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힐링'이란 단어가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왜 그런가? 세상에 아프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는가 물어보자. 청소년들이 열광에 빠진 톱스타들도 아프고 병을 고치는 의사도 아픈 곳이 없는 사람은 거의 드물다는 것은 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 상식이다. 유명한 설교가 스펄전 목사도 나이 70이 넘어 자기를 병문안 온 사람들에게 아프지 않은 곳은 하나도 없다고 이야기 했다. 분명히 아픈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아픔이 무엇 때문인가를 자신에게 묻지도 않고 그저 아프다는 것이다. 대선 출마자도 진정한 아픔의 체험은 없으면서 아픈척하니 사람들이 진정성을 의심하기도 한다. 우리 학생들은 너무 공부에 시달려서 아프고, 어떤 학생들은 공부는 하지 않으면서 공부하는 척 하면서 아파한다. 서민들은 돈을 제대로 벌지 못하여 아프고, 선생님들은 아이들이 말을 안들어 아프단다. 그러나 이 아픈 증상을 본인이 모른다면 해결책이 없으므로 다른 사람의 조언이 필요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한참 성장해 가는 아이들이 배워야 할 것은 무엇인가? 중요한 것을 미루고 당장 재미있는 일에만 몰두했던 것이 불행한 성인기를 보내고 있는 어른들의 공통적인 과거이다. 미래에 도움이 되지 않는 재미있는 일 속에 중요한 일들을 묻어두는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이다. 미래의 목표 달성과 직결되는 중요한 일들이 당장은 재미가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나중에는 그 재미없는 일들이 우리로 하여금 재미있는 삶을 살게 해줄 것이다.
나는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에게 항상 강조한다. 침묵의 시간을 통하여 진정한 자기의 모습을 찾아가는 일이다. 이 시간을 통하여 개달아야 할 것은 재미있는 일에만 시간을 탕진한다면 머지않은 장래에 반드시 재미없는 일만 하면서 살게 될 것이라고. 그것이 인간이 벗어나기 어려운 인생의 법칙이다. 중요하지 않은 일들은 과감하게 거부하라.
같은 학교에서 같은 교복을 입고 같은 교실에서 생활한다고 비슷한 삶을 살아갈 것이라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지금은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무엇을 먼저 하느냐, 그 차이가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지금 밭에서 자라는 배추는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 가을이 되면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우리의 현재 모습은 이렇게 큰 차이가 나지 않기에 그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열심히 공부하는 친구들을 보면 답답하고 불쌍해 보일지 모른다. 그러면서 열심히 노는 것이야말로 인생을 즐기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싶을 것이다. 아니면 범생이들에게 보내는 친구들의 비아냥거림이 부담스러워 노는 친구들과 주로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인생의 주인이 되고 싶다면 재미로 유혹하는 중요하지 않은 일들을 과감하게 거부해야만 한다. 그렇게 하면 적어도 5년, 조금 길게 잡으면 10년 후에는 시도 때도 없이 노는 친구들과는, ‘물이 다른 세상’에서 살게 될 것이다.
믿어지지 않는가? 그렇다면 여러분의 부모에게 중·고등학교 졸업 앨범을 보여 달라고 하고 그때의 동창들이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 물어보라. 그러면 한 물에서 놀던 친구들이 나중에는 얼마나 다른 세상에서 살게 될지를 예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사격할 때 표적과 0.1도만 벗어난 방향으로 겨냥하면 총알은 표적과 완전히 다른 위치에 박힌다. 지금 하고 있는 생각을 1도만 바꾼다면 훗날 살게 될 세상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사실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