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 사회는 전기에 의한 사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얼마 전에 일어난 국가정전 사태를 통해서도 우리 생활에서 전기가 얼마나 소중한 지 잘 알 수 있었다. 수술을 앞둔 병원에서는 수술을 못할 처지가 됐고, 중환자실의 환자에게 없어서는 안 될 의료기기가 멈춰 섰다. 수많은 엘리베이터 속에 갇힌 사람들이 구조 요청을 했으며 시내 곳곳에서는 신호등이 꺼져 혼잡을 가중시켰다. 전기가 없는 하루 동안 사람들이 얼마나 힘들고 불편했는지 모른다. 현대 사회는 전기가 꼭 필요하며, 하루라도 전기가 없는 삶은 생각조차 힘들다.
소중한 전기를 일으키는 시설을 갖춘 곳을 우리는 발전소라고 부른다. 수력 · 화력 · 원자력 · 풍력 · 조력 · 태양력 · 지열 따위로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일으킨다. 발전소가 곳곳에서 제 역할을 한 덕분에 우리는 전기를 마음껏 편안하게 쓸 수 있다. 이처럼 우리 생활에 많은 도움을 주는 발전소가 전국 곳곳에 있으므로 직접 찾아가서 깊이 있게 공부한다면 학습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발전소에서 전기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자세히 살펴보고 친환경 발전소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친구와 의논해 본다. 정전이 일어났을 때의 피해를 상세히 조사하고 국가정전 사태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모두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도 곰곰이 생각해본다.
가볼만 한 발전소
한국수력원자력발전소 경주 월성에 위치한 이곳에 가면 먼저 월성 원자력 홍보관을 볼 수 있다. 최근에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터지면서 끝나지 않은 체르노빌 사고의 공포와 고통이 생생히 전해지는 가운데 원자력 발전이 필요한가라는 의문에 답을 줄 수도 있다. 유럽을 비롯해 중국, 파키스탄, 인도 등은 기존 원전의 안전성을 점검하고 추가 건설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원자력 발전은 과연 안전한지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곳이다.
전망대에서 신월성 1 · 2호기 공사현장도 바라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원자력 발전소는 고리, 월성, 영광, 울진 4곳에서 21기가 가동 중이며 신고리, 신울진, 신월성에 새 원전을 짓고 있는 중이다. 모두가 바닷가 근처이다. 이는 원자로의 핵분열시 발생한 열을 냉각할 때 막대한 열의 냉각수로 이용할 바닷물을 쉽게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화력발전소 서울특별시 마포구 당인동에 있다. 예전에는 당인리 발전소라고 불렀다. 서울화력발전소는 1930년 국내 최초로 만들어진 화력발전소이자 귀중한 ‘산업유산’ 가운데 하나라는 역사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현재 가동 중인 4 · 5호기의 수명이 2012년 만료됨에 따라 이 공간을 문화창작발전소로 만들고자 의견을 수렴하는 중이다. 보통은 발전소를 개방하지 않지만 벚꽃이 만발한 4월 중순 경에는 시민들에게 개방한다. 이때를 맞춰 체험활동을 하거나 담당자에게 사전 허락을 받고 찾아가도록 한다.
영흥화력발전소 (www.kosep.co.kr) 인천광역시 옹진군 영흥도에 위치한 세계 최첨단 친환경 설비 기술로 지역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발전소이다. 발전소에 들어서면 높이가 200m에 이르는 굴뚝 4개가 맨 먼저 눈에 들어온다.
영흥화력발전소는 발전용량 3340㎿ 규모의 석탄(유연탄) 발전소로 수도권 전력사용량의 19.6%를 담당하고 있다. 800㎿ 규모의 1 · 2호기와 870㎿ 규모의 3 · 4호기가 운영 중이다. 근처에 영흥화력홍보전시관 에너지파크(www.e-park.co.kr)가 있다. 한국남동발전이 삼천포, 분당복합, 영동, 여수, 영흥화력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삼랑진양수발전소 경상남도 밀양시 삼랑진읍 안태리에 있는 발전용 콘크리트 댐에 출력 60만kw의 양수식 발전소가 설치돼 있다. 낙동강의 지류인 천태천 계곡을 막아 만든 삼랑진 양수발전소는 청평 양수발전소에 이어 두 번째로 건설된 한국 최대의 양수식 지하발전소이다.
순수 우리기술로 1979년 10월에 착공, 1986년 4월에 준공됐다. 지하에 시설용량 30만㎾급 발전기 1 · 2호기를 보유해 총 시설용량은 60만㎾에 이른다. 상부 저수지(천태호)는 높이 88m, 하부 저수지(안태호)는 높이 78m의 사력(흙, 자갈, 돌)댐으로 만들었으며 6시간 발전이 가능하다. 지하발전소에는 펌프 터빈과 발전전동기, 변압기 등의 보조기기들이 설치돼 있다. 모든 기기는 자동화돼 중앙제어실에서 컴퓨터로 원격 제어된다.
발전소 관련 Q&A
풍력발전소가 무조건 좋은 건가요? 풍력발전기는 바람의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꿔주는 장치로서 풍력발전기의 날개를 회전시켜 이때 생긴 날개의 회전력으로 전기를 생산한다. 짙푸른 대관령의 드넓은 목초 위로 시원하게 우뚝 서 있는 풍력발전단지는 60m 중심높이의 발전기 49기가 가장 안정적인 3개의 날개로 구성되어 돌아가고 있다.
연간 에너지 생산량은 2억 4440만kwh(약 5만 가구 이용량)이다. 이러한 풍력발전소를 세우기 위해 불가피하게 산림훼손이 이루어진다. 대규모의 산림훼손은 피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그러나 넓은 땅을 뒤엎고 자연을 많이 훼손하며 건설해야 하는 화력발전소나 원자력발전소와 비교하면 파괴 정도가 심하지 않다.
풍력발전기는 자연 상태의 무공해 에너지원으로서 현재 기술로 대체에너지원 중 가장 경제성이 높은 에너지이다.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기에 최대한 산림훼손을 줄이는 방법을 찾아 저탄소 녹색성장의 원동력으로 삼는 지혜가 필요하다.
파도를 이용해서 전기를 일으키는 방법이 있나요? 바닷가에 가면 파도가 쉴 새 없이 육지 쪽으로 밀려오는 것을 볼 수 있다. 파도 때문에 수면은 주기적으로 상하운동을 하며, 물 입자는 전후로 움직인다. 이 운동을 에너지 변환장치를 통해 기계적인 회전운동으로 변환시킨 후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것을 파력발전이라 한다.
파력발전에 관한 연구는 약 100년 전부터 시작됐으며 현재 약 50여 종의 파력발전장치가 고안돼 있다. 우리나라 연안의 파력발전 에너지는 약 500만kw로 생각되며 1997년 우리나라 연구기관에서도 60kw급 파력발전 장치를 개발했다.
조력을 이용해 발전을 하고 있는 곳은 어디인가요? 프랑스 랑스(1967년 완공, 용량 20만kW), 캐나다 아나폴리스(1986년 완공, 용량 2만kW) 등이 있다. 우리나라는 충청남도 가로림만, 시화호가 조력발전을 하기에 알맞은 곳이다. 조력발전이란 밀물과 썰물이 발생하는 하구나 만을 방조제로 막아 바닷물을 가두고 수차발전기를 설치, 바다의 밀물과 썰물의 수위차를 이용해 발전하는 방식이다.
해양온도차 발전이란 무엇인가요? 태평양이나 인도양 같이 수심이 깊은 적도 부근의 바다는 바닷물의 윗부분은 따뜻한 반면 깊은 곳은 매우 차갑다. 바다의 표면과 깊은 바다사이의 20℃ 전후의 수온 차를 이용해 표층의 온수로 암모니아, 프레온 같은 물질을 증발시킨 후 심층의 냉각수로 응축시켜 그 압력차로 터빈을 돌려 발전하는 방식이다.
미국은 1978년 하와이 근해에서 59kW급의 소규모 시험발전에 성공했다. 일본은 1981년 남태평양의 나우르(Nauru)공화국 해역에서 최대출력 120kW의 시험발전에 성공했다. 미국과 일본 등은 해양 온도차 발전을 실용화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대정전(大停電)이 일어나면 어떻게 복구하나요? 아주 넓은 지역이 일시에 대정전(大停電)이 되는 사태를 블랙아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전국이 단일 전력망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블랙아웃이 일어나면 전국이 일시에 암흑에 빠지는 ‘토털 블랙아웃(total black out)’이 될 가능성이 크다.
블랙아웃에서 벗어나려면 물만 있으면 당장 가동이 가능한 수력발전소를 우선 살린다. 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는 가스터빈발전소는 외부 전원이 끊겨도 가동할 수 있다. 수력발전소와 가스터빈발전소로는 전체 전력수요의 10~15% 정도만 충당할 수 있다. 수력발전소와 가스터빈발전소에서 생긴 전력은 다른 대형 발전소를 살리는 데 돌린다.
우리나라 전력의 대부분을 생산하는 화력발전소나 원자력발전소는 발전 설비를 돌리는 데 외부 전력이 필요하다. 수력발전소에서 전력을 공급받은 화력발전소와 원자력발전소는 5∼12시간 뒤에 전력 생산이 가능하다. 결국 대정전이 일어나도 6∼14시간 이내에 초기 전력 생산이 이뤄지지만 이 전기를 바로 사용할 수는 없다. 초기에 생산한 전력은 전압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만들기 위해서 전선에 흘리기만 하지 가정이나 기업으로 보내지 않는다. 전압이 정상으로 올라가면 발전소 인근 지역 송전선을 살린다(수력발전소가 많은 수도권이 먼저 복구된다). 이후 각 지역의 전력망을 연결해 다시 전국적인 전력 공급망을 되살리는데, 이때까지 최소 2∼3일이 걸린다. 대정전 당시 전력 설비가 많이 고장났다면 전국적으로 전력을 완전히 공급하는 데 1주일이 걸릴 수도 있다.
발전소 관람 시 주의할 점
1. 가고 싶은 발전소로 연락해서 예약을 한다. 가기 전에 발전소 홈페이지를 보고 무엇을 볼 것인지 결정한다. 학생 단체 관람 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점심은 어디서 먹고, 위험한 것은 없는지 등에 대해 꼼꼼하게 점검한다. 교사가 해당 발전소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얻고 공부도 많이 하도록 한다.
2. 발전소 안내 팸플릿을 들고 다닌다. 그 발전소에서 무엇을 꼭 봐야 하는지, 어떤 내용인지 제대로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관람 안내를 충분히 숙지한다.
3. 발전소 내에서 뛰어 다니거나 소리를 지르거나 음식을 들고 다니지 않는다. 넘어지거나 부딪혀서 다치지 않도록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각별히 신경을 쓴다.
4. 접촉 금지라고 돼 있는 시설물은 함부로 만지지 않는다. 직접 만지고 조작하도록 체험이 허용된 곳에서만 전시물을 만지며 열심히 체험활동을 한다. 전시물을 만진 후에는 원래대로 잘 정리해 다른 이용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한다. 사진 촬영 금지 공간에서는 사진을 찍지 않으며, 출입금지 지역은 들어가지 않는다.
5. 항상 길을 잃지 않도록 주의한다. 큰 발전소에서는 잠시만 한눈을 팔아도 일행과 멀리 떨어질 수 있다. 발전소에 들어가기 전에 미리 잃어버렸을 경우 어떻게 만날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6. 발전소를 갔다 온 후 보고 듣고 느낀 점, 새로 알게 된 점, 궁금한 점 등을 잘 정리해서 보고서를 만들도록 한다. 체험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몰랐던 점이 있으면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아보거나 해당 전문가에게 직접 물어본다.
7. 친환경발전소를 살펴보고 앞으로 어떤 발전소가 더 필요한지 생각해 본다. 예를 들어 현재 국내 총 발전량의 1%를 차지하고 있는 녹색에너지 생산 현장 가운데 대표적으로 손꼽을 수 있는 풍력발전소를 직접 둘러본다. 그리고 지구온난화의 개념과 이에 대처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방향, 그리고 국내 지방자치단체들의 우수한 대응사례 등을 조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