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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젊은이들의 생명 존중 실천에 경의(敬意)를 표하며

미국에 거주하는 딸 부부가 가족 행사로 한국에 잠시 머물다 돌아갔습니다. 2년여 만에 입국한 탓인지 그동안 타국 생활에서 온 정신적, 사회적 격리 현상이 심하게 작용한 것 같습니다. 비교적 오랜 기간의 이별이 그들의 일상생활과 의식 속에 암암리 미친 영향이 크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마치 옛말에 공부하는 선비는 이별한 후 삼일 후에 만나도 눈을 비비고 쳐다보아야 알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하여 딴 사람으로 보인다(사별삼일(士別三日, 괄목상대(刮目相對)라는 말처럼 젊은 딸 부부에게도 성숙한 의식의 변화가 돋보였습니다.

 

한국에서는 애완동물을 유기하게 되면 일단 동물보호단체에서 일정 기간 보유하다가 10개월의 기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안락사를 시킨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생명을 보호한다는 차원에서 유기견을 해외에 입양시킨다는 것입니다. 미국인들이 한국의 유기견을 입양하여 키운다는 사실 또한 충격이었습니다.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가면서 애완동물을 해외에서 입양한다는 사실이 여러 가지로 흥미롭고 예사롭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치 선진국의 가정에서 해외의 부모 없는 어린아이들을 입양하여 부양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딸과 사위는 미국으로 복귀 길에 한국의 유기견을 입양하려는 미국인 두 가정(두 아이를 가진 가정과 엄마와 딸이 사는 한부모 가정)에 도움을 제공하는 배달 봉사활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딸 부부는 한국에서 유기견 동물보호단체와 수시로 연락을 취하면서 출국하는 날 인천공항에서 동물보호단체 담당자를 만났습니다. 유기견을 인도받아 책임을 지고 미국 공항(댈러스, 텍사스주)까지 두 미국인 입양자에게 무사히 전달하는 봉사를 하기로 했던 것입니다.

 

자신들의 수하물(luggage) 조차 한 두 개가 아니어서 신경 쓸 일이 많을 텐데 여분의 짐까지 챙겨서 신경을 곤두세우며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기특했습니다. 필자는 일단 단순하게나마 생명을 존중하는 봉사의 숭고한 의미를 깨닫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평생 그러한 사고에 접근해보지 못한 필자와는 차원이 다른 딸 부부에게 기꺼이 박수를 보내고 아울러 경의와 격려를 보냈습니다. 미국에 사는 평범한 사람들의 사고방식도 생명에 대한 자비로운 마음에서 연유하는 것이라 믿으니 저절로 존경스럽고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이제 우리나라의 동물보호 정책과 해외 입양 정책을 되돌아봅니다. 과거 한국전쟁을 겪고 난 후 몹시 가난하던 시절에 우리는 수많은 아이들을 외국으로 입양을 보냈습니다. 사정이야 어떻든 우리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외국의 원조와 도움을 받으려는 조치였던 것입니다. 입양되는 어린 생명들에게 희망의 빛을 제공하는 것은 다행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스스로 짊어져야 할 책임을 유기하고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떠넘긴 사실은 변명의 여지가 없을 것입니다. 최근까지도 입양이 성행한다는 것은 부끄럽고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입양아들은 행복하게 외국 가정에서 보호와 사랑을 받으며 성장한 후에 한국을 다시 찾아와 자신과 피를 나눈 생부모와의 만남을 시도할 정도로 성숙하게 자랐습니다. 그런 그들 앞에서 우리는 초라하고 미안하고 부끄러운 마음뿐입니다.

 

이제는 사정이 분명히 다릅니다. 과거 해외원조에 의존하여 살아가던 가난한 국가로부터 벗어나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에 진입했습니다. 이제는 생명에 대한 우리의 사고방식도 선진화 되어야 합니다. 국내의 입양 문제는 아이들이든 동물이든 우리가 책임지고 문제를 해결하는 국가정책과 시민의식이 필요합니다. 천번 만번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합니다. 애완동물을 거리에 유기하는 무책임한 행동도 금기(taboo)의 대상이지만 그에 앞서 생명체를 대하는 우리의 의식이 전적으로 바뀌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그러려면 과거와 현재처럼 아이들을 부모의 소유물로 간주하여 부모가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미숙한 생각에서 벗어나고, 귀중한 생명에 대한 존중이 더욱 필요합니다. 여기엔 살아있는 생명체를 필요에 따라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생각도 중대한 범죄라는 의식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다행히도 요즘엔 키우던 애완동물이 죽자 정중히 장례를 치러주고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것처럼 슬퍼하는 많은 사람들이 주변에 있다는 사실에 위로를 받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동물 장례식장이 호황을 누린다는 말도 들립니다. 다소 과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우리도 세계 선진국의 대열에 당당히 진입했습니다. 이젠 국민의 의식도 선진국에 부합하도록 성숙해져야 합니다. 교육은 이런 역할을 담당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교육은 생명 존중 사상을 기르고 봉사를 더욱 활성화시킬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세계 시민의식의 정립입니다. 그 결과 젊은이들의 동물 사랑이 생명 사랑으로 이어지고, 생명 사랑이 인류애라는 정신으로 무장하게 되면 우리는 평화로운 세상, 생명을 존중하는 세상 만들기를 선도할 것이며 ‘K-경제’ 이외에 또 하나의 ‘K-컬처’ 즉, K-생명 존중 사상의 선진국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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