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신입생 학부모에게 드리는 글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많은 시련과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누군가가 나타나서 이 시련과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을까’하고 은근히 기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서 당면한 문제의 책임을 바깥에서 찾는다. 그러나 세상은 냉혹하다. 아무리 기다려도 백마 탄 기사가 홀연히 나타나서 나의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는다. 사실 내 문제를 내가 해결하지 않으면 누가 해결할 것인가? 이미 수년 전 신문에, 대학생들의 수강신청까지도 엄마가 해 준다는 보도가 있었다. 게다가 부모가 갓 취업한 자녀의 직장까지 찾아가 상사에게 선처를 부탁하기도 한다는 기사도 있었다. 이쯤 되면 부모의 자식에 대한 과잉보호는 상당히 도를 지나치고 있다. 결국 성장과정에서부터 시작된 부모의 지나친 과잉보호는 자녀들을 부모의존형 인간으로 만들게 된다. 이렇게 성장한 아이는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려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매사의 선택을 본인이 하지 않고 부모가 대신해 주었기 때문에, 선택에 대한 책임도 당연히 제3자인 부모에게 떠넘기게 되는 책임회피형 인간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실존주의 철학자들은, 인간은 스스로 문제를 일으키며 사는 존재(problem-maker)이기도 하지만 동시
- 강선보 논설위원, 고려대 사범대 학장
- 2011-02-28 1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