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도 그렇지만 사람들의 삶에도 어이없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어처구니없는 사람이 끊이질 않는다는 것이다. 작년 올해 걸쳐 그때마다 속수무책으로 이 소용돌이에 휘말려 들었다. 마치 늪에라도 빠진 기분이다. '정상이 무엇이고 비정상이란 또 무엇이냐'를 되물을 겨를조차 없었다.
지난해 한국에 상륙한 이케아는 세계 최대 가구 제작·유통 업체로1943년 스웨덴에서 창업해 현재 세계 42개국에서 연간 매출이 43조원을 웃돈단다. 이처럼 이케아가 세계적으로 수지 맞는 기업으로 부상한 원동력은 고객이 직접 조립하는, 이른바 ‘DIY’(Do It Yourself) 제품이라는 게 핵심 요인이라 한다. 저가로 대량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손님이 모델만 본 뒤 창고에서 납작하게 포장된 가구를 자기 차로 가져가 조립하니 박리다매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며칠 전 인터넷 뉴스에 '이케아(IKEA) 연필 거지'라는 뉴스가 떴다.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는고객이 가구 치수를 재거나 구매 품목을 적을 때 쓰라고 몽당연필과 줄자를 비치해 놓고 있다. 이는 고객들이나 사용할 것이니 값도 무료로 했다. 매점 개장 두 달도 안 돼 2년치 몽당연필이 동났다는 게 뉴스가 아니라 그걸 퍼 담아와 한 자루에 3000원 가격을 매겨 인터넷 매매 사이트에 올려놓았다는 게 뉴스다.
이같은 사실은 이케아의 전 세계 253개 매장에 없던 일이라고 한다.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는 속담이 실감날 정도다. 이로 인해 인터넷에서는 “나라 망신”이라는 등 비판 댓글이 무성하다. 이케아코리아는 스웨덴 본사에 몽당연필 추가 공급을 긴급 요청해 다시 채워 넣었다. 국민소득이 몇백 달러 수준이라 연필이 없었다면 낮이 뜨거워도 그러려니 하겠다. 우리 나라 국민소득이 3만 달러다. 3만 달러 몸뚱어리에 몇백 달러 공공윤리라는 옷을 입고 살고 있는 것이다. 이는 분명 정상이 아니다. 경제는 월반이 있어도 윤리의 학교에는 월반이 없는 걸 실감하게 된다.
우리는 세상이 국제화가 되고 디지털 시대를 따라 가야한다고 열심히 가르쳤다. 그러나 오늘날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망설여진다. 옛날 우리 선조들의 교육방법은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자학으로 글자를 가르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마음가짐과 행실, 즉 인격을 함양하는 것이었다.
율곡 이이는 후대의 어린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 ‘격몽요결’을 지었다. 그 서문에서 “지금 사람들은 배우고 익히는 것이 일상생활에 있는 줄 모르고 어리석게도 높고 멀어서 행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주위의 사소한 것에서 배울 수 있게 저술했다. 학식과 함께 인격도 가르쳤다.
요즘 인성교육이 화두가 되고 있는데 이같은 책을 가르쳐 보아도 좋을 것 같다. 그러나, 이같은 책이 있는 줄도 모르고 가르치는 선생님도 있을 것이고, 그러다보니 책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학생들이 많을 것이다. 과거와 현대를 잇는 교육이 그리워지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