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의 역설 _ 왜 다시 ‘읽기’와 ‘쓰기’인가? AI가 시를 쓰고 코딩하며, 단 0.1초 만에 최적의 정답을 내놓는 첨단시대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교육부는 ‘2026 사교육비 경감 대책’의 핵심 과제로 ‘학교 기반 독서·토론·글쓰기 교육 강화’를 전면에 내세웠다. 문해력 저하가 국가적 과제로 부상한 지금, 공교육이 독서를 통해 사교육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의지는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의문은 남는다. 모든 것을 기계가 대신해 주는 시대에 왜 우리는 다시 고전적인 ‘읽기’와 ‘쓰기’에 매달려야 하는가? 역설적이게도 답은 그 ‘첨단’ 속에 있다. 유발 하라리의 말처럼 AI는 대답에 능숙하지만, 질문은 오직 인간의 몫이다. 정답을 찾는 일에 12년을 바치는 교육은 이제 수명을 다했다. 알고리즘이 이끄는 영상에 매몰되어 비판적 사고 없이, 순응하는 삶이 얼마나 위험한지는 역사가 증명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악의 평범성’을 보여준 아이히만처럼, 사유하지 않는 인간은 시스템의 부속품으로 전락하기 쉽다. 지금의 독서교육은 단순한 성적 향상을 위한 것이 아니라, 기술에 종속되지 않는 ‘인간 주체성’을 회복하기 위한 생존 전략이어야 한다. ‘공부’로서의 독
최근 학교에서는 과거에는 경험하지도 못했고, 상상하지도 못했던 일들이 자주 발생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학교장들은 문제 해결을 위해 많이 노력한다. 그러나 문제 해결 과정에서 의지할 멘토를 찾기란 쉽지 않다. 선배 학교장들도 지금과 같은 문제는 처음 경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도 충분한 도움을 받지 못하는 학교장들은 해법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쉽게 답을 얻지 못한다. 결국 혼자 결정을 내려야 하며, 그에 따른 책임도 오롯이 감당해야 한다는 현실이 학교장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한다. 이처럼 오늘날 학교장 자리는 난제를 혼자 끌어안은 채 끙끙 앓아야 하는 힘겨운 자리로 변해가고 있다. 물론 시중에는 성공한 CEO들의 노하우와 경험을 담은 경영서가 많다. AI 시대와 격변의 시대를 살아가는 경영인들에게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참고서적이 많다는 뜻이다. 그러나 정작 학교 사례를 중심으로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룬 책은 찾아보기 어렵다. 학교장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실질적으로 참고할 만한 책이 부재한 것이다. 역설적으로 이것은 학교장 스스로 문제의 답을 찾아야 함을 의미하기에 학교장에게 독서는 더욱 필요하다. 진정한 독서는 감성을 자극하고
글쓰기와 개요 중요성 글쓰기는 생각을 나누기 위한 도구 이상으로 우리의 생각을 발전시키고 다듬을 수 있게 하는 도구다. 정연한 글쓰기가 수반될 때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게 된다. 글을 쓰면서 업무를 처리하면 일한 흔적을 남길 수 있어 업무 과정과 결과를 축적하여 조직의 자산을 증가시킬 수 있다. 조직의 리더는 생각할 줄 알고, 그 생각을 바탕으로 조직 구성원들에게 영감을 주는 사람이며, 이를 위해 글쓰기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좋은 글은 좋은 생각에서 시작된다. 좋은 생각이나 아이디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글쓰기의 개요다. 개요를 잘 활용하면 전반적인 글의 구조를 염두에 두면서 구체적인 내용을 배치할 수 있다. 서론의 첫 문장부터 시작하는 대신 쓰고 싶은 내용이나 쓸 수 있는 내용부터 먼저 작성하고 이를 적절한 위치에 배치하는 것이다. 그래프와 버킨스타인(Gerald Graff Cathy Birkenstein)이 추천한 개요 양식을 활용하면 좋은 아이디어와 내용을 체계적으로 확장할 수 있다. 그래프와 버킨스타인이 제시한 개요는 논리적 글을 처음 쓰는 사람들이 참고할 수 있을 정도로 유용하고 구체적이다. 글의 구조는 대체로 기승전결의 구조와 서
역사교육의 대전환 _ 암기에서 ‘디지털 재구성’으로 전통적인 역사수업은 흔히 ‘과거의 사실을 누가 더 많이, 정확히 암기하느냐’의 싸움이었습니다. 그러나 역사교육의 본질은 박제된 연표를 외우는 것이 아니라, 그 사건이 현재 우리에게 주는 의미를 스스로 발견하고 성찰하는 데 있습니다. 특히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을 손에 쥔 ‘알파 세대’ 학생들에게 역사는 더 이상 교과서 속 평면적인 텍스트로만 존재해서는 안 됩니다. 인천상륙작전은 6·25 전쟁의 전세를 반전시킨 결정적 사건이자,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의 기원을 상징하는 역사적 이정표입니다. 본 프로젝트는 이 거대한 역사를 학생들이 직접 탐색하고, 생성형 AI(인공지능)와 메타버스 등 첨단 디지털 도구를 활용해 다각도로 재구성하는 여정을 담았습니다. 학생들이 단순한 학습자를 넘어 지식의 ‘전달자’이자 역사 콘텐츠의 ‘생산자’로 성장하는 과정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기대 효과 _ 통합적 사고와 디지털 역량의 결합 본 프로젝트는 지식의 습득을 넘어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핵심 역량을 함양하는 데 목적을 두었습니다. ● 통합적 사고력의 확장 실감형 VR 체험과 팀별 밀착 조사 활동을 통해 역사적 사건의 전
온라인 문집 도구(하이러닝 클래스보드, 패들렛) 30년 가까이 국어공책 대신 학생 개인 문집을 만들어 수업하고 있는데, 코로나 시기부터 온라인 문집을 병행하기 시작했다. 2025년까지는 구글 클래스룸에 국어 전용 교실을 개설하고 학생들이 자기 반 온라인 문집 링크(패들렛)를 통해 들어가는 방법을 사용했다. 교실 태블릿을 가져다 본인 반 문집으로 들어가 글쓰기 활동을 하는 게 학생들에게는 자연스러운 과정이 되었다. 2026년부터는 본격적으로 하이러닝에 있는 클래스보드를 활용해 반별 온라인 문집 보드를 운영하고 있다. 클래스보드는 패들렛과 거의 같은 구조로 구성되어 있어 학생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온라인 문집은 교과 단원별 적용 활동을 할 때 주로 사용한다. 활동 방법은 종이 문집과 거의 비슷하지만, 디지털 환경에서만 가능한 확장된 표현 활동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교사로서 글쓰기 교육에 집중하면서 갖게 된 바람은 학생들이 단순히 과제 수행이라는 생각만 가지고 의무적으로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를 글과 말로 표현하고 이를 깊이 내면화하고 소통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온라인 문집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부분이 이러한 내면화 과정을 더 효과
지방선거의 계절과 교육의 실종 지방선거의 계절이 돌아오면 어김없이 교육계도 들썩인다. 거리마다 화려한 현수막이 걸리고, 저마다 ‘교육혁신’의 적임자라 자처하는 이들이 목소리를 높인다. 하지만 그 소란스러운 풍경 속에서 정작 주인공이어야 할 ‘학생’의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교육감 선거가 사실상 중앙 정치의 대리전이자 부속물로 전락한 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후보들의 면면을 보면 교육자로서의 철학보다는 특정 진영의 전사(戰士)에 가까운 이들이 태반이다. 우리가 잊고 있는 교육의 본질을 다시 묻지 않을 수 없다. 교육을 뜻하는 영어 단어 ‘education’의 어원은 라틴어 ‘에듀케레(educere)’다. 이는 ‘밖으로(e)’+‘이끌어내다(ducere)’라는 뜻을 담고 있다. 교육의 핵심은 아이의 머릿속에 지식을 억지로 집어넣는 ‘주입(input)’이 아니라, 아이가 가진 고유한 잠재력과 가능성을 밖으로 끌어내는 ‘인출(output)’에 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 교육 현장은 어떤가. 통계청의 ‘2023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교육비 총액은 약 27조 1,000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3만
학교폭력이 줄지 않는다. 가해학생을 대입은 물론 고입까지 반영해 탈락시키는 일이 벌어지지만, 피해학생은 늘어나고 연령대도 낮아지고 있다. 교육부가 공개한 지난해 학교폭력 통계에 따르면 초등학생의 경우 5.1%가 학폭 피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중학생과 고등학생은 각각 2.4%, 1.0%로 나타나 학교폭력의 저연령화가 뚜렷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제7기 학교폭력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이재명 정부의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을 논의했다. 교육부 학폭대책위에 참여한 이소희 국립중앙의료원 정신과 전문의는 “학교폭력이 줄지 않는 배경으로 SNS 확산에 따른 폭력의 일상화와 처벌 중심 정책의 한계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처벌이 아닌 관계 회복과 예방 중심의 교육적 접근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재명 정부의 학교폭력 대책이 이전 정부와 비교해 가장 달라지는 지점은 무엇인가요. “가장 큰 변화는 ‘처벌 중심’에서 ‘회복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됐다는 점입니다. 과거에는 기록과 징계 같은 결과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제는 피해자의 일상 회복과 관계 회복에 방점을 둡니다. ‘관계 회복 숙려제’처럼 갈등을 교육적으로 풀어가는 과정이 강조되고 있
또다시 스승의날이다. 화려한 꽃다발보다 칠판에 꾹꾹 눌러쓴 ‘선생님 사랑해요’라는 글귀와 아침부터 불어 놓은 풍선에 마음이 흔들리는 날이다. ‘힘들다, 힘들다’ 하면서도 교사는 아이들에게 상처받고, 아이들에게 감동하며, 교직의 길을 묵묵히 걸어간다. 아이들은 어떨까? 아이들 역시 선생님들에게 상처받기도 하지만, 한 마디의 격려와 자신을 알아봐 주고 믿어주는 선생님에게 힘을 얻으며 하루하루를 버틴다. 그러다 어느 순간, 삶의 방향을 바꾸는 결정적 계기를 만나기도 한다. 가수 아이유는 인생의 결정적 터닝포인트로 중학교 체육대회를 꼽았다. 수업 중 장난을 치던 아이유에게 벌로 노래를 시켰던 체육 선생님이 그의 재능을 알아보고 축제 무대에 설 기회를 건넸고, 조명과 시선의 황홀함을 느끼며 가수의 꿈을 굳혔다. 스티브 잡스 역시 문제아였던 자신을 인격적으로 대하며 학습의 재미를 알려준 힐 선생님을 만났기에 세상을 바꿀 수 있었고, 박찬호 또한 그의 재능을 믿어준 지도자가 있었기에 메이저리그라는 불가능에 도전할 수 있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분명하다. 처음부터 특별했던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고 믿어준 특별한 ‘한 사람’을 만났다는 것이다. 심리학자 로버트
2022년 ChatGPT가 공개된 이후, 생성형 인공지능은 매우 짧은 시간 안에 우리 사회의 일하는 방식과 의사소통 방식, 그리고 지식 생산 방식을 바꾸어 놓았다. 이제 사람들은 정보를 찾고, 문서를 작성하고, 아이디어를 정리하며, 코드를 생성하는 일까지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교육도 예외가 아니다. 오히려 교육은 인공지능의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는 영역 중 하나이다. 지식을 설명하고, 질문에 답하며, 학습 수준에 따라 자료를 제시하는 일은 언뜻 보기에 AI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AI 시대에 교사는 생존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은 단순한 자극적 물음이 아니라, 오늘의 학교가 반드시 정면으로 다루어야 할 중요한 질문이 되었다. AI는 교사를 대체할 수 있는가 인공지능이 교육에 미칠 수 있는 긍정적·부정적 영향과 대응 방안에 관한 논의는 이미 오래전부터 지속되어 왔다. 특히 인공지능이 교사의 역할과 기능을 대체할 수 있다는 다소 과장된 우려는 생성형 AI의 발전과 함께 더욱 확대되었으며, 이는 교육의 의미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포함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교육의 의미를 지식 전달
예쁘지 않은 것을 예쁘게 보아주고, 좋지 않은 것을 좋게 생각해 주고, 싫은 것도 잘 참아주던 사람. 언제나 학생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고, 그저 관심과 사랑으로 학생을 보듬어 주던 참 스승. 나에게는 해마다 스승의날이 다가오면 매번 찾아뵙는, 사랑의 정을 듬뿍 주신 고마우신 선생님이 계신다. 초등학교 시절 나는 체격이 왜소하여 다른 학생에 비해 특출나게 잘하는 능력이 아무것도 없었고, 공부도 잘하지 못해 학업에도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초등학교 4학년이 끝나가도록 모든 과목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교과성적 및 학교생활에 큰 만족감을 느끼지 못했고, 친구들과의 관계도 좋지 않아 학교생활에 힘겨움을 느꼈다. 그런데 초등학교 4학년이 끝나고 5학년에 올라가자, 4학년 때 담임선생님을 다시 만나게 되었다. 사실 4학년까지는 매년 담임선생님이 바뀌었기 때문에 담임선생님에 관하여 크게 관심이 없었다. 처음으로 2년 연속으로 같은 담임선생님을 만나게 되자 내 마음은 설렘과 걱정이 동시에 나타났다. 처음에는 별생각 없이 지내다가 지나간 4학년 생활을 되돌아보게 되자 나의 학교생활이 정말 부끄럽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공부도 잘하지 못했고, 그렇다고 다른 친구들보다 운동도 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