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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실고에 희망을 건 소영이는 성공할 거야

요즘 젊은 층에 가장 중요한 단어 하나만 꼽으라면 단연 취직일 것이다. 청년실업이니 88세대니 하는 말들이 넘치는 세상에 번듯한 직장에 입사하는 것보다 더 큰 낭보가 있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비싼 등록금에도 '대학은 무조건 가야 한다'는 믿음이 생겨난 것도 고졸로는 취업 문턱을 넘기가 거의 불가능해 보였기 때문일 것이다. 그 결과 우리 나라는 대학 진학률이 80%를 넘어 세계 최고 수준이 됐다. 그러면서도 대통령 후부들은 반값 등록금을 실현하겠다니 그 돈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학력 인플레만 조장하는 무의미한 수치를 어떻게 낮출 수 있을까에 답하기 위하여 정부가 나섰다. 올해부터 특성화고에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으며, 정부나 민간기업이 고졸자를 적극적으로 채용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현실이다. 실제로 광양시가 광양실고 졸업생을 취업시키는 사례를 만든다면 더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 나는 믿는다.

며칠 전 중앙일보에 소개된 GS리테일 사례를 보자. GS수퍼와 편의점 GS25를 운영하는 이 회사는 지난해 고졸 사원을 193명이나 채용했다. 4년제 대졸 신입사원보다 32명 많았다. 현재 이 회사 과장 이상 간부 중 12%가 고졸자다. 임원도 이미 탄생했다. GS리테일은 같은 업종 안에서도 유별나게 고졸 출신을 별도로 뽑고 있다. 왜 그럴까. 그들이 퇴사율은 낮은 반면 회사에 대한 충성도와 업무에 대한 열정은 대졸자보다 높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 해 1000만원 육박하는 등록금을 내고 대학을 졸업해도 입사하기 힘든 대기업 계열사에 고졸이 들어가면 얼마나 열심히 일할지 짐작할 수 있다. 그럼에도 아직 대다수 기업들은 그러지 못한다. 그래도 대학은 나와야 하지 않느냐는 막연한 통념에 사로잡혀 있는 탓이다.

이달 중순엔 고졸 학력의 9급으로 출발해 중앙부처 국장이 된 인물이 화제에 올랐다. 보건복지부 첨단의료복합단지조성사업단장을 맡게 된 설정곤(54)씨다. 1976년 강원도 묵호검역소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지 35년 만에 이룬 쾌거다.너도 우리지역에서는 여고를 가야만 한다는 통념이 지배하고 있지만 넌 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하여 실고를 택한 것 정말 잘 한 선택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열심히 일하는 직원이 학력에 의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회사 측이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제도는 물론 조직문화에서도 차별의 뿌리를 뽑아버려야 한다. 이 점은 특히 최고경영자(CEO)나 기관장이 끈기를 갖고 매달려야 한다. 문화란 하루 아침에 달라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고졸 출신이 사회에 더 많이 진출하고, 그들의 성공이 더 이상 신화(神話)로 취급받지 않을 때 우리는 비로소 선진사회 시민이 될 것으로 믿는다.

LG전자에서 54년 만에 처음으로 고졸 사장이 탄생했다. LG 세탁기를 세계 1위로 끌어올린 조성진 사장(가전사업본부장)이 그 주인공이다. 용산공고를 졸업한 그는 1976년 사원으로 입사한 뒤 세탁기 모터 개발의 한 우물을 팠다. 그의 손을 거친 다이렉트 드라이브 시스템은 벨트 없이 모터가 직접 세탁조를 돌림으로써 에너지 효율을 크게 높였다. 그가 세계 처음 개발해낸 듀얼 분사 스팀 드럼세탁기도 전력 소모와 세탁 시간을 줄인 히트 제품이다. 이 모두 공장 2층에서 개발팀과 함께 숙식하며 밤을 새워 개발해낸 산물이다.

고졸이라고 공부를 못하고 취업이 안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지금은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이 예전과는 다르다. 너무 좋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성취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문제는 네 의지라 생각한다. 그리고 남이 시켜서, 어쩔 수 없어서 하는 공부가 아닌 네 자신을 살찌우는 공부를 하려면 사람이 여유가 있어야 한다. 숨막히는 경주를 하다보면 골인지점에 가기 전에 쓰러져 버리는 어리석음에 빠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마라톤과 같은 먼 인생의 경주에 네가 승리하는 날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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