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해가 서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들판을 가로지르는 바람이 아직도 무더위를 이겨내고 있는 들판의 가쁜 숨결을 담아서 후덥지근한 온도와 습도를 교실에 전하고 달아나곤 하였다. 7교시? 사실은 아침부터 따지자면 벌써 10교시가 되는 시간이다. 아침에 두 시간을 하고, 집에 가서 아침밥을 먹고 와서 다른 학생들이 1교시를 하기 전에 벌써 자습시간에 문제지 한 장을 풀어서 채점까지 마쳤으니, 한 시간을 보낸 셈이다. 그리고 7교시이니깐 오늘 벌써 10교시 째라는 계산이 맞는 것이다. 공부시간이 아니라서 종을 쳐주는 시간도 아니다. 이미 다른 학생들은 모두 집에 돌아가고, 학교에는 6학년 우리 반의 아이들만이 남아서 공부를 하고 있으니까 선생님이 쉬는 시간이면 내보내고 다시 “들어 와!” 소리치시면 다음 시간이 시작되는 시간이었다. 이미 7교시가 끝났으니 다른 학년들이 6교시 공부가 끝나고 청소를 마치고 이미 집으로 돌아가 버린 시간이었다. 온 운동장이 우리 차지이지만 아이들은 운동장까지 나가지도 않고 교실 앞의 공간에서 잠시 장난질을 하다가 들어오라면 들어와 공부를 해야 하므로 뛰어 놀려고도 하지 않았다. 이미 공부하기도 몸이 지치고 힘이 들어서 뛰어 놀 힘도 없었
수행평가가 진행된 국어과 수업을 참관했을 때의 일이다. 칠판에 적힌 학습목표는 ‘담화에 나타난 설득전략을 평가할 수 있다’였고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개별 평가지를 나눠줬다. 이번 수행평가에서 발표자의 말하기가 중요한 만큼 평가자는 잘 경청하고 평가의 근거를 개별 평가지에 기록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평가 내용은 5가지로 △담화의 내용이 적절한지 △설득전략이 효과적인지 △타당한 근거가 마련됐는지 △허위나 과장이 있는지를 OX로 표시하고, 마지막 항목에는 평가에 방해가 될 만큼 태도가 안 좋은 친구 이름을 체크하도록 했다. 또 비고란에는 발표자의 설득전략은 무엇인지, 어떤 점에서 효과적이었는지를 꼼꼼히 쓰도록 했다. 평소 토론수업에 관심이 많으셨던 선생님은 ‘어떻게 해야 학생들이 부담스럽지 않고 즐겁게 토론활동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끝에 생활 속에서 흔히 접하는 ‘홈쇼핑’을 생각해냈다고 했다. 발표자는 반 친구들에게 상품이나 가치를 판매하기 위해 자기만의 설득전략을 동원하고, 청중들은 모둠토론을 통해 구매 의견과 비구매 의견을 포스트잇에 작성하는 방식으로 수업 속 수행평가가 진행됐다. (말하기 평가에서 개별평가지는 발표자를 평가하기보다는 자신이 얼마나 잘
교육부가 8월말 퇴직 교원의 성과상여금 지급과 교원 배상 책임보험 제도화 등을 올해 안에 입안될 수 있도록 적극 나서기로 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11월부터 교육부차관 등 관계자들이 서울, 부산, 대구 등 9개 시도교육청을 방문해 개최한 ‘찾아가는 정책협의회’에서 건의된 108개의 정책과제 중 23개 과제를 중점 추진과제로 선정했다고 8일 밝혔다. 먼저 8월말 퇴직 교원의 성과상여금이 지급을 위해 교육부는 상반기 인사혁신처와 협의하고 지침 개정과 예산 우선 반영 등을 통해 내년에는 8월말 퇴직 교원에게 성과상여금이 지급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현 지침에는 12월 현재 재직자로 2개월 이상 재직자에게 지급하도록 돼 있어 8월말 퇴직자는 8개월을 근무하고도 성과상여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8월 퇴직자 성과상여금 지급은 한국교총이 교육부에 요구한 교섭사항이며, 지난해부터 정치권, 인사혁신처 대상 활동을 전개해 온 역점과제다. 교육활동 중 사고로 인한 소송이 증가하는 것과 관련해 교원 배상 책임보험 제도화도 검토한다. 일선 교원들은 현재 교육활동 중 발생한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별도 보험을 가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같은 현실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
정치권을 중심으로 학제 개편 논의가 가염되는 가운데 교육 현장은 “우려된다”는 반응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은 6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만3세부터 시작해 유치원 2년, 초등학교 5년, 중학교 5년, 진로탐색학교 또는 직업학교 2년을 골자로 한 학제개편안을 제안했다. 안 의원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창의교육이 가능하게 하고 대학 입시로 왜곡된 보통 교육을 정상화시키는 한편 사교육을 혁명적으로 줄이기 위함”이라며 “중학교를 졸업한 아이는 진로탐색학교에 진학해 2년간 학점을 쌓고 대학으로 진학할 것인지, 직업학교로 진학해 직업 훈련을 받고 직장에 다닐 것인지를 선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도 같은 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 브리핑을 갖고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한 창의개혁과 보통교육 정상화, 학제 개편은 매우 중요하고 시급한 문제”라며 지지했다. 8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의원들의 학제 개편 발언이 이어졌다. 국민의당 이동섭 의원은 “일제 때부터 70년 간 존속된 6-3-3 학제를 2-5-5-2로 하겠다는 것이 바로 창의교육”이라며 교육부장관에게 장기적 계획을 세울 것을 요구했다. 같은 당 유성엽 교문위원장도 “
하윤수(왼쪽) 한국교총 회장은 8일 KBS를 방문해 ‘희망나눔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870만원을 기탁했다. 교총 회장단과 임직원들이 소외된 이웃과 사회배려계층 학생을 지원하기 위해 연초 모금해 마련한 금액을 하 회장이 대표로 전달했다. 하 회장은 이번 성금 기탁을 시작으로 더욱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하 회장은 “올해 교총 70주년을 맞아 도움이 절실한 학생, 이웃과 함께하는 ‘희망사다리 교육’ 캠페인 등을 펼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교육부가 대학 시간강사의 교육‧연구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과제별로 1년간 1400만원을 지급한다. 이를 위해 예산 179억5200만원이 반영됐다. 또 인문사회분야의 균형있는 연구기반 조성을 위해 지역대학 중점 연구소 지원을 확대한다. 교육부는 9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17년 학술연구지원사업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인문사회분야 ▲이공 ▲한국학 ▲연구기반구축 등에 학술연구지원사업비 6670억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대비 7.3%(484억원) 증액된 금액이다. 분야별로 개인연구, 공동연구, 집단연구로 구분해 지원되는 이번 사업에서 이공분야 개인연구에 3587억원, 인문사회분야 집단연구에 1149억원, 개인연구에 916억원 등이 투입된다. 또 개인 연구자의 부담완화를 위해 인문사회분야 개인연구 지원을 최대 7년까지 확대하고, 6년차까지는 연구비 2000만원, 7년차에는 1000만원을 지원하는 한편, 연구수행에 전념할 수 있도록 연차평가는 폐지했다. 교육부는 연구지원을 늘리는 만큼 연구윤리 확립과 부정행위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도 강화했다. 학술진흥법과 시행령 개정을 통해 연구비를 용도 외에 사용했을 때 최대 5배까지 제재부과금을 부과하고 국고사업비
올해 74세인 김 모씨는 한 달에 두 번씩 전북 부안에서 서울 아현중 부설 방송중까지 왕복 8시간의 거리를 오갔다. 오랜 꿈이었던 중학교 학력을 취득하기 위해서였다. 지각을 하지 않으려고 찜질방에서 자기도 하는 등 3년간의 노력 끝에 그는 마침내 빛나는 졸업장을 품에 안았다. 김 씨의 다음 목표는 80세가 되기 전까지 대학교 공부를 마치는 것이다. 전국 8개 방송통신중이 4일부터 12일까지 졸업식을 가졌다. 배움의 기회를 놓쳐 뒤늦게 공부를 시작한 만학도 645명이 졸업장을 받았다. 이중 85.7%인 553명은 방송통신고에 진학해 학업에 대한 꿈을 계속 이어나갈 예정이다.대전봉명중 부설 방송중을 졸업한 조 모(56세)씨는 태어난 후 1년이 안 돼 병고로 어머니를 잃었다. 모유도 못 먹고 쌀 끓인 물을 먹고 자란 탓에 성장이 더뎌 10살이 넘어 초등학교에 입학했으나 어린 동급생들과 갈등을 겪었다. 그는 어렵게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입학했으나 마음을 잡지 못해 결국 학업을 중단해야 했다. 조 씨는 “공부를 하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은 항상 있었지만 방법을 찾지 못하다가 방송중 개교 소식을 듣고 입학을 결심했다”며 “학교를 통해 배움의 꿈이 실현돼 기쁘고 무
서울 오류중(교장 윤여복) Wee 클래스 학생 6명의 특별한 사진전이 8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1층 로비에서 오픈했다. 이번 전시는 Wee 클래스에서 진행한 사진치료 프로그램을 통해 모아온 30여 점의 사진을 ‘사진으로 감성을 마주하다’라는 주제로 전시한다. 전시는 20일까지다.
가깝게 지내던 직장 동료가 질문을 던졌다. “윤 수석, 어쩌다가 승진을 못 하셨어? 윤 수석 같은 사람이 관리자가 돼야 하는데……”. 격식 없는 술자리에서 나온 질문이지만 당황했다. 이런 대화는 친분이 있는 경우 조용하게 나눈 적은 있지만, 이렇게 공개된 자리에서 듣기는 처음이다. 술자리에서 나온 질문이어서 대답할 이유는 없었지만, 지금도 머릿속에 맴돈다. 비슷한 질문은 이미 여러 번 들었다. 후배 중에 아예 “승진하지 못한 이유가 무엇이냐”라고 노골적으로 물은 경우도 있다. 대답을 머뭇거리니까 일부 선생님은 “혹시 일부로 승진을 안 하신 것은 아니죠?”라고 되묻기도 한다. 이 날도 질문은 많아지고 답은 없는 상황에서 “수석선생님 같은 분은 교단에서 아이들을 가르쳐야 해요.”라며 말을 던지는 후배도 있었다. 내가 곤혹스러운 방석에 앉아 있는 것을 눈치 채고 위로의 말을 한 것이다. 대통령 선거에 뛰어들었다가 중도에 그만 두는 사람들이 이유를 댄다. 그 중에 나에게 감동을 준 말이 있다. 그것은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이다. 짧지만 내용은 강했다. 스스로 부족했다는 판단이다. 다른 사람이 구차하게 핑계를 대는 것과 대조되어 깊은 울림을 준다. 마찬가지로
대구교총(회장 박현동)은 3일 대구교총회관에서 초등 교육현장 의견수렴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해 교권보호 및 권익 신장을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이는 현장 교원들의 고충을 해결할 방안을 논의하고 정책개선 의견을 수렴·전달하는 자리로 대구교총 회장단 및 정책기획단, 배구동아리 ‘공천지’ 임원 등 13명이 참석했다. 정책기획단은 이날 수렴된 의견을 토대로 정책제안에 대한 법적 근거를 제시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등 향후 시교육청과의 교섭에 활용할 예정이다. 중등 교육현장의 의견은 오는 21일 수렴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