안에는 교원평가제에 관한 법안도 포함돼 있다. 교원평가제 도입을 골자로 한 초중등교육법개정안은 교원 단체의 표를 의식한 정당들이 법안처리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장에서는 다양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대체로 의견은 모아지는 것은 다음과 같다. 첫째, 교원평가제는 교육부나 일선 학교 간부들의 입맛에 맞는 사람들을 만들기 위한 평가가 될 수 있는 위험성이 내포돼 있다는 것이다. 둘째, 교원의 ‘교육활동’을 평가하는 것인데 ‘바람직한 교육활동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없다는 것이다. 교사, 학생, 학부모를 두루 만족시킬 수 있는 평가항목을 구성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셋째, 많은 학부모들이 자식의 명문대 진학을 교육의 목표로 여기는 현실에서 실시되는 교원평가는 교사들로 하여금 입시지도에 더 힘을 쏟게 만든다는 것이다. 넷째, 아직 판단력이 총분히 성숙하지 않은 학생들이 평가에 나설 경우 결국 인기투표 평가가 되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이런 의견들은 교원평가제를 반대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찬성하는 사람들도 염려하는 부분이다. 얼마 전 교육부와 교육개발원은 교원평가제 시범학교 67개교의 운영결과를 토대로 ’교원평가제 정책포럼‘을 개최한 바 있다. 교육부의 교원평가제 방안은 교원들이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나 앞에 말한 여러 가지 문제점들과 평가의 공정성 확보가 어렵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교원평가제에 대한 부작용이 걱정되는 결과였다. 그렇다면 시법운영 기간을 연장해 제도를 검토하고 시행 방법이나 기준을 수정하거나 보완해서 충분히 재정비 한 다음 교원평가제릉 법제화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상식임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는 내년에 전국적으로 이 제도를 시행하려 하니 나중에 돌아올 부작용은 이미 불을 보듯 뻔한다는 생각이 든다. 교원평가제가 법제화되기 전 우리는 생각해 봐야 할 것이 많다. 우선 학생, 학부모, 동료 교사와의 소통을 통해 교사가 자신의 교육활동을 돌아보는 기회를 갖게 하겠다는 제도의 취지가 제대로 구현되려면 학교 자치가 먼저 보장돼야 한다. 또 기존의 교원평가제도인 근무평정제도 역시 함께 고려해야 한다. 교원평가제를 찬성하는 사람들이 찬성의 근거로 주로 내세우는 부적격 교사에 대한 명확한 구분도 필요하다. 그러나 교육부는 부적격 교사 문제와 교원평가는 별개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교원평가제 시행에 앞서 교원평가와 부적격 판정은 다른 차원이라는 것을 명확히 밝히고 부적격 교사에 대한 다른 대책을 교육부는 내 놓아야 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교원평가제 도입은 사실 기정사실화 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번 대선의 여러 후보들이 교원평가제 도입을 교육정책으로 내걸었다. 따라서 지금 상황에 서 교육부가 생각할 것은 왜 교원평가제 도입을 우려하고 반대하는지 그 근본 원인을 찾아 살펴서 교원평가제가 올바르게 시행될 수 있도록 보완하는 것이 우선해야 할 일이다. 교원평가에 대한 기준설정이나 뒷받침되는 환경들이 제대로 돼 있지 않다면 교원평가제는 또 하나의 실패작으로 남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신화는 없다’의 저자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었다. 한 가난한 노점상 소년이 평사원으로 현대건설에 입사해 20대에 이사가 되고 30대에 사장이 되고 40대에 회장이 된다는 그 신화 같은 실화만으로도 단숨에 읽혀졌던 책 신화는 없다! 1995년에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이명박은 단숨에 젊은층뿐만 아니라 전 국민의 우상으로 떠올랐다. 가난에 찌들어 술지게미로 배를 채우던 포항 소년이 대기업 회장이 된다는 그 성공신화만으로도 평범한 소시민의 일상을 사는 사람들에게 한줄기 빛이 되었던 이명박! 그가 세기를 바꾸어 또 한 번의 신화를 만들어 내었다. 2002년엔 제 32대 서울시장에 덜컥 당선되더니 2007년에는 하늘이 내린다는 제 17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경제판의 신화도 모자라 정치판의 신화까지 한달음에 이루어낸 입지전적인 인물이기에 그 어느 때보다 이명박 당선자에게 거는 국민의 기대는 크다. 대통령이 누가 되든 그 놈이 그 놈이려니 관심 두지 않던 나조차도 이번만큼은 뿌리 깊은 교육병폐를 해결해주는 첫대통령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걸어본다. 이상과열 양상을 띠고 있는 현교육시스템을 쫓아가느라 교사는 교사대로 학부모는 학부모대로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몸살을 앓는 작금의 교육문제를 말끔하게 해결해주는 대통령이 되지 않을까하는 그런 기대 말이다. 숱한 반대를 무릅쓰고 감행한 청계천 되돌리기 사업이 현재 서울시민의 휴식처이자 관광명소로 거듭난 것처럼, 교육정책도 그렇게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으로 과감하게 추진해주길 바란다. 경제만 선진대열에 올리는게 아니라 교육도 함께 어깨를 나란히해서 명실상부한 교육대통령으로 거듭났으면 하는 바램이다. 19세기에는 국방력이, 20세기에는 경제력이, 21세기에는 교육력이 국력을 좌우한다고 하지 않는가? 석유를 비롯한 부존자원이 거의 없는 우리나라가 세계 12위의 경제력을 갖춘 것도 교육이 이루어낸 성과임은 부인할 수가 없을 것이다. 자신은 굶더라고 자식들만큼은 교육시켜야 한다는 못배운 부모들의 피와 땀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그렇게 큰 자식들이 부모가 되어 더한 열성으로 고학력 시대를 만들었기에 가능한 성과였다. 하지만 허리가 휘청일 정도로 비싼 등록금 물어가며 뒷바라지한 결과가 지금 어떠한가? 그렇게 대학만 보내놓으면 미래가 창창하게 열릴 것 같던 귀한 자식들이 지금 방콕에서 청춘을 죽이며 보내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그런 자식들을 보면서 맘 아파하는 것은 비단 부모들뿐만 아니다. ‘너희들은 이 시대를 이끌어갈 미래의 인재’라고 침 튀기며 가르쳤던 교사들의 마음도 쓰리긴 매한가지다. 착하고 성실하게 모범적으로 학교생활을 했던 애제자들이 일자리가 없어서 코죽어 있는 모습을 보면 똑같이 가슴이 무너진다. 교육의 문제는 이제 강 건너 불구경하듯 뒤로 밀쳐둘만한 사안이 아니다. 당장 이명박 당선자가 보물 1호로 여긴다는 손자 6명도 분명히 우리나라 초등교육의 시스템에서 교육을 받아야 할 처지가 되었다. 일국의 교육을 책임지는 대통령이 우리 교육시스템에 희망이 보이지 않아 어린 손자를 외국으로 조기유학을 보내는 그런 비겁한 짓거리는 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 한번쯤은 보물인 손자들의 하루 일상을 체험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학교 교과서와 학원 책이 뒤섞인 무거운 책가방을 등에 매고 ‘학원 가기 싫어요’를 외치는 손자의 등을 떠밀어도 보고, 학원으로 또 학원으로 뺑뺑이를 돌다 늦은 밤에야 귀가해야 하는 초등학생의 하루 일과를 직접 경험해보기도 하고... 요즘의 아이들 정말 버르장머리없다고, 간을 뒤집어 놓을 정도로 말안듣는다고만 하지말고, 왜 그럴 수밖에 없는지를 아이들의 눈높에에서 직접 체험하고 마음속까지 들여다보길 바란다. 또한 이런 교육풍토에서 달리 뾰족한 대처방법이 없어서 애처롭게 바라만 볼 수 밖에 없는 부모와 교사의 마음까지도... 아이들이 행복해하는 학교, 이런 아이들을 가르치는 넉넉한 교사, 그런 교사에게 맘 턱 놓고 자녀들을 맡길 수 있는 학부모, 학교에 보내는 것만으로도 아이들과 교사와 학부모가 모두 행복해하는 그런 기틀을 마련해주는 교육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다. 천편일률적인 학교교육시스템과 필수과목인 영어수학학원과외에 몸살을 앓는 아이들이 더 이상 생겨나지 않도록, 학교를 인문계고, 전문계고, 특목고, 자립형사립고 등으로 다원화시키고, 더 나아가 고등학교만 나와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기 펴고 살아가는데 아무 불편이 없도록 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대학에 들어가는 것만이 인생의 절대 목표가 아닌, 아이들의 다양한 개성을 존중해주어 진정으로 자기가 하고 싶어하는 분야에서 콧노래를 부르며 일할 수 있는 그런 여유만만한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얘기다. 그렇게만 된다면 50%에 육박하는 지지층을 이끌어낸 이명박 당선자가 임기를 마치고 퇴임할 때 정말 애쓰셨다고 박수 받고 떠날 수 있을 것이다. 총살 당하고, 감옥에 갇히고, 욕 먹고 쫓겨나가는 역대대통령들의 슬픈 전철은 뒤로 하고, 처음으로 기립 박수 받고 떠나는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 민심은 바람과도 같아서 잘못했을 때는 지금의 굳건한 지지층이 강풍으로 돌변해 단순간에 날려버릴 수도 있는 무서운 존재임을 재임기간 5년 동안 명심하고 또 명심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