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창가에서> 30년만에 떠난 수학여행
6월 초순 때 이른 무더위가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지난 토요일 이런 무더위로부터 탈출을 감행하게 되었다. 초대를 받고 근 한 달 이상을 나는 만남에 대한 기대로, 설렘으로, 가슴 뿌듯함으로 구름 위를 걷는 것 같은 나날을 보내야했다. 어느새 머리가 희끗희끗해진 이들의 입에서 다정한 말 한마디 “선생님”이라는 소리를 듣는 순간 30년 전의 일들이 마치 한편의 영화처럼 스쳐 지나갔다. 30년 전 그때 시골의 작은 초등학교에 다니던 아이들이 어느 새 불혹을 넘어 내 앞에 서게 된 것이다. “네가 검게 염색을 하던지 내가 희게 염색하던지 해야겠다.” 나의 이 한마디에 집에 함께 했던 10여명의 제자들이 배꼽을 잡고 웃어댄다. 당시는 어려운 시절이라 수학여행을 가지 못했다. 그것이 이들이 나와 함께 만나게 된 이유였다. 늦어도 너무 많이 늦었지만, 30년 전의 ‘잃어버린 수학여행’을 되찾아보고자 지금은 없어져버린 부림초등학교의 그 옛날 친구들이 다시 모이게 된 것이다. 수학여행지는 국립해상공원인 충남 태안군에 위치한 마검포항이란다. 사전 답사를 다녀온 제자들은 환상의 수학여행 코스가 될 것이라면서 어서 나서자고 재촉했다. 끝없이 이어지는 제자들의 과거에 대한 회상과
- 김영안 전북교육청 과학교육정보화과장
- 2006-06-08 1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