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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맞고 싶냐” 협박, “임신시키고 싶다” 희롱

교총, 교권침해 사례 공개
‘학부모’ 10건 중 7건 넘어

 

학교에서 발생하는 교권침해 사건 중 학부모 건수가 10건 중 7건을 넘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교권침해 유형 중 ‘학부모의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등 악성민원이 가장 많았다. 교사의 잘못이 아닌 데다, 학교에서의 활동과 무관한 일까지 민원을 제기하는 일은 비일비재했다.

 

3일 한국교총이 발표한 교권침해 사례에 따르면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등 악성 민원’이 57.8%(6720건)로 가장 많았다. 모두 학부모로부터 받은 것이다. 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는 71.8%(8344건)로 학생에 의한 침해(28.2%·3284건)보다 2.5배나 많았다.

 

학생이나 학부모 모두에게 받은 교권침해는 ‘폭언·욕설’ 19.8%(2304건), ‘업무방해·수업방해’ 14.9%(1731건), ‘폭행’ 6.2%(733건), ‘성희롱·성추행’ 1.2%(140건) 순으로 드러났다.

 

교총은 지난달 25일부터 2일까지 9일간 온라인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총 1만1628건의 사례가 접수됐다.

 

학부모들의 도 넘은 교권침해 사례도 공개됐다. 자녀의 자해를 교사의 학대로 꾸미는가 하면, 사채업자에게 교사 전화번호를 넘기기도 했다.

 

전북의 한 초교에서는 학생이 자해로 얼굴에 멍이 들었는데 학부모는 교사가 아동학대를 했다고 신고했다. 교사의 무혐의 처분 결과가 나오자 학부모는 ‘교사가 학생을 화나게 해서 자해했다’는 이유로 다시 신고했다.

 

서울의 한 초교에서는 학생이 교실에서 걷다가 자기 발에 걸려 넘어져 반깁스를 한 일이 발생하자, 학부모는 “교사가 안전을 책임져야 했는데 사고가 났다”면서 등굣길에 매일 집 앞까지 차로 데리러 올 것을 요구했다. 해당 교사가 이를 거절하자 교문 앞까지 매일 마중 나올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폭행은 물론 폭언‧욕설‧성폭력의 경우 학부모, 학생 할 것 없었다. 교실에서 학부모가 교사 멱살을 잡고 침을 뱉는가 하면, 초등학생이 칼로 교사를 위협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충북의 한 고교에서는 학교폭력 관련 개인정보 요구에 불응한 교사에게 학생 아버지가 “내가 조폭이다. 길 가다가 칼 맞고 싶냐”고 했다. 충남의 한 중학교에서는 학교운영위원이 전화 등으로 “당신 내가 마음만 먹으면 자를 수 있다”고 협박하는 일도 있었다. 경기에서는 한 초등학생이 무단으로 교실을 이탈하려다 제지당하자 커터칼을 꺼내기도 했다.

 

교사 성희롱도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다. 경남의 한 유치원에서는 손자를 등원시키는 할아버지가 담임교사에게 핸드폰으로 여성의 알몸을 보여줬다. 충북의 한 중학교에서는 학생이 선생님에게 “임신시키고 싶다”거나 “먹고 싶다”고 막말했다. 대구의 한 중학교에서는 수업시간 중 학생이 “OOO 선생님이랑 잤죠?”라며 “쌤 뒷모습 보니까 박고 싶네”라고 발언하는 일도 있었다.

 

조사결과를 발표한 손덕제 울산 외솔중 교사(교총 부회장)는 “이처럼 많은 교권침해로 교사가 아이를 사랑하고 교육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며 “교육을 교육답게 학교를 학교답게, 교육권 보장을 위해 제도를 개선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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