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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양심의 거울을 비춰보세요.

인생을 살아가면서 누구에게나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한두 가지는 있을 것이다. 거울은 내가 늘 지갑 속에 간직하고 다니는 소중한 보물이다. 어떤 사람들은 무슨 남자가 소심하게 거울을 갖고 다니느냐고 반문하겠지만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언제나 덜렁대고 털털해서 남 앞에 실수도 많이 하는 내가 거울을 소중하게 생각하게 하는 이유는 이 거울만 있으면 내면의 심리상태를 잘 알 수 있기 때문에 화가 나거나 급한 일이 생길 때마다 거울을 들여다보면서 마음을 추스르곤 한다


흔히 세월이 流水와 같다라고 말하지만 요즈음 그것을 더욱 실감하고 있다. 교실에 들어서자마자 넥타이가 올바른가, 와이셔츠에 혹시 지저분한 것은 묻지 않았을까? 하는 염려 때문에 거울 앞에 다가선다. 탱탱했던 피부, 보름달 같이 환한 둥근 얼굴, 검고 맑은 눈동자는 어느새 눈가에 잔주름이 하나 둘 생기고 가끔씩 기미도 보이며 온갖 세파에 시달려 맑은 눈동자가 동태눈같이 힘이 없어진 것을 볼 때 세월의 흐름을 실감하게 된다. "올해 나이가 몇이죠?”하고 물어보는게 요즈음 제일 두렵다.


거울에 얽힌 일화가 있다. 여러 가지 이유로 30세의 늦은 나이에 전역할 때까지 크고 작은 에피소드가 많았지만 좀 짓궂은 병사들 중에는형은 몸은 김정구인데 마음은 박남정입니다.”라며 놀려댔다. 그럴 때마다 내무반이나 화장실에 걸려 있던 거울 앞에 서서 우두커니 거울을 처다보며 나이 어린 병사들 앞에서 자그마한 실수라도 하지 말고 매사에 모범을 보여한다는 다짐을 하면서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거울은 겉모습뿐만 아니라 마음 속 깊은 곳의 심리상태까지 알려주는 고마운 존재이다. 마음속에 물밀 듯이 일어나는 미움, 다툼, 시기, 질투와 같은 감정들이 있을 때 거울을 보면 마치 추한 괴물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것 같아 괴롭다.


요즈음 최순실 씨 사태로 온 국민의 정서가 들끓고 있다. 늦은 시간까지 뉴스에 귀 기울이며 잠을 설치고 있다. 온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는 작금의 사태는 끝이 보이지 않는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라고 든든한 권력의 비호하에 온갖 비리란 비리는 다 저지르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뻔뻔한 모습을 보면서 저 분이야말로 양심의 거울을 비추어 보았으면 하는 바램이 들었다. 순수하고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모습을 볼 때마다 어른으로서 작금의 사태가 부끄럽고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나이 값을 해야하는데 추악한 인간의 군상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고 견딜 수 없는 분노가 밀려온다.  최순실 씨가 하루빨리 양심의 거울을 비춰 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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