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대에 사관학교를 두는 이유는 두말 할 것도 없이 정예 고급직업 군인을 양성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직업군인이 되기를 원하는 사람이 사관학교를 무시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교육에 있어서의 사관학교라 칭할 수 있는 사범대학이나 교육대학은 어떤가. 정말 찬밥취급이다.
예전에는 사범학교를 나오면 무조건 임용해 주던 제도를 없애 사범대생을 무시하더니, 요즘에는 몇점 주던 가산점마저 없애 교육계 정서를 뒤흔들어 놓고있으니 이러고도 교육을 걱정하고,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는 것인지 어안이 벙벙하다.
사범(師範)의 사전적 의미가 무엇인가. '스승으로서의 모범이 될 만한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즉 스승 중의 스승을 길러 내는 곳이 사범학교라는 뜻이다. 그런데 그것을 부정하고 사범대출신에게 주던 가산점마저 없앤다니 대체 누구를 원한단 말인가.
그 옛날에는 스승을 길러 내는 사범 학교나 사범대학을 다니는 학생들마저 존경하고 우대했다. 그래서 학생의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각종 학교행사가 있을 때면 의전상 크게 대접을 받았던 것이다. 그러나 요 근래 정부가 법적 논리와 경쟁의 논리를 좇아 그 모든 것을 흩으려 놓았다.
교사를 다양한 방법으로 임용해야 경쟁력이 생긴다 해서 온갖 수단과 방법을 다해 자격증만 따면 임용시험에 응시하여 교원이 될 수 있도록 완전 개방을 해놓은 것이다. 다 좋다. 하지만 우리 교육에 지금 문제가 이미 생겨 있지 않은가. 그런데 이 시점에서 위법이라며 사대 가산점마저 없애라 하니 이러고도 우리교육이 바로 서기를 바라는 것인가.
요즘 보도되고 있는 교원간의 갈등, 교사와 학부모, 교사와 학생간의 갈등도 그 원인을 따라 올라가면 모두다 정부가 교육을 교육적으로 접근하려 하지 않고 법과 경쟁의 논리에서 시작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모든 것을 획기적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첫째도, 둘째도 교원 양성제도를 과감히 고쳐야 한다. 가능하면 무시험 임용을 제도화함으로서 정말 우수인재가 대거 모이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우수교원확보법을 만들지 않아도 저절로 우수교원을 확보될 게 뻔하다.
이제 제 17대 국회가 출범한다. 다 그만두고라도 사범대학만큼은 사관학교와 마찬가지로 국가 지원에 있어서, 인사에 있어서, 사회적으로 지금보다도 우대해 정말 우수인적자원을 잘 길러낼 수 있는 터전을 만들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