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찌기 우리 선조들은 1년을 잘 살려면 한해 농사를 잘 지어야 하고 10년을 잘 살려면 산에 나무를 심으며 100년을 잘 살려거든 교육에 힘써야 한다며 교육을 중요시했다. 그런데 요즈음 신문이나 매스컴에 발표되는 교육 관련 기사를 보노라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교육을 아무렇게나 취급하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한 예로 교장자격증이 없는 사람도 교장이 될 수 있으며 투표로 교장을 선출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 그러하다. 만약 아무나 교장이 될 수 있다면 아무나 교사가 될 수 있다는 말과 하등 다를 바가 없다.
모든 생명체의 성장과 발달에는 반드시 순서에 입각한 몇 가지 단계들이 있다. 아이가 뒤집고 앉고 기어다닌 것을 배운 다음에 비로소 걷고 달릴 수 있듯이 교장이 교사, 보직교사, 교감을 거쳐야 하는 것은 원칙이기에 논쟁의 여지가 있을 수 없다고 본다.
교육대학을 졸업하고 25년의 교사경력이 있으면 교감이 될 수 있는 경력요건을 갖추게 된다. 그리고 교감에 승진되어 3년 이상의 경력을 지니면 교장에 승진할 수 있다. 교장이 되는데는 최소한 30년 정도의 긴 세월이 필요한 것이다.
그렇다고 세월만 지나면 누구나 다 승진이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남보다 더 많이 봉사하고 연구하여 객관적인 다양한 검증을 통과해야 승진이 될 수 있다. 교사가 교감이 되고 교장이 되기까지는 많은 연수를 받아야 하고 현장의 문제점을 개선하려는 실천보고서를 작성하여 대회를 거쳐 인증을 받아야 한다. 또 부장교사로서 학교의 주된 교육활동도 선도적으로 추진해 보아야 한다.
뿐만 아니라 근무여건이 취약한 농어촌이나 산간 벽지의 학교에서 학생지도를 하고 연구학교에서 밤늦도록 부단한 노력을 하는 등 전문성을 갖추기 위한 체험을 거쳐야 관리자의 대열에 합류할 수 있게 된다. 교사가 학생들을 지도하는 지도안을 작성하지 않고, 현장개선을 위한 실천연구를 하지 않는다면 과연 누가 그런 일을 할 것인가.
지금도 승진하기 위해 수업중에 학습지도는 하지 않고서 보고서를 작성하고 대학원은 승진하기 위해 가며 교감이나 교장 등 관리자에게 상납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교사가 있다면 그는 전근대적 사고관을 지닌 교사일 뿐이다. 만약 학교교육활동의 모든 책임을 지는 학교장을 선거로 정한다면 진정한 교육발전을 기대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뻔히 알 수 있는 일이다.
정말 교장을 투표로 뽑아 교육의 무엇을 개선하려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자격이 없이도 학교장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은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처럼 위험하기 짝이 없다. 분명한 것은 교장이나 교감은 투표에 의해 선출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오랜 교육경륜과 연구실적 등 다양한 검증을 통하여 자격이 주어진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