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학년도 수능이 끝나면서 본격적인 `입시 레이스'에 돌입한 일선 고교에서는 7차교육과정부터 도입된 표준점수와 더욱 세분화된 대학별 입시전형으로 갈팡질팡하는 모습이다.
수능 다음날인 18일 당장 일선 고교에서 가장 혼란스러워 하는 부분은 표준점수를 어떻게 예측해야 하느냐의 문제다.
원점수라면 전년도와 비교해 "이 점수면 ○○대학, △△학과에 갈 수 있겠다"라는 어느 정도 기준을 삼을 수 있지만 표준점수는 원점수에서 만점을 맞아도 난이도에 따른 평균과 점수 분포를 모르는 이상 안심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부산진여고의 강진수 진학부장은 "정시모집에 지원하는 학생이야 점수를 받은 뒤 입시지도를 할 수 있지만 수시2학기 모집에 지원한 학생은 입시지도가 힘들다"며 "입시지도를 할 수 있는 기준이 없는 게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수시2학기에 지원한 학생 가운데는 수능을 일단 응시하고 수능 성적이 좋으면 정시에 지원하려는 `경계선' 수험생이 많은 데 표준점수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수시2학기냐, 정시냐'라는 양자택일의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
배문고의 김세환 연구부장은 "수리 `가'는 어려워 낮은 원점수라도 표준점수가 상당히 높을 것으로 예상하는데 각 과목 표준점수를 합산했을 때 총점이 어느 정도 올라갈지 감을 잡을 수 없다"고 내다봤다.
김 연구부장은 "예년 원점수 자료를 바탕으로 기본적인 선에서 갈 수 있는 대학을 추정하는 정도밖에 못하는 실정"이라며 "이번에는 과목별 등급만 표시되고 전체 등급은 표시되지 않아서 대학별로 요구하는 과목조합을 고려하면 상당히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마다 천차만별인 점수 산정방식도 혼란을 가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 선덕고의 이장호 연구부장은 "대학마다 백분위, 표준점수 등 다양한 형태의 점수를 적용하기 때문에 진학지도에 혼란이 예상된다"며 "상위권은 일단 논술과 면접에 집중하도록 하고 가채점한 원점수와 지난 모의평가를 기준 삼아 진학지도를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표준점수에 거의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난이도 역시 제각각인 것도 일선 고교에서는 큰 고민거리다.
전북 신흥고의 한방수 3학년 부장교사는 "언론 보도에서 나오는 것과는 달리 계열별, 과목별로 체감 난이도가 다르다"며 "최상위권 학생이야 감을 잡을 수 있겠지만 대다수 학생들은 `위치'를 파악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