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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의 없는 휴대전화, 어찌하오리까?

교사 전화번호는 스팸처리, 새벽엔 카톡 알림음…


휴대전화로 만나는 학생들이 낯설 때가 많다. 얼굴을 보고 이야기할 때와는 다르게 학생들은 이상한 자신감과 귀차니즘, 신조어와 막말로 중무장되어 있는 듯하다. 새벽에 카톡 알림음이 울리고, 밤늦게 전화를 걸어 공지사항을 되묻는 아이들. 기본적인 전화 예절을 몰라서 그러는 것인지, 알면서 일부러 그러는 것인지 당황스럽기만 하다. 학생들의 예의 없는 휴대전화 사용법, 어떻게 하면 좋을까?

최근 교사와 학생들의 대화는 직접 대면한 상태에서도 이루어지지만 카톡이나 문자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학생들에게 전달사항을 알리기도 편리하고, 학교에 잘 나오지 않거나 관심이 필요한 경우 대화를 시도하기에 유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종종 학생들이 밤늦게 혹은 새벽에 교사를 단체 카톡방에 초대하여 알림음이 계속 울리게 한다거나 비속어, 욕설, 막말 등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어 당황스러울 때가 있다. 어떤 학생의 경우에는 자신의 전화기는 물론 학부모 전화에도 교사의 전화번호를 스팸 처리하거나 수신 거부를 해놓아서 연락이 안 되는 경우도 있고, 학부모 전화번호를 친구 전화번호나 자신의 전화번호로 기록해 놓을 때도 있다.

이처럼 학생들이 예의 없는 행동을 보일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예의 없이 전화에 응대하는 학생의 태도를 마냥 놔둔다면, 오히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교사와 학생 간의 갈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전화 예절에 대한 적절하고 기본적인 교육을 통해 전화 통화를 할 때에도 상대방과의 관계를 바로 인식하고 예의를 갖춰 대화하고 서로 존중하는 자세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문제 상황
준형(가명)이는 청소를 하지 않고 도망치고 학교를 나섰다. 청소 검사를 하던 담임선생님은 이 사실을 확인하고 전화를 하는데 준형이는 선생님의 전화에 예의 없이 응대한다.

교 사 : 너 지금 청소 시간인데 어디 있니?
준 형 : 아, 씨, 지금 좀 바쁜데…. 급한 일 아니면 좀 끊었으면 하는데요.
교 사 : 선생님이 전화했는데 말버릇이 그게 뭐니?
준 형 : 아, 짱나. 학교에서 청소 한 번 안 했다고 뭐 큰일 나요? 지금 바쁘니까 낼 얘기해요.

그리고는 자정을 넘어 새벽 1시 반. 준형이로부터 선생님은 느닷없이 문자를 받는다. ‘샘 내일 학교 안 가는 날 맞죠? 완전 개이득~^^’ 선생님은 답장 문자를 해야 할지 말지,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된다.

문제 진단
아무리 급한 상황이라고 해도 상대방과 대화를 할 때에는 반드시 예의를 지켜야 한다. 또한 청소년들은 자신이 잘못한 경우를 인정하려는 마음 대신 방어적이고 회피하려고 하는 태도를 갖기 쉬운데 그러한 학생들의 마음과 잘못된 습관을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평소에 학생의 상황을 이해하고 사이가 좋은 관계라 할지라도 선생님과 학생의 관계에 있어서 지켜야 할 규칙과 예의는 지켜야 함을 인식시켜야 한다. 또한 선생님을 친구처럼 편하게 대하는 것은 괜찮지만 그렇다고 선생님과 친구를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도록 할 필요도 있다. 또한 전화와 문자와 같은 통신 매체는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손쉬운 방법이지만 늦은 밤 상대방을 불편하게 하는 메시지를 보내는 안 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학습자료
모바일 환경에 많이 노출된 청소년들은 전화상에서 혹은 문자메시지 뒤에 얼굴과 표정을 가리며 기본예절에 대한 생각을 망각하는 것 같다. 특히나 잘못한 일로 선생님이 전화를 걸 경우 전화를 받자마자 ‘샘! 미안요. 제가 좀 있다가 걸게요. 저 지금 바쁜데요’라고 회피하는 등 무성의한 모습으로 돌변한다.

오늘도 휴대전화로 만나는 학생들은 내가 아는 제자들의 모습이 아니다. 통화 속에서 만나는 학생들은 이상한 자신감과 귀찮아하는 태도(학생들은 이를 ‘귀차니즘’이라고 한다), 예의 없는 어휘로 중무장되어 있는 듯하다. 같은 잘못도 얼굴을 보고 이야기하면 분명 이렇게까지 회피하고 예의 없이 공격적으로 말하지 않았을 것인데 말이다. 게다가 교사와 학생 사이 예의와 관계에 대해 몰지각하지는 않았을 것을….

예의 없는 휴대전화 속 제자가 되어 버린 것은 휴대전화라는 손쉬운 의사소통의 도구 탓일까? 그것을 사용하는 학생들의 가벼운 마음 탓일까? 휴대전화라는 기계 속에 숨은 학생, 너의 아바타는 문제 상황에서 도망가려고만 하고 방어적인 자세로 돌변하는 재주를 지녔나. 오늘도 선생님인 나의 마음은 안타깝다. ‘말 못 할 사정으로 전화를 예의 없이 받은 것일까’하고 걱정이 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그런 상황이란 도대체 무엇이며 그렇게 전화를 받을 수도 있다는 합리화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 청소년들의 문화란 말인가?


[자세한 내용은 월간 새교육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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