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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기고] 교권 침해, 영양교사도 예외 아니다

최근 서초구 한 초등 교사가 재직 중인 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발생했다. 그 원인이 학부모의 과도한 민원으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며 교권 침해 문제가 부각됐다. 그뿐만 아니라 이 사건 이후 4명의 교사가 세상을 등졌고, 서울·부산 등에서 학생에게 교사가 무차별 폭행당하는 사건이 연이어 보도됐다.

 

이는 학교 현장에서 학부모와 학생들로 인한 교권 침해 실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교권 침해 사례가 하루 이틀 일은 아니지만, 갈수록 빈도가 늘어나고 정도도 심해지는 추세다.

 

교권침해 80% 이상 경험해

그런데 이러한 교권 침해가, 그로 인해 목숨을 잃은 사건이 일반교사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교권 침해로 인한 안타까운 사건들이 아이들의 건강한 교육 급식을 책임지는 영양교사에게도 이미 발생하고 있다.

 

전국영양교사회는 이 같은 실태 파악을 위해 최근 전국 영양교사를 대상으로 과도한 교권 침해 피해 여부, 교권 침해 대상, 교권 침해 사례 등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82.6%가 ‘교권 침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초등학교에서 가장 많이 발생(69.6%)했으며, 교권 침해 대상은 학부모가 69.6%, 학생이 34.8%를 차지했다.

 

형태로는 학부모의 욕설, 학생들의 무례한 태도 및 지도 불응 등이 많았고, 주로 식단과 관련해 나타났다. 학부모들은 영양교사에게 “아이들이 가공식품을 좋아하니 건강 생각하지 말고 가공식품을 제공해달라”, “급식의 질이 나빠도 좋고, 영양요구량에 맞추지 않아도 좋으니 무조건 양을 많이 제공해달라” 등의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하거나, 편식이 심한 학생의 학부모가 학교운영위원회 위원으로 있으면서 타학교 식단을 가져와 참고하라며 해당 학교 학교장에게 전달하는 일도 있었다. 보다 나은 급식을 제공하기 위해 실시하던 ‘학교급식 만족도 조사’는 학생 ‘혀끝’만 만족시키는 ‘학생 기호도 조사’로 전락한 지 오래다.

 

“이러한 현실에서 아이들에게 따뜻하고 건강한 밥 한 끼를 제공하기 위해 동분서주 애쓰는 영양교사로서 회의감이 들며 현실과 타협하게 된다”고 작성된 설문지를 보며 마음이 매우 무거웠다.

 

학교급식 목적 되새겨야

학교급식은 단순히 배고픔을 채우기 위한 한 끼의 식사가 아니다. 성장기 아이들에게 필요한 영양을 균형 있게 공급해 심신의 건전한 발달을 도모하고, 건강한 식습관을 확립하는 교육활동이다. 이를 통해 미래사회의 주역인 우리 아이들의 건강권을 보호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친구들과 얼굴 맞대고 함께 밥을 먹으며 꿈과 희망을 펼치는 소중한 시간이다.

 

이러한 소중한 의미를 상실한 채 목적성을 잃어가는 실태를 바로잡기 위해 올바른 학교급식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할 것이다. 특히 정부 차원의 교권 보호 대책 마련 시 영양교사에 대한 방안도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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