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간 4회 치르는 고등학교에서의 중간 및 기말고사에서 학교 및 학급 사이에 성적 부풀리기 현상이 너무 심해 이에 대한 개선책을 제시하고자 한다.
내가 대입 시험을 치렀던 77학년도에는 학교 성적이 대입 사정 때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하지만 80년대부터는 학교성적이 수·우·미·양·가 또는 동학년 학생수 중 등위로 평정되어 매우 중요한 요소가 작용하기 시작했다.
그로 인해 각 고교의 학생과 학부모는 수능 성적 못지 않게 3년간 총12회 실시되는 학교 성적에도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학교 시험 때마다 동일 교과 담당 선생님들 사이에는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학급별 성적차이가 5점 정도일 경우에는 어쩔 수 없다고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10∼40점 차이가 나는 경우도 허다한 실정이다. 이러다 보니 열심히 가르친 교사가 맥이 풀리는 것은 물론 학생이나 학부모의 원망이 너무 심하다. 코앞에 닥친 학생의 대입 사정을 고려해 볼 때 여러 당사자가 잠 못 이루며 고민할 수밖에 없는 문제인 것이다.
이런 이유로 앞으로는 성적 산출 방식을 현행의 동일 학년 내 평정 대신 학급별 평정으로 전환해야 한다. 또한 100점, 50점 식의 현행의 점수 표시나 1/500, 500/500과 같은 학년별 등급 표시 대신에 등급 표시(상위 1/15등급은 A+, 2/15등급은 A0, 3/15등급은 A-, 15/15등급은 E-)로 전환해야 한다.
현재의 제도에는 선생님의 의향에 따라서 자신이 가르치는 학급의 평균이 100점이 될 수도 있는 큰 허점이 있다. 비록 규정상 학급별 점수 차이가 심할 경우 재시험 실시가 명시돼 있다 할지라도 이를 시행하는 데는 절차상 많은 어려움이 있어 실제로 학교 현장에서 채택되기란 힘들 수밖에 없다.
현재 발생하고 있는 학교시험 성적의 학급별 격차 심화현상에 대한 대안으로 학급별 등급표시제로의 전환이 적합하며 이는 빠른 시일 내에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