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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수능 오류' 억지 주장보다 신뢰 찾아야

수능도 끝이 났다. 우리 아이들은 정말 큰일을 해냈다. 모두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런데 이제 시작이란다. 대학별로 치르는 시험에 대비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선 대학입시 문제가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 마디로 국가적 이슈이다. 한국 사람들이 아이들에게 거는 기대가 크기때문에 주택 가격 격차가 심한 나라가 되었다.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는 오늘의 대한민국 각 급 학교에는 잘 준비된 우수한 젊은이들만이 교단에 설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 교육현장에서 대부분의 교사들은 '왜 가르치는 일을 직업으로 택하였는가?'에 대한 신념이나 포부가 낮아지고 있다. 이런 현상은 교육 현장에는 무력감을 느끼는 교사가 점차 늘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아닌가?.

교사에게 무력감을 주는 것들이 한 두가지 이겠는가. 교원능력 개발 평가라는 이름으로 교사에 대한 상황 파악이 어려운 현실에서도 학무모가 교사를 평가해야 하는 현실도 안타깝다. 이것이 바로 현실을 무시한 교육 정책 추진의 결과이다. 아이들이 선생님에게가 욕설과 시비를 거는 현실도 우리를 슬프게 한다. 그리고 최근에 전국의 대부분 학생들이 치른 '수능시험 문제'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흔한 일은 아니지만 수능을 보고 나면 문제와 관련하여 문제의 오류나 복수 정답 문제로 논란이 있곤 했다.

올해의 경우 세계지리에서 문제가 발견됐다. 문제의 쟁점은 교과서에 나온 2011년 기준으로 출제를 했는데 현재 통계를 기준으로 하면 문제의 정답이 바뀌게 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는 문제 내부상에서 풀면 맞을 수 있는 문제기 때문에 즉 교과서 기준으로 하면 별 문제가 없으니 큰 문제가 없다라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는 즉 사전에 정해진 교육내용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고, ‘시험 합격 여부’로 아이들을 줄 세우는 교육에 안주하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가 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고속 정보화 사회에서 학교에서는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가? 박제된 지식인가, 아니면 살아 움직이는 지식인가를 물으면 답이 나온다. 교과서는 어디까지나 목표를 이루기 위한 하나의 자료에 해당한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특히 연구하는 교사라면 신문 정도는 보고 변화하는 사회의 모습을 꾸준히 지켜보면서, 아이들도 새로운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신문을 보라고 권유할 것이다. 필자가 현장 교사였다면 분명히 2011년 교과서 자료를 가지고 가르치지는 않았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교육에 열심인 교사는 분명히 2011년 자료가 아닌 현재의 기준으로 가르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교과서를 기준으로 문제를 만드는 것 자체를 통째로 비난할 수는 없다. 1년에 한번 내는 문제에서 이러한 논란이 일어날 문제를 낸 출제자가 누군지는 모르겠으나 매우 당황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 문제를 확인하는 검증 과정에서 실제로 치뤄본 선생님도 계실 것이다. 최소한도 이같은 과정에서 이 문제는 지적이 되어 걸러졌어야 했다. 그러나 그 책무를 소홀히 한 때문에  오류가 발생했고 수능 오류는 이제 법정으로 가는 신세가 되었다.

수험생 38명을 대리해 서울행정법원에 수능시험 정답 결정 처분 취소 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함께 제기한 임윤택·박현지 변호사는 “세계지리 8번 문항의 ㄷ지문은 객관적으로 틀린 지문으로 평균 수준의 수험생이 답을 고를 수 없어 출제자 재량권의 일탈 남용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수능 시험의 출제 오류에 대해 행정소송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법원의 결정에 따라 다음달 7일 예정된 대학 수시 합격자 발표부터 다음달 말 시작될 정시 전형까지 입시 일정에 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학교에서도 가끔 시험 문제 실수를 하면 비난의 대상이 된다. 그런데 전국적으로 파급 효과가 큰 시험이고 보니 그 책임이 무거울 수 밖에 없다. 이를 바로잡는 방법이, 그리고 그것을 인정해 나가는 모습이 좀 달랐으면 좋겠다. 원숭이는 원래 나무에서만 떨어진다.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억지로 주장하는 눈살찌프리게 하는 모습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인정하는 순간 무너지는게 아닌데도 말이다. 잘못을 깨끗하게 인정하는 것이 신뢰를 심어줄 수 있는 길이다. 교육은 신뢰를 생명으로 하기 때문이다. 수능이 올해만 볼거 아니기에 더욱 그러한 것이 아닐까. 교육문제를 해결하려면 문제를 보는 관점이 원점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다. 교과서의 정답을 외워서 푸는 문제가 아닌 변화하는 사회의 결과를 더 중요시 하는 관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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