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한마디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곳이다. 이 교육과정을 조금 세분하여 보면 그 중심에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할 교과목이자리잡고 있다. 학생들에게 이 교과는 개인의 특성에 따라 그리고 교사를 통한 학습경험을 통하여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반응을 보인다. 그런데 중학교부터는 모든 과목을 교과별로 전담 교사가 담당하게 되므로 교과와 학생과의 관계성에 대한 통찰이 요구된다.
그런데 사회라는 교과는 일반적으로 입시에서 최상의 중요도를 가진 과목이 아니기에 중학교 과정에서 잘 못 접근하면 암기과목으로만 생각하여 외우기를 싫어하는 학생에게는 멀어져 가는 경향이 나타난다. 이 중심에서 교사가 교과목을 어떻게 대하는가에 따라 아이들의 반응은 매우 큰 차이를 보인다.
14년 전 내가 가르쳤던 S학생은 아래와 같은 반응을 글로 적고 있다.
"사실 나는 초등학교에 다닐 때에 사회과목을 못했었다. 그런데 중학교에 들어와서 김광섭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고 난 뒤부터는 사회 성적이 많이 좋아졌다. 1학년 때 한번 시험을 못 봐서 매일 매일 공부를 해서 검사를 받은 적이 있었다. 그 때 그것을 쓰고 외우고 할 때는 선생님이 밉고 정말로 싫었지만, 그렇게 공부한 뒤 본 시험에서 성적이 많이 올라가서 무척 기뻤다.
사회 수업을 하면서 초등학교에서 사회 공부를 했던 것과는 많이 다르다는 생각을 했다. 매일 매일 우리에게 필요한 자료를 가지고 오셔서 보충까지 해 가면서 열정적으로 수업에 임하시는 모습을 보고 정말로 우리를 훌륭한 사람으로 기르시고자 하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실 매번 수업시간마다 글을 쓰라고 하시고, 그림을 그려라, 칠판에 뭐를 써보라고 하실 때는 정말로 사회 수업을 하기가 싫고, 선생님도 싫었었다. 하지만 그 덕분에 배운 것을 잘 잊어버리지 않게 되었다. 또 중요한 내용은 책에 적색으로 불러주시면서 강조해 주시니까 금방 잊어버리지도 않게 되었고, 시험공부 할 때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래서 지금은 사회과목에 대한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 선생님도 조금씩은 좋아지는 걸 느낀다. 아마 내가 크면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꿈은 선생님이 되어서 아이들을 잘 가르치는 것이다. 아마도 20년 쯤 지나 내가 어른이 된다면 많은 아이들과 교실에서 공부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아니 그 때 쯤이면 기술과 산업이 많이 발전 해 있을 테니까 컴퓨터로 아이들과 공부하고 있을 것 같다. 지금의 사회 선생님이 나를 비롯한 많은 아이들을 가르치시던 모습을 생각하면서 나도 그런 훌륭한 선생님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마음속에 담아두면서 나도 그렇게 생활할 것 같다. 선생님의 감사함과 고마움을 생각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