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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비평] 좋은 기획의 전형은 없다

좋은 기획을 만나면 변화될 세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슴이 뛴다. 그렇지만 누구나, 늘, 더 나은 세상에 대한 열정으로 가슴이 뛸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은 아니리라. 그래도 기획이라면 모름지기, ‘그렇게 하면 정말 문제가 해결되겠어!’ 하는 정도의 공감은 자아낼 수 있어야 한다. 앞선 두 호 지면을 통해서 그런 기획안을 작성하는 지침으로 삼을 만한 8가지 미덕과 4가지 요소에 대하여 이야기했으니, 이제는 각설하고 좋은 기획의 전형 또는 반면교사로 삼을 만한 나쁜 기획의 전형을 내보일 차례다. 기획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이 가장 갈급하게 요구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전형(ideal type)’을 제시하는 것은 조심스럽다. 모든 전형은, 베버(M. Weber)가 의도한바, 그 인식론적 쓰임새를 넘어서, 경직된 모범으로 기능하며, 현실을 재단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전형은 살아 숨 쉬는 구체적인 모습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억지로 제시된 기획안의 전형은 답습해야 하는 교본이 되기 십상이다. 지난 호에서 기획의 4가지 요소에 대한 설명을 끝내면서 언급한 말을 다시 보자.

 

현실 개혁에 대한 열정을 품고 기획에 임하는 태도를 가다듬어 보자. 그 태도 외에 기획을 잘하기 위한 획기적인 기획은 없다. 세상과 소통하면서 문제를 발견하고, 해법을 고민하고, 많은 기획안을 읽고, 참여하고, 스스로 기획하면서 배우는 방법밖에 없다.

 

그렇다. 교본으로 옆에 두고 볼 획기적인 기획안은 없다. 전형적인 기획안이 있고, 그것을 닮은 기획안을 작성하리라는 희망은 실현되기 어렵다. 대동소이한 내용으로 회자되는 기획안 작성법은 기획안이 반드시 갖추고 있어야 할 속성이라기보다, 기획안으로 소통하기 위한 문법이다. 모든 작성법을 완벽하고 균형 있게 안배해서 구현하고 있는 기획안은 없다. 문제의 종류, 심각성이나 긴급함 정도, 동원할 수 있는 정책 수단, 기획자의 입장과 강조, 소속된 조직의 관행에 따라 좋은 기획안의 형태와 내용은 다양할 수밖에 없다. 독보적인 가치를 지닌 존재들이 이데아나 신으로 표상되는 완전무결함으로부터 파생된, 불완전한 등급이 매겨진 존재일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러한 맥락에서, 앞으로 언급할 기획 사례는 좋거나 나쁜 기획안의 전형이 아니다. 좋은 기획안을 체득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일 뿐이다. 문학작품에 대한 비평은 하나의 잣대를 가지고 작품의 서열과 등급을 매기는 행위가 아니라, 자신의 세계를 구축하고 표현하는 행위이다. 기획안을 읽고 비평하는 것 역시 좋은 기획안에 대한 자기 생각을 확립하고 표현하는 행위이어야 한다. 기획안의 소통 문법에 충실하면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좋은 기획안에 대한 자기 기준을 귀납적으로 체득해 가는 과정이어야 한다.

 

이제야말로 각설하고 실제 기획안 하나를 살펴보자. 기획안을 효율적으로 읽고 배우는 방법은 기획안의 핵심내용을 간추려 정리하고 비판적으로 생각해보는 것이다. 다음은 선행교육과 선행학습 관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모 교육청에서 몇 년 전 시행한 계획이다. 지난 2월호에서 설명한 ‘기획의 미덕’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읽어보자.


[자세한 내용은 월간 새교육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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