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수기 가작> 얘야, 다섯까지만 세어보렴
'자그마한 체구에 유난히 도전적인 눈을 가진 아이' '복도와 계단을 늘 뛰어 다니는 아이' 이것이 그 아이에 대한 나의 첫인상이었다. 마주 대하기가 어린 아이 같지 않아 처음부터 나를 망설이게 했던 아이, 그랬다. 그 아이 Y를 처음 만난 것은 작년 그러니까 그 아이의 4학년 담임을 맡으면서이다. Y는 첫만남 내 눈에 좋지 않은 인상으로 들어왔고, 그 첫날 하루를 못 넘기고 급우들과 충돌이 시작되었다. 첫날 자리 배정에서부터 그 아이 Y를 기피하는 급우들의 모습을 보았고 그 싸늘한 분위기를 참아 넘기지 못하는 Y는 빈정거리는 주변 아이들과 주먹질까지 오가는 새학기 첫충돌이 빚어졌고 그 다툼의 원인에 대한 댓가치곤 심한 주먹질이 오갔다. 그렇게 시작된 급우와의 마찰은 한동안 끝가는 데를 몰랐고 하루도 싸움이 없는 날이 없었다. 교사의 눈도 아랑곳하지 않는 그 아이의 폭력에 가까운 충돌은 나에게 섬뜻함을 느끼게까지 했다. 단순한 다툼이 아니었다. 어떤 종류의 다툼이던 그 아이는 거칠게 대했고 앞뒤를 가리지 않고 주먹부터 휘둘렀다. 처음엔 막막했다. 주위 아이들의 시각과 마찬가지로 담임인 나도 그 아이가 싫었다. 날이면 날마다 다툼이 없는 날이 없었다. 하루에 한
- 최성애 경기 용인초 교사
- 1999-10-04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