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년이 시작된 지 며칠 지나지 않았을 때입니다. 학교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들 목소리가 교실 밖에서 들려왔습니다. "너희 선생님, 착하니?" 목소리로 봐서는 3학년 같았습니다. 퇴근 준비를 하다말고 나도 모르게 잠시 주춤거렸습니다. 그리고는 내게 그 질문을 했습니다. '너는 착한 선생이니?' 세 단어로 이루어진 극히 짧은 문장 속에 함축된 깊은 의미. 착하다는 말은 곧 인성을 묻는 가장 쉬운 표현입니다. 어진 사람, 인덕을 갖춘 사람입니다. 아이들은 바로 착한 선생님을 좋아한다는 매우 단순한 진리를! 선생님만 아이들을 평가하는 게 아닙니다. 아이들도 선생님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며칠이 지난 오늘 아침 도서관에 일찍 온 작년 우리 반 아이에게 묻기로 했습니다. 2학년 꼬마가 생각하는 착한 선생님의 기준을! 인터뷰 형식을 갖추어 진지하게 질문지를 주고 정중하게 부탁한 후, 글로 쓰게 했습니다. 2학년 아이가 생각하는 착한 선생님이란? 첫째, 나에게 친절하게 도와주는 선생님 둘째, 나와 친구들을 사랑해주는 선생님 셋째, 책도 많이 읽고 마음씨도 착한 선생님 내일은 우리 1학년 아이들에게도 물어봐야겠습니다. 아이들은 답을 알고 있으니까요. 거창하게
2017학년도부터 사범대 등 교원양성 기관의 정원이 3220명 감축된다. 중등교원 자격 취득의 문은 더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은 23일 ‘2015년 교원양성기관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제4주기 평가(2015~2017)의 1차년도 평가로 △사범대 45개교 △일반대 교육과 5개 학과 △일반대 교직과정 51개교 △교대 11개교 △교육대학원(양성기능) 39개교 △교육대학원(재교육기능) 55개교 등 총 62개교 206개 기관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A․B등급을 제외한 C등급은 정원의 30%를 줄이고 D등급은 50% 감축, E등급은 기관이 폐지된다. 평가 대상 기관 총 206곳 가운데 A등급을 받은 곳은 23곳에 그쳤고, B등급은 48곳이었다. 교원양성 정원 감축 대상인 C등급은 78곳, D등급 53곳, E등급 4곳으로 나타났다. 기관별 정원 감축 규모는 사범대 396명, 일반대 교육과 22명, 교직과정 1368명, 교육대학원(양성) 1434명 등이다. 사범대는 45개교 가운데 16개교(36%)가 A등급, 23개교(51%)가 B등급을 받았다. C등급 5개교와 D등급 1개교는 정원을 감축해야 한다. 교대 11개교는 모두 A․B
더불어 사는 삶을 가르치는 현장 100만 난민을 받는 나라, 독일교육의 모습 어린 시절부터 체계적으로 이루어진 정치교육으로 2015년 100만명이 넘는 난민을 받아들인 나라가 독일이다. 초등학생들이 "아웅산 수치를 석방하라"고 외치고 "불법적인 인간을 없다"고 초등학생들이 행진하며 정치적 발언을 하는 나라가 독일이다. 독일의 정치교육은 일찍부터 시작된다. 16살(고1)부터 지방의회 선거와 교육감 선거, 18살부터 연방의회 선거에서 투표권을 갖는다. 누구나 14살부터는 정당에 소속된 청년회에 가입할 수 있고, 16실부터는 정식으로 정당의 당원으로 활동할 수 있는 나라다. 이처럼 독일은 학생들을 민주시민, 세계시민으로 길러내는 것을 교육의 중요한 목표로 삼고, 학생들의 정치활동을 보장하고 장려한다. 이러한 교육의 힘으로 그들을 세계 최고의 경제강국으로, 강한 독일 교육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책이다. 학교의무교육제도와 학습 의무 4년 과정으로 운영되는 독일 초등교육의 목표는 모든 학생의 적성과 능력에 적합한 최선의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데 있다. 아동은 학교 수업에 출석해야 하는 의무가 있으며, 정부는 학생과 양육자가 의무교육을 잘 수행하고 있는지를 감독한
‘고명’의 의미도 배우고… 요리실습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수강신청 등록을 하고 안내 받은 사항은 앞치마와 만든 음식 담아갈 통을 준비해서 오라는 것이었다. 월요일, 저녁 7시 수원시근로자종합복지관 4층 요리교실에 들어서니 강사 한 분이 맞이해 주신다. 오늘이 첫날인데 첫 요리실습에서 무엇을 배우지? 또 강습 두 시간이 어떻게 진행될까? 조리대는 모두 여섯 개다. 조리대 하나에 3명이 배정되니 모두 15명이다. 조리대 위에는 오늘 조리에 사용할 재료가 놓여져 있다. 재료나 보아서는 무엇을 만드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다. 요긴 모인 남자들이 모두 요리 초보이기에 더욱 그렇다. 어떻게 알고 모였는지 지인들끼리 인사하는 사람도 있다. 강의 계획서와 오늘의 요리를 보니 답이 나온다. 오늘부터 5월 9일가지 매주 월요일 여덟 차례에 걸쳐 배우는데 모두 16가지 음식을 만든다. 이 가운데 내가 직접 만들어 본 것은 하나도 없다. 모두 새로운 것이다. 먹어만 보았지 만들어 보진 않았다. 이것만 만들 줄만 알아도 아내에게 의지할 필요가 없겠다. 목록을 살펴본다. 나물 영양솥밥, 무생채, 닭매운 감자탕. 매콤 두부조림, 제육볶음, 배추속대국, 골뱅이무침과 소면, 연두부 계
요 며칠 신문과 방송에 새로운 것이 오르고 있다. 바둑 이야기다. 그것도 일반적인 바둑 이야기가 아니다. 프로기사 이세돌과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 즉 사람과 기계의 대결이다. 대국이 끝나고도 후속 보도가 따르고 신문에도 연일 전문가 칼럼이 실린다. 솔직히 말하면 이 대결이 우리 사회를 이렇게 흔들지 몰랐다. 평상시에 바둑이 우리 사회의 중심에 자리한 적이 없었다. 기계와 인간의 대결 구도에도 익숙하지 않다. 개인적으로 AI는 조류 독감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알파고에 대한 지식이 없다. 아는 것이 없으니 재미를 발견하기 어렵고 관심도 없었다. 경기란 인간 한계에 도전하는 아름다움이 있다. 때로는 패자의 눈물이 감동을 주기도 한다. 이 경기는 그런 기대가 보이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내 마음 깊은 곳에는 기계의 바둑 실력을 얕보고 있어서 더욱 흥미가 없었다. 내 관심과 달리 세상은 세기의 대결에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결과도 의외였다. 신문에서 방송 뉴스에서 인공지능 이야기가 생각보다 많이 생산되고 있다. 통찰력과 직관력은 인간 고유 영역으로 기계가 그 영역을 접근할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알파고가 그것을 뒤집었다는 기사다
일교차가 너무 심하다. 새벽은 아직 겨울이다. 낮은 완연한 봄이다. 새벽을 깨우는 이들에게는 혼란스럽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얇게 입자니 새벽이 힘들고 두텁게 입자니 낮이 힘들다. 이럴 때 지혜가 필요하다. 삶은 지혜가 있어야 윤택한 삶을 누릴 수 있다. 얼마 전 한 제자로부터 카톡이 왔다. 무슨 중학교 몇 회 누구라고 하면서 나를 알겠느냐고? 알 수가 있을 리가 없다. 지금쯤 아마 50대 초, 중반쯤 되었을 것 같다. 선생은 모르는데 제자는 알아주니 이 얼마나 기쁘고 보람된 일인가? 어제는 70대 중반의 한 교장선생님과 저녁식사를 하면서 대화를 나눴다. 한 제자가 국회의원 경선을 통과했다는 소식이었다. 선생님은 제자를 알아보았는데 제자는 선생님을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럴 때 선생님의 마음이 얼마나 섭섭하겠는가? 선생님은 당당해야 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비겁하면 안 된다.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이 나를 몰라주어도 당당해야 한다. 섭섭해 하지도 말아야 한다. 나를 알아달라고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나를 인정해 달라고 교육시키는 것도 아니다.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든 내가 해야 할 일은 가르치는 것이고 바르게 자라도록 하는 것이다. 이것으로 만족하면
대한민국 청소년들은 누구나 고통스러운 입시전쟁, 스펙경쟁, 취업경쟁에 직면하고 있다. 하지만 목표를 이룬 이는 극소수이고, 대다수는 이른바 '패자'로 전락하고 있는 중이다. 도대체 왜 대한민국에는 이토록 패자들이 넘쳐나는 것인가? 문제는 모든 청소년들의 부모가 '좋은 일자리'만을 찾기 때문이다. 문제는 좋은 일자리의 기준이다. 좋은 일자리에 대한 규정은 연구기관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다. 그 예로 삼성경제연구소의 경우는 명목임금을 기준으로 전체평균임금 수준을 상회하는 산업 부문에서 창출되는 일자리로 규정하고 있으며, 경영자총연합회는 정규직이면서, 임금이 평균치보다 약 20%정도 더 높은 일자리를 말한다. 그런가 하면 한국개발연구원(KDI)는 30대 대기업 집단과 공기업, 금융업을 포함한다. 그런데 이런 기준으로 본다면 이런 좋은 일자리가 한 해 만들어 내는 신규 고용 인력은 고작 2만명 수준이다. 이에 비하여 매년 고등학교 졸업자는 60만 명이고, 대졸자는 50만명으로 본다면 60만명 가운데 2만 명만이 좋은 일자리를 차지할 수 있으니 이들만 승자가 되고 나머지는 패자가 된 것이다. 학급 구성원으로 계산한다면 60명 학급에서 2명, 30명 학급에 1명이 좋은
강마을에 봄은 향기롭습니다. 운동장가에 지천으로 핀 냉이꽃을 책갈피에 말려 엽서를 만들어 벗들에게 보내었습니다. 이 엽서를 받은 벗은 냉이를 캐러 다니던, 소녀적 생각에 한참 먼 산을 바라보았답니다. 봄햇살은 봄비처럼 그렇게 보실보실 내리는 날입니다. 강마을에서 이선애드림
교육부가 지필평가 없이 수행평가로만 성적을 산출 할 수 있도록 한데 대해 교육현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창의적 인재를 기르기 위해서라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지금도 평가 갈등을 겪고 있는 교원들에게는 지극히 낭만적인 탁상행정일 뿐이다. 이 같은 정서는 교총 설문조사 결과, 중등교원의 61%가 반대한 사실에서도 고스란히 묻어났다. 암기 중심의 박제된 지식을 가르치는 현재의 평가 방식으로는 글로벌 경쟁에 뒤쳐질 수밖에 없다는 교육 당국의 절박한 심정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관행처럼 굳어진 주입식 교육의 핵심인 지필평가부터 과감히 탈피해 평가 시스템 자체에 변화를 주겠다는 의도 또한 일리가 있다. 하지만 상급학교 진학이 걸린 교과 성적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교육현장의 실상을 감안할 때, 수행평가에 대한 객관적 기준 마련도 없이 밀어붙이기식으로 확대하는 것은 혼란과 갈등만 초래할 뿐이다. 현재도 수행평가는 점수에 민감한 학생들의 민원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본점수를 높게 주고 성적 차이는 최소화하는 등 기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무엇보다 교권 추락으로 갈수록 설자리가 좁아지는 교사들의 입장에서는 수행평가 확대가 큰 부담이다. 당연히 주관이 개입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