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교육위는 6일 인천시교육청 국정감사에서 고교 선택과목인 '한국 근현대사'의 특정 검정교과서가 편향적으로 기술됐다는 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 의원의 주장을 놓고 논란을 벌였다.
여야 의원들은 정강정(鄭剛正) 교육과정평가원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교과서 검정과 채택 과정 등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교과서 내용의 편향성 여부 ▲검정 기준과 절차 ▲집필진과 검정위원의 구성 등을 따지면서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우리당 의원들은 검인정 교과서가 채택되는 과정이 복잡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계층이 참여하고 있어 편향적으로 서술될 수 없다는 점을 부각시키는데 주력했다.
반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일부 검정교과서에 편향적인 내용이 담겨있다고 거듭 주장하면서 "여당이 국감을 파행으로 몰고가기 위해 다수당의 행포를 부리고 있다"고 역공을 취했다.
교육위 우리당 간사인 조배숙(趙培淑) 의원은 "개인 한 사람이 교과서를 만들고 채택하는 것이 아니라 무수한 견제와 여과장치들을 통해야만 비로소 학생들이 받아볼 수 있다"고 권 의원의 편향성 주장을 반박했다.
같은 당 이인영(李仁榮) 의원은 "문제가 된 검정교과서는 남한 정부를 의도적으로 비판한 것이 아니라 '김영삼 정부' 시절 제7차 교육과정 개편에 따라 고시된 내용을 충실히 반영한 것뿐"이라며 "그럼에도 교과서가 남한 정부를 의도적으로 폄하했다는 한나라당의 주장은 색깔론을 부추기는 정치공세"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구논회(具論會) 의원은 "검정교과서는 몇단계에 걸친 검정과정을 거치고 다양한 인사들로 구성된 학교운영위원회가 자율적으로 채택한다"면서 "한나라당은 마치 일부 운동권이 교과서를 만들고 운동권 출신 교사가 이를 채택해 가르치는 것처럼 몰아간다"고 가세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간사인 이주호(李周浩) 의원은 "편향된 내용들을 교과서 검정과정에서 걸러내지 못한 것도 문제이지만 의원 한명이 제기한 이슈를 갖고 우리당의원들이 모두 나서 국감을 파행으로 몰고가는 것은 다수당의 횡포"라고 주장했다.
논란의 시발점인 권철현 의원은 "특정인과 단체에 대한 공격과 반국가적인 내용을 금지한 교과서 검정기준에 위배되는 내용들이 분명히 있다"며 "학자로서 학생들이 배울 내용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게 왜 색깔론이냐"고 반문했다.
한국교총회장 출신인 이군현(李君賢) 의원은 "장학편수실이 없어지고 교과서 검인정체제로 바뀌면서 이런 문제들이 발생했다"며 "국가와 민족, 체제가 우월하다는 자긍심을 심어주는 작업은 교과서를 통해 해야하므로 교육부가 교과서 편찬을 다시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