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 중 중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사람은 약 4백만명. 3월 입학시즌만 되면 이들은 `못배운 恨' 때문에 마음이 아프다. 그나마 고교는 41개 방송통신고 외에 38개 학력인정 사회교육시설(고교과정)이 있다지만 중학교는 전국에 7개뿐. 그야말로 `좁은문'이다. 하지만 용기 하나로 새로운 인생을 사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들에게 사회교육시설은 `晩學의 꿈'을 키울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 되고 있다.
◆중학 미졸업자 규모=현재 25세∼59세 성인 중 정규중학교 중퇴자를 포함해 학력비인정 사회교육시설에서 수료한 자는 최소 60만명 이상. 여기에 초등학교 졸업학력자 3백만명을 포함시키면 3백60만명 정도다. 또 85년 이후 중학교 탈락 학생 32만명을 합하면 약 3백90만명이 중학교 교육을 받지 못한 셈이 된다.
◆학교 현황=99년 현재 중학교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사회교육시설은 서울 성지중과 한림여중, 부산 신성여중, 대전 예지중, 강원 인문중, 전북 도립여중, 전남 제일정보중 7개 뿐이다. 경남에 있던 신영중은 올해 폐교됐다. 이중에서 부산 신성여중은 99년에, 대전 예지학교와 전북도립여중은 98년에 신설됐고 나머지 4개교도 10년 내외의 짧은 역사를 갖고 있다.
7개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 수는 총 학급 1천6백20여명. 학생들은 대다수가 주부이고 직장인, 중학 중퇴생, 소년소녀가장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성지중은 소년원 출소자, 중학 중퇴자가 전체 학생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20%는 소년소녀가장 또는 직장인, 주부.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한 교실에서 공부하는 모습이 이채롭다.
학교당 교사 수는 15∼20명 내외. 모두 교사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다. 수업료는 분기당 10∼14만원 정도다. 단 유일하게 민간이 아닌 도청에서 운영하는 전북 도립여중은 수업료의 절반을 도청에서 지원하고 있다.
◆교육과정·수업시간=일반 중학교에 준해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국어, 영어, 수학, 컴퓨터 등 9∼13개 과목을 배우는데 성인교육이라는 점을 감안해 교육내용은 조금씩 다르다. 월∼토요일까지 매일 수업이 있고 하루 수업시간은 4시간 정도(5교시). 주·야간 학급을 모두 운영하는 학교도 있고 주간, 야간만 운영하는 학교도 있다.
주간은 오전9시∼오후1시, 야간은 5시∼9시가 보통이다. 한림여중은 야간반 대신 오후반을 운영하고 있는데 수업시간은 오후 1시∼5시다. 학제는 일반 중학교와 같이 3년제이며 별도의 시험없이 졸업학력을 인정 받는다. 단 부산 신성여중만 1년 3학기제를 운영, 2년만에 졸업한다. 교육부는 신성여중을 중학 2년제 과정 시범학교로 지정, 운영하고 있다. 입학은 3월 한달 동안 가능하다.
◆문제점=재정적으로 열악하다. 교사 인건비, 운영비 등을 수업료에 거의 의존하고 있다. 교사 1인당 교육부, 시·도교육청의 인건비 보조는 5∼20만원 정도. 시·도마다 보수 차가 있지만 대부분 월30만원∼70만원에 불과하다. 주부 또는 생업에 종사하는 성인에게 매일 수업, 3년제 과정은 부담이 된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 때문에 입학을 꺼린다.
◆개선방안=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방안은 크게 2가지. 먼저 방송통신중학교를 운영하는 방안이 있다. 방통고처럼 학교 수업보다 통신수업을 통해 중학교를 졸업할 수 있다면 부담이 훨씬 줄어든다. 단 예산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2년제 단기과정을 확대할 수도 있다. 각 시·도 교육위원회에서 기존 비인정 사회교육시설을 실사해 기준에 부합하면 학력인정 시설로 인가하고 `2년제 표준교육과정'을 운영하게 한다. 이렇게 하면 양원 주부학교, 충청 성인학교 등 기존 비인정 시설들에서도 중학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어 더 많은 사람이 혜택을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