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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김광섭 선생님 자서전 ‘빛을 따라서’ 출판 기념회 참가

 전혜진 학생은 2012년 졸업하여 현재 효천고 3학년에 재학중인 학생으로 자서전 출판 기념회에 참가하여 광양여중 재학시절 자신이 경험한 내용들을 중심으로 축하의 인삿말을 한 학생이다.

 저는 김광섭 교장 선생님의 제자로 축하와 감사인사를 전하게 된 광양여중 제40회 졸업생 전혜진 입니다. 이러한 자리는 처음인 터라 형식을 지키기보다 김광섭 선생님과 함께한 광양여중에서의 이야기를 여러분께 전하기 위해 참가했습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예쁘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김광섭 교장선생님의 부임 이후 광양여중에는 많은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저는 그 중에서도 중간걷기 시간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2교시와 3교시 사이 약 20분정도의 중간걷기 시간을 통해 찌뿌듯한 몸을 풀고 상쾌한 공기를 마실 수 있었을 뿐 아니라 교실이 달라 자주 마주하지 못했던 친구들, 동생들을 만나 반갑게 인사할 수 있었습니다. 운동장을 거닐다 보면 어느 새 저희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어나곤 했습니다.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학업에 열중할 수 있는 활기를 불어넣어 줌과 동시에 즐겁게 웃으며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생활지도 면에서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학생들 스스로 불합리하다 느껴지는 규정에 대해 회의를 거쳐 고쳐나갔고 이후 학생회와 선생님, 그리고 학부모님들과의 의견조율을 통해 타당한 교칙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직접 참여하여 개정한 교칙인 만큼 학생회와 선도부를 선두로 학생들 스스로 이를 지키고자 노력하게 되었습니다. 학생 자치가 꽃피는 학교의 시작이었습니다.

생활 속의 습관을 중시하셨던 선생님께서는 다른 선생님들이 쉽게 찾는 체벌이 아닌 학생 스스로 느낄 수 있게 하는 교육을 행하셨습니다. 점심시간이면 밥을 일찍 먹기 위해 운동장을 가로질러 급식실로 향하는 학생들이 흔히 보이곤 했습니다. 저 역시 체육활동을 끝낸 후 흙이 묻은 실외화를 신고 급식실로 향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 날, 교장실에서 선생님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네가 나쁜 아이인 게 아니야. 잘못된 습관이 들어있는 거지."라고 말씀하시며 직접 작성하신 좋은 글들을 보여주시곤 했습니다.
 
나 하나의 편리함을 위해 친구들을 배려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스스로 많이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항상 글을 읽고 나의 습관에 대한 생각을 글로 써오도록 지도하셨습니다. 글 쓸 일이 많지 않은 저희에겐 몇 줄 안 되는 그 글이 너무나 커다란 숙제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글을 쓰는 동안에 저의 잘못된 습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며 반성하고 성장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스스로 성찰하는 방식을 통해 체벌 없이 더욱 올바른 생활지도가 이루어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광양여중 3년의 시간은 제가 그랬듯, 사춘기를 겪으며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떠한 사람인가?" 와 같은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자아 성찰의 시기인 동시에 꿈을 향한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하는 너무나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학업에 대한 기초를 쌓고, 학업에 임하는 자세를 가다듬는 때 역시 이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선생님께서 작성하시는 교육 관련 글을 읽고 그에 대한 저의 생각을 전하고 학생회의 일원으로서 학생자치에 참여하며, 자기 주도적 학습을 행하고 선생님으로부터 피드백을 받는 그 모든 과정을 통해 저는 한 명의 자아로써 저 스스로의 자존감을 형성하고 학습에 대한 계획을 세우며 큰 어려움 없이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그 과정을 통해 타인을 배려하고 공동체를 위한 자세를 기르기도 했습니다. 좋은 스승을 만나 가르침을 받은 저는 행운아라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학생 인권은 강조되는 반면, 교권이 점점 그 힘을 잃어가는 시기에 한 명의 학생으로서 교직에 계신 선생님들께 죄송한 마음이 생기곤 합니다. 한편으론 김광섭 선생님을 비롯하여 여러 훌륭한 선생님들이 계시기에 저희가 바르게 자라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김광섭 교장선생님 부임 이후 광양여중은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선생님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참여 학교로 거듭날 수 있었습니다. 진정 학생이 주인공으로 대접받는 학교로 거듭날 수 있게 수고를 아끼지 않으신 김광섭 교장선생님과 여러 선생님들께 이 자리를 통해 정말 감사드린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여러분, 여러분에게 "교장선생님"이란 단어는 어떤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나요? 제게는 훈화말씀을 하시는 어려운 선생님의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올랐었는데요, 김광섭 선생님과의 인연이 시작된 이후 전혀 다른 교장선생님의 모습이 제 머릿속에 선명히 남게 되었습니다. 학생들과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운동장을 걷고, 학교 소식과 교육에 대한 깊은 생각을 바탕으로 직접 쓰신 글을 전해주시며 생각할 기회를 제공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학생들의 목소리를 듣고자 노력하시던 선생님. 생활지도를 위해 학생들에게 좋은 글을 읽게 하시고 새로운 출발을 앞둔 졸업생들에게 직접 편지를 보내주시는, 다정하신 선생님 덕에 광양여중은 너무나 행복한 추억으로 제 마음 한쪽에 자리매김하였습니다.

교장 선생님의 자서전 "빛을 따라서"라는 책에 들어 있는 교장 선생님의 진정어린 교육을 통해 광양여중에서의 인성과 창의성을 중시한 교육방식이 널리 퍼져 전국의 모든 학교들이 건강한 방향으로의 변화를 꾀했으면 좋겠습니다.

교장선생님, 자서전 출판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부족한 저에게 이렇게 좋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이 한 해 잘 마무리하시길, 그리고 2015년 새해와 그 이후에도 건강하시고 웃음이 끊이질 않는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시길 바라며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4년 12월 26일 전혜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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