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이야기> 꿈 이야기
몇 년전 3학년 담임일 때 일이다. 봄기운이 따뜻하게 느껴지는 어느 날, 난 새까만 돼지 한 마리가 가슴에 안기는 꿈을 꾸었다. 남들이 좋다는 꿈을 꾸면 반드시 기쁜 일이 생겨서 평소 꿈의 효력을 잘 믿던 나였다. 순간 징그럽기도 했지만 '야, 돼지꿈은 굉장히 좋은 꿈이라던데…오늘 퇴근길에 복권이나 사 봐야지' 생각하며 다시 맛있게 잠을 잤다. 그날 꿈의 효력이 사라질까봐 가족에게도, 옆 반 선생님께도 난 꿈 이야기를 꺼내지 않고 퇴근 시간만 기다렸다. 그런데 체육시간이었다. 오늘 단원은 '구르기'. 실내 체육실에 매트를 깔고 한창 구르기를 지도할 때였다. 친구들보다 한 살 어린 지현이가 훌쩍훌쩍 울고 있었다. "엄마가 사준 거북이 목걸이가 없어졌어요. 잃어버리면 안 된다고 했는데…잉잉∼" 그랬다. 건강하게 살라는 뜻으로 목에 걸어준 금거북이 매트 위에서 이리저리 구르다 없어진 것이다. 수업을 10분쯤 당기고 모두 주위를 둘러보며 금거북 사냥에 나섰다. 한참을 찾아도 나오지 않자 지현이는 더 훌쩍거리기 시작했다. 복도에는 벌써 다음 체육수업을 기다리는 옆반 아이들이 서성대고 있었다. 몇 번을 더 찾아보았다. 역시 발견하지 못했다. 포기하고 돌아서려는 순간 번
- 김연희 부산 해강초 교사
- 2002-11-14 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