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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채찍'에서 '당근'으로 돌아 선 영국

평준화해제 이후 학교수준 양극화 심화
졸업성적 나쁜 '실패학교'에 폐교 위협
3년 후 특별재정 등 재개발 프로그램 시행


3년 전 당시 교육기술성 장관이던 데이빗 블라켓 (David Blunkett)은 졸업시험 성적이 불량한 학교들에게 3년간의 유예기간과 목표치를 설정해 주고 이 기간 내에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폐교' 시키겠다고 발표했다.

그 당시 감독 대상이 된 학교들은 129개 학교로서 이들 학교의 '운명'은,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지난 주 8월 12일 발표된 전국 중등학교 평가시험 'GCSE' 의 결과에 따라 판결이 날 예정이었다. 하지만 최근 가디언지의 기사에 의하면 현 정부는 이들 학교에 대해 '징계'보다는 '지원'을 강화하는 방안을 고려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정책 변화의 배경에는 그 감독대상 학교들이 대부분 목표치를 달성하고 지난해 23개의 학교만이 남았다는 것과, 지난 3년 사이 블랑켓에서 모리스 그리고 현 클라크로 교육기술성 장관이 교체되면서 '폐교만이 능사가 아니다' 라는 정책 변화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 교육 정책입안자는 "폐교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다. 그리고 그들을 호전시키는 것은 가장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우리들이 하고자하는 것은 폐교가 아니다" 라고 밝히고 있다.

영국의 학교들은 16세에 의무교육이 끝나며 전국 중등학교 공통 평가 시험인 GCSE 라는 시험을 치루게 된다. 이 시험의 결과는 5등급으로 매겨지며 전교생의 15% 이상이 상위3 등급 이내의('C 등급' 이상의) 성적을 얻지 못할 경우 '실패학교 (failing school)'로 판정된다. 정부는 이 실패학교의 판정 기준치를 2004년에는 20%, 2006년에는 25%까지 상향 조정 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02년 전국 평균은 57.9%였다.

전국 중등학교장협의회 회장인 존 던포드(John Dunford)는 "(3년 전 실패학교들을 폐교하겠다던) 블랑켓 장관의 발표는 너무나 단순한 발상이었으며 그는 그 학교들이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의 후임 장관들인) 모리스나 클라크는 블랑켓에 비하면 현재
그러한 실패학교들이 가진 문제점들을 풀어나가는 현실감각이 훨씬 낫다" 라고 평했다.

교육기술성 대변인은 "블랑켓씨가 그의 정책을 발표했을 때 감독 대상 학교들은 129개교였다. 지난 3년 사이 그들 학교들 중에 대부분의 학교들은 나아져 왔으며 어떤 학교들은 급진적으로 호전돼 왔다. 아직 그 대상에서 남아있는 23 개의 학교들 중에 두 개는 폐교가 되며, 네 개는 시티
아카데미 (경영위탁학교) 로 전환되고, 최소 2개교는 '새 학교 전환 (Fresh start programme) 프로그램을 개교를 하게 될 것이다" 라고 밝히고 있다.

1988년 교육개혁법 이후 평준화의 해체는 가속화돼 왔고 학교들은 '학부모의 학교 선택권' 과 '학교의 아동 선별권' 이 교차하는 '시장과 유사한 상황' 에 놓여지게 되었다. 평준화 폐지 이후에 전국 평균치의 성적은 현저하게 향상이 되어왔지만 학교간 수준의 양극화 현상 또한 심화되어 저변의 학교들과 아동들은 학교선택권도 아동선별권도 행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점점 궁지로 몰리게 됐다.

이??궁지에 몰린 학교들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폐교'을 하겠다는 '으름장의 채찍'에서 이제는 특별 재정지원 같은 '당근'과 다양한 형태의 지원 방안들을 강구하고 있다. 켈더데일 지역의 라이딩, 버밍험의 세인트 알반, 켄트지역의 챤넬 같은 8개의 실패학교들은 지난해 각각 15만
파운드 (약 3억 원)의 재개발 프로그램의 지원금이 주어졌다.

또 하나 현재 새롭게 제안되는 방안으로서 '파트너 쉽'이 대두되고 있으며 이는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학교에 '실패학교'를 위탁 운영하는 방법이다. 이 제안은 실패학교의 학교운영위원회를 해체시키고, '성공한 학교'의 학교운영위원회에게 그 실패학교의 운영을 맡기게 된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에 한 학교 당 12만 5천 파운드(2억 5000만원)가 지원될 계획이다.

영국의 경우 학교운영위원회가 예산 집행권과 교장을 위시한 교직원의 인사권을 가지고 있으므로 교직원의 전체 물갈이를 하든 아니면 선별적인 교체를 하든 그것은 새로운 학교운영위원회가 결정하게 된다. 현 '덜위치 칼리지'의 교장으로 지난 주 '전국 교장단 컨퍼런스'를 주재한 그래한 메이블(Grahan Able) 씨는 "내 생각에 우리는 이제 교사를 믿어야 될 때가 온 것 같다, 그리고 시험의 부담을 줄이고 아이들이 보다 즐겁게 학습할 수 있는 교과과정으로 개편해야 될 시기가 온
것으로 판단한다" 라고 BBC 1의 아침 방송에서 피력했다.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는 사례들은 흔히 보이며 Times Education Supplement 8월 1일자 기사에서는 맨체스터 소재 '윌로우' 학교의 앤 화이트해드(Anne Whitehead) 교장의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그녀가 그 학교에 취임한지 5 년만에 그 학교의 성적을 전국 최저집단에서 중상위권 집단으로 도약시켰으며 아직까지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녀가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것은 학교환경을 깨끗하게 하고, 아이들의 의견을 존중하도록 교사의 태도를 바꾸며, 시험의 결과에 전혀 집착하지 않고 교과과정을 개편했으며, 기회만 있으면 '견학 겸 나들이'를 해 왔다는 것이다. 그녀는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고 즐거운 학교를 만들면 시험성적은 저절로 좋아지게 되어있다" 라고 소신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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