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아! 넌 다른 아이들보다 매우 신중하게 직업 선택을 하는 것을 보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초등학교때는 어느 선생님의 영향을 받아서, 또 네가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 선생님이 되고자 했는데 중학교에 와서는 아직 확실한 목표를 정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 넌 상당히 직업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신중을 기하는 것 같구나. 다른 사람들 같으면 묻는 것이 귀찮아서라도 그냥 대강 말 할 수도 있는데 말이다. 목표는 도로에 그어진 차선과 같은 것이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이다. 분명한 목표를 지니고 있지 않다면 우리의 삶도 방향성을 잃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진로는 자신의 성적과 깊은 관계가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부모는 어떻게 하면 좋은 대학에 보낼까에 관심이 너무 집중되어 있는 것 같아. 그러나 이제 대학이 진로를 결정해 주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고 생각해. 세상은 엄청난 변화를 이루고 있다. 지난 11월 7일 서울 올림픽 공원 SK핸드볼 경기장에서 열린 테크플러스 즉, 제4회 지식 콘서트에서 홍석우 장관은 김용 세계은행 총재에게 받은 파란 넥타이를 보이면서 "여기 새겨진 세상 빈곤을 없애는 것이 우리 꿈(Our Dream is a World Free of Poverty)이란 문구를 소개하면서 한국의 젊은이들이 꿈을 현실로 만들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는 것이다. 이처럼 나도 네가 꿈을 만들어 꼭 꿈을 현실로 이루기 바라면서 이렇게 적어 본다.
인간의 고통은 무엇일까 평생동안 해야 할 일을 재미없이 시켜서 하는 일이라면 그게 큰 고통이 아니겠니? 이젠 너의 성격과 적성에 맞아야만 평생 직업이 될 수 있고, 자아실현을 통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거야. 앞으로는 평생 직장이라는 개념은 사라지고 일생 동안 평균적으로 7번 정도 직장을 바꾸게 될거라니 말이다. 그래서 직장은 바꿀지라도 하는 일을 바뀌지 않는 것이 좋지.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기 적성에 맞는 직업을 가져야 하고,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해서 자신만의 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즉 자기 적성에 맞는 직업이라야 즐거운 마음으로 평생 배우면서 일할 수 있다는 이야기지. 좋은 이야기 하나를 전하여 주겠다.
깊은 산속에서 동물회의가 열렸다. 주제는 ‘다가오는 미래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이었다. 동물들은 열심히 토론한 결과 동물학교를 만들어서 교육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자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교과목은 달리기, 나무 오르기, 날기, 수영 등이었다.
오리 학생은 교사보다 수영 과목이 우수했다. 물갈퀴를 가지고 멋지게 수영을 하는 모습은 아무도 따라올 수 없었다. 그런데 달리기와 날기 과목에서는 낙제를 받았다. 날려고 몸부림쳤지만 날지 못하고 떨어지면서 날개깃이 다 빠졌다. 달리기 수업시간에는 더 최악이었다. 뒤뚱거리며 열심히 달렸지만 실력은 늘지 않았다. 나무 오르기에서는 매를 맞아가면서 열심히 올라봤지만 물갈퀴만 찢어졌다. 결국 깃이 빠지고 물갈퀴도 찢어지면서 헤엄치기마저 제대로 할 수 없는 오리가 되었다.
다음은 토끼 학생, 달리기 시합에서는 선두를 달렸지만 수영시간에는 앞다리가 짧아서 도저히 따라갈 수 없었다. 많은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털이 다 빠졌다. 선생님은 기초가 부족하다면서 기초부터 배우라고 강요를 했다. 물에서 나오면 다시 물속에 쳐 넣었고 온몸이 만신창이가 돼 뛸 수 있는 기력까지 잃어버렸다.
다음은 다람쥐 학생, 나무 오르기에는 따라올 자가 없었지만 날기 수업을 위해 높은 나무 위에서는 자꾸 떨어졌다. 선생님은 할 수 있다고 계속 해보라고 했지만 하면 할수록 ‘나는 안 돼’ 좌절감만 커져 갔다. 결국 계속 뛰어내리다가 근육마저 망가져 나무 오르기 조차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독수리 학생도 마찬가지. 겨우 닭 학생만 수영도, 날기도, 뛰기도 조금씩, 특별히 잘하는 것은 없어도 평균적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수석으로 졸업하게 됐다는 얘기다. 너는 과연 어떤 학생인지, 네 자신이 스스로 생각하기에 잘 하거나 재주가 있거나, 능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구체적인 것들을 서너개 적어보면서 스스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난 네가 가능한 많은 탐색과정, 즉 체험을 통하여 너에게 맞는 것을 연습하여 보고 먼 미래에 후회가 적을 거라 생각되는 것들을 꼭 찾아보기 바란다. 네가 소망하는 모든 것을 체험하기에는 시간과 경비가 너무 많이 들 것이다. 그러니 참고로 "성적은 짧고 직업은 길다"라는 책을 읽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고등학교 가서 결정하겟다기 보다는 지금부터라도 늦지 않았으니 노력하여 보면 어떨까 생각하면서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