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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학업 성취도 평가가 실시되면서 상당히 곤혹스러워 하는 교과목 선생님이 사회교사가 아닐까 생각된다. 그 이유는 국영수에 비해 비중이 적은 것으로 생각하여 학원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것도 아니며, 학부모, 학생들의 머리 속에 그렇게 이미 자리잡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필자는 상당기간 중등학교에서는 사회를 가르친 경험이 있다. 사회를 가르치면서 느끼는 것 가운데 하나가 사회과목이 매우 어렵다고 하소연 하는 것이다. 그러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따라 이에 대처하는 방법이 나올 것이다.

한 마디로 학생들 마음 속에 '국사란 내게 있어서 어려운 과목이다'라고 단정지어 버린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이유로 '어떤 사건의 원인, 결과, 그리고 나오는 인물을 외워야 했기에 너무도 싫다'고 토로하는 것이다. 한 학생은 그 결과로 1학기 때에는 성적이 너무 낮았다는 것이다. 이같은 이유는 학생에게도 장벽이며, 선생님도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될 중요한 과제이다.

한 학생의 수업 반성 기록에서 성적이 낮았던 자신의 학교 생활을 돌이켜 보니 선생님께서 해 오라는 것, 즉 숙제를 어떻게 하면 하지 않고 넘어갈 수는 없을까를 생각하면서 항상 선생님을 피신해 갔다는 것이다. 그런데 놀란 것은 얼마 전의 시험 결과로 국사에 조금 흥미를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못했던 국사를 조금의 노력으로 97점을 맞았다는 것이다. 이 시험 점수를 받고서 '나는 노력하면 안되는 게 없구나'라고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음을 고백하는 것을 보았다. 이를 계기로 앞으로는 모든 것에 적극적이고, 노력하는 습관을 가져야겠다고 다짐하는 것을 보면 점수란 참 무서운 마력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교사가 심어줘야 할 것은 점수가 아니라 평생을 지탱하여 주는 이와같은 자신감이다.

그러나 이 조금의 노력은 결코 조그만 것이 결코 아니었으리라. 사회 교과를 담당한 내가 무엇을 공부하였느냐고 묻는 질문에 학생은 답을 준비하여야 했다. 성취 수준이 낮은 학생은 끊임없이 확인을 받아야 했다. 그래서 그 확인을 받을 때마다 아이들은 선생님을 매우 귀찮은 존재로 여겨 미워하는 단계에까지 이른 것이다. 얼마나 미웠으면 '선생님이 아파서 학교에 안나왔으면 좋겠는데 입술만 부르튼 모습이었다'고 표현하였으니 말이다. 끈질긴 그 확인 속에는 바로 시험 문제가 포함되어 있었다. 이런 싸움을 싸우고 나니 그 성과가 좋게 나왔음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숙제도 시험문제로 일관성 있게 연결되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요즈음 현상 가운데 하나는 아이들은 학원 숙제는 열심히 잘 하면서 학교 숙제는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인권 바람이 세어서인지 그렇다고 매를 때리는 것도 아니기에... 그런가 하면 학교에서도 학원 숙제가 많다고 선생님에게 하소연(?) 하니 학습해야 할 과제를 제시하지 못하고 넘어가는 선생님이 계신다는 현실은 사실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정말 아이들을 가르치기 힘든 시대에 접어들었다. 그래서 학교는 지금 열병을 앓고 있는 인체처럼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학교에 다니기 싫은 이유로 실생활에 그다지 필요없는 것들을 배우고 시험을 보기 때문이라고 변명하는 아이들이 늘어가고 있다. 그래도 교육은 아이들을 핑계로 그냥 둘 문제가 아니다. 이제 가르쳐야 할 것들을 제대로 가르치고 이해하였는가를 확인한 후에 아이들에게 시험을 보게 한다면 분명히 시험에 실패하는 아이들의 확률은 줄어들 것이다.

그리고 학교공부에서 빠져 나가려는 학생들을 향하여 내 수업만으로 학원에 가지 않아도 넌 충분히 멋지게 살아갈 수 있을 거야라고 열정적으로 스토리 텔링하는 선생님이 많아진다면 선생님들도 제자리를 찾고 아이들도 과외로 찌들지 않고 분명히 학생들의 삶도 밝아질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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