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 교단문학상 동화-가작> 다롱이와 참새
민수는 6학년이 되고 체육이 더욱 싫어졌다. 시간마다 운동장 돌기를 하기 때문이었다. 몸이 뚱뚱하고 동작이 느린 민수는 너무 힘이 들었다. 체육이 든 날은 학교에 가는 발걸음조차 무거웠다. 어느 날이었다. 저녁 식사 후에 어머니께서 말씀하셨다. "민수야! 체육이 그렇게 싫으냐? 그렇게 힘이 들어?" "어머니 내 일기장 보셨군요. 부끄럽게. 달리기요? 참 싫어요. 체육선생님은 수업 전에 운동장 세 바퀴 뛰기를 꼭 시킨단 말이에요. 얼마나 힘이 든다구요. 그 때마다 내가 꼴찌나 다름이 없어요" "그래. 무척 힘이 들겠구나. 그렇다고 다른 아이들이 다 하는 것을 안할 수도 없잖니?" "그렇지요. 그러나 무척 힘들어요." 옆에서 신문을 보고 계시던 아버지께서 웃는 얼굴로 민수를 바라보며 말씀하셨다. "그럼 나와 같이 운동을 하자. 마침 잘 됐구나. 우리 아침마다 마을을 한 바퀴씩 도는 것이 어떨까? 처음에는 힘이 들겠지만 점점 나아질 거야." "……." 아버지 말씀에 앞이 깜깜하였다. 운동 부족으로 배가 나와 운동을 하신다고 말씀하시는 것을 들은 적이 있었다. 그러나 민수는 체육 시간에 달리는 것만으로도 힘이 드는데 아침마다 달릴 생각을 하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
- 김정호 경북 포항제철지곡초 교사
- 2000-05-01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