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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메이슨 커리는 2013년 세계적으로 저명한 예술가들의 일상을 담은 『리추얼(Daily Rituals)』이란 책을 발간했다. 원래 ‘리추얼’은 ‘의식(儀式)’을 의미하는 단어로, 하루를 마치 종교적 의례처럼 여기는 엄격한 태도이자, 일상의 방해로부터 나를 지키는 유용한 도구, 삶의 에너지를 불어넣는 반복적 행위이다. 하지만 엄숙한 의미를 지닌 뜻과는 달리 ‘개인의 삶에서 규칙적으로 행하는 습관적인 일’이라는 의미를 지니기도 한다.

 

이 책은 토마스 홉스에서 무라카미 하루키까지 지난 400년간 가장 위대한 창조자들로 손꼽히는 161명의 완벽한 하루에서 찾아낸 결정적 리추얼들을 소개하고 있다. 예컨대 무라카미 하루키는 새벽 4시에 일어나 대여섯 시간을 집필 관련 일을 하고 오후에는 달리기나 수영을 하며 저녁 9시에 잠들었다고 한다. 벤저민 프랭클린은 매일 아침 한 시간 정도는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책을 읽거나 글을 썼다고 한다. 칸트는 매일 정확한 일정 시간에 동네를 산책하여 이웃 사람들이 그를 보고 시계를 맞출 정도로 사색을 즐겼다고 한다. 그 밖에 소설가, 시인, 극작가, 화가, 철학자, 영화감독, 과학자들이 창작을 방해하는 장애물들을 어떻게 극복하고, 또 자신의 시간을 지키기 위해 하루를 어떻게 설계했는지 흥미롭게 설명하고 있다.

 

요즘처럼 삶이 지치고 힘겨운 시대는 일상에서 새 힘을 공급해주는 리추얼을 한두 개 정도 습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우리 주변에는 에너지가 고갈되어 늘 피곤하고 만사가 귀찮다는 표정을 짓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마치 수명이 다한 건전지 같아 보인다. 물론 무기력과 탈진의 이유는 사람마다 다르다. 하지만 공통적인 이유가 있다면 ‘충전’ 작업을 하지 않는 탓이기도 하다. 이에 심리적 에너지를 충전하는 방법을 고안할 수밖에 없다.

 

이 글에서는 사람이 마음의 에너지를 충전하는 충전소로 직행할 수 있는 패스워드를 소개하고자 한다. 그것은 바로 ‘고독’이다. 고독은 외로움과 다르다. 외로움이 소외에서 오는 고통이라면 고독은 혼자 존재함을 즐기는 일이다. 고독은 결핍이 아니라 충만이며 자신의 내면과 마주하는 경건한 시간이다. 따라서 ‘혼자 있음’을 초월한 고독의 의미 있는 순간에 적합한 리추얼이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요즘 교사들도 힘들다고 아우성치기는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당신은 교사로서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행하는 어떤 고독한 습관을 갖고 있는가? 이러한 리추얼을 잘 활용하면, 일상의 방해와 간섭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유용한 도구로 삼을 수 있다. 즉, 종교적 제례처럼 다소 경건하게 또는 평온하게 매일 반복하는 행위를 순간이나마 의식적으로 행한다면 학교에서의 생활을 어느 정도 전환할 수 있다.

 

지금은 일상에서 ‘소확행’의 작은 지혜를 추구하는 시대다. 따라서 매일 아침 출근하는 차 안에서, 수업하러 들어가기 전 교무실에서, 수업 후에 복합적인 감정을 가지고 걸어 나오는 복도에서, 복잡한 감정을 다스리는 근사한 리추얼을 하나쯤 개발해 두면 어떨까? 점심 이후엔 운동장이나 학교 건물(校舍) 주변을 산책하거나 한잔의 커피를 앞두고 동료와 즐기는 수다는 어떤가.

 

감정 노동자라 불리는 교사는 학교 현장에서 어떤 식으로든지 자신의 스트레스를 풀고 마음의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 리추얼을 개발해야 한다. 예컨대 동료 교사와의 관계에서 갈등이 발생할 때 하루 5~10분씩이나마 의도적으로 간식과 커피 타임을 제안한다. 학교에서는 동료 교사, 학생 그리고 교직원 간에 서로를 알고 소통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그래서 자기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일상에서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고 긍정적 분위기를 형성하여 심리적 안정과 평화를 얻는 리추얼은 좋은 교사가 되는 비결이기도 하다. 이제 가을이 시작되었다. 청명한 가을 하늘처럼 2학기의 학교생활도 교사 모두가 맑고 활기찬 그리고 안정적이고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교육활동에 임하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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