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마감한 2005학년도 초등 임용시험 원서접수 결과 총 6050명 모집에 1만 959명이 응시해 평균 1.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일 16개 시도교육청에 따르면 2005학년도 초등 임용시험 경쟁률은 대전, 인천, 경기, 서울, 울산이 2점대 경쟁률을 유지하고 그간 미달권에서 맴돌던 경남·북, 강원, 충남 이 1.5대 1에 가깝게 상승함으로써 전년도 1.55대 1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 같은 경쟁률 상승은 1차적으로 모집인원이 2004학년도 8129명(추가모집 전)에 비해 2000여명 가까이 줄어든데 기인하고, 특히 도 지역 경쟁률의 상승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 모집인원이 1000여명 줄어 이들 지역에 대한 지방 교대생들의 ‘이중지원’이 위축됐다는 분석된다.
시도별로는 대전이 175명 모집에 453명이 지원해 가장 높은 2.59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고 2위 인천은 지난해보다 230명 준 220명을 모집(537명 지원)한 덕에 경쟁률도 1.55대1에서 2.44대1로 크게 올랐다. 3위 경기도 작년보다 634명 준 1100명을 모집해 2.35대1(2580명 지원)을 나타내 지난해 경쟁률 1.34대1보다 크게 높아졌다. 그 외 75명을 줄여 모집한 서울(2.28대1), 30명 줄인 울산(2.27대1), 각각 150명씩 준 광주(1.96대1), 부산(1.94대1) 등이 2점대 경쟁률을 나타내 적잖은 응시자가 탈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전반적인 경쟁률 상승으로 강원, 충남 등이 7년 만에 미달을 면할 것이란 전망은 ‘빛 좋은 개살구’라는 평가다. 모집정원을 너무 줄여 시도마다 겪고 있는 과밀학급, 부족한 교담교사 문제를 해소하기는커녕 되레 나빠질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6년째 미달사태를 빚었던 충남, 강원이 이번에는 모집정원을 채워 기간제 교사를 어느 정도 해소할 것이란 전망으로 위안을 삼을 만하다. 특히 지난해와 같이 900명을 모집한 충남은 1253명이 응시해 1.39대1의 경쟁률을 보여 결시율을 감안해도 정원을 채울 것으로 보인다. 초등교육과 담당자는 “수도권 모집정원 축소가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800여명에 달하는 기간제 교사를 대부분 정규 교사로 교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도도 200명 모집에 283명이 지원해 7년 만에 미달 고리를 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교원인사과 담당자는 “200명을 다 뽑으면 내년에는 의원면직이나 정년, 명예퇴직으로 발생하는 결원을 기간제 교사로 채우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충남, 강원교육청 담당자들은 “지금의 모집인원으로는 과밀학급과 부족한 교담을 전혀 해소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특히 강원교육청 담당자는 “이 때문에 올해 187명의 교담 강사를 자체예산으로 채용했고 내년에도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미달이 예상되거나 배정 정원이 턱없이 부족한 경기, 충북, 전북 등은 고충이 더 크다. 경기는 되레 학급당학생수 증가 위기에 놓였다. 매년 5만여명의 학생이 유입돼 도내 시 지역 학교들은 보통 반마다 45~50명이 공부하는 과밀학급 고통에 시달리고 있지만 교육부가 내려 보낸 배정정원은 788명뿐이기 때문이다.
당초 도교육청은 학급당학생수를 43명으로 줄이기 위해 교육부에 2340명을 요청했지만 허사로 돌아갔다. 도교육청 담당자는 “휴직, 의원면직 등을 감안해 교육청이 312명을 추가해 총 1100명을 뽑기로 했지만 아마도 급당학생수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도는 부족한 교담을 확충하기 위해 자체예산으로 정원외 전일제 강사까지 949명을 쓰는 형편”이라며 “총정원으로 발목잡지 말고 교원 정원을 증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70명이 준 300명을 모집한 전북은 388명이 지원해 1.29대1의 경쟁률을 보였지만 상당수의 ‘이중지원’자가 감지돼 미달이 예상된다. 초등 담당자는 “충남에 상당수 학생이 중복 지원해 실제 응시자는 미달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300명을 다 뽑아도 학급당 사오십명에 달하는 시 지역 과밀학급 문제는 전혀 해결할 수 없고 36.4%에 불과한 교담 확보율 정도만 약간 높일 수 있다”며 “하지만 미달될 경우 한 더 나아지기는커녕 나빠질 형편”이라고 우려했다.
당초 전북은 과밀학급과 부족한 교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교사 정원 254명을 포함해 485명을 요청했지만 교육부는 교사 정원을 69명만 배정했다. 이에 따라 전북은 내년에 정원 외로 계약제 교담교사 50명을 채용할 계획이지만 벌써 도교육위에서 27명으로 관련 예산이 삭감된 상태다.
시도 담당자들은 “2000명 정원 증원으로는 늘어나는 학급수도 감당하지 못한다”며 “어차피 안 되는 줄 알면서도 획기적인 정원 증원만이 해결책이라고 말하는 게 이젠 짜증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초등 임용 1차 시험은 오는 21일에, 2차 시험은 시도에 따라 12월 중순 이후 치러지며 내년 1월 14일 최종 합격자가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