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침을 열며> 학교의 미래
2001년이다. 새해이다. 언제나 새해는 희망의 새해이다. 그러나 2001년의 새해는 특별히 희망의 새해이다. 세 번째 밀레니엄의 시작이라는, 가슴에 와 닿기는 너무나 먼, 그러나 머리에선 특별한 의미로 가득 차게 했던, 우리의 옛말로 즈믄 해가 어느 덧 지나갔다. 모든 들떠있었음은 이제 가라앉았다. 가라앉은 자리엔 움츠러든 경기로 쌀쌀해진 우리의 마음이 자리잡고 있다. 그래서 기쁜 소식들은 빨리 잊혀지고 나쁜 소식들은 빨리 확산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해가 희망임은 다음과 같은 까닭에서다. 새해는 희망이어야 한다. 그래야 또 한해를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꽁꽁 언 땅을 비집고 새싹이 돋듯이, 우리는 새해가 되면 차가운 공기를 들이마시며 희망의 씨를 만들어내고 키워낼 꿈을 꾼다. 농부가 풍성한 수확을 꿈꾸며 이랑을 갈듯이, 선생은 온갖 난관에도 불구하고 학생의 성장을 꿈꾸며 분필을 잡는다. 그러므로 새해엔 꿈을 꾸게 하고 꾸도록 놓아두자. 희망의 싹을 만들게 하고, 희망을 키워주자. 새해는 21세기의 시작이다. 20세기는 과학과 기술의 세기였다. 인간은 지난 100년 동안에 그 때까지 인간이 이루어낸 모든 지식과 기술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 오인탁 연세대학교 교수
- 2001-01-01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