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학년도 서울대 입시안의 통합형 논술고사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외형상으로는 서울대와 정부의 심각한 대립으로 비춰지고 있다. 막말이 오가는 충돌 사태를 바라보는 학부모, 학생을 비롯한 국민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이번 사태의 본질과 쟁점은 결국 대학의 자율성과 공교육 정상화에 대한 시각의 차이이다. 서울대는 학생 선발과 교육 등 전반에 걸쳐서 자율성을 가져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교육인적자원부는 평등권의 입장에서 대학이 공교육의 정상화에 앞장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교육부는 그간 공교육 정상화라는 대전제 하에 고교등급제, 기여입학제, 대입본고사 불허라는 소위 삼불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 왔다. 일부 대학에서 예산 문제, 우수 학생 선발, 대학의 자율성 보장 등을 내세워 삼불정책의 완화 내지 폐지를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으나 교육부는 이를 적어도 우리 현실에서는 불가피한 선택으로 받아들여온 것이다. 모름지기 대학은 학문의 전당이고 지성의 요람이다. 따라서 대학의 자율성은 그 무엇보다도 먼저 보장되어야 한다. 대학이 정치권 등 외풍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학문 연구와 교수 활동에 진력할 때 국가 발전과 국가경쟁력이 신장된다는 점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2005학년도 대입수능 부정 문제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전국적으로 14명이 구속되고 374명이 입건되었다. 이중 극심한 부정행위자 314명은 시험 성적이 무효화되는 대입 시험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였다. 이들은 휴대 전화를 통한 커닝과 대리 시험 등 수 개월간 아주 조직적이고도 교묘하게 준비하여 부정에 임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전국에 걸쳐 여러 조직이 구성되어 활동했으며, 대리 시험의 대가로 수 백만원 씩을 지불하는 등 학부모들의 개입과 공모도 밝혀졌다. 소위 엄지족, 선수, 원멤버, 도우미, 대물림 등 부정 관련 신조어도 만들어 냈다. 이동통신업체의 문자ㆍ숫자 메시지 조사로 개인정보유출 시비도 불거지고 있는 실정이다. 당국에서는 수사 결과, 이러한 대입수능 부정 행위는 전국적으로 수년에 걸쳐 소위 대물림으로 야기된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 인터넷에 휴대 전화 커닝과 대리 시험에 관한 카페가 상당히 많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뭔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되었다는 자괴감을 지울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면서 한국 근대 교육 100년사에 좋지 못한 오점을 남긴 이번 대입수능 부정 사태를 바라보면서 국민들은 이를 계기로 철저한 자기 반성과 함께 교육개
교육전문직 공채시험에 합격한 후, 발령을 앞두고 W초등학교에서 교사로서 마지막 6개월을 근무하게 됐다. 어쩌면 내 교단생활에서 마지막 담임을 맡은 제자들이 될지도 모를 서른명의 눈망울을 보면서 새로운 각오로 학기를 시작했다. 학기가 거의 마무리되는 때였다. 교무실에서 전화를 받고 있는데 우리 반 아이들 몇 명이 헐레벌떡 달려와서 “선생님, 큰일 났어요”라고 숨찬 목소리로 외치는 것이었다. 전화기를 내려놓고 달려가보니 유리가 깨지고 K는 발을 심하게 다쳐 복도에 피가 낭자할 정도였다. 평소 여학생들에게 짓궂은 장난을 잘 치는 K가 여자애들이 보건실 문을 잠그고 약을 올리니까 맨발로 보건실 유리문을 찬 것이다. 나는 우선 보건교사와 함께 K를 보건실에 눕히고 다리에 박힌 유리조각을 빼냈다. 간단히 지혈을 하고 공주의 한 병원으로 급히 데려갔다. 병원에 도착해 진찰을 해본 의사가 “조금만 늦게 왔어도 큰일 날뻔했다”고 말했다. K를 입원시키고 학교로 돌아오니 또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다친 K의 부모가 여학생들과 장난을 치다가 사고가 난 것이니 여학생들 부모에게 치료비를 변상해달라고 했기 때문이다. 여학생 부모들은 아이들이 장난하다 일어난 일이고 본인이 발로 차서
최근 교육부가 발표한 대입제도 개선안 시안의 핵심인 수능시험 등급제 전환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교육부는 학생부 강화와 수능 비중 축소를 골자로 하여 기존의 수능을 점수제에서 등급제로 전환하고자 하는 시안을 발표하고 이를 2008학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공표했다. 수능등급제 전환 문제와 더불어 최근 일부 대학의 신입생 선발시 고교 등급제 적용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소위 명문 사립대학들이 전형 기준을 어기고 비공식적으로 고교 등급제를 적용했다는 진정과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 교육위에서는 관련 대학의 관계자들을 증인으로 신청하는 등 이 사건을 철저히 규명할 계획이며, 교육부도 최근 실태 조사에 들어가 사태에 따라서는 합격자와 탈락자의 처리, 소송 등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몰고 올 개연성이 있다. 위헌의 위험성도 제기되고 있는 등 사태의 파장에 따라서는 교육계에 태풍의 눈으로 등장할 우려도 있다. 물론 일부에서는 학교간 현실적 학력차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고교 등급제를 도입을 주장하기도 하지만 일정한 기준도 없이 고교의 우열을 가름하여 소위 더 좋은 학교, 덜 좋은 학교’ 등으로 구분하여 학생 선발에 편차를 둔다는 점은 문제가 있다. 이는 결국 고교간 비
최근 서울교대에서 열린 교원인사제도 혁신안 공청회가 일부 교직단체의 격렬한 반대로 진행 중에 중단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인사제도 개선을 위한 여론 수렴 과정인 이번 연구는 지난해 7월부터 시작돼 8차례의 공청회를 거쳤다. 그간 공청회 과정에서 교직단체, 학부모 단체, 시민 단체 등의 대표자들이 참석하여 열띤 공방과 대안을 제시해 국민들은 큰 기대를 가졌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회수가 거듭될수록 교직단체간 첨예한 대립과 갈등으로 근본적인 핵심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번 공청회의 핵심은 크게 교장임용제도와 교원평가제도 등 2가지이다. 오래 전부터 시행돼온 인사제도의 핵심인 교장임용제도를 바꾸고, 교원평가제도를 새로 도입하고자 하는 게 골자이다. 교장임용제도는 승진임용, 초빙임용, 공모임용, 선출보직제 등의 안을 제시하고 있고 교원평가제는 근무평정을 교감, 교감 외에 동료, 학부모, 학생평가를 도입하고 수석교사제 등 교원자격 다단계안을 담고 있다. 교원인사제도는 현실의 바탕 위에서 혁신돼야 한다. 이상에만 치우쳐 기존의 인사제도를 송두리째 흔들면 과거 정년단축파동처럼 우리 교단이 걷잡을 수 없이 소용돌이에 휘말릴 우려가 있는 것이다.
참여 정부 제2대 교육부총리에 안병영 전 장관이 임명됐다. 신임 부총리는 이미 지난 90년대 중반 문민 정부에서 교육부 장관을 역임한 바 있는 합리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일선 학교와 교원은 노 대통령이 참여정부 출범시 여러 번 공약한 "정권과 임기를 같이 한다"는 공언이 공약(空約)이 된 점을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하면서도, 중도 성향의 합리적 교육행정가인 신임 교육부총리에게 거는 기대가 자못 큰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점을 인식하고 신임 교육부총리는 다음과 같은 교육 현안에 관심을 갖고 교육 청사진을 펼쳐 주길 기대한다. 첫째, 흔들리는 교단을 시급히 안정시켜야 한다. 교육의 주체는 교원, 특히 일선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이다. 근래 정부의 교원 지방직화, 교육특구 문제, 미발추 관련 중등 자격자의 초등 임용 예고 등으로 교원들의 사기가 저하되고 입지를 걱정하고 있는 실정이다. 교육 현장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최대공약수를 찾아 원만히 해결해야 할 것이다. 둘째, 대학 입학 제도 등 상급 학교 입시제도를 정착시켜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대입제도가 초 중 고교 등 각급 학교의 교육과정운영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런데도 현재 대입
교육부가 주관하는 초등학교 3학년 기초학력 진단평가가 이달 말까지 전국에서 일제히 시행될 예정이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시행되는 이 진단 평가의 시행 방침이 발표되고 나자 일부 교원 단체를 중심으로 또 다시 거부 운동 등이 일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교육계가 또 다시 시끄러워질 우려가 있다. 사실 작년 제1회 평가 때에도 평가 거부, 일부 요강이 수정되는 등 진통 속에 가까스로 완료됐었다. 전국 지역 교육청 평가 담당 장학사들이 두 번씩이나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모여 워크숍과 요강 설명, 토론회를 갖는 등 거부 운동과 시행 강행의 줄다리기 속에 몇 가지 단서 조항을 달아 간신히 마무리했다. 이 기초 학력 진단 평가의 근본적 목적은 읽기, 쓰기, 기초 수학 등 세 영역의 이수 상황과 정도를 개인적으로 파악하고 그에 알맞은 보충 지도 자료를 개발하여 제공하고자 하는 데 있다. 따라서 일부 교원 단체 또는 교원들이 우려하는 개인간, 학교간, 지역간 성적 비교와 서열화 등은 원천적으로 배제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작년의 평가 결과도 개인별로 각 영역에 대한 이수 상황을 서술하여 개별 통지해 교사와 학부모들이 학생들에 대한 지도 자료로 활용토록 했을 뿐 성적 비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