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탈리아? 와인하면 프랑스 아닌가? 요즘 뜨는 것은 칠레나 호주 와인이 아닌가? 맞습니다. 엄청난 가격에 훌륭한 품질하면 프랑스죠. <신의 물방울>에도 대부분 프랑스와인이 주인공이구요. FTA를 계기로 칠레와인이 대중들에게 인기가 높은 것도 사실이고 최근 호주 와인들도 인기가 많습니다.
그런데 왜 하필 이탈리아일까요? 현재 와인 생산국 중 가장 오래된 포도재배와 와인생산국인 곳. 최대 생산량을 기록하는 곳. 비록 근대화된 시스템이 늦어졌지만 결코 프랑스보다 질이 떨어지지 않으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곳. 또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반도국이기에 우리나라 사람들의 성향과 가장 비슷한-증명된 바는 없지만-탓에 기다렸다 마시는 와인보다는 바로 마실 수 있는 와인을 좋아하는 나라. 주변 국가들의 끊임없는 침략으로 몸살을 앓았던 곳. 르네상스의 발현지이며 근대 문화에 가장 많은 에피소드를 갖고 있는 나라. 이 정도면 답이 될까요?
이탈리아는 지난해 세계 최대 와인 생산국으로 등재됐습니다. 2007년보다 8% 증가한 47억L의 와인을 생산해 44억L에 그친 프랑스를 제치고 1위에 올랐습니다. 이탈리아 국민들의 와인 소비는 점점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1970년대 1인당 연간 와인 소비량이 110L였는데, 현재는 45L 정도로 크게 줄었습니다. 한 때 싸구려 와인을 제조한다는 오명은 더 이상 이탈리아 것이 아닌 셈입니다.
이탈리아에서 포도주가 생산된 시기는 그리스 이오니아인들이 처음 소개한 BC 400년경으로 이후 프랑스를 비롯한 전 유럽지역으로 전파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리스 사람들이 온 나라에 와인을 만드는 포도나무가 가득한 것을 보고 Oenotria(외노트리아 : 와인의 땅)라고 외쳤을 만큼 이탈리아는 국토의 3분의 2가 구릉지로 포도재배의 천혜의 자연을 가지고 있습니다. 포도품종도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와인 라벨를 읽어보자!

마트에서나 와인숍에서 와인을 고를 경우 병에 붙여진 라벨을 보면 그 와인에 대한 정보를 대충은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지식이 조금은 있어야 내가 원하는 와인을 고를 수 있는데 도무지 무슨 말이지 알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이제 이탈리아 와인의 라벨 보는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❶ 상표 및 와이너리(와인생산 회사). 동일한 가치를 인정받는 와인의 경우에도 와이너리에 따라 품질이나 가격이 천차만별입니다. 잘 모르는 와인의 경우라도 눈에 익숙한 와이너리라면 신뢰를 가질 수 있겠지요.
❷ 빈티지. 수확된 연도를 가리킵니다.
❸ 와인의 이름. 이탈리아 와인에서 많은 수의 유명한 와인들은 그 지역명이 곧 와인의 이름이 경우가 많습니다. ‘Chianti Classico’는 생산되는 지역명이자 와인의 이름이지요. 그리고 이탈리아의 경우 포도 종류와 지역명칭이 나란히 게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Brunello di Montalcino’의 경우 앞의 Brunello는 포도 품종을, 뒤의 Montalcino는 지역을 가리킵니다. 몬탈치노 지역의 브루넬로 품종으로 만든 와인이라는 뜻이지요. Moscato D’asti(모스카토 다스티)는 아스띠 지역의 모스카토 품종이란 뜻이며, Montepulciano D’abruzzo(몬테풀치아노 다부르쪼)는 아부르쪼 지역의 몬테풀치아노 품종으로 만들었다는 뜻이 됩니다.
❹ 와인의 등급. 이탈리아에서는 Vino da Tavola, IGT(Indicazione Goegrafica Tipica), DOC(doneminazione di Origine Controllata), DOCG(doneminazione di Origine Controllata e Garantita)의 네 가지 등급으로 나뉩니다.
❺ 병입한 곳.
이상과 같은 정보만 이해한다면 언제, 어느 지역의 어떤 와인을, 어떤 와이너리가, 어떤 품종으로 만든 것인지 대충은 알 수가 있습니다. 물론 이 경우가 모든 와인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고 많은 경우에 그렇다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는 앞으로 지역별 특색을 찾아보면서 조금씩 알아갈 예정입니다.
지역 명칭과 유명 와인들

(1) Valle d'Aosta(발레 다오스따)
(2) Piemonte(삐에몬떼) : Barolo, Barbaresco, Moscato d'asti 등 유명한 와인들이 많이 생산되는 곳. 사보이 왕국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으며 근대 이탈리아를 통일한 지역이다.
(3 )Liguria(리구리아) : 유명한 항구도시 제노바를 주도로 하고 있는 곳이며 산레모 가요제가 열리는 San Remo시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4) Lombardia(롬바르디아) : 패션의 도시 밀라노가 있는 곳.
(5) Trentino-Alto-Adige(트렌띠노 알또 아디제)
(6) Veneto(베네토) : 누구나 한번쯤은 가보고 싶어 하는 베네치아가 주도이며 로미오와 줄리엣의 고향인 베로나가 있다. 그리고 베르디의 고향이다. Soave(소아베), Amarone(아마로네) 등이 유명하다.
(7) Friuli-Venezia-Giulia(프리울리 베네치아 지울리아)
(8) Emilia Romagna(에밀리아 로마냐) : 1088년에 설립돼 유럽에서 가장 먼저 문을 연 볼로냐 대학이 있는 곳이며 파파로티의 고향인 모데나가 있는 곳이다.
(9) Toscana(토스카나) : 르네상스의 중심지. 단테와 마키아벨리의 고향 등 와인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문화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다. Brunello Di Montalcino, Chianti, Chianti Classico 등의 와인으로 유명하며, Sassicaia 나 Masseto, Ornellaia 등의 Super Tuscan 와인의 원산지.
(10) Umbria(움브리아)
(11) Latio(라치오): 설명이 필요 없는 로마가 주도인 곳.
(12) Campania(깜빠냐): 세계 3대 미항인 나폴리가 있고 화산재 속에 사라진 폼페이가 있는 곳이다. 피자의 본고장.
(13) Marche(마르께)
(14) Abruzzo(아부르쪼)
(15) Molise(몰리세)
(16) Pulia(뿔리아)
(17) Basilicata(바실리까따)
(18) Calabria(깔라브리아)
(19) Sicilia(시칠리아)
(20) Sardegna(사르데냐)
등급체계가 궁금하다
사실 와인에 대한 지식이 많은 사람이건, 적은 사람이건 구매를 통해 마시게 될 때 가장 관심을 가지는 것이 ‘이 와인이 좋은 와인일까’ 하는 문제 아닐까요? 그래서 사람들은 대부분 간편한 방법으로 개량화 된 수치를 찾게 됩니다. 하지만 그 등급은 기본적인 분류체계로 어느 정도의 신뢰를 바탕으로 하지만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며 모두에게 동일한 품질을 제공하는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상품에 대한 기초적인 정보라는 정도로만 확인하면 될 듯합니다.
이탈리아 와인은 크게 4등급으로 나뉩니다. 이런 등급 체계가 도입된 것이 50년도 되지 않았지만 이런 등급을 분류하고 생산공정을 세분화하는 과정에서 이탈리아 와인이 프랑스 와인에 버금가는 품질에 다가선 것도 사실입니다. 먼저 일명 테이블 와인급에 해당하는 ‘Vino da Tavola(비노 다 타볼라)’ 입니다. Vino는 와인을 뜻하며, Tavola는 영어의 Table에 해당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자급자족용이며 대부분 저가입니다. 옛날 시골 가정에서 스스로 제조해 먹던 술이라고 할까요. 그 다음은 IGT입니다. 그 지역의 특산 민속주라는 뜻이라고 기억하지요. 우리나라의 경우처럼 어느 지역 머루주, 다래주라고 생각하면 되겠고 일정한 생산 기준을 갖출 경우 부여됩니다.
다음은 DOC 등급인데 ‘Denominazione di Origine Controllata(데노미나찌오네 디 오리지네 콘트롤라타)’의 약자입니다. 포도의 수종이나 산지 등을 검사한 등급이라는 뜻이며 엄격한 기준이 부여됩니다. 어떤 경우에는 이 등급을 가진 와인이 상급의 와인보다 더 나은 경우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높은 등급이 DOCG 등급입니다. 앞 부분은 DOC와 동일하고 ‘e Garantita(에 가란티타)’가 첨가됩니다. 보증한다는 뜻이 첨가됐습니다. 일단 이 등급을 받게 되면 기본적인 품질이 보증되는 셈이지요. 현재 41종이 이 등급을 획득한 상태며 피에몬테주와 토스카나주에 이 등급이 집중돼 있습니다. 이 등급은 DOCG 인증 라벨을 병마개 부근에 붙입니다.
이탈리아 와인을 구입하실 때 이 라벨이 붙어있는 와인을 고르시면 기본적인 품질은 보장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DOC와 DOCG 등급의 포도주는 2006년 기준으로 15억L가 생산되었으며, 이는 전체 생산량의 30% 이상에 해당하는 수준입니다. 여기까지 이탈리아 와인들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들을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호부터는 본격적인 지역 여행을 떠나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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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와인 기본 상식 - 알아두면 좋은 이탈리아 와인 용어 • Bianco(비앙코) : ‘흰 색’을 뜻하며 화이트 와인을 지칭.
• Rosso(로소) : ‘붉은 색’을 뜻하며 레드 와인을 지칭.
• Rosato(로사토) : ‘분홍색’을 뜻하며 로제 와인을 지칭.
• Classico(클라시코) :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갖고 보다 양질의 와인을 생산해왔던 산지.
• Superiore(수페리오레) : 일반적으로 보통의 와인보다 알코올이 더 높은 경우에 적용되며 와인별로 기준이 다름.
• Riserva(리제르바) : 보다 오랜 기간의 숙성을 한 경우에 부여하며 와인별로 기준이 다름.
• Spumante(스푸만테) : 스파클링(발포성) 와인을 가리키는 이름.
• Frizzante(프리잔테) : 스푸만테 와인에 비해 보다 기포가 적은 발포성 와인.
• Dolce(돌체) : 스위트.
• Secco(세코) : 드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