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반복되는 듯 여겨지는 시간의 굴레를 벗어나려는 목마름 속에서 당선 소식을 들었습니다. 작은 제 삶이 빛이 될 수 있을까 고민했고, 보잘것없는 제 마음이 소금이 될까 저어했습니다. 불순한 마음으로, 현실에 대한 반발심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 지 4년이 되었습니다. 물론 이젠 미움도 세월에 삭아버렸고, 스스로 마음도 접었습니다. 미움은 나를 더욱 추하게 만든다는 진실을 깨달은 때문입니다. 빛이 되는 길, 소금이 되는 길을 걸어가렵니다. 더 나은 다른 분들의 글을 미루시고 보잘것없는 글에 힘과 영광을 주신 심사위원님께 마음을 모아 감사 드리며 더욱 노력하라는 채찍질로 생각하며 정진하겠습니다. 삶의 굴곡을 지금껏 지켜오신 어머니는 물론 이미 다른 세상에 계신 아버님에게 이제 발돋움을 하고 있음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곁에서 말없이 응원해 준 집사람과 아들 녀석에게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젊은 날 큰 나무의 가르침을 준 김 선생님께도 기쁜 소식을 전합니다. 세상에 미천한 글을 내놓는 두려움을 마음에 새기며 항상 초심으로 순수하게, 풋풋하게, 철없이, 겁없이, 덜렁거리며 살려한다면 욕심일까요? 바보일까요?
1. '일철이 너 월요 일날 만나기만 해 봐라.' 씩씩대면서 현관문을 빠져 나오고 있는데 인숙이가 허겁지겁 계단을 내려오더니 말을 건넸다. "햇빛아, 선생님께서 얼른 와서 교실 청소하고 가래." "야, 내가 지금 청소 같은 거 하게 생겼어. 너나 해. 그리고 올라가서 오늘 집에 일이 있어 그냥 간다고 말해. 알았어?" "알았어." 내 눈치를 슬금슬금 보며 뒷걸음을 치는 인숙이의 뒤에 대고 주먹을 쥐어 보였다. '다들 나만 보면 꼼짝 못하는데 날 놀렸단 말이지.' 교문을 지나면서도 일철이가 반 아이들이 있는데서 놀린 것이 생각나 화가 치밀었다. 길가에 뒹구는 빈 캔을 발로 냅다 찼다.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굴러간 캔은 학교 앞 문방구에서 멈추었다. 가게 출입문에 부딪히면서 서버린 것이었다. "누구야? 어떤 녀석이 캔을 버리고 가는 거야?" 문방구 집 아저씨가 두리번거리며 소리쳤지만 모른 체 했다. '별일도 아닌 것 가지고 큰소리치고 야단이야.' 입을 삐죽 내밀면서 찍찍 끌고 가던 실내화 한 짝을 앞으로 픽 벗어 던졌다. 10미터 정도 앞에 있던 전봇대를 정확히 맞춘 실내화는 '짝' 소리를 경쾌하게 내고는 아래로 떨어졌다. '역시 내 실력은 변함이 없어.' 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