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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유태인의 아버지, 무엇이 다른가?

우리나라 교육 문제가 많은 것이 사실인데 그 뿌리는 가정교육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아버지들의 지나친 무관심을 어떻게 에너지로 바꿀 것인가는 중요한 과제이다. 유태인 가정교육의 중심이 어머니라면, 유태인의 전통과 역사를 아이들에게 공부시키는 사람은 아버지이다. 유태인 아이들은 어느 정도 나이가 되면 아버지와 일대일로 토라와 탈무드 공부를 하게 된다. 유태인 아버지는 아이들에게 영원한 멘토이자 교사이다. 히브리어로 아버지라는 말에 ‘교사’라는 뜻이 내포되어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기원전 500년부터 기원후 500년에 이르기까지 구전되어 축적된 이야기들을 엮은 탈무드는 유태인들의 태교와 자녀교육에서 빠뜨릴 수 없는 교과서와도 같다. 탈무드 속 여러 가지 일화와 이야기를 통해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다양한 생각과 질문, 창의적인 대답을 이끌어낸다. 유태인 사회에서는 아버지의 권위가 매우 중요하며 절대적이다. 아버지는 아이들과 함께 유태인의 절기와 명절을 함께 준비하고, 경전을 공부하며 유적지를 찾아다닌다. 아버지의 권위는 자녀들이 자라나는 데 안정감을 주고, 존경심과 자긍심을 심어준다. 아이들은 아버지를 보고 배우며 이상적인 삶을 추구하고, 전통과 가족주의 문화를 이어 나간다.

특히 유태인 아버지의 휴일은 곧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다. 유태인 아버지는 어떤 바쁜 일이 있어도 자녀교육을 최우선으로 삼는다. 아버지가 먼저 스스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대화의 장을 만들어 내는 유태인 아버지와 그의 아이들 사이에는 그 어떤 장막과 단절도 보이지 않는다. 또한, 유태인들은 가족들과의 저녁식사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들에게 식탁이란 단순히 음식을 나누는 자리가 아닌, 가족 간의 교감이 이루어지고 자녀들에 대한 교육이 시작되는 공간이다.

그들은 바쁜 일상을 살아가면서도 가족과의 저녁식사를 통해 그날의 일들을 정리하고 서로를 확인하는 시간을 갖는다. 식탁은 세상을 향한 아이의 질문이 시작되는 곳이고, 때론 편안한 토론의 장이 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식탁에서 다루어지지 않는 주제가 없고 이를 통해 아이들의 지적 호기심이 생겨난다.

유태인 가정교육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한 가지는 바로 경제교육이다. 유태인 부모들은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경제관념이나 절약에 대해 철저하게 교육시킨다. 유태인들에게 경제 교육은 거창한 것이 아닌 일상생활 속에서의 교육이다. 유태인 부모들은 아이들과 함께하는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소비와 관련된 올바른 태도를 형성시켜 준다. 자녀들에게 경제관념을 심어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어른들의 모범적인 경제활동과 소비의식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을 유태인 부모들은 잘 알고 있다. 따라서 그들은 경제활동에 있어 자녀들에게 모범을 보이기 위해 솔선수범한다.

유태인 아이들은 부모로부터 스스로 용돈을 계획하고 관리하는 것에 대해 배운다. 부모가 자녀에게 용돈을 주는 이유도 저축과 절약의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서다. 용돈을 주기 전에는 반드시 그 돈의 사용처를 묻고 용돈 지출 계획서를 받는다. 그 다음 아이의 용돈 지출이 계획서에 따라 잘 이루어지는지 수시로 점검해 나간다.

부모가 준 용돈을 들고 아이들이 가장 먼저 달려가는 곳은 은행이다. 아이들은 부모에게 받은 용돈을 일단 은행에 저축한 다음, 돈이 필요할 때마다 부모의 허락을 받아 저금해 둔 돈을 찾아 쓴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유태인 아이들은 대부분 중등학교를 졸업하는 순간 부모로부터 정신적·물질적으로 독립한다.

유태인 가정교육의 바탕은 사회 속에서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아이로 길러내는 것이다. 사회 발전은 소수에 의해서가 아니라 개성있고 창의적인 다수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태인 부모들은 자녀에게 무엇보다 선행을 실천할 것을 가르친다. 성공한 유태인들의 기부 문화는 그러한 교육이 바로 어려서부터 가정에서 이루어졌음을 보여준다. 나보다 어려운 사람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소중히 여기는 문화는 종교적인 신앙심에서 비롯되었지만 정신적으로 무엇이 소중한지를 생각하며 자랄 수 있는 인간으로 만들어 주는 길이기도 하다.

이러한 가정교육을 받으면서 자란 아이들과 방임, 내지는 모든 것을 어머니에게만 맡긴 우리 나라 교육의 상황과는 너무나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읽을 수 있다. 우리 나라 장래를 오늘날 성장하는 아이들의 생각에서 찾기 위해서 우리는 이 아이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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