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낮 동안 움직이면 다리에 무리가 갈 수 있으므로 의료용 고탁력 스타킹을 신어주면 도움이 된다. 일과가 끝나는 저녁에는 마사지를 해주면 다리의 피로와 통증을 줄여 줄 수 있다.
30대 초반의 윤리 담당 J교사는 임신 후 배가 불러오기 시작한 6개월쯤부터 다리의 통증이 심해졌다. 8개월째인 지금은, 퇴근 때 발이 퉁퉁 부어 아침에 신고 온 신발이 발에 맞지 않을 정도가 됐다. 주변에서 출산을 경험한 여교사들이 '하지정맥류’ 같은데 출산 전에는 뾰족한 치료법이
없다고 조언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병원을 찾은 J교사에게 하지정맥류 전문의도 역시 치료 대신 혈액순환을 개선하는 생활지침을 알려줬다. J교사가 겪고 있는 것은 전형적인 하지정맥류로 다리가 쉽게 피곤해지는 병이다. 특히 일과를 마친 오후가 되면 다리가 저리고 아픈데 이는 종아리 정맥이 늘어나면서 고장났기 때문이다. 남성에 비해 여성에게 4배정도 많은데, 이는 임신과 관련된 신체변화가 원인이다. 그러므로 배가 불러오기 시작하면서 다리가 아프다면 하지정맥류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임신 말기가 되면 몸무게가 늘어나고, 혈액량이 약 40~45%의 증가한다. 여기에 뱃속 태아가 성장하면서 자궁도 커져, 골반 정맥과 다리 쪽으로 내려가는 정맥이 눌린다. 즉, 혈액량은 늘어났지만 체중과 자궁의 압박으로 혈액이 흐르지 못하고 다리 쪽에 고이면서 정맥류질환이 나타난다.
또 다른 신체변화는 호르몬이다. 임신을 유지시키기 위해 프로게스테론과 에스트로겐의 분비가 증가하는데, 이 호르몬에는 근육을 이완시키는 역할도 한다. 혈관벽도 일종의 근육이기 때문에 임신을 하면 다른 근육들과 함께 같이 이완된다. 그래서 약간의 압력만 가해도 제 기능을 못하면서 늘어나져, 발목과 다리 쪽에 울룩불룩 튀어나오게 되는 것. 이렇게 임신 중에는 대부분의 여성은 어쩔 수 없이 하지정맥류로 고생하게 된다.
다행히 출산 후 자궁이 수축하면서 신체가 정상으로 돌아오면 정맥류도 사라진다. 그러나 임신 기간 중 찾아오는 통증을 덜어주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혈액순환 개선을 위한 습관을 지키는 것이 좋다. 임신 중 체중이 급격히 불어나는 것도 다리에 압력을 증가시키므로 적절한 체중을 유지해주는 것이 좋다. 또, 낮 동안 움직이면 다리에 무리가 갈 수 있으므로 의료용 고탁력 스타킹을 신어주면 도움이 된다. 일과가 끝나는 저녁에는 마사지를 해주면 다리의 피로와 통증을 줄여 줄 수 있다.
임신으로 나타난 하지정맥류는 보통 출산 후 없어진다. 하지만 3개월이 지나도 증상이 계속 나타난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특히 교사와 같이 직업적으로 오래 서 있는 사람들은 다리를 혹사시켜 임신 때 나타난 정맥류가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 치료는 악화되기 전에 받는 것이 좋다.
초기라면 주사치료가 가능하지만, 이미 혈관이 다리위로 심하게 튀어 나와 있다면 레이저를 이용한 수술이 필요하다. 하지만 수술도 당일 퇴원이 가능하고 특별한 회복기간이 필요 없어 환자의 부담이 적은 편이다. <끝> 문의=02-556-93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