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깨진 유리창 이론'으로 유명했던 제임스 윌슨 교수가 타계했다. 그의 이론은 한마디로 도시 건물의 깨진 유리창을 그대로 방치하면 범죄가 늘어난다는 주장이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미국 대도시 슬럼가의 빈 건물들은 유리창이 깨진 채 방치된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는 사람들의 마음이 질서에 대해 점점 무감각해지고 거칠어져 그런 심리가 범죄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이 이론을 바탕으로 전 뉴욕시장 루돌프 줄리아니는 대대적인 도시 쇄신 운동을 벌였다. 그 덕분에 뉴욕은 범죄 없는 도시로 변모했다. 그의 이론은 많은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깨끗한 곳에 가면 휴지 한 장 떨어뜨리는 것도 조심스럽지만 지저분한 곳에 가면 나도 똑같이 무심하게 되는 것이다. 사람 마음이란 이렇게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것이다.
얼마전에 본도 교육감님이 어느 학교를 방문하였는데 깜짝 놀란 사실은 학교가 그야말로 눈으로 보기 어려울 정도로 지저분하여 분개하였다는 사실을 전해들은 적이 있다. 우리 아이들에게 있어서 학교는 배움의 장이요, 선생님들에게는 몸담고 있는 직장이다. 이러한 직장이 아름답고 쾌적한 환경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공부하는 곳은 학문과 인격을 수련하는 성스러운 곳이고 미래를 준비하는 소중한 곳이다. 우리는 학교뿐만 아니라 가정이나 일터 어느 곳이고 내가 생활하는 곳이라면 청결하게 가꾸는 일은 우리의 자존심과도 관련 되는 일이다. 선진국과 후진국의 차이는 바로 이런 청결도에서도 비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일상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현상은 길거리를 다니면서 사람들은 이것저것 먹으면서 걸어가기도 하고, 학교에서는 음료수캔을 창틀에 놓고 가기도 하고, 과자 봉지를 구석진 창문에 쑤셔 놓기도 하고 휴지를 아무데나 버리는 사람을 가끔 본다. 이러한 현상을 목격하고 곧바로 대처하는 곳이 백화점이다.
요즈음 백화점은 불황기를 맞이하여 극복의 키워드로 "기본을 강조"하는 추세이다. 그래서 00백화점의 경우는 아이디어보다도 서비스로 위기를 넘자는 목표를 실천하고 있다. 이에 김성근 야구 감독을 초청 '기본의 중요성'이라는 강의를 사원들에게 시킨 것이다. 김성근 감독은 양준혁, 김광현 같은 스타급 선수도 인사를 제대로 하지 않을 때 크게 혼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그는 팀을 맡으면 야구 실력보다 '기본적인 예의 범절'을 더 중요하게 가르친다는 멧세지를 전했다고 한다.
모든 분야가 어려움을 겪을 때 해결책은 '기본으로 돌아가자' 이다. 학교 역시 요즈음 문제되는 폭력 및 생활지도의 문제도 기본으로 돌아가는 일로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 같다. 우리가 사는 학교는 '공동생활의 장" 이다. 누군가가 버린 쓰레기로 인하여 자기 주변이 불결하고 지저분하여 사람의 마음에 나쁜 영향을 주어 자기 자신이 불편하게 된다. 그 기본은 복장을 단정히 하는 예의범절을 비롯하여, 아침이면 아이들의 눈빛을 살피고 학생들의 가슴 안에 안고 있는 문제점을 찾아 해결해 가는 일이다.
어느 조직이든 기본적인 룰을 지키지 않고 흐트러진 모습 그대로를 방치하는 것은 깨진 유치창을 그대로 방치하는 것과 다름이 없는 일이다. 이제 학교도 깨진 유리창 이론이 시사하는 바를 바르게 읽어 대처한다면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행복도 지수를 상승될 것으로 예측하여도 무리는 아닐 것 같다.