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안병영 교육부총리는 내년부터 2008년까지 9만6천명의 교사를 증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4년간 해마다 초등학교 4천명, 중학교 1만500명, 고등학교 9천500명 등 2만4천명씩 총 9만6천명의 교사를 증원한다는 것이다. 교육부 자료에 의하면 2003년 기준으로 교사법정정원 확보율은 초등학교 96.6%, 중학교 83.4%, 고등학교 86.5%이다. 얼핏 길게 잡아 4년만 참고 견디면 표준수업시수 (초등학교 18, 중학교 18, 고등학교 16시간)에 맞는 질 높은 수업 등 그야말로 살맛 나는 학교근무가 이루어질 듯싶지만, 그렇게 믿는 교사들은 거의 없어 보인다. 우선 과거 정권에서 번지르르한 발표와 달리 제대로 실현된 것을 한번도 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가까운 예로 지난해 당초 약속한 1만7천명 증원의 1/3도 안되는 5천명을 뽑는데 그친 것을 들 수 있다. 교육부가 본의 아니게 '사기'를 친 것은 십분 이해해 그들의 잘못이 아니다. 교육부는 국가예산을 편성하는 기획예산처와 다른 공무원과의 형평성을 늘어놓는 행정자치부의 반대에 밀려 번번이 '국민대사기극'의 연출자가 되고 만 것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지금 교사들은 과중한 수업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4
최근 기획예산처가 확정한 2004년초 교육관련 예산은 26조3904억원이다. 이는 올해 예산인 24조9036억원보다 6% 증액된 것이다. 이로써 처음으로 교육예산이 GDP 대비 5%를 넘어서게 됐다. 그러나 교원 처우개선 예산은 전액 삭감됐다. 당초 교육부는 담임수당 3만원, 보직수당 3만원, 보건활동수당 2만원 등 740억원의 교원처우 예산을 요구한 바 있다. 따라서 교총 등 교원단체가 지난해에 이어 다시 바빠지게 됐다. 앞으로 있을 국회 심의과정에서 다만 얼마라도 '건지기' 위해 진력해야 할 판이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전액 삭감됐던 담임수당이 국회심의 과정에서 1만원 살아나 오히려 교원들에게 치욕감을 안겨준 바 있다. 나는 그 과정을 지켜보며 치욕감과는 별도로 '짜고 치는 고스톱'을 연상하게 됐다. 정보는 전액 삭감하고 국회에선 교원단체의 압력으로 '1만원씩이나' 살려줘 낯을 세우는 관행이 또 재현될 것 같으니 말이다. 더구나 내년에는 국회의원 총선까지 있어 2만원쯤 '부활'하지 않을까. 하지만 교원처우 개선은 그렇게 이뤄져선 안된다. 무너진 학교의 한 축을 담당하는 교원의 사기를 진작시켜 열정과 사명감으로 교육에 전념케 해야 한다. 이것이 궁극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