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과 만나 지도를 하고 상담을 하면서 느끼는 것이 있다. 아이들의 생각을 알기 위하여 몇 가지 글을 써 보게 하면 그 결과가 가관이다. 한 마디로 표현으로서의 글씨체는 물론, 함부로를 함부러로 쓰는 등 단어 자체가 틀리는 것이 많을 뿐 아니라 나를 스토리텔링 하는 글쓰기에 익숙하지 않다. 이같은 배경에는 아마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요인이 작용하고 있으리라 생각되기도 한다.
이제 우리는 서비스 산업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이같은 서비스 산업시대에는 나 외에는 모두가 고객이다는 관점을 가질 필요가 있다. 고객과는 거래가 이루어진다. 이 거래는 유형적인 것도 있고 무형적인 것도 있다. 고지식한 사람들은 '거래', ‘나를 팔아야 한다’는 소리에 반감을 느낄지도 모른다. 그러나 분명히 고객을 향하여 '나를 파는 시대'이다. 내가 창업자가 되기 전에는 누군가의 회사에 소속되어야 하는 존재이다.
취업을 하기 위해 소개서를 쓰는 것은 무엇인가? 한 마디로 나를 파는 광고장이 아닌가! 나를 팔 수 있으려면 나에 대해 확실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문화적 차이인지는 모르지만 남 얘기는 잘 하면서도 자기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 어색해 한다. 내 이야기를 어떻게 전개하여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말한 뒤에 나타날 타인의 반응이 부담스러워 자신있게 드러내지 못하는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
또한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지 못해 괴로워 한다. 그만큼 자신을 아는 것이 어려운 과제이기도 하다. 누군가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토로하면 남의 것에는 관심이 많으면서 나의 이야기를 하기를 꺼려하는 것은 그만큼 남의 속내를 들여다보고자 하는 속내의 반영이리라.
글을 쓰기 위해 알아야 할 것은 소통 방법을 알아내는 일이다. 카젠버그가 ‘ 관객을 보스로 모셔라’, ‘ 가장 좋은 스토리탤링은 내 자신의 모습을 담는 것이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같은 결과를 가져오려면 아이들에게 많은 체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체험이 없이 머리로만 생각하는 것은 가슴을 뜨겁게 하지 못한다. 가슴이 식다보니 아이들의 눈이 닫힌다. 그래서 수업도 아이들에게 이론만이 아닌 체험을 하기 위해 학교현장이 떠들썩해지는 것은 아주 바람직한 일이다.
그 스토리 속에 한 개인의 성실한 삶을 담는다면 개인의 성실한 삶이 지니는 위력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아무리 디지털 시대라 해도 확고한 내 생각이 없이는 남의 생각을 사로잡기 어려운 것이다. 문명의 이기로 많은 도구가 발명되어도 이 생각의 깊이를 더하기 위해 글쓰기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