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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이야기> 글빛 문학의 밤


서산에 해가 걸터 앉아있을 무렵 운동장에 학생들이 하나둘 모여들고 있다. 체육대회를 마치고 학교 강당에서 글빛 문학의 밤을 개최하기 위해서다.

며칠 전부터 문예반장 인정과 규현, 현민, 종민, 강희는 글빛 문집을 만들고 순서지를 만들고 사회를 본답시고 시나리오를 작성하면서 신명이 나는가보다.오늘은 드디어 가슴 설레는 문학의 밤, 발표의 날이다. 여학생은 치마 저고리를 입고 남학생들은 한복으로 초립동이처럼 갖은 모양을 내고 또 다른 아이들은 사복으로 저마다 예쁘게 단장을 했다.

'꿈과 낭만과 음악과 시가 있는 문학의 밤'이라는 무대 아래에 낙엽을 깔고 무대 정면에는 색색의 알록달록한 풍선에 자기 이름을 쓰고 좋아하는 선생님들의 이름을 써서 매달아 놓았다. 30여명의 아이들은 함성을 지르고 춤을 추며 무척이나 기뻐한다.

문집을 받아든 순간, 자기 글이 활자화돼 나왔다는 기쁨에 고함을 지르고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어난다. 강당 안은 잔치 분위기다. 친구들도, 부모님도, 그리고 선배들과 후배들로 강당이 꽉 찼다.

아이들은 처음으로 조명 아래서 발표를 한다 하니 걱정이 되는 모양이다.

"선생님, 저 꼭 해야 해요?", "이렇게 긴 글을 다 읽어야 해요?",
"선생님, 저 떨려서 못하겠어요."

싱글벙글 하면서도 은근히 걱정스러운 모양이다.

드디어 멀티비전에 아이들의 얼굴이 크게 비치면서 낭송이 시작됐다. 몸을 비비꼬는 학생, 고개를 들지 못하고 그냥 국어책 읽듯이 읽어 내려가는 학생, 웅변하듯이 읽는 학생….

3부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 남학생과 여학생 사회자들의 재치 있는 말담으로 장내는 웃음소리와 박수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낭송하는 학생들마다 개성이 있고 특징이 있어 모두들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글빛 문학의 밤.' 몇 년째 계속되는 보람 있는 문학잔치다. 한글을 빛내자는 뜻으로 '한글사랑방' 문예반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글을 쓰도록 지도하고 있다. 오늘도 창가에 서서 꿈망울이 영롱하고 꽃잎처럼 싱그러운 청소년들의 향기를 기다리며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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