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한 자율동아리 ‘담장’의 지도교사가 된 건 2018년 봄이었다. 자율동아리 취지에 걸맞게 교사의 개입은 최소화하고,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방안을 찾아가는 방향으로 ‘옆에서 조용히 지켜보는’ 지도교사였다. 학생들은 ‘청소년 사회참여발표대회’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초·중·고 교육과정 내 교과서 속 성역할 정형화에 대한 고찰과 제언’이란 주제로 탐구하고, 이를 개선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온전히 아이들의 힘으로 고민하고, 자료를 찾아 읽고 분석하는 과정에서 사실상 교사의 역할은 필요한 자료를 함께 찾아보고, 기존 정책에 대한 정보를 탐색하며, 때로는 달콤한 간식으로 피로를 풀어주는 역할 뿐이었다. 마침내 아이들이 스스로 준비한 보고서가 예선을 통과하고, 본선에 나가게 된 날 나는 너무나 부끄러움을 느꼈다. 사회참여에 대해 나는 얼마나 생각하고 살아왔을까? 그때부터 늦었지만, 동아리 학생들의 본선 준비를 도왔다. 발표를 위해 보완할 점은 무엇인지 분석하고, 효과적으로 정보를 전달하고 호소력 있게 우리의 주장을 전달하는 방법에 대해 자주 연습시켰다. 아이들은 대회에 참가해서 우수상을 받아왔다. 이를 계기로
철학은 쓸데없는 일에 연연하고 실제 생활에 도움 되지 않는 공리공담(空理空談)처럼 여겨진다. 교육계에서 교육철학에 대한 인식도 비슷할 것이다. 교육철학자들도 교육을 어떻게 개선하고 변화시킬지에 관한 직접적인 실질적 도움을 주지는 않는다. 자유, 평등, 권위, 도덕, 교사, 교과에 대해 중요한 연구들을 수행해왔지만 교사들의 관심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하늘의 별을 보며 이치를 탐구하다 구덩이에 빠져 하녀에게 핀잔을 들었다는 탈레스의 일화는 철학자들의 삶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이 예나 지금이나 별로 다르지 않음을 시사한다. 만물의 근본 원리(arch?)에 대한 질문으로 서구 학문의 역사를 열었지만, 그 하녀에게는 그저 발밑도 제대로 보지 못한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으로 보였을 것이다. ‘이상은 높지만 실현 가능성이 없다.’, ‘현실성이 결여되어 있다.’ 플라톤의 이상국가론에 대한 반응 역시 마찬가지였을 것으로 보인다. ‘재능 있는 여성이라면 당연히 통치자 교육을 받고 통치자가 되어야 한다. 가족을 포함해 모든 것을 공유하고 공동생활을 해야 한다. 가장 지혜로운 철학자가 국가를 다스려야 한다’는 주장은 지금 보더라도 파격적이다. 아테네는 선거와 추첨으로 지도자를
새롭게 떠오르는 면접, 완벽하게 공부합시다 합격의 마지막 관문인 면접이 과거에는 채용과정의 형식적인 통과의례 정도라고 생각했었지만, 최근에는 최종 면접 과정에서 상당수의 지원자를 탈락시킬 정도로 그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직에 응시하고자 하는 교원이나 교장·교감 승진을 앞둔 교원이 선발 절차에 따라 마주해야 하는 면접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매우 고민이 되는 부문이다. 주어진 짧은 시간 내에 자신을 부각시키거나 좋은 인상을 남겨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면접 시작부터 얼굴이 화끈거리거나 당황해서 면접을 망쳐버리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 이에 필자는 면접을 대비하는 동료나 선배의 입장에서 기본적으로 면접을 대비하는 마음가짐과 최근 면접의 경향, 면접의 종류에 따른 대응 요령과 실전 연습을 함께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심층면접에 대한 이해 조선 후기 야사를 주로 기록한 대동기문(大東奇聞)에는 영조가 정순왕후를 직접 간택할 때의 일화가 수록돼 있다. 영조는 정비인 정성왕후가 승하하신 후 66세에 정식으로 중전 간택을 통해 김한구의 딸 15세 정순왕후를 왕비로 책봉했다. 본인이 직접 왕비를 간택하기 위해 규수를 모아
대한민국은 학원 공화국이다. 그중에서도 대세는 역시 입시학원이다. 서울의 대치동, 목동, 중계동 등 대표적인 학원 밀집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 도처에 입시학원들이 성시를 이루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학원들은 과연 언제부터 성행하게 되었을까? 사실 이에 대한 해답을 추측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오늘날 이러한 학원들이 성행하게 된 배경이 입시라는 점에 착안한다면, 결국 시험이 도입된 시대와 학원의 등장이 맞물릴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답은 바로 과거시험이 도입되었던 고려시대이다. 혹자는 고려시대에도 국가에서 운영하는 학교가 있었을 것이고, 그곳을 중심으로 과거 준비 교육이 이뤄지지 않았을까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고려시대에도 물론 학교들이 있었다. 그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학교가 바로 국자감이다(국자감은 조선시대의 성균관과 같은 곳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최고 수준의 공교육 기관이라고 할 수 있는 국자감에 학생들이 몰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고려 성종 때 기록 중에는 학생들이 국자감에 적만 걸어두고 실제로 다니지 않는다는 탄식이 나온다. 문종 때는 국자감 학생들이 학업을 전폐하게 된 것은 교관에게 책임이 있다는
#1. 용감한 여자들 지리교사가 된 여자 셋이 모였다. 한 명은 동기였고 한 명은 선배였다. 넘치는 열정으로 여행지를 논의하던 중 지리교사라면 아프리카 대륙 한번 밟아 봐야 한다는 생각에 이집트를 택했다. 하지만 털털한 성격이 매력인 우리 셋은 6개월 전 비행기티켓만 구매해놓고는 아무 준비도 하지 않았다. 그래도 전공을 살려 이집트 지도를 펴놓고 여행사 패키지 코스와 가이드북을 참고하여 카이로-바하리야 사막-아스완-아부심벨-룩소르-후르가다-다합-카이로 이렇게 경로와 루트맵(route map)만 작성해 놓고 방치해두었다. 그리고 대망의 여행 당일, 1월 1일 새해 첫 일출을 비행기 안에서 맞이하고 카이로(Cairo)의 한인 민박 이름만 달랑 알아온 우리는 어두컴컴한 밤에 낯선 도시에 떨어져 헤매고 말았다. 당시 제일 무식하게 용감했던 내가 길을 물어보고 다니고 술병을 든 아저씨가 길을 알려줘 겨우 민박을 찾았는데, 나중에 일행 두 명과 민박 주인아주머니로부터 걱정 어린 질책을 잔뜩 들었다. 민박에 빈방도 없어서 셋이 나누어져 하룻밤을 지내기로 했다. 우리가 딱했는지 주인아주머니가 이집트의 길 다방을 체험하게 해줬다. 이슬람 국가인 이집트는 술집을 대신해서
남달리와 조잘조잘 목도리 (한수언 지음, 류한창 그림, 바람의아이들 펴냄, 156쪽, 1만1000원) 유기견 보호에 앞장서던 복성자 의원의 검은 속내를 알게 된 주인공 ‘달리’가 신비한 토끼 목도리 ‘봉래’와 진실을 밝혀내는 이야기를 담은 동화. 달리가 강아지, 고양이, 비둘기 등 동물들과 소통하며 씩씩하게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모습을 통해 '동물 복지'에 대해 자연스럽게 알아가도록 했다.
[문제] 다음은 A 중학교 초임 교사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교육장의 특강 내용 중 일부를 발췌한 부분이다. 발췌한 특강 부분은 학교경쟁력 차원에서 학교조직과 동기이론, 학생의 이해차원에서 정체성 지위이론과 진로발달이론 그리고 교육과정과 평가차원에서 학교교육과정 개발모형과 교육과정 평가모형에 대한 내용이다. ‘다양한 요구에 직면한 학교 교육에서 교사의 과제’라는 주제로 서론, 본론, 결론의 형식을 갖춰 논하시오.【총 20점】 [제시문] 여러분들도 잘 아시겠지만 최근 우리 사회는 학교의 다양한 역할수행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공립 중·고등학교는 학교조직의 특성 때문에 경쟁력이 저하되고 있습니다. 이에 로크(Locke)는 목표를 성취하려는 의도가 동기형성의 동인이라고 주장하고 목표를 통한 동기유발을 강조하였고, 이 이론에 근거하여 목표관리기법(MBO)이 대두되었습니다. 아이들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궁극적으로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초·중학교 때부터 고민해보면서 찾아본 아이들은 고등학교 때 학업에 보다 몰입하고 집중할 수 있으며, 이러한 흥미와 관심이 직업 분야까지 계속 연계되면서 전문성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토닥토닥 마음톡 (웰시 지음, 리듬문고 펴냄, 308쪽, 1만4000원) 감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소년들을 위한 마음 치유서. 아기자기한 만화 형식으로 편하게 읽을 수 있게 구성했다. WEE 클래스 전문상담사 등으로 일한 경험을 토대로 따뜻하지만 때로는 단호한 어조로 감정을 다스리는 법을 알려준다.
몇년전 여름휴가 때 아내와 지리산을 종주한 적이 있다. 이틀만에 험한 산길 30여㎞를 걷는 힘든 일정이었지만 동자꽃, 원추리, 노루오줌, 꿩의다리, 산수국 등 지리산 야생화를 원없이 보니 힘든 줄을 몰랐다. 노고단 고개에 올라 주황색 동자꽃과 노란 원추리 군락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세석산장 주변도 동자꽃, 원추리, 둥근이질풀, 터리풀 등 귀한 야생화들이 널려 있었다. 금방이라도 빙글빙글 돌 것 같은 물레나물도 지천에 있었다. 수목원보다 꽃이 더 많았으면 많았지 적지는 않을듯 했다. 동자꽃은 한여름인 6~8월에 주황색 꽃이 피는데 제때 지리산을 찾은 것이다. 지리산 동자꽃은 특히 햇볕을 충분히 받고 영양상태도 좋아서인지 선명한 주황색이 짙을대로 짙었다. 야생의 동자꽃을 처음 본 것은 딸들을 데리고 강원도 인제 곰배령에 갔을 때였다. 진동리에서 강선마을을 거쳐 곰배령에 이르는 길은 5.5㎞로, 당시 초등학교 1학년인 큰딸에게는 힘든 코스였을 것이다. 작은딸은 중간에 울어 엄마 등에 업혀서 돌아갔다. 큰딸도 마지막 가파른 길을 오를 때는 거의 울듯 했다. 그러나 마침내 곰배령에 올라 너른 평원에 동자꽃, 둥근이질풀 군락이 환상적으로 펼쳐진 것을 보곤
학령인구 감소는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전인미답의 위기다. 학생수가 감소했다는 것은 미래 한국 사회를 짊어지고 나갈 생산가능인력이 감소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파장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 분야에 걸쳐 속속들이 파고들 전망이다. 교육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문 닫는 대학이 속출하고 곧이어 초·중·고교에도 여파가 몰아쳐 구조개혁과 같은 격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교육재정, 교육과정, 교원정책 등 전방위적 도전에 직면하게 된 셈이다. 지금 우리는 눈앞에 닥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교육체제를 요구받고 있다. 초중등 교육체제가 미래지향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할 때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또 어떤 정책적 노력이 필요한지를 탐구하고 성찰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많은 전문가들은 인구감소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의 힘이라고 입을 모은다. 인구감소라는 위기를 긍정적인 기회로 전환 시킬 수 있는 원동력은 교육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번 호에서는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 시대, 우리가 맞이해야 할 미래에 대한 교육적 대응 전략을 탐색해 본다.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기 위한 방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